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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4/22
    전남 고흥의 팔영산 사진이예요.(5)
    바람-1-9
  2. 2008/04/22
    정당으로 살아남기(1): 정당 만들기가 왜 어려워?
    바람-1-9
  3. 2008/04/21
    내 몸 하나 감당이 안된다.(5)
    바람-1-9
  4. 2007/12/03
    나는 5년이라는 시간, 꿈을 꾸었던가?(7)
    바람-1-9
  5. 2007/09/20
    기후변화와 펀드매니저
    바람-1-9
  6. 2007/09/20
    나도 블로거가 되고 싶다(1)
    바람-1-9
  7. 2007/04/20
    왜 우리는 기후 변화에 대해서 침묵할까?
    바람-1-9
  8. 2007/04/16
    위키가 웹의 미래? (2)
    바람-1-9
  9. 2007/04/16
    만화 인크레더블맨를 통해 그려진 국가와 시장
    바람-1-9
  10. 2005/10/19
    미국의 산업공동화의 한 모습
    바람-1-9

전남 고흥의 팔영산 사진이예요.

제가 암벽등반에 꽂히는데 일조한 팔영산 사진입니다.
절벽이 예쁘죠. 이런 벽을 기어오른 것은 아니랍니다.



사다리와 사람들이 봉우리를 따라 올라가고 있는 것 보이시죠. 이런 길을 따라 갔답니다.



사진 가운데 위로 멀리 보이는 산에 봉우리가 삐죽 삐죽 연달아 솟아오른게 보이죠. 그 봉우리들을 가까이에서 찍은 것이 앞의 다른 사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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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으로 살아남기(1): 정당 만들기가 왜 어려워?

2008년 총선에서 나를 포함한 많은 유권자들은 정당투표지에 15개나 되는 정당이 있는 것을 보고 어느 당이 어느 당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 진보정당, 진보정당 떠드는 사람 많고, 그 놈의 당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수십년 노래를 하는 사람들, 조직들이 있다. 정당투표지만 보면 정당 만드는게 그리 어려워보이지 않는데 왜 이리 정당 노래를 하는 사람들이 정당을 잘 못 만들까? 아마 여기서부터 정당으로 살아남기, 진보정당 (나도 진보라는 말이 완전 진부하게 느껴지고 있고 솔직히 많은 사람들이 떠드는 진보의 재구성, 진보정당의 건설이라는 것에도 나는 솔직히 어떤 것을 만들겠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의 성공, 민주노동당의 쇠락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백수 생활 2주째에 들어서 능력 밖의 일이지만 잡설 수준에서 한 번 써보려고 한다.

허경영 같은 안드로메다인도 당을 만들고 대선도 나오고 한다. 거의 원맨정당이다. 대선에서 이런 후보가 10년 가까이 정치한다고 한 정당 세력보다 득표율도 높다. 굳이 선관위에 정당으로 등록하지 않는다고 정당이 아니라고 할 것도 없으니 몇 사람 의기투합하면 모임 만들고 정당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욕할 사람 글쎄 내가 보기엔 없다. 그래도 선관위에 등록도 하고 해야 뽀대가 나고 각종 혜택(국고보조금 지원 등)을 받아야겠다면 준비해야할 가장 큰 난관은 5개 이상의 광역시도당과 각 시도당별로 1000명 이상의 당원을 확보하는 것이겠다. 이쯤 되면 나도 정당 한 번 만들어봐야지 하던 사람들 중 99.9%는 포기할 것이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당원하겠다는 사람들이 좀 있고, 학연, 지역 등의 인맥을 동원하여 페이퍼 당원을 만들어낼 여력이 있는 조직이라면 그렇다고 불가능한 숫자는 아니다. 뭐 당원이라는게 반드시 당비를 내야한다거나 하는 조건은 없으니깐.

민주노동당 같이 민주노총의 조직적 지원을 받는 경우는, 조합원들을 당원화하는 것이 그냥 무작위로 당원을 만들어가는 것보다 쉬운 환경이니 이런 기준은 쉽사리 충족시킬 수 있다. 뭐 각종 직능단체 같은 것을 끼고 있다면 그런 기존의 대중조직을 활용한 창당이라는게 그리 어렵지는 않다. 뭐 돈이 많거나 오랜시간 개인적으로 만들어온 사조직이 있다면 이를 이용해도 창당은 가능하다.

이렇게 보면 무슨 수단을 써서든 일정 정도의 조직만 있다면 창당까지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닌데. 왜들 그리 정당을 하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이 많을까? 정답은 뭐 간단하다. 정당으로서 살아남기가 쉽지를 않다는 점 때문이다. 총선에서 일정 지지율(2%)를 달성하지 못하면 법에 따라 정당이 강제해산된다. 뭐 다른 이름으로 다시 당을 만들면 되기는 하다. 정당을 만들고 당원들이 모여서 당원들끼리 만족하고 산다면 지지율은 대수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솔직히 정당 만들고 세월은 흘러가고 선거에서 지지율이 항상 고만고만하거나 뒷걸음 치면 그 정당의 당원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 우리는 권력하고는 관계가 없나보다 생각할 것이다. 뭐 당원들이 권력에 대해서 허심한 분들이라면 뭐 큰 상관이 없을 수 있겠지만, 솔직히 그렇게 모인 정당이라면 굳이 정당을 해야할 이유가 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정말 곤란해질 것이다.

뭐 너무 정당을 지지율과 권력이라는 말에 그 존재의의를 축소시켜 말을 한 것 같다. 중요하지만 어떻게 보면 한 정당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하나의 척도로 보는게 더 맞을 것 같다. 정당이 제대로 기능한다는 것은 아마도 자신들이 대표하는 사람들을 잘 대변하고 그러한 사람들의 이해를 관철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금 돌려서 말하면 정당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살펴보려면, 정당이 대변하고자하는 이해와 그러한 이해의 당사자가 하나의 정당에서 당원 또는 지지자로서 얼마나 단단하게 묶여있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고, 그러한 이해를 관철하기 위한 수단(또는 힘)을 얼마나 가지고 있고 잘 사용하는지 살펴보면 될 것이다.

창당을 위한 기술적인 기준을 넘어서더라도 당사자와 당의 결속 그리고 실질적인 힘을 얻는 것이 엄청나게 어렵다는 것이 그렇게 사람들로 하여금 '지속가능하고 유효한' 정당을 만드는 것을 어려운 일로 여기게 만드는 것이고 우리 사회에서 이를 어렵게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당신이 지역주의 시대 지역 맹주나 박근혜가 아니라면 그렇다.

(계속 다른 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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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하나 감당이 안된다.

2주전 쯤에 다니던 직장에 사직서를 냈다. 이미 1월부터 휴직을 해오던 터라 뭐 크게 새로운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4년 가까이 시간을 보냈던 곳이라 기분이 싱숭생숭했다. 가장 오래 다닌 직장이 되는 셈이다. 아직은 무엇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없다. 지난 4년을 정리하고 있는 중이라고 대충 둘러대고 다닌다. 정리할 무엇이 있는지도 사실은 잘 모르겠다. 4년의 시간이 흘러 내게 남겨진 것 중에 눈에 보이는 것은 기다란 참고자료 목록 뿐이었다. 출력했던 것들은 다 버리고 자료의 목록만 적어서 나왔다. 그걸 분류하고 인터넷에 있는 자료는 URL 찾아서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의 조테로(zotero)라는 부가기능을 설치해서 거기에 데이타베이스하고 있다. 앗 제목과는 너무 다른 서설이 길어졌다. 역시 난 산만하다. ㅎㅎ

사직하기 바로 전에 전남 고흥하고 경남 남해에 혼자 여행을 다녀왔다. 전남 고흥에 있는 팔영산에 올랐었는데, 그 산은 8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각각이 경사가 심한 바위덩어리다. 그걸 기어올라가보니 왠지 성취감도 느껴지고 아찔한 느낌도 들고 했다. 그러고 나서 당장 꼭 하고 싶은 것이 없던 차에 암벽 등반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확 질러버렸다. 자전거로 집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클라이밍센터에 가입을 했다. 한달에 7만원. 적지 않은 돈이지만 더 나이들면 내 귀차니즘이 다시는 이런 것 시작해볼 생각도 못하게 할 것 같았다. 눈 딱 감고 가입했다.

지난 주에는 딱 두 번 가고 감기몸살로 완전히 뻗어버렸다. 점심시간을 전후에서 가보니 사람도 없고 한산해서 좋은데, 아는 것도 없고 물어볼 사람도 없는 것이 좀 난감했다. 그래도 단 두 번 갔다오고 나니 자꾸만 가고 싶었다.


감기몸살로 헤매면서 집에 있는 하나TV에서 스포츠클라이밍 강좌 프로그램을 보면서 가고 싶은 심정을 달랬다.

오늘은 바로 월요일, 감기도 대충 정리가 돼가고 아침부터 센터 문여는 시간만 기다렸다. 결국은 점심 챙겨먹고 오랜만에 타려고 꺼낸 자전거, 수리점 가져가서 정비도 좀 하고 하다보니 오후 2시반이나 되어서 센터에 갈 수 있었다.

센터의 선생님이 칫솔과 골프채를 이어붙이 상당히 재미난 막대기로 찍어주는 홀드를 차례 차례 건너가며 오르는 것을 오늘 처음으로 해봤다. 음... 몇 번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손끝은 아파오고 발끝도 아파오고 팔은 덜덜 거린다. 마지막 홀드에 손이 미치지는 않고 미칠 지경이다. 힘은 점점 빠져가는데 다시 처음부터 매달리려고 하면 이놈의 몸땡이가 미워진다. 아니 무섭다. 아니 도대체 이놈의 살들이 언제 이렇게 내몸에 있었는지, 내몸인데 내손과 팔을 아프게하고 이놈의 돌덩이 몇개를 잡는 것이 겁나게 만드는 건지...

살이 아니라 왠수라는 생각이 든다. 그 살도 내 몸의 일부이긴 한데 이렇게 나를 괴롭게 한다니, 정말로 이런 느낌이 들지는 정말 몰랐다. 오후 2-3시경에는 초등학생 몇명도 와서 훈련을 한다. 나는 홀드 7개도 잘 이어서 잡지를 못하는데 이 학생들 장난 아니다. 20개쯤도 하고 또 한다. 겸손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얌전히 선배 초등학생님들 먼저 하시고 쉬실 때까지 기다렸다 안되는 것을 다시 시도해본다.

스포츠클라이밍 정말 재미있다. 아직은 며칠 안됐지만 재수하던 시절 당구 처음 배웠을 때만큼 머리 속에서 그 동작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제대로 지른 것 같아 흐뭇하다. 단지 내살을 내가 미워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생각을 사전에 못한 것은 큰 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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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5년이라는 시간, 꿈을 꾸었던가?

최근에 지난 5년전 내 삶을 확 바꾸었던 인터넷 커뮤니티 하나가 이제 해산을 하려고 한다.

내고 속했던 인터넷 커뮤니티는 민지네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2002년 대선이 끝나자마자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던 이들이 모여서 만든 커뮤니티다. 2002년 나는 민주노동당이 내세운 부유세·무상의료·무상교육에 감동 먹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걸 내걸고 정치를 하려고 하는 정당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완전 '필'이 꽂혔었다. 솔직히 이 나라는 민주화 아니면 어느 어느 지역의 정권 이 딴 생뚱 맞은 이야기만 해대면서 뒤로는 산악회 만들고, 막걸리 돌리면서 정치를 하는게 '진짜' 정치였던 모습에서 부유세·무상의료·무상교육은 정치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다르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난 생각한다. 대선에서의 열정은 민지네의 탄생이 너무나 쉽게 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단 하루만에 다음에 까페를 만들고 단 며칠 사이에 수백명이 모여들었다. 단 10여 일만에 카페를 나와 독립된 사이트를 만들고, 매일 밤 인터넷 채팅으로 회의를 통해 사업을 결정하고 집행하고, 나는 당시 미국의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었지만, 솔직히 모든 일 다 접고 민지네 만드는 일만 했다. 그 후 한 6개월은 본업보다 이 사이트의 운영자로서 일하는 것이 훨씬 많았다. 그래도 매일 매일 좋아서 죽을 지경이었다.

다른 회원들도 이러한 열정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2004년 총선을 마치고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이 배출된 날 밤에는 돈을 모아서 여의도에서 축제 비슷한 것을 할 때까지도 민지네는 활력이 넘쳤다. 그리고 나는 능력도 없으면서 당에서 상근을 하게되었다. 그러나 얼마전에 그 민지네를 해산하기 위해서 회원들 중 연락이 가능한 몇몇이 모였다. 그리고 해산을 위한 절차를 한 단에 걸쳐 추진하기로 했다.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관리할 사람도 찾는 사람도 없는 상태가 2년 가까이 되버린 것이다. 무엇이 이렇게 민지네를 이렇게 무기력하게 만들었는지 생각해볼 시간조차 아직까지 갖지는 못하였지만, 누구도 이 커뮤니티를 살려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나 책임감이 없는 상태에서 더 이상의 해법은 나오질 못했다. 그렇게 5년 전 내 삶의 전환을 만들어냈던 커뮤니티가 조만간 없어지게 되었다.

왠지,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하는 모든 일들이 왜 시작 됐는지,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가 불투명해지는 느낌이다. 당에서 상근을 하게 된 것도 분명 2002년의 그 기억과 경험이 큰 계기였는데, 그 출발을 마련해준 바탕이 사라지고 나서 내게 남는 것은 내가 5년 동안 긴 꿈을 꾸다 깨었다고 해야할 것인지 아니면 모든 것이 변하기에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하나의 사건이 지금 일어난 것에 불과한 것인지, 혼란스럽다.

최근에 너무나 정신 없이 일들이 생기면서 해산을 하기로 했던 것조차 생각에서 놓고 살았었다. 이렇게 시간을 흘려보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오늘에서야 든 것은 아마도 내 삶에 대한 애정이 아직 내게 남아 있기 때문이고, 그렇게 인연을 맺고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완전 산만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내 정신 상태를 수습하고 찬찬히 지난 5년을 돌이켜볼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있지만, 잠시 생각의 늪에 빠져볼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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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펀드매니저

어제 잠깐 미국의 라디오 방송을 파드캐스트로 다운로드해서 들었다. 기사 꼭지 중에 하나가 기후변화와 관련된 것이었다. (참고로 최근 나는 기후변화에 관심이 많아졌다. 같은 신문기사여도 괜히 기후변화 이런 제목 들어가면 꼭 다 읽어본다)

주된 내용은 무엇이냐면 미국의 큰 연금 매니저들과 환경 단체 등이 공동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 기후변화에 따른 기업들의 위험과 기회를 투명하게 보고하도록 입법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에 따라 특정한 기업의 공장이나 제품 생산에 타격이 예상된다던가 하면 이를 공시하도록 하는 것이다. 반대로 기후변화에 따른 친환경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이 있어서 매출이 증가할 것 같다면 뭐 그런 것도 공시하게 되겠다. 연금을 운용하는 매니저들 경우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접하게 된다면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연금 운용이 가능할 것이고, 만에 하나 쪽박 차서 여러 사람 노후 어렵게 만드는 일을 피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아시다시피 미국에서 연기금 운용 액수는 엄청나다. 이 제안에 많은 대형 펀드들이 참여하는 것 같다.

이 제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미 기업들이 SEC에 기업의 영업에 관련한 위험과 기회를 보고하도록 하고 있으니 별도로 기후변화에 대해서 특정해서 추가적으로 공시하도록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아직까지 공시되는 내용에 기후변화와 관련한 내용이 없는 것은 단지 기업 입장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한 변동이 중요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글쎄, 어떤 기업들은 분명히 기후변화를 대비하여 막대한 투자를 이미 하고 있는 상황이고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그렇지만, 개별 기업 중에 기후변화에 대해서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이 더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국가가 거대한 사회적 변화(가끔 언론에서는 메가 트렌드라고도 하더라)에 대해서 사회 전체적으로 준비토록 시스템을 보완하고 유도하는 것이 개별 기업의 좁은 시야에 따른 경제 활동의 비효율성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나는 믿는다. 아마도 기후변화가 그러한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나는 이번 대선에서 기후변화를 중요한 의제로 들고 나오는 후보와 관련된 정책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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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블로거가 되고 싶다

어제는 한-미 FTA 지적재산권 공대위 회의가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일찍 회의가 끝난 기념으로 시간에 덜 쫓기면서 술 한 잔 나눌 수 있었다.
지적재산권과 관련해서 왜 이리 관심도 적고, 우리는 모이는 사람만 모이는 걸까... 무진장 많은 사람이 아니라도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지적재산권인데... 항상 아쉬운 점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이리 튀고 저리 튀고 했지만 아침에 일어나 아직도 머리 속에 남는 말은 우리도 블로그라도 열심히 써보자는 이야기다.
내 생각을 남들에게 들어내는 일에 익숙하지 못하고, 내 생각에 대해서 나도 확신이 잘 못하는 성격이지만, 그렇게 살아서야 사람들과 무엇을 남기며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꾸준히 블로그 써보자는 다짐은 몇 번이나 했던 터라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한 번 해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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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기후 변화에 대해서 침묵할까?

최근에 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http://www.ipcc.ch/)가 5년마다 제출하는 보고서의 요약이 나오면서 한두번 일간지에서 중요한 기사로 다루어졌던 것 같다. 아직 정식보고서를 팔고 있지는 않고 워크그룹3는 5월에 방콕에서 회의를 가지는 것으로 되어 있어 아직 2007년 보고서 전체가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전문가들과 과학자들은 더욱 확신을 가지고 기후 변화의 현실과 경향에 대해서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가 아닌 나 같은 사람도 이제는 곳곳에서 나타나는 자연재해를 통해서 또는 점점 출하시기가 앞당겨지는 과일과 야채를 먹으면서 기후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지하철에서 시간도 때우려고 외국 뉴스를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해서 mp3 플레이어에 담아가지고 다니면서 듣는데, 참 다양한 뉴스 채널이 기후 변화나 에너지 문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우리나라는 기후 변화에 왜 이리 둔감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라 해수면이나 해양생태계의 변화가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4계절에 따라 생활과 경제 활동이 구성되어 있어 기후 변화를 느끼는 것이 어찌 보면 더 쉽기도 하고 그 영향도 적지 않은데 말이다.

기후 변화와 관련해서 최근에 들은 뉴스 몇 가지 중에서 재미 있었던 이야기 몇 가지 소개해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약 8만대 정도에 카풀 차선을 이용할 수 있는 스티커(범퍼에 붙이는)를 발행했다고 한다. 이제 거의 다 배포가 되서 추가 발급은 힘들 것 같다. 그런데, 이 스티커가 있는 차와 없는 차 (같은 차종의 하이브리드)의 중고 시세가 약 4천불(우리 돈으로 한 4백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기름값을 아껴서 하이브리드 차를 사는데 들어간 추가 비용을 회수하려고 하면 수십년을 차를 몰아야 하지만, 카풀 차선을 이용해서 하루에 30분 정도 이동 시간을 줄인다면 단 2년이면 차값의 차이를 만회할 수 있다고 한다.

유엔안보리 역사상 처음으로 기후 변화가 안건으로 다루어진다고 한다. 현재 의장국을 맡고 있는 영국이 강력히 주장한 것도 있지만, 많은 국가들이 기후 변화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 같다. 다른 뉴스에서는 영국이 기존의 그린 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계획을 더 강화했다고 한다. 영국은 EU 차원의 가스 배출 감축 의무보다 훨씬 더 많이 더 빠르게 감축시킬 계획을 입법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뭐하는지.....

기후 변화와 직접 관련 있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인도의 중부 면화 생산지는 4년째 가뭄으로 매년 수천명의 농민이 자살을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한다. 인도 정부는 뒤늦게 관개시설 [灌漑施設]을 만들고 자살을 막기 위해 홍보 영상을 만들어서 배포하고 돈도 주고 한다지만, 가뭄에 몬산토의 유전자 변형 종자를 사서 농사를 짓는 것이 죽으려고 하는 짓이라고 농민들은 생각하는 것 같다.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좀 이상한 쪽으로 튀는 것도 있다. 다름 아니라 석유 가격 상승과 더불어서 기후 변화가 핵발전의 재성장에 기폭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핵발전이 최근 수십년간 거의 무시되던 것이 요즘은 거의 폭발적인 재성장의 궤도를 그리고 있단다. 핵발전 기술을 획득하기 위해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상업적 개발사들이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고 에너지 문제가 기후 변화와 관련해서 핵심이긴 하지만 이건 아니잖아.

엑스 프라이즈 재단( X-prize foundation; http://www.xprize.org/)이라는 곳을 들어본 적이 있는 분들이 꽤 있을 것이다. 수백만불의 상을 내걸고 특정한 기술적 과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면 상을 주는데, 최근에 꽤 유명했던 과제는 민간 우주선으로 우주에 가는 것이었다. 이 과제가 달성되어서 한참을 과학기술란에 많이 소개가 되었었다. 이 재단이 올해 말 정도에 새로운 과제를 내려고 하는데, 그게 자동차 연비 향상이다. 아직 정확한 룰은 안 만들어졌지만, 주요 내용은 1 갈론(약 3.78리터)의 가솔린으로  100마일(약 160km)를 가는 자동차를 만들면 상을 주겠다는 것이다.  대충 우리식으로 따져 보면 연비가 42km 정도 되어야 한다. 이 때 자동차는 무슨 실험실용이 아니라 우리가 보통 타는 자동차와 같은 수준의 공간과 편의성을 제공해야 한단다. 마티즈의 연비를 두배 이상 높이면 상을 탈 수 있겠다.

미국에서 보면 희한하게도 그린 가스 배출 등에 규제에 지방 정부나 주정부가 더 열심이라는 것이다. 연방정부나 의회는 굼뜨고 말이다. 우리는 지자체에서 이런 일들에 대해서 얼마나 열심인지 한번 알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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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가 웹의 미래?

오늘 쓰는 김에 최근에 생각난 것이 있어서 잊어 먹지 않으려고 써본다.

내 생각은 위키가 웹의 미래는 맞다. 나는 기본적으로 웹은 두 가지 측면에서의 네트워크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정보의 네트워크고 다른 하나는 인적 네트워크다. 인적 네트워크는 정보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형성되는 2차적 네트워크다. 여기서 통신망으로서의 네트워크라는 개념은 인터넷의 기본 기본 전제라서 일단 배제하고. 인적 네트워크는 좀 더 미묘한 문제라 여기서는 비교하지 않을 생각이다. 정보 네트워크의 측면에서만 한번 따져보고 싶다.

그렇다면 위키가 이 두 가지 측면의 네트워크에서 이제까지 제시된 개념 및 시스템으로서 가장 적절하고 포괄적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정보 측면에서 가장 느슨하고 포괄적이기야 HTML이다. 위키도 블로그도 싸이월드도 모드 HTML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어느 것도 HTML만한 발명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진화  과정에서 경쟁하는 개념들이기도 하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분명 적용 범위나 적용의 방식에서 보면 위키는 다른 정보 네트워크의 개념들보다 우월한 점이 많다. 첫째는 개념 간의 네트워크다. 위키는 알겠지만 위키워드라는 단어들의 링크를 통해 정보를 조직하는 방식이다.

HTML 자체가 그림, 수식, 문서, 음악 들과 같이 정보의 형식 단위들 간의 링크를 통한 것이라면 위키는 이러한 정보 형식 단위의 링크를 바탕으로 하되 이를 개념어를 중심으로 재조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위키피디아가 좋은 사례다. 백과사전의 각 항목들이 하나의 문서(그게 그림이던, 수식이던, 문자로 이루어진 내용이던; 위키피디아에서는 이를 article이라고 한다)가 되고  각 문서의 본문 중에 관련된  개념은 또 다른 문서로 링크가 되어 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문서라는 형식 단위보다는 개념(사전의 한 항목)이다.

인간의 사고가 하나 하나의 사실 또는 구분되는 물체(그것이 온라인 상에 존재하던 오프라인 상에 존재하던)보다는 이를 종합하여 특정한 개념으로 이해하고 관계 짓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위키의 개념 위주의 정보 조직화는 자연스럽다. 전산과학 분야에서 웹의 발전의 방향으로 오랜동안 생각해 온것이 이러한 개념 중심의 정보 조직화였고 이를 일반화해서 semantic web이라고 불러왔다. 위키라는 간단한 도구가 이를 가장 현실에서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위키의 정보 조직 방식은 개인이나 공동체의 정보 조직화에 유리하다.

이미 위키는 쉽게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도구가 되었다. 위키피디아는 이미 너무 잘 알려져서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나만의 위키를 써보고 싶다면 몇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내가 가장 최근에 써본 몇 가지를 소개하면, 온라인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로는 Wikispace와 스프링노트가 있다. 후자는 한국의 기업이 제공하고 있다. 다들 대용량 저장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스프링노트의 경우 hwp, doc, odt, html 형식의 문서를 바로 불러서 온라인 문서로 만들어주는 기능도 있어서 아주 맘에 든다. 그런데 odt(오픈오피스 등에서 이용하는 문서 공개 표준)의 일부가 제대로 변환이 안되는 것 같다.

정보 네트워크 구성에서 위키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개념을 중심으로 조직화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하나의 개념을 중심으로 정보를 서술해야 한다는 것이 블로그 등에서 특정한 주제 하나만을  다루지 않는 문서를 위키의 문서로 재정의하는 것이 쉽지를 않다. 분명 모호한 주제나 복합적인 주제를 다루는 문서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도 위키는 일종의 분류 체계처럼 기능할 수 있다. 하나의 개념을 설명하는 위키 문서에 관련된 블로그 글을 링크하고 재해석하여 담아 둔다면 블로그의 글이 개별적으로 존재할 때보다 찾아보기에도 편하고 시대적 맥락, 사회적 매락, 개인의 사고 패턴 등을 단순화하여 전달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위키의 정보 네트워크 기능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이미 상업적 온라인서비스 제공자들에 의해서 현실화되고 있다. 구글이 jotspot이라는 회사를 사들였다. jotspot이 바로 고기능 위키 플랫폼이다. 구글은 이미 검색, 메일, 온라인 워드프로세서, 뉴스 보기, 웹 페이지 클립핑(구글 노트) 등 다양한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을 대상으로 정보 유통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문제를 이렇게 다양한 정보 서비스를 사용자가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통합적으로 관리할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내가 받아본 외국의 특허 관련 메일링 리스트의 특정 메일과 최근 관련해서 찾아본 웹 사이트에 담긴 정보 그리고 내가 쓴 워드 문서가 분명 개념 상 연관이 되어 있고 이를 함께 참조해서 논문을 하나 쓰고 싶다면 이를 통합해서 저장하고 편집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이를 위키를 통해서 하자는 것이 구글의 생각이라고 보인다. 한마디로 구글 정보 서비스를 통합하고 포괄하는 서비스가 위키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 구글의 모든 서비스는 분류하고 저장하는 과정에서 위키 문서를 통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진보넷도 위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진보넷도 이런 가능성을 충분히 활용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위키의 정보 통합 기능은 개인에게만 유용한 것이 아니다.  필요에 따라 특정한 위키 문서는 공개를 통해 다른 이들과 함께 개념을 확장하거나 추가적인 정보를 다른 이들과 공동 작업을 통해 발전시킬 수 있다. 이는 위키의 출발부터 존재하던 공동편집의 개념이라 위키를 사용하던 이들에게는 전혀 새롭지 않다. 개인의 위키가 가족들의 위키, 동호회의 위키, 단체의 위키, 직장의 위키로 발전해갈 수 있는 것이다.

위키가 중요한 인터넷 애플리케이션으로 성장하는데는 위키피디아와 같이 특정 용도(백과사전)의 정보 공동체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앞으로 한번 더 위키가 웹을 바꿀 상황이 도래했다. 그것은 개인들의 모든 정보를 조직화하는데 위키가 플랫폼으로 사용되는 환경이 도래하면서 나타나게 될 것이다. 그 선두에 상용 온라인 위키 서비스가 있지만 가장 유리한 조건에 있는 것은 구글과 같은 종합 정보 서비스 제공자들이다. 구글이 jotspot을 시스템에 어떻게 통합 시키는가에 따라서 그 날은 올해 안에 올 가능성이 높다. 진보넷이 한번 구글보다 앞서서 해보면 어떨까 싶다. 아마 잘 하면 네이버를 능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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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인크레더블맨를 통해 그려진 국가와 시장

거의 1년만에 처음으로 블로그를 쓴다. 참으로 게으름이라는 병은 고치기가 힘들다.

각설하고, 지난 주말에는 오랜만에 만화영화를 딸 덕분에 보았다. 어디서 낫는지 모르지만 보아하니 아마도 지난 여름 미국에서 누가 준 것같다. The Incredible man이라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DVD를 봤다. 밤에 보기 시작한 것이라 딸은 다보지도 못하고 잠을 자러 들어가야 했다. 스토리가 너무 뻔해서 처음에는 이걸 왜 보고 있지 했는데, 왠지 계속 봐야할 것 같아져서는 혼자 이어폰 끼고 다 보았다.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다. 현재로부터 약 16년전 초능력을 가진 많은 수퍼 히어로들이 국가에 소속되서 악당들과 싸운다. 이들은 어찌 보면 초능력을 가진 경찰관이자 소방관이다. 좀 별 난 공무원이라고 보면 되겠다. 이 중에 인크레더블 맨이라는 초능력자가 있다. 결혼식을 가는 중에도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고양이도 구하고 도둑도 잡고 끊어진 교각에서 전차도 멈추고...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이들에게 소송 당하는 등.... 점점 시민들은 이들의 존재에 거부감을 느끼고 정부는 이들을 보통사람으로 위장하여 보통사람들처럼 취업을 하게한다. 인크레더블맨은 보험회사 상담원이 된다. 초능력을 숨기고 고단한 일상을 살아가면서 가끔 찾아오는 보험 지급을 요청하는 손님들에게 몰래 보험 회사의 방침을 어기고 보험금을 타갈 수 있는 조언을 해주는 것 정도만이 그가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초능력을 이용해서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 가끔 몰래 초능력 친구와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기도 하지만 발각되지 않을까 항상 조심해야 한다. 인크레더블맨은 다른 초능력자와 결혼하여 큰 딸과 아들이 있고 다들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 초능력을 숨기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큰 짐이 되고 있는 것은 당연하고 말이다.

이렇게 고단하게 살아가던 인크레더블맨이 어느날은 결국 상사를 다치게 하고 해고를 당하게 된다. 인크레더블맨을 집요하게 쫓고 있던 조직이 인크레더블맨을 속여 가공할 힘을 가진 로봇을 훈련하는데 이용한다. 뒤늦게 이를 알지만 이미 로봇은 학습기능을 통해 왠만한 초능력자들조차 상대가 되지 못할 정도로 강해진다. 이를 배후 조종한 이는 신드롬맨이다. 초능력은 없지만 머리는 좋아서 무기를 만들어 팔아서 돈을 번 이자는 어렸을 때 인크레더블맨을 동경하나 초능력도 없고 어리다는 이유로 인크레더블맨에게 끼어들지 말라는 말을 들었던 자다. 로봇이 완성되고 도심으로 이 로봇을 보내기 전에 붙잡힌 인크레더블맨 앞에서 신드롬맨은 말한다. 자신이 이 로봇을 조정할 수 있으니 로봇이 혼란을 일으키면 자신이 나타나 새로운 영웅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이 기술을 팔아서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돌아서면서 혼잣말로 덧붙이기를 그리고 누구도 영웅이 될 수 없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그 뒤의 이야기는 간단하다. 인크레더블맨, 부인 그리고 아이들이 함께 초능력을 이용해서 로봇과 신드롬맨을 이기고 시민들은 다시 초능력자들을 영웅으로 받아들인다는 이야기다.

영화는 인크레더블맨 가족에게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왠지 껄꺼름한 기분이 남았다. 초능력자로 표현되는 국가의 능력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신드롬맨으로 대변되는 시장과 기술이 가져온 위기 덕분에 다시 인정 받는다는 것인데, 현실은 이와는 반대이지 않는가 싶다. 시장과 기술의 위기보다는 기회와 혜택이 훨씬 강조되고 이는 국가나 공동체의 능력에 대한 불신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는 것 같다. 솔직히 나 자신도 시장이 맘에 들지 않다고 해서 국가에 대해서 신뢰하는가? 우리 사회의 경우 전체주의적 국가의 유산 속에서 국가는 시민들의 합의에 의해 건설되고 유지되는 공동 가치의 반영물이 아니라 권력자와 특정 계층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기능하기 일수였고, 좋게 생각해도 경제 성장과 같이 공동체 기능의 극히 일부분이 움직이도록 하는 기능에 제한적이었지 않은가 싶다. 이러한 사회적 감정이 존재하고 역사적 경험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생각을 모으고 공동으로 사회를 유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가자고 이야기하는 것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일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든다.

그래도, 출발은 공통 분모를 만들어가기 위해 소통하는 일부터 일 것이다. 만화 덕분에 다시 블로그를 써야할 이유를 찾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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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산업공동화의 한 모습

미국에서 잠시 대학원을 다녔었다. 중부에 위치한 대학이었다. 전공과는 다르지만, 지역공동체에 관심이 있던 관계로 농촌계획에 관한 수업을 건축조경대학원에서 하나 들었었다. 교수는 진보적인 분이었다. 어떻게 하면 국립공원을 지킬까, 몰락을 경험하고 있는 지역공동체를 재활할까, 저소득층의 삶의 질을 높일까 등을 자신의 전공을 통해 고민하는 분이었다. 수업은 너무나 재밌었다. 수업을 듣기 전까지는 도시계획 관련 학문이 그렇게 진보적인 학문인지 정말로 몰랐다. 그덕에 전공관련 수업보다 더 열심히 수업을 들었다. 그 과정에서 하루는 현장 학습 형태로 원하는 학생들만 중부에 있는 한 동네(우리나라 읍정도 크기)에 방문과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 사실 가기전에 그 동네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었다. 그저 못사는 시골동네를 상상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농활 다니던 기억을 더듬기도 했다. 교수가 운전하는 차 안에 찌그러져 한 네시간 넘게 미국 중부의 순전히 옥수수 밭으로 뒤덮인 도로를 달렸다.


도착할 때쯤에 어려풋이 잠이 깼다. 주변을 둘러보니, 그저 시골 풍경이다 싶었다. 점점 동네에 가까워지니 배 아래쪽이 간질간질해졌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이건 분명 농사짓는 동네는 아니고, 도시의 모습이다. 주택가와 상가들... 그런데, 가게라는 가게는 모두 감옥의 창살만한 크기의 쇠창살로 문이며 창문이 모두 가려져 있다. 그나마 장사를 하는 듯한 것도 그중 몇개 안되보였다. 오늘 주활동이 될 동네 공원 정비를 하기 위해 가는데, 학교로 보이는 건물이 보인다. 학생들도 보이고, 학교 모퉁이에는 성매매여성이 대기 중이다. 이제는 내가 혹시 오늘 멋도 모르고 죽을 꾀를 낸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커졌다. 아마 그때 내 얼굴을 누군가 유심히 봤다면, 제 죽으러 가는가보다 했을 것도 같다. 이 동네는 미국 중부에서 아주 큰 도시에 속하는 세인트 루인스와 강 하나를 두고 떨어져 있는 곳이다. 과거 70년대 중부에서 거대한 산업으로 자리잡았던 육류 처리와 포장(meat packing)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에 의해서 성장한 동네였다. 마을에서 강변으로 가면 저 멀리 세인트 루이스의 거대한 뿔모양의 조형물도 보이고, 웅장한 건물들도 보이고, 하지만 이 곳에는 폐가와 그 사이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들로 유령 마을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공원에서 지역 주민들과 나무도 심고 망가진 테니스 코트도 고치고, 지역 주민들이 마련해 준 맛난 핫도그도 먹고(핫도그에 쓰는 양념이 독일식이었다는게 인상적이었다. 내가 워낙 음식에 관심이 많아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보니, 두려움은 가시고 왜 이렇게 한 마을이 성쇠를 그렇게 짧은 기간에 겪어야 했는지, 이들에게 다시 좋은 시절은 돌아올지 이런 생각들로 마음이 무거워졌다. 밝은 표정의 지역주민들이 왠지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이동 중에 주민들로부터 과거의 아름답던 자신들의 마을 이야기를 들었다. 그랬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지역주민들은 대부분 70년대 자신들이 어린 시절 자신들의 마을에서 행복하게 살았던 기억을 가지고 있었고, 거기에서 희망을 찾고 있었다. 전세계적인 산업구조의 변화는 거세다. 우리나라에서도 석탄산업의 몰락, 섬유의류업의 쇠락과 같은 변화를 겪고 있다. 제조업의 공동화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소위 선진국이라는 국가들과 비교해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엄청나다. 환경변화에 따라서는 그 영향은 상상하기 힘들다. 나는 사람들이 자신이 사는 곳에서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고, 공동체를 아끼고 희망을 꿈꾸는 사람들이 다 떠나지 않는 한, 지역공동체들를 통해서 고난을 헤치고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세계의 변화는 항상 가장 소외된 자들에게 더 큰 시련을 제공한다. 하지만, 지역공동체들은 준비된 시련을 견뎌낼 기본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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