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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이요

이제 아침이 되면 종암사거리 "유천칡냉면"으로 출근해야돼.

오늘은 안갔어. 갈껄 그랬나? 꼴에 내 전공에 맞는 돈벌이를 하고 싶었거든.

몇년만에 기술경영 수업을 들은 꼴이 되어버렸지.

4시간동안 성XX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님을 앞에두고 온라인 강의 촬영을 했는데 정말 고역이었어.

정말이야? 경쟁자의 능력을 탐색하고 시장경제에서 승자가 되어 살아남는 방법을 배우는건 어떤 세상을 위한거지?

아무튼 어쨌든 내일은 냉면을 배달하러 가야돼. 차라리 속편하지.

차가 빼곡하고 쌩쌩달리는 미아리 8차선 거리를 왔다갔다하며 하루에도 스무집씩 들리며 육수를 따라주는건 다른 알바에서 경험못하는 나름의 재미가 있으니까. 게다가 12시간 노동을 마치면 따끈따끈한 지폐 6장도 받고. 방구석에서 뒹구는거보다 백배 낫지! 빚120만원이랑 등록금290만원도 벌어야되고... >_<;;;

내일은 제발 씨티100 운전하다가 안다쳤으면 좋겠다. 오토바이 너무 꼴았거든. 씨부랄.

성북구 강북구 어디든 배달하는 유천냉면, 배달하다가 사고 안나면 정말 행운이지.

 

띵동!

냉면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십니까, 냉면왔습니다.

물냉면 육수 따라드릴께요. 비빔냉면은 여기 있구요.

어익후 쏟았네요, 죄송합니다. 이를 어쩌죠. 육수가 너무 꽝꽝 얼어있어서요,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니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제가 닦을께요.

아예,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얼마죠?

네, 11000원입니다.

예 여기있습니다.

예 거스름돈 여기있습니다.

예 수고하세요.

예 안녕히계세요, 맛있게 드세요.

예,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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