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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 그녀의 일상

" 사회주의 노동자당은 무슨 ! "

그녀는 두 줄까지도 다 읽지 않고 내던져버린다.

 

" 그냥 공산당이라 그래, 뭔 이름은 맨날..."

점점 더 작아지는 목소리.

 

" 십년도 더 전부터 떠들어봤자...그놈의 강령초안은 집구석에서만 떠드는..."

울것 같은 표정으로 냉소에 흠뻑 젖은 말투로.

 

" ... ... "

침묵, 그녀는 함께 논구하지 않았던 상대 앞에서 성을 낸 것이 무안스럽다는 듯? 혹은 슬프다는 듯.

 

40년 동안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가신 어머니가 질책하고 있는 것은 바로 자신이라는 듯.

" ... ... "

 

그녀의 슬픔에 공감한다. 함께 고뇌했으나 모자랐고 함께 방황했으나 지키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녀의 앞에서 같이 기뻐하고 분노하고 슬퍼할 수 있었기에 아마도.

사랑받고 있는 거겠지.

 

그녀가 확신처럼 우리가 다시 함께 할 것이라고 느낀 것은 아마도 무상급식 껀에 대한 단체의 다른 입장을 알게 되면서였을 것이다.

" 한나라당이라니 ! "

그녀는 전에 없이 목소리를 높이며 화를 냈다.

그리고 실소하며 일축했다.

" 혁명 이후 숙청대상이야. 한나라당과 함께 일했다는 전력은. "

작은 목소리로 비난을 깔고 중얼거리던 그녀.

" 풀뿌리 시민운동이란게 그렇게 뒤섞어 줄 스는 건 아니지..."

 

그런 후에 그녀는 강요하듯 눈빛을 빛내며 들쑤시고 있다.

" 단체를 나와야겠네. 스트레스가 뭐 몸과 마음에 다 쌓이고 있는데. "

 

그리곤 열심히 센터를 세울 곳, 새로 터를 잡을 곳을 알아보느라 밤을 새운다. 아....

이 여자를 따라 가야 하나. 쫓기듯 앞서가야 하나.

 

머리나 식히러 등산이나 가야겠다.

저질체력의 그녀, 산행은 절대 같이 간다 소리 안 하니,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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