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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피거든 홍도로 오라 -이생진 시-

 

동백꽃 피거든 홍도로 오라

 이생진


 나뭇잎은 시달려야 윤이 난다

 비 바람 눈 안개 파도 우박 서리 햇볕

 그 중에 제일 성가시게 구는 것은 바람

 그러나 동백꽃 나무는

 그렇게 시달려야 고독이 풀린다

 이파리에 윤기 도는 살찐 빛은

 바람이 만져 준 자국이다

 동백꽃은 그래서 아름답다

 오늘 같이 바람 부는 날 동백꽃은

 혼자서 희희낙락하다

 시달리며 살아남은 것들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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