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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01
    4대강 죽이기 사업 반대 범국민대회(6.27)
    금자
  2. 2009/06/30
    농성장, 밤샘, 민주주의(5)
    금자

4대강 죽이기 사업 반대 범국민대회(6.27)

올 들어 가장 더운 날이었다고 한다.

그런 일기예보에는 그다지 감응도 없을 법 한데

그 날 시청 광장에서 "하늘도 무심하셔요, 잉" 이라고 투정을 부릴 뻔 했다. 

미쳤다 하고 투정을 부렸었도 다 이해해줄만한 날이었다.  

아침부터 뙤약볕이었다.

찜찔방 숯가마 고온 수정방에 앉아있다가 사우나 열기에 읽던 만화책의 제본 접착본드가 떨어져 나갔던 적을 제외하고는

이렇게 덥고 이렇게 땀을 많이 흘린 적도 드물었다.

 

우산도 다 소용없었다.

   * '4대강 삽질은 싫어' 우산으로 햇빛을 가리고 있다.    

 * 'MB는 뻥쟁이 우산'이 시청 풀밭 위에 놓여있다. 운하는 포기하고 4대강 살리기에만 주력하겠다는 말도 뻥... 일까요??

    그럴리가. 새까맣게 몰려온 전경 아저씨들을 보세요. -_- 

 

 * 집회 인원들보다 많은 전경들과 닭장차가 시청광장을 둘러 싸고 있었다. 뻥이 아니다.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은 보드 (메세지를 적어서 붙이는 판이어서 말 그대로 백지였다)도 못 가지고 들어오게 해서

   전경들과 지치도록 싸웠다. 그러다가 활동가들이 연행되기도 하고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여성환경연대 활동가가 나르던 보드가 전경들에게 걸렸지만, 무섭고 당황스러워서 우리는 뒤에서 분을 삵혔다.

   (덕분에 안 맞았고 무사히 글을 쓰고 있다)  

   으, 우리 세금으로 월급받는 것인데 말이야. 대통령만 지켜주고. 다 혼날라고 -_-

 * 전경도 전경이지만 '불법시위'라고 시청광장을 내주지 않아 아침 7시부터 '시청광장 붙박이'의 빛나는 임무를 띄고 햇빛을 견디고 있다. 햇빛을 피하는 방법_1. 어린 딸의 부채질을 즐긴다. 2. 박스를 뒤집어 쓰고 디비 잔다. 3. 특별제작한 사대강 가리개를 쓰고 독서를 한다. 4. 시청 앞 분수놀이를 즐긴다. 한번씩 불쌍한 전경들에게 물살을 튀겨준다. 

 

  

  

* 그런가하면 불쌍 버전도 있고 단체 플랑카드를 덮고 자는 베짱 버전도 있다.

   참가자_여성환경연대 활동가 2인

 

    * 나름 그냥 자기만은 뭐하고 범국민대회 시작 전 4시까지 딱히 할일도 없어 (너무 더워 책을 읽을 수 없었다)

       'NO! 4대강 삽질' 마스크를 나란히 눕혀두고 잠을 청했다. 

       집회에서는 마스크도 쓰고 있었는데 마스크 쓰기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사진 찍는 것을 잊었다.

       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쉬어요. 

       

  

 

   * 행사 참여 및 발언하신 분들 (운하백지화 국민행동 블로그에서 퍼 왔어요.)

    여성환경연대 이야기에 주목해주세요. 사무처장 보은 샘이 '바위처럼'을 부르시고 활동가와 회원들이 급조한 무한반복

    동작을 뻣뻣하게 추었습니다. . -_-

 

   * 오후 4시부터 2시간 동안 운하백지화국민행동 김종남, 최승국 공동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국민행동 조명래 공동대표의 발언을 시작으로, 민주당 추미애 의원, 민노당 강기갑 대표,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의 발언이 있었다. 문화행사가 취소된 아쉬움은 급하게나마 조직된(사실은 준비된) 여성환경연대의 즐거운 율동과 노래로 달랠 수 있었습니다. 

홍일선 시인의 ‘강 께서 자기도 꿈이 있다고 했다’라는 절절한 시가 군중의 마음을 울렸고, 이어서 민노총 김경자 부위원장, 진보연대 이강실 대표, 여성민우회 권미혁 대표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강을 걱정하는 김현지양의 발언과 함께 4대강 유역인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에서 올라온 시민들의 4대강 사업 규탄과 성토의 시간 후,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회장의 선언문 낭독으로 행사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 박스 피켓을 들고 시청 광장 주변을 돌던 친구. :-)

 

* 보수단체가 군복을 입고 시청 광장에서 행사를 할 때는 우호적이었던 서울시에서 범국민대회를 진행한 운화백지화 국민행동 쪽에 범칙금을 내린다고 합니다. 아니 이럴 수가! 서울시에 항의해 주세요.

민주주의 사회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것도 아니고 시민의 의견을 말하는 집회를 허가받고 해야 하나요?. 국민행동 쪽에서는 서울시 쪽에 사전신청을 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습니다. 이유도 없이 말이죠.  

 

* 이 모든 상황에 울화통이 터지거나 4대강 죽이기 사업이 뭘까하고 관심이 생긴다면

  운화백지화 국민행동 블로그 http://blog.daum.net/nocanal 나  조계사 천막농성장에 들려 주세요. :-)

 

  여성환경연대는 운하백지화 국민행동과 함께 하며, 7월 5일 (일) 아침 10시부터 다음 날 10시까지 농성장을 지킵니다.

  그 날 오후 2시 30분 부터는 <대한 늬우스 반대 플래시몹>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회원 여러분들께서 함께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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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 밤샘, 민주주의

조계사 앞에 세워진 '운하백지화 국민행동' 농성장 천막에 앉아 차소리를 부릉부릉 들으면서,

옆에 있는 생태지평 활동가들이 보는 '선덕여왕'의 소리를 들으면서, 거리에 드문드문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불질을 하고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 훈련을 혹독하게 하고 있다. -_- 

 

천막 22일째라는 농성장을 '운하백지화 국민행동'에 참여하는 환경단체들이 돌아가면서 지키고 있는데

단체도 몇 개 안되고, 활동가 다들 무슨 프로젝트네 뭐네 하는 실무도 그대로고, 농성장에서 자도

다음날 사무실에 나가 일해야 하니까, 농성장에 누가 나와서 잠을 자는가는 

한마디로 뜨거운 감자요, 계륵이요,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이다. 

비정하게 돈으로 치자면 내 기준으로는 한 20만원 쯤 주면 할까말까한 아르바이트인 셈이다.

 

<천막 농성장, 오늘로 22일째>

 

 

더군다나 지난 주 금요일에 내가 일하는 단체가 당번이었고 그 다음날인 토요일에는 범국민대회가 있어

새벽부터 저녁 6시까지  땡볕 아래에서 시청광장에 붙박이로 있어야 했기에 오늘 당번은 참으로 거시기했던 것이다. 

 

이러고 자시고 간에, 나는 조계사에 오는 길바닥에서 같이 일하는 활동가와 엄청 싸웠다. 

좀 얌체 같아서, "아니, 금요일도 농성장에서 안 자고 토요일도 아예 못 나오면 어쩌겠다는 거냐"

라고 강짜를 부렸다가, 왕 크게 싸웠다.  

어린 아이를 돌봐야 하는 사람,  시부모와 함께 살아서 시간제약이 있는 사람, 몸이 안 좋은 사람, 집에 문제가 있어 

일찍 가봐야 하는 사람 등을 빼고 나면 남는 사람은 몇 명 안 된다. 그리고 그 남는 사람들이 농성장의 밤을 지켜야 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한 번도 자지 않은 반면, 어떤 사람은 몇 번을 잔다. 

 

사람은 다양하고, 사정도 다양하고, 각 개인마다의 일정도 다 중요하고, 

그것을 서로 이해하고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이 다양성의 밑감이라는 것,

그래서 소수자 할당제도 하고 산술적인 평등이 아니라 사정을 고려한 형평성이 중요하다는 것,

그런 것을 알지만 말이다. 

동성애자나 장애인 이슈 등 현재 내 일상과 뭔가 관련을 맺고 있지 않으

추상적으로 외쳐야 하는 다양성은 쌍수들어 환영하지만 말이다.

 

내가 뭔가 손해를 봐야하는 다양성은 너무 힘들다. 

사회적 양육, 돌봄 노동을 그리 많이 읽었지만 어쩔 때는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이다. 

 

내가 싸운 활동가는 아이가 없는 사람이었다. 

개인 사정으로 금, 토요일을 못 나온다고 했는데 사실 그게 얌체처럼 느껴졌다. 화가 났다.

나도 개인 사정은 많다, 는 말이 목구멍을 치려고 했다.

그래서 어디까지가 우리가 고려할 수 있는 다양성이고, 어디까지가 '20만원 알바'라도 할까말까 고민이 드는 일을 감내해야 하는 다양성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4대강 죽이기 막는 활동은  '지더라도 해야만 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여기 와서 자원활동할 수도 있는 거지만, 지금 그 차원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니깐.)  

그 사람에게도 개인 사정은 참으로 절박했을 것이다. 

그 날만은 아이 키우는 사람들이 배려받는 것만큼 배려받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래서 빠진 공백을 누군가가 메워야 하고 그게 내 몫이 되었을 때에는 다양성이고 뭐고 자시고 간에 

길바닥에서 소리쳐서 싸울만한 일이 되어 버렸다. 

 

'이명박이가 민주주의를 다 말아먹었다'고 그 사람 욕을 밤이고 낮이고 간에 들입다 했는데

오늘 농성장에 앉아 민주주의, 나도 말아먹었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싱숭생숭.  

   

 

<농성장 물품 준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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