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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21
    습작 - 열 아홉의 그녀 5
    외딴방
  2. 2011/04/21
    습작 - 열아홉의 그녀 4
    외딴방

습작 - 열 아홉의 그녀 5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녀는 의자를 돌려놓고 창 앞에 앉아 있다. 타인의 책상을 살펴보고 있지 않았다는 듯? 창문을 조금 열어 둔 것을 보니 거리를 향해 있는 동생의 방과 달리 마당을 보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던 듯.

" 딸기 먹어. "

그녀는 응. 하고 간단히 답했지만 성겨하는 표정이다. 무척. 왜? 딸기 땜에?

거실의 한 쪽 벽에 놓인 피아노를 보고서도 그녀는 좋은 피아노네. 하였다. 윤기나는 밝은 갈색의 피아노는 진이 어렸을 때 엄마가 사 주신 것이었다. 비싼 건 줄은 알았지만 뭘 보고 좋다고 하는 건지 진은 몰랐다. 식탁 앞을 지나 진이 제 방으로 들어가자 하였을 때도 침대도 있네. 하였다. 별로 좋은 침대는 아닌데? 그녀는 창문에 커텐 대신 블라인드가 걸려있는 것에도 주의를 집중했다. 커텐 치렁이는 게 귀찮아서. 하였더니. 응, 아니. 가정집에서 보는 건 처음이어서. 하였다. 그녀 앞에 보여 보니 어쩐지 우리 집이 부자인 것처럼 느껴지는군. 하는 진이었다.  

" 난 내 방을 갖게 된지 얼마 안 되어서. 별로 어떻게 꾸며야 할 지 모르겠더라구. "

남매였기 때문에 진에게 자기 방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주어져 있었다. 물론, 남동생이 태어난 뒤 집안 형편이 좋아졌다는 조건이 기저에 있긴 하였으나. 그녀 또한 남매들 중의 딸이었을텐데. 진은 들어가보진 않았으나 그녀의 집을 알고 있었다. 어느 저녁에 헤어지면서 집 앞까지 바래다 준다 하였더니 시장이 보일 때 쯤 되어서 저기 보이는 상가건물의 2층이라 하면서 엄마아빠가 가게 앞에 나와계실지도 모르니 그만 안녕하자 하였다, 그녀가. 제가 몰래 사귀는 보이프렌드도 아닌데, 왜 그래야 하나 싶었지만 그녀는 부모님에게 무슨 말이든 길게 설명하는게 귀찮다고 하였다. 그리고 아빠는 무슨 일이든 꼬치꼬치 캐어 물으시니 저의 친구들은 모다 학을 뗀다고. 굳이 인사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러면서 이층의 연이어 있는 창문들 중 하나를 가리키면서 저기가 제 방이라 하였다. 그래. 하고 들어가는 그녀를 지켜보다가 계속 서 있어 보니 아니나다를까, 창문들 중 하나에서 커텐이 살짝 걷히면서 미소를 지어보이는 얼굴이 나타난다. 손을 흔들며. 똑같은 모양의 창문들에 걸린 커텐은 모두 똑같이 뭔가 나뭇가지같은 무늬가 있는 연노랑색이었다.  

" 좋겠다. 이렇게 조용하고 아늑한 방이 있으니. 마당도 있고. "

" 자주 놀러와. 우리 집은 식구가 적어서 거의 비어있다 시피 하니까. "

그녀, 흠칫 놀라며 쳐다본다. 진은 왜? 하면서 마주 보았으나 곧 밖에서 문소리가  난 데 이어 마루 위를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남자녀석들이란...꼭 제 존재를 온 집안에 알리며 들어오곤 한다. 몸무게 좀 더 나가서 그런 건 아닐게다. 사춘기도 늦게 맞고 있는 주제에 키만 컸지 얼굴은 애 같은 녀석이.

" 웬일로 ! 동생이 일찍 왔네. "

하면서 진은 마루로 나갔다.

" 누가 왔어? "

동생은 식탁 위로 가방을 내려 놓으며 현관 쪽을 턱짓하며 물었다.

" 웬일이야. 일찍도 다 오고. "

" 누가 왔냐구? 여자지? "

" 그럼, 내가 남자애를 집에 오라 했겠냐? "

" 누난, 그게 더 어울릴 것 같은데, 뭘. 요즘엔 아침운동하면서 도장 애들하고 안 어울려? "

문을 열고 뒤따라나온 그녀는 인사를 해야 하나. 하는 듯 어색한 표정, 엉거주춤한 자세로 걸어오다 말고 섰다.

" 내 동생이야. 이수. 이름이 윤 이수야. "

" 안녕하세요. "

아...놔...깍듯하기도 하네, 이 아가씨가.

" 네에...안녕하세요. "

이수는 저도 같이 공손히 인사를 하더니 식탁 위에 올렸던 가방을 도로 줏어들고 제 방으로 들어갔다. 쓱 한 번 돌아보면서.

뒤통수로 쳐다보듯, 눈을 사시로 뜨고 귀를 쫑긋거리던 그녀는 문 닫는 소리를 듣고서야 훅 하고 숨을 내쉬었다.

" 아, 배 고픈 것 같다. 빵 구울까? "

" 응. "

토스트에도 토스트기계에도 관심없는 듯한 그녀. 빤히 쳐다보면서 말한다.

" 몇 학년이야? "

" 중 2.  키만 컸지, 나이는 더 어려. 학교 일찍 들어가서. "

" 대따 잘 생겼네... 그럼 너랑 몇 살 차이야? 네 살? "

" 음...그렇지. "

진은 말을 먹었다. 그녀가 잘 생겼다고, 그것도 대따. 라고 말하는 것이 우스워선지, 아님 웃기지도 않아선지 알 수 없었다. 나이 차이를 굳이 묻는 것에도 순간 헷갈리고 있었다. 아, 세 살 차인데. 저도 학교를 일찍 들어갔으니. 근데 말하면 안될 것 같았다. 그녀는 학교를 늦게 들어가서 보통보다 한 살이 더 많았으니. 큰일날 뻔 했네. 진은 입안에 침이 말랐다. 뭣 때문인지 몰라도.

그녀는 식빵을 맛으로라기 보다 갓 구워낸 바삭한 질감으로 맛있게 먹고 갔다. 진이 잼을 더 바를 꺼냐고 물었으나 아니라면서. 단 걸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듯. 바래다 준다 했으나 어둡지도 않은데. 하면서 동생방을 흘낏 건너다 보며 그냥 가겠다며.

음...진은 뭔가 동생 때문에 제대로 안되었다는 생각에 울컥 짜증이 났다. 빵 잘라 담았던 접시를 덜컹거리며 개수대에 넣어두는데 기척도 없이 이수가 나와있었다.

" 씻어 두라고. 엄마 와서 저녁 차릴 때 귀찮쟎아. "

식빵 먹으면서 뭘 접시까지. 하더니 식탁 앞에 앉아 마저 중얼거린다.

" 버터 나이프에 포크까지. 아주 공주님이시구만. "

" 뭐라 그러냐, 너. "

" 걔 뭐야? 소꿉장난 해? 고등학생들끼리? "

" 야, 너 누나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냐? 너하고 나이차가 몇 인데. "

" 얼씨구. 누나야말로 나하고 네살이나 차이나냐? 두살 반밖에 안되면서, 뭘 그렇게 늙은 척을 하고 싶어 해? 왜, 그 여자애가 한 살 어리다구 깔볼까봐 그래? "

" 그런 애 아니거든. 누가 다 저같은 상황인 줄 알아. "

인상 팍 쓰면서 내가 무슨 상황 ! 하면서 빽 소리를 지른다. 자식, 혼자 찔리기는.

나야말로 찔리네. 하는 진은 음, 두 살 차이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의 생일이 몇 월인가. 담에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2년하고 몇 개월이 더 나는 건 아니겠지...설마. 순진하게 기대하는 열 일곱의 진, 그러나 열 아홉의 그녀가 잔머리를 굴리는 만큼 얼마나 더 성숙할 지에 대해선 감도 못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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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 열아홉의 그녀 4

" 본관 출입문이 커다랗고 두터운 유리로 되어있는데..."

하면서 그녀는 웃음을 흘린다. 점심시간에 부러 나가서 보니 정말 깨지고 없더라며. 또 쿡쿡 웃는다. 웃겨서라기엔 그 얼굴이 너무나 정에 겨웁다. 딸아이가 사고 친게 너무 귀엽다는 듯? 아니면 좋아하는 아이돌이 개그를 하는게 너무 사랑스러웠다는 듯.

" 얼마나 빨리 뛰어갔는지 유리창을 그냥 통과하고도 하나도 다치지 않았대. "

그 말을 하면서는 조금 걱정도 되었다는 듯 살짝 미간을 굳힌다.

" 믿기 어려운데. 그 두꺼운 유리문을 통과했다고? "

진은 지금 세상에 이런일이? 라는 티비 프로그램 얘기를 하는 거냐는 듯, 중국 오지의 어느 곳에서 일어났다는 사건을 오래 된 신문기사를 증거로 들이댄들 그걸 어찌 다 믿겠냐는 투로 말했다. 사건에 중심을 두면서.

" 그래? 그런가? "

하는 그녀, 사건의 진실 유무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다행히 다치지 않았다는 옆반의 여자애가 더 중요한 듯한 그녀의 표정. 짧은 고수머리에 마른 체형, 역시나 키가 크고  그늘 없이 밝고 쾌활한 성격이라는 옆반 아이에 대해 이야기 하는 그녀. 남녀공학인 고등학교에서 그녀는 같은 써클의 남자애도, 잘 생긴 상급생 오빠도 아닌 옆반 여자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한 번도 말해 본 적은 없을 것이다. 그냥 지나치며 봤겠지. 복도에서나 운동장에서.

진은 또렷하게 의식하지는 못 했지만 이건 일종의 데자뷰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훔쳐보기를 하듯 눈길 꽂고 있다. 중학시절, 한 번도 같은 반인 적이 없었던  키가 크고 성격 활달한 어느 여자애를 줄곧 쳐다봤던 것처럼. 자신이 아닌 주변의 친구들과 큰 목소리로 말 주고 받으며 휘적휘적 내어달리던, 항상 미소를 흘리고 다니던. 적당히 공부도 잘 하고 운동도 잘 하는 것이 틀림없어 보이는. 왜냐하면 가끔 운동장에서 체육시간에 피구나 발야구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늘 가볍고도 우아하게 콤파스를 놀리며 뛰어다니고 있으니. 던져오는 공을 받아 자연스럽게 튕기기도 하면서 제비처럼 허리를 쭉 펴고 던져 올리기도 하는 것을 운동장의 다른 구석지에서, 아이들의 등 뒤에서 어색하니 성겨 선 채로 바라보고는 했을 테니.

" 다 먹었으면 이제 뭐할까? "

진은 속이 틀어지는 걸 느끼며 그녀의 수다를 끊고 나섰다. 잠시 좋아하는 팥빙수를 느긋하게 먹으며 긴장을 풀고 있었던 그녀는 상념이 끊어지는 것에 채 적응을 못 하고 시선을 잃었다. 금방 이제 뭘 해야 하나하는 고민에 빠지기에 쉽지 않은 듯. 얼굴 굳어지는 그녀를 보며 진은 자신이 사실은 냉정한 성격인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 얘들이 친구 만나서 다들 뭘하며 시간을 보내는 거지. 하는 생각을 그녀는 하고 있는 듯 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하고 수다 떨다가 아쉬운듯 시계를 쳐다보며 교정의 벤치에서 일어나거나 친구네 집 거실에서 반쯤 몸을 일으키는 경험이 없었던 그녀는. 뭔가 볼일이나 할 일이 있어야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편했기에 기껏해야 숙제나 가사 준비물을 사러 가거나 아니면 같이 시험공부를 한다라고나 해야 친구와의 약속을 잡을 수 있었던 그녀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집에서 혹은 거리에서 보내곤 했었다.

" 오늘 피아노 렛슨 취소되었는데, 넌 뭐해? 집에 있으면 나올래? 너네 집이랑 우리 집 중간에 분식점 있지? 거기 팥빙수 시작했더라. "

불쑥 전화를 해 온 진에게 응. 그래. 하고 간단한 답변으로 약속을 잡은 그녀는 분식점으로 넘어오는 횡단보도 앞에 서 있을 때만 해도 얼떠름한 표정이었다. 통화하고 30분도 안 되어 나온 그녀. 학교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되는 듯, 하얀 블라우스에 플리이츠 스커트와 그와 같은 패턴의 조끼, 갈색 단화 위의 발목 위로 반접혀진 가로선이 참 단정하다. 벌써 초여름, 반팔에 짧은 스커트의 여자들은 학교 근처에서도 쉬이 볼 수 있었고 아이들은 멋을 안 부려도 편안한 티셔츠나 청바지를 즐겨 입고 있었다. 마치 중세 수도원의 견습수녀를 보고 있는 것 같군. 하는 생각을 하며 진은 자신이 입고 있는 청색의 체크 남방과 블랙 진을 잠깐 내려다 봤다. 운동화, 나이키를 신고 있었다. 흠...동생 이수와 같이 골라왔던 쇼핑품목이었지만 저 애는 횡단 보도 맞은 편에서 자신과 눈을 마주치자 한 손을 들어 귀엽게 웃어보이긴 했으나 어색한 품이. 촛점없는 시선으로 그냥 건너다 보는 듯 하지만  아. 폼 나네. 하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녀가 학교에서 수다하는 여자애들의  오늘의 가장 큰 화제꺼리였던 사건을 옮기면서 시종 옆에서 줏어들은 이야기인 듯, 간접화법으로 두리뭉실 얘기하면서 정작 주인공이었던 여자애를 묘사하는 데서는 구체적인 걸 보니. 그 외모며 스타일이며 행동거지가 기실 자신의 모습과 흡사하지 않은가. 보이쉬하며 멀대같고 덜렁덜렁 대는 것이.

" 아직 한낮인데 집에 가서 영화 볼까? 비디오 빌려서. "

"  응? 그. 글쎄. "

완전 당황하는 그녀.

" 집에 누구 있는데? "

비디오 보자 해서? 집에 가는게?

" 없어. 엄마는 일 나가셨고. 동생은 맨날 늦게 들어오는데. "

미간 굳히고 있는 그녀. 머리 굴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아무도 없는 집에. 친구네 집인데. 좋다고 벌떡 일어나 놀러가자 해야 하는게 여자친구들 사이의 정석인데.

" 응. 그래. 비디오 가게 어디 있는데? "

말을 하고 있지만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표정이다.

" 여기서 가다 보면 있어. 시장 끄트머리 쯤에. "

안다는 듯한 표정. 흠. 진은 조금...재미가 동한다.

조금 뒤미처 따라오는 것이 처음 가는 친구집이니 그러하다는 듯의 제스츄어지만 그녀는 모퉁이를 꺽을 지점에서 전혀 망설임이 없다. 저의 집 앞이 시장인데, 옆 동네 시장길을 어찌 이리 잘 아누. 하는 생각이 드는 진. 혼자 재미지고 있다.

" 과자랑 음료수 좀 사 갈까? "

" 별로 괜찮은데. "

" 집에 식빵 밖에 없는데. "

" 식빵? 잼도? "

" 응. "

" 맛있겠다. 식빵에 잼 발라 먹자. "

흐음. 토스트 같은 걸 좋아하시는 군. 맨 달기만 하고 맛도 없구만. 서양사람들의 패스트푸드 같은 걸. 하고 진은 생각했지만 식탁 위에 놓인 2단 짜리 토스트기를 보자 그녀는 어머, 예쁘다. 한다. 아, 그래. 모양새로 먹는 구나. 하고 눈치 채는 진이었다. 엄마가 상차림을 귀찮아 하며 아침, 저녁으로 때우는 걸 보면서는 안쓰러웠는데.

마당의 작은 화단을 보면서도 손질 안된 장미목 몇 그루 있는 것을 보면서도 함박 웃음을 짓던 그녀. 낮은 계단을 몇 개 올라 현관을 들어서면서도 옆으로 이어진 베란다의 빈 공간에 눈길을 준다. 전형적인 단층의 단독주택. 그녀는 지붕이 세모꼴이니 그렇게 경사진 천정이 있는 다락이 있을게 아니냐며 벽면을 휘이 둘러본다.

" 없는데? 다락. "

" 그래? 이상하네. 단독주택들은 모두 있는데. "

초록색 지붕 아래 동그란 창도 있던데. 하는 그녀. 진은 자기도 그걸 밖에서 봐서 알지만 본래 천정 높았던 거실에 빛이 너무 드는게 싫었다던가, 낮게 천정을 다시 치면서 안으로 숨었을 꺼라고 말해 주었다. 한번도 거실의 천정에 대해 생각해 본적 없었지만 지금 지붕과 집의 모양새를 보니 그런 것 같았다. 하, 완전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구만. 하는 생각을 하며 진은 빙긋 미소를 지었다.

집 앞까진 뻘쭘하게 따라오던 그녀가 집 안으로 들어서자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놀라움과 미세한 흥분까지 나타내자 진은 저도 따라서 기분이 흔들흔들 거리는 것 같았다. 그녀가 단화를 벗고 얌전히 마루로 올라서며 흘낏 뒤돌아 현관 바닥에 신발들이 가지런한지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에도 가슴이 꾸욱 눌러지는 듯 했다. 흰색, 반접은 양말, 자그만한 발이 사뿐히 마룻장을 밟는다. 아, 발...진짜 작다.

운동화보다 단화가 더 작아보이기는 했으나 벗고 보아도 제 발은 발가락도 길어 여자치곤 왕발이라 할 만한데, 이 애는 거의 전족의 중국 여인들 수준이군. 몸이 가벼워 달리기를 잘 했나. 하고 생각하는 진. 중학시절, 400계주를 할 때 제 앞에서 뛰던 그 애가 훌쩍 거리를 띄우고 멀어지던 것을 떠올렸다. 순 악바리라니깐. 그런 생각을 그때에도 했었는데. 지금도 체력장에서는 1등급이라던가. 몹시 뚱뚱했던 학년톱이 시기의 눈길로 그녀를 쳐다보기에 함께 시선을 주었었는데 그런 식이니 공부를 잘 하는 애들도, 못 하는 애들도 그녀를 가까이 하기를 꺼렸던 것 같다. 뭐, 말수라도 많고 좀 편한 표정을 지었으면 괜찮았을텐데. 진은 그러나 혼자 있던 그녀가 왠지 더 기껍게 느껴진다. 지금, 자신이 그녀와 함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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