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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31살,
결혼식에 불려나가고 결혼 안하냐고 채근당하고 결혼하는 친구들과 거리가 생기고.
비혼일지라도 결혼, 결혼에 연루되는 나이.
중국에서 공부하는 기묘가 친구 결혼식 때문에 잠깐 한국에 들어와서 하는 말이
"공무원 결혼이 젤 좋더라, 아주 둘 다 공무원인데 초 간단 식으로 빨랑 끝내더라고, 공무원 그거 하나 좋드라"
공무원과 초간단 결혼과의 상관성은 모르겠지만
친구 결혼식마저 초간단해서 좋을만큼 결혼식은 대개 지루하고 지겹다.
주발이는 웬만하면 돈으로 때우고 정말 축하해주고 싶은 친구의 결혼식만 간다,고도 했다.(난 돈이니, 시간이니?)
나는 무쟈게 사랑해도 결혼식 야외촬영을 고집하는 인간이라면 그 결혼 물리고 말만큼 신혼부부 거실벽에 붙은
결혼식 사진이 싫다. 그리고 결혼식은 그 결혼사진에 붙어서 기어다니는 똥파리 쯤으로 여긴다.
차라리 일본처럼 하객들 모두 엄청 멋내고 드레스 입고가면 조금이라도 룰루랄라 할 수 있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드레스 사려고 쇼핑구 다니면서 돈 쓸 생각을 하니 것도 손사래질 쳐진다.
또 어쩌고 저쩌고 남의 결혼식에 연루되는 일이 생겨서
투덜이 스머프가 되어 있었더니
"너라면 어떻게 결혼할건데?"라는 질문이 들어왔디.
"흠, 난 비혼으로 살건데" 가 답이지만 이러면 대안도 없이 무능한 꼴통페미 -_-로 오해받을까봐
만약 파트너와 함께 동거식이라도 한다면, 라고 바꿔 생각해봤다.
결혼식 야외촬영 할 에너지와 시간과 돈으로
같이 살 사람이랑 친구들과 스윙댄스를 배워서 야외에서 춤추고 맛난거 먹고 싶다.
(살사, 탱고는 나한테 너무 느끼혀)
그렇게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스윙 초보 '지터박'을 배우고 있다.
우리가 배우는 것이 지루박이냐고 물어보는 너에게
아냐, 지터박이야, 라고 했는데 인터넷 검색했더니 현장용어로는 '지루박'이 맞았다.
뭔들, 좋아, 우리는 지루박 차차차.
더 많이 배우거나 바에서 화려하게 춤추거나 간지가 안나도 좋아.
그냥 너랑 손잡고 좋아하는 노래 한 곡 따라서 스텝만 맞으면 돼.
유럽 여행이라도 같이 가게 되면
저녁식사 자리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커플이 밥 먹다가 일어나
가볍게 춤추고 다시 앉아서 차 마시는 곳 같은 데서 나도 너랑 가볍게 스윙 저터박 한 번.
너랑 같이 살든 못 살든, 고잉 온 하든 깨지든, 동거식을 하든 못 하든,
너와 함께 결혼식보다는 스윙댄스를 배우는 지금이 좋아.
스텝 스텝 라아~ 스텝, 결혼하는 커플에게 권하고 싶다.
난 전주영화제에 놀러나와 있다. 자랑질이다.
썬그라스를 연신 쓰고 다녀도 '간지'보다는 햇빛을 피하려는 진정성이 더 느껴질만큼 날씨도 뜨겁다. 에헤라디야~~
('간지'용이다, 실은)
금요일 휴가내고 노동절인 목요일부터 내리 놀고 있다. 에헤라디야~~자진방아를 돌려라.
느껴지는 바대로, 팔자 좋은 년이다.
특히 기혼녀들에게는 정말 팔자 좋은 년이다.
나와 같은 팀의 혜진은 휴가내고 전주 간다는 내 옆에서 징징대면서 말했다.
"나는 한참 농사 바쁠 때라서 시댁인 전라도 고흥까지 내려가서 일해야 하는데"
그 말을 도돌이표 했다.
뭔가 조금 억울하고, 휴일에 놀러다니는 비혼이 좀 부럽기도 하고, 고흥은 너무 멀고, 그래서 가기는 진절머리 나고,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의 체념도 약간 섞인 그런 표정이었다.
이봐, 나는 게이랑 위장결혼하지 않는 한,
받지도 못할 축의금을, 그리고 피같이 애지중지한 휴일을 털어서 니들 결혼식에
들러리를 서곤한다고, 이라는 말이 느자구없이 터져나올 뻔 했다.
게다가 대한민국의 낮은 출산율이라는 거국적인 문제를 가져오는 주범에
수유도 안 하고 애도 안 낳아서 유방암 걸릴 가능성이 더 많다는 기사에 두려워하고, 그런다고.
이렇게 국제영화제에 팔랑팔랑 놀러다니다보니 생명보험 하나 안 들었는디 말이쥐.
하지만 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나도 고흥 가기 싫은 한 기혼녀의 사정에 공감했으며
무엇보다도, '노처녀 히스테리'라고 생각될만한 일말의 흔적도 남기지 않고 싶었다.
혜진은 나보다 4살 어리다. 그리고 자알 결혼했다. 남편이 아파트도 샀다. (크헉, 이게 젤 부러)
거기다대고 비혼녀 운운하면 남들이 나를 인생의 루저, 찌찔이처럼 여길 것이고, 진짜 '노처녀'가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친구 한 명이 집에 놀러와
자기 친구 중 결혼도 잘하고, 남편도 잘 만나고, 재테크도 나름 성공하고, 아이들도 예쁘게 크고 있는데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친구 이야기를 하자,
'노처녀 히스테리'를 왕빵 부렸다.
그 이야기를 한 친구가 우울증에 걸린 결혼 잘 한 여자라도 된 듯 마구 삿대질까지 해 댔다.
오바, 했다. 열내다가 갑자가 정신을 차리고 족팔려서 뻘쭘했다.
"넌 애인이 있어도 어째 노처녀 히스테리가 걸리냐?"라고 내 친구가 수상스레 쳐다봤다.
"배째라, 난 '꼴통 페미'에 노처녀 왕 히스테리야" 라고 대꾸했다.
뭐 꼴리는 대로 대답했지만
나도 궁금했다.
나, 노처녀 히스테리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야?
내가 왜?
아파트 때문에??
믿을 건 차곡차곡 모아둔 돈 밖에 없는 비혼여자 주제에 골드미스는 커녕 실버미스도 감지덕지한
'친환경 스댕(steinless)' 미스라서???
나는 마치 부르조아를 타도하는 프로레타리아 독재의 투사가 된 것처럼
결혼해서 잘 먹고 잘 삼시롱 나름 생의 고통에 시달리고 자신의 자유가 메말라가고 있다고 비통해하는
모든 기혼녀들이 미웠다.
미워요, 미워. 것도 왕창으로다.
내가 남편이 사준 아파트와 가져다주는 월급을 포기하고 '도시 빈민' 비혼녀가 되는 삶을 선택했듯이
국제 영화제를 싸돌아다니고 인생에 대해서 심오하게 번민하는 이 거시기까지 차지하려 드는 것은,
너무 거시기했다.
하다못해 비혼인 나에게 기혼녀의 처지를 불평하는 것은 그렇다.
인생에는 싸가지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억하심정까지 들었다.
요는 내가 남편이 없고 집도 없고 월급도 곱하기 1배이고 암이 걸리면 돌봐줄 인간과 돈도 없이
죽어야만 팔자라고, 불평하지 않듯이
적어도 기혼녀들은 내가 누리는 자유에 대해서 그렇게 팔자 좋겠다는 눈빛을 보내서는 안되는 거다.
그런데 어제 여기 전주에서 '불편한 관계'라는 영화를 보았다.
영화는 다큐먼터리처럼 아이 둘을 가진 부부의 일상을 소소하게, 일상의 속도로 그려냈다.
베티 프리단이 1963년, '여성의 신비'라는 책에서 중산층 전업주부의 삶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라고 드러냈다면
이 영화는 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1980년대 헝가리 부부의 표정과 삶으로 그려냈다.
이 흑백영화 속의 삶을 보고 있자니, 고통스럽고 마음이 부딪껴서
밖에 나가 초여름 바람에 부유하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홀짝, 마시고 싶었다.
그래도 나는 알게 되었다.
미국이건, 헝가리건, 1960년대건, 1980년대건,
그리고 여기 2008년의 한국이건,
전업주부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지'를.
결혼해 본적이 없지만
그들의 빈 곳과 불만과 허전함도 비혼녀의 그것과 형태가 다를 뿐임을.
기혼녀를 절절이 미워하면서 여기 내려와서 처음 본 영화가 그랬다.
남의 고통에 몰인정해지지 않기,
내 스스로 '친환경 스댕' 미스의 삶을 살갑게 껴 안기.
그리고 기혼녀를 내 불안의 희생양으로 삼지 않기,
결국 불안은 영혼을 잠식하고 기혼녀를 적으로 만든다.
나는 전주에서 철이 조금 더 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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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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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날아가 버리는 군요!.............
과연 "금자!" 입니다.
금자란 아들의 귀함에 의함이 아니라 모두를 편안하게 부를수 있는 "금자!"
그래서 금자와 다꽝을 생각해 보았지요
다꽝이 귀한 반찬입니까?
서민적이며 보편적입니다.보편이란 다꽝이 되기 위함의 그 역사의 시간적 어려움이 얼마나 있었겠습니까?
금자란 공기와 물처럼 아 주 소중하지만 그것을 보편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면 계급사회의 금자가 될수 있지요
금자! 다꽝요리 우습게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2댄스는 손을 내미는 상대가 있어 가까워지는 행복감이 있지만
탈춤(脫춤)은 벗어나는 이해함이 있거든요
(그의 꽃다발이 시드는 6월,행복하기 바랍니다!)
"나는 나의 길을 가련다" 그리고 한사람을 찾아서....
-만인이 무어라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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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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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괜찮아요? 아아 이런 것도 하는 구나 ㅎㅎ나도 결혼식 가는 거 너무 싫어서 꼭 가야하는 결혼식 생기면 병 날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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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ㅅㅇ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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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저도 지금 지터벅 배우고 있는데, 혹시 ㅅㅇㅅㅅㅌㅈ15기세요?ㅎ스텝스텝 락스텝~ 너무 재밌죠ㅋㅋ
ㅅㅇㅅㅅㅌㅈ중에도 진보 불로거가 있었네요. 반가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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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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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레이 누군지 알아용!진보 블로거를 만나다니~~ 역쉬 우리가 가는 곳은 거기서 거기로구나, 아항
암튼 넘 넘 반갑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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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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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님/ 글이 날아가 버려서 아쉽!아래 다꽝요리 내용은 음식 다꽝을 말한 것이 아니라 '다~~꽝이다'의 뜻이었어용 :-)샤럽/ 몸은 괜찮고 이런 것도 하고 채식요리모임도 하고, 그런 것이죵,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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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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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좋아요. 배워서 뽀다구 나는 춤도 좋고 그냥 틀어놓고 흔들리는 춤도 좋고 미친듯이 뿜어나는 춤도 좋고.전에는 파트너와 하는 춤이 싫어서 배우다 말았는데, 요즘은 상대와 교류하며 추는 춤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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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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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의 드리블링을 꿈꾸었다 하더라도
스윙댄스의 발움직엔 자신이 없군요
서쪽의 발움직임과 동쪽의 몸 움직임은 다른것 같습니다.
"그래도 스윙댄스 괜찮지 않을까?"
어휴~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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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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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 살사랑 탱고도 되게 재밌어요. 특히 탱고 -ㅅ-);; 홤 배워보삼!부가 정보
김김도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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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자 여기서 보네 .. ㅎㅎ 반가워 *^^*부가 정보
기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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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 가입했삼~ 여기저기 블로그네 홈피네 가입만 해놓은게 많은데, 과연 어떤걸 건질수 있을지는 미지수;;;가끔 눈팅하겠삼~부가 정보
기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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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공지영그책봤어요. 쬐금슬퍼서 눈물이 쪼르륵 났어. 다꽝, 오쿠다히데오의 "걸"봤어요? 그냥 여기서 자기 글 읽다보니, 읽어보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서.부가 정보
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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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 오쿠다히데오 걸 안 읽어봤은디 즐겁게 읽어볼껭:-)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