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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06
    [펌] '가족서사' 한국 (여성)문학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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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가족서사' 한국 (여성)문학의 함정

‘엄마의 위로’가 문학의 보수화 부른다
계간 문예지들 ‘가족서사의 부활’ 비판적 분석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로 시작하는 신경숙의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 소설 속 주인공들은 엄마를 잃어버렸지만, 한국 문학은 엄마를 되찾았다. 지난해 11월 초 출간된 소설은 4개월간 50만부가 팔렸으며 현재 한국출판인회의 집계 베스트셀러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한국 문학의 큰 흐름 중 하나는 ‘가족 서사’의 귀환이다.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 서하진의 <착한 가족>, 2009 현대문학상을 받은 하성란의 ‘알파의 시간’ 등 가족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소설들이 잇달아 출간·발표돼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은 ‘가족 소설’의 인기는 경제위기 속에서 지치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문학에서 감동과 위로를 얻고자 하는 심리 때문으로 풀이된다. 1998년, 외환위기 속에서 김정현의 소설 <아버지>가 인기를 끌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이 같은 ‘감동’과 ‘위로’가 마냥 좋기만 한 것일까. 문예지들은 봄호에서 문학계의 ‘엄마 열풍’에 대해 ‘문학의 보수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비판적 분석을 내놨다.

 

계간 문예지 ‘세계의 문학’ 봄호는 우리 사회의 보수화를 각 분야별로 진단하는 특집을 마련했다. 문학평론가 강유정씨는 가족서사의 부활이 그동안 ‘가족 이데올로기’를 해체해오던 한국 문학의 시계추를 되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씨는 문학에서 모성의 귀환을 2007년 출간된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에서부터 읽어낸다. 90년대 공지영, 은희경 등의 여성작가들은 가부장제의 억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기존의 가족 서사를 파괴하며 집 밖으로, 길 위로 나갔다. 그런데 그녀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강씨는 “그들이 박차고 나왔던 이데올로기이자 폭력과 억압의 장소였던 가족은 가장의 모습이 바뀌자 모성의 신화적 공간으로 재탄생했다”고 지적한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더욱 전통적이고 완벽한 어머니상을 구현해낸다. “<엄마를 부탁해>에 그려진 가족에는 생산, 재생산, 계급의 문제는 빠져 있다. 여기서 가족은 엄마를 위시로 한 숭고한 치유의 공간”이라며 “우리는 실종된 ‘엄마’ 그리고 엄마의 신화적 가치를 추억하며 잠시 현실의 고달픔을 잊는다”고 분석했다. 강씨는 지난해 각종 서점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황석영의 장편소설 <개밥바라기 별>의 인기 역시 “향수를 자극하는 낭만적 회귀로서의 성장소설”이라는 점에서, 관객 200만명을 돌파한 독립영화 <워낭소리>는 “현실의 폐부를 짚어 내는 사실주의가 아니라 부재하는 향수를 환상적으로 찾아 보여주는 측면”에서 문화적 보수화의 한 징조라고 말한다.

 

‘문학수첩’ 봄호에서 문학평론가 고봉준씨도 “IMF 이후에 집약적으로 드러난 가족 서사의 변형은 경제적 위기에 의해 허물어지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최근 가족서사가 보수적인 방식으로 귀환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가족 서사가 일률적으로 갈등을 봉합하고 상처를 치유하려는 노력에 충실할 뿐”이라며 “가족은 해체나 재구성, 혹은 사유의 대상이 아니라, 상처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견뎌야 하는 것”이 되고있다고 말한다. 고씨는 “가족과의 ‘소통’이나 엄마에 대한 ‘이해’를 내세워 모든 가족 구성원들에게 죄책감을 전가하는 지금의 가족 소설은 추구가 아니라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문학은 바야흐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들은 가능성을 2000대 이후 젊은 작가들이 벌여온 작업에서 찾는다. 강씨는 “젊은 작가들은 위기나 불황 속에서도 가족·과거·모성의 신화를 무너뜨리느라 바쁘다”며 김숨·정한아와 같은 작가들이 위로가 아닌 균열의 근원인 가족을 묘사하며, 김애란·황정은·박민규 등의 작가들이 아버지는 사물이나 동물 등 사소화된 존재로 그려내는 것을 예로 들었다. (이영경기자 @ kyunghyang 입력 : 2009-03-05 18:34:06)

 


cf.) '가족'을 지양하는 국가(공동체-정치)로의 몸부림 [김상봉 편지8] http://blog.jinbo.net/radix/?pid=95
"(...) 가족공동체를 지양하지 못하는 사회에 참된 의미의 국가란 있을 수 없습니다. 가족은 자유로운 만남의 공동체가 아닙니다. 내가 내 부모를 선택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가족은 자유의 현실태일 수 없습니다. 참된 자유와 보다 더 큰 만남을 위해 우리는 가족을 벗어나 더 큰 전체를 형성하고 그 속에서 자기를 실현해야 합니다. 국가는 그처럼 보다 더 확장된 만남 속에서 개인의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인간이 창안한 공동체인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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