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이 제목으로 글을 썼다.
입으로만 거창하게 외치는, 사실은 허무와 비관에 차 자기 위안을 위해 말하는 그런게 아니라
실제 내 안과 밖에서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작은 진짜 혁명.
어슐러 르귄의 단편 소설 제목도 있고, "Revolution OS" 라는 다큐 제목도 있지만 그 전부터
정말 컴퓨터의 운영체제를 바꾸는 것은 혁명에 비할만 하다 여겼다. 홍보를 위해 글을 하나쓰며 풀어봤지만, 실제로 난 소프트웨어를 망치와 같은 도구로 보지 않는다. 그건 컴퓨터로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컴퓨터 하드웨어에게 전달하고 돌려 받는 방식의 총체. 가상세계를 해석하고 구성하는, 사회의 질서, 관습, 구조물에 비할 수 있다. 우리의 의식에 큰 영향을 미치는.
리눅스 설치 축제가 내일이다. "혁명의 OS"를 한 사람이라도 더 썼으면 하고, 리눅스에 관심이 있지만 어떻게 할지 막막하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엘리뜨의 지도가 아닌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끼리 돕고, 지속적인 관계를 만들어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뭐 이렇게 거창하게 말하지만 사실 Revolution OS 영화를 보고 우와~ 바로 저거야. 나도 저렇게 해봐야지 하고 마음만 먹고 있다가 이제야 몇 사람들의 호응을 얻어 (어찌 보면 등떠밀리듯) 대책없이 해보겠노라고 했다. 자기 만족과 사랑받고픈 마음이다. 그런 마음에 들떠 세밀히 준비를 못하다 어제야 꼼꼼히 체크를 해보니 준비할게 의외로 많다. 장소 확인하고, 기자재 준비하고, 여러 리눅스 배포본 CD굽고, 각각 시범 설치해보고, 설치 후 사용할 응용프로그램들 수집하고... 처음 기획보다 욕심도 더 생긴다.이런거 하면 재밌지 않을까? 근데 오늘 하루 다른 거 하기도 바쁜데 준비할 수 있을까? KLDP에 올렸더니 왜 이리 늦게 올렸나고, 관심들 가져 준다.
내일 얼마나 사람이 올까? PC를 들고 올 사람이 있을까? 온다면 대부분 노트북을 들고 오거나 호기심만 가져올 것도 같다. 어떤 사람들이 올까? 활동가들이 좀 올까? 맨 처음에는 활동가들 몇 명 모아놓고 하자는 거였다. 하지만 추진하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이 관심을 드러낸다. 그 사람들이 다 와서 미디액트가 미어터졌으면 좋겠다. 제대로 프로그램이 진행이 안되도, 아직 자유소프트웨어가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고,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려는 사람들, 그걸 아직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자리만 되도 좋겠다. 하지만 또 마음 한구석엔, 사람들이 별로 안와 썰렁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도 있다.
내일 취재를 하고 싶다는 전화가 조금 전에 걸려왔다. 재밌고 활기찬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 내가 상상하고 기대하는 그 느낌을 정말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도 전달됐으면 좋겠다. 사유와 배제가 자연스러운 것마냥 사람들을 잠식해가는 요즘, 역시 함께 나눔이 아름답고 힘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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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인 한국의 활동가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자유 소프트웨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공유 문화를 확산하는데 앞장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와 줬으면 한다.
평화난장과 겹치는게 참 아쉽긴 하지만, 끝나고 많이 와주삼. Revolution OS 영화도 보고, 이런저런 얘기를 함께 할 수 있는 자리가 되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