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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9/09/02
    출근길
    무화과
  2. 2009/08/27
    비온뒤
    무화과
  3. 2009/08/27
    2009/08/27
    무화과
  4. 2009/08/24
    나는 어디에
    무화과
  5. 2009/08/18
    '용석아~'
    무화과
  6. 2009/08/14
    골든글러브
    무화과
  7. 2009/08/13
    쉽게 들켜버리는 사람
    무화과
  8. 2009/08/12
    우산에서 비가 내린다
    무화과
  9. 2009/08/11
    한 번도 노동자였던 적이 없었던
    무화과
  10. 2009/08/05
    병역거부(2)
    무화과

출근길

사람은 자전거를 따라 잡을 수 없다.

간절한 마음만큼 점점 더 멀어질 뿐이다.

그래도 힘껏 달렸더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그제서야 높고 푸른 하늘과 산들거리는 바람이 느껴졌다.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을 쫓는 일도 퍽 괜찮은 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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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뒤

비가 그치고 나니 하늘은 더욱 맑고 푸르다

비가 그치고 나니 강물은 더욱 탁하고 흙탕물이다

하늘과 강사이 산은 녹색치 더욱 짙어졌다.

 

하늘과 강과 산이, 그 색깔이 퍽 잘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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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7

요새 커피 마실 기회가 통 없었는데

연거푸 두 잔을 마셨다.

맥주도 제법 마셨다.

사람들과 할 이야기가 있어서.

 

커피는 참 쓰다.

쓴지 알면서도 마신다.

 

사는 것도 참 쓰다.

쓴지 알면서도 살아간다.

 

갈수록 점점 자신은 없어지지만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천천히. 천천히.

아직 나에게 행운이 남아있을거다.

 

불의에도 눈감지 말고 불이익에도 눈감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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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디에

월요일 아침 사무실 청소를 하다가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에 서서

땀을 식힌다

 

선선한 기운을 품은 바람은 벌써 가을로 넘어갔고

등짝이 뜨끈거리는 햇볕은 아직 여름에 머무르고

 

바람과 햇볕사이, 여름과 가을의 경계

나는 어디쯤에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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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석아~'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매 학년마다 전학을 다녔던 초등학교 저학년시절,

전학가서 낯선 아이들로 북적대던 교실에서도

처음 며칠을 심심하게 보낼지언정 금방 아이들과 친해졌다.

어른(?)이 된 이후에도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친해지곤 했다.

한 친구는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내 성격이 부럽다고 했다.

성격탓도 있겠지만, 노력도 많이했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 나의 공통분모를 찾아서 공감대를 형성하기위한 노력들.

근데 이상하게 나이들어갈수록 그 노력들이 귀찮고 하기 싫어진다.

 

또 다시 전혀 새로운 공간에서 아직은 낯선 사람들과 지내고 있다.

조바심내지 않고 지내다보면 이중에서 마음맞는 친구도 생기겠지.

하지만 지금은 너무 심심하다. 깐죽거리고 장난 걸 친구가 없어서.

사실은 그보다도 '용석아~'하고 다정하게 불러주는 목소리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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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러브

마이엔트메리 3집 앨범의 골든글러브 듣다가

또 가사가 마음에 확확 박혀버렸다. 가끔씩 이럴 때 있다.

 

자신없어 정말 모두 포기하고 싶어 도망치고 싶었었지만

하지만 내가 그토록 원하던 내 모습은 이게 아냐

 

반복해서 듣고 또 듣고 또 듣는다.

안개가 늦도록 한강을 덮고 있어서 괜시리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그런가보다.

 

골든글러브 말이 나온김에, 이번시즌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아직 30경기 정도씩은 남은 상황이라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 모르지만

팀성적과 개인성적이 지금같은 추세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고 예상해보자면

 

 

투수 : 송은범

 

예년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들에 비해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별다른 경쟁자가 없어서...

만약 임태훈이 다승왕을 먹는다면 모를까, 기아의 두 용병은 용병이라 상받기 힘들테고ㅠㅠ

 

 

포수 : 김상훈

 

올시즌 유난히 포수들이 부상으로 떨어져나가서 시즌을 완주하는 포수도 희귀한 가운데

타율은 떨어져도 타점으로 만회하는 기아의 짱어주장이 기아의 팀성적까지 등에 업는다면...

 

 

1루수 : 페타지니

 

아무래도 압도적인 성적때문에. 최희섭이 5,6,7월에 좀 만 해줬으면 골든글러브를 노려봄직도 하지만

30경기 남짓 남은 상황에서 페타지니가 아무리 페이스가 떨어지고 희삽이가 올라가도 너무 늦음.

 

 

2루수 : 정근우

 

기아팬들은 한 때 안치홍의 수상을 기대했었지만, 올시즌 2루수 골든글러브는 정근우의 독주. 조성환이 부상으로 빠지지 않았더라면 좋은 경쟁이 되었을텐데.... 치홍이는 내년에 도전해보자!!!

 

 

유격수 : 손시헌

 

손시헌으로 할까 강정호로 할까 하다가 타격은 강정호가 더 좋아보이지만 그래도 수비가 제일 중요한 포지션인데다가 두산의 팀성적이 히어로즈를 압도하고 히어로즈가 비인기 팀이라ㅠㅠ

 

 

3루수 : 김상현

 

MVP이야기까지 나오는 지금의 분위기라면 무난할 듯 하지만, 이대호와 김동주가 있는한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포지션. 김상현이 타점왕 홈런왕 먹으면 따논 당상일텐데.

 

 

외야수 : 김현수, 박용택, 이택근

 

4할도 못치는 바보 김현수는 말할것도 없고, 올시즌 가장 화려한 타자중의 하나인 박용택도 거의 확실하고, 나머지 한자리에서 그래도 택근브이가 가장 성적이 좋지 않나싶다. 화려함이 없어서 그렇지... 그래도 윤진서랑 연애한다니...

 

 

지명타자 : 홍성흔

 

홍성흔이 이정도로 해줄지는 몰랐는데. 두산입장에서야 최준석이 잘해줘서 아쉬운 마음은 들겠지만. 혹 브룸바가 홈런왕 먹으면 브룸바와 홍성흔의 싸움이 되지 않을까...

 

 

이상 기록 하나 안찾아보고 그냥 생각나는대로 적어본 올 시즌 골든글러브 예상.

기아2, 두산2, SK2, LG2, 히어로즈1, 롯데1 골고루 나눠 가지고 사이가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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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들켜버리는 사람

한참을 일하다가 눈이 너무 피곤해서 잠깐 먼 곳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기 위해 옥상에 올라갔다.

간난에 기대어 서서 먼 곳의 풍경을 바라본다. 어제까지만해도 큰 비때문에 한강이 흙탕물이었는데 언제그랬냐는 듯이 강건너편의 산자락을 강물위에 그릴만큼 맑아져있다. 하루만에 그 많던 흙탕물이 다 흘러내려간건가? 신기하다. 오른쪽으로 살짝 고개를 돌리면 먼 곳에 파주의 아파트 단지들이 보인다. 하여간 아파트는 흉물스럽다. 예전에 한 친구가 북한산 올가서 보니 서울을 빼곡히 채운 아파트 단지들이 마치 담배갑을 엎어놓은 거 같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한참을 노래를 흥얼거리며 그러고 서있다가 문득 내 기대어 있는 난간에 잠자리 한 마리가 앉아있는게 보인다. 잠자리를 잡으려고 조용히 다가선다. 손을 가만히 내밀어본다. 잠자리는 인기척을 느꼈는지 휙 날아오르더니 바로 옆자리에 다시 내려앉는다. 먼저번보다 더욱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내가 바로 옆에와있는 것을 녀석은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숨을 죽이고 손을 내민다. 고요한 적막이 흐른다. 미세한 미동도 주지 않으려고 아주 서서히 손을 뻗어간다. 하지만 잠자리는 또 다시 하늘로 날아오른다. 몇 번을 박복하고 나서야 잠자리는 아예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린다.

 

어렸을 때는 맨 손으로도 제법 잘 잡았었는데. 여느 아이들이 그렇듯이 오히려 그 때가 지금보다 더 요란하고 시끌벅적했었는데. 이제는 남을 속일 줄도 알고, 이것저것 계산할 줄도 알고, 나를 숨길줄도 아는데, 이상하게 잠자리한테는 쉽게 들켜버린다. 있는 그래도 시끌벅적 요란했던 어린시절보다도 더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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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에서 비가 내린다

요새는 비가 오면 크게 온다.

그래도 비오는 날이 좋다. 다음날 맑게 개인 하늘을 기다리는게 좋고

빗소리가 하루종일 귀를 간지르는 것도 좋구

불어난 흙탕물의 한강을 보는 것도 좋다. 지하철을 타고 한강다리를 지나가며

비오는 한강의 풍경을 바라보는것은 더욱 좋다.

 

근데 안좋은 것도 있다.

걸음걸이가 이상해서인지 내 모든 신발은 발바닥이 다 갈라져 있어서 비가 오는 날이면

양말이 금방 축축하게 젖어 버린다.

운동화 하나는 발바닥이 갈라지지는 않았지만 뒷축이 완전히 닳아서

젖은 땅을 걸어다닐때는 신발을 신으나 안신으나 똑같다.

유일하게 멀쩡한 신발이 최근에 산 컨버스화인데 바닥은 멀쩡하지만

위에서 떨어지는 비를 방수하기엔 천쪼가리는 역부족이다

비오는날엔 신을 수 있는 신발이 하나도 없다ㅠㅠ

 

아침에 시와가 부르는 어크로스더유니버스를 들으며 버스를 기다리며

컨버스화의 윗면이 젖어 서서히 양말이 축축해지는 것을 불안한 마음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 머리에 한방울 물이 떨어지는 것이다. 참 이상한 일이다.

우산을 쓰고 있는데, 무릎도 아니고 하다못해 어깨도 아니고 머리 꼭대기에 빗방울이 떨어지다니...

고개를 살짝들어 보니 우산천이 닳아서 군데군데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혀있는 것이 아닌가.

결국 버스를 기다리는 10분동안 우산에서 내리는 비 덕에 방금 머리감은 사람처럼 돼 버렸다.

비가내리는 우산, 물이 새는 신발. 그래도 비오니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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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노동자였던 적이 없었던

노동해방을 이야기하고

총파업을 이야기하고

노동자가 중심이 된 혁명을 이야기하고

가자 노동해방 등의 노래를 목청껏 불렀다.

 

노동자들이 임금인상을 주장할 때

그 투쟁에 지지하면서도 경제투쟁을 넘어서 정치투쟁을 벌여야한다고 이야기하고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복지를 요구할 때

혁명을 포기한 개량주의인것처럼 못마땅해하고

파업을 앞둔 상황에서 극적으로 타결이 되면

마치 싸우지도 않고 패배한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나는 단 한순간도 노동자가 아니었다.

 

엄청난 말들을 아주 쉽게 내지르곤 했다.

나는 노동자가 아니었으니까. 나는 내 말을 책임못질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으니까.

내가 노동자가 되어 살거라고 생각해본적이 없었으니까...

 

그러니 당연하게도 맑스를 읽어도 노동법은 한 구절도 보지 않았고

노동자들은 혁명의 주력군이라는 생각만 있었을 뿐

노동자가 가져야하는 권리가 무엇인지 관심가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노동자가 되었다.

노사협의회를 8월말에 한다고 그 전까지 논의해야할 것들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라고 한다.

나는 솔직히 노동자로서 내 권리가 뭔 지 모른다.

노동법은 태어나서 처음 찾아보고 있다.

한 번도 노동자였던 적이 없었으니까.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들이니까.

 

그 시절 치기어림과 어리석음과 그래도 나름의 진지함이 뒤범벅된 채

너무 쉽게 내뱉어버렸던 말들이 

갑자기 부끄러워 견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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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거부

'전쟁없는세상'이 내 몸과 마음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신기하게 큰 미련없이, 서러움 없이 그렇게 빠져나가고 있다.

전쟁없는세상 소식지에 나의 이름이 없는것이 낯설지 않다.

평화캠프 준비를 같이 하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다.

하루에도 몇번씩 들락거렸던 홈페이지는 이제 며칠에 한 번 들어가볼 뿐이다.

 

물론 내 병역거부에서 전쟁없는세상이 차지한 비중은 생각보다 더 컸다. 

생각보다 큰 그 편차에 깜짝 놀란다.

이제 더이상 나를 병역거부운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지는 않는다.

스스로 병역거부자라고 소개하는 경우는 예전에도 드물었다.

병역거부운동과 멀어지면서 병역거부자체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도 든다.

 

그래서 나는 이제 물어볼 수 있게 되었다.

전쟁없는세상이 지워지고, 병역거부운동이 비워지고,

마지막으로 내게 남아있는 것에 대해서.

오로지 나 자신을 들여다 봤을 때, 병역거부는 과연 무엇이었는지.

과연 무엇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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