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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많이 뻔하거나 상식적으로 조금만 머리를 굴려 생각하면
웬만한 사람들이 알 수 있는 결과들을 학문적으로 세심하게 풀어내서
이론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사회과학의 일이지만,
그래도 그걸 위해서 깨알같은 각주를 달고
참고문헌이랑 인덱스다는데 조교들 노동력을 이용하고
그 많은 나무들 깍아서 종이책으로 펴내고…
하는 걸 생각하면, 완전 회의 만빵이다.
싸가지 없게 말하자면
난 그렇게 먹고 살고 싶지는 않다는 거야.
이건 파블로 네루다가
‘무엇을 쓰기보다는 무엇 하나라고 제 손으로 만들고 싶다’ 라면서
목수가 되고 싶어했다는 것과는 질이 다르다. 나도 안다고. -_-
싸가지 겁나 없게 나가기로 했다, 오늘 블로그 긁적긁적에 말이쥐.
대학원에 들어와 그 등록금을 내고 '여봐라' 할 수 있게 배운 것은,
영어로 책 읽기랑 아메리칸 앤스로폴로지 같은 외국 학술지에서
자료찾는 것이다.
아주 자랑스럽게도 마음 먹고 책 잡기 시작하면 삼 사일 안에 웬만한
영어 책은 읽고 발제문도 쓴다 -_-
학위 없이 대학원을 그만 둔다고 해도
하루에 영어 책 한 페이지를 죽을 똥 싸는듯한 심정으로 읽었던 내게
참으로 여봐라, 란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캐나다에 와서 중고 영어 책들, 대개 사회과학, 그 중에서도
인류학 관련 전공 도서들을 샀다.
이 책들을 읽는 내내 얼마나 한국 책들이 읽고 싶어서 환장했는지 모른다.
특히 나는 동남아시아와 관련된 책들을 읽고 있는데
아아, 아니올시다.
어거지로 한장한장 읽어내려가면서 짬짬이 푸드 채널도 보고
홈 인테리어 채널도 본다.
마치 주발이가 김기덕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하루에 17분씩 할당해
의무량을 채운 뒤에야 다른 디브이디를 본 것처럼,
나도 그런 식이다.
‘서구’ 학자들의 해 놓은 연구들을 보면 그닥 새로울 것도 없는 아시아적 상황
(급속한 근대화에 눈이 멀고 모든 생활 양식이 근대화를 향해서 마구잡이로 달려드는)을 그 긴 참고문헌들을 가지고 아주 세련되게 풀어논다는 것이다.
저번에 읽은 Intimacy Economy of Bangkok 도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데 별반 많이 잘못 한 것도 없이 (제국주의적이라거나 이런 아주 무선 놈들)
나는 많이 지치고,지겹고, 하품나고, 오늘분 2챕터만!!! 이라는 심정에 들끊는다.
모르겠다, 왜 공부하는지.
인류학자들처럼 매력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재미없는 글을 쓰는지 모르겠다는 그 누구의 말처럼
이것들, 참 매력없다.
조금 많이 뻔하거나 상식적으로 조금만 머리를 굴려 생각하면
웬만한 사람들이 알 수 있는 결과들을 학문적으로 세심하게 풀어내서
이론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사회과학의 일이지만,
그래도 그걸 위해서 깨알같은 각주를 달고
참고문헌이랑 인덱스다는데 조교들 노동력을 이용하고
그 많은 나무들 깍아서 종이책으로 펴내고…
하는 걸 생각하면, 완전 회의 만빵이다.
싸가지 없게 말하자면
난 그렇게 먹고 살고 싶지는 않다는 거야.
이건 파블로 네루다가
‘무엇을 쓰기보다는 무엇 하나라고 제 손으로 만들고 싶다’ 라면서
목수가 되고 싶어했다는 것과는 질이 다르다. 나도 안다고. -_-
하지만 나도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뻔한 이야기 주저리주저리 하느니
치공기술이나 목공예, 가구 디자인, 도공, 요리, 리코더 불기 같은 것을 배워서
무엇인가 소박하게나마 손으로 만들고,
시위에 가서 리코더도 불고
사람들 불러서 맛난 것도 해 먹고
주변 사람들이 그걸 가지고 좋아라하는 것을 느끼고
그걸 가지고 관계를 만들고 또 사람들에게 잘해주고,
마구마구 잡지 '좋은 생각'류의 그런 생각들...
필드워크는 너무 작위적으로 보이고
-현지조사지에 가서 1년 살고 그걸로 이빨 까서 박사 학위 받고,
그러고 어쩌라고?
그래서 나는 점점 공부에 흥미를 잃고
그러고 있다.
사람들은 "석사 마치면 박사, 지금 석사할 나이도 아니고
박사할 나이구먼"의 눈빛인데
몰라, 몰라. -_-
양키 데리고 산책 나가서 꽃향기나 맡을래, 킁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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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Sc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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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뜬금없이..헌책방 주로 어디 가세요? 괜찮은 헌책방 아시면 추천해주시압. 메일로 주셔도 좋고.. 저도 제가 자주 들리는 몇몇 헌책방들 가르쳐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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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dsk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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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맞닥뜨리면 뭐든 지긋지긋해지는 것 같아..석순을 만들고, 영화를 만들고, 뉴욕엘 오고 하면서 매번 깨닫지만...cine21에서 어떤 영화감독이 한 얘긴데(정확히는 생각이 안나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려면 그 일의 가장 엿같은 부분을 참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었지.. 새로운 갈림길 앞에 선 친구의 선택을 존중하지만, 또 하나의 excuse를 찾는건 아닌가 걱정도 좀 된다.. 그냥 내가 하고싶은 말은 대학원은 어떻게든 졸업하는게 좋을 것 같다는.....^^;;부가 정보
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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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던 감독인지 몰라두 무지 찔리는 소리를 하셨네. 우린 그 참을성이 치명적으로 부족해.ㅜㅜ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