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기 위한 게임들 2 - Ayiti: The cost of life

사회운동

이걸 쓰면서 g4c 사이트(http://gamesforchange.org)를 찾아갔더니 지금 한국에서 게임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나봅니다. KSF 2009 행사가 오늘까지더군요. 요즘 세상 돌아가는 걸 모르다보니 뒤늦게 알았네요. 뭐 사실 그닥 아쉽지 않다는... 몰랐는데 이런 게임을 "기능성 게임"이라고 하대요. 영 맘에 안드는 이름입니다. 하여간 이런 게임에 어떤 컨텐츠를 담느냐가 관건일 겁니다. 거대한, 국제적인 문제만 말고(대자본들 생색내는 경향도 있는 듯), 우리 주변의 작은 문제들도 진보적인 감성을 담아 많은 게임들을 만들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각생도 직접 만들어 보고 싶긴 한데 그림이 약해서.. -_- 혹시 관심 있는 분들 있으면 같이 해볼 수 있겠죠. 쨌든.

 

두번째 게임은 Ayiti: The cost of life 입니다. 하이티의 한 지방에서 다섯 식구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투쟁이에요.  G4C 사이트(http://gamesforchange.org) 에서는 인권, 빈곤, Youth-produced 채널에 분류되어 있습니다. 그곳에서 play game 을 클릭하면 게임의 홈페이지 http://costoflife.ning.com/ 로 이동합니다. 영어로 된 홈페이지이므로 역시 지각생은 pass... -_- 그래도 소개는 하고 싶고, 글은 쓰고 싶을 뿐이고!

 

홈페이지의 Play! 메뉴를 들어가면 게임이 시작됩니다. 로딩 시간이 좀 걸립니다.

 

게임은 4년, 16번의 계절 동안 진행됩니다. 매 계절이 한 턴이 되어, 한 계절을 살아나갈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다섯 식구는 각각 건강, 행복, 교육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와 바를 갖고 있어 시간이 흘러가며 점차 바뀌게 됩니다. 게임의 목표는 부모가 죽지 않게 하면서(-_-) 행복 혹은 교육도 등 플레이어가 선택한 방향을 높여가는 것입니다.

 

네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면 아래 PICK A STRATEGY 버튼이 PLAY 로 바뀝니다. 클릭하면 그 목표대로 게임을 진행합니다.

 

첫번째 계절은 우기(Rainy Season)로군요. 아마 농사도 잘되고 풍요로운 시기겠죠?

그림을 보면 현재 이 가족이 갖고 있는 돈은 300 Goud 로군요. (왼쪽 위). 그 아래 Living condition은 한 계절의 대략적인 지출 수준을 정합니다. 허리띠를 좀 더 바짝 졸라맬 수도 있는데, 나중엔 아마 무조건 그렇게 될 겁니다. 화면 오른쪽에 주인공 다섯 식구가 집에 있습니다. 이제 각자를 한 계절동안 뭘 하게 할지 정합니다.

 

각 캐릭터를 클릭하고, 이동할 장소를 선택하면 그리로 이동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제시됩니다. 장소는 처음엔 학교, 병원, 가족 농장, 일터, 집이 있습니다. 아버지 Jean(맨 오른쪽)을 클릭하고 가족 농장 (바로 옆, 화면 중앙)을 클릭하면 Jean 이 그리로 이동하고, 무엇을 할지 묻습니다.

Work the Family Farm 을 클릭하면 농장에서 일을 시작합니다. 한 시즌에 84 GOUD 정도를 벌 수 있군요. 수입이 높은 편은 아닙니다. 참고로 초기엔 아주 건강하군요. (Health : 9, Happiness: 7)

이런 식으로 다른 식구들도 계절 동안 할 것을 지정합니다. 저는 Marie 를 일터에 보내 Market Woman 일을 시키고 (수입이 농장보다 낫습니다. 252 GOUD) 아이들 셋은 모두 학교에 보냈습니다.돈이 부족하니 기독교, 카톨릭 학교 아닌 값싼 학교를 보냈습니다. (자유분방하게 놀게 하고 싶지만 ㅜㅜ 교육을 시켜야 돈이 더 잘벌리는 일을 할 수 있어요) 아 일터에는 NGO에서 자원활동하는 것도 있습니다. 빡빡한 살림이지만 그래야 마을회관도 짓고 여러모로 전체적으로 도움되는 일을 합니다.

 

"START SEASON"을 누르면 시간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이제 시간이 흐르며, 상황이 변해갑니다. 지출은 꾸준히 일어나고, 일과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Health 가 조금씩 깎입니다. 일만 시키는 경우는 행복지수도 대체로 떨어지죠. 일과 공부를 더 빡세게 시킬지 쉬엄쉬엄하게 할지 선택은 당신 몫입니다.

 

이제 한 계절이 지나고 이런 저런 일이 생깁니다.

Yves 는 아직 행복하군요. 아직.. -_-

 

계절이 다 가고 수입이 들어오기 전인데 돈은 벌써 바닥이 났군요. 돈이 떨어지면 물품과 음식을 사 올 수 없기에, 이제부터 Health 와 Happiness 는 마구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역시 허리띠를 좀 더 졸라매는 지출을 선택할 것을 그랬습니다.

 

아... 어려워지네요. 돈이 떨어지니 더 이상 Jacquline 이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되네요. 옛날 생각이 납니다 (응?ㅜㅜ)

어쨌든 이런 저런 일이 일어나면서 한 계절을 마치게 됩니다.

 

두번째 계절로 넘어가면서 저도 더 이상 현실을 외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이들 중 한명만 학교에 보내고 ㅜㅜ, 어머니와 아버지를 모두 일터로 보내 돈을 벌게 합니다. 학교에 안 가는 아이들은 NGO에서 자원활동을 시킵니다. 지출은 Poor living 으로 한 단계 낮춥니다.

다행히 여름은 돈 벌이가 잘됬군요.

그나마 여름은 경제가 흑자로 돌아왔습니다. 저 뒤쪽에 손들고 기뻐하는 식구들 모습이 언뜻 보이네요. 저도 기분이 좋아 다음 계절은 다시 허리띠를 좀 풉니다. 아이들을 다 학교에 보내고, Jean은 농장으로 복귀. Living Condition 은 그대로 뒀습니다. 하지만 그 느슨함의 결과는 다음 계절 hurricane season, 그리고 그 다음 계절 dry season 에 호되게 돌려받게 됩니다.

 

여름, dry season 을 가면서도 가족들의 건강은 계속 나빠지고 있었고, 수입은 다시 줄어듭니다. 건강이 나빠도 수입이 없으니 식구들은 번갈아 일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결국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돈이 없어 병원도 갈 수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몸이 약해질수록 이런 저런 병도 자주 걸립니다. 아... 악착같이 일해야 겨우 현상 유지 되는 집이 식구들이 일할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행복지수도 떨어지고요, 교육지수도 높일 수 없습니다. 정말 진퇴양난이군요. 여기서 마음 아픈 지각생은 게임을 다시 접고 맙니다. 이번에도 지각생은 2년을 넘기지 못했습니다.ㅜㅜ

(위 그림을 잘 보시면 다섯 식구들이 다 울고 있습니다 ㅜㅜ)

 

제가 잘 못한 것도 있겠지만 게임의 난이도는 상당합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버텨가는 것 같아도 한번 가족들의 건강이 무너지면 속수무책이군요. 이거 쓰고 다시 한번해서 3년까지 갈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겠어요.

 

뭐랄까.. 아무리 가족 단위에서, 개인들이 노력해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고, 점점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걸까요? 이 게임의 다른 결말을 다 보지 못했기에 여기선 뭐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여튼 흥겨운 배경 음악 속에서 가족들이 점점 골골해져가는 모습을 보니 맘이 아프군요. 맘이 아프긴 해도 게임은 꽤 재밌습니다(역시 "즐겁다"는 말이 아니고요) 이번 시도에서는 NGO 자원활동을 아주 많이 시켜봐야겠습니다. 마을 회관 생기고 도서관 생기고 그리고 어케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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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7 13:24 2009/09/2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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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act 2009/09/27 18:33 URL EDIT REPLY
와! 흥미로운 게임이에요! 돈벌기 전략으로 함 해봤는데 2년이 되기 전에 어린아이들부터 운명하게되네요; 주제, 시나리오, 장치의 이가 잘 물려나가는 듯. NGO 자원활동이 출구가 되는걸까요? 정말 결과는 어떻게 될까... 흥미로운 소개 감사ㅎ 아참, http://gamesforchanges.org/ 는 왠지 연결이 안되네요;
지각생 | 2009/09/27 23:32 URL EDIT
아 링크 수정할께요. 맨뒤에 s가 하나 더 들어갔네요. 다시 한 번 더 해봤는데 그래도 별로 나을게 없다는 ㅜㅜ
적린 2009/09/27 19:52 URL EDIT REPLY
힝... 이런 걸 올려주면 어쩌란 말이냣!
지각생 | 2009/09/27 23:31 URL EDIT
하란 말이지 ㅋ
foract 2009/09/28 00:30 URL EDIT REPLY
아 감사합니다. 경기도 관련 행사까지 잘 보았어요. 생활의 비용 게임은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도 지원을 받은 것 같고, (그것에 대한 토론 여부를 떠나) 나름의 제작/지원/유통 구조가 갖춰진 것 같은데 좀더 구체적으로 공부하고 싶네요. G4C, 게임계의 인디레이블, 아직 얼핏만 보았지만 (그래서 그럴수도 있지만;) 참 매력적이네요. 감사ㅎ
지각생 | 2009/09/28 11:36 URL EDIT
공부하고 저도 갈켜주심 고맙겠삼 :)
아하 2009/09/28 01:35 URL EDIT REPLY
이 게임 너무 슬퍼요... 특히 아파서 병원보냈는데, 돈없어서 되돌아올때....
지각생 | 2009/09/28 11:38 URL EDIT
집에서 계속 쉬게 했는데도 "poor living" 탓인지 건강이 회복되지 않다가 콜레라로 죽기도 한다는..
비밀방문자 2009/10/12 01:31 URL EDIT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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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생 | 2009/10/13 11:07 URL EDIT
fosswithyou (at) gmail.com 입니다 :)
비밀방문자 2009/10/14 03:14 URL EDIT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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