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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시리아 연쇄 강진 '아비규환'... 사망 4천명 육박, 피해 규모 예측 불가

튀르키예, 국가 애도기간 선포... 유엔 등 국제사회 지원 나서

23.02.07 06:26l최종 업데이트 23.02.07 08:27l
튀르키예·시리아에서 발생한 강진 피해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튀르키예·시리아에서 발생한 강진 피해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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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에서 6일(현지시각) 강진이 연이어 발생해 튀르키예와 인접국 시리아에서 사상자가 수천 명에 달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17분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곳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가 강력한데다 진원의 깊이가 17.9㎞로 얕고, 이 지역에 노후한 건물이 많아 대부분 붕괴하면서 사상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주민들이 깊이 잠든 새벽 시간에 지진이 발생한 점도 인명 피해를 키웠다. 

오후 1시 24분에는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 북동쪽 59㎞ 지점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또 발생했다. 튀르키예 정부 관계자는 새로운 지진이라고 밝혔으나, USGS는 첫 지진과 같은 단층에서 발생했다면서 여진으로 간주했다. 

튀르키예, 84년 만의 최악 지진... 강추위에 구조 난항  두 차례의 강진과 80차례에 가까운 여진은 튀르키예는 물론 국경을 맞댄 시리아를 강타했다. 또한 이집트와 레바논에서도 진동이 감지될 만큼 강력했다.

USGS는 "이번 지진은 1939년 12월 동북부 에르진잔주서 발생해 약 3만 명이 사망한 역대 최악의 지진과 동일한 위력"이라며 "이 정도 규모의 지진은 전 세계에서 매년 평균 5회 미만 발생할 정도로 보기 드물게 강력하다"라고 평가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사망자가 4000명에 육박하고 수만 명이 다친 것으로 보고됐으며, 사상자는 계속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부터 7일간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하며 "피해 지역에서 무너진 건물 잔해를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앞으로 사상자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알 수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강추위에 눈·비까지 내리는 데다가, 피해 지역을 급히 떠나려는 주민들의 탈출 행렬로 구조대가 피해 지역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터키 당국은 피난민에게 쇼핑몰, 경기장, 이슬람 사원 등을 대피소로 제공하고 있다. 

영국 노팅엄트렌트대학의 자연재해 전문가 스티븐 고드비 교수는 AP통신에 "날씨가 추우면 건물 잔해에 갇힌 매몰자의 생존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그만큼 사망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리아에서도 오랜 내전으로 인해 건물들이 노후했고, 의료 및 구조 시설이 충분치 않아 피해가 커졌다. 

국제사회 손길 이어져... 유엔 사무총장 "지원 절실"

국제사회도 지원에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에서 지진으로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라며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이번 재난의 피해를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이들 중 다수는 인도주의적 지원이 절실하다"라고 호소했다. 

미국 백악관은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국제개발처(USAID)와 연방 정부에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들을 돕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번 지진으로 인한 튀르키예, 시리아의 인명 피해와 파괴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며 "나는 튀르키예와 협력하면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하라고 지시했다"라고 썼다.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튀르키예와 시리아 정상에게 전화를 걸어 "재난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튀르키예, 시리아와 외교적 갈등 관계에 있는 나라들도 앞다퉈 나섰다. 최근 튀르키예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놓고 충돌했던 스웨덴, 핀란드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지원 의사를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사실상 전쟁 중인 시리아에 대해 "외교 채널을 통해 시리아로부터 인도주의적 지원 요청이 들어와 지원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 관계자는 AFP통신에 "수십 년간 시리아인을 살상해온 살인자에게 어떻게 도움을 요청하겠느냐"라며 "이스라엘에 지원을 요청한 적이 없다"라고 부인했다.

다만 시리아 정부는 "국제 단체들의 인도적 지원 활동에 필요한 모든 시설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유엔 회원국, 국제적십자사를 비롯한 인도주의 단체에 도움을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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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호국에 비해 민주의 가치, 아직 ‘역사화’ 안돼”

[신년인터뷰 ②]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강성구 상임부이사장

  • 기자명 이계환 기자 
  •  
  •  입력 2023.02.07 04:47
  •  
  •  댓글 0
 

최근 한국사회에서 민주주의가 급격히 훼손되고 있다는 ‘민주주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민주화 운동 및 민주주의 문제와 관련해 ‘민주’의 가치를 담보하고 있는 유일한 공공기관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강성구 상임부이사장과 인터뷰를 하게 된 이유다.

강성구 상임부이사장은 한국사회의 민주주의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질문에 대해 준비된 논리인 ‘민주화 운동의 역사화와 현재화라’는 개념으로 답했다.

그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은 ‘독립, 호국, 민주’ 3대 가치에 있다. 이중에서 독립과 호국의 역사화는 진작 이뤄졌지만 민주의 가치가 아직 3대 가치의 하나로서 명확하게 자리 잡고 있지 않기에 ‘민주화 운동의 역사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민주가 확고한 대한민국의 3대 가치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 아울러 6월항쟁과 촛불혁명이 이룬 정치적 민주화 이후에 제기된 다양한 사회 경제 인권 등의 의제를 다뤄 나가는 것을 ‘민주화 운동의 현재화’로 표현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빈번히 나오고 있는 ‘민주주의 위기’와 관련한 우려에 대해 그는 최근 새로운 의제로 부상하고 있는 ‘공화주의’가 그 자체로 민주주의 위기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 “공화주의 추구가 민주주의 문제 해결에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자신의 견해로 삼은 찰스 틸리의 의견을 빌려 “민주주의란 민주화와 탈민주화라는 두 가지 요소를 공유하고 있는 역동적인 체제”라고 하면서, 그가 즐겨 사용하는 ‘더 많은 민주주의, 더 넓은 민주주의, 더 깊은 민주주의’를 위한 민주화의 방향으로 사회가 나아가지 않으면 반드시 탈민주화의 방향으로 가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즉 “민주주의란 민주화의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이지 “민주화 운동이 멈추는 순간 바로 탈민주화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윤석열 정부 들어 민주주의 후퇴가 목격되면서 ‘검찰공화국’이란 말이 나오는 것과 관련 그는 “검찰은 여태까지 한 번도 사과한 바가 없기에 한 번도 민주화가 된 적이 없었다”면서 “그러니 ‘검찰 독재’, ‘검찰공화국’이란 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고 직격했다.

또한 윤 대통령이 헌법의 가치를 강조하면서도 헌법에 명시된 ‘민주주의’ 대신 헌법에 나오지 않는 ‘자유민주주의’를 즐겨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를 ‘반공민주주의’로 해석했다. 특히 그는 우리 헌법의 가치인 민주주의와 민족통일의 관계에 대해 “바람직한 통일을 위해서는 민주주의가 답이 되게 해야 한다”며, 변함없이 민주주의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인 ‘독립, 호국, 민주’ 3대 가치 중에서 민주의 가치를 담보하고 있는 유일한 공공기관이라면서, “정권의 성격과 관계없이 사업회를 전략적으로 어떻게 발전시킬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한 그는 민주주의 신봉자답게 핵심적인 한류 콘텐츠 중에 하나가 K민주주의라면서, K민주주의가 우리의 굉장한 자산이자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이기에 K민주주의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민주화 운동의 역사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인터뷰 모두에서 그는 윤석열 정부 들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받은 변화와 관련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정부의 시비와 당국의 강도 높은 감사 두 가지를 지적했다. 그 연장선에서 그는 올해가 임원 교체기로서 6월에 신임 이사장이 오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도 “기관의 성격과 사업의 내용들을 일관성 있게 가져갈 수 있”는 새 이사장이 오길 기대하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강 상임부이사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2월 1일 그가 재직하고 있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인터뷰 후 언론에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지수’가 지난해 8단계 아래로 떨어지면서 조사대상 167개국 중 24위로 밀려났다는 기사들이 보도됐다. 윤석열 정부 첫 해 1년 만에 8단계나 떨어진 것이다.

그 이유 중에는 “정치인들은 합의를 모색하고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보다는 정적들을 제거하는 데에 정치적 에너지를 쏟는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 비판이 이 인터뷰 어디에 들어가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편집자 주

 

강성구 상임부이사장은 한국사회의 민주주의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질문에 대해 준비된 논리인 ‘민주화 운동의 역사화와 현재화라’는 개념으로 답했다. [사진-조천현]
강성구 상임부이사장은 한국사회의 민주주의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질문에 대해 준비된 논리인 ‘민주화 운동의 역사화와 현재화라’는 개념으로 답했다. [사진-조천현]

“4.19혁명, 6월항쟁, 박근혜 퇴진 촛불혁명의 공통점은 권위주의에 대한 항거”

□ 이계환 기자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통일뉴스>가 신년을 맞이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신년인터뷰 두 번째입니다. 첫 번째는 남북관계 관련 인터뷰였고 이번 두 번째는 한국사회의 민주주의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공공기관인데 인터뷰가 부담이 되지 않습니까?

■ 강성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상임부이사장 : 괜찮습니다.

□ 독자들을 위해 잠깐 소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사업회) 상임부이사장으로서 주로 하시는 일은 무엇입니까?

■ 우리 사업회에는 임원으로 이사들까지 포함해서 이사회가 15명으로 구성이 돼 있는데, 이사장님이 계시고 그 다음에 부이사장, 이사, 이런 체제이죠. 이렇게 세 부분이 지도부를 형성해서 조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사장님이 비상임이시고요, 부이사장이 몇 분 계신데 그중에 한 분을 상임부이사장으로 해서 실질적으로 기관장 역할을 하고 있지요. 상근을 하면서 조직 전체를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재임 중에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바뀌었습니다. 일을 수행하는 데서 피부로 느끼는 차이나 변화가 있다면?

■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11월부터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지금 만 2년 4개월 정도 됐습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초기에는 여러 가지 자기 과제들이 많아서 특별하게 여기까지 신경 쓰지는 못한 것 같은데, 최근엔 변화를 느낍니다. 큰 변화라고 한다면 두 가지 정도입니다.

하나는 특히 민주시민교육에 대해서 조금 시비를 걸고 있습니다. ‘민주’ 자를 뺄 수 없냐 아니면 ‘자유’를 앞에 붙여서 할 수 없냐 등등입니다. 그런데 민주시민교육이라고 하는 게 고유 용어거든요. ‘민주시민교육’ 자체가 역사적 배경이 있는 그런 용어인데, 운동권의 역사를 가르치는 의식화 교육 비슷하게 잘못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민주시민교육에 대해서 상당히 좀 민감하게 신경을 쓰고 있고요.

또 하나는 현 정부 들어서 최근에 시민사회를 약간 범죄시하는 대통령의 여러 가지 발언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정부도 민감해진 것 같아요. 우리가 기념단체나 시민단체들과 협력해서 사업들을 많이 하는데 그와 관련해서 정부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자금이 그쪽으로 혹시 흘러가는 게 아니냐 라는 시각에서 상당히 강도 높은 감사와 여러 가지 조사들을 하는데, 이런 부분들이 눈에 띄는 변화라면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한국사회에서 가장 많이 쓰인 단어나 용어가 ‘민주주의’가 아닌가 합니다. 이는 역으로 한국사회가 ‘독재’나 ‘전제주의’에 의해 억압을 받았다는 의미도 됩니다. 군부독재시대에는 ‘민주화’, ‘민주회복’, ‘민주주의’가 많이 쓰였고, 1987년 6월항쟁으로 절차적 민주주의가 획득된 이후에는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라는 말도 회자 되었습니다. 우문 같지만 민주주의란 무슨 뜻입니까?

■ 쉽고도 어려운 질문인데요. 제가 가끔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민주주의가 영어로 데모크라시(democracy)인데요. 이게 데모크라티즘이 아니라 데모크라시입니다. 우리가 데모크라시를 민주주의로 번역을 하지만 사실은 ‘크라시’라고 하는 거는 ‘정체’를 얘기하는 거죠. 기본적으로 민주주의 뜻 자체는 다중에 의한 통치 체제인데, 이게 ‘주의’라고 번역되다보니까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어떤 이념이나 가치, 지향을 내포한 그런 용어로 생각을 하고 또 그렇게 해석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민주주의라는 단어 안에 우리가 지향하고자 하는 여러 가지 가치들을 다 집어넣었는데 사실 데모크라시는 단어의 뜻으로 보면 정체입니다. ‘이즘’(ism)이 아니죠. 그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데모크라시는 기본적으로는 통치 체제의 측면에서 보면 정치적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인데 87년 민주화 이후에 정치적 민주주의가 되고나서부터는 경제적 민주주의, 사회적 민주주의라든지 인권이라든지 이런 측면의 요구들이 굉장히 많이 담겨지게 됐고 이걸 담아낼 수 있는 그릇들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죠. 제가 가끔 ‘더 넓은 민주주의, 더 많은 민주주의, 더 깊은 민주주의’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 한국사회의 민주화 과정은 크게 3단계로 나눠볼 수 있지 않나 합니다. 첫째는 1960년 4.19혁명, 둘째는 1987년 6월항쟁, 셋째는 2016년 박근혜 퇴진 촛불혁명입니다. 이 세 가지 민주화 운동의 공통점은 모두 보수 정부 하에서 일어났다는 점입니다. ‘보수 정부에 반대한 민주화 운동’이라 정리한다면, 무슨 이유라도 있는 것입니까?

■ 저는 ‘보수 정부에 반대한 민주화 운동’이라는 표현은 적합하지 않다고 봅니다. 민주화 운동의 기본 내용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법에 있습니다. 사업회는 법에 의해서 설립된 기관이니까 그 법에서는 민주화 운동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냐 하면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한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회복 신장시킨 활동’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보수 정부에 반대했다기보다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한 거죠.

□ 위 세 가지 민주화 운동의 공통점이 보수 정부에 대한 게 아니라는 말씀이시군요.

■ 그렇죠.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권위주의적 통치에 대해 반대한 거고 그로 인해서 결과적으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신장시키는 활동을 민주화 운동으로 정리하고 있지요. 그래서 정권의 성격이 보수적이냐 진보적이냐가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 그 정권의 성격이 권위주의적이냐 민주주의적이냐가 핵심이라고 봅니다.

세계적으로도 한국 민주화 운동이 굉장히 유명하죠. 시민혁명을 통해서 권위주의 통치를 물리쳤을 뿐만 아니라 또 권위주의로 회귀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시민혁명을 통해서 계속 회복시켜 줍니다.

인터뷰는 지난 2월 1일 강 상임부이사장이 재직하고 있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사진-조천현]
인터뷰는 지난 2월 1일 강 상임부이사장이 재직하고 있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사진-조천현]

앞에서 말씀하신 세 가지 계기들을 보면, 4.19혁명에 의해서 이승만 권위주의 통치가 종식되고, 그 다음에 6월항쟁에 의해서 전두환 독재 정부를 물리치고, 물론 촛불은 조금 다르긴 했습니다만 일반적으로 보면 역사가 끊임없이 후퇴하려고 할 때마다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나서서 권위주의 통치를 민주화로 되돌려놓았지요. 이런 것들이 한국 시민혁명의 큰 특징이 아닌가 싶고요.

예를 들면 남미라든지 동남아시아라든지 이런 국가들을 보면 다시 군부 통치라든지 쿠데타라든지 권위주의 통치로 되돌아가는데 우리는 그 정도까지 가지는 않지 않습니까? 제 사견입니다만 이런 부분들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게 아마 김영삼 대통령의 하나회 해체가 아닌가 봐요. 근본적으로 군을 무력화시키고 문민 통치를 확립시키니까 그 이후로는 다시 군부 쿠데타라고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시대가 되었죠. 군부 쿠데타라는 말이 입에서도 안 나오죠.

□ 민주주의가 다소 역행을 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대의민주주의 통치 자체를 훼손하는 데까지 가지를 못했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네요.

■ 그렇죠.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은 ‘독립, 호국, 민주’ 3대 가치”

□ 아무래도 민주화 운동하면 6월항쟁을 빼놓을 수가 없거든요. 6월항쟁에서 ‘형식적 민주주의’를 철폐하고 ‘절차적 민주주의’가 확립됐지만, 이후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라는 과제도 부각되었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국민들의 힘으로 박근혜 퇴진 촛불혁명이 성공한 후 민주주의가 새롭게 진전되었습니다. 민주주의의 끝없는 진화라고 할까요? 촛불혁명으로 획득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방향은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요?

■ 민주화 운동의 역사화와 현재화라는 개념으로 이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하고자 합니다. 먼저, 민주화 운동의 역사화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은 ‘독립, 호국, 민주’ 3대 가치에 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이 뭐냐? 독립, 즉 일제로부터의 독립운동입니다. 친일을 했던 사람도 독립운동의 가치는 훼손하지 못합니다. 독립운동은 사회적으로 이미 평가를 받은 역사적 평가로서, 독립이 대한민국의 정통성 중에 하나죠.

또 하나는 호국인데, 호국은 이른바 민주화 운동 세력에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호국의 개념 속에 베트남 전쟁도 들어가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크게 보면 전쟁의 위기로부터 국가를 보위해 낸 거거든요. 호국이라고 하는 게 대한민국의 정통성이죠. 우리로서는 그렇게 가지고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 다음이 민주입니다. 전국의 묘지 가운데 ‘민주’ 자가 들어간 묘지가 3개가 있습니다. 3.15민주묘지, 4.19민주묘지, 5.18민주묘지. 이 세 개에 민주 자가 들어가거든요. 즉 독립, 호국, 민주라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이다, 독립과 호국과 민주를 통해서 오늘날 대한민국 사회가 이루어졌다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독립, 호국 두 개에 비해서 민주의 가치가 아직 제대로 역사화 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 그렇군요. 이유가 있습니까?

■ 왜냐하면 그 당사자들이 현재 현역 정치인으로도 활동하고 있기도 하고 아직 시간이 좀 덜 지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5.18에 대한 왜곡이라든지 또 민주화 운동에 대한 폄훼가 나옵니다. 민주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들이 끊임없이 반복되지만 그러나 독립에 대해서 그러면 바보 취급 받잖아요.

그래서 민주는 아직도 정쟁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박정희를 두고 논란이 있는 게 그 증거이지요. 그렇기에 민주화 운동이 아직 우리 사회에서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이룬 핵심 3대 가치의 하나로서 명확하게 자리 잡고 있지 못한데, 그것을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을 저는 ‘민주화 운동의 역사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다음에 아까 질문인 촛불혁명으로 확립된 민주화 이후에 민주주의가 어디로 가야 할 것이냐 라는 것에 대해서 제 답은 ‘민주화 운동의 현재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즉 민주화 운동의 역사화는 과거에 권위주의 통치를 끝장낸 그래서 지금의 87년 체제를 만든 그 부분이라고 한다면 아까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그건 정치적 민주화였거든요.

그러나 정치적 민주화 이후에 당연히 경제적, 사회적 또는 인권의 감수성을 비롯해서 다양한 민주적 의제들이 등장하지 않았습니까. 이 새로운 의제에 대응해야 하는데 제가 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대응하는 것을 민주화 운동의 현재화라는 단어를 써서 표현하고 싶어요.

즉 정치적 민주화 이후에 제기된 다양한 사회 경제 인권 등의 의제를 다뤄 나가는 것을 민주화 운동의 현재화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따라서 앞에서 말씀드린 더 많고 더 넓고 더 깊은 민주주의의 내용들을 다뤄야지요. 바로 이런 것들이 촛불혁명 이후의 민주주의 과제가 아니었나 싶구요. 또 그것이 또 문재인 정부에게 요구된 것이었다고도 보고요.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은 ‘독립, 호국, 민주’ 3대 가치에 있습니다.” [사진-조천현]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은 ‘독립, 호국, 민주’ 3대 가치에 있습니다.” [사진-조천현]

□ 이어서 묻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했는데, ‘민주주의를 진전시켰다’는 평가와 ‘촛불혁명의 가치와 의미를 왜곡시켰다’는 평가가 상존합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결과적으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가 불과 5년 만에 국민의 심판을 받았죠. 더군다나 당시 야당은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어요. 수권 가능성이 사실 없었었습니다. 야당 세력 내에서도 현 대통령이 후보가 되리라는 생각을 불과 얼마 전까지도 하지도 못했지요.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세력과 집단에게 권력을 내주었거든요. 이것이 대선과 지방선거에 나타난 엄혹한 결과로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현 상황을 보면 정부의 정책이나 운영 또 대통령 개인 스타일, 능력 여러 가지 측면에서 국민들 불만이 굉장히 많습니다. 지금은 조금 올라가기는 했습니다마는 거의 20%대의 지지 밖에 받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불만을 담아낼 만한 믿음직스러운 세력이나 집단이 존재하지 않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70% 가까운 국민들이 현 정부에 대해서 불만이 많고 비판적인 평가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민주당이 아직도 그 반대급부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거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하고도 관련돼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민주화 이후 특히 IMF를 맞으면서 신자유주의 세계화 이후에 우리 사회가 불가역적으로 변했다고 봅니다. 이제 그 이전의 세대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할 것 같고요. 그렇게 본다면 신자유주의 구제금융 위기 이후에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해서 민주나 반민주, 진보와 보수의 틀을 넘는 새로운 지향과 이를 담보할 수 있는 집단이나 세력들이 필요한데 아직 우리는 그걸 형성하지 못한 것이죠.

지금 다들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을 정도로 국가가 전반적으로 위태위태합니다.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가 심각한 위협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데 현 정부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 다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리는데 그게 어느 정도 먹힌단 말이죠. 그런 점에서도 문재인 정부는 성공한 정부라고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민주-반민주, 진보-보수의 틀이 아닌 IMF 이후에 근본적으로 불가역적으로 변화하는 한국사회의 지형과 상황 속에서 사람들의 삶의 현장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미래의 비전과 가치를 갖고 이걸 담아내느냐 하는 것이죠.

최근에 사회 원로들이 모여서 비상시국회의를 열었는데, 그 노구를 이끌고 그렇게 애를 쓰시는 모습에 대해서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를 표하면서도 불구하고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대안 세력은 아니거든요. 무슨 돌파구를 열거나 할 수는 있겠지만. 현재 민주당이라든지 기존의 운동권, 시민사회도 다 흔들리고 있어요. 문제를 알고 진단을 하고 그걸 담아낼 그릇들이 있으면 이렇게 사람들이 어려워하지는 않을 텐데 그래서 그게 오히려 위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들을 합니다.

□ 촛불혁명이 제기한 민주주의 과제가 있는데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도 그 과제가 많이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좀 어렵다는 뜻이군요. 촛불이 제기한 민주주의 과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그 해결을 위해, 민주주의가 계속 진화해 나가야겠군요.

■ 그렇죠. 민주주의도 진화해 나가야 되겠죠.

“공화주의 추구가 민주주의 문제 해결에 방향 제시할 수 있어”

□ 그래서 최근에 계속 민주주의 위기와 관련한 우려들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민주주의 위기’가 대두되면서 ‘공화주의’에 대한 관심이 일고 있습니다. 공화주의가 아직 담론 수준은 아니지만 말이죠.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에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양당제도가 확립된 미국에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서로 정권을 번갈아 가며 집권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초기에도 공화당과 민주당이 있었습니다. ‘공화주의’란 무엇입니까?

■ 사실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라 21세기 들어와서 신자유주의 체제가 세계적으로 이미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면서 민주주의 위기가 동시에 목도되고 있거든요. 아시다시피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도 보수화되고 있고, 극우 정당들이 약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들이 나타난 것은 기본적으로 대의민주주의를 비롯한 정치적 민주화 이후에 그 내용에 대한 실망이 민주주의에 대한 실망과 불만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봅니다.

"‘민주공화제’에서 민주는 국민주권이고 공화는 공공성을 추구하는 것이죠." [사진-조천현]
"‘민주공화제’에서 민주는 국민주권이고 공화는 공공성을 추구하는 것이죠." [사진-조천현]

제가 학자는 아니지만 공화주의를 질문하셨으니까, ‘공화’에서 ‘공’ 자는 ‘사(私)’적인 것의 반대인 ‘공’적인 것의 공(公) 자입니다. 함께 공(共) 자가 아닙니다. 공적이라는 게 ‘레스 퍼브리카’(res publica)입니다. 레스(res)와 퍼브리카(publica)가 합쳐서 리퍼브릭(republic)이 된 거죠. 그거에 대비해서 사적인 것이 레스 프리바타(res privata)라고, 우리가 프라이빗(private)이라고 말하는 것이죠. 그 사적인 것과 대비되는 공적인 것이 공화의 가장 핵심 되는 개념입니다.

그런데 경제 체제가 신자유주의가 되면서 자본의 전일적 지배가 가능하게 되니까 공적 영역들이 왜소화되고 협소화됐거든요. 그렇게 되니까 민주주의 자체가 인기가 없어지고 민주주의에 대해서 실망이 커졌지요. ‘민주화 됐는데 뭐가 좋아졌어. 내 삶이 좋아졌어?’ 이러는 것이지요. 한때 유행했던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는 얘기가 바로 그것이거든요. 공공이라고 하는 공적인 영역들이 확보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말씀하셨다시피 우리 헌법에서도 민주공화국으로 규정했다는 건 국민 주권을 추구하는 민주주의와 공공성을 추구하는 공화주의가 대한민국의 지배 원리라는 것입니다. ‘민주공화제’에서 민주는 국민주권이고 공화는 공공성을 추구하는 것이죠. 그러면 공공성을 추구하는 공적인 존재인 공화주의의 대전제가 뭐냐? 다름 아닌 공적인 존재로서의 시민이고 국민입니다. 따라서 국민이 없으면 공화주의는 불가능합니다. 노무현 대통령 식으로 얘기하면 ‘깨어있는 시민’이 바로 국민이고 공적 의무를 다하는 존재인 것이지요.

공익의 추구, 공론장, 공유, 공공복지 이런 것들을 추구하는 것들이 다 공화주의이고 그래서 민주주의를 공화주의적으로 실현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것이 충족되지 않기 때문에 민주주의에 대해 실증과 염증을 느끼고 반민주 현상들이 나타나고 그러면서 그 대안으로 다시 공화주의가 얘기 되는 것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그런 의미에서 공화주의가 대두되고 있다면 그것이 민주주의 위기를 어느 정도 해결해 줄 수 있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죠.

■ 공화주의 자체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현재 위기를 근본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부분에서 공공성의 붕괴라고 본다면 공화주의 자체는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부분에서 국민에 의한 공공성의 회복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당연히 공화주의 추구가 민주주의 문제 해결에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는 것이지요.

□ 민주주의와 공화주의와 같이 가야 한다는 뜻이군요.

■ 그렇죠. 이미 우리 선조들은 일제로부터 조국을 되찾고자 했을 때 그 새로운 조국이 어떤 나라가 돼야 되겠느냐, 되찾은 나라, 새롭게 건설할 나라는 어떤 나라가 돼야 되겠느냐 했을 때 이미 100년 전에 민주공화국이라고 선포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법통을 아주 지혜롭게 이어받아서 지금 우리 헌법도 민주공화국 아닙니까.

그건데 그동안 민주만 급급해 왔기에 형식적, 절차적인 민주주의는 이제 어느 정도 국민의 힘에 의해서 쟁취가 됐는데 민주주의에서 실질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내용은 뭐냐, 그게 바로 공화적인 내용이라는 거죠. 민주주의와 공화주의가 함께 가야 하는 것이지요.

“민주화 운동 멈추는 순간 바로 탈민주화 시작돼”

□ 이제까지 주로 민주주의 원리와 관련된 얘기를 했다면 이제 윤석열 정부에서의 민주주의에 대해 여쭤보자 합니다. 사람들은 “우리가 민주주의를 어느 정도 확립했는데 어떤 정부가 들어와도 민주주의는 후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새로 들어선 보수 정부인 윤석열 정부 하에서 ‘잘못 판단했다’고 말하곤 합니다. 민주주의가 왜 이리 허약합니까?

■ 여기에서 성찰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아까 촛불혁명에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실패에서도 우리가 비판만이 아니라 성찰이 필요하다고 봤듯이 민주주의가 후퇴할 수 있는가라는 것들에 대해서 저는 기본적으로 성찰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거는 찰스 틸리(Charles Tilly)라고 하는 학자의 의견이기는 한데 저도 제 의견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어떤 고정된 것, 어떤 완성의 상태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틸리에 따르면, 민주주의란 민주화와 탈민주화라는 두 가지 요소를 공유하고 있는 역동적인 체제라는 거죠.

어떤 사회가 더 많은 민주주의, 더 넓은 민주주의, 더 깊은 민주주의를 위한 민주화의 방향으로 계속해서 가지 않으면 반드시 그거는 탈민주화의 방향으로 가게 돼 있다, 민주주의가 그 내용을 채워내지 못하면 아까 나왔듯이 공화로 내용을 채워야 하는데 채워내지 못하면 탈민주화로 간다, 이건 역사가 증명하는 바라는 것이죠.

지난해 11월에 열린 '2022 한국민주주의 대상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강성구 상임부이사장. [사진제공-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지난해 11월에 열린 '2022 한국민주주의 대상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강성구 상임부이사장. [사진제공-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주주의란 고정된 실체가 아니기에 따라서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우리가 민주화의 방향으로 더 계속해서 추동해내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죠. 바로 탈민주화가 오는 것이다, 라는 교훈을 새기면서 성찰이 필요하지 않은가 싶고요. 그래서 민주주의란 민주화의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이죠. 제 식으로 표현한다면 민주화 운동이 멈추는 순간 바로 탈민주화가 시작된다는 겁니다.

우리 사회는 선거에 의한 정권교체라든지 대의민주주의라든지 하는 면에서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도달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따라서 대의민주주의 이런 부분들 자체를 단기간 내에 훼손하지는 못하겠지만 계속 탈민주화로 가게 되면 어느 순간 그것까지 훼손될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권위주의 통치로의 완전 회귀를 우리 국민은 늘 바로 잡아 왔지요. 역사적으로도 이미 경험이 있었죠. 4.19 이후에도 5.16이 오고 유신체제가 와, 과거로 회귀했지요. 하지만 한국이 위대한 것은 그걸 또 바로 잡아왔다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민주주의는 완성된 게 아니다, 도달한 게 아니고 계속해서 더 많고 깊고 넓은 민주주의로 나아가지 않으면 그거는 계속 탈민주화의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고 우리도 지금 그런 단계에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또 성찰이 필요하지 않은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예를 들면 민주화로 인해서 정권이 교체됐다, 정권교체는 큰 아주 높은 차원일 테니까, 그렇다고 해서 결코 민주주의가 완성된 건 아니다, 라는 거죠? 정권교체로 인해 민주주의가 완성됐다, 이제 발 뻗고 자야겠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뜻이겠죠.

■ 그렇습니다. 계속 민주주의를 높이기 위해서 살펴야 해요. 우리 역사적 경험으로 봐도 6월항쟁 이후에 7, 8, 9월 노동자 대투쟁이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그게 경제와 사회 분야에서 민주화를 요구한 거거든요. 정치적 민주화 이후에 실질적으로 채워야 될 민주주의의 내용인 거죠.

그 다음에 기본권이라든지, 주택에 대한 문제라든지, 생명 존중 문제, 인권문제, 성 감수성 문제, 그리고 미투 등 굉장히 다양한 의제들이 돌출해 왔는데 이 부분들이 다 민주화 운동의 의제가 돼야 하지요. 그래서 제가 그걸 ‘민주화 운동의 현재화’라고 표현을 했는데 그런 의제들에 충실하게 답하고 공적으로 또 결론들을 내려서 한 발 한 발 진전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죠.

□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월1일 김대중도서관 신년인사에서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 경제, 남북관계의 3대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지 2년차입니다. 일부에서 이와 비슷하게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도 민주주의, 남북관계, 경제 등 3대 위기가 오고 있다고 말합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기본적으로 문제의식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좀 안타깝기는 합니다만 특히 그중에서도 이들 위기의 연원이 어디냐는 것이죠. 윤석열 정부에서 계속 하는 대답이 지금 위기인데, 이 위기의 연원이 지난 정부에서부터 시작됐다. 남북관계도 거기서부터 시작됐고 경제 위기도 그렇다, 계속 그렇게만 하고 있는데 어쨌든 지금 위기라는 데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다 동의하리라고 생각을 하고요.

특히 남북관계 문제, 한반도 평화의 위기 문제에 대해서는 저는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고요. 국민의 생존 문제거든요. 이 문제는 단편적이거나 일시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 점에서 지도자의 신중한 언행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외교 참사가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마는 아무리 아마추어라고 해도 그래선 안 되죠. 그리고 아마추어를 떠나서도 한반도 평화 문제, 국민의 생존 문제에 대해서는 정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검찰은 한 번도 사과한 바 없기에 한 번도 민주화 된 적 없어”

□ 조금 더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고 싶은데요. 윤석열 정부로 바뀌고 나서 ‘민주주의가 힘없이 무너졌다’, ‘한국사회가 이룩했다던 민주주의가 이렇게 허약한가?’, ‘민주주의란 실체가 있는 것인가?’라는 자조 섞인 말들이 나옵니다. 국민들이 왜 이러는 것일까요?

■ 앞에서 얘기한 내용하고 좀 비슷하긴 합니다만 기본적으로 민주주의가 됐는데 무엇이 좋아졌는가, 민주주의가 왜 좋은 것인지를 실체적으로 보여주지 못했다고 봅니다. 민주주의는 이래서 좋은 것인데, 예를 들면 우리 삶이 나아지고, 인권이 신장되고, 여성들이 안심하게 귀가할 수 있고, 국민들이 어디를 가도 안전사고로부터 해방이 되고, 노동자들이 용광로에 빠져 죽지도 않고, 성적 정체성을 이유로 고통 받지 않고, 또 장애라는 이유로 지하철도 마음대로 못타는 게 아니고...

이런 것들이 민주주의가 아니겠습니까. 결국 이런 것들이 다 바라는 건데 민주주의가 그걸 해결하지 못한 거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민주주의에 대해서 싫증과 염증이 난 부분들이 있다고 보는데, 누군가 지적했듯이 학문적으로 표현하면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실망이 다섯 가지 정도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강 상임부이사장은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실망이 다섯 가지 정도로 나타난다"며, 다섯 가지 문제를 자세히 설명했다. [사진-조천현]
강 상임부이사장은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실망이 다섯 가지 정도로 나타난다"며, 다섯 가지 문제를 자세히 설명했다. [사진-조천현]

첫째 포퓰리즘입니다. 둘째 정당이 약화되고 대표성이 실종된 문제입니다. 실제로 정당이 국민의 대표를 못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셋째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문제입니다. 그렇죠. 선출되지 않은 권력으로 전문가 집단들이 있지요. 관료도 그렇고 특히 검찰이 문제가 되고 있지요. 즉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민주적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입니다. 저는 시민적 통제라고 표현하고 싶은데, 그런 문제에 대한 실망입니다. 넷째 정치가 실종되고 사법화되어 사법통치가 되는 경우이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치의 언론화와 언론의 정치무기화 등입니다.

□ 다섯 가지 모두를 살펴볼 수는 없지만 특히 세 번째와 네 번째가 윤석열 정부 들어 가장 많이 나오는 내용 같군요. ‘선출되지 않는 권력’과 ‘검찰공화국’입니다. 사실 윤석열 정부 들어 민주주의 후퇴가 목격되면서 ‘검찰공화국’이란 말이 나옵니다. ‘검찰공화국’이란 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 한마디로 ‘비선출 권력의 민주적 시민적 통제 문제가 주요 의제로 등장하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아요. ‘법에 의한 통치’라는 말이 있습니다. 영어로 ‘룰 바이 더 로’(rule by the law)이지요. 지금 이 검찰공화국은 ‘룰 바이 더 로’가 아니라 ‘룰 오브 더 로’(rule of the law), 법치이지요. 그러니까 법이 그냥 다스리는 것이지요. 법치라는 말이 나쁜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법에 의해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법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법을 갖고 법을 수단으로 삼아서 통치를 한단 말이죠. 그래서 이건 법치주의가 아니라 사실상 한비자의 거의 법가적 통치가 아닌가 싶고요. 한비자의 법가적 통치에서는 이미 대화와 합의를 주로 하는 정치가 실종된 것이지요. 정치라는 건 기본적으로 대화를 통해서 해야 하는데 정치가 실종되다 보니까 사법 통치 또는 검찰공화국이란 얘기들이 나오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특히 왕년에는 소위 군부 쿠데타가 늘 문제였지요.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도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었죠. 큰 역사적 업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과거 김영삼 정부가 하나회를 숙청하면서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군부의 쿠데타가 사실상 불가능해졌지요. 그런데 선출되지 않은 다른 권력이 꿈틀거렸어요. 바로 검찰이지요. 일각에서는 ‘6월항쟁의 가장 큰 수혜자가 검찰이다’, 이런 얘기들을 합니다. 왜냐하면 그전에는 안기부와 같은 정보 공안기관들이 힘을 갖고 있었거든요. 지금은 국정원인데, 국내 사찰 등 논란이 되다가 지난 정부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으로 인해 국정원도 크게 봐서는 거의 힘을 다 빼앗겼지요.

그렇게 보면 지금 합법적인 권력은 검찰입니다. 그 이후로 검찰은 아무에 의해서도 침해받지 않아왔었죠. 현 정부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검찰을 통해 앞에서 말한 법가적 통치를 해대니까 검찰공화국이란 말들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아까 말씀하신 것 중에 이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군부 독재는 다시는 오기 어려운 그런 쪽으로 갔지만 다른 문제들이 나오고 있는데 최근에 그런 군부 독재는 못 하지만 검찰 독재가 시작됐다 이런 얘기도 나오는 것 같아요.

■ 지금 검찰 독재도 예전의 군부 독재만큼 그만한 수준이지 않는가, 이런 뜻으로 들리기도 해서 마음이 조금 아프기도 했습니다. 알다시피 검찰의 조직 문화 자체가 굉장히 위계적이고 수직적이고 상명하복으로 움직이지요. 민주적 절차가 없어요.

그뿐 아니라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을 비롯해 무죄로 판명난 수많은 공안사건들에 대해서 검찰은 책임지지도 않았고 사과한 적도 없어요.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이 났어도 경찰이 책임지고 검찰은 벗어났죠. 군대도 과거사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과를 했어요. 그런데 검찰은 여태까지 한 번도 사과한 바가 없기에 한 번도 민주화가 된 적이 없었죠. 그러니 ‘검찰 독재’, ‘검찰공화국’이란 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고 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는 반공민주주의”

□ ‘인사는 만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임명한 2기 진실화해위원회(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김광동 신임 위원장의 과거 행적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는 과거 “한국은 친일청산 할 것이 없다”, “4.19는 반독재 민주주의 투쟁이 아니라 경제 발전과 산업화에 대한 요구였다”, “5.16 군사정변으로 탄생한 박정희 정권이 그 정신을 이은 것”, “5.18민주화운동 시기 헬기가 기관총을 사격했다는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표현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 5.18에서 헬기 사격은 대법원의 판결에 의해서 사실로 이미 확정이 된 내용인데, 그걸 왜곡한 것이지요. 그건 그렇고 저는 기본적으로 정권이 바뀌면 당연히 그에 따라서 인사도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미국 같은 나라, 민주주의 전통이 오래된 나라들이 그렇게 하죠. 정권이 바뀌면 일부 기관장들은 당연히 그 정권의 인사들이 들어가는 게 있을 수 있고 또 맞다고 보는데, 하지만 특정한 성격의 기관들이 있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가 대표적인 거고 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만 형식적으로 임명 권한이 누구에게 있건 간에 실질적으로 정략적 정쟁의 대상을 끌고 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입니다. 진실화해위원회의 경우 어느 정권에 의해서건 간에 국가 권력, 공권력에 의해서 피해를 본 분들의 진상을 규명해서 진실을 밝혀내고 화해를 하도록 하는 그런 위원회인데 그 기관의 성격에 맞는 사람을 보내야지 이 부분조차도 기관의 성격에 배치되는 사람이 들어오게 되면 공적인 영역들이 자꾸 훼손되는 것 같아서 참 안타깝습니다.

□ 얼마 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김광동 위원장의 민주화운동 왜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 직접 나서서 발언을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 한국 민주화 운동에서 4대 항쟁을 얘기합니다. 4.19혁명, 부마항쟁, 5.18민주화운동, 그다음에 6월항쟁 이렇게 4대 항쟁입니다. 그 관련 단체들이 모두 참여했습니다. 그때 기자회견에는 우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비롯하여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대구), 3.15의거기념사업회(마산), 4.19민주혁명회, 4.19혁명희생자유족회, 4.19혁명공로자회,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5.18기념재단 등 공법단체들이 참여했습니다.

지난 1월 중순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김광동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의 민주화운동 왜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 나서 발언을 하고 있는 강 상임부이사장. [사진제공-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지난 1월 중순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김광동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의 민주화운동 왜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 나서 발언을 하고 있는 강 상임부이사장. [사진제공-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특히 4.19세대는 상당히 오래됐기 때문에 저희들하고 별로 내왕이 없었습니다마는 이번에 그분들도 참여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기를 뛰어넘어 한국의 민주화 운동 단체가 다 같이 모여서 한번 연대의 움직임을 보인 게 좀 의미가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촛불시위,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집회도 열리고 있지만 이와 같이 민주화 운동 관련 단체들의 모임도 큰 의미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 그렇습니다. 민주화 운동 단체들도 공동의 위기의식을 느꼈고요. 특히 4.19 어르신들도 엄청 화를 내시고 기꺼이 참여했어요. 4.19 단체 측에서 성명서 문구도 굉장히 과격하게 내시고 해서 조정을 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자유’를 35차례나 언급하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또 언제고 틈만 있으면, 민주주의가 아닌 자유민주주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헌법의 가치를 강조하는데, 사실 우리 헌법에 민주주의는 나와도 자유민주주의는 없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자유민주주의는 아니죠. 윤 대통령이 민주주의가 아닌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는 헌법 가치를 다르게 해석하는 것 아닙니까?

■ 상식적으로 개인과 권력, 정부와의 관계에 있어서 개인의 자유를 우선시하는 게 자유주의이지요. 자유주의라는 게 기본적으로 아주 오래된 거고 극히 제한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를테면 법으로 정의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인의 자유를 정부가 침해할 수 없다라고 하는 게 핵심 내용이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 사실 자유주의는 나쁜 얘기가 아닙니다.

그런데 현 정부는 그 본래의 자유주의가 얘기하는 자유의 개념과는 전혀 동떨어진 맥락에서 자유라는 용어를 계속 사용하시는 것으로 밖에 해석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지금 정부가 취하는 여러 가지 정책이나 태도들을 보면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서 정부의 역할과 간섭을 최소화한다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 개인적으로는 자유를 실제로는 반공의 뜻으로 쓰는 게 아닌가라는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 반공민주주의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최대한 선의로 해석하더라도 공공성 공익보다는 자본과 권력의 무제한 질주를 가능하게 하는 어떤 신자유주의적 통치 질서 이런 부분들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 아닌가라고 밖에는 해석되지 않습니다.

“바람직한 통일을 위해서는 민주주의가 답이 되게 해야”

□ 우리 헌법에도 나와 있듯이 민주주의와 민족통일은 우리 국민과 우리 민족의 최대 과제입니다. 둘 사이에 어떤 함수 관계가 있을까요? 민주주의가 발전하면 할수록 통일이 더 가까워질까요?

■ 이렇게 답을 하고 싶습니다. ‘민주주의가 답이 되게 해야 한다’, 이게 과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특이한 좌우명을 갖고 있는데 ‘역사의 한계에 충실하자’, 이게 제 좌우명입니다. 예전에 우리 모두 민주화 운동을 해왔으니까 소위 논쟁을 엄청나게 하지 않았습니까. 특히 민족 문제에서 엄청나게 많은 토론을 해 왔었는데 이제 나이가 좀 들고 성숙한 지금 와서 보면 역사의 한계를 느낀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인식 수준의 한계도 있었고 또 역사적 한계도 있었지요. 예를 들어서 일제하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대부분 사회주의를 추구했지요. 사회주의 이념과 맑시즘과 러시아 혁명을 보고 민족 해방의 그 무엇을 받았지요. 물론 그때는 스탈린 이전의 러시아였지요. 어쨌든 그런 러시아가 권위주의를 넘어선 전체주의 사회로 최종 종말을 맞게 되었는데, 이는 역사의 한계였다고 봅니다. 이 말씀을 굳이 드리는 이유는 민주주의가 답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질문하신 민주주의와 통일의 문제를 놓고 볼 때, 통일이라는 아젠다가가 지금 자라나는 주력 세대들, 미래의 주력 세대들에게는 의미 있게 다가가지 못하는 아젠다이거든요. 이건 다른 얘기이지만 사실 지금 젊은 세대들에게는 통일이라는 표현은 잘 안 쓰고 평화라는 말로 많이 대체가 되고 있습니다. 통일보다 평화 아젠다로 다가간다는 것이죠.

"민주주의와 통일의 문제를 놀고 볼 때, 민주주의가 답이 되게 해야 바람직한 통일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봅니다." [사진-조천현]
"민주주의와 통일의 문제를 놀고 볼 때, 민주주의가 답이 되게 해야 바람직한 통일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봅니다." [사진-조천현]

어쨌든 민주주의와 통일의 문제를 놀고 볼 때, 민주주의가 답이 되게 해야 바람직한 통일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새로운 조국은 민주공화국이 되어야 한다는 게 이미 100년 전에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 놓은 결론입니다. 따라서 통일된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민주공화국으로 만들어야죠. 이건 흡수통일하고는 전혀 다른 내용입니다.

따라서 통일에 있어서도 민주주의가 답이 되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물론 여기에다 자유니 자유민주주의니 하고 갖다 붙이면 통일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겠지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지만 통일을 위해선 민주주의가 답이 되게 해야 한다, 그리고 민주주의가 답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고민과 성찰, 지혜가 필요하지 않은가, 이렇게 답을 하고 싶습니다.

“핵심적인 한류 콘텐츠 중에 하나가 K민주주의”

□ 이제 마지막 부분으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일하시니까 이와 관련된 몇 가지를 묻고자 합니다. 사업회가 21년이 됐죠. 사업회가 그동안 21년 지나면서 보수적인 정부와 진보적인 정부를 다 겪지 않았습니까? 민주주의와 관련해 두 성향 정부의 차이점이 있습니까?

■ 우회해서 말하겠습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공공기관입니다. 4.19혁명, 부마(부산·마산)항쟁,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는 각각 법인이 있습니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 전체를 포괄적으로 기념하고 계승하는 그런 공공기관은 유일하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밖에 없고 다른 부분들은 다 특수 법인들입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특정 정부에서 만드는 게 아닙니다. 앞에서 호국, 독립, 민주 세 가지를 말씀드렸지 않았습니까? 여기에서 민주의 가치를 담보하고 있는 유일한 공공기관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라는 것입니다.

5.18민주화운동을 비롯해서 한국의 민주화 운동과 민주주의는 세계적으로 엄청난 영향과 영감을 주고 있죠. 외국인들이 국내에 오면 민주화와 관련해서는 공공기관이 유일하기 때문에 우리 사업회를 소개시켜줍니다. 여기 오면, 이제 남영동의 민주인권기념관이 만들어지면 조금 나아지긴 하겠습니다마는 우리가 사료관을 비롯해 여기저기를 보여줍니다. 말하자면 사업회가 외국 사람들과 민간 차원의 공공외교 측면에서도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예산이나 인력 등에서 차이가 있었고 또 여러 가지 사업 내용에 대해서 정권의 취향에 맞게끔 약간씩 변형시키려고 하는 시도들이 있었고 지금도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민주화 운동과 민주주의를 기념하는 공공기관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즉 사업회는 특정 정권하고 관계가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권의 성격과 관계없이 사업회를 전략적으로 어떻게 발전시킬까를 고민해야 하는데, 그런 전략은 없고 다 단기적이고 전술적이고 정략적으로만 대응해 왔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통해 발전해 왔다’는 얘기를 많이 하지 않습니까. 경제 성장과 민주화이지요. 그 한축인 민주화를 어떻게 기리고 기념할 것인가 하면, 정권으로부터 독립해야 합니다. 어떤 재단 같은 형식으로 정권으로부터 독립해서,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그런 큰 그림을 그리고 또 그렇게 하는 게 누구의 이해관계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게 국익에도 엄청난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

오래 전부터 이른바 한류가 세계적으로 떴는데 사실 핵심적인 한류 콘텐츠 중에 하나가, 표현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K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지요. K민주주의는 우리의 굉장한 자산입니다. K민주주의는 누구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인데 이거 좀 제대로 만들어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걸 하기 위해서는 민주화 운동의 역사화가 이뤄져야 하겠죠.

□ 지금 말씀하신 것과 연관이 되는데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한국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 하고 있는 사업이 많다고 봅니다. 특별히 기여했다고 하는 성과는?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법에 명시되어 있듯이, 사업회의 목적 1조가 ‘민주화 운동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사업을 수행함으로써 민주주의의 발전에 이바지함’ 이렇게 돼 있거든요. 제가 작년에 사업회 20주년 기념으로 그 목적에 입각해서 정리를 해놨는데요. (자료 책자를 보여주며) 이 자료를 보면 성과 20선이라고 나옵니다.

조직 발전 면에서는 민주인권기념관의 개관 준비, 민주화운동기념공원 운영 안착, 민주시민 교육 등을 했고, 그 다음에 사업적인 면에서는 6.10 기념식을 국가기념일로 만들어낸 것, 민주발전유공자한테 훈포상을 하는 것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층에 있는 사료관. 이 사료관에는 한국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90만 건의 사료를 소장하고 있다. [사진제공-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층에 있는 사료관. 이 사료관에는 한국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90만 건의 사료를 소장하고 있다. [사진제공-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포괄적으로 말씀드리면 민주화 운동을 우리 사회에서 흔들릴 수 없는 가치로 정립하는 것이지요. 앞에서 수차 밝힌 대로 민주화 운동의 역사화이지요. 조금 이따 가보시겠습니다만 2층에 사료관이 있습니다. 이 사료관은 민주화 운동이라는 주제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료를 모은 곳입니다. 한국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서 90만 건의 사료를 소장하고 있어 그 가장 큰 가시적인 성과 중에 하나가 사실은 그게 다 역사화를 하기 위해서 한 거예요.

그 다음에 여기 (책을 보이며) 한국 민주화운동사로 이렇게 통사로 세 권을 만들어 냈고요. 이게 현재까지는 유일합니다. 이렇게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로 1990년대까지 민주화 운동사를 통사로 만들어놓은 건 처음입니다. 이게 다 민주화 운동의 역사화 작업입니다. 이 모든 것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앞에서 밝혔지만 ‘민주화 운동의 가치가 더 이상 흔들릴 수 없는 가치로 만들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민주화 운동 사전을 만들고 있는데 사전이라고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개념 정리를 하는 거거든요. 그래야 학자들이 논문도 쓸 수가 있고 또 인용 자료가 되고, 기본 자료가 되는 거니까. 10년 작업이 걸립니다. 올해로 3년 차에 들어갑니다마는 주위에서 사전이 왜 아직 안 나왔냐 그러는데 이게 엄청나게 어려운 작업입니다. 4월혁명부터 다 정의를 내리는 거거든요. 어려운 작업인데 하여튼 그런 기준과 준거를 마련하는 작업들도 하고 있습니다.

“후임 이사장에 누가 오느냐에 따라 현 정부의 기본 관점 확인할 수 있어”

□ 사업회가 올해나 또는 앞으로 어떤 사업을 할 것인가라고 묻고 싶었는데 이미 주요한 내용이 많이 나왔네요.

■ 사실 제일 중요한 거는 민주인권기념관입니다. 알고 계시겠습니다마는 민주인권기념관은 과거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박종철 열사가 고문치사 당하고 김근태 선생이 고문당했던 공간이지요. 과거에 국가 폭력의 장소들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유일하게 그나마 덜 훼손된 상태로 남아 있는 게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민주인권기념관 개관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 공사 중이지요. 기념관 안에 들어갈 내용으로 두 가지 주제를 다룹니다. 한국 민주주의 역사와 국가 폭력이지요. 신관에는 한국 민주주의 역사를 다룰 것인데 상설 전시를 하게 되면 저희들 생각에는 연간 한 20만 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오게 되리라고 봅니다. 굉장히 중요한 프로젝트입니다. 그래서 그게 제일 커다란 일이고요. 그 이외에 경기도 이천에 민주화운동기념공원이 있습니다. 그것도 올해 1월 1일부터 우리가 운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그것도 잘 운영해 안착되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올해가 6월항쟁 36주년인데요. 작년에는 윤 정부가 5월 10일에 취임을 했거든요. 그래서 6월 10일 행사가 다 짜여져 있던 대로 넘어갔고, 그때 총리가 왔었는데 올해는 누가 참석할지? 또 올해 6월항쟁 행사 기조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그리고 행사 때 그동안 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했던 분들, 돌아가신 분들에 대해서 정부에서 훈장을 드려왔는데 이런 게 올해도 지속될지? 이런 것들도 좀 걱정이 되지요.

그 다음으로 올해가 임원 교체기입니다. 이사장님이 6월 임기인데, 후임으로 누가 오느냐에 따라서 현 정부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 기본 관점을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관의 특성상 법적으로 임명권이 행안부 장관에게 있긴 합니다만 어느 분이 새 이사장으로 오든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기관의 성격과 사업의 내용들을 일관성 있게 가져갈 수 있고 훼손되지 않기를 희망할 뿐입니다.

□ 사업회의 향후 사업에 기대가 되는 것도 있고 우려가 되는 것도 있네요. 모든 사업이 잘되기를 바랍니다.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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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굴욕외교, 탄핵사유 될 수 있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2/06 10:38
  • 수정일
    2023/02/06 10:3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연속 대담] 2023년 투쟁계획, 대표자에게 듣는다 (1)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

정치위기, 전쟁위기, 민생위기와 함께 시작된 2023년. 민플러스는 노‧농‧빈 민중단체 대표와 전국민중행동, 그리고 진보정당 대표를 만나 위기 극복 방안과 투쟁계획을 듣는 연속 대담을 기획했다. 공통된 관심사는 윤석열 검찰독재를 어떻게 끝장낼까에 맞춰졌다. [편집자]

오랜만에 기자는 전국민중행동 박석운 공동대표를 만났다. 2-3년 전 신년 인터뷰에서 진보정치단결을 강하게 호소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윤석열 정부가 민중에 대한 거센 탄압을 노골화하는 현 시점에서 민중연대조직을 이끌고 있는 박석운 대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것저것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았다.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

기자

“윤석열 ‘검찰 독재’다, ‘검찰 파시즘’이다 이런 말이 많이 나옵니다. 우리 국민들이 군사독재도 겪어보고 보수연합 독재도 겪어보고 했는데, 윤석열 정부를 이제 검찰독재라고 합니다. 그 문제점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박석운 대표

“대한민국 공안 권력 기구는 기본적으로 계보가 있어요. 일제강점기에는 특별 고등계. <특고>가 있었고요, 해방 이후에는 특무대가 있었어요. 516 이후에는 중앙정보부, 12·12쿠데타, 5·18 이후에는 이른바 보안사, 기무사였죠. 그러다가 국정원으로 넘어갔는데, 그건 보안사 사람들이 국정원을 접수한 거예요. 그래서 국정원이 또다시 컴백을 했어요. 이렇게 보안사, 국정원이 서로 맞물려 가고 있었는데, 6월 항쟁 이후 휘청한 거예요. 공안 권력 기구의 전통적인 맥이 휘청한 거죠. 그러다 보니 국정원이 국내 사건에 대해서 무소불위로 하던 것에서 제약이 많이 생긴 거죠. 이 틈새를 뚫고 검찰이 몸집을 키운 겁니다.

원래 검찰이란 게 졸개들이잖아요. 특고의 졸개, 다음 특무대의 졸개, 그리고 중앙정보부의 졸개, 보안사의 졸개 그랬단 말이죠. 그런데 전통 공안권력기관들이 일시적으로 무력화되는 상황이 발생하니까. 그리고 검찰 역시 공안 권력적 성격이 있으니까 스멀스멀 올라와서 중심 권력을 구축한 것이죠.”

기자

“검찰이 권력을 장악해 가는 경로는 어떻게 봅니까?”

박석운 대표

“검찰 권력 구축과정은 크게 두 가지 경로라고 볼 수 있어요.

하나는 정치인들에 대한 특수수사를 통해 정치권의 덜미를 잡는 것, 그걸 가지고 선택적 수사 등등의 방법으로 정치를 하기 시작하는 거죠. 다른 하나는 권력 수사 노하우를 가지고 유관 권력 기구들을 장악해가는 거예요. 검찰 출신들이 국정원에 가서 장악력을 높인다든가. 검찰 출신들이 경찰에 대한 군기 잡기를 한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특히 중요한 것이 금융감독원 같은데 검찰 출신을 보내는 거죠. 경제 관련 특수통들이 이제 경제관련기구를 장악하고 모피아랑 직접 결합해 들어가는 거죠. 이러한 경로들을 통해서 검찰이 한국 권력 기구의 정점에 서게 되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박 대표는 조국과 윤석열의 대결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틈새 권력으로서 검찰이 급속하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검찰 권력을 분산시키려는 세력과 검찰 권력을 강화하려는 세력 사이에 쟁투가 벌어졌는데, 그것이 조국과 윤석열의 대결이라는 것이다. 결국 조국이 윤석열 검찰 세력에게 패배하고 되치기 당함으로써 정권까지 내주게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검경 수사권 분리로 경찰에게 일정한 공간이 생기기는 하였지만 경찰세력이 이 힘을 유지할 준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검경 분리가 좀 되었지만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서 아예 찍어 누르고 있는 상황이라는 거다. 이 대목에서 최근에 확대되고 있는 공안 탄압 문제가 궁금했다.

기자

“말씀처럼 지금 검찰 권력이 하나는 정치인들 발목 잡고, 다른 하나는 전통적인 공안 탄압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보십니까?”

박석운 대표

“공안탄압은 크게 두 층위가 있어요. 하나는 좁은 의미의 공안 탄압인데, 이른바 간첩단이 어쩌고 하는 것 있잖아요. 국가보안법을 악용해서 마구 엮어내는 거. 이게 전통적인 공안 탄압이죠. 또 다른 공안 탄압은 기존의 공안 기구, 공안 권력을 이용하는 방식이죠. 시민사회단체의 회계 문제를 턴다든가, 화물연대 파업을 담합으로 건다든가, 건설노조에 대해서 무슨 부패.비리가 어떻다, 채용개입 비리가 있다 이런 식으로 탄압하는 거죠.”

“국가보안법을 악용하는 탄압은 말할 것도 없고 특히 민주노총 탄압, 시민단체 탄압은 그야말로 사문화된 조항들을 유령처럼 다시 살려서 견강부회하는 건데, 택도 없는 걸 가지고 몽둥이로 쓰는 거예요. 건설노조를 채용절차법 위반 어쩌고 하는데, 위반될 게 하나도 없어요. 재판 가면 다 무죄가 될 거예요. 일단 휘두르고 보는 거예요. 그런데 언론이 지금 완전히 받아쓰기하고 있잖아요.”

기자는 공직사회와 권력 집단을 감시해야 할 사정기관을 동원해서 오히려 민주노총이나 시민사회단체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은 탄압하는데 악용하는 행태에 분노를 표시했다. 그러나 박석운 대표는 좀 냉정하게 평가했다.

“사실 우리나라는 기득권 권력구조가 강합니다. 기득권 집단들, 기존 제도권이 굉장히 강해요. 일단 관료조직이 강하고요. 모피아 권력도 굉장히 강해졌어요. 재벌 권력도 아주 강하고요. 이렇게 기존 권력들, 기득권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뭔가 하려고 하니까 안되는 거예요. 그냥 ‘착하게 살자’ 밖에 안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나중에는 내로남불이다 이런 식으로 역풍이 부니까 그대로 당하는 거예요. 기존 권력 기구나 기득권 구조가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멈칫멈칫하다가 결국 다 원래대로, 본성대로 돌아가 버린 거예요.”

민주화와 촛불 등 자랑찬 항쟁의 역사를 가진 이 땅에서 도로 수구세력이 부활하고, 반동의 역풍이 불게 되는 이유를 알게 된 것 같았다. 박석운 대표는 촛불항쟁이 ‘국회 앞에서 멈춰 섰다’고 지적했다.

박석운 대표

“6월항쟁 이후에 진전된 민주주의를 뒤집으려고 하니까 촛불이 터진 거잖아요? 난 이것을 1차 촛불항쟁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그 촛불항쟁이 일으킨 변화가 국회 앞에서 딱 멈췄잖아요. 촛불항쟁으로 이른바 촛불정부가 들어섰는데, 이들이 촛불연대와 촛불동맹을 내팽개치고 권력을 독식하려다가 결국 기득권에 편입되어 버린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기득권 구조를 개혁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포획된 것이에요. 일차적으로 관료들에게 포획당하고요. 특히 모피아에게. 근본적으로는 재벌지배구조에 포획당한 거죠. 검찰하고는 쟁투하다가 져버렸고요. 언론 일부 그나마 공영방송들은 조금 개선했고요. 나머지 기득권 보수 언론들, 제도권 언론들은 여전히 강하게 버티고 있어요. 그러니 관료, 언론, 검찰, 재벌도 이들이 다 공범이에요.

공범 세 개 중 조금이라도 해놓은 거는 언론 정도고, 검찰은 하다가 깨졌고 재벌은 손도 못 댔고 이런 거지요. 특히 문재인 정부는 모피아들에게 농락당했어요. 모피아는 재벌과 한통속인데. 기조가 잘못된 거죠. 촛불연대나 촛불동맹을 내동댕이치니까 그런 거예요. 그 일차적 피해를 민초들이 보는 거고요”

박석운 대표는 지금도 일부 야당 의원들이 아직도 자기들이 여당인 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분개했다. 윤석열 정권이 엉망으로 하고 있는데, 야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도 이런 한심한 감수성, 아마추어 정치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니까 절치부심한 수구세력에 정권을 빼앗겼다는 지적이다.

“야당이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어요. 계속 우물쭈물하잖아요. 지난번 코로나 손실보상금도 그래요. 자기 당 이재명 후보가 손실보상금을 주자고 하는데 그걸 안 주고 모피아에 발목이 잡혀 우물쭈물해요. 그런데 윤석열이 당선되자마자 손실보상금 확 풀었잖아요. 5년 내내 만사가 이런 식이었고, 지금도 그러고 있잖아요.”

기자

“윤석열 정부 대외정책”은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박석운 대표

“대미 몰빵 외교로 나라를 망쳐먹고 있다고 봐야죠. 지금 우리나라가 미국, 일본과의 무역량을 합친 것보다 중국하고 더 많이 하고 있어요. 한국 경제에 있어서는 굉장히 결정적인 요소입니다. 그런데 이걸 도외시하고 있는 겁니다. 사실 중국도 우리를 필요로 하고 있어요. 그런데 한국이 이런 식으로 나가니 자기들도 대체 수입선을 찾지 않겠어요? 한국 수입 물량을 조절할 수밖에 없어요. 이러니까 대중 무역적자가 구조적으로 가는 것이죠. 물론 중국이 자체 기술력이 올라오는 면도 있고, 미국의 압박도 있고 하는 것들이 작용합니다. 그래도 한국 정부는 아니야 중국하고 계속 같이 갈거다 이렇게 설레발이라도 쳐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런데 온 세상이 다 알게 중국과 관계를 끊고 있잖아요. 세상 바보라도 다 알아차리잖아요. 결국 자본한테도 손해가 가는 짓을 하고 있고 이런 것들이 고스란히 우리 민초들의 고용과 민생에 악영향을 주는 겁니다.”

기자

“요즘 일본 문제가 심각합니다. 강제 동원 문제도 그렇고, 한미일 군사동맹도 그렇고”

박석운 대표

“강제 징용이라는 용어는 부정확한 용어예요. ‘강제 동원’이 맞습니다. 강제 징용이라는 건 일본의 조선 강점을 기정사실화하고 그 권력이 자기 국민을 징용했다는 취지입니다. 그런데 대법원 판결의 요지는 ‘일본의 조선 강점도 불법, 그 불법에 기초해서 강제동원, 강제노동시킨 것도 불법이다’라는 겁니다. 그래서 배상하라는 거예요.”

“지금 강제 동원 문제가 한일 위안부 문제에 관한 박근혜 야합과 비슷한 구도로 가고 있습니다. 미국 쪽에서는 미일한 수직군사동맹을 빨리 해야 하는데, 딱 걸림돌이 한일 간 역사정의문제란 말이죠. 그런데 윤석열 정권이 죽는 줄 알면서도 지금 그 길로 가고 있어요. 박진 외무장관이 광주까지 갔고, 실무진이 판을 짜고 있는데 결정적인 것을 못 하고 있잖아요, 자기들도 겁나는 거예요. 그런데 아마 2월 말 3월 초쯤? 3.1절에 아마 뭔가 사고를 칠 것만 같아요.”

윤석열 정부가 죽는 길인 줄 알면서도 한일야합, 굴욕외교로 간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갔다. 박 대표에게 추가 설명을 요구했다.

“기본적으로는 미국의 압력이 굉장히 큽니다. 이걸 견디기 힘든 거예요. 두 번째로는 윤석열 정권 스스로가 일본의 협력을 받아야 자기권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정세판단을 하는 것 같아요. 우리 국민보다는 친일에서 살길을 찾는 거죠.”

“여기에다 일본 우파들은 이번 기회에 한국 정부를 길을 들여야 된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겁니다. 일본은 지난번에 다 끝났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촛불항쟁으로 거꾸로 가서는 대법원에서 판결까지 나오니까 경제보복으로 맞선 거죠. 그런데 이마저도 국민들이 NO아베운동으로 엎어버린 거잖아요. 일본 우파들은 이런 식으로 일이 번질 것이라고는 짐작도 못 했을 거예요. 일본 우파들이 한국을 들여다보는 창이라는게 다 조중동 일본어판인데 현실파악이 왜곡될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이번에는 일본 우파들이 마지막 남은 부분들 한 번 더 밀어붙여가지고 확실하게 한국을 길들여야 한다. 이렇게 보는 거죠. 그 핵심은 일본에 꼼짝 못 하고 찍소리 못 하는 그런 한국 정부를 만드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 이 윤석열 정부가 천지 분간을 못 하고 길들이기 당하고 있는 겁니다.”

기자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것 같은데 강제동원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합니까?”

박석운 대표

“지금 유일한 저항선이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입니다. 80년~90년 동안 고통받는 그분들이 또 저렇게 고통을 또 받아야 하니까 기가 막힐 지경이죠. 지금 시민사회단체가 굴욕외교 반대투쟁을 3월 1일 규모 있게 하려고 조직하고 있어요. 사죄도 배상도 없는 굴욕적 외교 해법을 규탄하고 반대하는 대규모 투쟁이 필요합니다. 지금 한일 역사정의 평화행동에는 616개가 넘는 단체가 함께 하고 있어요. 여기에는 강제동원 문제와 같은 역사 정의도 있지만 생태환경 문제도 있어요. 4월이나 7월에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건데, 우리나라 남해안 동해안은 쑥대밭이 돼버리는 거예요. 여기에다 특히 미일한 수직적 군사동맹으로까지 가면 심각한 전쟁위기가 야기되는 거고. 지금 일본은 전수방위 폐기하고 선제공격까지 하겠다는 건데, 선제공격을 하려면 우리 영토를 지나가게 돼 있잖아요.”

“지금 현재 상황으로서는 윤석열정부가 이 모든 일을 다 저지를 것만 같아요. 중앙일보 기사로 떴다가 급히 내려버린 내용은 27일 야합을 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한국정부가 발표하고 3.1절 경축사에서 윤석열이가 발표하고, 일본 동경에 가서 WBC야구 관람을 같이한다는 식의 그림인데, 자기들끼리 멋있게 그리고 있죠. 그러나 일장춘몽이 되고 말 겁니다. 우리 국민들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이 대목에서 박석운 대표는 매우 중요한 문제를 제기하였다.

“만약 윤석열 정부가 강제동원 문제를 일본과 야합해서 풀게 되면 ‘탄핵’사유가 됩니다. 왜냐? 대법원 판결이 있기 때문입니다. 행정부가 대법원 판결취지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당연히 탄핵 사유입니다. 대한민국의 실정법 해석에 있어 대법원이 최종적 해석 권한을 가지는 만큼, 법치행정을 시행해야 할 행정부는 이런 실정법 해석에 반드시 따라야 합니다. 만일 대통령이나 각 행정부처 소속 공무원들이 이러한 대법원의 실정법 해석에 반하는 내용으로 직무집행을 한다면, 이는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 행위가 되고, 당연히 탄핵심판의 대상이 될 정도로 중대한 헌법위반 사안입니다. 이미 박진 외무부 장관은 해임건의안이 올라가 있고, 장관은 과반으로도 탄핵발의가 돼요. 대통령은 2/3를 넘어야 하는데, 사실 이 문제는 중간층이나 보수층들도 굉장히 분노하고 있거든요. 국민적 투쟁의 폭이 굉장히 넓어질 겁니다.”

김장호 민플러스 기자

기자

“윤석열 정부는 반대하는 국민적 투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투쟁을 조직해갈 생각이신가요?”

박석운 대표

“박근혜 퇴진 투쟁을 실증적으로 되돌아보면, 조직대오의 아주 강력한 투쟁이 선도를 하고 비조직 시민들이 가세를 해가지고 촛불로 폭발해서 성공한 거잖아요. 그런데 조직대오들은 지금 투쟁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어요. 몇 가지 쟁점들이 있잖아요. 노조법 2조, 3조 문제가 있고요, 양곡관리법 문제가 있어요. 화물 안전운임 문제, 그다음에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 문제도 있고요. 특히 노조법 2조 3조가 환경노동위원회에서 2월 말까지 통과될 경우 법사위, 본회의 패스트 트랙을 고려해도 5-6월까지는 정리될 거예요. 그런데 이걸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거잖아요. 농민들 양곡관리법도 마찬가지이고요. 이렇게 되면 거대한 분노가 일어날 겁니다. 여기에 3가지 흐름이 더 붙게 되어 있어요. 강제동원 문제가 있고요. 이태원 참사 문제가 여전히 해결이 안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검찰독재 반대하는 다양한 세력들이 지금 광범위하게 저항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죠. 이렇게 노농빈등 조직된 대오에 강제동원, 이태원참사, 검찰독재반대 민주수호의 흐름들이 합류하면 거대한 반윤석열 투쟁흐름이 형성된다고 봐야겠죠.” 

기자

“전기요금, 가스요금 폭탄 등 물가인상, 경기침체, 부채위기 등 민생위기가 심각한데,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박석운 대표

“민생파탄이 심각합니다. 물가, 금리 다 오르고 임금은 오르지 않잖아요. 못 살겠다는 겁니다. 경기는 엄청나게 침체할 거고요. 가스비, 전기료 다음에 교통비까지 오르는 상황이죠. 이런 불만이 저변에 꽉 차 있는데 부동산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터지지 않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가 굉장히 위험한 불장난을 하고 있어요. 당치도 않은 부동산 정책을 내고 있잖아요. 거기다가 노동개혁, 연금개혁, 교육개혁도 하겠다고 덤벼들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다 조직대오와 일반시민을 이간질하겠다는 의도인데, 국민들이 바보가 아니잖아요. 이제 봄이 오고 몸이 풀리고 있습니다. 그만큼 윤석열 정부의 실책들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엄청난 불만과 분노가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기자는 갑자기 궁금해졌다. 지금처럼 물가가 심하게 오르는 국면에서 굳이 공공요금을 급하게 올릴 이유가 있는가? 윤석열 정부와 경제기획원은 모두 바보들인가. 국민들이 다 분노할 텐데. 이에 대한 박석운 대표의 대답은 간단했다.

'그게 윤석열 정부의 정체성이다. 경제 정책 방향 자체가 부자천국 재벌천국 서민지옥 방식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나올 수가 없다. 윤석열 정부는 예산을 부자감세에 복지예산을 줄이는 정부이다. 가스비, 난방비로 국민의 불만이 올라 오니까 당장 일부 지원조치를 하지만, 다 언발에 오줌누기 수준이다. 결국 실제 지원은 안 하고 입만 가지고 떠드는 방식으로 가게 될 것이다. 그럼 국민들이 이 정부는 입만 가지고 떠든다는 것을 다 알게 된다.'는 것.

기자

“지금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이신데, 전국민중행동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박석운 대표

“전국민중행동은 지금 약 43개 단체 정도가 지금 참여하고 있고요, 특히 지역민중행동이 8개 지역에서 조직이 되어 있습니다. 부문 단체가 35개, 지역민중행동이 8개 지역, 이렇게 해 가지고 43개 단체입니다. 전국 민중행동은 이른바 상설 공동투쟁체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잇습니다. 이번 여름의 투쟁에 이제 어쨌든 좀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반윤 국민투쟁기구에 대한 구상과 전망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박 대표는 금방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즉각 대답했다.

“이른바 반윤 투쟁체를 만들자는 논의가 있는데 그런데 금방 잘 안 될 겁니다. 조직구성 논의부터 하는 것이 오히려 걸림돌이 됩니다. 반윤투쟁세력에는 민중진보 세력도 있고, 시민사회단체도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 비조직 시민들이 참여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조직구성 논의부터 먼저 하면 시민사회단체, 종교, 인권을 포함한 다양한 단체들이 함께 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따라서 조직구성보다는 공동행동, 공동실천을 먼저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러다 보면 질적 변화가 생기게 되겠죠.”

기자

“대표님에게 진보정치문제를 뺄 수가 없잖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박석운 대표

“진보정치 대단결은 필수 조건이에요.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계속 그 이야기를 해도 다들 골목길에 구멍가게 하나씩 차려놓고는 구멍가게 키우는 데만 관심을 쏟더라고요. 그러니까 안 되죠. 촛불항쟁의 거대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촛불동맹으로 못 간 것도 진보정치가 약한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지금 다시 진보정치 단결에 대한 공감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고 무엇보다 민주노총이 조직적으로 진보 정치 대단결의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뭔가 가능성이 생기는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뭐 진보연합당 정도라도 해서 하면 한국 정치 전체가 좋아지는 이런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반윤한다면서 비판적지지 하는 것은 엉터리예요. 권력 분점이 전제가 돼야 돼요. 권력분점이 전제가 되는 민주진보 선거연합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한국 정치를 좋게 만드는 길이에요. 제가 볼 때 선거연합의 핵심은 뭐냐하면 다수세력은 집권전략이고 소수세력은 교두보 전략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진보대단결이 전제가 돼야 합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이태원 참사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고 있지 못합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박석운 대표

“오랫동안 굉장히 노력해서 지금 유가족 대책협의회하고, 시민대책회의가 만들어지고 서로 공조를 하는 데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100일째가 되는 2월 4일 함께 광화문까지 영정을 안고 행진하고 분향소도 차렸습니다. 지금 이태원 참사 문제는 진상 규명도 제대로 안 됐고, 책임자 처벌도 안 됐고, 재발 방지책도 없습니다. 100일이 지나면서 가족들도 참을 만큼 참았고, 모두다 힘들었습니다. 이걸 국민적 분노로 확장하고, 국민적 동력을 만드는 과정으로 될 것입니다. 현재 국정조사로도 안 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 조사권을 가진 독립적인 조사기구, 특검까지 추천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조사기구 구성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박석운 대표는 다음 같은 말로 인터뷰를 마치었다.

“이 갈래 물과 저 갈래 물을 모두 다 모아서 대하를 만들어 바다로 가는 게 올해 제일 큰 희망입니다.”

김장호 기자jangkim21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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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에 균렬을 낸 ‘디스코 볼’

[개벽예감 526] 한미동맹에 균렬을 낸 ‘디스코 볼’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3/02/0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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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조선의 핵무력정책법과 미국의 대응책 모색

2. 나토식 핵공유 체제의 실상 모르는 종미우익세력

3. 즉각 개입조항 없는 이상한 한미상호방위조약

4. 윤석열의 독자적 핵보유 망언과 백악관의 은밀한 압력

5. 한미동맹에 균렬을 낸 조선의 ‘디스코 볼’

 

 

1. 조선의 핵무력정책법과 미국의 대응책 모색

 

2022년 10월 18일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쎈터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는 「북조선 핵교리에 대한 새로운 걱정거리(The Troubling New Changes to North Korea's Nuclear Doctrine)」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클링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가 2022년 9월 8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정책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핵무력정책법을 채택한 엄청난 상황변화를 목격하고 그 논문을 집필했다. 

조선의 핵무력정책법에서 주목되는 것은, 조선이 제시한 선제핵타격 5대 조건이다. 선제핵타격 5대 조건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조선에 대한 적대세력의 핵공격 또는 대량살륙무기공격이 감행되었거나 조선이 적대세력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한 경우

2) 조선의 국가지도부와 핵무력 지휘기구에 대한 적대세력의 핵공격 또는 재래식 공격이 감행되었거나 조선이 그런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한 경우

3) 조선의 중요전략대상들에 대한 적대세력의 치명적인 군사 공격이 감행되었거나 조선이 그런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한 경우

4) 조선이 전시에 전쟁의 확대와 장기화를 막고 전쟁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작전적 필요성을 인지한 경우

5) 조선에서 국가 존립과 조선 인민의 생명 안전에 파국적인 위기를 초래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핵무기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된 경우

 

한미련합군의 북침 도발 징후가 나타나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전술핵무기를 사용하여 선제핵타격을 결행하게 될 것이라는 핵무력정책법이 발표되자, 미국에서는 대응책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위에서 언급한 클링너의 논문에는 조선의 핵무력정책법에 대처하는 대응책이 다음과 같이 열거되었다. 

 

1) 미국은 본토에 구축한 미사일방어체계를 증강한다. 

2) 미국은 해외에 구축한 미사일방어체계를 증강한다.

3) 미국은 핵무력 현대화사업을 완성한다. 

4) 미국은 동맹국들에 대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한다.

5) 미국은 동맹국들에 대한 확장억제공약을 재확정한다.

6) 미국은 미국, 한국, 일본의 외무장관과 국방장관이 참가하는 3자 회의를 정례화한다.

7) 미국은 한미련합군의 군사훈련을 확대, 재개한다.

8) 한국은 중거리지대공미사일과 장거리 지대공미사일을 개발한다.

9) 한국은 함상 배치 스탠더드 미사일-6을 구입한다.

10) 한국은 자기의 미사일방어체계를 미국, 일본의 미사일방어체계로 통합시킨다.

11) 한국은 대북 공격력을 강화한다.

12) 한국은 일본과의 안보협력 중요성을 확인한다.

 

클링너는 자기 논문에서 위와 같은 대응책들을 열거하면서, 그 대응책이 실행되면 조선의 선제핵타격 위험이 해소될 것처럼 서술했지만, 그가 열거한 잡다한 대응책들은 조선의 선제핵타격을 막아낼 실효적인 방책이 아니다. 그것은 해마다 한 차례씩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거론되어온 구태의연한 방책에 불과하다. 그처럼 실효성 없고 구태의연한 방책을 가지고 조선의 선제핵타격을 막아내려는 발상은 비현실적이다. 

 

그런데 클링너가 열거한 비현실적인 대응책 중에서 다섯 번째로 언급한 대응책이 눈길을 끈다. 그것은 미국이 한국을 핵우산으로 보호해주는 확장억제공약을 재확정하는 대응책이다. 클링너는 미국의 확장억제공약을 재확정하는 것을 대응책으로 거론한 것이다. 

 

그런데 기존 확장억제공약을 재확정한다는 클링너의 주장은 무슨 뜻인가? 위에서 언급한 논문에서 클링너는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핵공유 체제와 유사한 핵공유 체제를 한국에 도입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미국이 전술핵무기를 주한미국군 기지에 배치하고, 핵공유 체제를 운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클링너는 2022년 8월 4일에 발표한, ‘지금은 남한에 핵무기가 있어야 할 때가 아니다(Now Is Not the Time for South Korea To Go Nuclear)’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이나 한국이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고 지적했지만, 2022년 10월 18일에 발표한, ‘북조선 핵교리에 대한 새로운 걱정거리’라는 제목의 논문에서는 나토식 핵공유체계를 한국에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2022년 8월부터 2022년 10월 사이에 클링너의 주장이 180도로 바뀐 것은, 2022년 9월 8일 조선이 핵무력정책법을 채택하고,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선제핵타격을 법적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이 핵무력정책법을 채택함으로써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선제핵타격이 확정적으로 되자, 클링너는 자기 주장을 180도로 바꿔 미국이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배치하고 나토식 핵공유 체제를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2. 나토식 핵공유 체제의 실상 모르는 종미우익세력 

 

조선의 핵무력정책법은 워싱턴과 서울에서 충격과 불안을 불러일으켰다. 이것은 조선의 핵무력정책법이 뜻하지 않게 강력한 심리전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워싱턴에서 나타난 심리전 효과보다 서울에서 나타난 심리전 효과가 한층 더 강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시에는 물론이고 북침 전쟁 도발징후가 나타나기만 하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선제핵타격으로 종미우익세력을 타격할 것이기 때문이다. 

선제핵타격이 타격 대상을 전멸시킨다는 사실을 알게 된 종미우익세력은 충격과 불안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종미우익세력의 몸부림은 나토식 핵공유 체제를 한국에 도입하는 대응책을 여론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문제는 종미우익세력이 충격과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너무 절급해진 탓에 나토식 핵공유 체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 목청부터 높인 것이다. 

 

무지몽매한 종미우익세력은 나토식 핵공유 체제를 여론화하려고 시도하면서 핵공유라는 개념을 자기 입맛에 맞게 해석하는 결정적 오류를 범했다. 나토의 핵공유 체제에서 사용되는 핵공유(nuclear sharing)라는 이상야릇한 개념은 전술핵무기 사용 권한을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이 공동으로 행사한다는 뜻이 전혀 아닌데도, 종미우익세력은 나토식 핵공유 체제를 도입하면 미국과 한국이 전술핵무기 사용 권한을 공동으로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하는 결정적인 오류를 범했다. 

 

나토의 핵공유 체제를 들여다보면, 미국이 유럽에 배치한 전술핵폭탄을 사용하는 권한은 미국과 핵공유 체제 가입국들이 공동으로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항상 배타적으로, 독자적으로 행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국이 핵공유 체제 가입국들에 건설한 핵무기보관소에 보관되어 있는 전술핵폭탄은 미국 합참본부가 핵무기보관소로 직접 송신하는 긴급행동메시지(EAM) 발사암호가 입력되어야 활성화된다. 활성화되지 않은 핵폭탄은 터지지 않는 쇳덩어리에 불과하다.  

 

미국이 핵공유 체제에 가입한 도이췰란드, 이딸리아, 네데를란드, 벨지끄, 뛰르끼예에 각각 건설한 6개 핵폭탄보관소에는 전술핵폭탄 150여 발이 보관되어 있다. 그런데 핵폭탄보관소를 관리하는 권한은 미국이 항상 배타적으로, 독자적으로 행사한다. 미국의 핵폭탄보관소를 자국 영토에 설치한 5개 가입국들은 핵폭탄보관소를 관리하기는커녕 근처에 얼씬도 하지 못한다. 

 

미국은 6개 핵폭탄보관소에 보관되어 있는 전술핵폭탄을 언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하는 핵작전계획을 배타적으로, 독자적으로 수립해놓았다. 핵공유 체제에 가입한 5개국 국방장관들로 구성된 나토 핵계획집단(Nuclear Planning Group)이라는 상설기구에서 미국의 핵폭탄을 유럽에서 사용하는데 필요한 핵정보를 공유하고, 미국의 핵폭탄을 사용하기 위한 핵정책을 논의하지만, 그것을 알맹이 없는 논의다. 왜냐하면, 나토의 핵공유 체제에 가입한 5개국은 미국의 비밀핵작전계획서를 열람할 수 없기 때문이고, 나토의 핵공유 체제에 배치된 전술핵폭탄을 사용하는 최종 결정은 오직 미국 대통령이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나토의 핵공유 체제에 가입한 5개국이 전시에 수행할 임무는 무엇인가? 그들은 핵폭탄보관소에서 활성화되어 출고한 전술핵폭탄을 자기 전투기에 장착하고, 출격시켜 적진으로 날아가는 위험천만한 핵공습작전에 동원되는 것뿐이다. 교활한 미국은 핵공유 체제에 가입한 5개국을 로씨야의 S-400 지대공미사일에 맞아 격추될 위험천만한 핵공습작전에 내몰고, 자기는 안전한 후방에서 핵공습을 원격 조종하는 것이다. 핵공유 체제에 가입하면 미국의 핵공습작전에 ‘총알받이’로 내몰리게 된다는 것, 이것이 나토식 핵공유 체제의 참담한 실상이다. 

 

3. 즉각 개입조항 없는 이상한 한미상호방위조약

 

만일 미국이 나토식 핵공유 체제를 한국에 도입하면, 전시에 미국은 한국을 방위하기 위해 즉각 개입해야 한다. 미국이 즉각 개입해야 전술핵폭탄을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즉각 개입조항이 없다는 사실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제2조는 “당사국 중 어느 일국이 외부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 당사국은 협의하고 (중략) 무력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을 강화하며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고 규정했다. 이것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은 즉각 개입하지 않고 한국과 개입문제를 협의하겠다는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제3조에는 “각 당사국은 무력 공격에 대처하기 위해 각자의 헌법상의 절차에 따라 행동할 것을 선언한다”라고 규정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헌법상의 절차는 미국 연방의회에서 무력 개입 문제를 논의하고 결정하는 복잡한 절차를 의미한다. 이것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은 즉각 무력 개입을 하지 않고 미국 연방의회에서 복잡한 의결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의회에서 무력 개입 문제를 놓고 중구난방으로 말싸움이 벌어지면, 미국 연방의회가 의결하기도 전에 전쟁은 신속히 종결될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과 달리, 나토 조약에는 즉각 개입조항이 들어있다. 나토 조약 제5조에는 “어느 동맹국이 무력공격을 받으면 즉각 그것을 모든 가맹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유엔헌장 제51조가 승인한 개별적 자위권 또는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차원에서 피침국에 대한 원조를 제공한다”라고 규정된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이 나토식 핵공유 체제를 한국에 도입하려면,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개정하여 즉각 개입조항을 넣어야 하는데, 미국이 그렇게 할 가능성은 0%다. 미국이 압도적인 핵무력을 가졌던 1953년에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에도 즉각 개입조항을 넣지 않았는데, 조선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강력한 핵무력을 보유한 오늘 미국이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개정하여 즉각 개입조항을 넣을 것이라는 생각은 비현실적인 공상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즉각 개입 조항이 없다는 것은 미국이 나토식 핵공유 체제를 한국에 도입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미국이 나토식 핵공유 체제를 한국에 도입해주기를 바라는 종미우익세력의 희망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의 핵심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는 무지몽매의 부산물이다. 

 

한국의 종미우익세력만 그런 게 아니라, 일본의 종미우익세력도 나토식 핵공유 체제를 일본에 도입해야 한다고 떠들어댔다. 그들은 2022년 2월 24일 로씨야가 노보로씨야 해방전쟁을 개시하자 충격과 불안에 사로잡힌 나머지 나토식 핵공유 체제를 일본에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일본 종미우익세력의 대표자인 아베신조(安培晋三)가 앞장에 섰다. 그는 2022년 2월 27일 일본 텔레비전 방송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해 나토식 핵공유 체제를 일본에 도입하는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떠들어댔다. 

 

그러나 미국은 나토식 핵공유 체제를 일본에 도입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미국이 나토식 핵공유 체제를 일본에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조선과 중국이 그것을 저지하기 위한 결정적인 군사행동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결정적인 군사행동은 조선의 ‘남조선해방전쟁’과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을 의미한다. 만일 미국이 나토식 핵공유 체제를 한국이나 일본에 도입하면, 조선과 중국은 미국의 전술핵공격을 받을 위험이 증폭될 것이다. 전술핵무기를 서로 사용하는 핵교전이 벌어지면, 심각한 전쟁 피해를 입게 된다. 그러므로 조선과 중국은 미국이 나토식 핵공유 체제를 한국이나 일본에 도입하려는 징후가 보이면, 선제공격을 결행하여 미국의 핵공유 체제 도입책동을 파탄시킬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남조선해방전쟁’과 대만해방전쟁이 동시에 일어나는 엄청난 격변이 일어나게 된다. 미국에게는 조선과 중국의 선제공격을 촉발시킬 위험천만한 ‘도박’을 감행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4. 윤석열의 독자적 핵보유 망언과 백악관의 은밀한 압력

 

종미우익세력은 미국이 나토식 핵공유 체제를 한국에 도입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실의와 절망에 빠진 종미우익세력이 마지막으로 꺼내놓은 것이 독자적 핵보유 망언이다. 2023년 1월 11일 윤석열 대통령은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를 마무리하는 발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문제가 더 심각해지면 대한민국에 전술핵을 배치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오랜 시간이 안 걸려서 우리 과학기술로,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더 이른 시일 내에 우리도 (핵무기를) 가질 수 있다.” 

 

위의 인용문을 읽어보면, 이상한 느낌이 든다.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이 북의 전술핵공격 위험을 상쇄시킬 확장억제능력으로 우리를 지켜주고 있으므로 우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식으로 말했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가 이른 시일 안에 핵무기를 개발해 북의 전술핵공격 위험에 대처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것이야말로 독자적 핵보유를 주장한 망언이다. 독자적 핵보유 발언을 망언으로 보는 까닭은, 독자적 핵보유 책동으로 안보를 지키기는커녕 전쟁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의문이 생긴다. 윤석열 대통령은 왜 미국의 확장억제공약을 불신하게 된 것일까? 이 의문을 풀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실을 살펴보아야 한다.

 

1) 윤석열 대통령이 독자적 핵보유 망언을 꺼내놓기 열흘 전인 2023년 1월 1일 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에 방영된 영상은 종미우익세력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날 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은 김정은 총비서가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 추진체 30기가 가지런히 놓인 보관시설과 화성-12형 전투부(warhead) 30기가 가지런히 놓인 보관시설을 각각 시찰하는 영상을 방영했으며, 이스칸데르형 변칙비행 미사일을 2발씩 탑재한 발사대차 10대가 일렬로 주차된 지하핵기지를 시찰하는 영상도 방영했다. 

 

 

조선이 실전배치한 이스칸데르형 변칙비행 미사일의 전투부에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디스코 볼(disco ball)’이라고 부르는, 지름이 약 20cm인, 표준화되고 규격화된 전술핵탄두가 장착되었다. 한반도에서 군사대결이 극도로 격화되거나 중국이 대만해방전쟁을 개시하면, 조선은 지체없이 ‘남조선해방전쟁’을 단행할 것인데,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개전 시각에 ‘디스코 볼’이 장착된 변칙비행 미사일을 집중 발사하는 치명적인 초탄필격전술로 종미우익세력의 전략거점들을 흔적도 없이 날려 보낼 것이다. 영토완정을 실현하려는 조선의 ‘남조선해방전쟁’은 종미우익세력의 완전 파멸을 의미한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디스코 볼’을 날려보내는 불시 핵타격, 초정밀 핵타격에 대한 방어 능력을 갖지 못한 종미우익세력은 자기들에게 파멸의 암운이 몰려오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것만이 아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시찰한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은 2022년 10월 4일 일본 열도를 넘어 약 4,500km를 날아가 북태평양에 떨어진 바로 그 미사일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시찰한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은 2017년 8월 미국의 핵전략 거점인 괌(Guam)을 포위 사격하기 위해 발사 준비를 끝냈던 바로 그 미사일이다. 2017년 8월 14일 김정은 총비서가 조선인민군 전략군 사령부를 시찰하였을 때, 전략군사령관은 괌의 동서남북 인근 해상으로 화성-12형 4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포위 사격 준비를 끝마치고 김정은 총비서의 발사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고했었다. 당시 전략군사령관의 보고를 받은 김정은 총비서는 전략군의 괌 포위 사격 계획은 “미국놈들의 숨통을 조이고 모가지에 비수를 들이대는” 것이므로, 자신이 “결심만 하면 언제든지 실전에 돌입할 수 있게 항상 발사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라고 명령하였다.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2017년 8월 29일과 9월 15일 화성-12형을 일본 열도 상공을 넘어 북태평양으로 발사하여 김정은 총비서의 항시적 발사태세 명령을 실행에 옮겼다.

 

그로부터 5년 4개월이 지난 오늘, 화성-12형 전투부에는 미국 중앙정보국이 ‘디스코 볼’이라고 부르는, 지름이 약 40cm인, 표준화되고 규격화된 전술핵탄두가 장착되었다. 전시에 미국이 괌의 핵전략 시설을 가동하는 징후를 보이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디스코 볼’을 아주 멀리 날려보내는 선제핵타격으로 괌의 핵전략 시설들을 흔적도 없이 날려 보낼 것이다. 

 

전시에 미국이 확장억제공약을 실행하려면 괌의 핵전략 시설들을 가동해야 하는데, 그 핵전략 시설들이 조선의 선제핵타격을 받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었으니, 괌의 핵전략 시설들은 사실상 불능화된 것이고, 그에 따라 미국은 확장억제공약을 실행할 수 없게 되었다. 2023년 1월 11일 윤석열 대통령이 독자적 핵보유 망언을 꺼내놓으면서 미국의 확장억제공약을 불신한 것은 미국의 확장억제능력이 조선의 선제핵타격능력에 의해 사실상 무력화되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위와 같은 충격적인 사실을 깨달은 것과 대비되지 않을 만큼 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백악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독자적 핵보유 망언을 듣고 경악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의 확장억제공약을 불신하는 것은 곧 한미동맹을 불신하는 것이며, 한미동맹을 불신하는 것은 곧 미국을 불신하는 것이다. 종미우익세력은 한미동맹을 영원히 맹신하고, 미국에 영원히 맹종해야 하는데, 종미우익 대통령이 감히 미국을 불신하다니, 백악관의 시각에서 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독자적 핵보유 발언은 미국에 대한 불신을 넘어서 미국에 대한 불복종을 불러올 망동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어찌 백악관이 경악하지 않았겠는가. 

 

백악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독자적 핵보유 망언 사건을 수습해야 했다. 백악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독자적 핵보유 망언을 철회하고, 미국의 확장억제공약을 신뢰하는 수정 발언을 하라는 긴급 행동 지침을 비공개 통로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통보하면서 은밀한 압력을 가했다. 2023년 1월 24일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 따르면,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는 미국이 확장억제공약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불신을 완화시키기 위해 “매우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하면서, 미국이 “최고위급(very senior levels)"에서 윤석열 정부와 확장억제공약에 관한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최고위급 논의라는 것은 백악관과 윤석열 대통령실의 은밀한 논의를 의미한다. 이런 정황을 보면, 백악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독자적 핵보유 망언을 철회하고, 미국의 확장억제공약을 신뢰하는 수정 발언을 하라는 은밀한 압력을 가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5. 한미동맹에 균렬을 낸 조선의 ‘디스코 볼’

 

윤석열 대통령은 백악관의 긴급 행동 지침에 복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2023년 1월 19일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스위스를 방문한 길에 미국 언론매체 <월스트릿저널>과 대담하는 자리에서 “저와 한국 국민은 북의 핵위협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에 상당한 신뢰를 갖고 있다. 한국 정부는 핵확산금지조약 체제를 매우 존중한다. 미국의 확장억제를 더욱 강화하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더 튼튼히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독자적 핵보유 망언을 철회시킨 것으로도 안심이 되지 않아서 다음과 같은 조치를 더 취했다. 

 

1) 백악관은 미국 국방부 장관을 서울에 급파했다. 2023년 1월 31일 서울에 나타난 로이드 오스틴(Lloyd J. Austin) 국방부 장관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만나 회담을 진행했다.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회담 직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F-22 스텔스전투기, F-35B 스텔스전투기, 제7함대 항모타격단이 전개되었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이런 핵전략자산을 더 많이 전개할 것이다. 한국을 방위하는 미국의 공약은 구호가 아니라 철통같은 공약이다. 이것이 확장억제공약의 핵심이다. 두 정부가 확장억제를 강화할 여러 방안에 대해 이미 논의한 바 있고, 앞으로 계속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확장억제공약에 대한 종미우익세력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2023년 2월 1일 미국 공군 B-1B 전략폭격기 2대가 F-22 스텔스전투기 2대, F-35B 스텔스 전투기 2대, 공중급유기 1대를 거느리고 서해 상공에 출동했다. 

   

2) B-1B 전략폭격기 2대를 서해 상공으로 긴급히 출동시켜놓고서도 안심하지 못한 백악관은 주한미국대사를 언론 앞에 내세웠다. 2023년 2월 1일 필립 골드벅(Philip S. Goldberg) 주한미국대사는 한국여성기자협회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독자적 핵보유 망언 이후 종미우익세력 속에서 확산되는 미국의 확장억제공약에 대한 불신을 해소해보려고 나름대로 애썼다. 그날 그는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미국을 믿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사용해 확장억제공약을 실행하려는 굳은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3) 백악관은 올봄에 윤석열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하여 환대하면서 연방의회 연단에 올려 세우는 워싱턴 내방을 검토하는 중이다. 백악관은 은밀한 압력과 파격적인 대우를 번갈아 동원하면 윤석열 대통령의 대미불신이 해소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백악관의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기의 독자적 핵보유 망언을 철회하고 미국의 확장억제공약을 신뢰하는 척했지만, 그것은 백악관의 은밀한 압력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취한 가식적인 행동에 불과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종미우익세력은 미국의 확장억제공약에 대한 불신을 내려놓지 않았다. 미국이 실전 상황에서 확장억제공약을 이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그들의 대미불신은 앞으로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미 불신 현상은 그가 맹종해온 한미동맹에 균렬이 생겼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선의 ‘디스코 볼’이 한미동맹에 균렬을 낸 것이다. 앞으로 정치군사적 대결이 격화되면, 균렬은 더 커질 것이다. 균렬이 커지면 파렬되는 것이 물리학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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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100일, 경찰 차벽·충돌에 유족 탓한 조선일보

  •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3.02.06 07:50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유족·민노총 탓 “경찰 적극 제지 못해”

대통령실 기자 고발에 한겨레 사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지난 5일로 100일이 됐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4일 광화문광장에서 시민추모대회를 열고 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이 광장을 차벽으로 막아, 서울시청 앞으로 옮겨 분향소를 만들었다. 경찰과 서울시청 공무원들이 이 과정에서 충돌을 빚었고 서울시는 6일 오후까지 분향소를 철거하라는 계고장을 전달한 상태다. 6일 신문들 논조는 참사의 책임 규명을 언급한 신문과 그렇지 않은 신문으로 갈렸다.

경향신문은 1면에 이와 관련해 <‘참사’ 기억을 지우는 서울시>란 제목의 기사를 냈다. 경향신문은 “일각에선 서울시가 이태원 참사 발생에 직접 책임을 지는 지자체로서, 이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온다”며 “특히 분향소 설치 당일 행정집행 계고장을 보낸 것은 결국 윤석열 정부 코드 맞추기와 책임 회피가 아니냐고 지적한다”고 했다.

▲6일 아침신문 갈무리

▲6일 경향신문

한겨레는 1면과 이어지는 8면 전면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신애진씨의 아버지 신정섭 씨가 참사 당일부터 지금까지 써온 기록을 보도했다. 한겨레는 “유가족이 알고 싶은 진실은 참사 당일 희생자들에게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는지 등 구체적인 상황이다. 또 관계기관이 축제를 사전에 대비하지 못하고 사고 전후 대처도 미흡했던 경위를 밝히고자 한다”고 했다.

▲6일 한겨레 1면

서울신문과 국민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는 경찰이 분향소 설치를 막아 물리 충돌이 일어난 사실을 양 측 사이 ‘갈등’으로 묘사했다. 유족 측이 시청 앞에 분향소를 기습 설치했고 서울시가 행정대집행을 나서겠다고 경고했다는 내용이다.

▲6일 국민일보

▲6일 서울신문

반면 조선일보는 <‘핼러윈 참사’ 유가족·민노총 서울광장에 분향소 기습설치>라는 제목으로 유족 등에 책임을 묻는 기사를 냈다. 조선일보는 “경찰은 수백 명이 한 번에 밀고 들어온 데다 유족들이 혹시라도 다칠까봐 이들을 적극 제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등 경찰 측 입장만을 보도했다.

▲6일 조선일보

한겨레, 세계일보, 중앙일보가 관련 사설을 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기억·추모 공간 마련을 정부가 돕기는커녕 가로막고 훼방하는 이 살풍경이야말로 ‘국가의 무책임’이라는 참사 100일의 본질을 압축해 보여주는 듯하다”고도 했다.

한겨레는 “그동안 진행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의 수사와 국회의 국정조사는 ‘꼬리 자르기’와 ‘파행’으로 막을 내렸다”며 현장 책임자 외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 윗선은 소환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짚었다. 한겨레는 “국정조사에서도 책임을 통감하고 진정 어린 사죄를 하는 고위 공직자는 없었다”며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리는 목표에는 아직 근접하지도 못했다. 오히려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 장관,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막말과 인터넷에 쏟아지는 악성 댓글 등 ‘2차 가해’가 참사의 상처만 더 깊게 키웠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그럼에도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재난으로부터 사회를 지키겠다는 시민들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며 “헛구호가 되지 않으려면 유가족이 염원하는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 공식 추모공간 마련 등에 당장 나서야 한다. 정부 역시 법적 책임만 피하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이상민 장관의 거취 정리 등 최소한의 정치적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6일 한겨레 사설

세계일보는 “경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가 발표되고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활동도 마쳤지만, 유가족들은 물론 대다수 국민은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희생됐는지 여전히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은 기대하기 어렵고 정쟁 등 소모적인 공방만 커질 것이란 우려가 작지 않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는 특수본 수사는 용산경찰서장, 서울경찰청 정보과장, 용산구청장 등 6명만 구속기소 하는 데 그쳤다. ‘꼬리 자르기’ 수사였다는 비판이 거세다.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이 재수사 중이지만 큰 기대를 하긴 어렵다”고 했다.

이어 “마땅히 책임져야 할 사람이 책임지지 않는 건 사태 해결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재난안전 주무 장관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현장 최고책임자인 윤희근 경찰청장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은 정무적으로 책임지는 게 유족과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했다.

세계일보는 “특수본이 사고 현장의 관제·사설 폐쇄회로(CC)TV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 등 180여개의 영상물을 분석한 시간별 인파 이동과 사고 당시 상황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후 6시 반쯤부터 오후 10시15분까지 관련 당국이 뭘 했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단체가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기습 설치해 서울시와 마찰을 빚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며 “대화로 문제를 풀지 못하면 더 큰 갈등을 빚을 것”이라고 했다.

▲6일 세계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양비론을 폈다. 유가족이 서울시청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려는 것이 “규정된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고 볼 순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녹사평역 내부에 추모공간을 마련하라는 서울시 제안은 유족 입장에서 수용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아직 유족이 납득할 만한 조치가 제대로 이뤄진 게 없는 상황에서 서울시 방침을 일방 수용하길 바라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 이후 광화문 광장에 설치한 추모 공간이 정치적 목적에 경도된 세력과 유족 모욕까지 서슴지 않던 사람들로 인해 갈등과 증오로 얼룩졌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분향소 설치 문제를 대화로 풀기 바란다”고 했다.

▲6일 중앙일보 사설

기자 고발한 대통령실에 한겨레 사설

대통령실이 ‘무속인 천공이 대통령 관저 후보지였던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다녀갔다’고 증언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과 이를 보도한 뉴스토마토, 한국일보 기자들을 3일 경찰에 고발했다. 한겨레는 이를 두고 “입막은 으름장”이라며 사설을 내 비판했다.

앞서 뉴스토마토는 2일 부승찬 전 대변인 인터뷰와 ‘대통령실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의 구체적 증언을을 기사화했다. 또 부 전 대변인이 남영신 전 육군참모총장과 천공의 공관 방문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는 지난해 4월1일 육군 행사에 두 사람이 함께 참석한 사실도 확인해 보도했다.

한겨레는 “(뉴스토마토는) 또 남 전 총장, 천공, 경호처 등에 확인을 요청하는 등 반론과 해명을 받기 위해 애썼다. 이들은 답을 않거나 부인했다”며 “대통령실 주장처럼 ‘천공의 동선’과 ‘관저 출입 영상’을 파악하거나 제시하진 못했다. 형사고발이 되었으니, 이제 수사기관에서 확인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이 먼저 ‘관저 출입 시시티브이(CCTV) 영상’과 거명된 정부 인사들의 당일 동선을 먼저 밝히고 해명하면 되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6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언론은 수사기관이 아니다. 언론이 보도를 하려면,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확인 과정을 거쳐 진실에 접근해야 한다”며 “그러나 완벽한 확인을 하기 전까진 ‘의혹’ 제기도 해선 안 된다는 건 맞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보도한 언론까지 고발했다는 건 다른 언론의 추가 취재를 막으려는 목적이 명백해 보인다”며 “특히 언론사 책임자가 아닌 보도한 기자 개인을 고발했다는 건 치졸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대통령실은 지난해 12월에도 ‘천공 의혹’을 제기한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과 당시 김 전 의원이 출연한 ‘김어준의 뉴스공장’ 프로그램 진행자였던 김어준씨를 방송 다음날 곧바로 고발한 바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연설할 때마다 ‘자유’를 입에 달고 산다. ‘윤석열의 자유’는 ‘대통령실의 고발할 자유’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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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 기록 마지막 저장 22년 4월 13일 오후2:29:57, 어떻게 조작하나"

[이슈 인터뷰]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내가 아니라 천공을 수사해야"23.02.06 06:58l최종 업데이트 23.02.06 07:37l

남소연(newmoon)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최근 발간된 저서 <권력과 안보>를 통해 역술인 '천공'이 윤석열 대통령의 새 관저 선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재점화시킨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내용이 포함된 일기 원본 파일의 최종 저장 일시를 공개했다. 아래한글 프로그램 파일(.hwp)의 '마지막 저장한 날짜'는 '2022년 4월 13일 수요일 오후 2:29:57'. 
 
이 시기는 아직 새 정부 출범 전일 뿐 아니라 대통령실과 관저가 이전하기 전으로, 남영신 당시 육군참모총장으로부터 천공 관련 보고를 전해들었다는 그 해 4월 1일자 부 전 대변인의 기록에 신빙성을 높여준다.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에 의해 천공 의혹이 처음 불거진 시기는 그로부터 8개월 뒤인 12월이다. 부 전 대변인은 원고지 2700여 매에 달하는 이 일기를 토대로 책을 펴냈다. 그는 "애초 대변인에 임명되면서부터 국방부의 정책 결정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 책을 써보고 싶었다"면서 "약 500일 근무하면서 일기 기록은 469일 정도 되는데, 상당히 꼼꼼하게 썼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3일 부 전 대변인과 기자 2명을 형사 고발하면서 "천공이 왔다고 들은 것을 들은 것을 들었다는 식의 떠도는 풍문 수준"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부 전 대변인은 "그건 증언에 대한 신빙성과 가치를 폄하하기 위한 말장난"이라며 "군에서 보고는 단순한 전언이 아니다, 더구나 육군총장에게 하는 보고는 반드시 알아야 할 것만 선별해서 이루어진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천공 의혹을 해소할 방법으로 제기되고 있는 CCTV나 핸드폰 위치 추적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그는 "결국 핵심은 천공"이라며 "왜 천공과 그 주변인들은 수사하지 못 하는가, 천공을 언론 앞에 서게 하고 조사 받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 전 대변인과의 인터뷰는 지난 5일 오후 약 한 시간 동안 이루어졌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육군총장 보고는 '들은 것을 들은 것을 들었다' 수준이 아니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 대통령실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기분이 어떤가.
 
"그냥 담담하다."
 
- 혹시 수사기관에서 연락이 왔나. 
 
"안 왔다. 추후 연락이 오면 있는 그대로 대응할 생각이다. 난 떳떳하니까."
 
부 전 대변인은 책에서 천공 의혹에 대해 크게 세가지 사실을 밝혔다. 첫 번째는 지난해 4월 1일 미사일전략사령부 청사 화장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에 대한 서술이 가장 구체적인데, 핵심 내용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국방부) 장관과 함께 미사일전략사령부 청사에 도착하자 육군총장, 전략사령관, ADD 소장이 영접했다. 업무 현황 보고가 있기 전에 화장실에 잠깐 들렀는데 육군총장이 뒤쫓아와 "말씀드릴 게 있다"며, 볼일을 보는 내게 귓속말로 "OOO과 천공이 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방문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인수위 측은 서울 한남동 육군총장 공관을 대통령 관저로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나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천공은 외모가 특이해 수염도 길고 도포 자락을 휘날리고 다녀 사람들 눈에 쉽게 뛸 텐데 그게 가능하겠냐고 했더니, 총장은 "OOO(직책명)이 무슨 의도를 가지고 내게 허위 보고를 하겠냐"고 단호히 말했다. (<권력과 안보> p.383)
 
두 번째는 며칠 후 남영신 당시 육군참모총장에게 전화를 해서 다시 확인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대변인에서 물러난 이후 '알 만한 육군 인사'에게 추가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 세가지 중 첫 번째는 비교적 구체적으로 서술했는데, 나머지는 그렇게 구체적이지 않다. 왜 그런가.
 
"그런 환경이 만들어진 거다. 지금 분위기를 보면 알겠지만, 뭔가 뒷받침 할 수 있는 게 없으면 그냥 음모론으로 몰아간다. 나는 음모론자가 되기 싫다. 그래서 일기라는 기록에 있는 것만 자세히 밝힌 거다."
 
- 육군총장은 포(4)스타다. 공관장은 부사관이다. 직접 보고할 수 있나, 아니면 중간에 보고라인이 있나.
 
"통상적으로는 중간에 보고 라인을 거친다."
 
- 대통령실은 고발장 접수 사실을 알리면서 "천공이 왔다고 들은 것을 들은 것을 들었다는 식의 떠도는 풍문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들은 것을 들은 것을 들었다' 이게 아마 보고 라인을 가리키는 것 같은데, 이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증언에 대한 신빙성과 가치를 폄하하기 위한 말장난에 불과하다. 군 지휘 체계 상에서 이루어진 보고는 그냥 '들은 것을 들은 것을 들은 게' 아니다. 한번 생각해보라. 육군 지휘 체계의 꼭대기에 총장이 있다. 그런데 내가 총장한테 들었다. 그러면 그 아래, 예를 들어 총장 비서실장에게 그 내용을 확인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그 말은, 총장에게 들은 말을 단지 전언(전해들은 말) 취급하게 된다면,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총장이 이렇게 얘기했는데 이게 사실이야?'라고 그 아래 비서실장이 확인하고, 다시 부사관한테 확인해야 되고…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는 뜻인가.
 
"그건 말이 안 되는 거다. 그러면 군의 모든 지휘 체계, 보고 체계가 다 무너져버린다. 다시 말하지만 군의 보고 체계는 단순한 전언의 전언이 아니다. 군에서 보고는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 더구나 총장에게까지 보고된다? 그냥 아무거나 보고 안 한다. 선별해서 총장이 반드시 확인하고 알아야 될 것만 보고가 이루어진다. 이건 (당시 천공과 동행했다고 보고된)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당시 대통령직인수위 청와대 이전 TF부팀장)이 더 잘 알 것이다. 본인이 3성 장군 출신이지 않나."
 
- 며칠 후에 남 총장에게 전화해서 확인했다는 내용은 날짜가 특정되어 있지 않다.
 
"그건 내 휴대폰 통화기록을 뽑아봐야 알 것 같다. 날짜까지 정확히 기억은 못하겠다. 그런데 통화기록을 뽑아본다고 해도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당시 비화폰(秘話폰. 군 고위 관계자 등이 쓰는 도청방지장치가 되어있는 휴대폰)도 쓰고 있었기 때문에, 그걸로 했는지 내 개인 휴대폰으로 했는지 정확히 기억을 못하겠다. 하지만 분명히 확인을 했다. 왜 기억하냐면 당시 천공과 건진법사에 대해 기자들이나 국회의 자료 요구가 엄청났다."
 
아래한글에 쓴 일기 파일, 최종 저장 일시가 보존된 까닭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 일기에 있는 내용을 책으로 펴냈을 뿐이라고 하는데, 반대 측에서는 '일기도 조작했을 수 있지 않느냐, 그게 그때 썼던 거라고 어떻게 믿냐' 그런 주장을 할 수 있다.
 
"그럴 수 있겠지. 왜냐하면 한글 워드 작업을 했으니까."
 
- 프로그램이 뭐였는가?
 
"아래한글."
 
- 이게 당시 기록이라는 걸 어떻게 믿느냐는 반론에 어떻게 반박할 건가.
 
"최종 저장 날짜가 있다. 파일의 최종 수정일. 그게 4월 13일다. 2022년 4월 13일. 그때까지 작업한 것들을 그날 가져온 거다."
 
2022년 4월 13일이면, 부 전 대변인이 마지막 고별 브리핑(4월 12일)을 한 바로 다음날이다. 그의 책에도 마지막 브리핑까지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천공이 대통령 관저 선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에 의해 처음 제기된 시기는 그로부터 약 8개월 후인 2022년 12월 5일이다."
 
- 그러면 그 이후에는 한 번도 업데이트를 안 했다는 것인가?
 
"아예 열어보질 않았다. 천공 관련 기록이 있는지 까맣게 잊고 있다가 지난해 12월 김종대 전 의원 사건이 터지면서 혹시나 하고 보게 된 거다."
 
- 한번 열었으면, 저장 버튼을 누르면 업데이트 될 텐데. 저장 버튼을 아예 안 눌렀다는 말인가.
 
"책 작업을 해야 하니까 누르기는 눌렀다. 그러니까 어떤 상황이냐면, 당시 일기 파일을 내 이메일로 옮겨놨다. 그 이메일이 2022년 4월 13일이고, 거기 첨부된 파일도 역시 2022년 4월 13일 파일인 거다. 그러니까 원본이 계속 있는 거지."
 
- 정리하면, 2022년 4월 13일 일기 파일을 최종 저장했고, 그 파일을 본인 이메일로 보냈다. 그래서 12월 이후 해당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책 작업을 위해 업데이트 한 것과 별개로 원본 파일은 그대로 있다?
 
"그렇다."
 
- 파일의 최종 저장 일시가 표시된 메타정보를 보여줄 수 있나.
 
"보기를 원하나."
 
- 그러면 좀더 신뢰성이 올라갈 수 있으니.
 
"(핸드폰을 보여주면서) 이게 원본파일의 문서 정보 화면이다. 여기 마지막 저장한 날짜가 2022년 4월 13일 수요일 오후 2시29분57초로 되어있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천공 의혹이 기록된 자신의 일기 파일 원본의 메타데이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아래한글 문서 파일의 최종 저장 일시는 2022년 4월 13일 오후 2:29:57였다. 이는 부 전 대변인의 증언에 신빙성을 높여준다.
▲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천공 의혹이 기록된 자신의 일기 파일 원본의 메타데이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아래한글 문서 파일의 최종 저장 일시는 2022년 4월 13일 오후 2:29:57였다. 이는 부 전 대변인의 증언에 신빙성을 높여준다. ⓒ 오마이뉴스

부 전 대변인이 공개한 아래한글 파일의 메타정보 화면(파일>문서정보의 문서통계 탭)에는 실제로 그의 설명처럼 표시되어 있었다. 또한 '내용 작성 날짜' 즉 최초 문서 저장 시기가 2021년 1월 14일(목) 오전 8시30분04초로 표기되어 있었다. 이 두 정보는 사용자가 임의로 바꾸지 못한다.
 
- 대변인을 시작하면서부터 일기를 썼다고 했는데, 일기 파일의 시작 일시가 다르다.
 
"그건 내가 2021년 1월 13일까지는 일기를 자필로 썼다. 그런데 워낙 사건 사고가 많으니까 도저히 힘들어서 안 되겠더라. 그래서 14일부터 아래한글로 바꿨다."
 
그의 증거와 설명을 종합하면, 부 전 대변인은 임기를 시작한 2020년 12월 4일부터 2021년 1월 13일까지는 자필로 일기를 썼고, 다음날인 2021년 1월 14일 오전 8시30분04초부터 2022년 4월 13일 오후 2시29분57초까지는 아래한글 파일로 일기를 썼다. 그리고 그 파일의 끝무렵인 2022년 4월 1일자 일기에 천공 의혹이 기록되어 있다.
 
- 이메일에 저장 안 했으면 어쩔 뻔 했나.
 
"그러니까. 총장이 끝까지 부인한다면, 나는 그냥 음모론자가 되는 거지."
 
- 그래도 문제를 제기하며, 육군총장까지는 보고의 생명인 정확성과 신속성이 지켜졌다 하더라도 총장에서 국방부 대변인으로 넘어올 때 과장이나 왜곡 가능성이 있지 않냐고 주장한다면? 그건 엄밀하게 말해서 보고가 아니니까.
 
"나도 14년 6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군복을 입었던 사람이다. 그리고 국방부 대변인과 총장의 관계다. 공적인 관계 속에서 이뤄진 대화이고 업무의 연속이다. 왜곡과 과장의 이유가 전혀 없다. 당시 바쁜 상황이라 화장실에서 설명이 이루어져서 그랬지, 만약 사무실에서 만났다면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을 거다."
 
"결국 핵심은 천공... 나를 수사하지 말고 천공을 수사하라"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 오늘 김종대 전 의원이 본인 SNS에서 추가 증언자 가능성을 언급했다. 현재 대통령실의 대응으로 인해 마치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데, 추가 증언자가 나올까?
 
"아까도 말했듯이 부사관부터 총장까지 보고가 되면 그 라인에 있는 사람들은 다 아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또 나올 거라고 본다. 아니면 남영신 전 총장이 결단을 하실 걸로 생각한다."
 
- 김 전 의원과 짜고 하는 거 아니냐는 의심도 있다. 김 전 의원 보좌관 경력도 있으니. 
 
"밖에서 보기에는 그럴 수 있겠는데, 김 전 의원 본인도 밝혔지만 책 준비할 때나 발간 이후 지금까지도 한 번도 통화를 안 했다. 사실 지난해 말 김 전 의원이 폭로했을 때 나는 좀 화가 났다. 내가 김 전 의원이랑 같이 기획을 했으면 그렇게 안 했다. 어떤 근거나 증거 없이는 얘기할 수 없다는 게 내 소신이자 철학이다."
 
-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 때 정치권에 진출하려는 거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만약 내가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총선을 생각했다면 이 책을 지금보다는 하반기에 냈을 거다. 또한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면 문재인 정부의 국방이나 안보실을 미화했겠지. 김여정 담화 대응, 한미동맹 관련, 군 내 성폭력 문제, 월선 북 선박 대응, 다 뺐어야 했다. 책을 보면 알겠지만, 민주당이나 이전 정부에 있던 사람들이 봤을 때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내용들이 많이 있다. 한마디로 '얘는 정체성이 뭐야?' 이럴 수 있는.
 
하지만 나는 이걸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졸저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이런 1차 자료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본적으로 외교안보 분야는 시행착오를 용납하지 않는다. 이 책에는 정책 결정 메카니즘이 많이 나와 있다. 어떻게 소통하고 조율했는지. 이런 사례를 자세히 서술했기 때문에 그것을 통해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게 내 바람이다."
 
부 전 대변인은 재직 당시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는 문제에 대한 국방부 입장을 묻는 질문에 "안보는 공기와도 같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하겠다"(2022년 3월 28일)고 답해 떠들썩해질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책에 서술된 그의 표현을 빌려서 말하자면 찍소리도 못하던 국방부에서 나온 유일한 '찍소리'였다.
 
-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에 매우 부정적이었다. 여전히 다시 청와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보는가.
 
"나는 가야 한다고 본다. 다시 턴해야 된다. 여전히."
 
- 이미 1년 정도 지났는데, 지금 그게 가능할까?
 
"왜 불가능한가. 용산은 지난 70년 동안 국방에 최적화 된 곳이다. 그런 곳에 대통령실이 온 거다. 최근 북한 무인기 사태도 대통령실 이전의 영향을 받은 거 아닌가. 기존에 셋업 되어 있던 체계가 다 무너져버린 거다. 그러면서 수방사니 공작사니 애꿎은 희생양만 찾아서 징계하려는 거 아닌가. 또 주변에 민간시설이 밀집해 있는 현 대통령실은 경호에 너무 취약하다. 합참, 국방부에 대통령실까지 군 통수권자부터 지휘부가 한 곳에 모여있는 것은 전략적으로 상당히 안 좋다. 지금이라도 돌아가야 한다."
 
- 마지막 질문이다. 천공 의혹, 어떻게 처리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만약 남영신 전 육군총장이 나선다 하더라도, 역시 직접 본 게 아니라 부사관 전언 아니냐고 하면 또 진실게임으로 간다. CCTV 공개는 현행법상 불가능 할 것이고, 핸드폰을 통한 해법은 나만 해도 공용폰 쓰고 핸드폰 두세 개 썼는데, 위치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2G폰 쓰는 사람도 있고, 대포폰도 있을 수 있고. 결국 핵심은 천공이다. 왜 천공은 조사를 못 하고 수사를 못 하나. 그리고 그 주변인들. 천공의 수행도 있고 비서도 있다는데, 거기도 목격자가 있지 않겠는가. 물론 제대로 수사가 될지 의구심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불러야 한다. 천공을 언론 앞에 서게 하고 조사 받게 하고. 그게 핵심이다."
 
- 한마디로, 나를 수사할 게 아니라 천공을 수사하라?
 
"그렇다. 나는 기록에 나와있는 것만 밝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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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목욕탕에 떨어진 529만원 ‘가스비 폭탄’

식자재값 상승에 ‘가스비 폭탄’까지... “자영업자 다 죽는다”

동네 목욕탕 자료사진 ⓒ뉴시스
“이렇게 작은 목욕탕에 가스요금이 500만원이 넘게 나왔어요. 말이 돼요? 3개월 전보다 2배 넘게 오른 거예요. 2월엔 가스요금이 더 많이 나올텐데, 우리 부부 인건비는커녕 대출 더 받아 가스비를 내야 할 판이에요”

서울시 종로구 인근에서 남편과 단둘이 ‘ㅅ’사우나를 운영하는 진모(55)씨는 지난달 ‘가스비 폭탄’을 맞았다. 진씨가 내민 1월 도시가스요금 고지서에는 528만8,620원(사용량 6,012㎥)이 찍혀 있었다.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숫자는 바뀌지 않았다.

‘ㅅ’사우나는 말이 사우나지 실제로는 52평 남짓한 크기의 ‘동네 목욕탕’이다. 1층이 여탕, 지하 1층은 남탕이다. 사우나 출입문 앞에는 ‘목욕합니다’라고 적힌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가격은 1인당 8천원이다. 이용권을 10장 단위로 구매하면 장당 7천원으로 낮아진다. 손님 대다수는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다. 보통 하루에 40~50명 정도의 손님이 이 목욕탕을 찾는데, 대부분 10장 이상씩 이용권을 구매하는 단골들이라는 게 진씨의 설명이다.

“가스비 부담이 커졌느냐”는 물음에 진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더니 영수증을 모아둔 바구니를 한참 뒤진 진씨는 “다른 고지서는 버렸는지 없다”며 작년 10월과 12월 나온 가스요금 고지서를 찾아 보여줬다.

 

 

 

‘ㅅ’사우나 도시가스요금 고지서 자료사진 ⓒ민중의소리

작년 10월 고지서에 적힌 가스 사용량과 가스요금은 각각 2,956㎥, 218만6,960원이었다. 그런데 두 달 뒤인 12월 고지서엔 적힌 사용량과 금액은 5,009㎥, 435만9,730원이다. 겨울이 시작되며 가스 사용량이 69.4%(2,053㎥)가량 늘어났는데, 가스요금은 2배가 늘었다.

진씨는 “200만~300만원 정도 나오던 가스비가 점점 오르기 시작하더니 11월부터 무섭게 올랐다”며 “겨울에 가스사용량이 늘면서 아예 감당이 안 된다. 1월에 530만원 정도 나왔는데, 2월엔 얼마나 나올지 짐작하기도 힘들다. 목욕탕 문을 여는 게 무서울 정도다”라고 말했다.

목욕탕의 성수기는 겨울이다. 기온이 낮아질수록 손님도 늘어난다. 날씨가 추울수록 온탕과 사우나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게 진씨의 설명이다. 진씨는 “날씨가 따뜻할 땐 손님이 없다. 이럴 땐 가스비가 100만원 후반에서 200만원대 초반 정도가 나온다”며 “하지만 겨울이 되면 손님도 늘고, 가스비도 200만원대 중반에서 300만원대 초반까지 나왔다”고 설명했다.

진씨가 가스비 폭탄을 맞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스요금은 지난해 4월과 5월, 7월, 10월 등 총 4번이나 인상됐다. 인상폭은 3%, 9%, 7%, 15.9%다. 날씨가 따뜻해 손님이 없는 4월과 5월, 7월엔 가스 사용량 적어 가스요금 인상을 제대로 체감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10월 15.9%나 인상된 가스요금은 ‘폭탄’이 됐다. 겨울로 접어들며 늘어난 손님들로 인해 가스 사용량이 늘었는데, 가스요금까지 큰 폭으로 인상된 탓이다.

진씨는 “1월에 사용한 가스비가 2월에 나올 텐데,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시기였다. 가스도 더 많이 썼다. 더 큰 ‘가스비 폭탄’이 예상된다”며 “남편과의 대화 대부분이 다음 달 가스비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대한 걱정”이라고 한탄했다.

진씨 부부는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인근에 시설 좋은 대형사우나들이 많아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줄어들까’ 마지막까지도 가격인상을 두고 고민했다. 하지만 다른 대안은 찾을 수 없었다. 진씨는 “목욕탕 운영은 남편과 둘이서 하고 있다. 줄일 수 있는 인건비도 없다”며 “결국 목욕비를 올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진씨의 말대로 목욕탕 한쪽 벽면에는 ‘부득히 요금을 1천원 인상하게 되었습니다. 2월 5일부터 목욕비 8천원에서 9천원으로 인상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식당가 자료사진 ⓒ뉴시스

 

‘가스비 폭탄’에 휘청이는 자영업자... “조만간 문 닫는 가게 속출할 것” 


음식점을 운영 중인 자영업자들도 ‘가스비 폭탄’에 휘청이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ㅅ’중국집을 운영 중인 최모(41)씨는 작년 말부터 매출이 소폭 늘었지만, 걱정이 태산이다. 식재료 가격이 계속 오르는 데다, 조리시 사용하는 도시가스 요금까지 크게 오른 탓이다.

최씨가 보여준 1월 가스요금 고지서에는 사용량 826㎥, 사용요금 77만6,850원이 찍혀 있었다. 원래 40~50만원대였던 가스요금이 점점 오르더니 불과 몇 개월만에 8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는 게 최씨의 설명이다.

15평 남짓한 점포에 테이블 9개를 두고 영업 중인 이 중국집은 요즘 보기 드물게 배달원을 따로 고용해 배달하고 있다. 배달 주문시 발생하는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서다. 직원은 최씨와 그의 어머니를 포함해 총 8명이다. 주방 3명과 홀 1명(어머니), 배달 3명이다. 최씨는 어머니와 함께 홀과 카운터를 번갈아 가며 보고 있다.

최씨는 “매출이 오르는 만큼 수익도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물가에 이어 가스요금까지 오르니 장사하는 게 너무 버겁다. 인건비를 감당하기에도 빠듯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럼에도 이렇다 할 해결책을 찾진 못하고 있다. 지난해 식자재 가격이 급등할 당시 이미 가격을 한차례 올렸기 때문이다. 인상 폭은 메뉴별로 10~15% 정도였다.

최씨는 “그때도 ‘너무 비싸다’는 단골들의 항의가 이어졌었다”면서 “그래서 가격을 다시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근처에 중국집이 우리만 있는 것도 아니어서 장사를 계속하려면 버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코로나19로 인해 근근이 버텨온 시간이 다 지나갔나 싶었는데, 이젠 식자재 물가와 가스비가 미친 듯이 오르고 있다”며 “자영업자들을 다 죽이려 작정한 것 같다”고 성토했다.

 

 

 

고지서 자료사진 ⓒ뉴시스

다른 지역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자영업자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 강북구에서 10평 규모의 ‘ㅅ’라멘집을 운영 중인 김모씨도 가스요금 인상으로 고충을 겪고 있다. 작년 9월과 10월 각각 70만3,260원(사용량 900㎥), 69만2,590원(887㎥)이었던 가스요금이 그해 11월 89만7,230원(1,025㎥)으로 올랐다. 가스 사용량이 늘어난 데다, 가스요금까지 큰 폭(15.9%)으로 오른 탓이다.

가스 사용량이 비슷했던 같은 해 7월(1,029㎥) 가스요금이 74만9,04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5개월 사이 24만8,190원(33.1%)이 오른 셈이다.

최씨는 “‘가스요금 폭탄’이라는 말이 나오니까 그제서야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선다고 한다. 영세사업자나 소외계층에 대한 대책들뿐”이라며 “자영업들도 가스비 인상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식재료 물가도 계속 올라 어려움이 더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다 죽으라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ㅁ’김치찌개 전문점을 운영 중인 유모씨도 1월달 가스요금으로 45만원이 나왔다. 작년 1월 가스비가 34만원 정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11만원(32.3%)이 오른 셈이다.

유씨는 “가스도 비슷하게 썼던 것 같은데 가스요금이 너무 많이 나와 의아했다”며 “직접 검침원에게 전화해 확인해보니 ‘사용량이 비슷한 건 맞지만, 가스요금이 그만큼 올랐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설명했다.

‘가스비 폭탄’은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자영업자들에게 큰 화두 중 하나다. 유씨는 “자영업자 모임에 가면 가스요금 오른 얘기밖에 안 한다. 정부와 국회가 대안을 세워야 하는데 서로의 탓만 하고 있으니 답답하고 화가 난다는 것”이라며 “대부분 지금과 같은 상황이 더 지속된다면 조만간 문을 닫는 가게들이 속출하기 시작할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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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윤석열 정권에 맞서 ‘10만 촛불’이 뭉쳤다

특별취재단 | 기사입력 2023/02/0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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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단

 

-현장취재: 강서윤·김영란·문경환 기자

 

-사진취재: 이인선 객원기자

 

-종합: 강서윤 기자

 

[종합] 윤석열 정권에 맞서 ‘10만 촛불’이 뭉쳤다

 

4일,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25차 촛불대행진’이 열린 서울 태평로 일대는 촛불 민심으로 가득 들어찼다. 

 

촛불대행진은 「반윤석열 세력은 단결해서 싸우자」라고 호소한 김민웅 상임대표의 발언으로 본격 시작했다.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노래 공연과 윤석열 정권의 민생 파탄, 매국 행위를 규탄하며 “윤석열 퇴진”을 목청껏 외치는 시민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마지막 무대에서는 백금렬 씨가 「뱃노래」, 「아리랑」 소리 공연을 열창하면서 분위기가 더욱 끓어올랐다.

 

시민들은 촛불대행진 본행사가 끝나고 시작된 행진에서도 한목소리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을 외쳤다. 오후 7시 기준 연인원 10만 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촛불대행진에 함께했다.

 

윤석열 정권에 맞서 ‘10만 촛불 민심’이 뭉쳤다.

 

[4보: 오후 7시 20분] 시민들과 함께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외치며 행진해

 

  © 이인선 객원기자

 

주최 측 추산 3만 명의 참가자들은 시청 광장, 을지로 입구, 명동, 숭례문을 행진하며 “민생파탄! 깡패정치! 윤석열은 퇴진하라!”, “주가조작! 경력조작! 김건희를 특검하라” 등의 구호를 목청껏 외쳤다.

 

▲ '김건희 특검'이라고 쓰인 검으로 김건희를 겨냥하고 있다.  © 이인선 객원기자

 

  © 이인선 객원기자

 

행진 대열을 본 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박수를 치거나 휴대전화를 꺼내 들며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

 

영상을 찍던 한 시민은 ‘윤석열 퇴진 구호에 대해 어떠한 생각이 드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윤석열 자체로 문제가 너무 많다. 공공요금도 오르고 있는데 하루빨리 내려가서 모든 게 풀리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 이인선 객원기자

 

참가자들은 40여 분 동안의 행진을 마치고 다시 집회 현장으로 돌아와 정리집회를 진행했다.

 

정리집회에서 권오혁 촛불행동 사무국장은 “용광로 같이 뜨거운 마음으로 윤석열 퇴진을 꼭 이뤄내자!”라고 말했다.

 

[3보: 오후 6시 40분] “김건희 특검! 이상민 파면!”…국회의원들 무대에 올라

 

“시민의 명령이다, 김건희 특검 수용하라!”

“시민의 명령이다, 이상민 장관 파면하라!”

 

민형배(무소속), 강민정(이하 민주당), 황운하, 김용민 등 4명의 국회의원이 무대에 올라 구호를 외쳤다. 

 

▲ 왼쪽부터 강민정, 김용민, 황운하, 민형배 의원.  © 이인선 객원기자

 

이들은 “집권 1년도 못 돼 우리나라 민주주의 지수가 8계단이나 추락”했다면서 “윤 대통령 내외가 …중략… 수틀리면 노동자, 언론인, 정치인 모두 탄압”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촛불 시민을 향해 “존경합니다. 그리고 부끄럽습니다. 여러분을 외롭게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 자리에 여의도가 빠졌습니다. 송구하게도 정치가 시민을 함께 가진 못할망정, 발끝도 못 따랐습니다”라고 반성했다. 

 

이들은 “이제는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에 맞서 강하게 행동해야 할 때, 윤석열 정권에 맞서 촛불을 다시 높이 든 국민과 시민사회와 굳게 손잡고 함께 더 강력하게 행동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이어 사회자가 이날 촛불대행진의 핵심 구호 8개를 외쳤다. 

 

퇴진이 추모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책임자를 처벌하라!

난방비는 내리고 윤석열은 내려와라!

재벌은 세금 인하 국민은 세금폭탄, 윤석열은 퇴진하라!

정치 보복 야당 탄압 검찰 독재 박살 내자!

간첩 조작 공포정치 독재정권 몰아내자!

주가조작 범죄자 김건희를 수사하라!

김건희 방탄 정권 윤석열은 퇴진하라!

 

이어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에 단골로 출연하던 백금렬과 촛불밴드가 무대에 올라 공연을 시작했다. 

 

▲ 백금렬과 촛불밴드.  © 이인선 객원기자

 

「뱃노래」, 「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참가자들은 집회 열기를 고조시켰다. 

 

공연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일제히 행진을 시작했다. 

 

  © 이인선 객원기자

 

  © 이인선 객원기자

 

  © 이인선 객원기자

 

[2보: 오후 6시] “윤석열 때문에 허리가 휜다‥함께 퇴진시키자!”

 

  © 이인선 객원기자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우리 촛불 국민이 이뤄내자. 촛불행동은 유가족들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다!”

 

서울 태평로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25차 촛불대행진’의 사회를 맡은 권오혁 촛불행동 사무국장이 위처럼 호소했다.

 

  © 이인선 객원기자

 

  © 이인선 객원기자

 

  © 이인선 객원기자

 

곧이어 윤선희, 박준석 성악가가 민주주의를 염원하며 부른 노래 「바위처럼」, 「바람의 노래」가 시민들의 심금을 울렸다. 

 

‘윤석열 퇴진’의 소망을 담은 시민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저는 매주 (토요일) 오전 장사만 하고 1시간 30분 걸려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더 많은 시민이 매주 토요일 촛불집회에 나와주시면 좋겠다. 우리가 함께하면 (윤석열 퇴진) 할 수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여성 유기원 씨는 위처럼 말하면서 “제가 35년 정도 가게를 하고 있는데 지금처럼 힘든 건 처음이다. 일단 재료비가 엄청 올랐다. 전기료, 가스비, 교통비 모든 것이 다 올랐다”라며 “빠듯한 월급으로 대출금 갚느라 허리가 휘고 먹는 것조차도 마음껏 못 먹는 나라가 돼버렸다”라고 윤석열 정권을 규탄했다.

 

노래 「촛불이 이긴다」에 맞춰 한바탕 추위를 날려버리는 순서가 이어졌다.

 

  © 이인선 객원기자

 

민주당을 향해 ‘윤석열 퇴진에 동참하라’라고 촉구한 남성 이근수 씨는 “일본과 미국을 등에 업고 시민들의 피를 빨아먹는 매국노들이 아직도 활개 치고 있다”라면서 “검찰과 언론을 앞세운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려야 역사를 청산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외쳤다.

 

▲ 발언하는 시민 이근수 씨  © 이인선 객원기자

 

[1보: 오후 5시 25분] “윤석열 정권 반대하는 이들 모두 모이자”…25차 촛불대행진 시작

 

4일 오후 5시 25분 촛불행동이 주최하는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25차 촛불대행진’(아래 촛불대행진)이 서울시청과 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열렸다. 

 

약 1만여 명의 국민이 한겨울 추위를 뚫고 거리에 모였다. 

 

이날은 촛불대행진 말고도 서울 시내에서 여러 행사가 있었다. 

 

2시부터 10.29 이태원 참사 100일 시민추모대회, 민주당이 주최한 윤석열 규탄대회가 연달아 있었고 여기에 참석했던 여러 시민이 촛불대행진 장소로 속속 모였다. 

 

이에 따라 이날 촛불대행진은 이전과 달리 시작부터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 

 

민주당 집회가 예정보다 늦게 끝나면서 촛불대행진도 예정된 5시보다 늦은 5시 25분에 시작했다. 

 

사회를 맡은 권오혁 촛불행동 사무국장은 “내일이 달을 보고 소원을 비는 정월대보름이다. 여러분의 소원을 구호로 외쳐보겠다”라며 “윤석열은 퇴진하라! 김건희를 특검하라!”라고 구호를 외쳤다. 

 

촛불대행진 첫 순서는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의 연설이었다. 

 

▲ 김민웅 상임대표.  © 이인선 객원기자

 

김 상임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패륜 망발, 공안 탄압, 민생 파탄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권을 반대하는 이들 모두가 하나가 되어 함께”하자고 호소하였다. 

☞ 관련 기사 김민웅 윤석열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뭉쳐 항쟁을 만들어가자

 

다음으로 광명시민 김승열 씨의 시민자유발언이 있었다. 

 

김 씨는 “(윤석열이) 경제·외교·안보·문화까지 모두 초토화”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들과의 5년 계약직”이기에 국민의 말을 들어야 하는데 “독불장군같이 독재”를 한다고 주장했다. 

 

  © 이인선 객원기자

 

  © 이인선 객원기자

 

  © 이인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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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너무 ‘많은 말’…지금이라도 절제된 언어 준비해야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02/05 10:24
  • 수정일
    2023/02/05 10:2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한겨레S] 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466
준비되지 않은 다변가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월27일 통일부·행정안전부·보훈처·인사혁신처 새해 업무보고에서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월27일 통일부·행정안전부·보훈처·인사혁신처 새해 업무보고에서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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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은 대개 말을 잘합니다. 정치는 거의 말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권한 행사도 대부분 말로 이뤄집니다. 국가의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말은 곧바로 국가와 행정부의 지침이 됩니다.

 

윤여준 전 장관은 2011년 <대통령의 자격>이라는 책에서 ‘절제되고 기품 있는 언어 구사 능력’을 대통령의 첫번째 자질과 능력으로 제시했습니다.

 

“첫째는 언어 구사의 문제다. 하이데거가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말한 바도 있지만, 언어는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바로 인간 자체인 것이다. 하물며 국가 지도자 특히 대통령의 경우, 국가의 최고 행위자다운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고 달변일 필요는 없으며, 특히 현학적인 전문용어나 생경한 관념어를 남발하거나 아니면 감성을 자극하는 현란한 어법으로 대중을 선동하려는 것은 오히려 경계의 대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인류가 쌓아온 지혜의 결정체인 인문학에 대한 천착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 속에서 녹여낸 절제되고 기품 있는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다.”

 

 

 

 

_______
준비 없는 마무리 발언 ‘28분’

 

 

윤석열 대통령은 말이 많습니다. 검사 때부터 형성된 습관입니다. 검사 시절 부하 검사들이나 기자들과 2시간 동안 식사를 하면 1시간50분 동안 혼자 떠들었다고 합니다.

 

대통령이 된 지금도 사람들과 어울려 식사하면 누구보다도 말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식사 자리나 술자리에서 즐겁게 대화하고 떠드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말을 지나치게 많이 하는 것은 여러가지 곤란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초에 각 부처 업무보고를 받았습니다. <한겨레> 배지현 기자가 “대통령이 얼마나 아는 게 많으면 즉흥 발언을 20분이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 불필요한 발언, 전 정부를 비난하는 발언을 너무 많이 했다는 우려를 담은 내용입니다. 기사의 제목은 대통령실 일부 인사들의 변명에서 따온 것입니다. 기사는 엄청나게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업무보고 마무리 발언은 짧게는 9분에서 길게는 28분이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사전에 준비한 원고를 보고 한 것이 아니라 즉석 발언이었습니다.

 

대통령도 사람입니다. 국정의 모든 것을 다 잘 알 수는 없습니다. 사전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말을 길게 하다 보면 실수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거의 그대로 다 공개했습니다. 자신감인지 만용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역대 대통령도 윤석열 대통령 못지않게 다변이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대통령이 되면 누구보다도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됩니다. 누구보다도 많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정보와 권한이 많아지면 말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신이 인간을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역대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하는 발언을 극도로 조심했습니다. 대통령의 공식 발언은 국가와 행정부를 대표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실 행정관,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을 했던 강원국씨가 2014년에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을 냈습니다. 책에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평가가 있습니다. 참여정부 연설비서관실 김철휘 선임행정관의 증언을 정리한 것입니다. 흥미로운 부분만 간추려 전해드리겠습니다.

 

전두환 대통령

 

“말 그대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연설을 했다. 간혹 원고에 없는 내용으로 특유의 유머 감각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연설문 작성에는 그다지 관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연설문 자체는 결코 나쁘지 않았다. 어투도 힘 있는 군인 연설 투다. ‘본인은’이란 특유의 억양이 흉내 내기의 단골 소재가 될 만큼 권위주의적이고 훈시하는 스타일의 연설을 했다.”
노태우 대통령

 

“‘나 이 사람 믿어주세요’라는 말이 대변하듯이 설득호소형의 연설을 했다. 부드러우면서도 조곤조곤 얘기하듯 친근하게 다가가는 연설을 좋아했다.”

 

“연설문이 만연체, 화려체다. 감동적이고 멋있는 표현들이 많이 등장한다.”

 

“연설문 자체의 완성도만 보면 노 대통령 연설문이 가장 훌륭했다고 할 정도로 글이 유려하다.”
김영삼 대통령

 

“철저하게 메시지 중심의 연설을 했다. 김 대통령은 똑 떨어지는 명확한 표현을 통해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윤여준이란 걸출한 인물이 연설문을 담당했다. 동아일보 출신인 윤 수석은 노태우 정부의 이수정 수석에 버금갈 만큼 글을 잘 썼다. 대통령도 그의 글을 신뢰했다. 윤 수석이 작성한 연설문을 세 번 정도 소리 내어 읽어본 후, ‘좋습니다. 이대로 갑시다.’ 이게 전부였다.”

 

“김 대통령은 ‘정치 9단’이란 별명답게 정치적 감각이 뛰어났다. 연설문을 보고하면 굵은 사인펜으로 한두 자 덧붙여서 내려왔다. 그런데 다음 날 조간신문 헤드라인은 어김없이 대통령이 추가한 내용으로 뽑혔다. 대통령이 직접 추가한 내용을 기자들이 알 턱이 없는데도 말이다. 그만큼 김 대통령은 언론이 어디에 관심이 있고 무엇을 제목으로 뽑아야 할지를 알고 있었다.”

 

 

 

 

_______
역사에 남는 대통령의 말과 글

 

 

강원국씨가 쓴 책의 내용은 주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말과 글에 관한 것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인이지만 자신의 말과 글에 대해 철학자 수준의 깊은 성찰을 했던 사람들입니다.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연설에 대한 견해를 직접 정리해놓았습니다.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연설을 했다. 한때는 정치가 곧 연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혼신의 힘을 다해 원고를 작성했다. 중요한 연설문은 산통이 대단했다. 호텔 방을 전전하며 구상하고 수없이 다듬었다.”

 

“연설문은 누가 들어도 알 수 있도록 쉽게 쓰려고 노력했다. 문장은 명료하고 예는 쉽게 들었다. 미문은 경계했고 오해 소지가 있는 문구는 배격했다.”

 

“대통령이 되어서는 연설 담당 비서들이 초안을 잡아 왔다. 하지만 대부분 내가 마무리 손질을 했다. 그들도 나름의 최선을 다해서 가져오지만 내 뜻을 정확히 읽지 못하거나 논점이 흐린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한밤중이나 휴식 시간에도 원고를 썼다.”

 

“무슨 일이든 내가 잘 알아야 남을 설득할 수 있었다. 연설문을 작성하는 것은 일종의 공부였고, 현안에 대한 나의 입장을 정리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리고 연설문은 진실해야 했다. 말의 유희나 문장의 기교에 빠지면 나의 가치와 철학, 그리고 의지가 없어지고 만다. 나는 내 연설문을 역사에 남긴다는 생각으로 썼다. 그래서 늘 진지했다.”

 

어떻습니까? 김대중 대통령의 진정성이 느껴지십니까?

 

말과 글에 대한 집착은 노무현 대통령도 김대중 대통령 못지않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청와대 대변인, 부속실장, 연설기획비서관을 지낸 윤태영씨가 2014년 <기록>이라는 책을 출판했습니다.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그는 언어를 사고했다. 카피를 연구했다. 표현을 궁리했다. 깨어 있는 시간에는 언제나 그랬다. 식사를 할 때도 느닷없이 대구(對句)로 된 문장을 이야기하며 나에게 느낌을 묻곤 했다.”

 

“고유의 독자적인 언어와 논리 체계가 있는 것이 그의 연설이었다. 누가 대신하여 쓸 수 있는 연설이 아니었다. 그의 연설은 90% 이상을 자신이 구술했다. 그 구술을 바탕으로 연설팀이 작성한 원고를 최종적으로 그가 다시 가필·첨삭하여 완성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현장 즉흥 연설, 이른바 애드리브 때문에 비판을 많이 받았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강원국씨는 노무현 대통령의 애드리브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노 대통령 입장에서 애드리브는 상대에 대한 추임새이고 배려였다. 그에게는 원고를 줄줄 읽는 것이 청중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눈을 맞추고 그들과 교감하며 말하는 것이 최소한의 성의 표시라고 생각했다. 결코 가벼워서가 아니다. 권위주의적, 제왕적 대통령의 모습이 싫었을 뿐이다.”

 

“노 대통령은 언젠가 이런 얘기를 했다. ‘자네들 내가 즉흥적으로 얘기하는 것 같지? 물론 그럴 때도 있지. 그러나 대부분은 자네들 연설문을 보고 이 대목 정도에서 이런 얘기를 추가해야겠구나 생각을 한다네.’”

 

아시겠습니까? 노무현 대통령의 애드리브는 미리 준비한 연설문을 보완하기 위한 ‘준비된 발언’이었던 것입니다. 각 부처 업무보고에서 준비한 원고 없이 20분씩 마무리 발언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와는 달랐습니다.

 

 

_______
‘섣부른 말’ 우려 새겨들어야

 

 

마무리하겠습니다. 대통령은 절제되고 기품 있는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는 윤여준 전 장관의 제안에 저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특히 말로 자주 사고를 치는 윤석열 대통령이 윤여준 전 장관의 조언을 잘 새겨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공석이든 사석이든 말을 좀 줄이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발언은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서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은 차라리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침묵은 금이라는 격언은 대통령에게도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말과 글이 바로 대한민국의 품격이기 때문입니다.

 

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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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1일 이어 3일에도 서해서 연합공중연습

‘중 정찰기구 미 영공 침입’...블링컨 국무, 방중 연기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3.02.04 15:48
  •  
  •  수정 2023.02.04 21:07
  •  
  •  댓글 0
한미가 1일에 이어 3일 서해 상공에서 연합공중연습을 실시했다. [사진 갈무리-주한미군 트위터]
한미가 1일에 이어 3일 서해 상공에서 연합공중연습을 실시했다. [사진 갈무리-주한미군 트위터]

한미가 지난 1일에 이어 3일 서해 상공에서 연합공중연습을 실시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3일 연습에는 F-22s, F-35B, F-35A와 주한미공군 F-16CM과 같은 양국의 5세대 전투기 다수가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 연습은 한국 방어에 관한 미국의 확고한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고 양국 공군의 상호운용성과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실시됐다”면서 “한미 공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강한 대응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연합 연습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합연습 장소가 서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주로 동해에서 실시했던 것과 비교된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처’라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우회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움직임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마침 1일 오후(아래 현지시각) ‘중국의 무인 비행정’이 미국 본토 상공에서 포착되면서 미·중관계가 요동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밤 기자와의 문답 형식으로 “그 비행정이 중국에서 갔고 기상 등 과학연구에 쓰이는 민간용”이라며, “서풍대의 영향을 받아 자체 통제능력 한계 때문에 예정 비행경로를 벗어났다”고 해명했다. 

“중국은 불가항력으로 미국에 잘못 들어간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면서 “중국은 미국 측과 계속 소통하면서 불가항력으로 인한 예기치 못한 상황을 적절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일 미 몬태나주 상공에서 포착된 '중 정찰 기구'. [사진 갈무리-CNN]
1일 미 몬태나주 상공에서 포착된 '중 정찰 기구'. [사진 갈무리-CNN]

반면, 미국 국방부는 ‘고고도 정찰 기구’(high-altitude surveillance balloon)라고 규정했다. 중국의 해명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3일 미국 국무부는 오는 5~6일 예정된 토니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을 연기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발리 미중정상회담 후속조치를 협의하기 위한 중요한 이벤트였다. 

국무부에 따르면, 고위당국자는 “우리는 중국의 유감 표명에 주목했다. 그러나 이 기구이 우리 영공에 있는 것은 국제법과 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이고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계부처, 의회와의 협의 이후 우리는 현재 블링컨 장관의 방중 여건이 좋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날 아침 블링컨 장관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에게 ‘연기’ 의사를 전달했고, “여건이 하락하면 가능한 빨리” 중국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는 것.

4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각층 접촉과 소통 유지는 발리 중미정상회담의 중요한 합의”이고 “양국 외교팀의 역할 중 하나는 양국관계를 적절하게 관리하고 특히 예기치 않은 상황을 냉정하고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나아가 “사실 중미 어느 쪽도 방문을 선포한 적은 없으며 미국 측 발표는 미국의 몫이고 우리는 이를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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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 놀이” 비판 나오는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논썰]

‘조용한 내조’ 파기 해명·사과 없는 권력의 오만
주가조작 의혹 철저한 수사로 논란 고리 끊어야

 

안녕하세요. <논썰>의 손원제입니다.

 


김건희 여사의 떠들썩한 공개 행보가 재연되고 있습니다. 김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 패션과 내조 행보 등을 소재로 ‘이미지 메이킹’ 의도가 뚜렷한 언론 플레이를 펼친 바 있습니다. 애초 ‘조용한 내조’를 표방했지만, 정반대로 팬클럽까지 동원해 요란한 행보를 선보였습니다. 그러다가 나토 순방에 아무런 공적 자격이 없는 비서관 부인을 대동한 것이 드러나 ‘비선 동행’ 논란에 휩싸이면서 여론의 역풍을 자초했죠. 윤 대통령의 낮은 국정지지율까지 맞물리자 한동안 공개 행보를 자제하는가 싶더니, 올해 들어 돌연 이전보다 더 표나게 공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설을 앞둔 지난 1월11일 대구를 단독 방문한 것은 이제 여론 눈치 보지 않고 공개 행보를 재개하겠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김 여사는 이날 서문시장을 찾아 떡, 카스테라를 사고, 어묵과 떡볶이, 납작만두 등을 맛보는 등 마치 정치인을 방불케 하는 행보를 펼쳤습니다.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지금 보니까 영부인이 아니라 대통령 행세를 하는 거예요.”

 

“지금 현재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심을 전파하려는 것 아닌가.”(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1월1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특히 최근 들어선 ‘1일 1행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지난 27일과 30일엔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을 서울 한남동 관저에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습니다. 국민의힘 여성 의원 21명 전원이 참석했습니다. 31일엔 경기도 성남 분당구에서 열린 디자인계 신년 인사회에 역시 대통령 없이 단독으로 참석했습니다. 1일엔 대통령실 실무직원 30여명을 불러 관저에서 도시락 오찬을 했고, 2일엔 장관 등 국무위원 배우자들을 서울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최근에 해외 순방을 다니다 보니까 해외 정상들께서 압도적으로 저에게 하는 질문이 한국 디자인 또는 한국 문화, 한국 패션에 대해 지속적으로 여쭤보시고 관심을 가지셨다.”(김건희 여사, 1월31일 디자인계 신년 인사회)

 

 

 

디자인계 신년 인사회에서 한 인사말에선 약간의 흥분감마저 느껴집니다.

 

 

 

“제가 이 자리에 오늘 같이 참석할 수 있게 돼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감격스럽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조용한 내조’ 약속 두번째 파기

 

 

김 여사는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주한 외교단을 위한 신년 인사회에 윤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고, 이후 용산 대통령실에선 지난해 캄보디아 순방 때 집으로 찾아가 사진을 함께 찍었던 14살 옥 로타군 가족과 만났습니다. 하루 세개 일정을 소화한 겁니다.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대통령 배우자가 공개 행보에 나서는 건 사실 그 자체로 문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순방 동행과 외빈 접견, 취약계층 지원과 소통, 문화계 격려와 진흥 등등 한 나라 정상의 배우자라면 기본적으로 요구받는 공적 활동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김 여사의 경우 지난 대선 기간 각종 의혹에 휩싸이면서 윤석열 후보의 ‘최대 리스크’로 부각된 바 있습니다. 그 때문에 공식 선거운동에도 전혀 나서지 못했습니다.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습니다. (…) 그리고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부디 노여움을 거둬주십시오.”(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 2021년 12월26일 ‘허위 이력’ 의혹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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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윤 후보는 대통령이 돼도 영부인 호칭을 쓰지 않고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여사의 공적 활동을 최대한 축소하겠다는 약속을 한 겁니다. 실제 지난해 취임 전후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에선 김 여사의 향후 행보에 대해 ‘조용히 내조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과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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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여론을 조금 말씀을 드리면요. 국민 한 10명 중에 6명이 김건희 여사의 행보에 대해서 조용히 내조하는 게 좋다. 이렇게 조사가 됐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박주선 “선거가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선거 기간 동안에 있었던 정치공세의 연장선상에서 그런 여론이 아직도 식지 않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요. 조용한 내조를 하실 것으로 저희들은 기대를 하고 있고 대통령께서도 그런 말씀을 늘 하셨거든요.”(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2021년 5월9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문제는 이처럼 국민과 한 약속을 뒤집으면서 국민의 양해를 구하는 어떤 해명이나 사과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선 땐 급한 마음에 대통령 배우자의 기본적 공적 역할조차 무시하는 약속을 떠벌려 놓고는 일단 권력을 잡자 언제 그랬느냐는 태도를 보여서야 무책임을 넘어 비겁하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하물며 김 여사는 이런 식의 약속 파기 시도가 벌써 두번째입니다.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대통령보다 김 여사 더 부각’ 시선 불식해야

 

 

먼저 충분히 국민의 이해를 구한 위에서 필요하면 김 여사의 행보를 보좌하고 관리할 공적 시스템을 복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금은 제2부속실이 폐지돼 대통령을 보좌하는 부속실에서 배우자 보좌까지 함께 맡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홍보 기능도 대통령과 배우자 홍보가 혼재해 있습니다. 자칫 대통령보다 배우자가 더 전면에 부각되거나 배우자의 메시지와 대통령의 국정 메시지가 뒤섞여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대통령실에서 배포한 일부 사진의 경우 김 여사를 윤 대통령보다 더 돋보이게 하는 구도로 촬영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가뜩이나 김 여사가 실질적 권력 서열 1위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이 존재합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물음 자체를 차단할 수 있도록 배우자 보좌 기능은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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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김건희 여사가 저렇게 외부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다. 모든 영부인들이 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영부인 부속실을 만들어서 공적 관리를 해야 된다. 저는 반대 안 해요. 잘하신 거예요. 그렇지만 영부인 부속실이 없고 대통령실의 관리를 받고 있잖아요. 그러면 나중에 오해가 생길 거예요.”

 

진행자 “어떤 오해요?”

 

박지원 “대통령 행세한다.”

 

진행자 “제2부속실을 따로 두지 않고 이렇게 대통령실 지원 받으면서 단독 행보하면 대통령 행세한다는 소리…. 아니, 제2부속실에서 지원받으나 여기서 지원받으나 무슨 차이예요?”

 

박지원 “제2부속실은 경우가 다르죠. 영부인의 행보를 관리하는 거예요.”

 

진행자 “급이 다르다, 이런 말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1월1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주가조작 의혹 속 공개 행보에 ‘오만’ 시선도

 

 

김 여사가 지금 시점에 공개 행보를 본격화한 정치적 배경에도 눈길이 쏠립니다. 일단 한때 20%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30%대 중후반으로 회복하면서 이제 움직여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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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첫 공개 단독 행보를 한 것이 (…) 대통령 지지율이 회복되면서 자신감이 좀 붙었기 때문이라고 (보세요)?”

 

박지원 “그것도 있겠죠. 세상에 자기 지지도 올라가는데 나쁜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1월1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한편으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 의혹이 커지는 데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볼 여지도 있습니다. 자신의 위상과 권위를 과시하고 화제를 창출함으로써 국민의 시선을 의혹으로부터 돌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겁니다. 김 여사 수사에 손을 놓고 있는 검찰의 행태에 대한 자신감과 안도감이 묻어나는 행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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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뒷배가 든든해서인가. 김건희 여사는 요즘 ‘영부인 놀이’에 한참이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카메라 조명을 받았고, UAE 순방 중에도 수많은 카메라에 둘러싸여 여섯 차례나 단독 일정을 진행했다. 오늘과 다음 주에는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과 연쇄적으로 오찬을 갖는다고 한다.”(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27일 논평)

 

 

 

그러나 이런 자신감은 국민의 눈에는 권력의 오만과 특권의식의 발현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국정지지율 30%대라고 해봐야, 임기 1년도 안된 대통령으로선 여전히 역대 최저 수준에 불과합니다. 주가조작 공범 의혹은 시간이 지날 수록 가라앉기는커녕 더욱 맹렬히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김 여사가 핵심 공범들과의 연락 구조 속에서 실제 주가조작으로 의심받는 거래에 직접 참여한 정황이 관련 공범들 재판 과정에서 잇따라 드러난 바 있습니다.

 

검사: 하나만 추가로 물어볼게요. 당시에 김건희 명의 대신증권 계좌는 영업점 단말로 김건희가 직접 직원에게 전화해 거래한 것입니다. 그럼 저 문자를 봤을 때 누군가가 김건희한테 전화해서 팔라고 했다는 건데요. 증인은 이○○인 것 같다고 했는데, 그럼 이○○이 김건희한테 직접 연락해서 주문 내라고 할 수 있는 관계인가요?

 

(…)

 

검사: 이○○→권오수→김건희 연락 구조라는 것이지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2022년 12월2일 공판 증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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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누구도 아닌 공판 검사들이 밝힌 내용들입니다. 이미 공범 14명은 기소돼 1년 넘게 재판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12월16일 결심 공판에선 검찰이 주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 징역 8년에 벌금 150억원(추징금 81억3천만원)의 중형을 구형했습니다. 1차, 2차 주가조작 작전의 ‘주포’를 맡았던 인물들도 중형을 구형받았습니다. 이런데도 김 여사에 대해서는 단 한번의 소환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헌법의 ‘법 앞에 평등’ 원칙을 짓밟는 행위입니다. 이를 납득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요.

 

 

‘추가 주가조작 거래’ 의혹도 제기돼

 

 

최근에도 김 여사가 또다른 기업 주가조작 거래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지난 26일 <뉴스타파> 보도로 불거진 바 있습니다. 이 역시 도이치 주가조작 재판 과정에서 검사가 밝힌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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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2010년 8월부터 2011년 초 민모씨는 본 건(도이치모터스 사건)과 유사한 시기에 ‘우리기술’ 주식을 대량으로 매매한 것이 확인이 됩니다. 도이치모터스 주식과 ‘우리기술’ 주식을 하나 하나 분석했는데, 상당한 이 사건 관련자들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수하면서 ‘우리기술’ 주식 또한 매수한 사실이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2022년 11월11일 공판, 출처: <주간 뉴스타파-김건희, 도이치 작전세력이 관리한 다른 ‘작전주’도 거래했다>)

 

 

 

검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2차 작전 세력이 ‘우리기술’ 종목도 관리했다며, 구체적 거래 내역을 프레젠테이션 자료로 제시했습니다. 여기엔 김 여사와 김 여사 모친 최아무개씨 이름과 거래량도 기록돼 있었다고 <뉴스타파>는 전했습니다. 김 여사는 우리기술 주식을 20만여주 매도한 것으로 기재됐다고 합니다. 이 보도 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7일 김 여사 수사를 촉구하는 논평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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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또 다른 주가조작에 관여한 혐의가 드러났다. (…) 이쯤 되면 김건희 여사는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그동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각종 문제제기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던 대통령실이 이번엔 김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합니다. 대통령실은 1월30일 이런 언론공지를 냈습니다.

 

 

 

“김 대변인이 주장한 ‘우리기술’ 종목이 ‘작전주’라는 근거가 전혀 없다. 누가, 언제, 어떤 수법으로 주가조작을 했고, 어떻게 관여됐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사실관계도 없는 상태에서 ‘대통령 배우자의 주가조작 혐의가 드러났다’는 단정적인 ‘가짜 뉴스’를 반복 공표한 것은 악의적이고, 오히려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

 

 

 

“대통령실 대리 고발은 부당” 목소리

 

 

대통령실 고발 하루만에 경찰은 이 사건을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합니다. 개인 명예훼손 사건 수사가 이처럼 신속하게 이뤄지는 건 이례적입니다. 더구나 김 여사 개인이 관련된 사안을 최고 권력기관이자 국정 중추기관인 대통령실이 대신 나서서 고발하는 게 타당하냐는 문제제기도 나옵니다. 이 사안은 윤 대통령 당선 뒤 벌어진 것도 아니고, 결혼도 하기 이전에 있었던 일이라는 지적입니다. 실제 참여연대는 1월31일 대통령실 고발 과정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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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비서실의 고발장 제출은 대통령 가족의 사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공적 자원이 동원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자, 대통령실도 같은 날 다시 언론공지를 내 반박에 나섰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단독 방문’, ‘경호원 개인 수영강습’ 등에 대한 언론의 비판에 대하여도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과 경호처는 정정보도 청구 등 법적 조치를 직접 취한 바 있다. 그 당시 참여연대는 어떠한 문제제기도 하지 않고 침묵했다.”

 

 

 

그러나 김정숙 여사 사안을 김건희 여사 사안과 비교하는 건 적절하지 않습니다. 김정숙 여사 사안은 모두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영부인’ 자격으로 한 일들과 관련된 반면, 김건희 여사 사안은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결혼도 하기 전에 ‘사인’으로서 했던 일과 관련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뚜렷합니다. 이 점에서 대통령실의 해명은 ‘자가당착’일 뿐입니다.

 

“‘우리기술’이 ‘작전주’라는 근거가 전혀 없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서도 반박이 나옵니다.

 

 

 

진행자 “우리기술이 작전주가 맞는 겁니까?”

 

심인보 “네. 맞습니다. (…) 일단은 도이치모터스 2차 작전의 선수가 이전에 실형을 받고 징역을 살다 나온 분이거든요. 근데 이분이 실형을 산 이유가 뭐냐면 이 ‘우리기술’ 때문에 실형을 산 분이에요.

 

진행자 “우리기술 주가조작 혐의로 실형을 살았다는 거죠?”

 

심인보 “우리기술 주가조작 혐의라고 판결문에 써있지는 않지만, 판결문을 읽어보면 그런 얘기가 나오고요.”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1월31일 KBS ‘더라이브’)

 

 

 

 

장윤미 “법원 판결에 의해서 그렇습니다. 여기에 가담했던 한 사람이요. 주가조작은 아니었고, 수재 혐의는 금융기관에 있는 사람은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업무와 관련해서 돈을 받으면 안돼요. 그런 경우에는 처벌을 하는데 이 수재 혐의로 기소된 건에서 유죄 인정이 됐는데 그 판결문을 보면 사실 주가조작, 우리기술을 주가조작에 이용했다는 그런 설시가 나옵니다.”

 

천하람 “장 변호사님 잘 정리해 주셨는데, 판결상으로 주가조작으로 처벌되지는 않았지만 내용상에 그런 얘기가 나왔다는 것인데요. 좀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온 것 같기는 합니다.”(장윤미·천하람 변호사, 2월1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2월10일 주가조작 1심 선고, ‘김건희 의혹’ 분기점 될까

 

 

어떻습니까. 이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서도 광범위한 개입 정황이 제기된 데 이어, 새로운 주가조작 거래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는 시작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여사는 ‘조용한 내조’ 약속까지 깨고 시끌시끌한 공개 행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개인의 문제에 대해 국민 세금을 써가며 고발을 대행하는 집사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고발을 기다렸다는 듯 하루만에 수사에 착수합니다. 어느 하나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는 일들입니다. 이제 이 비정상의 연쇄 고리를 끊을 때가 됐습니다. 모든 의혹과 논란의 시발점인 주가조작 공범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그 첫발짝이 될 것입니다.

 

2월10일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들에 대한 1심 판결이 내려집니다. 이 판결이 김 여사 의혹·논란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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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들에 대해) 유죄판결이 내려질 겁니다.”

 

천하람 “저도 통으로 전부 유죄가 나올 것 같아요.”

 

진행자 “정리를 하면 이 판결문이 단순히 유죄다 징역 얼마에 처한다만 있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서 범죄를 저질렀는지 쭉 쓰잖아요. 이렇게 쓰는 과정에서 주가조작을 한 세력, 선수가 이러이러하게 했다고 서술하는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 이름 석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장윤미 “저는 있다고 봅니다.”

 

천하람 “저는 오히려 김건희 여사에게 1심 판결이 호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보시면 범죄사실에 대한 스토리를 판결을 해서 기재하는데 거기에 김건희 여사 이름이 판결에서 쓰고 싶으면 쓸 수 있죠. 정말로 뭔가 가담한 내용이 있으면 저희가 판결문 쓸 때 기술적으로 공소제기는 되지 않았지만 누구, 공소 외에 누구, 이런 식으로 쓸 수 있습니다. 스토리 라인에는. (…) 그렇게 쓰는데 그게 만약에 등장하지 않는다라고 한다면 김건희 여사는 여기 가담한 게 아니고 그냥 투자자구나라는 게 또 확인이 될 수가 있고.”(장윤미·천하람 변호사, 2월1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김승원 “일단 김건희 여사가 공범이라는 것은 사실 선고를 통해서는 여실히 드러날 것 같고요.”(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1월30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자, 1심 판결 이후 김 여사가 있을 곳은 과연 어디가 될까요. 논썰에서 함께 계속 주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지금 바로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기획·출연 손원제 논설위원 wonje@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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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대전’이 정권교체로…‘내로남불’의 양극단 정치 심화

이혜리·김혜리 기자

‘검찰개혁’ 명분 법무부 장관 후보 지명에…검, 대대적 수사로 충돌

조 전 장관 일가의 ‘불공정’ 향한 비판,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귀착

양쪽으로 나뉜 싸움은 이재명 수사로 옮겨가…민생의제는 외면

 

 

그때는 몰랐네, 우리가 이렇게 될 줄 2019년 7월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왼쪽)이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식에 참석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그때는 몰랐네, 우리가 이렇게 될 줄 2019년 7월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왼쪽)이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식에 참석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이 제기된 이후 3일 1심 법원의 징역 2년 선고가 나오기까지 4년여는 갈등과 분열의 시간이었다. 조 전 장관과 검찰의 지지세력이 극렬하게 충돌했고,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 논란은 결국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귀착됐다.

이른바 ‘조국 대전’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8월9일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시작됐다. 조 전 장관은 검찰개혁 과제로 검사의 수사지휘권 폐지, 1차 수사종결권 경찰 이양,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을 제시했다.

그런 차에 당시 야당이던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조 전 장관의 입시비리·사모펀드 의혹이 제기됐다.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고소·고발이 이어졌고, 이 사건들은 서울중앙지검에 배당됐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2019년 8월27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조 전 장관 딸이 다니던 대학교 등 20여곳에 수사관 100여명을 보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법무부에 사전 보고하는 절차가 생략된 ‘전광석화’ 조치였다.

당시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의혹을 수사하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특수2부장은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였다.

조 전 장관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간판 역할을 하며 강력한 팬덤을 구축했던 터라 지지자들은 검찰 수사에 크게 반발했다. 검찰 수사는 검찰개혁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며 서울중앙지검 청사가 있는 서울 서초동에서 ‘조국 수호’ 집회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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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대전’이 정권교체로…‘내로남불’의 양극단 정치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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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장관 딸의 입시비리 의혹은 20~40대 세대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겼다. 단순한 위법 논란을 넘어 한국 사회의 공정과 청년세대의 불평등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더구나 조 전 장관은 ‘정치적 올바름’의 아이콘으로 비친 대표적 ‘진보 엘리트’였다. 그런 그가, 그것도 다수 시민의 역린 중 하나인 입시 문제에서 반공정 의혹의 중심에 서자 진보 엘리트의 위선과 도덕적 해이, 특권층의 사회적 자본 세습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는 ‘86세대’(1980년대 대학 입학·1960년대 출생) 비판론으로 확장됐고, 진보진영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2019년 9월9일 조 전 장관을 임명했다. 검찰은 2019년 9월23일 조 전 장관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현직 법무부 장관의 집을 압수수색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조 전 장관은 장관 취임 35일 만인 2019년 10월14일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장관직에서 사퇴했다. 서울중앙지검은 2019년 12월31일 입시비리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은 2020년 1월29일 감찰 무마 혐의로 조 전 장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조 전 장관 후임으로 임명된 추미애 장관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극단적으로 대립했다. 당시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수사,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 등 전방위 수사를 벌였다. 추 전 장관은 수사지휘권 발동과 검찰총장 직무정지, 징계 청구로 윤 대통령을 압박했다. 검찰 내부도 편이 갈려 검사들에게 ‘친윤’ ‘친문’ 딱지가 붙었다.

추·윤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던 2020년 6월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은 보수야권 대권 주자 중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뒤 정치권으로 직행했고, 결국 국민의힘 후보로 대선에 출마해 정권을 틀어쥐었다.

갈등과 분열, 대립의 정치는 계속되고 있다. 경제위기 속에서도 정치권의 관심은 민생 의제 대신 검찰의 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에 쏠려 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양극단으로 갈라져 싸움만 하면 살기 힘들다고 비명 지르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근본적으로는 민주주의를 훼손하게 된다”며 “경제뿐 아니라 안보, 고령화 대비, 혁신 등 어떤 의사결정도 합리적으로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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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 ‘폭탄’, 윤석열 정부에 책임 묻는 이유

예견된 난방비 폭등… 그러나 ‘속수무책’

‘에너지 재벌 돈 잔치’ 방조·확대하는 정부… 민영화까지 만지작

재벌 ‘횡재세’ 도입, ‘에너지 재난지원금 지급’ 촉구

가스사용 39% 늘었는데, 요금은 91% 올라

“설날 연휴 한파가 예상된다고 집주인이 보일러를 틀어놓고 가라고 했다. 6일 동안 보일러를 최소온도로 맞춰놓고 가면 난방비는 얼마나 나올까, 동파시키고 업체를 불러서 녹이는 게 나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괴감이 들었다.”

‘난방비 폭탄, 에너지정책 실패’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회견(서울민중행동 주최)에서 김지홍 청년이 한 발언이다.

서울 투룸 빌라에 전세 세입자로 사는 박 씨는 2022년과 2023년 도시가스 사용량과 요금을 비교했다. 73㎥였던 사용량은 102㎥로 39.7% 늘었다. 그러나 요금은 50,130원에서 95,920원으로 91.3% 올랐다.

서울 군자동에 사는 김 씨는 가스비 절약을 위해 추위를 견디며 작년보다 44㎥를 덜 썼다. 하지만 요금은 지난해와 다르지 않았다. 너무 추워 4㎥ 밖에 못 줄인 달 가스비는 22,000원이나 올랐다.

▲ 서울시내 주택가에 가스계량기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 : 뉴시스]

예견된 난방비 폭등… 그러나 ‘속수무책’

지난해 4월, 5월, 7월, 10월 네 차례 가스비가 인상됐다. 총 인상율은 36.2%에 달한다. 올린 시점이 여름이거나 난방이 크게 필요치 않은 계절이었기에 체감이 어려웠다. 하지만, 겨울이 되자 난방비는 말 그대로 ‘역대급’으로 다가왔다. 올겨울엔 최강한파까지 몰려왔다.

회견 참가자들은 “겨울철 난방비 폭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윤석열 정부는 대책이 없다”고 규탄했다.

지난해 미국의 대러 제재로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달러 결제가 불가능해졌다. 이것이 글로벌 공급망 차단으로 이어지면서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급등했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한 시점에, 비싼 가스를 비싼 환율을 주고 사 왔으니, 국민이 감당해야 할 가스비는 쉬이 예상할 수 있던 상황. 그러나 윤 정부는 속수무책이었다.

전진형 정의당 서울시당 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기초생활수급대상 169만, 차상위계층 31만 가구에 난방비 지원을 늘리겠다고 했는데, 나머지 1800만 가구는 대체 어찌하란 말이냐”고 따져 물었다.

▲ 난방비 폭탄, 에너지정책 실패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난방비 폭탄 고지서를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에너지 재벌 돈 잔치… 방조·확대하는 정부

윤석열 정부는 주택용 가스요금을 인상해 서민에겐 ‘난방비 폭탄’을 터뜨리면서 되레 재벌기업들에 대한 산업용 가스요금은 인하했다. 그런 ‘에너지 재벌’은 역대급 돈 잔치를 벌였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12조 원 넘는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말, 월 기본급 1000% 수준의 성과급을 임직원에게 지급했다.

이렇게 돈 잔치가 가능했던 이유는, 정부의 방조로 LNG 자체 수요를 조건으로 ‘직수입’하고, 2014년 박근혜 정부가 해외 재판매를 허용하면서 해외법인을 통해 국내 우회 판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 LNG를 직수입으로 싸게 산 재벌들은, 전쟁 후 가격이 급등하자 비싸게 되팔며 막대한 이윤을 남겼다. 싸게 사서 싸게 파는 게 아닌 국민을 상대로 비싼 돈벌이를 한 것이다.

▲ 서울 강남구 GS칼텍스 본사 앞, 재벌 정유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 2022.07.25. [사진 : 뉴시스]

정부는 에너지 재벌들의 경쟁체제도 모자라 이제 가스공사 ‘민영화’를 입에 올린다. 윤 대통령의 공항, 철도, 수도, 전기, 가스 등 공공 서비스 민영화 발언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민간 경쟁체제 도입으로 에너지 대기업의 천연가스 직수입은 늘어나는 데 반해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의 직수입은 점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윤 정부는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높다는 걸 빌미로 가스요금을 인상했다. ‘가스공사 적자’ 때문에 요금 인상이 불가피함을 역설한 후 가스공사 민영화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의 난방비 인상이 서민들에게 ‘폭탄’이라면 에너지 재벌의 더 큰 이윤경쟁을 낳을 민영화는 ‘핵폭탄’이나 다름없다.

“재벌 ‘횡재세’ 도입, 에너지 재난지원금 지급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5월부터 9개월 연속 5% 이상을 기록했다. 1월 물가는 5.2% 상승했다.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불을 지핀 셈이다. 가스 수입가격이 오르면 자금을 풀어 요금인상을 최대한 낮춰야 할 정부. 물가를 잡기는커녕 공공요금 인상으로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었다.

▲ 1월 물가 5.2% 상승… 전기·가스·수도 28% ‘급등’. [그래픽 : 뉴시스]

정의당과 진보당은 재벌 부자들에게 깎아준 세금을 걷어 ‘전국민 에너지 재난지원금 30만원(가구당)’을 지급하라고 한 목소리를 낸다.

2천만 가구를 대상으로 30만 원씩 지급하려면 6조 원의 예산이 든다. 재벌 부자들에게 5년 동안 깎아줄 소득세·법인세·증권거래세·종부세는 총 64조 원(1년 12조)이다. 부자 감세를 50%(6조 원)만 해도 재난지원금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오인환 진보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지난해 돈 잔치를 벌인 4대 시중은행을 겨냥했다. “이들이 벌어들인 이자수익만 66조다. 이들에게 횡재세를 도입하고 이를 10%만 사용해도 6조 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부문 민영화까지 만지작거리는 윤 정부의 귀에 ‘횡재세’는 이미 안중에 없다. 서민 고통은 안중에 없다.

조혜정 기자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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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자녀 입시비리·감찰무마’ 1심 징역 2년…일부 무죄 나온 혐의는

1심 선고 뒤 검찰·언론·보수야당 겨냥한 작심 발언도 “사모펀드 통해 권력 비리 저질렀다더니 기소조차 안 돼”

자녀 입시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3.2.3 ⓒ뉴스1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2019년 12월 31일 기소된 지 3년여 만이다. 재판부는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마성영·김정곤·장용범 부장판사)는 이날 업무방해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조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조 전 장관은 자녀의 입시 비리 혐의와 관련해서는 대부분 유죄 판단이 나왔다.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를 허위로 작성해 아들의 한영외고 출석을 인정받게 한 혐의, 아들이 다니던 조지워싱턴대 온라인 시험 문제를 대신 풀어준 혐의, 아들의 고려대·연세대 대학원 지원 지원 과정에서 허위 경력을 기재한 점 등이 유죄로 인정됐다.

아들의 충북대 법전원 지원 과정에서 당시 변호사였던 최강욱 의원 명의로 발급된 인턴 활동 확인서를 위조한 혐의는 함께 기소된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유죄를, 조 전 장관은 무죄를 받았다.

딸의 서울대 의전원 입시와 관련해서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장 명의 체험활동 확인서, 동양대 총장 명의 최우수 봉사상 표창장 등을 위조 및 허위로 작성한 혐의는 유죄로 판단됐다.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명목으로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민정수석이라는 직무와 관련된 대가로 수수한 것으로 인정하기에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재판부는 노환중 전 부산의료원장이 조 전 장관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장학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유죄로 인정했다.

이 외에도 조 전 장관이 배우자의 차명 주식 등을 알고도 매각 또는 백지신탁을 하지 않았다는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이 나왔다. 또, 조 전 장관이 배우자의 사모펀드 투자 등을 숨길 목적으로 공직자 재산 신고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로 인정됐다. 조 전 장관이 수사에 대비해 PC 하드디스크를 타인에게 은닉하도록 교사했다는 혐의 역시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조 전 장관이 유재수 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에 대한 특별감찰을 중단시킨 혐의는 특별감찰반 관계자들에 대한 권리행사방해 혐의만 유죄로 인정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들에게 '징계나 감찰 없이 단순 인사조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혐의는 증명되지 않아 무죄로 나왔다.

재판부는 유죄로 인정한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특별감찰 무마 혐의에 대해 죄책이 무겁고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별다른 처벌 전력이 없고 자녀들 입시 비리 범행은 정경심이 주도한 범행에 배우자로서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고, 배우자인 정 전 교수가 수감 중인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은 1심 판결 후 취재진과 만나 간단한 소회를 밝혔다.

우선 조 전 장관은 "햇수로 5년 만에 1심 재판 결과가 나왔다. 1심 재판 선고를 통해서 뇌물, 공직자윤리법 위반, 증거인멸 등 8~9개 정도의 무죄 판결을 받아 이 점에 대해 재판부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직권남용 등에 대해서는 유죄 판결을 내렸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항소해 더욱 성실하게 다툴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은 "2019년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후 언론인 여러분 포함해 당시 검찰, 언론, 보수야당은 제가 사모펀드를 통해 권력형 비리를 저질렀다고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어떤 분들은 제가 그 사모펀드를 통해 정치자금, 대선자금을 모았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저는 사모펀드에 대해선 기소조차 되지 않았고 배우자도 사모펀드 관련해 거의 모두 무죄를 받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물론 이 점을 말씀드리는 이유는 오늘 사건 재판과는 관계는 없지만 이 사건이 어떻게 출발했는가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며 "오늘 1심 재판 판결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고 유죄가 난 부분에 대해서는 항소해, 보다 성실하고 진솔하게 무죄를 다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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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지배력을 위협하는 5가지 현상

▲ 마켓 인사이더에 달러 지배력을 위협하는 5가지 현상이 소개되어 있다.

달러가 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나라 화폐에 비해서 압도적이다. 달러는 수십 년 동안 세계 기축통화로 군림해왔으며 특히 석유와 같은 모든 국가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품 거래에서 독점적 결제권을 확보함으로써 미국 경제패권 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최근 여러 국가의 무역 거래에서 달러가 아닌 현지 통화를 사용하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어 달러 패권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세간의 시선을 끌고 있다. 국제 경제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매체인 마켓 인사이더(Markets Insider)의 1월 29일 자 보도에 따르면 달러의 패권을 약화하는 것을 목표로 다섯 가지의 통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기사보기)

첫째는 핑크 타이드를 선도하는 남미의 대표적인 좌파 정부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공동 통화 계획. 이 두 나라는 최근 가칭 ‘Sur’라는 이름의 남미지역 공동통화를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운용 비용 및 대외적 취약성을 줄이기 위해 금융적,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남미 단일 통화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영국의 경제신문인 파이낸셜타임스 역시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남미에서 단일통화가 사용될 경우 남미 지역 간 무역을 증진하는 동시에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남미 1, 2위의 경제 대국이다.

둘째는 러시아와 이란의 금 기반 스테이블 코인 계획. 러시아와 이란은 국제 무역에서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금으로 뒷받침되는 암호 화폐를 유통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화폐의 가격이 안정해지도록(stable) 고안된 암호 화폐를 의미한다. 암호화폐의 가치를 기존 화폐의 가치에 연동시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시세가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암호 화폐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스테이블 코인이다. 가장 안정되어 있다고 알려진 달러에 연동시키는 것이 지금까지의 보편적 흐름이었다. 그런데 러시아와 이란의 금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란 달러가 아닌 금에 가치를 연동시킨다는 계획이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제재를 받는 두 나라는 최근 몇 달 동안 ‘탈달러화’에 박차를 가해왔다. 금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출시해 두 나라에 접근 금지된 SWIFT 체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국제 결제 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셋째, 아랍에미리트(UAE)과 인도는 비석유 무역에서 루피화(Indian Rupee)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두 나라는 2027년까지 비석유 거래를 1,000억 달러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으며, 비석유 거래를 달러가 아닌 루피화로 결제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두 나라가 인도 화폐로 거래를 하는 것은 페르시아만 주변 국가들과의 무역과 세계 상품 시장을 지배하는 미국 달러에서 멀어지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도는 대부분의 통화가 미국 달러에 고정된 중동 지역의 석유 및 가스 생산업체의 최대 무역 파트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넷째, 중국이 원유 거래에서 달러 대신 위안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말 모스크바산 원유를 대폭 할인된 가격에 구매하기 시작했고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구매를 완료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통화 보유고를 동결하자 모스크바는 아시아를 대체 원유 시장으로 받아들였고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중국 최고의 석유 공급국이 되었다.

한편 지난해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원유 거래를 위안화로 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패트로달러가 아닌 패트로위안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다섯째,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기축통화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해 러시아와 중국이 브릭스 회원국의 통화 바스켓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축 통화를 준비하기 시작한 것. 브릭스는 2018년 기준 세계 인구의 41%(31억), 세계 GDP의 32.6%, 세계 무역 20%, 외화보유액 35%를 차지하는 신흥 경제 강국이다. 2000년만 해도 브릭스는 세계 GDP의 6% 수준이었으니 경제 성장 속도 역시 가파르다.

이들 국가가 달러 중심의 세계 무역 질서에 사실상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지난해 6월 브릭스 정상회의에 5개 회원국 외에도 이란,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 13개 국가가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이들 국가가 새로운 기축통화 질서에 편입된다면 미국 달러 패권은 사실상 종말을 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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