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부장 선거가 곧 있을 예정인데, 일찌감치 지부장 출마를 선언한 친구가 산오리를 보러왔다.
"부지부장이나 회계감사를 맡아줘야 겠다."
"구시대적 인물이 뭘 또 맡아?"
"구시대라니, 산오리와 ㄱㄴ씨, ㄷㄹ씨, ㅁㅂ씨... 이런 사람들은 탈레반이고,
ab씨, cd씨, ef씨 등은 실용주의 인 모양인데,
나는 그 중도노선에서 열심히 해 볼 계획이니까 도와 달라!
"허-거... 탈레반이라고?"
탈레반이 어데서 나왔더라? 아프칸이던가? 하튼 미국놈들하고 죽어라 싸우는 걸 보고선 존경스럽다 했지만, 탈레반으로까지야.
가만히 있었는데, 회사의 사용장에게는 물론이고 조합원들에게도 말도 안통하는 '원리원칙주의자'쯤으로 낙인이 찍혀 있다는 걸 얘기로 듣기도 하고 느끼기도 한다.
누군가 했던 이런 얘기가 생각난다.
"당신은 왜 좌파가 되었어요?"
"가만히 있었는데, 사람들이 다 오른쪽으로 가버렸어요..."
어쨌거나, 부지부장은 못하겠고, 부담없는 회계감사는 내가 맡겠노라고 했다.
전임 끝나고 되돌아와서 감투를 세개 째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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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없는 회계감사라니요? 요즘 뻥뻥 터지고 터뜨리는 걸로 봐서는 회계감사가 가장 큰 권력(?!)을 가져야 하겠던걸요..-.-
정말요. 부담없는 회계감사라니오. 제가 몇년간 푸른영상 회계했었는데 머리아파죽는 줄 알았어요. 월말마다 결산내야했거든요. 흠...그런데 회계랑 회계감사가 갑자기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군요. 갸우뚱~~
감비 / 막강한 권력행사 좀 해볼까요? 전순옥여사도 요즘 노조비리 관련해서 한마디 했더군요. 돈이 있으면 구데기도 끼이는 법이지요...
알엠 / 그건 회계 담당자 아닌가요? 노동조합에서 사무국장과 사무차장이 그일은 하구요, 그걸 제대로 집행했는지, 띵겨먹은 건 없는지 감사하는게 회게감사죠...제대로 하려면 이것도 쉽지는 않죠..
회계감사..막강 권력이죠..그치만 저희 처럼 돈없는 지부는 총무부장이 힘이 더 있죠..ㅋㅋ 지부장도 저도 10원을 쓰더라도 총무의 허락이 없이는 못쓴답니다..ㅠ.ㅠ
azrael / 총무의 권한이야 막강하죠. 사무국장이 총무보다 더 막강한거 아닌가요? 돈 쓰는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