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아들 잃은 5월의 아버지 “전두환, 진실을 말하라”

등록 :2019-03-11 04:59수정 :2019-03-11 11:28


 

  • 페이스북
  • 트위터
  • 스크랩
  • 프린트

크게 작게

윤상원 아버지 윤석동씨 ‘39년 일기’
‘헬기 사격’ 조비오 등 증언 기록
1989년 전두환 백담사 복귀회견 땐
“용서받을 기회마저 잃고 말아”
이낙연 총리를 만난 윤석동씨.
이낙연 총리를 만난 윤석동씨.
“오늘 (청문회에서) 송기숙, 명노근 전남대 교수와 광주상고 윤모 교원, 천주교 조비오 신부의 증언이 있었다. 모든 증인들은 한결같이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그럴 수가 없으며, 정치군인들이 정권욕에만 집착한 나머지 그런 과오를 범하였다고 증언하였다.”(1989년 2월23일)

 

조비오(1938~2016) 신부가 국회 청문회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에 대해 처음 증언한 날, 윤석동(93)씨가 쓴 일기의 한 대목이다. 윤씨는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1980년 5월27일 옛 전남도청에서 진압군 총에 맞아 숨진 윤상원(1950~80)의 아버지다.

 

이날 조 신부는 “5월21일 오후 1시30분에서 2시 사이 (옛)도청 쪽에서 사직공원 쪽으로 헬기가 날아가면서 번쩍하는 불빛과 함께 연속 3차례에 걸쳐 지축을 울리는 기관총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조 신부는 1994년 <사제의 증언: 진실을 말해도 안 믿는 세상>이라는 책에서도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거듭 증언했다. 그러나 군당국은 완강히 부인했다. 헬기에서 시민을 향해 총을 쏜 사실이 드러나면, 5·18 당시 군의 발포는 자위권 발동이었다는 그동안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기 때문이었다.

 

이런 조 신부에 대해, 광주 시민 학살의 실질적 책임자로 지목되는 전두환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낸 <회고록>에서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썼다. 전씨는 11일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광주지법 재판정에 출두한다. 전씨는 회고록을 내기 전인 2017년 1월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광주 전일빌딩 총탄 자국이 1980년 5월에 생긴 헬기사격 흔적이라는 감정 결과를 발표했는데도, 거짓말쟁이라는 단정적 표현을 써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했다.

 

19080년 5월27일 옛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의 총을 맞고 숨진 윤상원의 아버지인 윤석동씨는 아들이 세상을 떠난 뒤 39년 세월을 묵묵히 기록으로 남겼다.
19080년 5월27일 옛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의 총을 맞고 숨진 윤상원의 아버지인 윤석동씨는 아들이 세상을 떠난 뒤 39년 세월을 묵묵히 기록으로 남겼다.
지난 8일 광주시 광산구 신룡동 천동마을 집에서 만난 윤씨는 ‘12·12 반란 수괴’이자 ‘5·18 학살 주범’인 전두환씨가 광주로 재판받으러 온다는 소식에 지그시 눈을 감았다. 잠시 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나쁜 놈은 나쁜 놈대로 벌을 받어. 죄를 안 짓고 살아야지”였다. 윤씨는 아들이 세상을 떠난 뒤 39년 세월을 묵묵히 기록으로 남겼다.

 

윤씨에게 전두환은 ‘1980년 5월27일 새벽 광주 재진입 작전을 강행하도록 명령해 특공조 부대원들의 총격으로 (윤상원 등) 18명을 살해한 혐의(내란목적 살인죄) 등 13가지 죄목으로 유죄가 확정돼 처벌받은 범죄자다. 윤씨는 아들이 세상을 떠난 뒤 39년 세월을 묵묵히 기록으로 남겼는데, 거기에는 전씨에게 반성을 촉구하는 내용이 일찍부터 등장한다. “전두환씨가 국회 답변을 성실히 하지 않아서 (…) 전씨는 더욱 반성하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필요로 한다고 느꼈다.”(1990년 1월3일)

 

백담사에 있던 전씨가 국회 광주청문회에 출두했던 날의 일기는 준엄하다. “청문회가 중단되고 전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하고 나서 12시5분 다시 백담사로 떠났다. (…) 모든 것을 청산하고 90년대를 맞자는 국민의 여망을 스스로 저버리고 용서받을 기회를 잃어버리고 마는 불행을 초래하고 말았다.”(1989년 12월31일)

 

아들의 묘에 꽃을 바치고 젯밥을 올리면서 느낀 심경 묘사는 절절하다. “광주특위 청문회에 민정당이 신청한 증인으로 당시 3공수여단 11대대장이었던 임수원 대령이 나왔다. 27일 도청평정작전에서 우리 상원이도 죽었다. (…) 또 상원이가 거론되는 것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상원이가 자주 다녔던) 녹두서점 이야기가 나오기에 (서점을 운영했던) 김상윤에게 전화를 걸어놓고 말을 못 하고 눈물만 흘리고 말았다. 괜히.”(1989년 1월27일)

 

아버지는 아들이 죽고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아들의 뜻과 아들의 죽음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비로소 이해하게 됐다고 고백한다. “상원이에 대한 기사가 적혀 있었다. 이 글을 보고 진실되게 느껴졌다. 그놈이 평소에 그렇게 살아왔다. 이런 것들을 접할 때면 막 그 시절 위정자들이 원망스러웠다. (상원이의 삶은) 역사를 위해 희생된 인생이라고 느꼈다. 상원이가 아니면 그 누구인가 그런 희생을 당하여야 할 것이기 때문에. 역사는 그리하여 발전한다.”(1989년 5월4일)

 

10여년의 시간은 젊은 아들의 죽음이 가져다준 상처를 다스리기엔 너무도 짧은 세월이었다. 아들의 12주기가 다가오는 1992년 5월16일의 일기는 기록한다. “5·18 특집을 만들기 위해서 (방송국에서) 취재하여 갔다. (…) 그 당시 상원이가 부모에게 마지막 한 말을 하여 달라고 하기에 그때를 회상하다 가슴이 뭉클하여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부자지간의 떼어놓을 수 없는 정인 것 같았다. 눈물이 앞을 가려 말을 잇지 못하게 되었다.” 1년여 뒤 윤상원의 음력 제삿날 남긴 일기 역시 마찬가지다. “상원이 제일(제삿날)이다. (…) 이토록 허망할까? 산 자들은 무엇을 하여 왔는가. 광주 문제가 진상규명되고 역사에 바로 반영될 때에 (상원이 삶도) 빛을 보게 될 것이다.”(1993년 6월2일)

 

윤씨는 이후 5·18유족회장을 맡아 진상규명을 위해 싸웠다. 서울 연희동 전씨 집 앞에서 농성을 했던 일도 꼼꼼히 기록해놓았다. “9시에 광주역에서 버스 4대로 5월 단체들이 5·18 광주민중항쟁 진상규명을 촉구하기 위해서 청와대로 김영삼 대통령을 면담하기 위해서 약 200명가량이 서울로 갔다. (…) 청와대 부근에서 기동경찰이 막고 있기에 그 이상 가지 못하고 그곳에서 연좌농성을 세시간가량 하고 8시경에 연희동으로 전두환 노태우를 만나기 위해서 갔으나 역시 그곳도 경찰이 막고 있기에 30분가량 그곳에서 농성하고 외치고….”(1993년 6월15일)

 

전씨가 사면복권됐을 때는 이를 담담히 수용하면서 그들이 반성하길 바라는 마음도 일기에 함께 담았다. “우리 유족회에서도 인정하기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를 하였다. (…) 당신들이 과거를 반성하고 앞으로 국민 대통합에 협력하여 주기를 바란다.”(1997년 12월20일)

 

전씨가 석방돼 자택으로 귀가하는 장면도 기록한다. “오늘 마을 사람들이 모여 김대중 대통령 당선 축하를 겸하여 즐겁게 잔치를 하였다. (…)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으로 석방이 되어 전두환은 안동교도소, 노태우는 서울교도소에서 11시경에 모두 석방되어 집으로 돌아갔다.”(1997년 12월22일)

 

17살 때인 1943년 광산군 송정리 농업실습학교(현 송정중)에 다니며 일기를 쓰기 시작한 그는 지금까지 하루에 단 한 단어를 적더라도 일기 쓰는 일을 거르지 않고 있다. 이런 그를 닮아 아들 윤상원도 세상을 뜨기 전까지 자신의 생각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평양 북쪽에서 나타난 특별한 징후

[개벽예감 338] 평양 북쪽에서 나타난 특별한 징후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9/03/11 [08:51]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마지막 50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2. 트럼프가 저지른 공약위반

3. 중앙정보국장의 비공개청문회 발언

4. 평양 북쪽에서 나타난 특별한 징후

5. 협상전략 전부 보여주는 이상한 행동

 

 

1. 마지막 50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지난 한 주간 동안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에 관련한 새로운 사실들이 미국 언론매체들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 새로운 사실들을 살펴보면, 회담결렬내막을 좀 더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1) 트럼프 대통령보다 하루 먼저 워싱턴을 출발한 마익 팜페오 국무장관은 2019년 2월 26일 윁남사회주의공화국 하노이에 도착하였다.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에서 발표될 공동선언 초안을 합의하기 위한 실무협상은 2019년 2월 21일부터 25일까지 하노이에서 김혁철 특별대표와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 사이에서 진행되었는데, 김혁철-비건 실무협상이 끝난 이튿날 김영철 부위원장과 팜페오 국무장관이 각각 하노이에 도착하였으니 김영철-팜페오 고위급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견되었다. 그런데 하노이에 도착한 팜페오 국무장관이 협상을 제의하였으나, 김영철 부위원장은 응답을 주지 않았다. 미국 텔레비전방송 <CNN> 2019년 3월 6일 보도에 따르면, 김혁철-비건 실무협상은 “미국 관리들이 바랐던 것보다 덜 진전되었고, 팜페오는 (정상회담 하루 전에 김영철 부위원장을 만나) “북조선의 협상의지를 알아보려고 간절히 바랐으나, 김영철 부위원장은 팜페오를 만나지 않았다”고 한다. 보도기사에는 당시 정황이 다음과 같이 서술되어 있다.

 

“미국 국무장관은 만나자는 제안에 김영철이 응답하기를 바라면서 그를 여러 시간 동안 기다렸으나, 결국 실망 속에서 잠자리에 들었다. 북조선 관리들이 미국측 회담상대자를 기다리게 만든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마주앉기 하루 전에 고위급에서 냉대를 받은 것은 제2차 정상회담이 트럼프가 바랐던 승리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근심어린 신호였고, 최종적으로는 불길한 신호였다.”   

 

위에 인용된 <CNN> 보도기사는 김혁철-비건 실무협상에서 미국이 조선에게 어떤 요구를 제기하였으나 조선이 거부하는 바람에 합의에 이를 수 없었다는 것, 그래서 팜페오 국무장관이 김영철 부위원장을 만나 그 요구를 관철하려고 시도하였으나, 그마저 좌절되었음을 말해준다. 하노이 정상회담은 그런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되었다. 

 

(2) 하노이 정상회담에 앞서 진행된 김혁철-비건 실무협상에서 미국이 제기하였으나 조선이 거부한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인 3월 1일 하노이 현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리용호 외무상은 “회담과정에서 미국측은 녕변지구핵시설폐기조치 외에 한 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했으며 따라서 미국이 우리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밝힌 바 있다. 

 

위에 인용된 <CNN> 2019년 3월 6일 보도내용을 알지 못하고, 위에 인용된 리용호 외무상의 기자회견발언을 들으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녕변핵시설폐기조치를 제안하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녕변핵시설 이외에 다른 핵시설을 하나 더 폐기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하는 바람에 회담이 결렬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위에 인용된 <CNN> 2019년 3월 6일 보도기사가 나오기 전인 3월 4일 <자주시보>에 실린 ‘트럼프의 저급한 거래수법은 통할 리 없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나는 그렇게 생각하였다.

 

그러나 <CNN> 2019년 3월 6일 보도기사를 읽어보면, 당시 상황은 전혀 다르게 전개되었음을 알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 중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녕변핵시설폐기조치를 제안한 것이 아니었으며, 어떤 다른 문제를 놓고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여 정상회담이 중지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합의로 끌어내기 위해 마지막으로 녕변핵시설폐기조치를 제안하였던 것이다. 이 문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려면, 긴박하게 돌아갔던 당시 상황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하노이 조미정상회담 둘째날 회담이 진행되었던 2019년 2월 28일 회담장으로 사용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에 마련된 정상회담 오찬장 모습이다. 만일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되었다면, 당일 오전 11시 55분 확대정상회담을 마친 후 두 정상과 핵심수행간부들이 여기서 오찬을 함께 나눌 예정이었다. 그러나 확대정상회담이 예정보다 길어지면서 오찬이 취소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9시 45분부터 시작한 정상회담을 오찬일정까지 취소하면서 2시간 50분 동안 계속하였으나, 어떤 중대한 문제를 놓고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바람에 회담은 결렬되었다. 정상회담이 중지되고, 쌍방이 각기 다른 방에서 대책을 숙의하고 있었던 긴장된 시각,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떻게 해서든지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긴급조치를 취하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통해 마지막으로 전한 긴급제안을 받아들이기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오판이 정상회담을 결렬시켰던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 9시 45분 확대정상회담이 시작되었다. 

- 11시 55분에 확대정상회담을 마친 후 회담장으로 사용된 호텔에서 오찬이 예정되었으나, 확대정상회담이 예정보다 길어지면서 오찬일정이 취소되었다. 

- 12시 35분 백악관 대변인 쌔라 쌘더스는 취재진에게 회담일정이 바뀌어 트럼프 대통령이 한 시간 뒤에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 13시 25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회담장을 떠났다. 

- 13시 29분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장을 떠났다.  

 

위의 상황에서 주목되는 것은, 백악관 대변인이 취재진에게 회담일정변경을 통보하였던 12시 35분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장을 떠난 13시 25분까지 50분 동안 회담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하는 것이다. 회담일정이 변경되어 트럼프 대통령이 한 시간 뒤에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는 백악관 대변인의 통보는 정상회담이 12시 35분에 이미 중지되었음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9시 45분부터 시작한 정상회담을 오찬도 취소하면서 2시간 50분 동안 계속하였으나, 어떤 중대한 문제를 놓고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바람에 회담이 결렬되었던 것이다.  

 

12시 35분 정상회담이 중지되고, 쌍방이 각기 다른 방에서 대책을 숙의하고 있었던 긴장된 시각,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떻게 해서든지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마지막으로 긴급조치를 취하였다. <CNN> 2019년 3월 6일 보도에 따르면,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미국 대표단에게 달려갔는데, 그가 전한 메시지는 조선이 녕변핵시설을 폐기하는 조건으로 미국은 대조선제재 일부를 해제한다는 제안이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최선희 부상이 전달한 제안을 받은 미국 대표단은 녕변핵시설을 전체적으로 폐기한다는 뜻인지 아니면 부분적으로 폐기한다는 뜻인지 명확하지 않으므로 폐기범위를 밝혀달라고 요청하였다고 한다. 그 요청을 받은 최선희 부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두 번째 메시지를 미국 대표단에게 전했는데, 그 메시지는 녕변핵시설 전체를 폐기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최선희 부상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안을 전했으나, “미국 대표단은 감동을 받지 않았으며, 협상을 재개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녕변핵시설 전체를 폐기하는 경우, 유엔안보리 대조선제재조치 중에서 인민경제에 관련된 제재조치를 우선 해제해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제안은 정상회담 중에 제기된 것이 아니라, 어떤 다른 중대한 문제를 놓고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여 회담이 중지된 긴장된 상황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선희 부상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긴급제안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 긴급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 트럼프 대통령이 녕변핵시설폐기문제보다 더 중대하다고 판단하여 끝까지 주장하였으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받아줄 수 없었던 어떤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다. 그처럼 심각한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이 물음에 답을 찾으려면, 다음과 같은 배경설명이 요구된다.  

 

 

2. 트럼프가 저지른 공약위반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이 결렬된 날로부터 이틀이 지난 2019년 3월 2일 오후 10시 정경두 국방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45분 동안 전화통화를 하였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화통화에서 두 사람은 “한국군 합참의장과 주한미국군사령관이 건의한 연합연습 및 훈련에 대한 동맹의 결정을 검토하고 승인했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연합연습 및 훈련이라는 것은 한미연합군지휘관들의 전쟁지휘예행연습 및 한미연합군부대들의 합동야전기동훈련을 뜻한다.   

 

한국 국방장관과 미국 국방장관 대행의 승인에 따라 2019년 3월 4일부터 3월 12일까지 7일 동안 한미연합군지휘관들이 전쟁지휘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9년 3월 8일 보도에 따르면, 보도당일 정경두 국방장관은 박한기 한국군 합참의장, 로벗 에이브럼스 주한미국군사령관, 한국군 육해공군 및 해병대 지휘관들, 주한미국군 지휘관들이 전쟁지휘예행연습을 하고 있는 전쟁지휘소를 찾아가 “이번보다 발전된 지휘통제시스템(C4I)과 작전수행체제 등을 충분히 활용해 굳건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공고히 하고, 군사대비태세유지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하면서 “연합야외기동훈련을 내실 있게 실시하고, 각급부대는 계획된 교육훈련에 매진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또한 보도에 따르면, 전쟁지휘예행연습에는 한국측에서 국방부, 합참본부, 육해공군작전사령부, 국방부직할 합동부대가 참가하였고, 미국측에서 한미연합군사령부, 주한미국군사령부, 인디아양-태평양사령부 등이 참가했다고 한다.   

 

한미연합군지휘관들이 전쟁지휘소에 들어가 7일 동안 계속하고 있는 전쟁지휘예행연습의 작전명칭은 ‘동맹 19-1’이다. 이런 상황은 트럼프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1954년에 시작되어 65년 동안 지속되는 대조선전쟁연습에 변함없이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해에 비해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키리졸브’라는 간판을 ‘동맹’이라는 간판으로 바꿔단 것과 2주간의 예행연습일정을 1주간으로 줄인 것밖에 없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전쟁지휘예행연습은 간판만 바꿔달고 재개되었다. 이 심중한 사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정보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1) <뉴스1> 2019년 3월 8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해병 제3원정군사령관 에릭 스미스가 ‘동맹 19-1’에 참가하였다고 한다. 그가 지휘하는 미국해병 제3원정군은 어떤 부대인가? 누구나 아는 것처럼, 해병대는 방어부대가 아니라 공격부대다. 일본 각지에 있는 군사기지들에 배치된 제3원정군은 전시에 미공군이 선제전술핵타격으로 조선의 군사전략거점들을 파괴하는 즉시 가장 먼저 조선의 동해안에 상륙하여 원산을 점령하고 평양으로 진격하겠다고 떠들어대는 북침돌격대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한미연합군지휘관들은 7일 동안 전쟁지휘소에서 조선을 침공하기 위한 선제전술핵타격연습과 기습상륙전연습을 지휘통제하는 예행연습을 감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16년 3월 미국해병대 제31원정부대 전투원들이 경상북도 포항시 동해면에 있는 도구해변 앞바다에서 상륙돌격장갑차를 타고 기습상륙전을 연습하는 장면이다. 누가봐도 명백한 북침전쟁연습이다. 일본 각지에 있는 군사기지들에 배치된 미국해병대 제3원정군은 전시에 미공군이 선제전술핵타격으로 조선의 군사전략거점들을 파괴하는 즉시 가장 먼저 조선의 동해안에 기습상륙을 감행하여 원산을 점령하고 평양으로 진격한다고 떠들어대는 북침돌격대다. 지금 한미연합군지휘관들은 7일 동안 전쟁지휘소에서 이른바 '동맹 19-1'이라는 작전명칭을 내걸고, 조선을 침공하기 위한 선제전술핵타격연습과 기습상륙전연습을 지휘통제하는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연합뉴스> 2019년 3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이전에 ‘키리졸브’라는 명칭의 전쟁지휘예행연습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2주 동안 진행되었는데, 오늘 ‘동맹’이라는 명칭의 전쟁지휘예행연습은 “2부 반격연습은 생략하되 1주일 훈련기간에 ‘ROC-Drill(작전개념예행연습)’과 같은 개념으로 점검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올해부터 생략된 반격연습은 전시에 한미연합군이 조선인민군의 공격을 방어하다가 반격으로 넘어가는 작전연습인데, 올해부터 한미연합군이 반격연습을 하지 않는 것은 방어하다가 반격으로 넘어가는 연습은 하지 않고 처음부터 공격하는 연습만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동맹 19-1’에서 한미연합군지휘관들은 조선에 대한 선제전술핵타격연습, 동해안상륙전연습, 평양점령연습을 컴퓨터모의프로그램을 통해 지휘통제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약속한 것은 전쟁지휘예행연습을 완전히 중단하는 약속이었지, 간판만 바꿔달고 계속하는 약속은 결코 아니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을 저버리고 군사지휘관들에게 전쟁지휘예행연습을 강행하라고 지시하였다. 명백한 공약위반이다. 다른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채택된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에서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해나갈 것”을 공약하였고, 2018년 9월 19일 평양에서 채택된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에서도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해소로 이어나가기로” 거듭 공약하였으면서도, 전쟁지휘예행연습을 벌여놓았다. 명백한 공약위반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위반은 하노이 정상회담을 결렬시킨 원인들 가운데 하나인데, 이 문제는 아래에서 다시 논한다. 

 

 

3. 중앙정보국장의 비공개청문회 발언

 

‘동맹 19-1’ 같은 대규모 전쟁지휘예행연습을 하려면 사전준비를 해야 한다. 군사예산배정, 군사작전모의, 군사작전용 컴퓨터프로그램 작성, 군사지휘관 집결, 사령부직할부대 이동배치, 군사통신망 가동, 현장점검 같은 작전준비가 필요하다. 이런 작전준비에 요구되는 기간은 약 3개월이다. 다시 말해서, 트럼프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2018년 말부터 2019년 초에 이르는 기간에 ‘동맹 19-1’ 작전준비를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동맹 19-1’을 은밀히 준비했어도, 그 징후는 조선인민군 정찰부대들이 운용하는 정보망에 일찌감치 탐지되었다. 그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9년 1월 1일 신년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이 경고하였던 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언제든 또 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다만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들고 의연히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리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고에 들어있는,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리익을 수호하기 위하여” 라는 표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미핵대결 25년 동안 미국의 대조선전쟁도발책동에 대응하여 지하핵시험 또는 장거리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단행할 때마다 조선은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리익을 수호하기 위하여” 라는 표현을 썼다. 다시 말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싱가폴 정상회담에서 전쟁지휘예행연습을 중단하겠다고 한 공약을 지키지 않고, 이전처럼 전쟁지휘예행연습을 또 다시 감행하는 경우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엄중한 경고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것이다. 조선은 지하핵시험장을 핵동결조치의 일환으로 이미 폐기하였으므로, 조선이 미국의 전쟁도발책동에 대응하여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리익을 수호하기 위하여” 단행할 수 있는 조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중학생 수준의 판단력만 있어도 능히 알아들었을 엄중한 경고를 알아듣지 못하고, 지금으로부터 약 3개월 전 ‘동맹 19-1’ 작전준비를 지시하였다. 이런 사실을 파악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을 위반한 엄중한 사태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9년 1월 29일 지나 해스펄 중앙정보국장이 대니얼 코우츠 국가정보실장, 크리스토퍼 워리 연방수사국장과 함께 연방상원정보위원회 비공개청문회에 출석한 장면이다. 해스펄 국장은 그날 청문회 발언 중에 "조선은 미국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주는 장거리핵탄두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 답변은 첩보위성영상자료를 분석한 정보판단에 의거한 것이었다. 해스펄 국장의 답변이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는 그로부터 38일이 지난 2019년 3월 8일 미국 언론매체가 상업위성영상자료를 분석한 보도기사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019년 1월 29일 연방상원정보위원회 비공개청문회에 출석한 미국 국가정보기관 수장들은 상원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였다. 답변에 나선 국가정보실장 대니얼 코우츠는 “조선이 핵무기와 생산시설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답변은 조선에게 핵포기의사가 없다는 사실, 이제는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을 언급한 발언이 아니었고, 막연하게 추측한 발언도 아니었다. 그 답변은 정보판단에 의거한 발언이었다. 코우츠 실장이 어떤 정보자료를 제시하면서 그렇게 답변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첩보위성영상자료를 분석한 정보판단에 의거하여 그렇게 답변하였던 것이 분명하다.  

 

그보다 더 흥미로운 답변이 있었다. 당시 코우츠 실장과 함께 비공개청문회에 출석한 미국 중앙정보국장 지나 해스펄도 코우츠 실장의 답변에 전적인 공감을 표하면서,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미국의 온라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2019년 2월 22일 보도기사에 따르면, 해스펄 국장은 그날 비공개청문회 발언 중에 “(조선)정권은 미국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주는 장거리핵탄두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전념하고 있다”는 표현이 시선을 잡아끈다. 해스펄 국장의 답변도 코우츠 실장의 답변과 마찬가지로 첩보위성영상자료를 분석한 정보판단에 의거한 것이었다. 해스펄 국장의 답변이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는 그로부터 38일이 지난 2019년 3월 8일 세상에 알려졌다.

 

 

4. 평양 북쪽에서 나타난 특별한 징후

 

2019년 3월 8일 미국의 언론매체 <NPR>이 놀라운 사실을 보도하였다. 보도에 따르면, 2019년 2월 22일 평양 인근지역을 촬영한 상업위성영상자료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준비하는 뚜렷한 징후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중대하고, 예민한 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NPR> 보도기사에 따르면,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준비하는 징후가 나타난 곳은 평양 인근에 있는, 산음동이라는 지명으로 외부에 알려진 미사일조립시설단지다. 미국에서는 그곳을 산음동미사일연구소라고 부르지만, 정식명칭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주간조선> 2019년 2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수백 명에 이르는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근무하는 산음동미사일연구소는 조선 각지에 분산되어 있는 비밀공장들에서 생산된 로켓엔진, 항법장치 등 주요부품을 실어와 미사일동체에 최종 조립하는 곳이라고 한다. 미국의 온라인 군사전문매체 <글로벌 씨큐리티>에 실린 자료에 따르면, 평양 북쪽에 있는 산음동미사일연구소는 탄도미사일을 연구, 개발, 생산하는 수많은 시설들이 집결된 방대한 미사일종합개발단지인데, 거기에서 가동되는 각종 설비들은 미국의 미사일연구시설, 생산시설들에서 가동되는 현대적인 설비들과 같은 수준이라고 한다. <주간조선> 2019년 2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약 1억5,000만 달러를 들여 산음동미사일연구소를 건설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2) <NPR> 2019년 3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상업위성영상자료에서는 자동차들과 화물수송차량들이 산음동미사일연구소 경내에 주차되었고, 연구소로 직통하는 철로에 수송렬차와 두 개의 기중기가 서 있는 것이 보이는데, 이런 정황은 이전에 그곳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조립할 때 나타났던 현상들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화물수송차량에 실을 수 없는, 길고 커다란 대륙간탄도미사일동체와 매우 무거운 로켓연료탱크 등이 특별수송렬차에 실려 산음동미사일연구소까지 운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사진 4>   

 

▲ <사진 4> 위쪽 사진은 평양 북쪽에 있는 방대한 규모의 미사일조립시설단지다. 미국에서는 그곳을 산음동미사일연구소라고 부르지만, 정식명칭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수백 명에 이르는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근무하는 산음동미사일연구소는 조선 각지에 분산되어 있는 비밀공장들에서 생산된 로켓엔진, 항법장치 같은 주요부품을 실어와 미사일동체에 최종 조립하는 곳이다. 거기에서 가동되는 각종 설비들은 미국의 미사일연구시설, 생산시설들에서 가동되는 현대적인 설비들과 같은 수준이다. 아래쪽 사진은 2019년 2월 22일 서방측 상업위성이 산음동미사일연구소를 촬영한 영상자료다. 그 영상자료는 자동차들과 화물수송차량들이 경내에 주차되었고, 연구소로 직통하는 철로에 수송렬차와 두 개의 기중기가 서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정황은 이전에 그곳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조립할 때 나타났던 현상들과 일치한다. 이것은 조선이 하노이 조미정상회담 이전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를 준비하기 시작하였음을 말해준다. 조선이 2019년 1월 초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를 준비하는 징후를 미국 첩보위성에 의도적으로 노출한 것은, 한미연합군의 전쟁지위예행연습준비를 중단하라는 경고신호를 미국에게 보낸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3) 서방측 상업위성이 산음동미사일연구소에서 나타난 특별한 징후를 촬영한 날은 2019년 2월 22일이다. 이것은 2월 27일과 28일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이 진행되기 이전부터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를 준비하기 시작하였음을 말해준다. 최근 미국과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시설개보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하면서 위성발사준비징후를 운운하는데, 그것은 다른 곳에 한눈을 팔고 있는 것이다. 주시해야 할 곳은 서해위성발사장이 아니라 산음동미사일연구소다.  

 

(4) 산음동미사일연구소는 미국 첩보위성이 감시하는 주요대상들 가운데 하나다. 조선도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조선은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이 진행되기 훨씬 전부터 산음동미사일연구소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를 준비하는 징후를 의도적으로 미국 첩보위성에 노출해온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2019년 1월 29일 미국 연방상원정보위원회 비공개청문회에서 “(조선)정권은 미국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주는 장거리핵탄두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한 해스펄 중앙정보국장의 답변은  산음동미사일연구소에서 의도적으로 노출된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를 준비하는 징후를 지적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조선은 2019년 1월 초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를 준비하는 징후를 미국 첩보위성에 의도적으로 노출하고 있었던 것이다. 두말할 나위 없이, 그런 의도적 노출은 미국에게 보내는 경고신호였다. 한미연합군이 전쟁지휘예행연습을 준비하는 징후를 정보보고를 통해 파악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에 대응하는 조치로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를 준비하면서 전쟁지휘예행연습준비를 중단하라는 경고신호를 보냈던 것이다.  

 

(5) 미국 국가정보기관들은 적어도 2019년 1월 초부터 산음동미사일연구소에서 나타난 특별한 징후를 분석한 정보자료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계속 보고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극비정보를 외부에 발설할 수 없었지만, 특별한 징후를 분석한 정보자료를 보고받을 때마다 남모르는 불안과 긴장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묘한 분위기 속에서 2019년 1월 18일 김영철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조선대표단이 워싱턴을 방문하였다. <중앙일보> 2019년 1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18일 김영철-팜페오 회담에서 팜페오 국무장관은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문제를 거론하였는데, 김영철 부위원장은 “우리는 대륙간탄도탄이 없다”고 하면서 “반농담조로” 이야기했고, 그 말을 들은 팜페오 국무장관은 “허허 웃었다”고 한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조선대표단을 접견할 때,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문제를 거론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미 2019년 1월 초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에는 산음동미사일연구소에서 나타나는 특별한 징후에 대한 걱정이 가실 줄 몰랐다. 그런 착잡한 심정을 안고 그는 하노이 회담장에 나타났던 것이다. 하노이 정상회담 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제기하였으나 두 정상이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여 정상회담을 중지하지 않을 수 없었던 문제, 다시 말해서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인 3월 1일 하노이 현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리용호 외무상이 “회담과정에서 미국측은 녕변지구핵시설폐기 조치 외에 한 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했던 것”은 산음동미사일연구소폐기문제였다. 

 

(6)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이 산음동미사일연구소를 폐기하면 미국이 그에 상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 제안을 거부하였다. 왜냐하면 산음동미사일연구소는 그 어떤 경우에도 폐기할 수 없는 전략시설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산음동미사일연구소폐기문제로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될 위기에 빠졌을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선희 부상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녕변핵시설폐기조치를 대안으로 긴급히 제시하면서 정상회담을 재개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 대안은 산음동미사일연구소에 집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려세울 수 없었고, 정상회담은 결렬되고 말았다. 그런데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쟁지휘예행연습준비를 중단시키겠다고 약속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안으로 제시한 녕변핵시설폐기조치를 받아들였다면 회담은 결렬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오판은 그에게 다가온 좋은 기회를 가로막았다. 

 

 

5. 협상전략 전부 보여주는 이상한 행동

 

2019년 3월 3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 언론매체 세 군데에 잇달아 얼굴을 내밀면서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에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그의 언론대담발언에 따르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협상문서를 건넸다고 한다. 우리말과 영어로 각각 작성된 협상문서에는 조선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에 관하여 미국이 제안하는 포괄적인 방안이 전부 담겼다고 한다. 

 

2018년 12월 19일부터 22일까지 한미실무단 제2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나타났던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는 “미국은 비핵화협상로드맵을 완성했다”고 말했는데,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건이 이전에 말했던 비핵화협상로정도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건넸던 것이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의 협상전략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부 보여준 것이다. <사진 5>

 

▲ <사진 5> 사진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책상 앞에 웅스그리며 앉아서 고민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싱가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언약한 공약을 위반하고, 올해 한미연합군에게 전쟁지휘예행연습을 지시한 엄중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런 공약위반을 묵인하지 않을 것이다. 조미협상을 재개하느냐 마느냐 하는 결정권은 언제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다급한 협상재개요청을 받아주기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조바심과 초조, 불안과 긴장이 교차하는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공약위반자가 겪는 인과응보의 법칙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협상전략을 상대에게 공개하지 않아야 협상에서 유리하다는 것은 모든 정치협상에서 통용되는 일반공식이다. 더욱이 적대감과 불신이 뒤엉킨 조미관계에서는 점진적으로, 단계적으로 협상을 진척시켜나가면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도로 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포괄적인 협상방도가 담긴 문서를 건넨 것은 정치협상의 공식을 깨고, 적대감과 불신이 뒤엉킨 조미관계현실을 무시한 행동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왜 그런 이상한 행동을 하였을까?

 

<뉴시스> 2019년 3월 4일 보도에 따르면, 2019년 2월 28일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전용기에 “오르자마자” 기내 집무실 책상 위에 놓인 보안전화기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급히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2019년 3월 4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야 당대표 모임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25분 동안 전화통화를 하였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진의가 무엇인지 좀 알아봐달라고 하면서 무려 7번이나 중재를 거듭 요청했다고 한다. 이런 사실만 봐도,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으로 하여 내상을 입고 조바심에 사로잡혔음을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만 그런 조바심에 사로잡힌 게 아니다. 그를 보좌하는 핵심각료들도 조바심을 느끼고 있다. 이를테면, 팜페오 국무장관은 2019년 3월 4일 아이오와주 대중연설 중에 “앞으로 몇 주 안에” 실무협상단을 평양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고, 2019년 3월 3일 볼턴 보좌관은 미국 언론매체와 대담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실무협상을 계속할 준비도 되어 있고, 제3차 정상회담을 개최할 준비도 되어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의 4년 임기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어진 시간을 1년 6개월로 단축시켰다. 촉박한 시간이 그의 조바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시간은 결코 미국의 편에 있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언약한 공약을 위반하고, 한미연합군에게 전쟁지휘예행연습을 지시한 엄중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런 공약위반을 묵인하지 않을 것이다. 조미협상을 재개하느냐 마느냐 하는 결정권은 언제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다급한 협상재개요청을 받아주기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조바심과 초조, 불안과 긴장이 교차하는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공약위반자가 겪는 인과응보의 법칙이다.

 
광고
 
 
트위터 페이스북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총사퇴하면 벌어지는 일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9/03/11 10:38
  • 수정일
    2019/03/11 10:3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사직서만 제출하면 의원직을 그만둘 수 있을까?
 
임병도 | 2019-03-11 08:37:2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거듭 경고한다. 선거제 패스트트랙 태우면 자유한국당은 의원직 총사퇴도 불사하겠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의원직 총사퇴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3월 8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으로 태우겠다는 것은 대통령 독재국가를 시도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제1야당을 패싱하고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으로 거래하는 사상 초유의 선거법 쿠데타를 강행하고 나섰다”라고 말했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의원직 총사퇴를 말하게 된 배경은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4당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 지정)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여야 4당은 3월 10일까지 선거제 개편안 관련 당론을 정리해달라고 수차례 한국당에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아 법안 처리가 지지부진해 상태입니다. 국회가 이런 상황이니 여야 4당은 내년 4월 치러지는 21대 총선에서 선거제 개혁안이 적용되려면 상임위에서 ‘패스트트랙’ 지정 절차가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결국, 나경원 원내대표의 총사퇴 협박 카드는 자신들이 국회의원으로서 책무를 다하지 않고 오히려 어깃장을 놓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총사퇴를 하면 어떻게 될까요? 국회가 해산될까요? 궁금증을 풀어봤습니다.


사직서만 제출하면 의원직을 그만둘 수 있을까?

국회의원은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곧바로 처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본회의 의결을 통하거나 국회의장이 허가를 해야 합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총사퇴를 하려면 먼저 전원이 사직서를 국회에 제출해야 합니다. 이후에 국회 본회의에 사직 여부에 대한 안건을 상정합니다.

국회의원 사직은 일반 안건이라 출석 의원들의 표결에서 과반만 넘기면 의원직을 그만둘 수 있습니다. 재적 의원 과반의 출석이 필요하지만, 사직서를 제출한 의원도 표결에 참석할 수 있으니, 진짜 사직할 마음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표결까지 가는 부분이 있어 복잡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진심으로 그만 둘 생각이 있으면 사직서만 빨리 제출하면 됩니다. 국회가 열리는 기간이라 쉽게 본회의 의결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의원이 전원 사퇴하면 국회가 해산된다?

<헌법>
제3장 국회
제41조 ①국회는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국회의원으로 구성한다.
②국회의원의 수는 법률로 정하되, 200인 이상으로 한다.
③국회의원의 선거구와 비례대표제 기타 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41조를 보면 ‘국회의원의 수는 200인 이상으로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 조항 때문에 자유한국당 의원이 총사퇴를 하면 국회를 해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상관없습니다.

우리나라 헌법에서는 국회의원의 수를 정해놨을 뿐, 국회 해산에 대한 조항은 없습니다. 물론 과거 헌법에서는 대통령이 의회해산권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1987년 제9차 개헌을 하면서 대통령의 의회해산권을 명시한 조항을 삭제했습니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국회가 해산한 사례>
① 1960년 4.19 혁명 이후 국회가 자진해서 해산을 의결
② 1961년 박정희 5.16 군사쿠데타
③ 1972년 박정희 10월 유신 친위 쿠데타
④ 1979년 전두환 12.12 군사쿠데타

국회의원 몇 명이 유지되지 않으면 국회를 해산한다는 조항이 없기 때문에 자유한국당 의원이 전원 사퇴를 해도 국회는 유지됩니다.


재보궐 선거? 내년 4월에 총선을 치르면 된다.

선거에 의해 선출된 의원들이 임기 중에 사직, 의원직 박탈, 사망 등으로 자리가 비면, 보궐 선거를 치릅니다. 만약 3월 중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전원 사퇴하면 2019년에 보궐선거를 치르게 될까요? 아닙니다.

3월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사퇴한다고 해도 다음 달 3일에(4월 3일) 치러지는 보궐 선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올해 안에 보궐 선거를 또 할 수는 없습니다. 보궐선거는 연 1회만 하게 되어 있도록 2015년에 개정됐기 때문입니다.

2020년에 보궐선거를 치르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선거가 있는 해에는 보궐선거를 따로 하지 않고, 선거일에 합니다.

내년에는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20대 국회의원 임기 만료일 전 50일 이후 첫 번째 수요일이 선거일이니 2020년 4월 15일에 그냥 선거를 하면 됩니다.

결론은 자유한국당 전원이 사퇴해도 별다른 선거 없이, 내년 총선에서 새로 국회의원을 뽑으면 됩니다.


민주당에 유리한 자유한국당 총사퇴

20대 국회 의석수 현황을 민주당이 129석, 자유한국당이 113석입니다. 바른미래당(29석), 민주평화당(14석), 정의당 (5석), 민중당(1석), 대한애국당(1석), 무소속(7석)을 합치면 57석입니다.

자유한국당 의원이 모두 사퇴하면 298석이 185석이 됩니다. 민주당이 128석이니, 민주당 만으로도 어떤 법안이든 통과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자유한국당 의원 총사퇴는 민주당에게 아주 유리하다는 뜻도 됩니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데도 자유한국당이 총사퇴 운운하는 것은 한마디로 말 뿐인 협박, 속칭 ‘구라’입니다. 만약 몰랐다면 국회의원 자질이 떨어진다고 봐야 합니다.


정치혐오 유발자들 ‘자유한국당’

▲3월 7일 오전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열리는 황교안 당 대표 주재 최고위원회의를 위해 걸어가고 있는 모습. ⓒ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은 의원정수를 10% 줄여 270석으로 하고 비례대표를 폐지하자고 주장합니다. 이럴 경우 현재 253석인 지역구 국회의원 의석수는 오히려 17석이 늘어납니다.

비례대표를 폐지하고 지역구 의석을 늘리자는 자유한국당의 선거제 개편안은 시민단체와 국민의 여론과는 정반대로 가는 겁니다. 시대적 흐름을 무시하고 역행하는 방안입니다. 또한, 개헌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헌법에 명시된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위헌의 소지가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선거제도를 개혁하려는 의지가 없습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여야 4당이 자유한국당의 당론을 묻기 전에 이미 개혁안을 내놨을 겁니다.

지금 자유한국당이 의원 총사퇴를 말하는 것은 국회의원끼리 싸움을 하는 모습을 보여 정치 혐오를 유발하겠다는 의도로 읽힙니다. 싸우면서 시간을 질질 끌다가 흐지부지 기존 선거제도로 내년 총선을 치르겠다는 전략입니다.

국회의원이 선거제도에 대한 개혁 의지도 없고, 책무를 다하지 못할 바에는 사직서를 내고 국회를 떠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 수 있습니다.

만약, 국민이 직접 의원들을 소환해서 의원직을 박탈할 수 있는 ‘국민소환제’가 있었다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총사퇴라는 ‘가짜 협박’을 듣지 않았을 겁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753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제국의 갑질과 을들의 반란

<칼럼> 정영철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정영철  |  tongil@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9.03.11  01:06:27
페이스북 트위터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문 없이 끝났다. 지난 싱가포르 합의 이후, 교착국면을 이어가던 북미관계가 이번 회담으로 무언가 돌파구를 찾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새 역사의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던 낙관적 전망은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또 한번 밀고 당기기의 오랜 긴장이 지속될 것인지 아니면 극적인 합의점을 찾고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젖힐 것인지의 갈림길에 서게 되었다.

국가간 협상에서 합의와 결렬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때론 협상이 합의에 이르면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기도 하고, 때로는 결렬이 되면서 두 국가의 불편한 관계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강대국과 약소국의 입장에서 협상 결렬이 미치는 충격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강대국과 약소국의 협상에 임하는 자세는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강대국의 입장에서 약소국과의 협상은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여타의 대외적인 관계의 단지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약소국의 입장에서 강대국과의 협상은 때론 자신의 모든 국가적 역량을 다해야 하는 힘겨운 싸움이자 동시에 그 결과의 충격은 전 국가적인 것이 된다. 따라서 우리의 상식과는 달리 때론 강대국과 약소국의 협상에서 모든 힘을 다한 약소국이 강대국에 비해 더 많은 결과를 얻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논의는 강대국과 약소국이 모두 협상에 성실히 임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무엇보다도 합리적인 협상의 원칙을 기켰을 경우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만일 강대국이 자신의 힘을 믿고 비-합리적이며, 약소국의 뒷통수를 치는 협상을 해 왔을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두고 여러 분석과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무리한 요구를 비판하는가 하면, 북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기도 하고, 애초부터 미국은 판을 뒤집으려고 했었다는 것. 그리고 여기에 미국 국내정치의 영향까지 다양한 각도에서의 분석과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분석과 평가를 뒷받침하는 여러 가지 근거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무리한 요구에서 원인을 찾는 입장은 북미간 불신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이 주장하는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접근을 거부하는 미국의 논리가 전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고, 북의 비핵화 진정성을 문제삼는 측에서는 북이 처음부터 비핵화에 관심이 없고 시간을 끄는 것에 불과했다고 평가한다.

여기에 정상회담 기간 중에 미국 사회를 달구었던 코헨의 의회 청문회 등의 미 국내정치의 영향력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 입지의 약화 때문에 합의문에 서명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중 북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문제삼는, 어쩌면 북에 대한 근본주의적 시각을 제외하면 결국 결렬의 요인은 미국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것도 협상의 문제를 둘러싼 것이 아니라 미국의 무리한 요구 혹은 자신들의 내부적인 요인 때문에 협상을 결렬시킨 것이다.

흔히 협상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도 없고, 모두를 실망시키지도 않는다고 한다. 즉, 협상은 서로가 마주 앉아 무언가를 주고받는 것이며, 따라서 이득과 양보의 함수인 것이다. 그런데 이를 거부하고 자신의 일방적인 요구만을 앞세우는 즉, 자신이 상대방보다 더 많은 것을 일방적으로 얻기만을 요구한다면 이는 공정한 협상이라 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상대방보다 힘의 우위에 있는 점을 이용하여 비-합리적이고, 무리한 요구를 일삼는 말과 행위를 ‘갑질’이라고 한다. 사회에 갑질이 넘친다면 그 사회는 힘 있는 자와 힘 없는 자로 구분되는 말 그대로의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는 곳이 될 것이며, 그 사회의 법과 질서는 껍데기만 남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번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어쩌면 전형적인 강대국의 ‘갑질’이라 할 것이다. 이를 ‘제국의 갑질’이라 이름붙일까 한다. 사실, 강대국 미국의 갑질은 새삼스럽지 않다. 1994년 모두의 기대를 모았던 ‘제네바 합의’의 일방적인 파기부터 시작하여, 2002년 소위 특사 방북을 통한 ‘고농축우라늄 문제’를 제기하면서 제2차 ‘북핵위기’를 촉발시켰고, 2005년에는 ‘9.19 공동성명’에도 불구하고 ‘BDA’ 사태를 일으켜 협상을 뒤로 돌리고자 했던 것까지.....

역사적으로 제국의 갑질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남북의 관계 개선을 막아왔고, 우리에게 더 많은 인내를 강요해왔다. 그렇다면, 갑질에 대처하는 길은 무엇일까? 우리 사회의 갑질에 대해 ‘을들의 반란’이라는 말이 있듯이, 갑질에 대처하는 유일한 길은 ‘연대와 협력’일 뿐이다. 남북의 연대와 협력, 지금 당장 미국의 갑질에 불편해하는 주변 국가들과의 협력일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북미간 문제해결을 위한 중재자만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가 당사자이자 한반도 미래의 설계자여야 하고, 남북의 연대와 협력의 힘을 통해 문제 해결의 선도자가 되어야 한다.

다행스럽게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렬 이후에도 북미가 서로에게 결렬의 책임을 묻기는 하지만 협상의 파국을 선언하지는 않고 있고, 여전히 협상의 기대감을 밝히고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미 신년사 분석에서도 밝혔듯이, 우리 정부가 또 다시 무거운 짐을 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제국의 갑질’에 부응하는 것이거나 그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앞으로의 갑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과감한 ‘을들의 반란’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핵심은 이미 역사적으로 증명되었듯이 바로 ‘남북의 연대와 협력’일 것이다.

 

정영철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서울대 사회학과 박사(문학박사, 2001)
캐나다 브리티쉬 콜롬비아 대학 방문연구원(2002-2003)
서울대 국제대학원 연구위원(2004-2006)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객원연구원(2007)
현재 서강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로 재직중 

주요저서로 북한의 개혁·개방: 이중전략과 실리사회주의(2004), 김정일 리더십 연구(2005), 서울과 도쿄에서 평양을 말하다(2008), 북한과 미국: 대결의 역사(번역서, 2010) 등이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전두환, 23년 만에 다시 피고인석 선다

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 11일 재판
2019.03.10 13:55:28
 

 

 

 

전두환 전 대통령(88)이 11일 다시 법정에 선다. 1996년 내란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돼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지 23년 만에 다시 피고인석에 서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광주지방법원은 오는 11일 오후 2시 30분 법정동 201호 대법정에서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연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4월 발간한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며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시민단체와 사망자 유가족들은 회고록 발간 즉시 전 전 대통령을 고소했고 광주지검은 수사 끝에 전 씨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그동안 전 전 대통령은 수차례 재판 연기 요청을 하며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하지 않아도 되는 공판준비기일은 지난해 7월 정상적으로 진행됐지만 이후 두 차례 공판기일은 전 전 대통령의 불출석으로 재판이 공전됐다.

지난해 8월 27일 첫 공판기일을 앞두고 부인인 이순자 여사가 '남편이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며 불출석 의사를 밝혔고, 지난 1월 7일 재판에서도 독감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그러자 담당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에게 구인장을 발부했고, 결국 전 전 대통령은 11일 법정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최근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이 이번에 법정에 서는 것은 23년 만이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1995년 12월 노태우 전 대통령과 함께 12·12 군사반란, 5·18 당시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 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 돼 1996년 재판을 받았다.  

전 전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부인인 이순자 씨의 법정 동석도 신청했다. 재판부는 전 씨의 연령 등을 고려해 신청을 받아들였다. 또, 자진 출석과 고령을 이유로 수갑은 채우지 않기로 했다.

전 전 대통령은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승용차를 이용해 광주로 향할 예정이다. 검찰과 경찰은 재판 당일 오전 서울 자택에서 구인장을 집행하려 했으나 전 전 대통령이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힘에 따라 광주지법에 도착하면 구인장을 집행하기로 했다.

11일 전 전 대통령의 자택 앞과 광주지법 앞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경력이 투입된다. 당일 오전 7시 30분쯤 보수 성향 단체인 '자유연대' 등은 연희동 자택 앞에서 '전두환 대통령 광주재판 결사반대' 집회를 연다. 200~300명이 집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평소 자택 경비 인원 외 별도의 경비 인력을 투입할 방침이다. 평소 전 전 대통령 자택 경비에는 의경 1개 중대(60명)가 배치됐다. 경찰은 당일 상황에 따라 경비 인력을 늘릴 수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재판은 '공개 재판'으로 진행된다. 다만 법정 내 질서 유지를 위해 참관 인원은 총 103석으로 제한됐다. 이번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방청권은 모두 동이 났다. 경찰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청사 주변도 경호할 예정이다.  

'헬기 사격' 알고도 회고록에 '거짓'이라고 썼나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의 핵심 쟁점은 '고의성'으로 압축된다. 재판부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와 이후 시점 광주에서 헬기사격의 실체를 알고서도 자신의 회고록 1권 '혼돈의 시대'에 조 신부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는지를 살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 조사와 검찰 조사 등을 통해 5.18 당시 헬기 사격은 실제 있었던 것으로 입증됐다.

광주 전일빌딩 리모델링을 앞두고 건물 10층 외벽 등에서 외부에서 날아든 탄흔이 다수 발견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호버링(hovering·항공기 등이 일정 고도를 유지한 채 움직이지 않는 상태)하던 헬기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감정했다.

국방부 5.18 특조위는 5개월간 진상 조사를 통해 육군이 1980년 5월 21일과 5월 27일 광주시민들에게 헬기 사격을 했고, 공군이 무장 전투기를 대기시켰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특조위는 전투 상보 등 일부 군 기록이 왜곡돼 있고 당시 조종사들이 무장 상태로 비행했을 뿐 사격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거나 조사에 불응해 조사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군의 다수 지시문서와 목격자 증언 등을 토대로 출동 헬기 40여 대 중 일부 500MD 공격헬기와 UH-1H 기동헬기에서 광주시민에게 사격을 가했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도 미국대사관 비밀전문에 시민을 향해 헬기 사격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가 있었고 실제로 헬기에서 총격이 이뤄졌다고 기록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당시 광주 진압 상황을 보고받은 전 전 대통령이 헬기 사격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거짓이라고 판단, 기소에 이르렀다. 

전 씨 측은 그러나 '5.18은 자신과 무관하게 벌어졌으며, 알고 있는 내용도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사망한 자의 명예를 훼손한 사자명예훼손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서어리 기자 naeori@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간도의 십자가 문동환 가다

북간도의 십자가 문동환 가다

조현 2019. 03. 10
조회수 220 추천수 0
 

 

문1.jpg» 9일밤 9시께 별세한 문동환 목사

 

살아있는 근현대 박물관으로 불렸던 문동환 목사가 9일 오후 550분께 별세했다향년 98.

고인은 해사스런 귀공자형의 외모처럼 편하게 한평생을 살 수도 있었지만한맺힌 민중들을 놓을 수 없어그 자신의 표현대로 떠돌이를 자청한 삶을 살았다또한 그는 일제시대 북간도 한인사와 독립운동사교육사민중사민주화운동사기독교사를 온몸으로 겪은 인물이었다그러면서도 그는 100살이 다 되도록 과거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혁명하면서 거짓들과 싸운 종교개혁가이자 공동체적 삶을 실천하려는 공동체운동가였다.

 

고인은 1921년 북간도 명동촌에서 <독립신문기자이자 목사였던 부친 문재린과 여성운동가였던 모친 김신묵의 3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고인은 그곳에서 형 문익환윤동주 시인 등과 어린시절을 보냈다명동촌은 한국적 개신교의 맹아였을 뿐 아니라 민족교육의 산실로 독립운동의 근거지가 됐던 곳이다명동촌은 문동환의 고조부인 문병규와 김약연 등 네가족 142명이 함경도에서 두만강을 넘어 옛 고구려땅에 정착해 개간했던 한인집단공동체였다그곳에 세운 명동학교에서 문익환윤동주나운규 등이 공부했고일제의 탄압으로 폐교된 뒤 용정에 연 은진중학교에서 문동환과 안병무강원용 등이 수학했다은진중 교목이 기독교장로회와 한신대 설립자인 김재준이었다.

 

고인은 어린시절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김약연 같은 이가 되고싶어 목사가 될 꿈을 꿨다고 한다평생의 사표였던 김약연은 간도의 대통령으로 불린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이자 목사였고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척살하기 전에 명동촌 뒷산에 권총 연습을 할 은거지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다.

 

고인은 1938년 은진중학교를 마치고 은사인 김재준의 안내로 일본에 유학해 도쿄신학교와 일본신학교에서 공부한 뒤 고향 용정 만보산초등학교와 명신여중고에서 3년간 교사로 재직했다해방 후 1946년엔 김재준이 설립한 조선신학교를 1년간 다닌뒤 경기도 장단중학교와 서울 대광중고에서 교편을 잡았다그는 신학교를 다니면서도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신성에 회의가 생겨 7년간 씨름했다고 한다그러다 형 문익환과 여행 중 경상도 금오산을 지나면서 너무도 함들게 살아가는 민초들을 보고서 고난받은 민초들의 삶의 현장으로 내려가는 게 구원이라는 확신을 얻었다고 훗날 회고한바 있다그는 그 이후 거제도 아양리라는 농촌으로 내려가 1년간 목회했다이어 한국전쟁이 발발한 이후 1951년 미국 유학을 떠나 박사학위를 받고 1961년 모교인 한신대 교수로 초빙받아 귀국길에 올랐다유학중 만난 평생의 반려자인 미국인 부인 페이문(문혜림)과 함께였다.

 

부패한 이승만 정권이 물러나고 박정희 독재가 시작된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고인은 남다른 교육관으로 학교 현장과 학생들의 삶을 변화시켰다특히 번지르르한 말만을 배우지않고제대로된 가치관을 심어서 신앙인이기에 앞서 사람다운 사람이 되도록 이끌었다.
아무리 교실에서 그럴 듯한 소리를 하고강단에서 감명 깊은 설교를 한다 해도 그의 생이 사람답지 못하면 자신과 남을 위해서 비참한 일이다한국에 있어서 비극 중의 비극이 여기 있다고 생각한다큰소리를 하는 사람일수록 흔히 그 생이 더 냄새가 난다는 것대중 앞에 나설 때앞에 마이크가 많은 사람일수록 뒤에서는 연막을 더 쳐야 하다는 사실이다.’

 

문2.jpg» 문동환(뒷줄 왼쪽 넷째)·문혜림(왼쪽 다섯째)씨 부부가 형수 박용길(왼쪽 여섯째)씨 등 가족들과 2002년 2월 중국 룡정시 동커우의 생가터를 둘러보고 있다.

 

그가 1972년 낸 <자아확립>이란 책의 서문에 쓴 글이다그는 토론하고 발표해 자기 생각을 가지고 이를 실천케하는 새로운 수업방식을 도입했다그의 제자였던 정호진 목사는 고인의 <세계와 나>라는 수업은 일방적인 강의가 아니라 철저하게 학습자가 중심이 되는 혁명적 전환으로 스스로 세계와 역사에 대한 관점을 가지고 이를 실천케 해 새로운 존재로 태어나게 했다고 회고했다.

고인의 특별한 점은 관념에 머무르지않고 늘 실천이 뒤따랐다는 것이다그는 학생들이 삶을 배우기 원했고캠퍼스 자체가 민주적 삶의 체현장이 되도록 했다이를 위해 그가 학생과장으로 재직 때 학생교수직원교수부인들까지 동원해 만든게 캠퍼스생활위원회였다이 생활공동체를 통해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평등의식과 참여의식을 배우고 실천케 한 것이다.

 

그가 주도적으로 만든게 선교신학학대학원이었다이곳에서 그는 세가지를 통해 배우도록 했다첫째 선각자의 글과 이야기를 듣고 배우고둘째 그들과 대화하는 가운데 배우고세째 현장에서 일하면서 사회현실과 부딪친 것을 다시 대화하면서 배우라는 것이었다그가 교수로 있으면서 1972년 만든 새벽의집’ 공동체도 실천의 장이었다새벽의집에서는 6가정 50여명이 개인 집들을 처분하고 가족연합체를 만들어 살았다.

 

그러나 전태일의 분신과 박정희 정권의 삼선개헌 파동유신헌법 공포는 그를 더욱 세상으로 이끌어냈다삭발을 하며 투쟁을 하다 1975년 해직됐던 그는 동료 해직교수인 서남동안병무이문영 등과 갈릴리교회를 설립해 민중교회의 모태가 되게 했다. 1976년 31일엔 함석헌윤보선김대중이문영서남동문익환이우정 등과 함께 ‘3·1민주구국선언에 서명해 긴급조치 9호 위반혐의로 22개월간 옥고를 치뤘다와이에이치(YH)사건으로 다시 구속되었다가 유신정권의 몰락 시점에 출옥해 복직했지만 전두환 신군부의 폭압이 시작되자 미국 망명길에 올랐다그는 신군부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풀려나 미국에 온 김대중을 만나 도움을 준 인연으로, 1988년 평화민주당에 수석부총재로 참여하고 국회 5·18광주민주화운동진상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3당합당에 반대해 정계에 은퇴한 뒤 1992년 미국으로 건너가 살다가 2013년 귀국했다.

 

그는 90대 중반까지도 집필 작업을 하면서 끊임없이 예수정신을 드러내려 애썼다그 대표적인 것이 4년전 출간한 <예수냐 바울이냐>그는 책에서 바울이 예수의 본정신을 망친 인물로 질타했다예수를 메시아로 만든 바울의 영향을 받은 콘스탄티누스의 황제신학에 의해 기독교인들이 권력과 야해 식민지 쟁탈과 이방인 살육에 앞장서면서 메시아와 왕조절대권력권위주의선민의식을 거부한 예수의 정신과는 다른 종교제국주의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진보 개신교계에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그는 “80살이 지나면서 민중신학에도 회의가 생겼다면서 한 자리 차지하기 위해 투쟁하는 민중을 민중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비판하기도 했다그러면서도 그는 영화 <변호인>을 본 뒤 우리가 있는 자리에 안주하지 말고 우리 주변에서 아우성치는 사람들의 음성을 듣고 노무현이 거기에 응한 것처럼 우리도 응해야 이 험악한 세상에 변화가 올 것이라고 했다.

 

고인은 마지막까지 공동체적 삶에 대한 열정을 잊지 않았다그는 공동체를 이루려 했던 자신의 꿈을 실현해 가는 서울 수유동 밝은누리를 방문해 최철호 목사 등을 만난 자리에서 자기들끼리만 멋있게 사는 것이 아니라 깨닫고기존의 잘못된 삶을 단호히 끊은 젊은이들이 집단적 예수집단적 모세가 되어 새로운 문화권을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의 한신대 제자였던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는 안으로는 동병상련의 따뜻한 심성을 지닌 분이었다며 밖으로는 대형교회의 성장 축복 신앙을 맘몬 숭배로 규정하고 현대사회 악의 본질을 분명히 깨닫고 이를 끊어내기 위해 개인과 집단의 단호한 회개를 주창하며 새벽을 열었던 분이라고 추모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문혜림씨와 아들 창근·태근딸 영혜·영미(이한열기념관 학예실장)사위 정의길(<한겨레선임기자)씨 등이 있다문성근(영화배우)씨가 조카이다.

빈소는 연세대세브란스병원발인은 12일 오전 8장례예배 오전 9시 서울 수유동 한신대학원 채플실장지는 마석 모란공원이다. (02)2227-7500.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마침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하지만 GDP는 틀렸다!

이완배 기자 peopleseye@naver.com
발행 2019-03-09 10:40:50
수정 2019-03-09 10:40:50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2008년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 대통령의 주도로 ‘스티글리츠-센-피투시 위원회’라는 것이 출범했다. 정식 명칭은 ‘경제실적과 사회진보 측정을 위한 위원회’이지만 사람들은 모두 이 위원회를 ‘스티글리츠-센-피투시 위원회’라고 불렀다.

이유는 이 별칭이 진보를 꿈꾸는 경제학도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스티글리츠는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를 뜻하고, 센은 1998년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아마르티아 센(Amartya Kumar Sen)을 지칭한다. 피투시는 프랑스 진보 경제학의 거장인 장-폴 피투시(Jean-Paul Fitoussi)다.

진보 경제학계에서 이 세 사람을 한 데 묶은 건, 축구로 치면 펠레-마라도나-메시를 한 팀에 넣은 격이고, 농구로 치면 마이클 조던-매직 존슨-코비 브라이언트가 한 팀인 셈이다. 노벨 경제학상은 진보 경제학계에 매우 인색한 상이다. 이 상이 만들어진 이후 명백히 진보경제학자라고 불릴만한 사람은 스티글리츠와 센, 그리고 군나르 뮈르달(Gunnar Myrdal) 등 단 세 명 뿐이었다.

이 중 뮈르달은 이미 세상을 떠났으니 현존하는 진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두 명이 남아있다. 그런데 이 두 명이 한 팀에 들어간 것이다. 여기에 프랑스를 대표하는 피투시가 포함됐으니 이 위원회는 말 그대로 진보 경제학계의 드림팀이었다.  

위원회는 18개월 동안 회의를 연 끝에 2009년 결과물을 내놓았다. 보고서의 제목은 『우리 삶을 잘못 측정하고 있는 것:왜 GDP는 앞뒤가 맞지 않는가?(Mismeasuring Our Lives:Why GDP Doesn't Add Up)』였고, 이 보고서의 국내 번역본 제목은 『GDP는 틀렸다』였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잘 모르겠는데! 

대한민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마침내 3만 달러를 넘어섰다. 5일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1349달러, 우리 돈으로 약 3500만 원 정도로 집계됐다.

인구가 5000만 명이 넘는 국가 중 3만 달러를 넘어선 일곱 번째 경우에 해당된다. 한국 외에 ‘인구 5000만 명 이상 +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을 달성한 나라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뿐이다. 얼핏 봐도 한국이 마침내 쟁쟁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수치가 실감되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1인당 국민소득 3500만 원이면 4인 가구 기준으로 연평균 소득이 1억 4000만 원이다. 이 수치부터 현실성이 없다. 국민소득 중 기업과 정부 몫을 뗀 가계소득만 집계해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GDP에서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60% 수준이다. 70%를 넘기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가계의 몫이 매우 작다.

게다가 가계의 몫만 계산해도 4인 가구 기준 연평균 소득은 8400만 원이나 된다. 이게 평균이라고? 대기업 현장 노동자들이 1년에 8000만 원 받으면 보수 언론은 귀족이라고 난장을 부리는데! 뭔 놈의 귀족이 평균소득에도 못 미치느냔 말이다. 그러니 “연소득 8400만 원이 평균”이라는 말도 당최 실감이 나지 않는다. 

GDP의 결정적 오류는 그것이 민중들의 삶을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라 평균값을 적어놓았다는 데 있다. 통계학에서는 이것을 ‘평균의 오류’라고 부른다. 반 평균이 70점이라고 그 반 학생들이 대충 70점 언저리를 맞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대한민국의 경우 소득불균등 정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칠레, 멕시코 다음으로 나쁘다. 이러니 평균값이 의미를 지닐 수가 없다. 부자들은 저 위에 있고, 민중들은 여전히 가난하다. 국민소득 3만 달러가 실감나지 않는 첫 번째 이유다.  

삶의 지표를 전혀 측정하지 못하는 GDP 

‘스티글리츠-센-피투시 위원회’가 지적하는 GDP의 두 번째 문제점은 측정 방법이 엉망진창이라는 점에 있다. GDP는 나라에서 새로 생긴 소득을 모조리 포함한다. 그렇다면 4대강을 파헤치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여기에 든 돈 대부분이 GDP로 잡힌다.  

전직 대통령 이명박이 4대강에 집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제성장률 7%를 달성하겠다”는 황당한 공약으로 당선된 이명박은 어떻게 해서든 GDP 수치를 마사지하고 싶었다. 그래서 멀쩡히 잘 흐르는 강을 파헤쳐 녹조라떼로 만든 것이다.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와 한국환경회의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4대강 사업 감사결과 발표에 따른 시민사회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와 한국환경회의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4대강 사업 감사결과 발표에 따른 시민사회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슬찬 인턴기자

더 웃긴 문제가 남아있다. 망가진 4대강을 복구해야 하는데, 복구할 때 드는 공사비용도 대부분 GDP로 잡힌다는 점이다. 망치는 것도 GDP, 복구하는 것도 GDP다. 그래서 우스갯소리고 “GDP 높이는 제일 좋은 방법은 멀쩡한 건물 때려 부쉈다가 다시 짓고, 다시 때려 부쉈다가 다시 짓는 것”이라는 말까지 있다.  

플라스틱 사용은 어떤가? 많은 뜻있는 시민들이 1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줄이는 중이다. 지구 환경을 위해 매우 옳은 일이다. 하지만 GDP의 시각으로 이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짓이다. 1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많이 써야 GDP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쓰레기더미를 처리하는 데 또 산업이 가동돼 GDP가 높아진다. 환경을 오염했다가 정화하고, 또 오염했다가 정화하면 GDP가 좋아진다는 이야기다.  

사실 GDP는 민중들의 삶이 불편해질수록 높아지는 경향마저 있다. 출퇴근 거리가 멀어질수록 교통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건강이 악화돼도 병원과 제약회사 매출이 늘어 GDP가 좋아진다. 감기에 걸리면 감기약 매출이 GDP를 높이고, 우울증 환자가 늘어나면 우울증 치료제 매출이 GDP를 높인다.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계부채도 GDP를 높이는 데 일조한다. 지난해 은행권이 거둔 사상 최대의 이자수익은 모두 GDP에 잡힌다. 이 따위로 측정되는 GDP 지표가 실제 국민들의 삶을 평가하는 데 전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스티글리츠-센-피투시 위원회’의 결론이다.

그래서 민중들에게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돌파는 사실 별 의미가 없다. 이명박은 GDP 7% 성장을, 박근혜는 4% 성장을 공약으로 내걸고 그거 달성하겠다며 한국 경제에 오만 패악질을 다 하고 떠났다. 하지만 다행해도 현 정부는 GDP 성장률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당연한 일이고 옳은 일이다. 스티글리츠-센-피투시 위원회가 내린 담대한 결론처럼 결국 GDP는 틀렸기 때문이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국병(大國病)도 버려야 한다. 국민이 가난한 대국(大國)은 아무 짝에도 쓸 모가 없다. 경제의 목표가 이런 허황된 숫자가 아니라, 민중들의 삶 그 자체에 모아져야 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 #미투가 세상을 바꾼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9/03/10 12:40
  • 수정일
    2019/03/10 12:4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3.8 한국여성대회 개최...김복동 할머니·서지현 검사에 여성운동상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9.03.08  22:49:27
페이스북 트위터
   
▲ 3.8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제35회 한국여성대회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됐다. 대회는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미투,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를 주제로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3.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제35회 한국여성대회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난장, 기념식과 문화제, 거리행진, 온라인 캠페인을 비롯한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됐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관한 올해 제35회 한국여성대회는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미투,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를 주제로 지난해 한국 사회를 뒤흔든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경험 '말하기' '미투' 운동 이후 어떤 변화가 필요하지 돌아보고 앞으로 연대와 행동을 도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대회 참가자들은 이날 발표한 '2019년 3.8여성선언'을 통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한국의 미투운동은 용감한 여성들이 만들어 낸 거센 변화의 물결이자 빛나는 성과"라며 "미투운동은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가능하게 했던 사회문화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여성들의 강력한 선언"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성들은 가해자 편에 서서 가해자에 면죄부를 주고, 피해자에게만 질문하며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사회문화를 바꾸어 낼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 사회가 가해자를 엄정 처벌하고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막는 2차 피해를 멈춰야 하며 미투 관련 법제도의 개선과 성평등 정의 실현을 요구하는 여성들의 요구에 조속히 응답할 것을 촉구했다.

   
▲ 이날 성평등 디딤돌-미투 특별상 수상자들이 '2019 3.8여성선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또 미투운동은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근절되고, 성평등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그날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낙태죄 폐지 △여성정치 대표성 확대 △성별 임금격차 해소 △차별금지법 제정 △다양한 가족구성권 보장 △성평등한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 △#미투_가해자 엄정 처벌 △#미투_피해자 일상 회복 △#미투_법제도 개선 △#미투_예산 확보 등을 요구했다.

이날 대회는 전시 성폭력 문제를 국제적인 인권 이슈로 이끌어 온 평화여성인권운동가 고 김복동 할머니에게 여성운동상을, 지난해 한국사회 폭발적인 미투운동의 물꼬를 튼 서지현 검사에서 제31회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시상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김복동 님의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운동에서 시작된 평화여성인권운동은 전 세계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과 여성인권운동을 초국적으로 결속시켜 평화와 인권을 향한 국제적 대응을 견인해 낸 역사적 큰 걸음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김복동 할머니의 공적에 대해 밝혔다.

또 "서지현 검사의 용기는 성평등 세상을 향한 미투운동의 첫 걸음이자 2018년의 가장 뜨거운 여성운동의 한 걸음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 고 김복동 할머니에게 여성운동상이 수여됐고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가 대신 수상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고 김복동 할머니를 대신해 수상한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는 "1926년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태어나 15살이 되던 해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가서 7년 동안이나 혹독한 고초를 겪었다. 전쟁이 끝난 이후 22살부터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편견도 강하고 차별과 탄압도 강했던 이 땅에서 한 여성으로 살아왔다. 다른 사람같으면 은퇴해 쉬고 있을 67살의 나이에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라는 걸 신고하고는 그때부터 27년간 정말 치열하게 살아오셨다"고 '평화의 나비'로 살아온 할머니의 삶을 회고했다.

이어 "김복동 할머니의 삶을 통해서 한국의 여성운동이 세계 여성운동의 중심에 우뚝 설 수 있었다. 유엔 인권기준으로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도 인도주의적 지원이 아니라 당당하게 법적인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고 유엔 여성인권 특별법안 보고서에도 그렇게 기록되도록 만들었다"고 하면서 "만일 김복동 할머니께서 살아 계신다면 오늘 이 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병상에서 하셨던 말씀과 같이 '나는 희망을 잡고 살아. 나를 따라'라고 말하셨을 것이다. 거친 길일 지언정 할머니가 걸었던 그 길을 함께 걷자"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서지현 검사는 "111년전 여성들은 생존권과 존엄권을 주장하며 거리에 나섰다. 100년전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헌법에서 남성과 여성의 동등한 권리를 천명하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여전히 여성들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극적인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안전하게 살아가야할 권리, 차별받지 말아야 할 권리를 여전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성 평등과 정의에 대한 갈망을 밝혔다.

또 "나의 꿈은 미투가 번져나가는 세상이 아니라 미투가 필요없어진 세상에서 사는 것. 지금의 여성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임을 당하지 않고 맞지 않고 성폭력을 겪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서 사는 것이다. 나의 꿈은 우리 자녀들이 그들의 성별이 아닌 그들의 재능과 노력에 의해 평가받는 세상에서 사는 것"이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밖에도 이날 대회에서는 △대학 내 페미니즘 백래시(Backlash, 반동)에 맞서 총여학생회 폐지 반대와 재건을 위해 싸우는 단체들 △사이버 성폭력 피해자의 실질적 조력자이자 법제도 개선을 이끌어 내고 있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에 성평등 디딤돌 상이, △5.18 민중항쟁 당시 가해진 고문과 성폭력 피해를 드러낸 여성 생존자들 △연극계 미투로 변화의 디딤돌이 된 김수희 연출가 외 이윤택 사건 공동고소인단 등 11개 팀에 성평등 디딤돌-미투 특별상이 수여됐다.

불명예스러운 성평등 걸림돌로는 △성폭력 사건 해결과 피해자 보호가 아니라 가해자 비호에 급급한 경북대학교 △여성과 성소수자 혐오를 자행하고 교육기관으로서 본분을 망각한 한동대학교 △금융권 채용 성차별 기업-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카드,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온라인에서 성매매를 알선하고 후기를 공유하는 등 버젓이 성매매를 확산한 포털사이트들 △해군 상관에 의한 성 소수자 여군 성폭력사건에서 시대를 역행한 무죄판결을 내린 고등군사법원 특별재판부 △위력 성폭력의 본질을 무시하고 '피해자다움'을 강요한 안희정 성폭력 사건 1심 재판부 △인천 퀴어문화축제에서 혐오범죄를 저지른 혐오세력과 이를 방조한 인천 동구청와 인천경찰청 △외유성 해외 연수에서 가이드를 폭행한 박종철 예천군의회 부의장과 성매매 업소 안내를 요구한 권도식 의원이 선정됐다.

한편, 한국여성대회는 1985년 여성평우회 등 14개 풀뿌리 여성단체가 공동으로 제1회 한국여성대회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1987년 한국여성단체연합 설립 이후부터는 이 단체 주관으로 회원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조직위원회를 구성하여 실행하고 있다.

1920년대부터 열리던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는 일제의 탄압으로 이어지지 못하다가 해방 후 잠시 부활하기도 했으나 1948년  이후 맥이 끊겼었다.

(추가-9일 06:31)

   
▲ 한국여성단체연합 백미순, 김영순, 최영순 공동대표(왼쪽부터)가 제35회 한국여성대회 대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성평등 디딤돌-미투 특별상 수상자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성평등 디딤돌 상을 받은 대학내 총여학생회 폐지 반대와 재건을 위해 싸우는 단체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성평등 디딤돌상을 받은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여성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제가 간첩으로 보입니까!" 5.18 가두방송 여성의 힘겨운 외침

[현장] '5.18역사왜곡 규탄, 한국당 해체' 촛불문화제... "역사의 발목 잡는 정당, 사라져야"

19.03.09 20:09l최종 업데이트 19.03.09 20:45l
 
 
 
 
 

 

 '5.18 역사왜곡 규탄, 자유한국당 해체 3차 촛불문화제'가 9일 오후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 열렸다. 문화제에 참석한 전옥주씨는 5.18 당시 가두방송을 했다가 간첩으로 몰려 옥살이를 한 인물이다.
▲  "5.18 역사왜곡 규탄, 자유한국당 해체 3차 촛불문화제"가 9일 오후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 열렸다. 문화제에 참석한 전옥주씨는 5.18 당시 가두방송을 했다가 간첩으로 몰려 옥살이를 한 인물이다.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여러분, 제가 간첩으로 보입니까!"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 여러분, 도청으로 나오셔서 우리 형제·자매들을 살려주십시오"라고 가두방송을 했던 전옥주씨가 서울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곧장 "아니요!"라고 화답했다. 건강이 좋지 않아 이따금 손을 떨면서도 전씨는 힘주어 말을 이어갔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민주화가 뭔지도 몰랐었습니다. (5.18에 참여)해놓고 보니 그게 민주화랍니다. 역 앞에 가니까 시신 2구가 있었습니다. 얼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리어카에 싣고 도청으로 향했습니다. 그때부터 가두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여러분이라도 모두 저처럼 가만 있지 않았을 겁니다. 그게 죄입니까."
 

  '5.18 역사왜곡 규탄, 자유한국당 해체 3차 촛불문화제'가 9일 오후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 열렸다.
▲   "5.18 역사왜곡 규탄, 자유한국당 해체 3차 촛불문화제"가 9일 오후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 열렸다.
ⓒ 소중한

관련사진보기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 열린 '5.18 역사왜곡 규탄, 자유한국당 해체 3차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전씨는, 5.18 직후 북한에서 2년간 간첩교육을 받고 내려온 '모란꽃'으로 몰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바 있다. 북한군 개입설 등 망언을 쏟아내고 있는 지만원씨는 지금도 전씨를 간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씨는 "김진태·이종명·김순례, 그리고 이름만 이야기해도 손이 떨리는 그 지만원이란 사람은 무슨 원수인지 저를 간첩으로 몰아간다, 여러분이 지만원을 처단해달라"라며 "아직도 간첩소리만 나오면 잠을 이루지 못하고 두 손이 떨린다, 여기 모인 분들 5월 정신을 잊지 말아달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떡 한 조각, 딸기 한 조각 자기 입에 넣지 않고 서로 나눠먹었다, 저뿐만 아니라 우리 광주 동지들은 모두 훌륭했다"라며 "그런 틈바구니에 무슨 북한군이 내려오나, 부끄러운 국회가 되지 말았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틀 후 전두환 재판도 관심, "40주기 전에 꼭 처벌"
 
 5.18 역사 왜곡 규탄 자유한국당 해체 촛불문화제가 9일 오후 5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  5.18 역사 왜곡 규탄 자유한국당 해체 촛불문화제가 9일 오후 5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 강연주

관련사진보기

이날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은 ▲ 5.18 망언 국회의원들의 의원직 제명 ▲ 5.18 역사왜곡처벌법 제정 ▲ 망언 국회의원 비호하는 자유한국당 해체 등을 요구했다. 시민들이 든 손팻말에는 "김진태·이종명·김순례 국회 제명!", "5.18 역사왜곡처벌법 제정!", "자유한국당 해체하라!", "상습범 지만원 즉각 구속!" 등의 문구가 담겨 있었다.

박석운 5.18시국회의 공동대표는 "북한군 600명이 계엄 하에서 내려왔다면 그때 계엄사령관과 계엄군들은 뭘 하고 있었나"라며 "그런 주장을 내뱉는 지만원은 구속돼야 하는데 뭘 하고 있나 모르겠다, 더 심각한 것은 국민의 대표들이 일하는 국회가 그를 버젓이 끌어들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18을 모독하는 망동 국회의원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라며 "그러나 한 달이 다 되도록 국회는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다시 한 번 촛불의 힘으로 황교안 등 일당에게 뜨거운 맛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과연 한국에 필요한가" 
 
 5.18 역사 왜곡 규탄 자유한국당 해체 촛불문화제가 9일 오후 5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  5.18 역사 왜곡 규탄 자유한국당 해체 촛불문화제가 9일 오후 5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 강연주

관련사진보기

현재 5.18 망언 3인 국회의원(김진태·이종명·김순례)의 징계안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상정돼 있다. 한국당은 전당대회 전 윤리위 결정을 통해 이종명 의원 제명을 결정했지만, 당 내에서 제명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김진태·김순례 의원의 징계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황교한 신임 대표는 확실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관련 기사 : '5.18 망언' 징계 미적대는 황교안의 녹음기 답변).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이러한 자유한국당의 모습을 강하게 질타했다. 고등학생 이아란(19, 여)씨는 "자유한국당은 5.18 망언을 통해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렸다"라며 "이런 정당이 한국에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희진(45, 여)씨도 "전 국민이 자유한국당의 망언에 분노하고 있다"라며 "역사의 발목을 잡는 정당은 사라져야 한다"라고 분노를 표시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장훈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도 참석해 "저는 아픔을 나누는 법을 광주분들에게 배웠다, 긴 세월 참아낸 그들의 모습에 경의를 표한다"라며 "지금이라도 빨리 5.18을 제대로 조사할 수 있는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어 가동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장 위원장이 "지금 들고 계신 피켓에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이름이 있는데 이 사람이 국회의원으로서 필요합니까"라고 외치자, 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아니요!"라고 답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이틀 후 열릴 예정인 전두환씨의 광주 재판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놨다. 김효주(52, 남)씨는 "전씨 재판이 계속 미뤄지는 건 이 사회의 기득권과 제도가 그를 너무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더 미루지 말고 제대로 벌을 내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인선(21, 남)씨도 "내년이 5.18 40주기"라며 "제발 그 전에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사탄"이라고 비난했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씨는 그동안 광주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재판에 참석하지 않다가 오는 11일 열릴 재판에는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사 : '독감 진단서' 제출한 전두환 측 "다음엔 꼭 참석")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공덕동하우스 “결혼 선택하지 않았을 뿐 우리도 가족입니다”

등록 :2019-03-09 09:51수정 :2019-03-09 10:22

 


 

  • 페이스북
  • 트위터
  • 스크랩
  • 프린트

크게 작게

[토요판] 커버스토리
비혼 지향 생활공동체 공덕동하우스 인터뷰

페북 커뮤니티에서 만난 9인
주거 문제 때문에 함께 살기로
비혼 지향 생활 공동체로 발전
4명 같이 살고 5명은 자주 방문

세밀한 생활규칙 만들고 지켜 
월세·생활비는 수입 따라 차등
집안일도 확실하게 분담해
질병 등 대비해 ‘기금’ 만들어

독서, 공부, 집회 참석도 함께 
계간 <공덕동하우스>도 만들어
“우린 결혼, 혈연관계 아니면서도
서로 돌보고 이해하려 하는 사이”

 

 

지난달 20일 서울 공덕동하우스 구성원들이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 썼다. 왼쪽부터 이영석, 홍주은, 홍혜은, 황희재, 이사임씨.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지난달 20일 서울 공덕동하우스 구성원들이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 썼다. 왼쪽부터 이영석, 홍주은, 홍혜은, 황희재, 이사임씨.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 ‘비혼’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경제력이 있고, 예쁜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화려한 싱글’, 또는 연애도 안 하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길 거부하는 사람들. 그러나 실제로 비혼자들은 그저 ‘4인 정상가족’에 포함되지 않을 뿐, 우리 주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지난달 20일, 비혼을 지향하는 생활 공동체 ‘공덕동하우스’를 만났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 다세대주택 5층엔 ‘이상한 가족’이 살고 있다. 결혼을 매개로 한 4인 가구를 ‘정상’ 가족으로 본다면 이들은 비정상이다. 서로를 별명으로 부르는 이 가족의 구성원은 9명. 이 중엔 혈연관계도 있고 애인 사이도 있지만 모두들 한 커뮤니티를 통해 가족이 됐다. 가족이긴 하지만 9명이 다 같이 사는 건 아니다. ‘공덕동하우스’라고 이름 붙인 곳에서 4명이 살고, 나머지 5명은 자주 이곳을 왔다 가곤 한다. 이들은 스스로를 ‘비혼 지향 생활 공동체’라고 부른다. 구성원은 20~30대의 여성 5명과 남성 4명으로, 홍혜은(별명 혠), 홍주은(쥬니), 황희재(에이미), 김분홍(분홍), 이사임(람지), 이문석(니문), 이영석(영스톤), 홍민기(밍긔적), 홍선종(쫑이) 총 9명이다.

 

홍주은과 홍선종은 홍혜은의 동생이고, 이문석은 홍혜은의 애인이다. 현재 이 네 사람이 공덕동하우스에 살고 있다. 거주자는 때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지금은 기숙사에 살고 있는 황희재가 공덕동하우스에 살기도 했고, 오는 여름 홍주은이 독일로 유학을 가면 이사임이 공덕동하우스에 들어올 예정이다.

 

공덕동하우스는 기능별로 공간을 나눴다. 거실은 책 읽고 글 쓰는 등 작업실로 활용하고 큰방은 손님맞이나 모임 공간으로, 작은방은 침실로 쓴다. 기자가 방문한 지난달 20일에도 5명이 큰방에 모여 앉아 상을 차려놓고 김밥과 과일을 나눠 먹고 있었다. 9명의 멤버 가운데 이날 기자가 만나 인터뷰한 사람은 홍혜은, 홍주은, 이영석, 황희재, 이사임 5명이다. 5명 중 홍혜은·홍주은 2명만 공덕동하우스에 거주하고 있었지만 나머지 3명도 ‘손님’이 아니라 공동체의 구성원이자 가족이기 때문에 비용과 집안일을 확실하게 분담했다.

 

“김밥값 3천원씩 나한테 줘.”

 

홍혜은이 말하자 나머지 네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김밥을 사왔기 때문에 한명은 상 정리를 하고, 또 한명은 쓰레기를 치우고, 다른 한명은 그릇과 컵 등을 설거지했다.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이것이 공동체의 규칙이라 했다. 집에 가끔 놀러 오는 손님이라면 앉아서 집주인의 대접을 받겠지만 공덕동하우스를 중심으로 가족으로 살기 위해서는 이런 규칙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덕동하우스에 거주하는 4명에겐 좀더 세밀한 운영 원칙이 있다. 월세와 생활비는 수입에 따라 차등을 두고 낸다. 차등을 낸 기준과 납부 비용은 회계 담당 홍주은이 매달 엑셀로 정리해 공지한다. 십시일반으로 ‘공덕동 기금’도 모아뒀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거주자가 당장 월세를 내지 못할 때나 수술비 등 목돈이 필요할 때 쓴다.

 

 

비혼 지향 생활 공동체 ‘공덕동하우스’ 구성원(왼쪽부터) 황희재, 이사임, 홍혜은, 이영석, 홍주은씨. 공동체의 구성원은 총 9명이고, 현재 4명이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하고 함께 독서를 하고 강의를 듣고 계간지를 만들며 집회·시위에도 참석한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비혼 지향 생활 공동체 ‘공덕동하우스’ 구성원(왼쪽부터) 황희재, 이사임, 홍혜은, 이영석, 홍주은씨. 공동체의 구성원은 총 9명이고, 현재 4명이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하고 함께 독서를 하고 강의를 듣고 계간지를 만들며 집회·시위에도 참석한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비혼을 선택한 이유는

 

“우리 결혼 안 할 거라고 혈서 쓴 거 아니거든요.”

 

공덕동하우스 구성원들은 톤을 높여 말했다. 결혼으로 표상되는 정상성과 정상가족에 끼워 맞춰지고 싶지 않다는 의미에서 그들은 ‘비혼’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상태’를 뜻하는 미(未)혼과 달리 비(非)혼은 적극적 의지로 결혼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1인 가구부터 동거 관계까지, ‘남성 1인과 여성 1인의 합법적 결혼 상태’에 속하지 않는 모든 형태의 관계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 건수는 25만7700건으로 1년 전보다 2.6% 줄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은 결혼 건수를 기록한 2011년(33만1500건) 이후 7년 연속 감소세였다.

 

공덕동하우스 구성원들이 비혼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이들은 “비혼을 선택한 게 아니라 결혼을 선택하지 않은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홍혜은은 설명했다.

 

“결혼을 하지 않은 그 모든 상태들, 그리고 결혼으로 만들어진 정상가족 밖으로 밀려난 삶들, 그 모든 것이 비혼에 포함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삶들은 이미 많이 존재하고 있는데도 제도가 이런 삶들을 없는 것처럼 취급해왔을 뿐이에요. 제대로 된 이름과 제도적 안전망을 얻고 싶어요.”

 

이들에게 ‘비혼’은 일종의 ‘운동’이자 ‘정치’다. 이사임은 “우리 사회는 결혼한 개인들을 바탕으로 굴러가고 있고, 국가가 제공해야 할 서비스들을 4인 정상가족에게 떠넘긴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는 이 부분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내가 선택한 삶의 방식으로 잘 살고 싶어서 비혼이 아니라 ‘비혼 운동’을 선택했어요.”

 

황희재도 “단순히 비혼이 ‘결혼하지 않기로 선택’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정해진 인생의 트랙, 당연히 언젠가는 결혼할 것이라는 시각, 결혼을 하려면 연애는 끝낼 수밖에 없다는 편견, 신혼부부만을 위한 또는 정상가족만을 위한 정책, 여기에 동의하지 않겠다고 하는 정치적인 입장입니다.”

 

‘비혼’이란 단어에 물려 한때 유행했던 말이 ‘화려한 싱글’이다.

 

“요즘도 비혼 하면 스스로를 부양할 경제적인 능력이 있는 여성이 본인의 커리어를 이어나가면서 간간이 친구들도 만나고 반려동물을 키우며 혼자 사는 것을 상상하죠. 하지만 꼭 경제적인 능력이 되어야만 비혼을 꿈꾸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 비혼을 선택해요.”(홍주은)

 

결혼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가족을 원하지 않는 건 아니다. 결혼하지 않는 삶이 연애를 하지 않거나 가족 없이 홀로 사는 삶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덕동하우스는 생활을 함께 하는 공동체로서 ‘다양한 가족’을 실천하고 있다.

 

시작은 홍혜은이 2015년 7월에 만든 페이스북 커뮤니티 ‘만족하는 사람 유니온’이었다. 온라인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토론을 하고 오프라인에서 만나 독서모임 등을 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2017년 4월 온라인 커뮤니티를 폐쇄했을 때 오프라인에 남은 사람이 이들 9명이었다.

 

공덕동하우스에서 4명이 함께 살게 된 것은 주거 안정성 때문이었다. 홍혜은은 셀 수도 없을 만큼 이사를 경험했다. 기숙사, 고시원, 임대원룸 등을 거치며 수차례 집을 옮겼다. 그러다 홍주은이 서울에서 일하게 되면서 함께 살기로 했고 현재의 공덕동하우스를 얻었다. 모임 구성원 중에서 월세와 생활비를 함께 낼 2명을 더 들였다. 이들은 계속 생활과 모임을 이어나가다가 지난해 9월 마침내 ‘비혼 지향 생활 공동체’라는 이름을 붙였다. 관련 내용을 담은 계간지 <공덕동하우스>도 만들었다.

 

공덕동하우스는 1인 가구가 모여 주거를 같이 하는 ‘셰어하우스’와는 다르다. 셰어하우스가 주로 경제적 필요 때문에 만들어진 공동주거 형태라고 한다면 공덕동하우스는 삶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나누고 고민하는 것도 큰 축이다. 이를 위해 계간지를 창간해 글을 쓰고, 책을 같이 읽고, 강연도 듣는다. 기획자이자 저술가인 홍혜은을 주축으로 글쓰기 워크숍을 하기도 하고, 외국어를 잘하는 홍민기에게 언어 과외를 받기도 한다. ‘3·8 세계여성의 날’ 집회 등 각종 집회·시위에도 함께 참석한다.

 

멤버들은 기계적인 평등을 지양한다. 대신 서로를 좀더 깊이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형편이 어려운 멤버에게는 경제적·신체적 배려를 해주고 집안일을 덜어주고 돌봐주기도 한다.

 

“셰어하우스와 다른 점은 명백히 정치적이란 점이에요. 침묵 또한 정치적인 것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침묵하지 않아요. 우리의 생각을 공유하고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시위, 간담회, 강연에 같이 참여하고 함께 계간지 작업도 합니다.”(황희재)

 

“결혼, 입양, 혈연이 아닌 형태로 서로를 돌보고, 관계를 지속하는 사이가 있다는 걸 설명하는 게 너무 어려웠기 때문에 우리에겐 이름이 필요했어요. 단순히 주거만을 같이 한다거나 경제생활만 공유하는 공동체는 아니기 때문에 생활공동체라는 이름을 붙였죠.”(홍혜은)

 

그러나 비혼을 선택하고 공동체를 함께 하기로 했다고 해서 고민이 끝난 건 아니다. 지난해 11월 통계청이 만 13살 이상 3만9천여명을 대상으로 한 ‘2018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같이 살 수 있다’고 응답한 이들은 56.4%로, ‘결혼을 해야 한다’(48.1%)고 생각한 이들보다 많았다. 통계청이 같은 조사를 실시한 이래 처음으로 과반을 넘어선 수치였다. 남성의 36.3%, 여성의 22.4%만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결혼하지 않은 이들에게 “왜 결혼을 하지 않지”라는 질문부터 시작해 “결혼해서 부모님께 효도해야지” 같은 ‘훈계’, “아이를 낳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이란 비난까지 서슴지 않는다.

 

“결혼제도 안에 있으면서 그 구조의 문법을 따르지 않겠다는 것은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해요. 그 구조에서 산다는 것은 불합리함을 견뎌야 하는 괴로운 길인 동시에 순응해버리기 쉬운 길이기도 해요.”(홍주은)

 

“비혼을 선택하면 가족을 갖기 바라는 원가족과 어떻게 관계 맺으며 협상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져요.”(이영석)

 

 

식구. 밥을 함께 먹는 사람들이다. 지난달 20일 저녁,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공덕동하우스 식구들이 김밥과 딸기, 롤케이크를 올린 소박한 식탁에 모여 그날 있었던 일들을 나누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식구. 밥을 함께 먹는 사람들이다. 지난달 20일 저녁,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공덕동하우스 식구들이 김밥과 딸기, 롤케이크를 올린 소박한 식탁에 모여 그날 있었던 일들을 나누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결혼 건수 해마다 줄고 있지만 
“왜 안 하느냐” “이기적” 여전한 편견 
주거·의료·금융·복지 등 모든 제도 
결혼 중심 가족에 맞춰져 있어

 

 

끝이 보이는 관계?

 

이영석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라며 함께 했던 원가족이 ‘문제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그저 가족이라는 간판 아래 고정된 역할들에 갇힌 채 관성적 관계로 살아가는 것이 싫었다. 문제가 생기면 ‘좋은 게 좋은 거지’라며 얼렁뚱땅 넘어갔다. 서로를 험담하거나 폭력이 오가기도 했다. 아버지가 특히 심했는데, 자신의 권위가 훼손됐다고 생각할 때면 술을 먹고 폭력을 휘둘렀다. 결국 어머니는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했고 두 사람은 별거했다. 그의 부모는 이런 일들이 화목하고 단란한 정상가족의 그림에서 벗어난 것이라 부끄러워하며 쉬쉬했다. 영석은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가족이란 옷이 맞지 않아서 고통스러웠다.

 

그러다 공덕동하우스의 구성원들을 만나면서 편해졌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고, 가족 역시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고 질문할 수 있게 됐다.

 

“누가 내 인생의 보호자이고 동반자인가?”

 

공덕동하우스는 그가 스스로 선택한 가족이었다.

 

지난해 9월, 영석은 편도선 절제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했다. 수술 전날, 수술동의서에 보호자 서명을 해주기로 했던 어머니가 돌연 일이 바쁘다며 오지 못하겠다고 했다. 그는 홀로 수술 준비를 마쳤다. 수술 당일, 홍혜은이 병원에 왔다. 그러나 혜은은 영석의 보호자가 될 수 없었다. 현행법은 그들을 가족으로 인정해주지 않았다.

 

“혈연으로 이어진 사람만 가족일까요? 저는 이 일을 계기로 가족을 다시 정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혈연과 성애 관계를 넘어선 가족을 인정하는 생활동반자법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어요.”(이영석)

 

홍주은은 지난가을 재무상담을 4차례 받았다. 그러나 상담사에게 공덕동하우스는 가족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아무리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말해도, 상담사에게 주은은 언젠가는 결혼할 예정인 ‘미혼 여성’으로 취급됐다. 마찬가지로 공덕동하우스는 누군가 결혼해서 나가면 깨질 관계로 여겨졌다.

 

“현재 법 기준으로 공덕동하우스는 가족이 아닙니다. 하지만 알면 알수록 가족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꼭 혈연으로, 혹은 로맨틱한 관계로 이어져 있어야만 가족인가요? 주거 공간을 공유하고, 서로를 돌보고, 미래를 함께 계획하는 우리는 왜 가족이 아닐까요?”(홍주은)

 

“공덕동하우스라는 생활 공동체를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일시적으로 주거지를 공유하는 정도의 관계가 아니에요.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와 내 애인이 결혼해서 독립할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내 동생이 결혼할 애인이 생기면 동생 쪽이 따로 독립할 것이라고 여겨요. 하지만 우리는 이런 추측이 무례하다고 생각해요.”(홍혜은)

 

 

경제적 능력 있어야 비혼 가능? 
다양한 조건의 사람들이 선택 
“결혼 안 하겠다 혈서 쓴 건 아니지만 
정상가족만 강요하는 것에 반대해”

 

 

공덕동하우스 거실 책상 위에 협동조합형 청년 공공임대주택 입주 신청서가 놓여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공덕동하우스 거실 책상 위에 협동조합형 청년 공공임대주택 입주 신청서가 놓여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4인 정상 가족’만을 위한 나라

 

비혼을 택한 이들에게는 주거·의료·재정 문제, 사회적 편견 등 고난과 역경이 지뢰처럼 숨어 그들을 기다린다. 한국 사회의 가장 보편적인 가구 형태는 1인 가구(전체 가구의 28.6%로 최다)인데도 이들을 위한 주거공간은 턱없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비싸다. 한국의 집이 ‘정상가족’을 위해 설계돼 있는 탓이다. 내 집 마련을 위해 주택청약을 든다 해도 1순위는 ‘신혼부부’ 몫이다. 청년 주거 지원 혜택을 보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특히 법적 보호자 기준의 재정립 필요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건 수술 동의 등 의료 행위에 권리행사가 필요한 때다. 현행 의료법상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수술 등을 할 때 의사는 환자 본인 또는 법정 대리인에게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때 법정 대리인은 법률상 부부, 부모, 자녀, 친지 등으로 한정된다. 현행법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형태의 부부는 세금 혜택도 제대로 받을 수 없다. 건강보험은 각자 가입해야 하고, 연말정산에서 배우자 소득공제도 받지 못한다. 홍혜은은 “국가가 제공해주는 혜택을 누리며 조금이라도 더 안정적으로 지내고 싶어서 주택청약통장을 대학생 때부터 만들어뒀지만 ‘정상가족’ 세대주거나 신혼부부가 되지 않으면 임대주택에 들어가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했다.

 

이들은 현재 공덕동하우스가 쓰고 있는 집이 자신들이 가진 보증금 안에서 채광도 통풍도 좋은 적절한 평수라고 만족하면서도, 언제 계약 갱신을 거절당할지 알 수 없어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래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공공임대 주택단지 ‘청년미래 공동체주택’에 입주 신청도 해봤지만 기대는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 공공임대주택은 1인 가구와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인데, 1인 가구도 부부도 아닌 가족이 들어갈 자리는 없기 때문이다. 1인 가구라도 한 사람씩 각각 신청해야 하므로 그들이 같이 입주할 방법은 없다. 1인 가구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은 원룸이나 셰어하우스 형태인데, 셰어하우스 설계 도면을 보면 공간만 공유할 뿐 거실이랄 것도 따로 없다. 마치 밥도 같이 먹지 말고 각자 방에 들어가서 먹도록 권하는 것 같다.

 

“결혼이 매력적인 이유는 기혼자의 지위를 획득하면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제도를 ‘몰빵’ 했기 때문이에요. 고용, 주거, 의료, 보험, 금융, 복지의 영역에서 가족 구성원이 함께 혜택을 받으려면 지금으로서는 꼭 결혼 서류에 도장을 찍어야 하죠. 회사 생활을 하면 가족의 경조사 때 휴가를 사용할 수 있지만, 혼인관계에 있지 않은 ‘가족’의 경조사는 예외죠. 결혼으로 ‘한 큐’에 해결된다고 여겨지는 많은 영역을 하나하나 분리해서, 개인을 중심으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홍혜은)

 

“우리 공동체는 생활동반자법의 입법을 지지해요. 하지만 법이 만들어지더라도 현행법 자체가 정상가족을 전제로 만들어진 것이기에 우리는 2차적 지위를 갖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있어요. 또 실제 거주를 같이 하는 사람만 생활동반자로 인정되는 것 아닌가 걱정도 되고요.”(이영석)

 

공덕동하우스 구성원들은 자신들의 시도를 정상가족에 대비해 ‘대안가족’이라고 부르지 말아달라고 말한다. 우리 사회가 결혼으로 성립된 가족만 정상가족으로 인정해왔지만 이미 제도 밖에는 다양한 가족 형태들이 존재해왔고, 공덕동하우스도 그중 하나일 뿐이기 때문이다. 공덕동하우스의 목소리가 한사코 획일성을 유지하려 애쓰는 세상 어딘가에 균열이 나고 있다는 작은 신호로 읽히길 바라본다.

 

신지민 기자 godjimin@hani.co.kr

 

 

 

 

 

 

공덕동하우스 거실 게시판. 비혼 지향 생활 공동체 공덕동하우스 사람들은 함께 여러 집회에 참가한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공덕동하우스 거실 게시판. 비혼 지향 생활 공동체 공덕동하우스 사람들은 함께 여러 집회에 참가한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85218.html?_fr=mt1#csidx74f005fbf97a44ba49f2804f1b10a63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굴뚝과 함께 우리 곁을 떠난 새, 굴뚝새

굴뚝과 함께 우리 곁을 떠난 새, 굴뚝새

윤순영 2019. 03. 08
조회수 1000 추천수 0
 

앙증맞은 몸집에 곱고 우렁찬 노래…전통가옥과 토담과 함께 사라져

 

크기변환_포맷변환_YSY_0714.jpg» 꼬리를 치켜세우고 당당한 모습으로 영역을 순찰하는 굴뚝새의 경 겨운 모습. 이제 인가에선 보기 힘들다.

 

어린 시절 여름이 가고 날씨가 추워지면 따뜻한 불기운을 찾아 마을로 내려온 굴뚝새를 자주 보곤 했다. 특히 겨울철 집집이 굴뚝에서 저녁밥을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온 마을에 하얀 연기가 낮게 깔리면 굴뚝새는 어김없이 인가를 찾아와 토담을 넘나들고 굴뚝을 기웃거리며 주변에서 서성거렸다.

 

크기변환_포맷변환_DSC_0940.jpg» 굴뚝새가 자주 나타났던 옛 가옥.

 

굴뚝새가 동네 안에서 살던 때에는 친숙하고 정이 가는 새였지만, 우리 전통 가옥이 거의 사라진 뒤로 우리 곁에서 멀어졌다. 아직도 굴뚝새가 뒤뜰 안 굴뚝과 토담에서 자주 목격되던 기억이 생생하다. 장작더미의 구멍이나 석축, 바위 구멍을 좋아해, 구멍으로 들어가면 사라지기도 하고 엉뚱한 곳으로 나오기도 해 사람을 놀라게 하곤 했다.

 

크기변환_YSY_0715.jpg» 주위를 세심하게 살피는 굴뚝새.

 

굴뚝새의 다갈색 깃털은 어두운 곳에서 보면 검게 보인다. 굴뚝 주변에 잔뜩 낀 광택 없는 검은 그을음이 굴뚝새 깃털과 아주 흡사해 잘 어울린다. 겨울에 항상 따끈한 굴뚝에서 지내서 사람들이 이 녀석을 굴뚝새라 부르지 않았나 생각한다.

 

 

수컷 굴뚝새는 한자리에 앉아있지 않고 짧은 꼬리를 위로 바짝 추켜세운 채 '탁! 탁!' 치며 온몸을 움직인다.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지저귀거나 강렬하고도 달콤한 목소리로 커다랗고 시끄럽게 노래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음질과 음량도 개체마다 다양하다.

 

크기변환_YSY_0724.jpg» 꼬리를 치켜세우는 것은 영역을 알리는 과시이자 작은 몸집의 약점을 당찬 허세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행동으로 보인다.

 

굴뚝새는 손에 잡힐 듯 사람 가까이 다가오지만, 곁을 줄 듯 말 듯 깝죽대며 귀엽게 군다. 짧은 거리를 신속하게 날아다닌다. 날개가 짧고 둥글며 몸길이 9~10㎝의 매우 작은 새여서 정말 앙증맞다.

 

굴뚝새는 일부다처제로 번식한다. 둥지는 수컷이 만들며, 암컷이 선택한다. 암컷을 수없이 거느리고 사는 수컷이 있는가 하면, 홀로 여생을 마치는 수컷도 있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둥지를 짓는 기술이 형편없으면 홀로 사는 처량한 신세가 되는 것이다.

 

크기변환_크기변환_포맷변환_YSY_0725.jpg» 과시하는 몸짓과 몸집에 비해 큰 울음소리는 일부다처제의 생활을 유지하기위한 방편이다.

 

수컷은 둥지의 기초공사를 마치고 해가 뜨기 무섭게 지저귀며 암컷을 유혹한다. 암컷이 세력권 안에 들어오면 둥지로 유혹하고 꼬리를 치며 정열적인 몸짓을 보인다. 암컷이 사랑을 받아주면 둥지의 완성을 위해 함께 보금자리를 만들어 간다.

 

크기변환_YSY_1050_01.jpg» 잠시도 지저귐을 멈추지 않는다.

 

크기변환_YSY_1827.jpg» 쉬지 않고 자신의 영역을 순찰해야 하는 것은 일부다처제를 꾸리는 수컷의 숙명이다.

 

짝짓기를 마치고 얼마 후 알을 낳아 품게 되면 기르는 것은 주로 암컷의 일이다. 수컷은 또 다른 암컷을 아름다운 소리로 유혹한다. 능력이 뛰어난 수컷은 여러 마리의 암컷과 신방을 차린다. 자신의 영역에서 번식하는 4마리 정도의 암컷과 함께한다.

 

크기변환_YSY_1076.jpg» 바짝 치켜세운 꼬리는 굴뚝새의 자존심이다.

 

굴뚝새는 우리나라 전역에 사는 텃새이며 유라시아와 아프리카에 분포한다. 등이 다갈색이고 몸 아래쪽은 붉은 회갈색, 가슴에는 검은색 가로무늬가 있다. 여름에는 산지를 좋아해 그곳에서 번식하며 생활하지만, 겨울에는 인가 주변으로 내려온다. 거미, 파리 등 곤충류를 잡아먹고 겨울에는 작은 곤충의 번데기, 종자 씨를 먹는다.

 

덤불 사이나 숲의 바닥으로 빠르게 움직여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아늑한 구멍을 좋아한다. 5∼8월에 흰색에 엷은 적갈색 반점이 있는 알을 4∼6개 낳는다.

 

크기변환_YSY_0720.jpg» 돌 틈에서 먹이를 사냥하고 잘 들어가 학명은 ‘동굴 거주자’이다.

 

60~70년대 흔했던 바람둥이 굴뚝새는 우리와 더불어 살아온 ‘정서 동물’이다. 굴뚝새뿐이랴. 지금은 주거 환경이 달라져 곁에 있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이 밀려나 버렸다. 굴뚝새는 이제 보기 드문 새가 되어 야외로 나가야 만날 수 있다. 우리 스스로 자연과 멀어진 것을 생각하면 너무 아쉽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 필자. 촬영 디렉터 이경희, 김응성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분석]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북한에 ‘책임’ 떠넘기고 완전히 말 바꾼 미국

미 고위당국자, ‘단계적 접근’ 동의하고선 ‘양자택일’ 돌변... 복스, “북미협상 끝내겠다고 위협하는 것”

김원식 전문기자
발행 2019-03-09 11:05:30
수정 2019-03-09 11:11:12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회담하고 있다.(자료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회담하고 있다.(자료 사진)ⓒ뉴시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단계적(step-by-step) 접근법을 지지하는 아무도 사람은 없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행한 북한 관련 특별 브리핑에서 ‘트럼프 행정부 자문 팀들 모두가 ‘양자택일(all-or-nothing, 전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이냐’의 질문에 내놓은 답변이다.

기자는 현재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상태이지만, 추후에도 협상 가능성이 있고, 외교적 관례에 따라 굳이 이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겠다.  

하지만 이 고위 당국자는 하노이 정상회담에 앞서 지난 1월 31일, 미국의 한 대학에서 다음과 같이 연설한 바 있다. 

“우리 역시, 북한이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 약속을 지킨다면 두 정상이 지난여름 싱가포르 공동 성명에서 했던 모든 약속들을 동시에 그리고 병행적으로 추진할 준비가 되어있으며, 더불어 제재가 해제되고 한반도 평화가 이룩되면 다가올 새로운 기회와 주민들을 위한 밝은 미래를 위한 계획을 함께 북한에게 밝혀왔습니다” 

“미국 측에서는 북미 간 신뢰를 구축하고,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목적인 북미관계개선,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 추가적 진전을 이루어 낼 여러 행동에 관해 논의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기자가 오해의 소지가 없게 아예 주한미국 대사관 홈페이지에 게재된 번역문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그리고 이 고위 당국자는 지금 북미 간에 핵심 논쟁이 되고 있는 대북제재 문제에 관해서도 이 연설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완전한 비핵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제재를 해제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말이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상대편이 모든 것을 다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종종 그런 식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간단히 이야기하자. 하노이 정상회담 개최까지 북미 실무협상을 총괄한 이 고위 당국자는 이른바 ‘단계적 해법’에 동의한 사람이다. 거의 모든 언론이나 전문가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일부 외신에서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이 당국자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온 터였다. 

어디 그뿐인가? 솔직히 모든 언론이나 전문가들도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북미가 완전한 합의는 이루지는 못할지라도 영변 핵시설 문제를 포함해 일부 합의를 이루고 미국은 연락사무소 개설이나 평화선언 등을 합의문에 넣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게 대다수의 아주 정상적인 관측이었다.

하지만 당시 오찬과 서명식만을 앞둔 하노이 합의는 아무도 예상을 하지 못한 채, 전격 결렬되었다. 이미 기자를 비롯해 여러 전문가와 언론들은 존 볼턴 NSC 보좌관을 결렬의 핵심 주범으로 지목한 바 있다. 관련기사:갑자기 등장한 볼턴의 ‘노란 봉투’...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의 도화선 됐나 

8일, 데릴 킴볼 미 군축협회(ACA) 회장도 트위터를 통해 “볼턴과 그의 측근들이 비핵화와 평화에 관한 골대(goalpost)를 옮겼다”면서 “이는 실패한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과) 진전 가능성을 파괴(sabotage)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볼턴이 골대만 옮긴 것이 아니고, 그동안 북미 실무협상을 총괄했던 인사가 자신의 말을 완전히 바꾸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단계적 접근’에 동의한다고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고선 이제는 완전히 ‘전부를 다 포기하라!’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8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 장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난 2월 28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 장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뉴시스/AP

전문가들, “북한에 역풍 불러올 것, 실제적인 상호 조치 취해야”

이에 관해 8일, 미국 유력 인터넷 매체인 ‘복스(Vox)’는 “미 고위 당국자의 이러한 수사(rhetoric)는 북한을 화가 나게 해 향후 협상 가능성을 위협할 것이며, 두 나라를 다시 전쟁의 길로 돌아가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 전문가인 미국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 담당 국장도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것(고위 당국자의 말)은 거센 역풍(backfire)을 불려올 것”이라며 “북한이 다가오는 수주 안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핵전문가인 비핀 나랑 교수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 고위 당국자의 언급을 비판하면서, “평화의 조건으로 무장해제(disarmament)를 주장하는 것은 정확히 평화나 군축과는 반대의 결과를 낳을 것이다”고 질타했다. 

킴볼 회장 역시 이날 트위터를 통해 “지금은 (북미) 양 당사자가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노출했던 차이를 좁히기 위해 협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면서 “오직 실제적인 상호(reciprocal) 조치를 취하는 것이 평화와 비핵화에 다가갈 뿐이며, ‘화염과 분노’ 같은 무책임한 위험한 상황을 피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복스’는 이 고위 당국자의 갑작스러운 말 바꿈(abrupt change)과 입장 변화에 관해 첫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에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한 것을 계기로 단순히 대통령의 입장을 따르겠다는 의도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는 단순히 향후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정치적인 성명으로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이것은 오직 단호하게 ‘단계적(step-by-step)’ 과정만을 고수하고 있는 북한에는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그동안 볼턴 보좌관 등이 이 고위 당국자의 대북 접근법을 상당히 비판하는 등 내부 갈등에 휩싸인 바 있어, 그는 미국은 단계적 접근법을 고수하지 않는다고 말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내부 비판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복스’는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러한 성명(statement)을 북한 정권이 호의적으로(kindly)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과) 협상 지속을 원할 것이지만, 이 당국자의 이러한 언급은 협상을 끝내겠다고 위협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9일, 기자가 이 당국자가 미국 대학에서 한 연설 내용과 특별 브리핑에서 말한 내용이 차이가 있다며, ‘미국 정부는 북한 문제에 관해 ‘양자택일(all or nothing)’을 원하는 것인지, 상호 ‘단계적’ 접근을 원하는지를 분명히 해 달라’는 질의에 “더 보탤 말이 없다”면서 논평을 거부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조선,한미군당국에 엄중 경고등

통일까치소리<15> 조선,한미군당국에 엄중 경고등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9/03/09 [08:23]  최종편집: ⓒ 자주시보
 
 

 

▲     ©

 

-3월 3일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국무위원장 세계정치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

 

국제사회계의 칭송의 목소리

 

비범한 정치실력과 천재적인 외교지략담대한 결단으로 세계를 놀래는 기적적인 사변들을 연이어 안아오며 주체조선의 존엄과 국력을 만방에 떨쳐가는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에 대한 국제사회계의 흠모의 목소리가 끝없이 울려나오고 있다.

 

로씨야의 인터넷 홈페이지 오늘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다음과 같이 전하였다.

 

오늘날 행성에서 위대한 정치가걸출한 영도자에 대한 매혹과 찬탄의 열기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높아지고 있다.

 

김정은 최고영도자는 불가능을 모르고 언제나 백승만을 떨치시는 강대성의 상징이다.

 

세계는 그이의 모습에서 역사의 시련과 모진 광풍 속에서도 추호의 동요 없이 불의를 짓 부시며 강대해지는 정의의 힘을 보고 있다.

 

지금 전문가들의 관심을 끌고있는 것은 국제사회의 각광을 받으시는 조선의 최고영도자는 어떤 분인가 하는 문제이라고 하면서 이란의 일나통신은 이렇게 보도하였다.

 

김정은 각하께서는 많은 나라의 저명한 인사들과 평론가들로부터 개성이 뚜렷한 정치가위대하고 훌륭한 지도자강력하고 멋있는 영도자세계정치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로 칭송받는다.

 

그이의 외교활동에서 주목되는 것은 대단히 전격적이고 파격적이며 포괄적이라는 것이다.

 

여러 차례의 중국방문과 조미수뇌상봉이라는 수뇌외교활동을 전격적으로 단행하시여 특대사변들을 연속 안아온 김정은 각하의 박력 있는 외교활동방식은 세인을 경탄시키고 있다.

 

인디아의 인터넷 통신 보이스 오브 밀리언즈는 김정은 최고영도자는 높은 지도력과 특출한 자질을 갖춘 국가정치가이시다자주정신이 투철하고 지도력이 뛰어난 정치가창조성이 높고 실천이 완강하신 지도자이것이 조선의 최고령도자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라고 지적하였다.

 

주체사상 국제연구소 이사장은 김정은 영도자의 위인적 풍모에서 세계는 커다란 충격을 받고있다김정은 영도자는 불세출의 위인이시다세계정치무대에는 김일성시대김정일 시대에 이어 김정은 시대가 장엄하게 펼쳐지고 있다고 찬양하였다.

 

방글라데슈 신문 데일리 나우로즈는 김정은 최고영도자는 상상을 초월하는 담력과 과학적통찰력비상한 정치적 안목으로 급변하는 세계정치의 동란 속에서 용의주도한 결단을 내릴 줄 아는 노숙한 정치가라고 강조하였으며 나이제리아신문 나이제리언 오브저버는 김정은 최고 영도자에 대한 흠모와 신뢰는 조선의 지경을 벗어나 온 세계에 퍼져 가고 있다고 전하였다.

 

인도네시아 쟈까르따 국립종합대학 부총장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김정은 각하께서는 독창적인 노선자주적인 정책으로 조선을 강력한 국가로 일떠세우신다.

 

조선이 그 누구의 압력에도 흔들림 없이 자기의 길로 확고히 나아가는 모습을 보고 세계가 조선은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니며 막강한 군력을 가진 강국이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치 않다위대한 영도자를 높이 모신 조선인민의 앞길을 막을 힘은 그 어디에도 없다.

 

캄보쟈의 아까뻬 통신은 이렇게 평하였다.

 

김정은 최고영도자의 외교활동은 조선반도의 공고한 평화라는 전략적 목표를 이룩하기 위한 데로 지향되고 있다는데 그 특징이 있다김정은 최고영도자는 참으로 뛰어난 외교의 거장이다.

 

조선반도정세가 앞으로도 그이의 의지에 따라 흘러갈 것이라는데 대한 분석은 시간이 증명할 것이다.

 

로씨야 평화 및 통일당 위원장은 다함없는 위인흠모의 정을 다음과 같이 토로하였다.

 

지구상에 김정은 동지와 같은 위대한분이 있다는데 대해 크나큰 긍지로 간주한다진보적 인류는 김정은 동지께 끝없는 존경의 마음 안고 충심으로 되는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있다.

 

위대한 사회주의 조선을 승리로 이끄는 김정은 동지가 건강하여 사업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두기를 축원한다.

 

- 39일 재미동포전국연합

 

▲     © 이정섭 기자

 

해외에서 인권활동가로 일하는 려영경 여성은 북을 방문하여 여성들이 취업권과 발전권을 행사하며 아무런 근심걱정 없이 남자들과 꼭같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를 가진 조선이야말로 서방여성들에게 있어서 환상의 세계라고 강조하였다.

 

하기에 북 여성들이 조국을 사회주의 우리 집이라 부르며 자기가 스스로 선택한 사회주의를 목숨보다 더 귀중히 여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조국에 펼쳐진 가장 아름다운 여성중시여성존중의 세계에 흙칠을 하고 있는 서방의 왜곡과 비방은 이 세상의 모든 여성들에 대한 가장 비열한 모독이고 가장 잔인한 인권유린범죄라고 하였다전문을 소개한다.

--------------------------------------------------------------------------------

 

조선에서 참다운 여성권리의 실현을 보다

 

 

 

려영경(해외동포)

 

 

 

 

 

조선을 방문한 한 서방인은 세상에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조선의 여성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했다그 어떤 꾸밈도 가식도 없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요람을 흔드는 손이 세계를 움직인다는 말이 있다역사발전에서 노는 녀성특유의 역할에 대한 평가라고 할수 있는 이러한 평과는 달리 많은 녀성들은 수수천년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빼앗긴채 천대와 멸시에 시달려왔다오죽하면 유럽의 한 철학자가 남자로 태여날수 있게 해준데 대하여 하느님께 감사를 드린다.고 했겠는가.

 

 

 

그러나 해외에서 여성인권활동가로 일하는 나는 여러 차례의 조국방문과정에 조선이야말로 여성들의 존엄과 권리가 최상의 수준에서 보장되고 있는 나라라는 것을 자신의 실지체험을 통하여 깊이 절감하였다조선이야말로 여성의 권리가 참답게 보장되고 여성의 존엄이 최상의 수준에서 보장되는 녀성들의 천국이상국이다.

 

 

 

▲     © 이정섭 기자

 

인권 중에서도 가장 초보적인 일할 권리를 놓고보자.

 

 

 

자본주의나라들에서 여성들은 취업에서는 마지막대상인 반면에 해고에서는 첫 대상으로 되고 있다남성보다 능력과 경험이 뛰어나다고 해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는다황소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만큼이나 힘든것이 바로 자본주의세계에서 여성들의 취업이다.

 

 

 

이와는 달리 조국에서는 여성들이 남자들과 꼭같이 노동의 권리를 향유하고있을 뿐 아니라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발전권도 충분히 보장받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조국에 대한 첫 방문시 지방도시의 한 피복 공장을 참관하면서 더 잘 느낄수 가 있었다.

 

 

 

공장에 도착하니 나이지숙하고 세련미가 풍기는 현숙한 여성이 나를 반가이 맞이하였다그 녀성은 공장의 지배인이었다.

 

 

 

어떻게 되여 여성이 큰 공장의 지배인으로까지 되였을까 하는 호기심이 나를 부쩍 끌어당겼다.

 

 

 

공장참관은 그 녀성에 대한 취재와도 같은 것이었다공장의 가는 곳마다에서 그 녀성이 걸어온 자욱자욱을 느낄 수 있었다.

 

 

 

지배인의 말에 의하면 조선에서는 일할 나이가 된 여성들이 희망에 따라 노동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그 권리가 법적으로 규제 되어있다는 것이었다하여 평범한 노동자의 딸인 그도 중학교를 졸업하고 소망대로 이 공장에 취직하여 사회생활의 첫걸음을 뗐고 일하면서 배우는 교육체계에 망라되어 기능공양성과정과 대학과정을 마쳤으며 작업반장직장장을 거쳐 공장의 지배인으로까지 되었다는 것이었다공장의 역사와 함께 흘러온 자기의 인생에 대한 자부가 그 여성의 얼굴에 한껏 비껴있었다.

 

 

 

국가가 마련해준 직업을 가지고 거의 한생을 일해 오면서 한개 공장을 책임진 일군으로 성장한 이야기는 사실 꿈속의 이야기처럼 들려왔다.

 

 

 

여성노동자들이 깨끗하고 아늑하게 꾸려진 생산현장에서 현대적인 설비들을 다루며 즐겁게 일하는 모습이며 과학기술 보급실에 앉아 원격대학교육까지 받는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모든 조건이 훌륭히 갖추어진 문화후생시설들을 돌아보면서 나는 지배인의 이야기가 꾸밈없는 진실임을 알 수 있었다.

 

 

 

그날 나는 공장의 탁아소와 유치원도 돌아보았다여성노동자들이 아이들에 대한 근심걱정이 있을세라 보육교양조건이 훌륭히 갖추어진 탁아소와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뛰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처럼 세 자식을 낳아 키운 어머니인 지배인이 어떻게 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대학을 나올 수 있었고 지배인도 될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되였다.

 

 

 

유치원 원장의 설명을 듣고 안 일이지만 조선에는 여성들의 사회적진출을 장려하기 위해 나라의 곳곳에 탁아소유치원이 세워져있으며 특히 여성종업원이 많은 공장기업소들에는 탁아소와 유치원을 꾸리도록 법화 되어있었다그뿐이 아니었다국가와 사회가 책임지고 탁아소유치원 원아들을 최상의 수준에서 보육 교양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줄 뿐 아니라 아이들의 재능의 싹을 찾아 꽃피워주는 것도 의무화 되어있었다.

 

 

 

나는 부러움을 금할 수 없었다사실 내가 사는 나라에도 탁아소나 유치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그 수가 너무도 적어 아이를 탁아소와 유치원에 맡기려면 먼저 신청을 해놓고 순번이 될 때까지 몇 달이고 기다려야 하며 일단 들어가서는 첫걸음부터 막대한 돈을 내야 한다그것은 가정을 돌보아야 하는 여성들에게 있어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이러한 형편에서 자식들을 키우는 여성들이 자기의 발전권에 대하여 생각한다는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     © 이정섭 기자

 

 

 

햇빛은 바늘귀로 보아도 눈부시다는 말이 있다.

 

 

 

나는 피복 공장 여성지배인의 보람찬 삶에서 여성들의 취업권과 발전권을 위해 돌려지는 조국의 법적제도적혜택이 얼마나 훌륭한 것인가를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여성들이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남자들과 꼭 같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조건을 보장해주는 것이 국가의 의무로 되고 여성들의 부담을 국가가 전적으로 맡아주는 조국의 여성권리보장제도는 서방의 여성들에게 있어서 환상의 세계가 아닐 수 없다.

 

 

 

나는 조국의 녀성들이 친정집이라 부르는 행복의 요람인 평양산원과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옥류아동병원을 비롯한 현대적이며 종합적인 의료봉사기지들을 참관하며 녀성천국인 조선의 현실을 더욱 깊이 확증할수 있었다.

 

 

 

인류사를 이어가야 할 숭고한 의무를 지닌 여성들을 위해 산원의 홀바닥에 수십t의 보석으로 꽃 주단을 펴놓은 나라가 바로 조선이다.

 

 

 

정녕 자본주의가 흉내낼수도 없고 지어낼 수도 없는 여성존중의 대화원이 펼쳐진 조선이야말로 세상에 둘도 없는 여성들의 천국이며 이상국이다.

 

 

 

태양을 떠나 꽃이 필수 없고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생각할 수 없다.

 

 

 

인민조선의 새 역사와 더불어 수립되고 발전하여온 조국의 인권보장제도는 오늘 김정은 최고영도자님의 인민사랑의 정치로 하여 최상의 높이에 올라섰다.

 

 

 

국제부녀절과 어머니날을 맞는 여성들을 축하하시여 황홀한 경축무대를 펼쳐주도록 하시고 사랑의 선물도 안겨 주신분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도 최상의 수준으로 꾸려주시고 여성들의 마음을 속속들이 헤아려 학생들의 교복과 학습장가방문제에까지 깊은 관심을 돌리시는분새 집에 보금자리를 편 평범한 가정들에 여성들이 좋아하는 부엌세간과 성냥까지 가지고 가시여 축하 해주신 분이 바로 김정은 최고영도자님이시다.

 

 

 

이렇듯 그이의 현명한 영도와 세심한 보살피심에 의하여 조국에서는 평범한 여성노동자가 영웅으로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되는 기적과도 같은 이야기들이 꽃펴나고 있다.

 

 

 

그가 노동자농민이든지식인이든 가림 없이 여성들모두가 나라의 주인이 되여 행복한 인생을 창조하고 향유하도록 온갖 조건을 최상의 높이에서 마련해주는 것이 바로 조국의 여성권리보장제도이다.

 

 

 

위대한 태양의 빛발아래 사회주의의 비옥한 토양우에서 아름다운 삶을 꽃피워가는 조선 여성들처럼 존엄 높고 행복한 여성들이 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는가.

 

 

 

하기에 조국의 녀성들은 자기들이 사는 땅제도를 사회주의 우리 집이라 부르며 자기가 스스로 선택한 사회주의를 목숨보다 더 귀중히 여긴다.

 

 

 

어머니조국사회주의 그 품을 떠나 우린 못살아.

 

이것이 조국 땅 그 어디에 가보아도그 누구를 만나보아도 들을수 있는 심장의 목소리이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서방세력들은 조선을 여성들의 초보적인 권리마저도 보장해주지 못하는 인권불모지로 몰아가기 위해 발악하고 있다.

 

 

 

자기의 인권범죄인권허물은 분홍빛면사포로 씌워놓고 조국에 펼쳐진 가장 아름다운 여성중시녀성존중의 세계에 흙칠을 하고 있는 서방의 외곡과 비방이야말로 이 세상의 모든 녀성들에 대한 가장 비렬한 모독이고 가장 잔인한 인권유린범죄이다.

 

 

 

나는 조국방문기간 직접 보고 체험한 현실을 피력하면서 세상에 대고 소리높이 외치고 싶다.

 

 

 

세계여위대한 태양의 축복을 받으며 참된 삶을 누리는 조선 여성들을 부러워하라

 

 

▲     © 이정섭 기자
▲     © 이정섭 기자
▲     © 이정섭 기자
▲     © 이정섭 기자
▲     © 이정섭 기자
▲     © 이정섭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외 순방을 성과적으로 마치고 5일 귀국해 조국 환영을 받고 따뜻한 인사를 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     © 이정섭 기자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윁남사회주의공화국에 대한 공식 친선 방문을 성과적으로 마치고 3월 5일 전용열차로 조국에 도착했다고 귀국 소식을 전했다..

 

 

 

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들인 김영철동지리수용동지김평해동지오수용동지외무상 리용호동지인민무력상 노광철동지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들인 김여정동지리영식동지김성남동지외무성 부상 최선희동지조선로동당 강원도위원회 위원장 박정남동지와 당중앙위원회 부부장들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부장,국장들과 함께 도착하였다고 알렸다.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을 영접하기 위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인 김영남동지최룡해동지박봉주동지를 비롯한 당과 정부무력기관의 간부들이 역에 나와 있었으며 또한 우리나라 주재 윁남 사회주의공화국 대사관 성원들이 역에 나와 있었다고 소개했다.

 

 

 

통신은 "세계의 커다란 관심과 이목이 집중 된 가운데 제2차 조미 수뇌 회담과 윁남 사회주의 공화국에 대한 방문을 성과적으로 마치고 돌아 온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을 맞이하기 위하여 역구내에 달려나온 군중들은 끝없는 감격과 흥분으로 설레는 마음안고 새벽 3,환영곡이 울리는 전용 열차가 평양역 구내에 서서히 들어서자 꿈결에도 그리며 몸성히 돌아올 날만을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려온 온 나라 인민들의 열화같은 흠모의 정과 세찬 격정의 분출인양 만세!》의 폭풍같은 환호성이 평양하늘가를 가득 채우며 메아리쳐 갔다고 현장감 있게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영접보고를 받고 영접하는 의식이 평양역에서 진행되었다.

 

 

 

보도는 "화동들들이 향기그윽한 꽃다발을 드리고 당과 정부,무력기관의 간부들은 우리 조국의 무궁번영과 우리 인민의 평화롭고 행복한 삶과 미래를 위하여 2만여리의 머나먼 노정을 오가시며 불면불휴의 정력적인 대외 활동을 벌리고 조국에 무사히 돌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께 온 나라 전체 인민들의 한결 같은 마음을 담아 열렬한 축하의 인사를 드리며 뜨겁게 맞이했다다."고 전했다.

 

 

 

그러자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마중 나온 당과 정부무력 기관의 간부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환영군중들의 열광적인 환호에 답례하며 사랑하는 전체 인민들에게 따뜻한 귀국인사를 보냈다.

 

 

-3월 5일 우리 민족끼리

 

 

 

조선반도평화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나가야 한다.

 

 

올해에 북남관계발전과 공동번영을 위한 사업에서 성과를 이룩하자면 현시기 조선반도에 조성된 평화의 분위기를 적극 살려나가야 한다.

 

특히 조선반도를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지대로 만드는데 북과 남해외의 온 겨레가 뜻과 마음을 합쳐야 한다.

 

북남사이의 군사적 적대관계를 근원적으로 청산하고 조선반도를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지대로 만들려는 것은 우리의 확고부동한 의지이다.

 

조선반도에 더 이상 전쟁이 없는 평화시대를 열어놓으려는 우리 공화국의 확고한 결심에 의하여 지난해 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북남군사 분야합의서가 채택되었다.

 

역사적인 북남선언들과 북남 군사 분야 합의서는 북남사이에 무력에 의한 동족상쟁을 종식시킬 것을 확약한 사실상의 불가침선언으로서 참으로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

 

판문점선언이 조선반도에서 전쟁위험을 가시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여 온 겨레가 바라는 평화와 안전의 새봄을 마련한 선언이라면 9월평양공동선언은 조선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위험과 적대관계를 근원적으로 종식시켜 이 땅을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현실적인 평화 선언이다.

 

참으로 북남선언들과 군사 분야합의서에는 조선반도를 가장 평화롭고 길이 번영하는 민족의 참다운 보금자리로 만들어나가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과 방도들이 구체적으로 명시 되어있다.

 

북과 남이 평화번영의 길로 나가기로 확약한 이상 조선반도정세긴장의 근원으로 되고 있는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을 더 이상 허용하지 말아야 하며 외부로부터의 전략자산을 비롯한 전쟁장비 반입도 완전히 중지되어야 한다.

 

조선반도평화분위기를 고조시켜나가려는 대세의 흐름과 겨레의 지향을 외면하고 동족을 겨냥한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과 외부로부터의 전쟁 장비반입을 계속 강행한다면 엄중한 후과가 빚어질 수 있다.

 

조선반도평화의 주인은 우리 민족이다.

 

북과 남해외의 온 겨레는 북남선언들에 전적으로 배치되는 내외호전세력들의 군사적 대결책동을 저지 파탄시키며 평화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나가는 투쟁에 한사람같이 떨쳐나서야 할 것이다.

 

- 3월 6일 조선의오늘

 

▲     © 이정섭 기자


 

따뜻한 품고마운 제도

 

밤은 소리 없이 깊어가건만 어제아침에 있었던 일로 해서 나는 좀처럼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어제 아침 우리 어머니가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하면서 병원의료일군들에게 하였던 절절한 목소리가 지금도 들려온다.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에 입원한 날 저는 밤에 슬그머니 일어나 1층부터 4층까지 3번이나 오르내렸습니다.

 

잠도 자지 않고 복도를 거니는 저에게 간호원 처녀가 어머니왜 그러십니까무슨 일이 있습니까?라고 물어보았습니다.

 

살뜰한 그 물음에 왜서인지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와 대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호실에 들어서니 더욱더 목이 꽉 메어 올라 온밤 눈물로 베개를 적시였습니다병원의 구석구석 어디라 할것없이 세심히 어려 있는 어머니당의 사랑에 무겁고 어둡던 마음은 사라지고 얼마든지 병을 고칠수 있다는 신심과 희망이 생겼습니다.

 

마치도 휴양생처럼 저는 온갖 시름을 잊고 한달동안 병 치료를 받았습니다별로 한 일도 없는 저를 위해 이렇듯 크나큰 은정을 베풀어 소생의 기쁨을 안겨주는 이처럼 따뜻한 품고마운 제도가 또 어디 있겠습니까!

 

이것이 어찌 우리 어머니의 심정만이랴.

 

몇 해전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를 돌아본 국제김일성상리사회국제 김정일 상 이사회 서기장이었던 비슈와나스 주체사상 국제연구소 이사장은 감상록에 이런 글을 남겼다.

 

《… 나는 세계적으로 좋다는 병원도 가보고 입원도 해보았지만 이 병원은 7성병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병원은 인민을 가장 사랑하시는 위대한 김정일 장군과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인민사랑을 잘 보여줍니다이런 병원은 세계의 그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최상중의 최상급 병원입니다.

 

이것은 그 한사람만의 격정이 아니다지금까지 보지도 듣지도 못한 현실을 알게 되었다고 감동을 금치 못하며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를 쉽게 떠나지 못한 해외동포들과 외국의 벗들의 한결같은 심정이다.

 

인류는 사랑중의 사랑을 어머니사랑이라 불러왔고 가장 고귀한 헌신을 말할 때에도 어머니의 헌신을 꼽았으며 제일 따스한 품을 어머니 품에 비기기도 하였다.

 

우리 공화국에서는 자기를 낳아준 어머니 품보다 더 눈물겹고 웅심 깊고 사려깊은 사랑을 지닌 위대한 어머니가 평범한 녀성들을 위해 뜨거운 사랑을 기울이고 있다.

 

그 사랑은 낳아준 친부모도함께 사는 남편도안아 키운 자식들도 미처 몰랐던 병까지도 고쳐주고 생의 활력을 안겨주고 있다.

 

하기에 건강한 몸으로 병원 문을 나서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렇게 절절히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어머니사랑이 있어 두 번 다시 태어났다고우리나라 사회주의보건제도가 세상에서 제일이라고!

 

평양시 보통강구역인민위원회 부원 리은경

 

-과학의 용마타고 더 높이더 빨리

 

국가 과학원 전자공학연구소에서

은정과학지구에도 세찬 격정의 파도가 일고 있다.

 

절절한 그리움을 안고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께서 외국방문의 머나먼 노정을 안녕히 다녀오기를 바라고 또 바라며 과학연구사업에 전례 없는 박차를 가해온 국가과학원의 과학자들과 일꾼들 가운데는 전자공학연구소의 과학자들과 일군들도 있다지금 이들은 새로운 신심에 넘쳐 탐구의 길을 다그쳐 걷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과학기술을 발전시켜도 남들이 걸은 길을 따라만 갈 것이 아니라 우리 과학자들의 애국충정과 우리 인민의 슬기와 민족적자존심을 폭발시켜 년대와 년대를 뛰어넘으며 비약해나가야 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국을 떠난 그날부터 전자공학연구소에 흐른 열흘 낮열흘 밤은 보통날의 낮과 밤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결사전의 날과 날이었다.

 

이온교환막제조설비를 우리 식으로 제작완성생산시작경성군 온포온실농장건설에서 제기되는 일련의 과학기술적 문제 해결어느 한 제련소의 배소-유산공정에 대한 통합생산체계 구축

 

할 일은 많았다이 가운데서도 연구소 앞에 나서는 가장 주되는 과제는 인민경제 여러 부문에서 절실하게 요구되는 가성소다생산을 위한 새로운 공정 확립과 관련한 연구사업을 최대한 앞당겨 끝내는 것이었다.

 

종전에 비해 전력소비가 적고 원가가 낮을 뿐 아니라 환경에 주는 영향도 훨씬 줄일 수 있는 가성소다 생산방법을 새롭게 확립하기 위한 연구사업은 경제적의의가 큰 것으로 하여 현재 많은 일꾼들과 전문가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김수한 동무를 비롯하여 과제를 담당한 연구 집단의 과학자들은 그 수행에서 제일 선차적으로 나서는 이온교환막제조를 위한 설비제작을 이미 세운 목표보다 한주일 앞당겨 끝낼 것을 결의해 나섰다세계적인 수준에 도전해 나선 이 길은 사실 헐한 길이 아니었다.

 

당 조직 아래 과학자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기쁨의 보고드릴 그 시각을 하루빨리 앞당길 하나의 지향을 안고 서로의 지혜와 힘을 합쳐왔다이들은 지난 기간의 연구사업과정에 쌓은 높은 실력과 풍부한 경험에 토대하여 마침내 짧은 기간에 이온교환막제조를 위한 설비제작을 성과적으로 끝내고 생산에 진입하였다.

 

연구소책임일군들은 물론 국가과학원의 책임일꾼들과 해당 부문 일군들이 자주 현장에 내려와 걸린 문제들도 제때에 풀어주고 성의껏 마련한 지원물자들도 과학자들에게 안겨주면서 신심과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이에 고무된 과학자들은 긴장한 낮과 밤을 이어가며 가성소다 생산 공정을 새로 꾸리는데 요구되는 이온교환막을 생산해나갔다.

 

이렇게 흘러온 열흘 낮열흘 밤이다.

 

지금 이들은 모두의 커다란 관심 속에 연구소가 목표로 내세운 기간에 기어이 이온교환막을 높은 질적 수준에서 전량 생산 보장함으로써 가성 소다 생산 공정 확립을 위한 돌파구를 열어갈 열의에 넘쳐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안녕히 돌아올 날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불같은 헌신으로 이어온 충정의 열흘을 앞으로도 당이 마련해준 과학기술 용마의 날개를 활짝 펴고 더 높이더 빨리 내달리는 백날천 날로 계속 이어가려는 것이 전자공학연구소 과학자들과 일꾼들의 한결같은 열망이다.

 

그 하나같은 마음과 마음이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께 기쁨을 드리는 훌륭한 성과를 안아오게 되리라는 것을 우리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3월 8일 우리 민족끼리

온갖 북침전쟁연습들은 완전히 중단되어야 한다

 

▲     © 이정섭 기자

 

알려진 바와 같이 미국과 남조선 군부는 지난 3일 키 리졸브독수리합동군사연습을 종료하고 새로운 명칭의 합동군사연습을 실시한다는 것을 발표하였다.

 

그에 의하면 연합지휘소연습인 키 리졸브합동군사연습은 동맹이라는 명칭으로 바꾸어 3월 4일부터 12일까지 벌리며 독수리합동군사연습은 그 명칭을 없애고 대대급 이하의 소규모야외기동훈련방식으로 연중 수시로 진행하게 된다고 한다.

 

이에 따라 미국과 남조선 군부는 지난 4일부터 동맹합동군사연습을 벌리고 있는데 이번 훈련은 북의 전면적인 남침상황을 가상한 전시작전계획을 컴퓨터모의실험을 통해 점검하고 전쟁수행능력을 끌어올리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한다.

 

이번 훈련에 남조선군은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육해공군작전사령부국방부직속 합동부대를미국은 한미연합사령부와 남조선강점 미군사령부인디아태평양지역 미군총사령부의 제한된 성원들을 참가시켰다.

 

미국과 남조선 군부는 이번 훈련에 대해 양국간 <동맹>관계를 공고히 하고 지역적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방어적 성격의 연합지휘소연습이다종래의 키 리졸브연습에 비해 참가병력기간 등이 대폭 축소되었다고 하면서 《〈반도긴장을 완화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광고 해대고 있다.

 

한편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패당은 남조선 미국 연합훈련의 종료로 《〈한국의 일방적 무장해제가 우려된다.《〈정부는 미국과 훈련중단을 재고해야 한다.고 아부재기를 치고 있다.

 

이것은 적대관계해소와 군사적 긴장완화를 확약한 조미공동성명과 북남선언들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온 겨레와 국제사회의 지향과 념원에 대한 정면도전이 아닐 수 없다.

 

사실상의 불가침선언이나 다름없는 북남선언들에는 북남사이의 적대관계해소와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조선반도를 가장 평화롭고 길이 번영하는 민족의 참다운 보금자리로 만들어나가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과 방도들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있다.

 

또한 조미공동성명에는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두 나라 인민들의 염원에 맞게 새로운 조미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문제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 할 것에 대한 문제를 비롯하여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서로의 이익에 부합되는 또 하나의 새로운 시대조미협력의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한 두 나라 인민들의 공동의 지향과 요구가 그대로 반영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남조선당국이 대화상대방과 서로의 적대관계를 해소 할 데 대해 합의를 하고서도 그것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며 북침전쟁연습을 벌려대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안팎이 다른 행위가 아니고 무엇인가.

 

까마귀 백번 분칠해도 백로가 될 수 없듯이 간판을 바꾸어달고 규모와 기간을 축소하면서 아무리 오그랑수를 부려도 그 침략적대결적 본색은 절대로 가릴 수 없다.

 

대화상대방을 겨냥한 불장난소동을 공공연히 벌리면서 그 무슨 관계개선과 화해협력을 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지난 시기에도 미국과 남조선당국의 이러한 무모한 군사적 대결소동이 모처럼 마련된 대화의 판을 깨버리고 조선반도정세를 최악의 전쟁국면에로 몰아넣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조미북남사이에 신뢰구축과 관계개선을 확약한 이상 대결과 전쟁의 불씨이며 근원인 온갖 형태의 북침전쟁연습들은 일시중단이나 축소가 아니라 완전히 중단되어야 한다.

 

지금은 서로가 과거의 구태와 편견관행에서 벗어나 모두에게 유익하고 훌륭한 결실을 마련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심사숙고하고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나가야 할 때이다.

 

미국과 남조선당국이 군사적 압박 책동으로 그 누구를 위협하고 그 무엇을 얻어 보려고 한다면 차례질 것은 우리의 단호한 대응과 그에 따른 쓰디쓴 참패밖에 없다.

 

북과 남해외의 온 겨레는 이 땅에서 평화를 파괴하고 군사적 긴장과 전쟁위기를 부추기는 동맹훈련과 같은 일체의 적대행위들을 반대하여 적극 투쟁해야 한다.

 

 

조선의오늘 3월 8일김일성종합대학의 교원연구사들이 세계지적소유권기구상을 수여받았다

 

공화국의 김일성종합대학의 교원연구사들이 세계지적소유권기구상을 수여받았다.

 

2. 16과학기술상수상자들인 첨단과학기술교류사 부원 김성운자연과학연구원 연구사 공훈과학자 박사 부교수 장영만화학부 유기 및 고분자화학강좌 강좌장 박사 부교수 장금주가 일명 WIPO상이라고도 하는 세계지적소유권기구의 발명가메달과 증서를 받았다.

 

▲     ©

 

김성운 부원장영만 연구사는 주체105(2016)년에 이어 또다시 WIPO상을 수여받음으로써 공화국에서 처음으로 2개의 WIPO상을 받은 과학자가 되였다세계적으로도 WIPO상을 두 번씩이나 받은 발명가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세계지적소유권기구는 이들이 발명한 특허기술 뼈흡수 억제제의 제조와 그 이용을 대단히 가치있는 것으로 인정하고 기구의 발명가메달과 증서를 수여하였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땅속에 묻혀있는 진실, 유해의 주인 찾아낼 수 있을까?

충북 보은 보도연맹 학살 매장지 유해발굴 시작, 16일까지 진행
보은=임재근 객원기자  |  tongil@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9.03.08  20:40:08
페이스북 트위터
   
▲ 3월 8일부터 16일까지 유해발굴이 진행되는 충북 보은군 내북면 아곡리 15-1번지 일대(방앗골 아치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 3월 8일부터 오후부터 충북 보은군 내북면 아곡리 15-1번지 일대(방앗골 아치실) 매장추정지에서 유해발굴이 시작되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한국전쟁 당시 청주지역 보도연맹원들이 경찰과 군인에 의해 학살당해 암매장된 충북 보은군 내북면 아곡리에서 유해발굴이 시작됐다.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이하 공동조사단, 단장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는 3월 8일부터 아곡리 15-1번지 일대(방앗골 아치실)에서 발굴을 시작했다. 발굴은 3월 1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오후 1시경부터 본격 발굴이 시작되었다. 암매장지가 마을 입구 농장 진입로 바로 옆이어서 발굴에는 큰 어려움은 없어 보였다. 

또한 해당 지역에서는 이미 지난 2014년 6월에 청주·청원 보도연맹유족회, 충북역사문화연대가 시굴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유해 매장 여부에 대해서는 확실했다. 포크레인이 작업을 시작하자 표층에서 50cm가량 아래에서부터 유골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 3월 8일부터 오후 유해발굴이 시작되자 유골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이곳에 약 500m 떨어진 산 중턱도 발굴 예정지다. 아곡리에서 희생된 민간인은 청주․청원지역 국민보도연맹원 및 예비검속자들로 150여 명으로 추정되는데, 이곳에는 이와는 별도로 여성 박덕순, 최재덕 씨 등 여성 보도연맹원 3명만 따로 학살되어 암매장된 장소로 알려진 곳이다. 

박정순 씨의 유해는 1951년경 친정어머니가 매장된 장소를 찾아내 선이장했다고 알려져 있어, 나머지 2명의 유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에서 유해가 발견된다면 최재덕 씨의 조카와 가족들이 생존해 있기 때문에 DNA 감식을 통해 신원을 밝혀낼 가능성이 존재한다. 

충북역사문화연대 박만순 대표는 “진실화해위원회의 유해발굴 활동을 통해 1617여구를 발굴했고, 진화위 해산 이후에도 민간과 지자체 차원에서 500여 구를 발굴했는데, 단 한 구의 신원을 밝혀내지 못했다”며, “이번 발굴조사와 DNA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된다면,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덕 씨의 제적등본에 사망 장소가 보은군 내북면으로 나와 있을 뿐만 아니라, 사망일시도 1950년 7월 12일 오전 10시로 되어있어 이들이 학살된 시기도 뚜렷해졌다. 그간 이들이 희생된 시기는 증언에 의해 7월 6일로 알려져 있다가, 지난 2008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는 7월 10일경으로 추정했다. 

박만순 대표는 최재덕 씨와 박정순 씨의 제적등본을 근거로 “그간 증언에 의해서 7월 6일 경에 돌아가신 걸로 알고 있었는데, 증언이라는 것이 집에서 나간 날로 알려져 있었다”며, “청주의 보도연맹원들은 청주경찰서 무덕관에 길게는 1주일씩 구금이 되어 있다가 지금의 공군사관학교 근처 쌍수리, 분터골에서 죽이고 오다가 맨 마지막에 여기서 죽인 건데, 여기서 죽은 분들의 날짜를 찾아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주에는 북한 인민군이 7월 13일에 들어 왔다”며, “7월 12일에 대한민국 국군들이 후퇴를 하면서 보도연맹원들을 학살한 것이 된다”고 덧붙였다.

   
▲ 박만순 충북역사문화연대 대표가 여성보도연맹 3명이 학살당해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가리키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 최재덕 씨의 제적등본. 최 씨의 제적등본에는 그가 1950년 7월 12일 오전 10시에 사망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본격적인 유해발굴에 앞서 오전 10시 30분에는 개토제가 진행되었다. 

이날 개토제 추도사에 나선 전국유족회 김보경 회장은 “하루빨리 과거사법이 통과되어 전국에 수백여 군데에 묻힌 마지막 한 분까지 밝은 세상으로 모시길 바란다”며, “올 상반기에는 특별법이 반드시 통과되어 더 이상 이 땅에 억울한 유해가 없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동조사단 박선주 단장도 “공동조사단이 오늘부터 앞으로 열흘간 유해를 발굴할 것”이라며, “땅속에 묻혀있는 진실을 끄집어내는 일에 많은 분들이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 홍성문화연대 소속 윤해경 씨가 유해발굴 현장에서 진행된 개토제에서 진혼무를 올리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 개토제에서 충북보도연맹유족회 이세찬 회장이 헌작 후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공동조사단은 “이번 유해발굴 공동조사는 노무현 정부 이후 중단된 과거청산 작업의 일환으로 민간인 희생자들의 유해를 인도적 차원에서 발굴·안치하는데 있다”며, “특히 이번 발굴조사는 충청북도의 지방보조금 지원사업이며, 충청북도가 광역자치단체로서는 처음으로 유해발굴조사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20대 국회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기본법개정안’ 등이 의원입법으로 발의되어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법안심사 중에 있으나 법안 심사만 2년이 넘고 있다”며, “국회는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조속히 개정안을 처리해 국가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향후 공동조사단은 지속적인 유해 발굴을 통하여 민간인학살 사건의 실상을 기록하고, 하루속히 국가가 나설 수 있도록 강력하게 촉구하고 요구할 것”이고, “이를 위해 국민들 또한 힘과 지혜를 모아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동조사단은 지난 2014년 경남 진주 명석면 용산리 유해발굴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대전광역시 동구 낭월동에서, 2015년 11월과 2016년 초에는 충남 홍성군 광천읍 담산리에서 유해발굴을 진행한 바 있다. 2017년에는 경남 진주 명석면 용산리 제2학살지에서 유해발굴을 진행했다. 지난 2018년에는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처음으로 아산시가 유해발굴사업을 지방보조사업으로 선정함에 따라 충남 아산시 배방읍 설화산 일대에 대한 5차 유해발굴 조사를 벌였다. 

5차 발굴지는 아산지역 부역혐의사건의 희생지로서 희생자의 상당수가 부녀자와 어린아이들이었으며, 최소 208명의 유해를 비롯해 M1과 카빈의 탄두와 탄피, 비녀, 귀이개 등 다수의 유품을 발굴하였다. 이번 유해발굴은 6번째다.

   
▲ 3월 8일 오전 10시 30분에 유해 발굴지에서 개토제가 진행되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이날 개토제에는 발굴관계자와 전국의 유족회 회원들을 비롯해, 청와대시민사회수석실, 행안부 과거사지원단, 충청북도 관계자와 충북도의회 의원들, 보은군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촛불정부가 이 쉬운 ILO 협약 하나 비준 못하나

[오민규의 인사이드 경제] 초등학생도 이해하는 ILO 협약

 

 

 

ILO 협약은 국제조약이다. 당연히 원문은 영어로 되어 있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 필자도 영어로 된 국제조약이란 말에 겁부터 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ILO 결사의 자유 협약(87호, 98호 협약)을 접했을 때 깜짝 놀랐다.
 
"정말 이게 전부야?" 2개 협약을 모두 합해 A4로 고작 2쪽 분량이었다. "설마… 이거 말고 부속조항들이 있겠지?" 아니란다. 알 만한 전문가들에게 다 물어봤지만 정말로 이게 전부라고 한다. "겨우 이런 걸 갖고 벌벌 떨었단 말이야?"
 
ILO 협약, 해설서 말고 원문 직접 보시라 
 
가끔은 무식하게 덤비는 것이 도움 될 때가 있다. ILO 결사의 자유 협약을 직접 접해보면 알게 된다. 이를테면 ILO 기본협약 중 하나인 제87호 협약은 A4 용지로 1페이지 남짓인데, 그 중에서도 핵심 내용만 간추리면 아래와 같이 7~8줄로 충분하다.
 
<ILO 제87호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 협약(1948년, 155개국 비준) 핵심내용>
 
(제2조) 노동자 및 사용자는 어떠한 차별도 없이 사전 인가를 받지 않고 스스로 선택하여 단체를 설립하고 그 단체의 규약에 따를 것만을 조건으로 하여 그 단체에 가입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제3조) 1. 노동자단체 및 사용자단체는 그들의 규약과 규칙을 작성하고, 완전히 자유롭게 대표자를 선출하며, 관리 및 활동을 조직하고, 계획을 수립할 권리를 가진다.
2. 공공기관은 이 권리를 제한하거나 이 권리의 합법적인 행사를 방해하는 어떠한 간섭도 삼가하여야 한다. 
(제4조) 노동자단체 및 사용자단체는 행정당국에 의하여 해산되거나 활동이 정지되어서는 안된다.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이 있는가? 노동법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한가? 보통 국제조약 하면 생각나는 복잡한 논리구조를 갖고 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초등학생도 이해하는 협약"이라는 표현이 결코 과하지 않다. 잘 살펴보면 2.8 독립선언이나 3.1 독립선언의 문구를 닮았다. 누구나 차별 없이 결사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것이니 당연히 그러하다.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 눈치를 챈 독자들도 있을 텐데, 모든 문장의 주어가 "노동자 및 사용자" 또는 "노동자단체 및 사용자단체"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즉, ILO 협약은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사용자들에게도 제한 없이 결사의 자유를 보장한다. 이걸 경총이 부담스러워한다? 사용자단체는 결사의 자유를 보장받을 생각이 없단 말인가?
 

ⓒ청와대

쉬운 협약 어렵게 꼬아버린 경사노위 
 
문재인 정부는 'ILO 기본협약 비준'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공약집 안에는 비준할 협약의 이름, 비준 국가 수까지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그러면 국무회의 통해 기본협약 비준 관련 의사결정을 한 뒤 국회에 비준 동의안을 보내면 될 일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문재인 정부는 협약 비준과 관련한 논의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외주를 줘버렸다. 경사노위에 설치된 ‘노사관계 제도·관행개선위원회(노개위)’에서 몇 차례 논의를 하다가 노사 간 의견차가 너무 크다며 공익위원들이 지난해 10월에 자신들의 의견을 정리한 내용을 제시한 바 있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단결권 보장에 관하여 향후 고용형태의 다양화와 법원의 판례 변화를 고려하여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한다. 
2. 해고자 및 실업자의 노동조합 가입을 제한하는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을 삭제하는 방향으로 개정한다. 
3. 노동조합 임원의 자격은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현실을 고려하여 노동조합의 규약으로 정하되, 기업별 노동조합의 경우에는 재직 중인 근로자로 한정하는 방향으로 개정한다.
4. 현행 노동조합설립신고제도는 행정관청에 의한 자의적 운영이 가능하므로 노동조합 설립에 대한 행정관청의 개입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개정한다.
5.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 금지 제도를 국제노동기준에 부합하도록 하면서 동시에 우리나라의 특수한 현실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개정한다. 
6. 공무원 및 교원의 단결권은 원칙적으로 국제노동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보장한다.
… (중략) … 
11. 간접고용근로자의 노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한다.
 
이건 당최… 한국말인지 외국어인지 헷갈리는 수준이다. 삭제면 삭제지 "삭제하는 방향으로 개정"한다는 건 무슨 말일까? 없애는 방향으로 존속시킨다는, 완전히 모순된 얘기인데 말이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같은 시적 허용을 활용한 것일까? 많이 배운 교수님들이라 그런지 협약을 무슨 고전문학으로 승화시켜 버렸다. 
 
"우리나라 노사관계 현실", "우리나라 특수한 현실을 고려하여"? 이거야말로 매번 북한과의 대치를 핑계 삼아 국민 기본권을 박탈하려던 독재정권이 애용하는 문구 아니던가. 정당한 기본권을 행사할 때마다 무조건 "특수한 현실" 운운하며 권리 행사를 가로막을 목적인 거다.
 
단결권을 그냥 보장하면 되지 "원칙적으로 국제노동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보장하는 건 어떻게 한다는 걸까? 누가 번역 좀 해달라. 그런 문구는 모든 문항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판례 변화를 고려하여". 
 
경사노위는 대체 이런 짓을 왜 하고 있는 걸까? 연봉 억대를 오르내리는 교수님들에게 별도로 회의수당 지급하며 국민 혈세까지 투입해서 한다는 일이, 저토록 쉽고 간명한 ILO 협약을 보통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도록 복잡하게 배배 꼬는 짓이란 말인가?
 
단서와 예외조항이 거의 없는 ILO 협약 내용 
 
여기서 <인사이드 경제>는 경사노위 공익위원들이 배배 꼬아놓은 내용을 '초등학생도 이해하는 ILO 협약' 수준으로 다시 번역을 해보겠다. 이상한 문구들을 다 걷어내고 나면 아래와 같이 정말 짧고 간명한 문장, 모든 노동자와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바뀌게 된다. 
 
■ 특수고용 노동자의 단결권을 보장한다. 
■ 해고자·실업자 노조 가입 제한하는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을 삭제한다.
■ 노동조합 임원의 자격은 노동조합 규약으로 정한다. 
■ 현행 노동조합 설립신고제도는 폐지하고 행정관청 개입을 금지한다.
■ 노조전임자 급여지급은 노사간 자율적 교섭과 단체협약으로 정한다.
■ 공무원·교원의 단결권을 보장한다. 
■ 간접고용 노동자의 노동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한다.
 
우선 글자 수가 확 줄었다. 앞에서 인용한 공익위원 의견은 468자인 반면, 위에 정리한 내용은 불과 207자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드니 읽는 사람들의 부담도 감소한다. 이렇게 해도 되겠는지 여론조사를 하더라도 부가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깔끔한 문장 아닌가.
 
그런데 왜 경사노위는 이렇게 쉬운 길을 놓아두고 굳이 어려운 길을 가려 하는 걸까? 눈치 빠른 독자들은 벌써 알아차렸을 것이다. ILO 협약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단서’와 ‘예외’ 조항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그런데 공익위원 의견 내용을 다시 한 번 읽어보시라. 저 쉬운 문장들에 온갖 단서와 예외를 달아 누더기를 만들어놓지 않았는가.
 
한국의 노동법이 그렇다. 노동자에게 권리를 보장하면 되는데 꼭 이상한 방식으로 단서와 예외 조항을 삽입한다. "권리를 보장하되, ……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권리를 보장한다. 단, ……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것은 과연 법 조항일까, 누더기일까.
 
단서와 예외조항을 일반화시켜 버리는 자본가들 
 
온갖 단서와 예외조항들이 삽입되면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까? 자본가들은 단서와 예외 조항이라는 아주 작은 틈만 생기면 그 틈을 비집고 단서와 예외를 일반화시켜 버린다. 권리를 보장하는 조항이 핵심이 아니고 단서·예외조항이 몸통이 된다.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 버리는 것이다. 
 
레미콘·학습지 등 일부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산재보험 가입을 의무화 했을 때, 산재보험 가입을 원하지 않는다는 개인 동의서를 받으면 예외로 한다는 조항을 두었다. 그러자 모든 사용자들이 보험 가입 거부 동의서를 계약서에 첨부해서 받아버렸다.
 
그 결과 산재보험 가입을 의무로 함에도 불구하고 해당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산재보험 가입율은 한자리수로 떨어져 버렸다. 산재보험 가입이 일반적인 현상이 아니라, 예외조항이 일반화되도록 사용자들은 온갖 권력을 다 동원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탄력근로제 관련 경사노위 일부 관계자들의 합의서 내용에서도 똑같은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임금보전을 강화했다고 주장하지만, 그 합의문구 뒤에는 어김없이 단서와 예외조항이 삽입되어 있다. 
 
"…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 휴식 시간을 의무화 함을 원칙으로 하되 불가피한 경우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이에 따른다." 
"… 최소 2주 전에 근로일별 근로시간을 노동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다만 서면 합의 시 사용자가 예측하지 못한 천재지변, 기계고장, 업무량 급증 등 불가피한 사정이 발생한 경우 정해진 단위기간 내 1주 평균 근로시간을 유지하면서 근로자 대표와의 협의를 거쳐 주별 근로시간을 변경 할 수 있다." 
"… 임금보전 방안을 마련해 이를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신고하고 신고하지 않은 경우에는 과태료를 부과한다. 다만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로 임금보전 방안을 마련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한국의 노동자들 중 10%만 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다. 즉 유령이 아닌 명실상부한 '근로자대표'를 갖고 있는 노동자들이 10% 미만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령과 같은 근로자대표 제도가 운영되는 곳이 90%, 즉 미조직 사업장을 일반적인 경우로 상정해야 함에도 10%의 조직된 사업장을 모델로 합의해 버린 것이다. 
 
특히 그놈의 유령 '근로자대표와 합의'만 거치면 사용자들은 면죄부를 받게 된다. 저 조항들이 실제 입법으로까지 이어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단서와 예외가 일반적인 현상이 된다. 건강권과 임금보전은 그저 글자로만 남게 될 것이다. 
 
다른 글 보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