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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아이들


도톰한 테 안경을 낀 아이, 얇은 테 안경을 낀 아이, 짐짓 먼 곳을 쳐다보는 아이, 땅을 쳐다보는 아이, 여드름 자국이 성긴 아이, 얼굴이 말개서 공부만 했을 것 같은 아이, 저 놈은 고생밥 좀 먹었겠구나 싶은 아이, 호리호리한 아이, 작고 통통한 아이, 좀 시간이 지나자 심심해졌나 발을 톡톡거리는 아이, 누구 한 번 때려보지 못 했을 것 같은 고것 참 순둥이 같이 생겨먹은 아이, 굳은 건지 원래 표정이 그런 건지 오리무중인 아이, 서로 조곤거리는 아마도 고참 쯤 되어 보이는 아이, 하나같이 촛불을 들려주어도 잘 어울릴 것 같은 머지않아 촛불을 들 일이 생길 것 같은, 우리의 한 때이었고 우리의 일부이기도 한


저 아이들을 제복을 입혀, 방패를 들려, 촛불이 새 나갈 새라 캄캄한 절벽이 되어라 떠미는 자들의


아이들은 도대체 어디서 뭘 하는가?


2009.5.25 대한통운 앞 작은 촛불문화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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