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행465일 맑음

 

일어나 스프해먹고 배낭꾸리고 - 반 행버스 - 바트만 거쳐 - 폭탄테러 - 구불구불 이동 - 12시 휴식 - 쉬쉬캐밥 - 버스안 비디오 - 폭력물 - 뒷자리아저씨 - 빈대물림 - 괴로움 - 저녁노을 반 호수 풍경 - 안좋은 도로 - 어스륵해짐 - 반도착 - 숙소 헤메다 한군데 - 샤워하고 밥해먹음 파 양파넣음 - 냐와 슈퍼 - 겨울날씨 - 티비 트라브죤 경기 - 아카데미시상식 - 셀린디용 공연 - 빈대 고통 - 2시잠

 

 

2.

- 반 남은 스프를 끓여 빵과 함께 아침으로 먹었다. 오늘 동부도시 반으로 이동이다. 터키 최대의 호수가 있는 이란 국경 근처의 도시다. 숙소 앞에서 바로 반으로 가는 버스가 한대 있다. 알고 보니 내가 왔던 바트만을 거친다. 나중에 반 숙소 티비에서 알았지만 그날 내가 버스로 바트만을 지나갔던 그 낮시간에 바트만에서 폭탄테러가 있었다. 3명의 민간인이 죽고 20여명이 다쳤단다. 내 여행과정에서 최대한 근접했던 정치적인 위험이었다.

- 폭탄테러는 터키 동부와 이라크 북부를 중심으로 사는 크루드족의 소행이라는 진단이다. 지금이 크루드족이 마지막으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란다. 3천만명이라는 자기영토없는 최대의 민족이 크루드족이다. 최근 이라크 총선에도 승리하고 지금 이라크 대톨령도 크루드계고 아버지 부시때부터 미국에 줄을 섰고 터키의 EU가입에도 크루드문제의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독립을 막는 터키로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반으로 가는 버스 티비에서는 잔인한 폭력물이 상영되고 있다. 냉혹한 주인공남자와 소리만 지르는 역할의 여자가 나온다. 그런데 버스에서 나에게는 2차테러와 가까운 일이 일어났다. 뒷자리 할아버지와 인사를 했는데 그 할아버지에게서 묻어나온 빈대인지 하여튼 버스에서 빈대에게 허리와 엉덩이를 십여차례 습격당했다. 웃 남방을 벗어 터는데 할아버지 추우니 옷 입으란다. 디아르바르크에서 물린 빈대 가려움을 겨우 넘기는데 또 당했다.

- 버스 이제 반 호수로 접어들었다. 생각보다 먼 거리다. 도로사정도 동부로 오니 투자를 안하는지 상당히 안좋아진다. 날이 저문다. 호수에 노을이 지기 시작한다. 영국 어디 네스호인가 공룡이 산다는 거와 같이 이 호수에 거대생물인 반 자나바르가 산다는 소문이다. 노을에 물든 호수, 신비스러운게 뭐가 있음직한 분위기다.

- 그냥 아무 숙소나 묵어야겠다. 너무 번잡하지 않으면서 후미지지도 않은 한 숙소에 들어갔다. 좀 깎아서 트윈룸에 묵기로 했다. 밥을 해먹고 티비를 봤다. 터키프로축구리그다. 한국 이을용 선수가 뛰는 흑해쪽 도시 트라브존의 경기를 해준다. 여기서는 리용이라고 발음하는데 카메라가 꽤 많이 리용을 잡아준다. 그 다음으로 과학수사대 CSI를 보고 아카데미 수상식 녹화중계를 보았다. 이얀감독이 감독상을 타면서 마지막 맨트로 대만 홍콩 중국을 다 외친다. 하나의 중국이다. 가창력 끝내주는 얼굴 긴가수 셀린디용의 라이브공연까지 보니 새벽 2시다. 빈대 물린곳을 긁고 싶은 욕망에 시달리며 잠을 청했다.

 

 

3.

1터키뉴리라 = 800원

 

잠/ 트윈 10

이동/ 하산케이프-반 버스 20

식사/ 쉬쉬케밥 티 3.5

간식/ 고추소스 물 오이지 소세지 6

기타/ 화장실 0.5  치약 1

 

총 32800원 = 41터키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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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9 01:27 2006/03/19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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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판붙자!!
    2006/03/19 15:19 Delete Reply Permalink

    !는 내맘대로라니깐...
    빈대때문에 고생이네요.
    그저께인가 뉴스에서 터키 여행중인 한 여행자가 행방불명이라는 소식을 들어서 가슴이 금즉했어여.
    29살 먹은 임모씨라는데 그걸 보면서도 39살 먹은 황모씨가 바뀌어서 나온건 아닌가 하고... 아니겠지 하면서도 블러그 일기를 보니 무지 반갑네.
    휴가가 아니라 휴직 중이네여. 언제 복귀할지는 미정...
    노는건 어렵지 않으나 한달이 넘어가니 문득문득 이리 살아도 되나 하는 마음이 벌써부터 드네.
    선배는 빈대 조심하고, 테러 조심하고, 건강도 조심하고!!

  2. aibi
    2006/03/20 08:17 Delete Reply Permalink

    한판붙자!/어제 하루 실종여행자 찾는 전단을 붙이고 대책회의에 참여했답니다. 이스탄불 숙소 도미토리방에 들어가는데 저쪽 침대에 배낭이 놓여져 있었는데 밤에 안들어오더군요. 잘때가 되어서야 낮에 들은 얘기도 있고해서 그 임모씨의 가방이구나 직감했답니다. 밤 꿈에 문입구 바닥에 누워있는 사람이 보였어요. 지금 새벽 2시인데 맥주를 마시며 여행자들과 노트북으로 일본영화를 보고 있답니다. 보람찬 휴직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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