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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안가기

어느덧 20대 중반.

점점 군대 집단이 나를 부르는 소리가 커지고있다. 생각할수록 짜증나는데, 문제는 피할 방법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피해? 아니, 피하는게 아니라 무시하는거라고 해두고 싶다. 지들이 뭔데 내 인생에 관여한단 말인가. 안그래도 주입식 교육과 군사주의 문화로 맘에 안드는데 내 인생에 태클까지 거니까 더 맘에 안든다. 지들이 언제 나한테 뭐 해준거라도 있단 말인가. 나같이 평범한 애들은 그들에게 빼앗기기만 했을뿐이다.

 

거기가서 인생허비하고 있는 친구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온다. 나랑 비슷하게 군대가 무지 맘에 안들어 몸이 베베꼬이며 따분한 병장, 상병 생활을 버티고 있는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정말 개 쓸데없는 짓거리로 시간낭비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안든다"는 것이다. 씨뎅, 내 아까운 인생. 절대 안가. 죽어도 안가. 그들의 부름을 무시할 방법을 거의 일주일에 세네번은 생각한다.

 

1. 병역거부

가장 끌리지만, 가장 어려운 선택이다. 그 답답한 공간, 감옥에서 1년4개월이나 있어야 한다. 예전에 유치장에서의 2박3일도 정말 답답하고 깝깝해서 죽을 것 같았는데 1년4개월(=485일)을 어떻게 버틴단 말인가. 그 어두컴컴한 좁은 방에서 말이다. 조금이나마 위안을 찾을 수 있는 꺼리들을 생각해보곤 하는데, 독서와 집필활동? 허허. 수많은 독서와 그와 연계된 집필활동을 통해 대중들에게 익숙한 언어로 서술된 아시아 민중史 따위의 책을 한번 써보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이건 정말 말도 안되는 계획이라는 생각이 당연히 든다. 이 생각을 할수록 1년4개월을 버티고(?) 나온 분들이 존경스럽다. 내가 군대가기 싫은 이유가 상상력이 빈곤해질까봐, 임을 감안할때 감옥은 과연 어떤 공간일지... 감옥은 상상력을 압살할 것이 분명하다.

 

2. 무작정 연기 이후 대체복무

무작정 연기하다가 대체복무법이 입법되길 기다리는 것이다. 정말 대책없는 생각이다. 그래도 내가 남한정부가 하는 선거때 민주노동당에 투표하는 얼마없는 이유였는데, 좀 가망 없어보인다. "2012년 집권"은 무슨.

 

3. 방위산업체 현역병 취직

IT업계라면 하늘에 별따기다. 아는 사람 있어야 가능하다는 얘기가 쫙 퍼져있다. 아는 사람 없다. 이게 가능하다면 다른 거 다 제치고 이거 하겠지만, 가능성이 거의 없으니까. 일단 정보처리기사 요런거라도 공부해서 따놓을까, 하고 생각해는 중.

 

4. 프랑스로 도피, 장기체류.

요즘들어 떠오르고 있는 주요 후보다. 학교 졸업하고 프랑스로 여행비자로 간 다음에 거기서 불법체류자로 남는 것이다. 서른네살까지만 버티면 된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법적인 문제를 좀 더 알아봐야겠다. 영영 고향땅으로 돌아오지 않을 순 없다.

 

5. 사회주의 혁명

젤 좋다. 혁명 이행기 속에서 자본가의 군대가 폐지되는 것이다. 이행기이기 때문에 군대가 완전히 폐지되지 않을수도 있다. 그러나 그때부터 군대는 자발적으로 입대가 가능하며, 계급간 서열이 없고, 혁명 이행 투쟁에 관한 부대별 집단적인 토론과 논쟁이 살아있으며, 학습과 여러가지 여가활동(예컨대, 영화 제작, 스노우보드 타기 등)이 가능한 공간으로 변화'할수도'있다. 그럼 군대 갈지도 모른다. ㅎㅎㅎ 근데 아무래도 3년안에 이런 시기가 오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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