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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될까요?"
라디오 상담코너에 흔히 소개되는 사연중 하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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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면 새로운 환경 속에 내던져진다는 걸 핑계삼아
꽤 오랜 시간 연락이 되지 않던 옛 연인에게 연락을 했다.
사실 별로 할 얘긴 없고 얼굴이나마 잠깐 볼까 했는데,
그 친구의 뜻대로, 보지 않기로 했다.
헤어진 이후에도 '친구'라는 이름으로 몇 번 만나곤 했는데
그때마다 그의 현재 애인과 마찰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연락을 먼저 끊었단다.
지금도 굳이 만나고 싶진 않다고 한다.
친구의 결정은 전혀 섭섭하지 않다.
물론, 하나의 관계가,
이제는 정말,
과거로 자리잡았다는 생각에 잠깐 슬프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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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사랑 혹은 연애에서 발생하는 것.
질투심, 소유욕, 혹은 사람을 독점하고픈 욕구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예전 기억을 떠올려 보면
나도 질투심을 느껴보기도 했고,
상대가 나와 사실상 '구애 경쟁관계'에 있는 이성을 만나는 걸 탐탁치 않게 여기기도 했다.
이런 것들은 사람이라면, 즉 너무너무 좋아한다면 감정적으로 당연한 것일까?
아니면 가부장적인 일부일처제 사회가 만들어 낸 이데올로기에 젖어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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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아내가 결혼했다"를 보면서 내가 주목한 것은(나중에 다른 블로거들의 감상을 보면서 흥미로웠다)
배타적, 독점적 연애(그리고 결혼)에 대한 반성이었다.
현재의 결혼제도-일부일처제-가 가부장적 사회와 자본주의를 유지하고 재생산하는 기제라고 본다면,
연애 역시 사실 결혼제도의 연장 선상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닌지 하고 고민했다.
배타성과 독점적 소유욕이 다양한 문제를 불러오고 심대한 감정낭비를 불러오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봤다.
그래서 내가 지금 머리로 내리고 있는 결론은
이른바 자유연애 더구체화하자면 비독점적 다자연애(?)에 대한 지지다.
단, 상대자와의 사전 합의와 동의 과정을 전제해야겠지.
며칠 전에 본 "나는 섹스중독자"의 카베 자헤디는 "사유재산제에 반대한다면 자유연애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런 것처럼 대안체제를 지향하는 이는 자유연애를 지지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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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말이 되는걸까?
다른 이들은 어떻게 생각할 지. 궁금하다.
댓글 목록
ScanP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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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로는 '비독점적'이라는 것이 백번이고 옳은 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연애를 하면서 느끼는 게, 마음은 그리 쉽게 그 길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부가 정보
n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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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사람을 만나는 것만도 힘에 부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지만-_-다자연애라는게 어쩌면 더 자연스러운게 아닐까 하는 생각은 드네요, 하지만 워낙 1대1 관계에 많이들 익숙해져 있으니..그것도 많은 연습과 시도가 필요한 모델 아니겠느냐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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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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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nPlease/ 저도 아직 머리로만^^;navi/ 힘에 부치다는 것도 동감^^; 그렇죠. 많은 연습과 시도, 설득과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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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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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욕이란 뭘까요? 인간에게는 어째서 소유욕이란 게 있는 걸까요? 이런 질문들을 제게도 던지면서 최근 몇 년 사랑/연애/섹스 혹은 그 중간중간에 걸린 단계들을 유영했던 것 같아요. 저도 일단 다자연애(를 해야 한다기보다도 가능성의 측면에서)를 지향하고 있는데 생각할 부분도 많고, 감정처리하는 것도 힘들 때가 있고 그러네요. 컹컹컹.부가 정보
숨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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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연애는 시도해 볼 수 있는 의미들이 있긴 해요.하지만 다국적 기업이 될 수 있다는 모순도 있지요.
돈이나 그 외 여러 권력에 의한 다자연애가 지금도 있잖아요.
독점적 소유욕에 대한 반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진짜 독점은 한 사람이 여러사람을 가지고 있고 어떤 이는 여러사람을 가질 수 있는데도, 현실적으로 그러지 못하는 거지요.
물론 스스로 여러사람 보다는 한 사람에 대한 애정만을 허락하는 이도 있겠고.
다자연애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 희망이 있었긴 한데요,
공개적으로 그리고 평등하고 자유롭게 다자연애를 하는 것이 가능할 지는 회의적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사람의 마음을 소유할 수 있다는 사고와 그렇지 않은 사고들이 혼재해서 일어나기도 하지요...
나은은 어떨 때 이런 생각들을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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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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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년 전 포스팅에 덧글을...^^;; 최근엔 거의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이 글 쓰던 당시에 나의 발언이 누군가에게 폭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걸 지각하고선 거의 생각을 접었어요. 그런데 숨이 생각하는 부분에 거의 동의해요. 의미는 있지만, 현실은 회의적이란..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