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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로에 서면

세종로 한복판에 서보자.

데모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그곳에 갔을때, 조선일보 빌딩 전광판 다음으로 눈길이 가는 교보빌딩 대형현판.

대단한것도 아닌데, 가끔 가슴 설레이게 하는 문구가 뇌리에 박힌다.

그러다가 그것이 5초짜리 감동임을 깨닫는다.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러나 세상이 교보빌딩 대형현판 문구만큼만 아름답다면 어떨까.

"삶이란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이 시린 겨울에 너무 절실한 교리다.

가슴이 조금 따뜻해지면서...

다들 그렇겠지?, 이렇게 생각하면서, 훈훈해지면서...

 

그러나 교리만으론 세상이 변하지 않는다, 는 걸 3초만에 깨닫는 순간, 2초만에 슬퍼진다.

 

 

광화문의 창 선정자문위원회는 "일반시민들로부터 300여건의 문안을 공모받았다"며 "지금까지 교훈적이고 사회 계도적인 문안이 주류를 이뤘으나이번에는 아름다운 싯귀를 통해 서정적인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이 문안을채택했다"고 밝혔다.

선정자문위원에는 연세대 유종호 교수, 소설가 이청준씨, 한림대 유재천교수 등 6명이 활동하고 있다. -2001년4월11일자 한국일보 기사 중

지금은 교보빌딩 현판 선정자문위원이 민주노총 지도부보다 쎈 놈들일지도 모른다.

갑자기 더 슬퍼진다.

사실 슬퍼질 필욘 없는데. 아유, 사치스러운 내 감정.

왜 자꾸 패배적 감수성이 내 일상을 지배하는걸까. 죄책감든다, 제기랄,

아냐아냐, 이럴 필요 없다.

그럼 글을 등록할 필요도 없잖아..

그러나 그럴 필요도 없다.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내가 뭘 쓰든 누가 뭐라겠어.

아, 또 패배주의...

(점점 미쳐간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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