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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옛 고속도로 ‘에너지 도로’로 재활용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4042212085&code=920501
버려진 옛 고속도로 ‘에너지 도로’로 재활용 (경향, 박병률 기자, 2013-04-04 22:12:08)
ㆍ도로공사, 태양광 발전소 5곳 준공·에너지림 조성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던 버려진 폐고속도로가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설로 탈바꿈했다. 도로공사는 4일 “폐도에서 태양광 에너지와 친환경 연료인 목재펠릿을 생산하고 있다”며 “환경보전은 물론 국토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도로공사는 영동선 137.6㎞ 지점 5000㎡의 폐도에 이태리포플러 20만그루를 심고 ‘에너지림’ 조성에 들어갔다. 이태리포플러는 성장이 빠른 나무로 2년 뒤면 벌목, 파쇄한 뒤 압축해 청정에너지인 목재펠릿을 생산할 수 있다. 목재펠릿은 나무를 압축해 만든 에너지연료로 고열량을 갖고 있다. 목재펠릿은 2016년부터 생산할 예정이다.
도공은 2018년까지 매년 3∼4㏊씩 폐도 20㏊에 20만그루를 심을 예정이다. 에너지림을 조성하면 이태리포플러가 자라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이후에는 목재펠릿으로 만들어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2018년 에너지림 조성이 완료되면 향후 20년간 목재펠릿 약 1700t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경유 87만ℓ를 대체할 수 있는 양으로 온실가스 약 3000t을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
앞서 지난달 6일에는 경남 함안군 모곡리 남해고속도로 폐도 구간에 태양광 발전소(패널)를 준공했다. 이 폐도는 진주~마산 구간 확장공사로 생겼는데 모곡, 상촌, 방촌, 금곡, 승산 발전소 등 5곳이 준공됐다. 고속도로 폐도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곳의 총 발전용량은 4.6MW 규모로 15층 아파트 29개 동에 상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도공은 올 상반기 내 9개소 7.2MW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700억원으로 사업이 완료되면 25MW 규모의 발전용량을 갖추게 된다. 이는 인구 3만7000명인 강원도 평창군 규모의 도시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도공의 용역결과를 보면 고속도로 폐도, 휴게소 주차장, 녹지대, 성토부 등을 모두 활용할 경우 태양광 발전 잠재 규모는 186MW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강원도 춘천시가 쓰는 전력량과 같은 규모이다.
새로운 고속도로를 만들거나 기존 고속도로를 개량하면서 생기는 폐도는 그동안 방치됐다. 도공 관계자는 “폐도를 태양광 발전소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는 전력위기설이 돌던 2010년께 나왔다”며 “국가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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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4&artid=201303111819581
[경제]버려진 구 고속도로의 재발견 (2013 03/19ㅣ주간경향 1017호, 박병률 경향신문 경제부 기자)
ㆍ남부지방 폐도로 구간에 태양광 패널 설치 신재생에너지 생산
경남 함안군 산인면 모곡리 남해고속도로 진주~마산 구간. 새로 놓은 직선도로 옆으로 버려진 구 고속도로에 태양광 패널이 줄지어 늘어섰다. 태양광 패널들은 남부지방의 따사로운 봄햇살을 온몸에 받고 있었다. 도로공사가 남해고속도로의 폐고속도로 구간에 설치한 태양광발전소가 눈길을 끌고 있다. 폐고속도로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곡리 외에도 진주시 금곡, 승산, 방촌, 상촌 등의 남해고속도로 구간에도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다. 5개 태양광발전소의 발전용량은 모두 4.6MW. 15층 아파트 29개 동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에너지 관련 시민사회에서도 도로공사의 실험을 주목하고 있다.
15층 아파트 29개동에 공급 규모
폐고속도로는 정부의 고민거리였다. 최근 기존 고속도로를 확장하고 정비하면서 폐도는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였다. 굽은 도로를 펴면서, 혹은 터널을 뚫으면서 폐도가 발생했다. 국도까지 합치면 방치되는 도로가 적지 않다. 폐도는 손을 대자니 돈이 너무 많이 들고, 그대로 두자니 흉물이 됐다. 폐고속도로의 경우 정부 소유지만 관리는 도로공사가 한다.
폐고속도로 처리는 대충 네 가지 정도가 된다. 도로 유지·보수를 위한 작업장용으로 자재나 중장비 정치장으로 쓰는 방법이다. 별도 비용이 들지 않지만 고속도로 주변 전망이 좋지 않고, 주변 환경오염의 우려가 있다. 해당 지역자치단체가 특별히 사용할 곳이 있다며 이관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수요가 그리 많지는 않다. 혹은 정부가 매각에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고속도로 옆 도로여서 매각이 쉽지 않을 뿐더러 매각대금도 크지 않다. 녹지대를 조성하는 게 마지막 활용방안이다. 폐도를 걷어내고 꽃과 나무를 심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게 문제다. 걷어낸 아스팔트 등 폐기물 처리비용이 특히 많이 든다. 녹지대를 조성한 뒤 관리비용도 만만찮다.
폐도를 태양광발전소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는 2010년에 나왔다. 때마침 전력위기설이 나오던 때였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전력부족 문제가 커지면서 정부 차원에서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기였다”고 말했다. 여름이 되면 고속도로는 내리쬐는 태양열로 달궈져 이글거린다. 남부지방일수록 더하다. 이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자는 구상이었다.
태양광에너지는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이지만 입지가 항상 문제였다. 면적을 많이 필요로 해 설치할 곳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또 땅값이 비싼 곳에도 설치하기 힘들다. 그러다보니 신재생에너지 생산설비를 갖추면 지목변경을 쉽게 해주는 방식으로 태양광 패널 설치를 권장했는데 부작용이 생겼다. 이를 악용해 산비탈을 깎거나 심지어 갯벌을 매립하는 사례가 생겼다. 환경을 살리자고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자더니 되레 환경을 망친 꼴이다. 폐고속도로는 입지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괜찮은 시도로 평가된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소음문제로 도로 인근지역은 땅을 못쓰는 곳이 많은데 이런 곳을 이용해 태양광 발전을 하는 것은 매우 매력적”이라며 “해외에서도 도로 인근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폐고속도로 태양광 발전을 위해 도로공사, 남동발전, 재무적투자자(은행 등) 등은 공동으로 투자해 별도 법인인 ‘고속도로태양광발전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자기자본이 30%이고 타인자본이 70%다. 자기자본 중에는 도로공사와 남동발전이 29%씩 지분투자를 하고 있다. 나머지 42%는 은행 등 재무적 투자자다. 고속도로태양광발전 주식회사는 700억원을 투자해 49만㎡에 총 25MW 규모의 발전용량을 갖춘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5MW면 강원도 평창군 규모(3만7000명)의 도시가 상시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설치비용·민원 등 넘어야 할 문제
공동사업자인 남동발전 입장에서도 폐고속도로 태양광발전 사업은 필요한 사업이었다. 남동발전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적용대상 기업이다. RPS제도란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사업자는 총발전량 중 일정량 이상을 신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국내에서는 설비규모 500MW 이상의 발전사업자 및 수자원공사, 지역난방공사 등이다. 설비규모 500MW 이상의 발전사업자에는 남동발전을 비롯, 한국수력원자력, 중부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SK E&S, 포스코에너지, GS EPS, GS파워, MPC 율촌전력 등이 있다. 2012년은 전체 발전량의 2.0%를 신재생에너지로 채우면 되지만 2022년에 가면 10%까지 높아진다.
고속도로 시설물을 이용해 얼마나 많은 태양광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도로공사가 타탕성 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폐고속도로 구간은 35㎞ 정도였다. 여기에 휴게소 주차장, 녹지대, 성토부 등 고속도로 주변시설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면 186MW까지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발전용량 186MW면 7만 가구가 있는 강원도 춘천시 규모가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폐고속도로 중에서도 남부지방이 태양광 발전의 적격지로 손꼽힌다. 아무래도 태양광 노출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태양광발전소 설치는 중부 이남에 몰려 있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 경부고속도로 황간 IC 인근에서는 지난 2월 말부터 패널이 설치돼 일부 전기를 생산 중이다. 현재 인허가가 추진 중인 곳은 경남 함안군 장지리 남해고속도로 장기 IC 인근, 경부고속도로 울산 언양휴게소 등이다. 호남에서는 전라남도 장성군 백계리의 호남고속도로 장성 JC구간에서 태양광 패널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넘어야 할 문제도 있다. 우선 설치비용이다. 태양광 발전이라는 것이 규모의 경제다 보니 당장 본전을 뽑기 어렵다. 남해고속도로 5개 태양광발전소에 투자된 돈은 120억원. 태양광 발전으로 얻는 수익은 연간 20억원이다. 최소 6년은 지나야 투자금액이 나온다는 얘기다.
지역주민들의 반발도 있다. 진주시 지수면 주민들은 태양광발전저지위원회를 구성해 태양광발전소 설치를 반대해 왔다. 빛 반사로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주변 통행 차량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실제 농촌 유휴농지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자 인근 축사에서 열과 소음, 빛 반사 등으로 인해 기르던 가축이 피해를 당했다는 민원을 제기한 사례도 적지 않다.
관리문제도 중요하다. 개인이나 기업이 설치하는 태양광패널은 설치시에는 정부 지원이 되는데 운용 때는 없다보니 보수·유지·관리를 잘못해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설치만 하면 ‘끝’이라고 생각하면 지속 가능성이 없고, 얼마나 잘 보수·유지를 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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