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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14
    참여정부 절반의 비망록을 읽고
    파란 하늘
  2. 2006/12/12
    대화가 어려운 까닭
    파란 하늘
  3. 2006/09/29
    다른 세계에 있는 친구
    파란 하늘
  4. 2006/09/12
    불감증
    파란 하늘
  5. 2006/08/22
    글쓰기의 어려움(2)
    파란 하늘
  6. 2006/07/05
    오래된 만남
    파란 하늘
  7. 2006/03/26
    열고개 넘어 6시간 산행
    파란 하늘
  8. 2006/03/24
    유령의 사랑을 읽고
    파란 하늘
  9. 2005/10/28
    감사로 발목잡힌 **노조
    파란 하늘
  10. 2005/10/25
    민주노총 고위관계자가 비리의혹 제기?(1)
    파란 하늘

참여정부 절반의 비망록을 읽고

지난 주에 한 강사로부터 추천받은 책 중 동네 도서관에서 겨우 이 한권의 책을 찾아 낼 수 있었다. 제목은 <노무현, 왜그러는 걸까? 참여정부, 절반의 비방록>. 나머지 추천 받은 책들은 재벌들의 이야기인데 서점에서 절판되었다고 한다. 누가 다 샀냐고 하면 그 이야기를 알리고 싶지 않은 재벌쪽에서 싹쓸어갔다는 것.

이 책 얘기를 하자면,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고나서 2004년 열우당이 총선에서 이긴 뒤 나온 책이다. 후기에서 국민과 노무현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썼다고 하는 이 책은 건조하게 노무현을 미화하고 있다.

얼마나 노무현이 결백증에 가까울 정도로 청렴한지를 군데 군데 드러내고 있다. 대선 비자금은 물론, 경선 비자금까지 다 깨놓자고 했고, 그렇게 된 것을 치하하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도 민주화가 됐기에 가능한 일로 포장하고 있다. 실제 그들이 얼마나 정권과 재벌이 끈끈하게 맺게 되었는지만 살짝 드러낼 뿐.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고서 청와대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한 눈에 알기 위해서 부서별 직무 분석표까지 만들어서 내부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공유하게 만들었다. 이름하야 성과 평가 시스템. 어느 조직이든지 투명하고,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선 객관적이어야 한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부분에서는 우리도 못하고 있는 걸 하고 있다고 자랑하니... 샘난다고 할까.

이 책을 추천한 강사의 말대로 이 책을 읽으면 대한민국의 대통령, 이렇게 하면 구워 삶을 수 있을 것이란 방법이 딱 떨어질 것 같이 (이 책이 진실이라면)그 때 그 때 생각을 가감없이 적어 놨다. 나머지 것들은 변명차원으로 이뤄진 것들이 많아 보인다. 예를 들면 수재가 났을때 대통령이 쓸 수 있는 판공비를 다 써서라도 빨리 수습하라고 해놓고 가족끼리 뮤지컬을 봤다. 마치 언론에서 한쪽만 보고 야단치냐는 식이다.

변명...또 변명을 하면서 노무현코드를 미화하는 책.

청와대 안에서는 어떻게 생활하는 지, 궁금했던 점은 있었으나 내용도 줏대도 없는 노무현에 너무 신물나게 질린 터라 재미는 없었다. 이 책을 보면 권력자의 권한 정보를 엿볼 수 있기도 하다. 

읽고 난 뒤, 감동이 없어서인지...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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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어려운 까닭

평일에는 일하느라, 주말에는 산에 다니느라, 블로그에 들릴 여유없이 몇달이 훌쩍 갔다. 오랜 만에 몇자라고 끌쩍이지 않으면 내 블로그가 외로울 것 같다.

최근에 마음이 통하는 대화법 강의를 듣고 느낀 게 많다. 그동안 사람들과 얘기하다보면 왜 저 사람은 내가 하는 말을 제대로 듣질않지? 또는 나는 왜 나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까?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사무실의 분위기가 금을 그은 듯 친한 사람끼리 또는 정파끼리만 얘기하는 오랜 관행이 남아 있어서, 마치 그것을 넘어서거나 깨뜨리면 큰일이라도 날 것 같은 분위기다. 그래서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누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지 사실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공식적인 회의자리나 잠시 휴식시간에 오가는 얘기로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내나름대로 진단하곤 했다.

이번 강의를 통해 나는 좀더 솔직해지고, 당당해져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사실 겉으론 무척 씩씩해보이나 낯가림이 얼마나 심한지 내 스스로 놀랄때가 많다. 그런 나에게 새로운 관계를 만든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럴진대 오랫동안 봐왔지만 스스로 접근하기란 왠지 쑥스럽고 뭔가 의도를 지닌 듯해서 선듯 움직여지지 않는다. 그러면서 그동안은 나 아닌 다른 사람들 탓을 더 많이 했던 것같다.

잠시라도 상대방에게 집중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 지 정리해서 듣고, 그의 말을 판단이나 조언이 아닌 공감하고, 내 생각을 구체적인 행동에 근거 영향을 파악하며 나의 감정을 전달하는 식의 훈련을 수시로 해야 겠다.

머릿속으론 사람관계가 뭐 그리 어렵겠냐 또는 대수냐면서도 막상 현실 속에서 그리털털하거나 하지 못한다. 다만, 내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관계를 파악하고 해석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가시'로 듣지 않을따름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기 시작하니 화를 내야 할 상황에서도 사실상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고 그냥 흘려버리거나 못 들은 척 할 때가 많다. 나중에 다시 기억날때 얘기해야지 하면서...

이렇다보니 내가 대화하는 방법을 혹시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민이 된다. 대화만큼 사람들을 소통하고, 서로의 생각을 살찌우는 게 없을텐데... 다음 나의 공부는 대화훈련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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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계에 있는 친구

자본가와 노동자는 적대적이다. 자본주의에서 이윤이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지를 따져보면 이 단순한 관계설정이 절대 틀린 얘기가 아닐 뿐더러 사람관계 속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것들을 한쾌에 설명해주는 명제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얼마 전 아주 오랜만에 동기를 만났다. 군대간 후로 한 번도 본적이 없으니 한 20년만이다. 어찌 어찌 연락이 됐고, 진짜 반가웠다.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했고, 옛날 옛적에 함께 세미나도 하고, 풍물 치면서 시대의 아픔(?)에 동참했던... 기억으로부터 얼마나 변했을까.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궁금했고, 반면 그들의 눈에 비친 현재 나의 모습은 어떠할까도 궁금했다.

 

한참 얘길 들어보니 멀리 경상도 지방에서 사업을 해서 지금은 제법 천억대의 매출을 올리는 사장님이 되었고, 앞으로 꿈은 사업을 더욱 번창케 해서 부인과 아이들을 최고로 만들어주고 싶다는 얘기였다. 이런 저런 얘길 한참 들어도 듣고 들을 수록 내 표정은 점점 굳어 갔다. '참, 다른 세상에 살고 있구나' 싶었다.

 

그 친구가 아무리 재미나게 얘기해도 마음껏 웃을 수 없었다. 나의 가치관과 너무나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본주의 원리를 이용할 줄 알고 즐기고 있었다. '아 그렇게 돈을 버는 구나' 혹하는 얘기도 많이 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내마음을 답답해져만 갔다. 소중한 뭔가가 비어있다는 느낌이었다.

 

결혼해서 애 낳고 중년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 정말 어떻게 사는게 잘 사는 것일까?

집사고 차사고 애들 빵빵하게 가르치고.... 그런 삶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사는 내가 볼 때...그것은 아닌데 하는 생각만 머릿속을 맴돌다. 결국 너와 나는 너무 먼 세계에 사는 것같다고 말문을 열었고, 오늘 내가 만난 옛친구의 모습 속에서 느낀 점을 얘기했다.

 

친구니까... 느낀 그대로를 얘기할 수 있었다. 오늘 본 모습 속에서 몇가지를 지적했다. 그는 함께 아파했던 그 시절의 기억 때문에 그 쪽 동네에서 자신이 고용하는 직원들에게는 최고의 대우, 최고의 일터를 제공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소위 악질 자본가는 아니라는 얘기였다.  행동거지에서 느꼈던 점을 얘기했다. 사업가 수업받으면서 몸에 뱄다고 한다. 그러면서 얘기했다. "나는 10가지 중 5가지를 버렸다"고. 그 중 습관을 고쳤다는 얘기다. 게을렀던 습관을 뜯어 고쳤고, 별로 말을 하지 않았던 모습에서  누구나 만나면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탁월한 기술을 연마했고, .... 그렇게 노력을 해서 얻은 성공이며 자본가의 모습이라는 얘기였다.

 

그러면서 나에게 하는 말. 웃는 표정이 옛날같지 않다는 것과 함께 자기 관리 좀 하란다. 아차, 정곡을 찌르는 얘기다. 나의 게으름과 일하는 게 재미없다는 것을 눈치챈 것은 같았다.

 

그러나 삶의 가치가 너무나 다른 친구끼리 할 수 있는 얘기는 많지 않았다. 다만 들었을 뿐이다. 토론을 할라치면 꽤 길어지고 하니....

재미난 얘기만 하고 싶어했지만 친구들 입에선 삶의 애환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왔다. 자본가로서 자기를 채짹질하면서 살고 있는데....승부를 걸고 세상을 갖기 위해 저렇게 노력하고 있는데....노동자인 나는 그래도 세상의 주인은 노동자다. 이 더러운 자본가 세상은 바꿔야 한다고 말로만 떠들고 있는 것 같았다.

 

크고 화려한 온갖 얘기 속에 작고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꺼낼 틈을 갖지 못했다. 다만 그렇게 사는 삶이 행복하냐고 여러차례 묻기만 했다. 

라다크 사람들처럼 인간을 배려하며,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지혜를 배울 수 있을까하는 나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자본주의를 극복하겠다고 말하는 노동자와 이를 잘 활용해서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자본가 사이에 진정한 우정은 존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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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감증

오감이 살아야 제대로 사는 맛을 느낄텐데...나이 먹을 수록 감각이 점점 더 무뎌지고 있는 것 같다. 때론 바늘로 콕 찔러서 피가 나면 굳었던 근육이 풀어지듯 굳었던 감각이 풀리지 않을까 이런 저런 주책없는 생각까지 해보곤 한다.


어떤 때는 느낌이 살아 있어야 할 때 죽고, 덜 느껴야 할 때는 매우 심각하게 느끼는 불감증이상을 겪곤 한다. 특히 요즘 같은 때가 그렇다. 내부의 이런 저런 일들에는 예민하게 반응하면서도 제대로 대응해야 할 투쟁들에 대해선 '누군가 하겠지'라면서 설렁설렁 넘어간다. 아마 균형감을 잃었기 때문인가보다.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간혹 이런 나를 멀리서 바라볼때면 '이래선 안되지' 생각하면서도 그 때뿐이다. 눈에 보이는 작은 것에 일희일비하고 사소한 것에 분노하며 집착한다. 정도가 심할 땐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이런 가운데서 노동조합의 밥을 먹으면서 오늘처럼 '부끄러운 날'이 또 있을까 생각한다. 

가장 잘못하고 나쁜 놈들은 자본과 정권이며, 이들과 뒷거래를 한 한국노총이다. 
한국노총 이용득이 노사정위에서 복수노조허용금지와 전임자임금지급금지 3년 유예를 비롯한 노동자의 권리를 팔아먹은 개악내용이 그대로 들어있는 로드맵에 합의했다. 그렇게 해놓고도 잘한 짓이라고 뻔뻔스러운 이용득은 노사정위가 있는 동양증권건물의 정문으로 나오려다가 한바탕 난리가 났다. 잘못한 것을 합리화시키려고 그런 것인지 전혀 미안해하는 구석없이 포부도 당당하게 정문으로 걸어나오겠다고 한 것이다. 이런 불감증이 또 있을까싶다. 그들은 중증을 넘어 완전히 돌아버린 것이다.

 

오후 1시30분부터 시작한 노사정위는 4시가 되어 합의했고, 노사정위 건물 안에서 농성하던 민주노총 간부들 11명을 연행했다. 노사정위 건물 앞에서 항의농성을 벌이던 민주노총 간부들 약 40-50명은 민주노총을 배제하고 노동자의 기본권을 말살한 노사정위 야합을 규탄했다. 경찰과 몇 차례 몸싸움을 벌이던 중 이용득이 나왔다. 이용득의 얼굴을 본 금속 간부들이 강력히 항의하면서 이용득의 뺨을 때리고, 멱살을 잡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자 이용득은 잽싸게 경찰 뒤에 숨어 있다가 5시경부터 한국노총의 구사대 같은 간부들 20-30여명을 호위를 받으면서 경찰과 공동 작전이 개시되었다.

일명 '한국노총 위원장 사무실(한국노총건물)로 모시기'작전인 듯.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간부들 사이에 서있던 경찰이 쭉 뒤로 빠지고, 민주노총 간부들이 한국노총 사람들에게 항의하는 등 군데군데 싸움이 더 붙자, 경찰은 밖에서 에워싸면서 안으로 점점 압박해 들어왔다. 완전히 밀어붙이면서 이동을 시작했다. 한국노총은 대책 없는 너희(민주노총)보다 낫다는 식으로 뻔뻔하게 나오고, 경찰은 방패로 밀고, 때리면서 수백여미터 거리에 있는 한국노총 건물까지 밀고 갔다. 밖에서 보면 한 무더기 경찰이 떼지어 가는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노동자를 팔아먹은 이용득은 경찰백여명과 민주노총 간부수십명 그리고 그쪽 호위대 수십명의 무리를 이끌고(?) 너무나 뻔뻔스레 한국노총으로 들어갔다.

 

앞서 말한 이용득의 불감증이 아니라 지금부터가 진짜 말하고 싶은 불감증이다. 그들이 그런 방식으로 나올거라는 것을 몰랐다고 하면 어쩌면 양심이 없는 것이거나 너무나 게으른 간부임에 틀림없다.
오늘 민주노총이 오후3시 노사정위 앞으로 모이라는 지침을 내리기 전에 연맹 상집에서 로드맵에 관한 대응방안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는 거다. 이에 대해 의견이 다르다거나, 차분하게 장기적으로 종합적으로 대응하자고 한다. 노정위 합의나 노동부의 입법예고는 지난주에 지나갔을 사항이라서 그런가? 사실 이번 주로 넘어 온 것이기 때문에 매우 긴박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조용'했다. 그러다 회의 때 얘기가 나온 정도다. 그러나 회의 때 반응이 영 시원찮았다.

기타 안건으로 다뤄지자, 나도 모르게 내 생각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시급하니 한국노총에 박자, 노사정위 앞에 박자는 얘길 했다. 얘길 한 뒤 임원들이 종합적으로 판단키로 하고 회의가 끝났다. 그런데 갑자기 창피해졌다. 입으로만 떠드는 내가 너무 한심스러웠다. 입만 살아 있다는 게 증명되었다. 지난주에도 회의 때는 가만있다가 임원에게 전화해서 성명서 하나 간신히 내게 해놓고는 가만있다가, 신문 만들 때 1면에 깔자고 했다가 설득을 못해내고, 오늘은 아무 생각 않다가 그런 제기가 나오니까 생각했던 것을 쏟아 놓았던 것이다.

이런 게 불감증이 아니고 무엇인가? 회의 때 또는 얘기할 때만 생각나고 평소에는 제 하고 싶은 일만 하는...
비정규직단위들이 내일 열우당 앞에서 야합분쇄 기자회견을 한다고 한다. 정말 창피하고 미안하다. 왜냐면 지난 주 한국노총 앞에 민주노총에서는 유일하게 항의방문을 하고, 연맹 에도 함께 하자고 했다. 그러나 성명서 한 장 떨렁 내고 끝했다. 그러니 민주노총의 00연맹 간부 한 명은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00에는 "안도의 한숨을 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투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그 얘길 듣고 정말 우리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야 한다고 느꼈다.

나는 혹시 우리 간부들은 지금의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복수노조를 유보해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지? 내 조직을 지키기 위해 미조직 노동자 결사의 자유를 유보시켜도 좋다고 하는 그런 생각은 노동자를 팔아먹었다고 매를 맞는 이용득과 같이 조직이기주의에 빠진 '정의' 불감증인 것이다.

 

올바른 것. 노동운동은 다수를 위한 것이며, 만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나의 안일을 위해 다른 이들의 권리를 짓밟는 것은 비겁한 일이며, 잔인한 짓이다. 더는 노동운동이 아닌 것이며, 노동자를 배신한 행위다. 때문에 이런 잘못을 저지른 자들을 용서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용서할 수 없는 분노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온도가 그리 높지 않다.

이제 여름이 갔다. 따뜻한 게 더 손이 가는 가을이다. 더워서 피하고, 별로 느끼지 못하고 했다면 이제는 투쟁의 군불을 지펴야 하지 않을까. 노노갈등처럼 비칠까봐 민주노총이 노동자를 배신한 한국노총을 가만히 놔두는 것은 한국노총의 배신행위를 용서해주는 것과 같고, 더 나아가 그들 덕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싸잡아 비판받아도 달리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오늘처럼 슬픈 날이 없도록.

 

비정규직 노동자가 경찰에 맞아 죽었어도 대통령의 사과는커녕 경찰의 사과도 없이 그냥 보냈다. 발전 파업이 중단되고, 건설노동자투쟁이 전에 합의했던 안 수준에서 타결됐다. 오늘 로드맵에서 정리해고 예고일을 60일 전에서 30일 전으로 합의했다. 밀리고 또 밀리고 있다. 이 지독한 불감증에서 빠져 나올 때만이 제대로 싸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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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어려움

오늘 아침에도 출근하면 혼자 한시간 넘게 집에 있을 아들내미에게 일기 좀 쓰라 해놓고 나왔다. 전화가 왔다. "일기 안 쓰겠다"고. 나도 응수를 했다. "칭찬용돈 오백원 주기로 했던 것은 이제부터 없다"고. 다시 전화가 왔다. "일기 쓰고 있으니 용돈을 빨리 달라"고.

글을 쓴다는 것은 아이고 어른이고 할 것 없이 힘들다. 자기 생각을 글로 쉽게 잘 쓰는 사람은 얼마나 유리한 것인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 같다. 나도 매일 글쓰기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쓸까? 하는 일 때문에 내 고민의 절반은 거기에 쏠리고 있다해도 거짓이 아니다.  

헌데 진짜 나도 글을 잘 쓰지 못한다. 그것을 나는 인정을 하기 때문에 쓰고 또 쓰고 배껴서라도 잘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도 간혹있다. 자신의 못난 능력 앞에 뭔가 숨을 곳을 찾으려고만 하는 사람들. 그것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사람들. 참으로 많다. 나도 통달하기까지 쉽지 않았다. 지금은 내글에 빨간 줄이 그어지더라도 더 좋은 글이 된다면....이라고 해탈의 경지에 오른 듯 싶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니까 좀더 노력하려는 동기가 생기기보다는 손을 놓게 되는 지경에 이른다. 누군가가 손을 봐 주겠지라던가 한번 잘 못쓴다고 누가 뭐라 그러겠어라는 식이다. 의존과 똥배짱이 요동치며 나를 흔들고 좀더 편한 생활을 추구한다. 내일 하지 뭐!

이는 나태의 늪에 나를 빠뜨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더는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럴 때 나는 생각한다. 왜 글을 쓰는 가? 이 글을 통해 조합원에게 무엇을 전달하려는 가. 아니면 나의 이름 석자를 날리고 싶어선가. 이저 저도 아닌 내 삶의 의미는 어디서 찾을 것인가? 이렇게 되면 또다른 영역에서 나는 헤매기 시작한다.  

그 쯤되면 이번에는 글이 갖는 매력을 생각한다. 이 글 하나가 조합원의 마음을 흔들어놓을 수 있다면....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읽는 기사인데....영향력이 없다고 말할 순 없지. 차츰 자조하는 분위기로 바뀐다.

내가 '글쓰기'에 관련한 일을 하게 된지 6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이럴진대 겨우 6개월 지난 신참은 어떨까? 그 시커먼 속은 안봐도 비디오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래서 어떻게 할 건대?에 답하는 것이다. 정면 승부할 것인가? 피해 갈 것인가? 둘 중의 하나이지 않은가. 나와 타협하기 보다는 부단히 나를 단련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지난 주말에 경기도 연천군으로 가는 길에 보았던 간판의 글귀가 생각난다.

"당신이 최고의 브랜드입니다"

이 세계에 살아 남기 위해서라도 쓰고 또 써야 하지 않을까. 내가 가진 거라곤 내 몸뚱이 하나이고 하나 밖에 없는 아들내미에게 남겨줄 것도 오늘 나의 흔적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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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만남

오랜 만에 20년 전 선배들과 동기들을 만나게 됐다. 한 친구가 몇년동안 영국에 나가 있다가 들어와서 자연스레 만들어진 자리다. 그동안에도 이런 일 저런 일 있을 때 몇 년만에 한번씩 봤고 이번에도 그렇게 4-5년 만에 만나는 거 같다. 이번에는 똥파리와 팔삼까지 연락이 됐다고 하니 십여년 만에 만나는 이도 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동기 중에 한 친구는 여의도 국회에서 또 한 친구는 별로 멀지 않은 과천에서 나는 영등포에서 그리고 선배들도 서울의 어느 한 곳에서 아침부터 밤을 보냈던 거다. 뿔뿔히 흩어진 채 연락하지 않고 잘들 살고 있겠지하면서...말이다.

 

이들이 누군인가? 한때는 최루탄을 함께 맞아가며, 골방에서 뭔 소리도 모르겠는 책을 들고 씨름했던 이들 아닌가. 밖으로는 풍물 동아리로 묶이고 실제로는 의식화모임에서 더 나가 조직적으로 엮이는 운동집단이었다.

 

하지만 생생히 기억나는 것은 86년 암흑기에 남자선배들은 달랑 여자 선배한명 남겨놓고 군대로 가겠다고 했고, 남아 있던 동기들과 선배들은 우리 써클을 유지할 것이냐  말것이냐 심각하게 논쟁을 벌었던 것. 그 때의 기억이 어른 거린다. 누가 맡아서 유지할 것이냐는 게 가장 핵심이었고, 그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한 채 해산하기로 했던 아픈 기억들....

 

결국 각자 자기의 길을 갔다. 공부만하는 학생(?)으로 돌아온 내가 꼬들김을 당해 학생회 선거에까지 나가게됐고, 같은 써클에 있었던 친구와 경선을 했고, 당선되면서 나는 지하 써클 영역보다 학생회 활동을 중심으로 한 대중활동을 하게 됐다. 그리고 지금 여기 노조운동조직에서 실무 노가다(?)를 하고 있다.

 

내일 만나게 될 선배들 중에는 군대를 정리할 생각으로 노동부를 점거했으나 결국 군대에 끌려갔다 온 사람, 맹 활동을 열심히 하다가 지금은 다른 사업하는 사람, 현장에 들어갔다가 병만 얻어 나온 사람, 당시 군사독재시절 피끓는 분노와 옳은 것을 알려내야 한다는 양심때문에  결코 순탄치 않게 산 사람들도 있다. 그런 반면 우리 동기들은 ....사실 잘 모르겠다. 취직해서 돈 벌고 있다는 것 말고 그들과 인생을 얘기해 보지 않았기에...가끔 만나는 한 친구를 빼곤 말이다.

 

그렇지만 언제가는 이렇게 또 만나고 앞으로 또 만나게 될 것 아닌가? 이 사회의 한 영역, 40대초반, 386세대, 똑같은 사회적 고통과 어려움에 직면해서 아둥 바둥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어렸을 적에는 운동판을 떠난 이들을 굳이 만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한 적이 있었다. 이 얼마나 외골수적이고 편협한 인간관계인가. 그들도 느낄 거라 생각한다. 옛날 운동을 했던 기억 속에서...아주 가끔은 현재의 자신을 반추하면서...

 

죽을 때까지 사람의 관계는 알 수 없는 거다. 원하건 원하지 않건 간에 지금 옆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가까운 사람들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20년 전 선배와 동기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애뜻함과 푸근함같은 것을 별로 없다. 당장 서로 치열하게 부딪히는 지점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세월에서 녹여낸 상대방에 대한 배려일까.

 

사실 몇년만에 모이면서도 날짜와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만날 요일과 모이는 장소를 두고 설왕 설래 했다. 어느 쪽으로 해라. 어떤 요일은 안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내가 가장 바쁜 날 만날 약속이 잡혔고, 대신 내가 가기 좋은 곳으로 장소를 잡았다. 다음 날 출근들을 해야 하니 따져볼게 많은 갑다.....이렇게 삶은 먼 곳에서 온 친구도, 오랜 만에 만난 선배와 동기들도 부대끼게 만들고 있다. 내일은 그 삶들과 내 삶이 술잔이 되어 짠 하게 부딪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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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고개 넘어 6시간 산행

내가 살고 있는 인천의 서구 가좌동 뒷산이 한남정맥의 일부 구간이란 걸 안 뒤부터 '동네 산행'을 하고 있다. 주동은 애 아빠지만, 나는 적극 가담자고, 아이는 단순 가담 또는 볼모다. 오늘같은 경우 서울 전국노동자대회도 빼먹고 산바람난 가족들이 동네산행을 했다. 서구 2미터고지의 원적산 -> 부평구 효성산 -> 계양구의 계양산을 6시간 걸었다. 산행은 먼저 살다간 사람들의 흔적을 느끼게 해준다. 원적산을 가다보면 옛날 전설에 따르면 하늘에서 말이 내려와서 발자국을 남겨놓았다고 해서 천마봉이라는 데도 있다고 한다. 오가면서 천마봉이 있다는 표시와 전설을 담은 글 따위를 봤을 뿐이다. 원적산을 그래서 천마산이라고 부르다가 철마산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옛날 산길은 모두 이어져 있었을 터인데 지금은 도로때문에 중간 중간 끊긴 곳이 많다. 특히 효성산에서 계양산으로 연결되는 곳도 지금은 경인고속도로와 일반도로 때문에 두번이나 끊긴 곳이다. 이곳의 지형이 장맹이고개다. 표지에는 징맹이고개라 써있었다. 임꺽정이 조정을 주름잡던 때, 이곳까지 내려왔다는 얘기가 있다. 사실인지는 내가 확인을 하지 않은 터라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그래서 이곳을 지나가려면 수천명(이것은 뻥인 것 같지만)이 모여서 지났다고 고 한다. 고구려 왕자인 비류가 문학산 쪽으로 내려와서 인천이 주요도시가 되었고, 한남정맥이라는 줄기가 강화까지 쭈욱 연결되어 있는 곳. 이렇게 길을 걸으면 수십년, 수백년, 수천년 전에 살다간 사람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산은 봄도 먼저 맞이 하는 듯 산수유는 물론 개나리, 진달래까지 봉우리를 피우고, 몇개는 꽃망울을 터뜨린 것도 있었다. 줄기만 앙상하게 남아 있는 활엽수 나무들의 수형이 아름답게 군데 군데 소나무, 잣나무 들과 어울어져있었다. 지난 주 포천 쪽에 있는 토끼봉에 갔다가 옆 머리있는 곳을 4바늘이나 꿰맨 아이가 원적산에서 넘어져 손바닥이 약간 까진 것 말고 무사히 산행을 마쳤다. 길을 걷다보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 좋다. 지난 주의 나의 모습을 떠올리며 반성하고, 새롭게 삶을 가다듬게 되어 참 좋다. 재작년 가을, 낡은 등산화 얻어 신고 오대산 10시간 산행을 한 뒤 발이 온통 까져 고생했던 기억이 아직도 가물거리는 데 횟수로 3년째, 산바람난 가족이 되어 버렸다. 매일같이 밤 12시를 넘겨 퇴근하고, 뻑 하면 집에 안들어오고, 또 훌쩍 아침일찍 나가버리는 나쁜(?) 엄마를 만회하기 위해, 주말은 가족과 함께 하라는 엄명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산에 갔다왔다. 전국노동자대회에서 7001명이 되지못한 것과 GM대우차창원비정규직 동지들의 고공농성이 눈에 밟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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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사랑을 읽고

지난 달 손석춘님의 <유령의 사랑>을 감명깊게 읽었다. 찔찔 짜면서 책을 읽었다는 뜻이다. 그 책의 주인동은 마르크스네 하녀였고, 그 책은 헬레네데무트라는 이름의 마르크스와 또다른 사랑을 나눈 여인의 일기를 형식으로 구성돼 있었다. 손석춘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거다.

우선 직업이 기자인 주인공 한민주는 마치 손석춘 님 자신인 듯한 착각을 일게 만들었고, 이리 저리 들어보니 빨치산의 아들이란 얘기도 있는 걸 봐서 절반이상 자신을 그려놓은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아름다운 집을 본 뒤 내가 가졌던 물음표를 약간 해소해주는 대목에서 더욱 그렇다. 왜 북한사회, 북으로 올라간 사람과 그 사회를 뚫어지게 보려했던가? 아름다운 집도 일정정도 사실에 근거한 픽션이라고 할 때 집요하게 추적했던 이유는 무엇을까 늘 궁금했었다.

그 책에서 보면 아버지의 존재를 찾고자한 갈망과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운동하기 어려웠던 사회적 분위기와 조건 들에서 어렴풋 궁금증이 해소된다. 또한 마르크스에 대한 갈증도 마찬가지같다. 어느 정파적인 입장 때문이라기보다는 변혁운동의 순수성을 간직하고픈 그런 것 아닐까. 주인공 헬레네데무트는 노동자였고, 그의 시각으로 본 마르크스는 부단히 시대와 자기와 투쟁하고 안주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인물이었다. 마르크스가 노동자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보여준다. 선물로 들어온 한 여인이 노동자로 성장하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노동자가 계급성을 갖기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듯하다. 또 쓰고 또쓰고 고쳐쓴 마르크스의 책을 나는 제대로 읽었봤는가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단지 천재이기 때문에 당연시했던 작품들이 하나 하나에 얼마나 깊은 애정과 노력을 쏟아 부었는지 세심하게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이 픽션이 일지라도 작가는 마르크스의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닮으라 얘기하는 것 같았다.

오늘도 겨우 마감을 끝내고 기운이 쭉 빠져서 집에 가기 힘들 정도다. 조금 전 만두 2개와 밥을 한 숟가락 뜨고 몸을 움직여야 하는데...미뤘던 지인들에게 전화하고, 얘기 좀 하다보니 벌써 시간이 너무 흘러가 버렸다. 나는 얼마나 노력하며 사는지, 변혁을 꿈꾸는 자, 노동자로서 나는 무엇을 지금 실천하고 있는가? 비교하며 스스로를 돌이켜보게 한 책이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중년의 사랑과 마르크스의 사랑을 연관지어 좀 어색했다. 사랑이라는 제목때문에 그랬을까? 마르크스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싶었던 나에겐 억지로 꿰어놓은 듯한 느낌이 강해서 데무트와 그 아들의 이야기가 끝난 뒤부터는 책장이 잘 안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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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로 발목잡힌 **노조

노조 대의원대회가 감사미비로 휴회됐다. 산별노조 4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회계감사가 중앙위에서 통과된 규정에 반발해 일주일가량 감사를 하지 않았기에 4만 조직의 대의원대회를 휴회시켜 버리는 사태를 만들었다. 

규정에는 회계감사 변제 범위와 감사도 출장명령과 출퇴근 등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다. 물론 통과된 규정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앙위원회에서 통과된 사항이 문제라면 대의원대회에서 수정안건을 제출하거나 해야할 문제다.

대의원대회를 유회시킬 만큼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는 것은 조직 내 숨어있는 또다른 것들과 영합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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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고위관계자가 비리의혹 제기?

80년대 말 이런 얘기가 떠돌았다. 

정파간 다툼이 첨예했던 어느 지역 한 현장에 활동가들이 대거 들어갔는데 어떻게 조직할 것인지를 두고 내부 갈등이 심각했다고...그런 와중에 한쪽 입장의 활동가가 정치적 입장이 다른 쪽의 활동가를 회사에 슬쩍 흘려 제거했다는 슬픈 이야기다.

자본보다 더 미운 동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여태껏 한번도 주도권을 쥔 적도 없고, 권력을 두고  누군가와 싸운 적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까 싶은데...오늘 한겨레신문에 난 기사는 그 때 그 시절보다 더 심각하다.

 

물론 내 의견은 냄새나는 비리들을 다 폭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얼마나 밉고 싫었으면 언론을 통해 경찰 개입까지 부르는 상황을 만들었을까.

25일자 한겨레신문 2면 머리기사로 '민주노총 또 금품비리 의혹'이란 기사가 실렸다. 이 일은 쌍용자동차노조 정비지부의 한 조합원이 우연히 발견한 회사 쪽 문서로 한 때 논란이 된 적이 있던 일이다. 새삼 드러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당시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묻힌 채 몇달을 지나왔고 민주노총도 이미 알고 있던 일이다. 

우리 내부에서 제대로 밝혀지지 못했던 이 문제를 밝히는 것은 좋지만 이 기사를 보면 '24일 민주노총과 금속산업연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과 '민주노총 고위 관계자'말에 따라 기사를 쓴 것으로 파악된다.    

즉 다시 말하면 내부에서 이 사건을 외부로 흘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겨레신문이 민주노총 내부를 갈라치기 하는 기조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을 텐데...참으로 안타깝다.

이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진실을 밝히는 것으로 나가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스스로 밝힐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지 않고 외부의 힘을 빌려 다른 쪽 정파 죽이기로 쓰여지는 듯해서 참으로 안타깝다.

더군다나 알려지기로는 이 비리 문제는 단위 노조가 전 집행부서부터 알고 있었지만 '다 개입되어 있더라'란 소문만 무성히 들린 채 회사가 노골적으로 개입되어 드러나는 것을 막고 있다고 한다. 연맹이나 민주노총 간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어떻게 노력했는지 드러나지 않지만 노조 내부 문제를 조직 내에서 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이런 일들 되풀이 되는 비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기사에서보면 '민주노총 고위관계자'란 표현이 나온다. 이미 민주노총은 권력의 중심에 서 있는가. 권력을 향한 욕심 때문에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가. 보수언론과 다르지 않는 이런 언론을 통해 또 얼마나 많은 의혹을 제기하면서 똥물을 튀길 것인가.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이런 분탕질을 끝내고 진정 민주노조를 살려내는 길에 함께 나서야 하지 않을까.

 

점거농성 중인 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 기륭전자, 하이닉스매그나칩, 기아차비정규직, 현대차비정규직노동자들...우리 조직내 비정규직동지들에게 뭐라 말을 할까. 부끄럽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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