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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비혼, 여성, 혼자 살기, 친구, 자기보살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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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14
    청약저축(9)
    금자

청약저축

주발양과 전화질 40분을 했다. 개같은 하루를 보낸 내 친구의 말에 의하면 여자 혼자 사는 것. 여자로서 비혼으로 평생을 나면서 정신과에 들나들 확률은 테러당할 확률보다 높다는 것이었다. 아,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지만 대체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여자 혼자서 이사를 한 내 친구는 부동산 아저씨에게 데이고 수위실 아저씨와 한 판 싸우고 새로 산 버티칼을 달 못을 박다가 실패하고 이사한다고 무담시 신나서 산 밥통이 일주일만에 고장나고 그 와중에 스파게티 해 먹으려다가 소스 뚜껑이 안 열려서 결국 밥 사먹고 그러던 와중에 전화를 한 내게 정말이지, 고양이 세 마리와 함께 이사 안 다니고 집세 걱정 안 하면서 "내 집이댜"라고 할 말한 공간이, 집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 열심히 청약주택 들어서 은젠가는 국민임대주택에 입성하자고 토닥토닥했더니 "여자 혼자 단독 세대주로 들어있는 가구가 그런 곳에 당첨될 확률은 생선이 자전거를 탈 확률보다 낮다"고 일침을 놓았다. 된장맞을, 그런 거냐? <섹스 앤 더 시티>에서 변호사 미란다가 집을 살 때 부동산 업자가 '여자 혼자 집 사는 것'을 츱츱한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급기야 계약서에 'separted'라고 지 맘대로 작성해 놓은 것을 보면서 '아, 미국도 별 수 없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이것 저것 다 떠나서 집 살 돈만 있으면, 임대주택이라도 들어간다면야 "에헤라디야, 자진방아를 돌려라"라는 마음쯤이 되겠다. 좀 억울하다. 결혼을 안 하거나 못 한 것이 죄도 아니고 둘이 되면 재산도 둘이 척척 합쳐서 집도 얻고 살림할 돈도 나눠쓰고 그러는 경제적 이득도 있을 것인데 (나 혼자만의 생각인겨?) 혼자 사는 비혼들이 왜 청약주택에서마저 뒤로 밀려야 하냐고. 혼자서 아장아장 살아갈 집은 비혼에게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은은 순전히 내가 비혼이라서 '이익집단'식으로 생각해서 그런걸까? 비혼으로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연속적 관계(serial relationship)에 에너지를 쏟는 것도 심들어 듁겠구만 말이쥐. 엄마는 본인이 아파서 병원에 있을 때 세 자식 중 내 생각이, 내 걱정이 젤로 앞섰다고 했다. 짝도 없고 혼자서 벌벌벌 살아야 할 막둥이 딸이 못 미더웠던 거겠지. 그치만 실은, 알아? 엄마가 그런 말을 하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혼자 사는 여자들이 혼자서 행복해하면서 좋아라 할 겨를이 더 없어지는 것 같아. 엄마가 혼자 사는 딸도 자취가 아니라 결혼을 한 사람들처럼 '살림'을 하고 결혼을 한 사람들도 외로움에 부들부들 떨다가 자존감이 낮아지기도 하고 그런 것들, 나하고 함께 이야기하고 이해하고 그런 척이라고 해 주면 좋겠어. 삼천포로 말이 샜는데 이렇게 심든 일들이 단지 개같은 날의 하루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자체가 살아내야 할 삶이고 다시 반복될 거고 우리 모두 가엾은 것들, 이라는 것을 알아버린 서른 한 살에 그래서, 연애를 해야 겠다고 죽자고 덤비는 우리에게 (이렇게 가엾은 데 옆에서 삶을 스캔해주고 토닥여주는 환각제가 필요해) 그런데 연애가 잘 안 되는 내 친구에게 -_- <자기 보살핌>의 한 구절 선사!


만약 혼자라는 사실로 인한 불안감과 소외감, 분노에 시달리고 있다면 다음의 두 가지 글쓰기를 이용하라. 며칠 간 첫 번째를 연습한 다음 두 번째로 넘어가라. 1. 혼자라는 사실에 대한 당신의 가장 솔직한 생각과 느낌을 써라. 남녀 관계에 대해 당신에게 불안감이나 분노, 좌절감을 남긴 경험은 무엇인가? 당신에 그런 감정을 표현했는가 아니면 억누르거나 무시했는가? 그 경험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지금 당신의 기분을 말할 수 있다면 뭐라고 하겠는가? 2. 글쓰기를 통해 다음의 질문을 탐색하라. 실패자라거나 소외되었다는 느낌 없이 싱글로 지낼 수 있는가? 이제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수 있는가? 만일 그렇다면 그렇게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자기 보살핌을 통해 외로움을 덜고자 하는 싱글 여성들, 그리고 내가 동반자와 분리되어 있는 독립된 자아라는 사실을 자신에게 일깨워 줄 필요가 있을 때 혼자서 하는 자기 보살핌의 방법들. 이 목록을 발판으로 삼아 당신의 상상력을 마음껏 첨가하라. -빈둥거리는 일을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켜라. 아무 일도 하지 않는 황홀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서너 군데 찾아라. 들판이나 근처 공원의 해먹 위 혹은 다락의 은신처, 너덜너덜하지만 편안한 낡은 의자나 지하에 있는 소파 등 -동반자와 단절되었거나, 동반자로부터 푸대접을 받는 기분이 들거나, 동반자가 없어 외롭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애정 공세를 퍼부어 주기를 기다리지 말라. 당신 자신을 위해 꽃다발이나 예쁜 화분을 사서 침실, 집안의 사무실에 두자. 그에게 생일 선물로 받고 싶었던 목걸이, 핸드백, 벨트, 브로치 등을 당신이 직접 사라. -당신이 선택한 영화를 보러 가라. 한낮에 가 보는 것은 어떨까. 관객이 적은 조용한 극장에서 앞자리에 발을 올리고 볼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하라. -당신 자신을 위해 이국적인 목욕 소금을 사서 오랫동안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며 긴장을 풀어라. 불을 끄고 욕조 가장자리에 촛불을 켜라. -근처의 공원이나 벌판으로 혼자 산책을 나서라. 모든 감각이 주는 느낌에 완전히 빠져 들어 순간에 충실한 마음 보살피기 산책을 하라. 당신의 옛 꿈을 추억하거나 얽힌 감정을 푸는 시간으로 삼아도 좋다. 창조적인 프로젝트나 직업적 야망, 이성 혹은 친구와의 관계에서 바라는 변화, 먼 곳으로의 여행 등 새로운 꿈을 구상해도 좋다. 아니면 모든 생각으로부터 마음을 깨끗이 비우는 시간이 되어도 좋다. 계속 움직이고, 계속 꿈꾸어라. -연을 사서 공원이나 벌판으로 향하라. 파란 하늘 위에서 알록달록한 연이 앞뒤,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관찰하라. 손가락에 와 닿는 실의 팽팽함을 느껴라. 멀리서 바람에 펄럭이는 연의 소리에 귀 기울여라. 하지만 친구 및 형제자매와 따뜻한 시간을 갖는 것이 자기 보살핌의 극치라는 것, 그리고 어머니들과 할머니들이 풍족하게 누렸던 그런 유형의 우정을 재건하는 일이 여성들에게 최고의 자기 보살핌이라는 것! 그러니까 이렇게 스스로가 가엾고 개같은 일들이 마구잡이 연달방귀로 뿡뿡 터질때에는 언제든 전화하고 언제든 만나서 따뜻한 차를 홀짝이고 마구 이야기하자. 온전히 혼자, 를 이해하는 순간 친구가 더 애틋하게 다가왔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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