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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호흡기 알레르기 내과 교수한테 전화를 했다.  두달전 천식진단받고 작업중단후 폐기능을 관찰했으나 업무관련성을 확인하기 어려웠던 환자에게 원물질 기도유발검사를 하기로 한 것이다.  환자는 PP, PE, 복잡한 이름의 산화방지제, 이형제, 알루미늄 이렇게 5가지 물질에 노출되고 있었고 이걸 실제 작업장이랑 유사한 노출을 만들어서 흡입시킨후 폐기능 검사를 하는 것인데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꼭 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잘 안한다. 이 환자는 회사내에 작업전환할만한 부서가 마땅하게 없어 원인물질확인을 꼭 해야 하는 상황이다.  환자는 얼마전 실시한 메타콜린 유발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오자 회사에 복귀하는 것에 겁을 먹고 전화를 해서 통사정을 했다. 좀 더 쉬게 해 달라.  여러가지 의논끝에 열흘정도 시간을 더 갖고 원물질 유발검사를 빠른 시일내에 실시하기로 하고 사측에도 그렇게 설득했다.   이건 우리 과에서 하기는 좀 어려운 검사이다.  위험부담이 큰 검사이기 때문이고 우린 기술적인 능력도 부족하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임상의사들한테는 귀찮은 일이기에 호흡기 알레르기 내과 교수한테 매번 이런 부탁하는게 미안하지만 전화를 걸었다.



그 : 돈 받어?

나 : 받으셔야지요.

(아까 검사비용에 대해 검진팀장이 어찌할까요? 묻던 게 생각이 나서 좀 망설이다가 한 답변임)

그 : 나야 뭐 해달래는 대로 해줄 생각이야.

       공짜로 해달라고 하면 그렇게 해 줄께.

나 : 그런데 검사 여러번 하게 되면 좀 깍아주세요.

그 : 그럼 한 건에 대해서만 받지 뭐.

나 : 고맙습니다~

      (마음속으로) 선생님 진짜 멋쟁이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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