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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에.....

    오늘 아침 출장검진을 하는데 직장생활 4년차라는 젊은 여자가  " 여기서 이런 말 해도 되나요?  회사일이 너무 너무  많아요.  사는 낙이 없어요. 그냥 억지로 회사만 다녀요. "하면서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글쎄 검진의사한테 묻는 것이 그리 적절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오죽하면 나를 붙들고 하소연을 할까 싶었다.  인생의 선배로서 뭐라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지만 뒤에 주우욱 대기하고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니 그럴 시간이 없다고 판단.  핸드폰 꺼내서 메모하라 하고 인생기출문제집이란 책제목을 불러주었다.  두세쪽 정도의 짧은 분량으로 20대를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가에 대해서  적어놓은 책이다.   

 

   검진하다보면 사람들이 딱히 건강문제가 아니더라도 이것 저것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전엔 어떤 중년 여성이 혈압이 높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사춘기 아이가 공부안하고 속썩여서 그렇다 하길래 자기주도 학습법에 대해서 소개를 해 준 적도 있었다.  직장일 집안일 하느라 수면부족에 여기저기 아프다는 여자들을 만나면 직장일과 집안일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상담하기도 한다. 자궁내 장치때문에 빈혈이 생긴 여성에게는 피임에 관해 남자와 대화하는 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회사에 들어온지 얼마 안되어 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청년에게는 업무상담을 하기도 한다.

 

   옛날에 옛날에 울 언니 하는 말이 내 얼굴에 이렇게 쓰여있다고 한다. "얘기해도 돼^^"   그래서 그런가 내가 나이가 들어가서 그런가 검진할 때 뿐 아니라 부쩍 인생상담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그런데 말이지, 사실 나는 공감능력이 부족해서 상담자로서 적합한 사람은 아닌데, 팬들에게 오해를 끼쳐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닌가 살짝 염려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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