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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8/01

2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1/31
    비걸링.(8)
    망이_
  2. 2008/01/31
    유머도 아닌 것이 날 웃게했-(8)
    망이_
  3. 2008/01/30
    웃어얄지.
    망이_
  4. 2008/01/29
    오늘은 딱 그런날이었어.
    망이_
  5. 2008/01/25
    하나의 확실해진 사실.
    망이_
  6. 2008/01/24
    쉿!
    망이_
  7. 2008/01/23
    등록금 벌어오라고!(8)
    망이_
  8. 2008/01/18
    훈늉한 여성주의자 과외제자와 못난 과외선생(23)
    망이_
  9. 2008/01/14
    영어면접준비.(5)
    망이_
  10. 2008/01/13
    적확한 단어사용.(2)
    망이_

비걸링.

[뎡야핑]님의 글을 읽고 생각이 나서-

 

 

"비걸링해요."

"혹은 비걸이예요."  라고 말하면 아무도 알아듣는 사람이 없었다.

세계대회에서 상을 타오는 바람에 비보잉이 대세라고 언론에서 판치고, 거의 모든 행사에서 비보잉공연을 내세우는 통에 다들 비보잉이란 말은 익숙하지만 (심지어 작년엔 무슨 도자기축제 이름이 '비보이와 함께 하는 ㅇㅇ도자기축제더구만-_-;;; )  비걸링이란 말은 그 누구에게도 먹히지 않는 단어였다.

 

굳이 비걸링이라는 단어를 고집하는 것도 나중엔 지쳤더랬지.

그랬던 그 단어를 완전히 잊고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ㅂ-/// 

 

 

 

 

싸이월드를 뒤지니,

처음으로 비걸링 수업을 받았던 날, 썼던 일기가 있네-

1월23일.

딱 1년전 이맘때구나-



2007/01/23 비걸 첫 수업.

 

예상대로 멋진 B-girl 선생님과

마음에 와닿는 한마디 한마디.

 

그리고 강렬하게 눈에 와서 꽂히는 한 동작 한동작.

 

 

 

 

그런데..

 

정말이지..

 

나는..

 

다 좋은데..

 

 

업락인지 탑락인지 용어는 기억나지 않지만

상대방을 커팅하고 내 좆을 밀어넣겠다는 의미의 그 동작들이 나에게 너무 불편한걸.

 

 

그건 너무 폭력적이고 남성적이고..나와 맞지 않아.

내가 그깟 좆이 없어서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당신보다 강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방식으로, 내가 너를 Fuck하겠다는 그런 식의 동작들, 제스츄어들은..

너무 _              힘들어.

 

물론 내가힙합의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

그 안에 숨겨져 있는 반항정신,힙합 Spirit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소외되었던 약자들이 강자들에게 날리는 비웃음과 조롱이라기엔......

나는 굳이 그러한 방식으로 표현되어야하는지 잘 모르겠어.. 그건 정말 말 그대로 너무...폭력적이잖아..

 

미국정부의정책에문제가있다는것엔 동의하지만Fucking USA를 부르는 것에는 반대하듯.

 

.

.

 

 

내가 '여성'의 몸으로 세상에 대해 통쾌한 춤을 날려주고 싶고 또 날려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비걸을 꿈꿨지만,

나는 그러한 동작들이 불편해.

하기 싫어.

 

뭣하러

당신을 커팅해서 내 ㅈ을 쑤셔 넣겠다는 그런 강압적인 제스츄어가 필요한 거지..

그깟건 ㅈ달린 남자들이나 하라지.

아니 아예 하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해- 

 

 

 

불편한 나의 마음을 밝히자, 

 

여성의 몸으로 춤을 춘다는 것, 그리고 B-girl이 된다는 것에 대해 나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많은 성찰을 했을, 또 그 현장을 10년가까이 겪었을 선생님이

 

'이해해요, 저는 그래서 이런 동작을 했어요,정해진 건 없어요 마음대로 할 수 있어요'라며

 

자신의 가슴을 던지는 동작을 보여줬을 때,

나는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르겠더라.

 

 

당연히 성기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있을(남자들만이 브레이크댄스를 춰왔고, 출 것이라는 생각) 그놈들에게 그게 얼마나 기만적인 생각인지 통쾌한 한 방을 날려주는 것 같아서  어떤 면에선 속이 시원했지만,

 

한편으론

꼭 그렇게 1:1대응이 되어야하는 걸까.

 

 

남성의 성기를 밀어넣는 동작에 반기를 드는 방식이_

그것과 비슷해서 대응되면서도 '더 자극적인 것'을 취해야만 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미도 모른 채 맘대로 소비할 놈들이 산더미.개떼.멍청이들.) 

 

 

그것 자체가 화젯거리가 되는 것도 싫다. 너무 싫어. 견뎌내기 힘들 것같아.

앞에서 늑대소리지르는 거 너무 싫어.

내가 웨이브했을 때 앞에서 우억대는 거 너무 싫었어.

너네가 소리질러야 할 타이밍은 그 때가 아니었었거등?

멍청이들아 두 음절 전에 한 그 동작이 진짜 힘든 동작이었거든? -_- 그거 하느라 진짜 힘들었거든?

간주 중에 겉옷벗을 때 그 때 괴성지를 타이밍 아니거든?

분명 비걸이 가슴던지는 동작하면, 걔네들은 멋도 모르고 또 껍죽대고 좋아할 거라는 시뮬레이션이 지금 막 가동되면서 또 열 확받네 샹.

 

앞으로 내게 펼쳐질 장애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일단 수업을 좀 쉬어야겠다고 말해뒀으니..

쉬면서 생각해봐야겠다.

정말 춤을 추고 싶다면, 춤을 출 더 큰 이유를 만들어 낼 것이고..

아니면 여기서 좌절하겠지..

 

 

그치만 난 정말 하고 싶고 , 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못할게뭐가있어 매일매일 푸쉬업도 하고 복근운동도 하고있는데..그리고 열정도 있는데................

 

 

나는 정말 비걸링을 하고 싶어,  내 마음을 이겨낼 수 있는 이유들을 만들어내야지.

그걸 '타협'이라고 생각하지는 말아야지. 그럼 너무 싫잖아.

아니면 몸이 망가지기 전에 정신이 망가질거야..

과연 쉽지 않겠지만..                    시간을 줘.

 

 

 

그리고    비보잉이라는 단어도 싫어.

비댄싱이라고 해야할까..

 

오늘은 그만-

거기까진 그만- 아 마음이 힘들어.

 

 

 

 

 2008/01/31/ 덧/ 횡설수설이구나 에헤라디야 

                                                                                                                                                                                                                  

이렇게 심각한 일기도 쓰고, 꿈도 꾸고, 지리산에 올라가서 위험천만하게 프리즈를 잡던 내 모습이 너무 낯설다. 너무 예전의 일같아.

고작 1년도 안 되었는데-

 

 

결국 나는 저 위의 고민을 넘어서지 못한것인가?

아님 그냥 귀찮아졌던 것인가?

 

기억을 지웠는지, 사실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아.

그저 비걸링이란 단어 자체도 낯설어져버린 지금의 내가 보일뿐.

 

 

 

 

 기분이 왠지 묘하네.. 벌써 1년. 그간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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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도 아닌 것이 날 웃게했-

 

 새로 이사온 집에서 상쾌하게 아침밥을 먹는 중이었다.

 

늘 그렇듯 일찍 출근하는 아빠 빼고, 엄마오빠나 이렇게 셋이서. (왠지 단란해보여 -_-꺅)

 

 

 

퉁퉁부은 얼굴로 앉아서 밥을 먹고 있는데 엄마가 오빠에게 갑자기 질문을 했다.

 

"요즘 정화 걔는 뭐하고 지내니?"

 

"아, 정화누나 요즘 NGO에서 일해-"

 

"어? 엔쥐오? 나 그거 어디서 들어봤는데에?"

 

 

.

.

.

 

 

크크크 ..어디서 들어봤다니...어디서 들어봤다니 ㅎ NGO라는 단어 자체로도 너무나 익숙한 내게, 엄마의 말이 약간은 생소하고도 귀엽게 (!)느껴져서 혼자 큭큭 거리고 있었다.

저러다가 조금 후에 "아! 혹시 그 뭐시냐, 시민단체?" 라면서 눈을 똥그랗게 뜨며 날 쳐다보겠지. 뭐 이런 생각을 했던듯.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엄마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비~ 아이 엔지오~ 비~ 아이 엔지오~"

 

헉.

 

 

하악하악. 웃다가 밥상 앞에서 뒤로 고꾸라질 뻔했다. -_- 오빠랑 나는 그 뒤로 5분간 전멸이었다.

 

 

 

 

엄마! BINGO는 개이름이라구욧! ㅋㅋㅋ



 

 

 엄마사랑해  -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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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얄지.

 

 똑.

 

떨어져버렸다.

 

 

 

많이준비하고,많이상상하고,좋아하고,걱정하고 떨려했던 일이었기에 충격이 클 줄 알았는데-

의외로 덤덤했다.

 

내가 대담해서가 아니라, 지금 나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 너무 좋지않아서 - 랄까.

 

 

 

덤덤하게 컴퓨터를 끄고, 다시 타박타박 본관으로 향했다.

어제오늘 하도 눈물을 흘려서 더이상 흘릴 눈물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또 눈물이 났다.

 

쓰윽-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하니,

 

친구1. 나이스-

친구2. (활짝 웃으며) 아,미안해. 안 웃으려고 했는데.

친구3. (걱정하는 표정을 잠시 짓다가) 우리 열심히 운동하자~

 

 

문자1. 으하하하하하하

문자2. 떨어졌다니나도무척이나좋구나^^

문자3. 난웃음을감추고있는중.

 

 

 

진정한 친구들인 것인지, 뭔지.

 

 

 

사실은 이렇게 엄청난 걸 똑 떨어져버려서, 투정도 부리고 싶고, 괜히 우울한 척 술도 쳐마셔보고싶고 그랬는데,

너네는 확간수에 가버리고.

확간수에 가지 않은 나는 학교의 갑갑한 행태를 바라보며 싸워야하고.

 

사실 좀. 그래.

지난 이년간 맘 졸여왔던 거 털어내고픈 마음이 드는데.

 

 

도와주지 않네. 상황이.

 

 

 

나 또 베이비근성나와버려서,

이렇게 투덜대고 있는 중.

 

언제 클거냐. 흥.

 

 

 

이런 꿀꿀한 날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었으면 좋겠다.

과외도, 투쟁도, 복잡해져버린 관계도.

 

어떤 하나의감정에 온전히 매몰되기란, 어찌보면 진짜 힘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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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딱 그런날이었어.

집에가서 쉬고싶은 기분.

 

내 방 구석에 앉아 책한권을 집어들고 허리를 지지고싶은.

 

생리통을 잊고싶은.

 

 

 

 

 

-

 

 

 

 

 

반대가 되어버렸네?

몸도 몸이지만, 마음이 츄워-

데자와 스무잔을 마셔도 가슴의 서늘함이 가시지 않을 것 같은.

 

너희들을 보고있는데도 마음이 떨려와 서늘해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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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확실해진 사실.

미친듯이 숨을 필요는 없다는 거.

 

어짜피 네가 숨을 공간은 없어. 사라질 수도 없고. 이름이 노출되는 문제가 아니었어. 나는 많은 것들이 몰아닥치는 게 왈랑절랑 두려웠을뿐.

사실 무엇으로부터 도망쳐야되는지도 좀 명확하지 않기도 해. 샹.

 

 

 

 

그치만 지금 내게 확실한 건 단하나뿐, 날 지켜주긴 해야지. 꼬옥. (양팔로 나를 꼬옥 안고 입맞추는 중)

 

 

 

 

 

낮에는 데자와로, 밤에는 진토닉으로 내 위를 채울 수만 있다면 아쥬 좋아.

요즈음이 그래.

 

낮에는 따땃한 데자와, 밤에는 얼음에 탄 무색무취의 알콜맛과 가까운 특유의 톡쏘는맛으로 가득한 진토닉.

 

내 피에는 분명 저 두 음료의 구성성분이 돌아다니고 있을거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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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너무도 작은 것에도 왈랑절랑하는 나를 지키는 방법은 역시

 

쉿!  하는 것인가.

 

 쉿. 쉬잇. 쉬이이잇.

 

 

아, 답 답 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이 좁은 공간 / 옥죄어오는 기분/ 이야, 네덜란드네덜란드네덜란드. 레이덴레이덴레이덴.

 

 

 

잠시 떠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지만, 일단은.

 

나 이 곳에서 좀 떨어졌다가 오고 싶은데.  돌아와도 변할 것은 없겠지만.

조금 담대해질 수 있지 않을까.

 

 

굉장히 센 나일롱으로 만든 거미줄느낌이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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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벌어오라고!

여기저기서  등록금 인상율 때문에 난리이다.

 

'소통'과 어쩌구를 표방했던 총학생회도 등록금문제에 신경을 쓰고 있나보다.

하긴 학생 한 사람 한 사람과 소통하고 싶다던 그들이니깐, 당연히 등록금에 신경을 써야지. 암 암.

 

그런데 이런 방식은 진짜 아니지 않니?

나름 등록금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해서인지, 그들이 만든 싸이월드 공개 웹페이지에다가 이런 만화를 올렸는데, 나는 그들의 개념 그리고 감수성에 정말이지 놀라버렸다.

 

바로 이 그림.

 

 

 

장난하냐.?

아동학대에다가 가부장에 의한 가정폭력 등등의 문제는 문제도 아니냐?

학생들과 '소통'하고 싶다면서!

이런 감수성으로, 이런 방식으로 소통하는 거라면 난 반댈세.

 

 

등록금 인상문제 때문에 문제의식을 느낀 것이 맞다면, 그리고 그것을 저지하기 위한 액션을 하고 싶다면, 다른 방식으로 하세요.

이런 말도 안되는 만화 구텅이 말주머니에다가 '등록금'이라는 화두만 집어넣는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_-

 

 

 

 



그리고 ,

이 그림을 보고 소름이 끼쳤던 이유는.

 

작년 겨울 내가 직면해야했던 폭력의 기억이, 그 느낌이 생생히 위로 밀려올라와버렸기 때문일 수도 있지.

다른 거 다 필요없고 폭력에 노출된 그 상황에서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무력해졌던 나의 그 때의 그 절망적이었던 마음. 허탈함,절절함,공포 등등의 말로는 표현될 수 없는 그 그 그그그그그 마음.

 

 

아 정말, 너네 나 자꾸 힘들게 만들래?

왜 잘 살고 있는 사람 트라우마까지 집어내가면서 난리니.

 

내가 재수없게 예민한거니? 내 주위 친구들이 다 까칠한거니? 여성주의자들의 쓸데없는 시비라고 생각할거니?

 

 

나도 너희가 사랑해마지않는 Y대 학우니깐, 나랑도 소통해줄래?

내 온도도 36.5도로 지켜주지 않을래?

 (아, 이거 왠지 로맨틱하다 -_- 그치만 이건 작년선거때 총학 선본이 계속 내세웠었던 문구라서-_-;)흠.

 

 

 

이건  캡쳐사진. (으쓱.으쓱.난 이제 이런 것도 할 줄 아는 훈늉한 컴퓨터 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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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늉한 여성주의자 과외제자와 못난 과외선생

도곡동에 사는 중 2 학생 과외를 한다.

아침 10시-1시반 영어학원 , 2-4시 나와의 과외, 5-8시 수학학원, 새벽 3시까지 숙제.

 

이런 평일의 사이클과 논술학원과 해금수업 등으로 주말을 보내는 아이이다.

 

이 아이의 생활패턴을 보면 숨이 막힌다. 밥도 제대로 못 먹고 학원에 치여사는 게 안쓰러워서

가끔 따로 불러내어 맛있는 것도 사주고, 이런 저런  수업과는  관련 없는 이야기도 해주고 그러게 된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여성주의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많이 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그 아이는 너무나도 훌륭한 반응들을 쏟아낸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 때 분노하면서, '아니 어떻게 그럴 수 있냐, 성경을 제대로 해석한 목사들이라면 동성애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예수님이 지금 살아계신다면 아마 동성애자를 인정하셨을 것이다'라고 이야기를 쏟아내더니 약간 머뭇거리며 고민하다가

"그런데요 , 선생님.  저는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아직까진 남자밖에 좋아한 적이 없어서 굳이 따지자면 이성애자인것같은데요... 제가 동성애자를 '인정'한다고 말하는 게 조금 웃긴 것 같아요..."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속으로 감탄하면서, "왜 그게 왜 웃긴 것 같아요?"라고 묻자 ,

"음...그러니깐 ... 잘은 모르겠는데 .... 제가 그 사람들을 인정한다고 말하는 게, 왠지 그 사람들이 이상하다는 걸 전제로 하고 있는 것 같고.. 암튼 좀 웃겨요. 제가 뭔데 그 사람들을 인정해요. "

라고 떠듬떠듬 말하는 것이었다.

매끄러운 말로 표현하지 못했을 뿐,. 이 아이는 '동성애자를 인정한다고 말할 수 있는 권력은 대체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을 한 것이리라. '타자화'라는 어려운 말따위 들어본 적도 없지만, 정말 이 아이의 내부에서 그런 것에 대한 경계심이 있었던 것일테지. (라고 나는 해석했음)

 

*그리고  아무래도 강남에서 태어나서 자라다보니 주위에 이명박 지지자밖에 없어서인지 내가 대선에 대해서 물었을 때 명박씨를 지지한다고 말해서 날 놀라게 만들더니,

이명박의 공약이 왜 문제적인지를 조곤조곤 논의한 후엔, 한숨을 푹푹 쉬며 "저는 정말 투표권이 생겨도 찍을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라고 한탄하며 이명박을 욕하기 시작하더니.

다음주에 태안에 내려가서 봉사를 한다면서 "이명박이 진짜로 계속 저러면,  내년엔 운하에 가서 돌파야 되는 거 아닌 지 모르겠어요 -_- 아 정말 이 나라에 못살겠어요"라고 너무나도 심각한 얼굴로 말하는 바람에 날 대폭소하게 만들었다. 물론 씁쓸했지만.

 

 

그러던 오늘!

 

다음 주 스케줄을 정하고나서, 수첩을 꺼내서 일정을 적는 날 보더니 "샘~ 그 수첩 뭐예요?"라고 하길래,

속으로 흠칫 놀랐다.

작년에 있었던 성폭력생존자말하기대회 치유 워크북 이었는데, 하필 내가 펼치고 있는 장이 '섹스 속으로' 여서 -0-;;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하지? 아무리 똑똑한 아이라고 해도 엄마한테 나에 대해서 이상하게 말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식은땀이 났다.

애써 진정하고,  한국성폭력상담소라는 여성단체가 있는데~ 어쩌구 저쩌구 하며 서론을 시작하는데 갑자기 이 학생이 "샘 잠시만요! 저도 그런 수첩 있어요!" 라고 하더니 책상 서랍에서 뭘 끄내왔다.

 

십대,길을 떠나다 라는 수첩이었고,  늘푸른 여성지원센터에서 만든 10대 쏘녀들을 위한 것이었다.

슬쩍 살펴보니  '으랏차차 쏘녀 가이드'를 비롯해서 내가 작년에 함께 했던 10대 쏘녀들과 함께 했던 프로젝트에 관련된 내용들도 많이 나와있고,

한국 성폭력상담소와 아하!청소녀센터 등 나와 관련있는 단체들과 심지어 아는 활동가의 이름까지!

게다가 내가 요즘 조금씩 빠져들어가고 있는 스윙시스터즈까지!

- _-; 내가 관계되어 있는 여성주의와 관련된 많은 정보들이 그 안에 있는 것이 아닌가!

왠지 신기하고 괜시리 민망한 기분이랄까.

 

이 수첩을 어디서 났냐고 묻자, 작년까지 학교에 있었던 양호 선생님이 주신 건데 자기는 여기에 있는 말들이 너무 좋아서 항상 혼자서 꺼내본다는 것이 아닌가-

 

아이고,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이 꼬마 여성주의자 아가씨가 혼자서 이런 글귀들을 보면서 자가 치유를 하고 있을 동안,

나는 사실 과외 짤릴까봐 적극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못해주고, 쉬는 시간 짬을 내서 잠깐 잠깐 하는 이야기들의 수위를 조절하며 (예를 들면 총여학생회 활동한다는 이야기는 쏙 빼고, 그냥 학교 여성학 수업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말이야~ 라며 이야기를 해준다던지) 살아왔는데..

이 아이는 더 많은 정보와 소통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에라, 오늘 수업은 땡치자. 나중에 보충해줄게 - 라는 심산으로.

오늘은 내가 어떻게 여성주의자가 되었는지, 지금 어떤 활동을 하고 있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작년에 했던 10대 쏘녀들과의 '다른몸되기 프로젝트' 이야기도 제대로 해주었다. 그 전에도 사실 몇 번 했었는데 정확하게 이야기는 안 해주고,  '내가 어쩌다가 알게 된 10대 여학생이 학교 체육시간에 여학생체육권을 주장하다가 교장실까지 갔다더라 신기하지' 뭐 이런 식으로 사례들만 잠깐 잠깐 이야기해줬었는데 오늘은 맘껏 이야기 한 것. ㅎㅎ

 

그리고 사실 이 과외를 소개시켜준 언니도 여성주의를 통해서 만나게 된 언니인데 , 어떻게 그 언니를 알게 되었냐는 질문에 초반에 괜히 여성주의자라고 말했다가 엄마 귀에 들어가서 짤릴까봐(-_-;) 그냥 친구의 친구의 언니라고 말했었던 기억도 떠올라 왠지 민망해졌다는; ㅅ;

 

암튼 내가 한 가지 이야기를 할 때마다 엄청난 반응을 보이며 꺄악거리는 이 학생을 보며 왠지 뭉클해졌다는.. 빨리 그 끔찍한 생활에서 벗어나서 함께하자꾸나- 뭐 이런 마음.

 

오늘 수업 끝내고 나가면서 문을 닫는데 갑자기  이 아이가 부끄러워하면서 '선생님, 감사해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생뚱맞았지만, 이 아이가 무슨 마음이었는 지 알 것같아서 왠지 마음이 왈랑절랑했다.

 

그런데 사실 내가 더 감사한 걸...

오늘 들었던 말 중에 가장 감동이었던 것은, 학교 수행평가가 '도덕책 새로 만들기'였는데 , 내가 저번에 차별금지법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말했던 것이 생각나서 동성애에 관한 내용을 넣었단다. 정말로 세상이 평화롭고 도덕적이고 싶다면 이런 차별들부터 없애야한다고 썼다나.

아아,

내가 과외 짤릴까봐 전전긍긍대며 여성주의자인 거 숨기면서 '여성학 교양시간에 들었는데 말이야-'라고 했던 말들 다 기억하고 그리고 받아들이고 또 실천까지 해줘서 정말이지 고마워.

 

아아.

고마워. 힝. 눈물 핑글. 이런 소심쟁이에다가 못난 페미과외샘 이야기를 들어주어서 ㅠㅠ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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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면접준비.

 

 네이버와 중앙데일리와 한겨레를 왔다갔다 거리다가,

 

에이씨잉 책을덮고.

 

 

냉장고에서 진을 꺼내고 베란다에서 토닉워터를 꺼내 적당량을 투입하고 얼음을 넣고

휘휘저어서

마셨다.

 

술냄새나면 어쩌지.

 

그래도 뭔가 릴랙스되어야 영어가 나오는 나를 위해서 -ㅂ-

 

아놔.

 

효과없음 어쩌지?

 

덜덜덜. 떠나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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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확한 단어사용.

녀름님의 [활력을 주는 인간들] 에 관련된 글.

 

오, 이게 트랙백인가?  녀름의 글을 읽다가 뭔가 떠오르는 게 있어서 연결짓고 싶었는데 이렇게 하면 되는것인가?되나보다.

신기하구나.

 

 

나는 정확한 단어사용이 안되는 편이다. 어떤 복잡한 현상을 설명하는 것에 젬병인 것은 물론이고, 가끔은 내 마음상태를 표현할 때 조차 버벅인다.

더 세밀하게 내 마음을 표현할 단어를 찾느라 머리속이 과부화되어서 결국 밖으로 새어나오는 건 '끄응-'하는 신음소리와 '그러니까..아..그러니깐...' 뭐 이런 버벅임 효과음 정도?

그리고 그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 내 마음상태를 몸짓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나는 워낙에 몸 움직이는 것이 자유로운지라 그것이 어느정도는 통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기분이 좋을 때는 '내가 이래서 이래서 지금 기분이 좋다'고 말하기 보다는 손을 어깨위로 올려서 덩실덩실 '에헤라디야' 춤을 춘다. 정말 손 끝과 어깨죽지에 흥을 담아서 추면 보는 사람도 흥겨워진다(고 믿고 있다.)

 

누군가가 굉장히 노래를 잘 부르거나 멋지거나 이럴 땐 '멋있다'혹은 '지지한다'라는 표현으로 한쪽 손으로 어딘가를 잡은 채 남은 한쪽 팔을 힘껏 빙글빙글 돌리기도 한다. (심지어 길거리에서도-_-)

 

아,그런데 이렇게 글로 쓰고나니깐 진짜 싸이코같다.

-_-b 흠. 뭔가 모글리 스럽기도 하고.    하지만 나의 행동만 딱 분리해서 써놔서 그렇지 상황상, 맥락상 저렇게 행동하면 아주 많이 사이코스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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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의 한계에 대해서 절실히 깨달았던 사건은.

최근에 누군가가 "송이송은 채식을 왜 시작하게 되었어?"라고 물었는데,

"그러니깐!  하도 육식을 하는 것이 얼마나 파괴적인 지 이야기를 듣거나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났더니, 어느 순간부터 고기를 먹는게 막..막..막..그러니깐(몸을 비꼬며 파닥대며) 막...막 마음이 힘들어지는거야!!막..그냥..힘든거!! 이해할 수 있겠어?" 라고 말하자 아무도 공감하지 못했다.

 

실제로 딱히 '결심했어!'란 순간이 있었다기보다는, 맨날 먹던 고기인데 어느순간 그것을 먹으려는 순간,

마음이 힘들어져버린것이다. 이렇게 마음이 힘드느니 안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뭐랄까, 난 아무생각없이 맛이 있어서 고기를 먹었던 것인데 수많은 컨텐츠들에서 '니가 고기를 먹는 것이 이렇게나 파괴적이란다'를 외치는 것이 내 머리와 마음에 축적되어버려서 '고기를 먹는 행위'가 이렇게나 환경파괴적이라면 안먹는 게 더 마음이 편하겠다라고 마음이 변화된 것이랄까.

 

하지만 이렇게 제대로 내 마음을 설명하게 된 것은 옆에 있는 ㅈ 모 양이 사람들의 갸우뚱함을 풀어주기 위해서

"그러니까 송이송의 저 몸짓을 보면 알 수 있잖아. 송이송이 접했던 책과 영화등의 컨텐츠들이 육식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또 그 파괴성에 대해 분노하는 사람들의 응축된 분노 등의 감정을 담고 있잖아. 그거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 아닐까?"

 

라고 표현해주어서 사람들의 난해함도 풀고, 나 또한 '아, 내 마음이 그런 건가?'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지.

 

참;

 

사는 것도 어려운데 내 마음을 잘 표현해내려니 그것도 어렵다.

예전에는 그것이 너무 귀찮게 느껴져서 '알아들을 사람은 알아듣고 못알아들음 말아라' 식의 배째라는 심보였는데, 이젠 소통을 위해서는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마음이 참 힘들고나.

 

뭐든지 노력이 필요해. 관계도,소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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