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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담

 #1. 빈혈인데 걱정만 하고 약을 안 먹는 여자

 

휴대폰 조립하는 하청업체에 갔는데 빈혈이 오래되었는데 약을 먹지 않고 있는 아주머니를 만났다. 2월달에 방문해서 진득하게 알아들을 만큼 이야기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그 상태라니. 물어보니 피곤하고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어지러운데 그게 빈혈과 관계있는 증상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걱정은 좀 하는 데 치료는 안받는 사람들은 대개 이유가 있다. 



알고보니 워낙 변비가 있었는데 그 약을 먹고 변비가 너무 심해져서 고생했는데다가 약값이 넘 비싸서 치료할 엄두가 안난다는 것. 처음 빈혈이 있는 것을 알고 약국에 갔는데 약사가 이것저것 챙겨서 주더니 십만원을 내라고 했다는 것이다. (하루에 열시간넘게 일해서 한달에 돈 백만원 받는 사람들한테 이런 이야기 들으면 더 화가 난다)   

  변비에 대한 대처법을 알려주고 빈혈약은 보험이 되면 만 얼마이며 비보험도 삼만원정도 하니 그거만 먹으면 된다고 알려주었더니 약을 먹겠다고 한다.

 

 #2. 뜨거운 물을 마시면 가슴이 화~해지는 증상을 가진 남자

 

  모 공사 사무직 직원으로 일하는 40대 남자는 식후 혈당이 369 mg/dL인데 치료하지 않고 있었고, 설명하기 힘든 증상을 호소하고 있었다. 뜨거운 물을 마시면 가슴이 화~해지는 증상이 삼사년전부터 계속 된다는 것이다. 매년 종합검진을 받지만 혈당이 높은 것 말고는 별다른 이상소견이 없는데(?) 걱정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뭔가 심리적인 문제가 있다.

"다른 증상은 없나요?"  내가 묻자 마자 약 20분정도 줄줄이 사탕처럼 나오는 이야기.

수년전의 사업실패이후 우울증, 자살충동을 극복한 이야기,

현재의 불면증, 성기능장애, 예기불안...... 당뇨병과 정신증상에 대해서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설명하고 믿을 만한 내분비내과와 신경정신과 선생님앞으로 진료의뢰서를 써 주었다.

  그가 당뇨병을 치료하지 않는 이유는 의사들을 믿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가 걱정하는 증상에 대해서 말하면 의사들은 신경성이니 마음 편하게 먹으면 된다고 했지만 그의 증상은 낫지 않았고 불면의 밤은 계속되었던 것이다.

  잠 한번 제대로 자는 게 소원이라는 그에게 왜 지금까지 그런 증상을 의사들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지 물어보니 대답이 기가 막히다.

  "아무도 안 물어보던걸요"

 

사업장에서 건강상담을 하다보면 이야기를 잘 듣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뼈저리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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