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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끊고 나서

   모 완성차 산안부장이 연락없이 노과장을 만나러 왔는데 연락이 안된다고 외래 간호사가 전화를 했다. 간단한 일이면 내가 해결할까 하는 생각으로 전화를 받아서 물어보았다. 방문객은 근골격계 산재요양신청서를 쓰려고 온 것인데 사내하청지회 산안부장이라고 한다. 노선생 연락처를 알려주면서 그 사내하청 회사를 담당하는 보건관리자인 마담선생과 의논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방문객이 ***동지라는 사람한테 소개받은 이가 노선생이다. 그는 그 완성차 회사 공정을 잘 아는 편이고 거기서 발생하는 근골격계 산재에 대한 경험이 많은 사람이니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플대로 아파서 더 일 못하게 되어 산재까지 가기 전에 조기 발견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상식적인 일이 일상적으로 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사업장 상황을 잘 모르니 최소한 아픈 사람이 퇴사나 다름없는 산재신청을 결심하기 전에 예방적인 조치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이야기 하기가 조심스럽다. 그러나 그 회사 보건관리자가 나서서 사측이 마땅히 해야 할 바에 대해 촉구하는 일도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어제 첫 수검자가 생각이 난다. 그는 전투적인 노동조합이 있는 회사에 다닌다. 문진지의 거의 모든 증상에 동그라미 표시를 했던 그는 손가락이 아파서 산재요양을 했고 다른 작업에 복귀한지 며칠만에 이번에는 어깨가 아파서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 공장은 아주 왼쪽에 있는 연구팀이 와서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를 실시했고, 그들은 조사보고서를 남기고 떠났다. 그 결과 일부 환자는 산재 요양을 했으나  작업장은 바뀌지 않았다. 

 

  한편 그는 지게차 운전자였기 때문에 다른 작업자들보다 더 많은 화학물질에 상대적으로 적은 농도로 노출되고 있었다. 그는 더 많은 검사와 의학적 조치를 바랬다. 아침중 108명을 검진하려면 그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어 원하는 대로 검사를 하고 결과설명을 해주었다. 대부분의 임상검사가 몸이 상당히 나빠져야 비정상으로 나온다는 것을 그에게 설명할 시간도 없었지만 의욕도 없었던 게 사실이다. 나는 이런 일들에 에너지를 많이 쓰면 금새 고갈된다. 그릇이 작거든. 그래서 힘조절을 하게 된다.

 

 사내하청노조는 사정이 다를 것이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사람들이 물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지 않는다면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내는 일은 시지푸스의 노동처럼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내는 일을 헌신적으로 해내는 분들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물에 빠진 사람을 먼저 건져내는 게 옳다. 강에 안전한 다리를 설치하는 일을 포기하지 말고 끈질기게 해내는 한편 수영을 가르치는 일도 '바로 지금' 하자 뭐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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