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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30
    농성장, 밤샘, 민주주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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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중의 집에서 화요밥상!(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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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9/06/20
    마더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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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 밤샘, 민주주의

조계사 앞에 세워진 '운하백지화 국민행동' 농성장 천막에 앉아 차소리를 부릉부릉 들으면서,

옆에 있는 생태지평 활동가들이 보는 '선덕여왕'의 소리를 들으면서, 거리에 드문드문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불질을 하고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 훈련을 혹독하게 하고 있다. -_- 

 

천막 22일째라는 농성장을 '운하백지화 국민행동'에 참여하는 환경단체들이 돌아가면서 지키고 있는데

단체도 몇 개 안되고, 활동가 다들 무슨 프로젝트네 뭐네 하는 실무도 그대로고, 농성장에서 자도

다음날 사무실에 나가 일해야 하니까, 농성장에 누가 나와서 잠을 자는가는 

한마디로 뜨거운 감자요, 계륵이요,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이다. 

비정하게 돈으로 치자면 내 기준으로는 한 20만원 쯤 주면 할까말까한 아르바이트인 셈이다.

 

<천막 농성장, 오늘로 22일째>

 

 

더군다나 지난 주 금요일에 내가 일하는 단체가 당번이었고 그 다음날인 토요일에는 범국민대회가 있어

새벽부터 저녁 6시까지  땡볕 아래에서 시청광장에 붙박이로 있어야 했기에 오늘 당번은 참으로 거시기했던 것이다. 

 

이러고 자시고 간에, 나는 조계사에 오는 길바닥에서 같이 일하는 활동가와 엄청 싸웠다. 

좀 얌체 같아서, "아니, 금요일도 농성장에서 안 자고 토요일도 아예 못 나오면 어쩌겠다는 거냐"

라고 강짜를 부렸다가, 왕 크게 싸웠다.  

어린 아이를 돌봐야 하는 사람,  시부모와 함께 살아서 시간제약이 있는 사람, 몸이 안 좋은 사람, 집에 문제가 있어 

일찍 가봐야 하는 사람 등을 빼고 나면 남는 사람은 몇 명 안 된다. 그리고 그 남는 사람들이 농성장의 밤을 지켜야 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한 번도 자지 않은 반면, 어떤 사람은 몇 번을 잔다. 

 

사람은 다양하고, 사정도 다양하고, 각 개인마다의 일정도 다 중요하고, 

그것을 서로 이해하고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이 다양성의 밑감이라는 것,

그래서 소수자 할당제도 하고 산술적인 평등이 아니라 사정을 고려한 형평성이 중요하다는 것,

그런 것을 알지만 말이다. 

동성애자나 장애인 이슈 등 현재 내 일상과 뭔가 관련을 맺고 있지 않으

추상적으로 외쳐야 하는 다양성은 쌍수들어 환영하지만 말이다.

 

내가 뭔가 손해를 봐야하는 다양성은 너무 힘들다. 

사회적 양육, 돌봄 노동을 그리 많이 읽었지만 어쩔 때는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이다. 

 

내가 싸운 활동가는 아이가 없는 사람이었다. 

개인 사정으로 금, 토요일을 못 나온다고 했는데 사실 그게 얌체처럼 느껴졌다. 화가 났다.

나도 개인 사정은 많다, 는 말이 목구멍을 치려고 했다.

그래서 어디까지가 우리가 고려할 수 있는 다양성이고, 어디까지가 '20만원 알바'라도 할까말까 고민이 드는 일을 감내해야 하는 다양성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4대강 죽이기 막는 활동은  '지더라도 해야만 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여기 와서 자원활동할 수도 있는 거지만, 지금 그 차원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니깐.)  

그 사람에게도 개인 사정은 참으로 절박했을 것이다. 

그 날만은 아이 키우는 사람들이 배려받는 것만큼 배려받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래서 빠진 공백을 누군가가 메워야 하고 그게 내 몫이 되었을 때에는 다양성이고 뭐고 자시고 간에 

길바닥에서 소리쳐서 싸울만한 일이 되어 버렸다. 

 

'이명박이가 민주주의를 다 말아먹었다'고 그 사람 욕을 밤이고 낮이고 간에 들입다 했는데

오늘 농성장에 앉아 민주주의, 나도 말아먹었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싱숭생숭.  

   

 

<농성장 물품 준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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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늬우스에 맞서는 자전거 세마리

 

대한늬우스 "대화가 필요해-4대강 살리기"  소식에 아침 나절 사무실이 뒤숭숭했다.

극장 앞에서 비행기 퍼스트클래스에 타면 패키지로 나눠주는 수면 안대와 3M의 주황색 귀마개를 무료로 나눠주는

보급투쟁을 결연히 펼쳐야 한다는 의견부터, 영화 보러 온 것처럼 극장에 잠복해있다가 대한늬우스가 상영되는 1분 30초 동안 '1분 1초'도 쉬지 않고 쇼를 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말로 스트레스를 잘근잘근 씹었다.

 

점심에 밥 먹다가 말고 명동조와 종로조가 급히 결성되어 "4대강 정비사업 반대 산책"이나 하자고 나섰다.

3M 귀마개와 퍼스트클래스 수면 안대를 후원받을 곳도 없고, 세상에 극장은 너무 많고, 컴컴한 극장에서 쇼를 하기도

쉽지 않고, 뭐 이래저래 '점심도 다 못먹게 만든 이맹박이, 언젠간 복수할거야 치토스'라는 마음으로

산책에 나섰다.

이번주 토욜, 늦은 4시에 시청에서 열리는 범국민대회도 알릴겸 보드와 전단을 들고 자전거 명동 마실 고고씽!

 

달려라 '페달'

페달 협찬 사진 :)

 

 

 

보드를 들고 서 있기도 하고 몇몇은 주변에서 찌라시를 나눠주고, 좀 팔이 아프면 자전거 타고 산책도 하고,

그러다가 밀레오레에서 딴데 가보라고 내쫓김도 당하고(밀레오레 안도 아니고 명동역 근처였는데 다 밀리오레 땅이라면서 쫓아냈다),

'좌빨 아줌마'라느니, '학생, 세뇌된거야, 젊은 학생들이 불쌍해서 어쨔" 라느니 따위의 심기 불편한 소리를 듣기도 했다.

또 보드를 들고 서 있는데 일본 관광객이 음식점 안내하는 판을 들고 있는 줄 알았는지

먹는 시늉을 하면서 어디로 가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화장품 샘플이 들어있는 홍보물 및 영어학원 찌라시와 경쟁관계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고민해야 했고,

그렇게 고민하면서 한 명의 손에 들어간 찌라시가 맥아리 없이 축 늘어진 채 눈길 한 번 못 받으면

아아 서러워 -_-

(이제부터 찌라시 받으면 '그 어떤 베스트셀러보다 더 자세히' 읽어볼테얌 )

 

그런데 명동 거리에서 4개 국어를 '플루언틀리' 발음하시면서 우리의 컨셉, 자전거 산책을 하고 있는 강력한 경쟁자를 떡, 하니 만났는데 그는 바로 '예수 천국, 불신 지옥' 아저씨였다. 자전거에 매달린 "예수 천국, 불신 지옥" 프랑카드는 우리보다 훨씬 알흠답고 기골이 장대했으며, 뒷자석에는 확성기도 자리잡고 있었다.   

 

운동하고 캠페인 하는 것,  미친 짓이다. 누군가에게는.

우리도 "예신 천국, 불신 지옥" 처럼 냉턱없고 어처구니 없고 들어도 알 수 없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중국어, 영어, 일본어 쯤이 될 것이다.

손이 무안해지는 찌라시 거부라던가, "좌빨 아줌마" 라던가, 한심하다고 광선을 쏟아대던 눈빛들을 

뭐, 그래서 용서하기로 했다. (누가 누굴 용서한다는게냐~~ 몰러, 암튼 제너러스~~하게 용서해부러) 

용서하는 만큼 끈질지게 찌라시를 건네고, 와서 호통하는 할아버지들 넉두리도 넉넉하게 들어드리고

도대체 왜, 왜, 왜 이케 관심이 없는 거야, 라며 안달볶달하는 마음도 다잡기로 했다. 

 

27일(토) 늦은 4시 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4대강 정비사업 반대 대국민대회'에 나와주세요. :-)

누군가에게는 미친 짓이 아니다, 라는 것, 그 누군가가 이렇게나 많이 있다, 라는 것을 함께 확인했으면 합니다. 

환경운동과 안티 맹박의 대부흥집회 날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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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Get better than before, 녹색성장과 젠더

1회 (4월) -기조발제: 전 지구적 개발담론으로서의 세계화와 여성의 삶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패러다임과 ‘녹색성장기본법’ 에 대한 고찰
          토론: ‘녹색성장’은 지속가능한가?
          발제: 김은경 (전 지속가능위원회 위원)
          ->이미 진행함.

 2회 (6.26 금) 경제를 다시 생각한다, 호혜성과 선물 경제를 통해 보는 대안 경제의 모습
          패러다임 바꾸기, 대안경제를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 
          발제: 홍기빈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조계사 앞 운하백지화 국민행동 천막농성장

 3회 (7.17 금) (6월) -지속가능한 발전과 젠더
        성장과 발전은 어떻게 다른가? 젠더적 관점에서 바라본 지속가능한 발전
        발제: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환경재단 레이철 카슨 룸

4회 (8월 21일) 소비주의와 생태주의 : ‘불온한’ 욕망 VS ‘즐거운’ 불편 / 자발적 가난
            생태사회로 가는 길에서 욕망의 의미
            기업의 욕망, 소비주의, 젠더
            발제: 박혜영 (인하대 영문과 교수)
            환경재단 레이철 카슨 룸


5회 (9월) 속도를 늦추는 삶, 슬로우 라이프로 꿈꾸는 ‘녹색 발전’ 
          개인적 삶의 실천에서 시작한 슬로우라이프 운동을 어떻게 제도화시킬 것인가?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 운동 + 슬로우라이프 운동과의 접점 찾기
          시간, 장소, 발제자 추후 공지

6회 (10월) 행복경제학, 녹색성장을 넘어 대안사회로 가는 길
          개인심리에 치중한 행복 증진 논의가 아니라, 대안사회를 제도적으로 만들기 위한
          실제적 방안 탐구
          시간, 장소, 발제자 추후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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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집에서 화요밥상!

 

집에서 거의 삼일에 한 번씩 가는 망원시장 바로 옆에 붙어있는 민중의 집 http://jinbohouse.net/index.html

처음 놀러갔다.

함께 저녁 밥상을 나누는 화요밥상, 토요저녁에 모여 뒹글면서 영화보기, 천원강좌, 기타 배우기, 

일본어, 중국어 배우기, 자투리 공방 등 호시탐탐 노릴 것들이 있음에도 이사온지 세 달이 다 되어가는 오늘에야 

룸메들과 놀러갔다 왔다. :-) 

 

  

<민중의 집 - 화요밥상 모습>

 

밥도 맛나고, 자투리 공방도 멋지고, 마포구 성산동 근처의 취미이자 특징인 '애 딸린 4인 가족' 구성원 (특히 마포두레생협 및 작은 나무라는 카페에 포진해있음 -_-;;) 도 거의 없는 분위기!! 

 

내친 김에 8월 1일부터 룸메들과 함께 '생활 밀착형 비혼 자력갱생 워크샵'을 진행하기로 했다.

천연비누, 화장품 만들기, 

재활용 종이만들기, 

약손 마사지와 쑥뜸 뜨기,

콩왁스와 밀납으로 초만들기,

숯 모빌과 솔방울 걸개 만들기  등등 

블로그에 How to 가 넘쳐나지만 정작 혼자하려니 귀찮기도 하고 관련된 도구도 없고 재료도 많이 사야 싸고

뭐 이런 것들을 토요일 오후에 모여 동네비혼들과 함께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조금 자력갱생과 멀게 느껴질 수도. 초와 숯 모빌은 없어도 어찌됐든 살아지는데 말이다.

그래서 35세 이하 무직 (두둥) 비혼여성이 '영세민 특별대우 연 2% 이율로 전세자금 2,000만원'을 대출받은 필살기와

그를 지도했던 마포구 진양부동산 측의 노하우, 그리고 가격별, 사연별 실전 개별상담 코너도 프로그램에 넣을까 하고 있다. 

 

비록 열화와 같은 수강생의 신청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상황이지만 (아직 홍보 전인 상태 -_-)

후속 프로그램도 민중의 집 화요밥상에서 이미 다 정해부렀다. 

<모아보았더니 재봉틀도 4개나 있겠다, 뭐가 무서우라, 옷 만들기> 라던가,

<퍼블릭 아트 고물상 http://cafe.naver.com/artrecycling.cafe 과 함께하는 아무 거나 모아지는대로 다 만들어불자> 라던가 

이런 프로그램이 예정에 있다. 

 

8월에 할 프로그램도 신나고, 아직까지 한 번도 못 가봤지만 동네에서 하는 재활용 벼룩 시장도 신난다. 

특히 '다정한 시장'에서 고물상 팀이 진행하는 자투리 나무들에 도장을 새길 수 있는 '행복을 파드려요'가 젤젤

하고 싶다.  요새 중학교 이학년 여학생처럼  다이어리에 나뭇잎, 알파벳 스템프 찍고 뭐시고 하는 취향에 빠져있다가

급기야 명함까지 스탬프로 제작하고 말았는데, 아흐, 좀만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걸. 

 

마포구에 사시는 분들은 놀러오세요. :-) 

팔월에 하는 워크샵에도 놀러오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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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나이트

 

Mother night

커트 보네거트 지음

 

<어느 일부일처주의자 카사노바의 회고록>이 왜 '반전소설'에  나오는지 쓴 커피를 맛난게 마시는 느낌으로

이해하게 되는 문장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블랙유머'라는 단어의 사전적 이해를 넘어 실용 사용법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 책은 실험에 대한 기록인 동시에 기록에 담긴 실험,

즉 한 남자와 여자가 성적으로 끊임없이 서로를 매혹시키는 자의식적인 실험이었다.

그리고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비록 이 세상에 만족스러운 것이 전혀 없을지라도

몸과 마음을 다해 서로에게 살아갈 충분한 이유가 되고자 한다는 것이었다."

p 174

 

"네 모습을 봐라! 맨손으로 악을 물리치려고 왔지만, 지금은 버스 옆구리에 치인 사람꼴로 비참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건 자업자득이다! 그리고 순수한 악을 물리치겠다고 전쟁을 일삼는 사람은 누구나 그런 꼴이 된다.

싸움을 벌일 이유는 많다.

하지만 적을 무조건 증오하고, 전지전능한 하느님도 자기와 함께 적을 증오한다고 상상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악이 어디 있는 줄 아는가?

그건 무조건 증오하고, 신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신과 함께 적을 증오하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 있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온갖 추악함에 이끌리는 것이다. 

남을 처형하고, 비방하고, 즐겁게 웃으면서 전쟁을 벌이는 것도 백치 같은 그런 마음 때문이다. "

p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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