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투 블로거
디로니카의 이중생활 http://blog.jinbo.net/smfla
난 얼마전 여행을 마쳤다.
여행을 하다보면 반복되는 해뜨고 지기 하늘과 비와 바람과 풍경이
그냥 내 머리속으로 스며들고 자연스러워진다.
그러다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막힌 회색빛 성냥갑아파트에 머물고 있다.
이제 이 땅에 발딛고 사는 사람들을 훔쳐보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한 블로거가 눈에 들어왔다.
띠옹 옹알이... .
이 말이 무슨 의미일까?
일단 띠옹 옹알이 글들을 읽어보자.
...
대두리병(대추리+도두리 병) 초기 증상이네요.
다음 주 쯤에 맑은 날을 잡아 감자도 캘 생각입니다.
(같이 밭을 매요)
할머니는 그 후에도 달팽이가 나오면 콱 죽여야 배추를 안 갉아먹는다 하시고 나는 가슴이 벌렁벌렁하고 그랬다.
(농사는 낭만이 아니다)
...
이제 조금 알겠다.
이 블로거는 평택 팽성읍 대추리 앞 텃밭에서 일기를 쓰고 있었다.
(배추, 이래도 되는거니?)
글의 투와 엄지손톱의 모양으로 보아 이 블로거의 성별은 여성으로 보인다.
김디온은 왜 이 대추리에서 엄지손가락 만한 배추모종을 심게 되었을까?
그녀의 머리속이 궁금해졌다.
...
한 마디로 그 당시의 생활 수준에 대해서 더 이상의 발전이나 변화를 원하지 않았다. 스콧 니어링이나 귀농한 사람들, 노자, 히피들 같은 현인들이 이미 보여주었던 그런 삶이 내 가슴에 확 꽂혔기 때문이다.
<나의 자립 1>출가선언
나를 내 스스로 이끌고 돕는 자만이
타인에게 기댈 때도 비굴하거나 자존심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직 그 말들이 구체적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것은,
실제로 내 삶이 구체적으로 자립의 체험을 많이 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제 조곤조곤 자립의 기쁨을 누리면서 땅을 밟아볼 차례이다.
<나의 자립 2>의존에서 벗어나기
...
이제 그녀가 대추리에서 배추모종을 심게되었는지 알거 같다.
그러면서 또 하나의 궁금증이 생긴다.
블로거의 제목인 디로니카의 이중생활에서 이중생활이란 또 뭔가?
첫 번째 옷은 옷감 고르고 사오고 박는 데까지 12시간이 걸렸다.
(옷 만들며)
좀 느린걸 보니 옷 만드는 일이 생활은 아닌거 같다.~
음 그럼 이건가?
...
꿈을 이루기 위해 춤 학원을 물색해 다녔고, 퍼포먼스 의상을 만들어 입을 생각으로 재봉/옷 수선하는 센터에도 다녔다.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받아주고 이해해주며 위로해주는 누군가에 의해
좌절이나 포기, 체념 등의 언어를 잃어버렸다.
그것은 곧 ‘자립’을 잊은 것을 의미한다.
스스로 이 땅에 두 발 딛고 서기의 문제는, 내가 스스로 몸을 움직여서 하나 하나 정리해나가고 계획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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돕
2006/06/27 16:57 Delete Reply Permalink
7월에 나오는 '네트워커'를 보세요. 디로니카의 이중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아이비
2006/06/28 10:23 Delete Reply Permalink
돕/관심이 일치했네요. 잘 알겠습니다.
자일리톨
2006/07/02 18:39 Delete Reply Permalink
돕/네트워커 7월호가 정말 기다리지는구만요.
아이비/너무 오래도록 여행을 다니셨는지라 오히려 여행후 한국에서의 생활이 어떠실지가 더 저의 호기심을 자극하는군요. 어떻게 지내시나요? 꽉 "막힌 회색빛 성냥갑 아파트"가 답답하지는 않으신가요? ^^
aibi
2006/07/10 16:39 Delete Reply Permalink
자일리톨/이제 한국에 온지도 4주가 가까워오네요. 그동안 적당히 사람들도 만나고 서점가서 책도 쓰다듬고 호수공원을 자전거타고 돌면서 지내고 있답니다. 아파트 생활도 그럭저럭 적응되는거 같아요. 저도 자일리톨의 신혼생활이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