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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늬우스에 맞서는 자전거 세마리

 

대한늬우스 "대화가 필요해-4대강 살리기"  소식에 아침 나절 사무실이 뒤숭숭했다.

극장 앞에서 비행기 퍼스트클래스에 타면 패키지로 나눠주는 수면 안대와 3M의 주황색 귀마개를 무료로 나눠주는

보급투쟁을 결연히 펼쳐야 한다는 의견부터, 영화 보러 온 것처럼 극장에 잠복해있다가 대한늬우스가 상영되는 1분 30초 동안 '1분 1초'도 쉬지 않고 쇼를 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말로 스트레스를 잘근잘근 씹었다.

 

점심에 밥 먹다가 말고 명동조와 종로조가 급히 결성되어 "4대강 정비사업 반대 산책"이나 하자고 나섰다.

3M 귀마개와 퍼스트클래스 수면 안대를 후원받을 곳도 없고, 세상에 극장은 너무 많고, 컴컴한 극장에서 쇼를 하기도

쉽지 않고, 뭐 이래저래 '점심도 다 못먹게 만든 이맹박이, 언젠간 복수할거야 치토스'라는 마음으로

산책에 나섰다.

이번주 토욜, 늦은 4시에 시청에서 열리는 범국민대회도 알릴겸 보드와 전단을 들고 자전거 명동 마실 고고씽!

 

달려라 '페달'

페달 협찬 사진 :)

 

 

 

보드를 들고 서 있기도 하고 몇몇은 주변에서 찌라시를 나눠주고, 좀 팔이 아프면 자전거 타고 산책도 하고,

그러다가 밀레오레에서 딴데 가보라고 내쫓김도 당하고(밀레오레 안도 아니고 명동역 근처였는데 다 밀리오레 땅이라면서 쫓아냈다),

'좌빨 아줌마'라느니, '학생, 세뇌된거야, 젊은 학생들이 불쌍해서 어쨔" 라느니 따위의 심기 불편한 소리를 듣기도 했다.

또 보드를 들고 서 있는데 일본 관광객이 음식점 안내하는 판을 들고 있는 줄 알았는지

먹는 시늉을 하면서 어디로 가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화장품 샘플이 들어있는 홍보물 및 영어학원 찌라시와 경쟁관계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고민해야 했고,

그렇게 고민하면서 한 명의 손에 들어간 찌라시가 맥아리 없이 축 늘어진 채 눈길 한 번 못 받으면

아아 서러워 -_-

(이제부터 찌라시 받으면 '그 어떤 베스트셀러보다 더 자세히' 읽어볼테얌 )

 

그런데 명동 거리에서 4개 국어를 '플루언틀리' 발음하시면서 우리의 컨셉, 자전거 산책을 하고 있는 강력한 경쟁자를 떡, 하니 만났는데 그는 바로 '예수 천국, 불신 지옥' 아저씨였다. 자전거에 매달린 "예수 천국, 불신 지옥" 프랑카드는 우리보다 훨씬 알흠답고 기골이 장대했으며, 뒷자석에는 확성기도 자리잡고 있었다.   

 

운동하고 캠페인 하는 것,  미친 짓이다. 누군가에게는.

우리도 "예신 천국, 불신 지옥" 처럼 냉턱없고 어처구니 없고 들어도 알 수 없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중국어, 영어, 일본어 쯤이 될 것이다.

손이 무안해지는 찌라시 거부라던가, "좌빨 아줌마" 라던가, 한심하다고 광선을 쏟아대던 눈빛들을 

뭐, 그래서 용서하기로 했다. (누가 누굴 용서한다는게냐~~ 몰러, 암튼 제너러스~~하게 용서해부러) 

용서하는 만큼 끈질지게 찌라시를 건네고, 와서 호통하는 할아버지들 넉두리도 넉넉하게 들어드리고

도대체 왜, 왜, 왜 이케 관심이 없는 거야, 라며 안달볶달하는 마음도 다잡기로 했다. 

 

27일(토) 늦은 4시 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4대강 정비사업 반대 대국민대회'에 나와주세요. :-)

누군가에게는 미친 짓이 아니다, 라는 것, 그 누군가가 이렇게나 많이 있다, 라는 것을 함께 확인했으면 합니다. 

환경운동과 안티 맹박의 대부흥집회 날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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