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들 둘, 할아버지와 가정부...
이게 바로 야마다 집안의 구성원이다.
[날 울리지마] 그림.와타루 카즈키 / 원작 사토스미 타카구치
둘째아들 라이타.
곧 명문중 재학이 확실시 되는 100점 천재 초등 5년생.
야마다집안의 모든 이목과 기대와 희망과 사랑은 라이타의 것이다.
시험성적 좋다는 이유로 선물받은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등교하면
물론, 이녀석... 공부는 잘하는데,
대체로 잔디밭에서 담배 피기, 한놈 찍어 왕따시키기, 치매 걸린 할아버지 머리 때리기, 엄마 살살 구슬려 선물 받기 등이 주요 취미생활이다.
하지만 인생은 어려운 거다.
끝이 보이지 않는 엄마의 우대와 기대, 버젓한 친구하나 없이 범생으로 있어야 하는 현실...
특유의 자만감으로 모든 것을 묻어버리려 하지만
살아가면서 100점 머리만 가지고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그의 앞에 속출한다.
그래도 답답한 세상속에 꽤 운이 좋은 편이다.
"라이타, 싫으면 관둬도 돼. 내가 전례를 만들어 놨으니까".
낙제생주제에 꽤 멋진 생각을 많이 하는 형이 멋져보여서 싫어할 수도 무시할 수도 없다.
'형이 먼저 실패해줘서 감사해. 형, 고생한다.'
큰아들 토키오
한때 신동이었으나 인생 하루 아침에 바뀐사건은 다름 아닌 명문중 진학 실패.
현재는 다니는 고등학교 캡장노릇중인 주먹쟁이.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에게 "낙오자!"라는 말을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그저 그런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매번 결석, 스스로 왕따 당하던 그는 결국 자신이 얼마나 인형과 같던 존재였는지 깨닫는다.
이 녀석도 꽤 운이 좋은 편이라, 다행히도 곁에 함께 있어줄 친구가 있다.
"널 좋아하는 애도 있을지 모르잖아?"
그리고는 주먹의 세계로 이끌어가버렸다...-_-;;;
하나더, 더욱 다행인건 그는 여전히
엄마의 사랑이 그립고, 동생이 귀엽고, 할아버지가 눈에 밟히고, 가정부에게 잘해주려는 사람으로 남아있다는 점이다.
그들의 엄마
좀 그렇게 안해줬으면 좋으련만 이 엄마, 진짜 자신이 꼴린대로 말하고, 살아버린다.
큰아들에게 서슴없이 "낙오자"라 부르는 이 왕싸가지 엄마.
작은아들에게 끊임없이 성적 향상을 위한 피드백을 아끼지 않는 엄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지만, 그래서 참 싸가지 없지만, 당췌 미워할 수가 없다.
큰아들이 중학교 어느날 가출메모 남겨놓고 나갔다가, 처음으로 진짜 주먹 쓰고 얼굴 망가져 들어온 날.
그녀는 나름대로 열심히 고민한 끝에 한가지 사실을 득도했다.
'애들이란건 각자 달라. 어차피 부모자식은 부딪치며 추억을 만들어가야해'
그리고는 과감히(!) 큰 아들에게
"나에게 원망을 들으면 너도 공격해와. 알았지?" 라며 공격권을 허한다.
하지만 다음 순간 아들에게 맞을까봐 팔로 얼굴을 막는 그녀.
나름대로 큰 일 치룬 토키오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들어가 잘 수밖에 없었다.
사람이 사람에게 들일 만한 노력이란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건 무관심.
상대에 대한 관심과 반응이 사라지면 그때야말로 진짜 모든 것이 끝난다.
이 만화,
뭔가 대단한 엄마를, 뭔가 대단한 아들들을 기대하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그저 서로에게 관심과 뭐라 단정짓기 어려운 오묘한 반응들을 보일 뿐이다.
적당히 서로가 마음에 품은 상대방의 이상적 모습도 있고,
어느 정도는 좀 포기도 해주고,
예상치 못한 모습에 감격이나 황당도 했다가
나름대로 나설때는 좀 나서도 주는 모습들...
사람이 사람에게 들일 만한 노력은 다양하겠지만,
중도를 찾는 것도 어렵겠지만,
야마다 집안 정도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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