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만의 외식?

from 나홀로 가족 2006/12/11 13:06

산에 오라고, 아니면 저녁먹으러 오라는데,

귀찮음을 핑계삼아 집에서 개겼는데,

저녁때가 되자 마트에 뭐 살거도 있다하고,

동명이는 옷도 사 줘야 한다면서 아내가 나서는데,

나도 욕실 타일에 바를 실리콘을 사야겠다고 해서 따라나섰다.

 

동희도 집에 있다가 저녁이나 같이 먹으러 가자고 해서 나섰고,

먼저 나가서 놀다가 마트로 온 동명이를 만나서 살걸 사고...

 

저녁 먹으러 돼지 갈비집에 갔는데,

아내가....

"이렇게 네 식구가 다 모여서 외식한게 몇년 만이냐?"

".............."

할말이 없지...뭐.



잔은 세개 달래서 동명이한테 한잔 할래냐고 햇더니,

엄마와 형의 눈치를 보더니 안먹겠단다.

 

조금 지나서 서빙하는 아줌마가 된장뚝배기를 들고와서는

이거 시켰냐고 물어서, 안시켰다고 했더니,

주문표를 보더니, 여기 시킨게 맞다면서 놓고 간다.

뭐냐고 했더니,

아내가 "저기 동명이 친구가 시켜 준것" 이란다.

 

유니폼을 입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학생이 동명이네 학교 학생이란다.

학교에서 알고 지내는 사이라고...

친구네 가족이 왔다고 음식 하나 주니까 고마웠지.

계산하고 나오면서 '친절한 직원' 적어 주는 종이에

그 친구의 이름을 두개나 적어주고 나왔다.

 

밥 먹고 나와서는 아르바이트에 대한 논쟁이 붙었는데,

- 그 집 시급이 일산에서는 가장 비싸서 5천원이다..

- 아르바이트 하면 뭐하냐? 쓰잘데  없느 것 사느라고 허당인데...

- 그래도 돈벌어서 자기가 쓰면 좋지 않나?

- 쓸만큼 주는데, 웬 돈이 필요하나? 그시간에 공부나 하지..

- 왜 하는지 아르바이트 하는 애한테 물어봐라.

- 학생들을 아르바이트로 저렇게 써도 되냐?

- 어디 가도 다 학생들이야.. 

- 아르바이트도 최저임금인가 있다며?

- 있으면 뭐하냐? 제대로 지키지도 않는데...

- 그래서 저번에 당에서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할거라고 친구들 한번 모아오라 했잖아.

- 그래도 돈많이 벌면 좋잖아..

- 많이는 어떻게 많이 버냐? 주말에 5시간씩 일해도 일주일에 6만원 벌겠구먼...

- 그럴시간에 공부나 해서 나중에 제대로 돈을 버는게 낫지 않겠냐?

- 나중에 한달 일해서 버는 돈이 지금 아르바이트로 석달 일한거 보다 더 많을 거라구..

- 아르바이트는 시간낭비야..

 

석달 아르바이트보다 한달 월급이 더 많을 거라고 한 건 동희였는데,

이자식이 평소 말이 없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수 없었는데,

속은 멀쩡하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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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1 13:06 2006/12/11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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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다소녀 2006/12/11 13:5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ㅎㅎ 내가 맨날 눈 앞만 바라보고 아르바이트에 몸 바치다 아르바이트 인생이 되어버렸는데..

  2. 스머프 2006/12/11 15:5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여기도 우리집과 비슷한 문화가 있구려...'몇년만'이라니...ㅎ

  3. 산오리 2006/12/11 17:2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바다소녀/글게 알바 석달해봐야 나중에 한달치 월급도 안된다잖아요..ㅎㅎ
    스머프/사실은 몇번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이 가족은 맨날 돼지갈비만 먹으러 가니까 저 혼자 빠지고 말죠...그 설탕물에 절인 돼지갈비 먹는거 상당한 고역이야요..ㅋㅋ

  4. 하얀모카 2006/12/12 18:3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맛있는 갈비 드셨으면 사진도 올려주세요. 갈비집 이름도 알려주시구요.
    파업 끝나면 먹으로 가야지.. 히히

  5. 산오리 2006/12/13 09:0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하얀모카 / 덧글안다니까 안보인다 했더니, 드뎌 얼굴이 보이네요..ㅎㅎ 사진 없구요, 일산 오시면 '설탕물에 절인 돼지고기' 실컫 드시도록 사드릴게요..ㅎ

  6. 준혁맘 2006/12/13 21:1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산오리가 메뉴를 바꿔주시면 어떨까요? 우린 요즘 아들녀석이 참치회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서 그 애만 사준다니까요. 비싸서.
    참치초밥 정도면 같이 먹어도 괜찮던데... 일산에 맛있는 피자집은 알아요. 궁금하면 알려드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