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시설안전기술공단에서 파업하는데, 천막에서 자다가

용역깡패들한테 얻어 맞은 이후로 천막에서 잠잔 적이 없었지 아마...

그리고 천막에서 잠자는게 조금은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갑자기 용역 깡패들이 나타날까봐...

그렇게 다시 깡패들이라도 나타나 준다면  오히려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니까

깡패들이 오라고 빌어야 할 판이다.... 요즘 갑갑한 사업장에서는.



오늘 부터 다시 천막에서 한댓잠을 자야 할 형편이다.

물론 계속해서 천막에서 잠자지는 않고, 가끔(?) 들러서 천막에서 잘 계획이지만,

날씨가 추워지고 있는 이즈음에 천막은 답답함으로 다가온다.

 

서초동에 있는 한국건자재시험연구원 지부의 단협이 풀리지 않고 있다.

산자부의 망령이 여전히 살아 있는데다, 사용자들도 이를 이용해서 노동조합을 아예 허수아비로 만들고 싶은 모양이다.

오늘 점심시간에 천막농성 출정식을 갖고 오후에 교섭에 들어갔는데,

사측의 원장이 천막농성 들어간 것이 유감이라고 중얼중얼거린다.

우리측 교섭위원들이 '단협해지 통보는 괜찮고 고작 천막 친 거로 시비를 거는 거냐?'고

강력하게 항의했더니, 사측이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말싸움이라도 붙어보자는 듯이

시비가 계속된다.

'교섭하기 싫다는 것이냐? 뭐냐?'는  큰소리가 우리측에서 날아가고,

책상도 두드리고 물병도 날아가고... 책상도 밀고...

개새끼, 소새끼 얘기도 나오니까 원장이란 인간은 슬그머니 자리를 뜨고..

결국은 교섭은 10분도 안되어서, 본격적인 조문 논의는 시작도 못해보고 끝났다.

 

저녁에 천막 바닥을 제대로 마무리하고,

천막 옆 벽 천으로 둘러서  설치하고, 난로도 들여놓고, 전기매트도 들어 오고...

조합원들 모여서 도시락 시켜먹으면서 넘 즐거워 한다.

싸우는 것은, 모여 있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오늘 저녁 천막에서 잠들면 따뜻할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11/09 21:02 2004/11/09 21:02
Tag //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sanori/trackback/69

  1. 삐딱 2004/11/09 23:3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깡패들보다 추위가 더 무서운 녀석일 거 같은데요.몸 조심하세요....

  2. 스머프 2004/11/09 23:3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에효~ 걱정이 마니 됩니다. 겨우 쫒아낸 감기란 놈이 다시 찾아 오지는 않을까 하고 말예요...쩝...
    (내가 더 심란하군...ㅡㅡ)

  3. 바람불면 2004/11/10 00:1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무릇 싸움이란 이겨야 되는것이지만 몸도 챙기시면서 싸우세요.

  4. 자일리톨 2004/11/10 00:3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금요일부터 추워진다고 하는데 빨리 천막을 걷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좋겠네요. 그래도 천막안에서 도시락 먹으면서 즐거워하는 동료들이 옆에 있어서 좋으시겠어요? 근데 한동안은 블로깅을 못하시겠군요?

  5. 감비 2004/11/10 01:3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누군 한뎃잠을 자는데 누군 이렇게 집에서 따스하게 블로그나 들여다 보고 있심더- 죄송하여라~~(말로만?^^)

  6. 나무 2004/11/10 12:1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감기걸리지 마세요-.-;;;

  7. sanori 2004/11/10 12:5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연로'하다면서 옥돌 매트에서 자라고하는 바람에 더워서 혼났어요, 날씨는 포근해서 안추운데, 그놈의 모기가 계속 달라붙고, 차 달리는 소리가 얼마나 시끄러운지... 하튼 스무번도 더 깨었던 거 같아요..
    연맹 중집위, 중앙위 참석하느라 나와서는 점심먹고 피씨방에 잠간 들러서 놀고 있네요. 연맹 회의도 이렇게 빨리 끝나는 적이 있다니...행복해라.

  8. 꿈꾸는 애벌레 2004/11/10 14:3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감기조심하세요..날씨가 많이 춥네요...

  9. babo 2004/11/10 23:5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가끔은 한댓잠을 자줘야 해요. 저희들의 신체리듬이 그렇거든요... 너무 편하면 결코 좋지 않습니다. 아무튼 건강은 챙기면서 투쟁하셔요...그리고 반드시 승리하세요. 투쟁!

  10. 바다소녀 2004/11/11 10:1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산오리 아저씨는 멋지다..

  11. sanori 2004/11/11 22:2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babo / 신체리듬이 한댓잠 자게 되어 있대요? 님의 썰렁함은 여전하시네요...ㅋㅋ 그나저나 낼 창립3주년 기념식 가게 장소 좀 제대로 알려 주세요...
    바다소녀 / 진짜죠?ㅋㅋ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