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을 한다고 그러길래 '하면 하나 보다'하고 개 닭보듯했다.

어차피 문제가 있다면 사람의 문제이지, 조직을 여기다 붙였다, 저기다 붙였다 한다고 해서

별로 달라질 것은 없다고 평소에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조직개편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정부에서 하도 혁신! 혁신! 하니까, 혁신이라는 이름도 붙이고,

내땅을 조금이라도 더 넓혀서 벌어먹고 살아야 하니까

온갖 부서의 이름을 더 크게, 더 넓게 짓는 것이 주를 이루었다.

(가나연구부->'국토'가나연구부 이런식으로...) 

그기다 약간의 지원부서 팀 업무 가 바뀌었고, 정책을 강화한다고 했고...



원래 연구관리팀에서 사업관리팀을 분리한지가 1년밖에 안되었는데,

연구관리팀에서 하던 기본사업이란 업무를 사업관리팀으로 넘기고

그 이름도 다시 연구관리팀으로 바꾼다는 거였다.

기본사업을 어디다 붙이든 무슨 상관있으랴...

일 따라 오면 사람도 당연히 따라 오겠지... 이렇게 생각하고,

업무분장하고 원규 바꾸는네 아무런 이의를 달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원규 바꾸고 사람 조정하는데,

그 일을 하던 한사람을 주지 않겠단다.

일만 넘기고 사람은 없다는 거였다.

그게 말이 되느냐고, 따져도 보고,

우리도 맡은바 일이 많아서 사람이 따라오지 않으면소화하기 어렵다고 얘기했건만,

이미 '높은 분'들은 방침을 정해 놓고 나를 설득(?)하는 절차만 거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더 얘기해봐야 소용없겠다...

 

사람은 늘어나지 않고, 고스란히 한사람의 일만 떠 넘어 왔으니 대책이 만무하다.

한 친구는 그전에 두친구가 하던 일을 맡아서 하고 있고,

두 친구는 밖에 출장다니면서 정신이 없고,

또 한 친구는 자기 월급의 두배쯤 되는 일을 소화해 내고 있다.

 

그러고 나면 남는 인간은 팀장이라는 허울좋은 감투를 쓰고 있는 산오리 뿐인데,

아무리 머리를 굴리고, 자다가 일어나서 다시 생각해 봐도,

팀원들한테 일을 더 맡아 달라고 할 자신이 없다.

그렇게 해서도 안될 거 같다.

 

그럼 결국 방법은 산오리가 그걸 맡는 거 뿐인데,

산오리도 요즘 꽤 바쁜 편이다. 그래도 방법이 없으니...

 

그 업무를 하던 팀에서는 그 업무가 0.5인의 업무분량이라고 했다는데,

자기네들이 할때는 0.5인의 업무를 한명이서 하다가,

다른팀으로 떠넘길때는 0.5인 분량이니까 사람은 줄필요 없다고 선수를 쳤겠지...

드런 인간들...

 

그래서 어제 팀회의서 팀원들한테 얘기했다.


1. 팀장이 무능력한 것을 자학한다, 그리고 미안하다.

2. 일이 없어도 야근하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

3. 입에다 바빠 죽겠다는 말을 달고 다니고,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높은 사람들에게 들고 다니면서 귀찮도록 설명하고, 생색을 내야 한다. 

4. 생색나는 일을 하지 못하고, 마이너한 일을 하고 있다는 설움을 느낀다.

 

마음 편하게, 누가 건드리지 않으면 내 월급만큼은 일하리라고 다짐하면서

직장생활 하려는데, 주위에서 도와 주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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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4 13:18 2006/04/0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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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뻐꾸기 2006/04/04 14:1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제가 다니며 들어본 바로는 짜증나는 말중 하나가 0.5인분량의 업무이니 누군가 1.5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더군요. 그건 그렇고 생색내는 건 상당한 기술과 에너지가 필요할텐데......그간 산오리의 언행으로 보아 쉽진 않을 것 같네요^^

  2. 산오리 2006/04/04 16:3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뻐꾸기/그게 문제죠. 못하고, 안하고... 팀원들한테라도 열심히 하라고 했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