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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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밤에 추위에 떨었다. 여긴 산속이다. 일어나 세수하고 책을 읽다가 시간에 맞춰 3분거리인 요가센터로 갔다. 처음과 끝을 명상으로 시작해 명상으로 끝내는데 시작할때 책상다리를 하고 눈을 감고 가슴속 깊이 옴이라는 소리를 끌어낸다. 내가 한국에 가지고 있는 책중 우파니샤드라는 인도의 초기 경전 번역본이 있는데 거기에 나오는 짦은 싯구들이 옴이라는 말로 끝맺었었다. 옴이라는 소리는 인간이 낼 수 있는 소리중 가장 완벽한 소리란다. 예전 일본 지하철에 독가스를 뿌린 종교집단의 이름도 이를따서 옴진리교였다. 계속 옴,옴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2.
오늘은 어제했던 동작을 주로 반복하는 시간이다. 역시나 어제와 똑같다. 무릎꿇고 몸 뒤로 넘기기는 너무 힘들고 물구나무서기는 잘 된다. 어제는 엄지 발가락과 뒷꿈치 라인에 힘을 주는 것만 생각했는데 친절한 서양인 조교가 와서 계속 배에 힘을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지막 명상은 바로 누워서 하는데 마침 비가 내린다. 빗방울이 두두둑 떨어지는 소리가 듣기가 좋다. 누워서 명상하다 끝마칠때 양쪽에 받치고 있던 목침을 한쪽을 열고 살짝 몸을 돌려서 빠져나온다. 몸에 고인것들을 두고 나온다는 의미같다.
3.
사람들이 식판을 들고 줄을 선다. 그냥 주는 줄 알고 줄을 섰는데 돈을 내고 먹는 거란다. 한국인 동료와 같이 숙소로 와서 바나나를 먹고 점심을 먹으러 박수폭포쪽으로 내려갔다. 두부햄버거집으로 가서 과일셀러드, 차오면, 두부버거세트를 먹었다. 집안얘기들을 했는데 이 집안도 나와같이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자식들을 키워왔단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때부터 불교를 접했는데 어머니가 강요하는 부분이 마음에 안든단다. 종교만 달랐지 우리 어머니와 같은 상황이다. 내가 터득한 비법을 얘기해주었다. 이 비법이란 기도하라 했을때 잠시 침묵을 지키고 다른 얘기로 화재를 넘기는 유연함과 교회갔다가 왔냐고 물을때 바로 갔다왔다고 말해주는 명쾌함에 대한 것들이다. 종교는 사회적인 산물이다. 그렇기에 사회적으로 풀어야한다.
4.
내일 내 숙소 부엌에서 밥을 같이 해먹기로 하고 헤어져 피씨방으로 갔다. 블로그일기의 진도가 잘 안나간다. 일기란 모든일이 똑같겠지만 꾸준히 절대시간을 가지고 써야하는 작업이다. 노트북이 있었더라면 좀 달라질 지는 모르겠다. 지금 묵는 숙소는 어둡기전에 들어가야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장을 보자. 쌀파는데를 물어 갔는데 여러종류가 있다. 어떤게 좀더 찰진 쌀인지 모르겠다. 인도에선 찰진쌀이 날리는 쌀보다 싸다고 한다. 손으로 밥을 먹기에 찰진쌀은 곤란하다는 이유란다. 그냥 흰색의 쌀을 샀다. 한 봉지에 300원 정도 한다. 양배추와 오이와 양파도 샀다. 250원 어치다. 참치는 요가친구가 사온다고 했지만 못 찾을 수도 있다. 쏘세지 캔을 샀다. 이건 비싸다.
5.
뭘 좀 먹고 들어가자. 요가동료가 말해준 티벳호텔레스토랑으로 갔다. 칠리소스돼지고기와 밥과 콜라를 시켰다. 나오는데 소스가 부드럽고 돼지고기도 잘 씹힌다. 여긴 중국식이 많아 고추절인것도 있다. 밥 한숫가락 떠서 돼지고기 한점올려 칠리곁드려 먹는 맛이 오묘하다. 먹고 나와 포테토칩과 국수를 샀다. 여기는 비닐봉지가 없다. 얇은 종이봉지에다가 다들 넣어주는데 이제 들기가 힘들다. 10루피를 주고 쇼핑백을 하나샀다. 훨씬 편하다. 박수 폭포쪽 피씨방에서 한시간하고 숙소로 올라갔다.
6.
조금 있으니 스님이 올라온다. 스님방에서 과자를 먹으며 대화를 했다. 많은 얘기를 했다. 이 스님과 나는 나이가 같다. 이 스님은 10대때 출가해 법령이라하나 불교에 귀의한 나이가 많다. 불교역사, 교육, 영상기록, 무아, 버린다고 했을때 단어의 느낌... . 11시까지 대화를 했다. 내가 한 마지막 질문과 스님의 대답이 기억난다. 내가 며칠전 읽은 책에 한 무신론자가 나오는데 그는 자기에게 영향을 준 인물이 부다, 간디, 비노다 바베, 맑스 등등 10여명이나 되는데 저자는 이 무신론자에게서 더욱 종교적인 감명을 받았다는 글이다. 내가 스님에게 질문한건 지금은 부처의 말과 행동에서 가장 영향을 받고 그를 따르지만 이 무신론자처럼 바뀔 수 있는게 아니냐냐는 식이었다. 스님은 그 무신론자는 십여명의 신을 섬기고 있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7.
이제 서로 잘 시간이 되었다. 이 스님은 불교는 종교가 아니라 철학으로 불리워도 된다고 말할정도로 열린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스님이라는 자기규정 또한 있다. 나 또한 충분치는 않지만 맑스주의자 코뮤니스트의 자기규정이 있다. 내 마지막 질문이 그 모든규정을 해체하라고 들렸을 수도 있다. 누가 나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질문했다면 뭐라고 대답했을까? 졸리다. 자아겠다.
050617(금) 여행 204일차
(잠) 다람곶 욕실없는 싱글 2000원 (80루피)
(식사) 점심 셀러드 차오면 등 925원 (37루피)
저녁 돼지고기 칠리소스 밥 등 2550원 (102루피)
(간식) 물 포테토칩 750원 (30루피)
내일먹을 쌀,국수,양배추,캔소세지등 4675원 (187루피)?
(기타) 인터넷 2000원 (80루피)
쇼핑백 250원 (10루피)
........................총 13,150원(526루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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