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내가 쓴 글

40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9/11/22
    감기 (3)
    무화과
  2. 2009/11/16
    모자를 사야겠다
    무화과
  3. 2009/11/13
    기타를 배운다(3)
    무화과
  4. 2009/11/12
    내가 만만해?
    무화과
  5. 2009/11/12
    이주영 선생님 글(1)
    무화과
  6. 2009/11/11
    2009/11/11
    무화과
  7. 2009/11/05
    안개
    무화과
  8. 2009/11/04
    동창회에서 국민의례?
    무화과
  9. 2009/11/02
    월요일 새벽
    무화과
  10. 2009/10/28
    마음이 안좋으면 몸도 안좋아진다
    무화과

감기

목요일, 사무실에서 일하는데 목이 너무 쓰려왔다.

춥다고 창문 꽉 닫은 채 히터를 틀어대서 건조한가보다 했다.

그래서 저녁에 날맹과 조은과 만났을 때

일부러 맥주를 벌컥벌컥 마셨다. 하루종일 수분 부족으로 칼칼한 목을 적시려고.

그런데 금요일, 목이 여전히 아프다. 따끔거리기까지 한다.

이상하네. 환기도 충분히 하고 물도 이곳 저곳에 뿌리고

확실히 건조한 건 아닌데. 점심먹고 나자 몸에 한기가 돌기 시작한다.

아뿔사 감기가 온거구나. 목이 아플때 알아차렸어야 하는데...

감기를 깨닫자 갑자기 컨디션이 떨어진다. 일이 하나도 손에 안잡힌다.

코가 막혔다. 코로 숨을 못쉬니 뇌에 산소공급이 잘 되지 않는다.

머리가 하나도 안돌아간다. 출소하기 한 달 전, 코막힘으로 시작된 감기에

된통 당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서 코가 막히면 무섭다. 또 그렇게 아플까봐.

시도때도 없이 화장실에 가서 코도 풀고

눈물을 머금고 코로 물을 들이마셔 입으로 내뱉는다.

저녁에 있는 백승덕 후원주점을 갈까 말까 망설여진다.

고동한테 받을게 있으니 잠깐이라도 들렸다 가기로 한다.

보통 때 같으면 그냥 요기나 대충하고 주점가서 술과 안주로 배를 채우겠지만

감기 걸렸을 때는 밥을 꼬박 챙겨 먹는다. 몸이 피곤하거나 체력이 떨어져서

면역력이 약할 때 감기는 나에게 찾아온다. 다른 약이 필요없다. 밥과 휴식이 가장 좋은 약이다.

집에 가면 좋겠지만, 일단 밥을 제대로 먹어야 한다. 몸은 갈수록 힘들어진다.

결국 일본에서 온 진진까지 오고, 새벽에 택시타고 집에 왔다.

졸다가 택시타고 역곡까지 가서 집에 걸어왔다ㅠㅠ

토요일, 일어나서 아침밥은 먹었지만 콧물이 더 심해지고 기침까지 나온다.

숨위 안쉬어지니 답답하고 기침을 할 때마다 목이 찟어지는 듯 아프다.

일단 따뜻한 샤워로 몸을 덮히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푹 쉰다.

땀을 쭉 빼고 일어나면 괜찮아지겠지 싶다.

한참 자고 일어나보니 2시. 원래계획했던대로 머리 깎고 작은책 글쓰기 모임가려면 서둘러야한다.

솔직히 가기 싫다. 가지 말까 생각해본다. 개똥이네 마감하는데 간식사들고 간다했는데,

결국 온몸을 칭칭감고 집을 나선다. 머리를 깎고 맛있어 보이는 빵을 사서 개똥이네 간다.

작은책 글쓰기 모임. 정말 진상이 인간이 또 헛소리 해댄다. 자쯩이 불끈 불끈 오른다.

저 인간이 여기 안나오던지 내가 안나오던지 해야할 성 싶다.

몸이 아파서, 목이 아파서 저절로 잘 참았다.

진진이 연락이 왔다. 홍대 앞에서 술마시고 있으니 오라고

또 고민에 빠진다.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그냥 집에 가서 쉬는 게 맞다.

나는 누군가 놀자고 하는 약속을 정말 거절못하나보다 .

터벅터벅 힘 빠진 몸으로 걸어간다. 감기라니... 한 번 씩 아프면서 몸 안에 쌓인 독이

열과 함께 다 타버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아프면 다 싫다. 그냥 건강한게 최고다.

술자리에서 시간이 깊어질 수록 몸이 견디질 못한다. 결국 먼저 일어나서 집에 온다.

어떻게 온지도 모르게 집에 와서 잠잔다. 감기 걸리면 먹고 자고가 제일 중요하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여전히 코는 막혀있고 목은 따끔거리지만 어제보다는 괜찮다.

원래 이번 주말엔 영화도 보고 서점가서 참고할 책들도 좀 볼 계획이었는데

그냥 집에 있기로 한다. 내일부터 출근해서 또 일주일 일해야하는데,

빨리 회복해놓지 않으면 다음주 내내 고생일텐데... 집에서 푹 쉬면서 체력을 비축하는게 좋겠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영양제 맞아가며 경기에 나서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나도 그런 거 한 방 맞으면 확 회복될거 같단 생각도 해본다.

이왕 온 감기 아플거 있으면 오늘까지만 제대로 아파주고 내일아침에 말끔히 나아서

산뜻하게 출근할수 있기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모자를 사야겠다

모자를 써 본적이 있었을까?

지금은 조금 바뀌었지만 워낙 몸에 열이 많은 체질이어서

모자나 귀마개 목도리와 같은 월동장비가 하나도 필요하지 않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겨울에 항상 목도리를 챙겨다니기는 하지만 모자는 한 번도 써 본 기억이 없다.

구멍이 뻥뻥 뚤린 자전거 헬멧도 답답해서 못쓰기 때문에 다른 모자들은 써 볼 엄두도 안났다.

농담삼아서 군대가면 철모 써야하기 때문에 병역거부 한다고 하기도 했다.

 

어제 용산에 굿을 보러 갔다. 추운날인지 알고 있어서 미리 준비를 했다.

두꺼운 겨울옷에 목도리를 칭칭감고 얼굴을 반쯤 가린채 나름 추위에 대비를 했다.

한시간이 지나고, 두시간이 지나고... 몸이 점점 으슬으슬 해오기 시작했다.

두꺼운 겨울 옷을 입은 몸뚱아리는 괜찮은데, 목도리로 칭칭 감아싼 얼굴은 괜찮은데

머리 꼭대기에서 냉기가 서늘하게 내려왔다.

어쩐지 내 몸의 모든 온기가 머리를 통해서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면서

칭칭 감아싼 부분까지 냉기가 든 것처럼 오들오들 떨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모자를 쓰고 다녀야하는 게 아닐까? 생각을 해봤다.

모자 쓰고 다니면 통풍이 안되서 탈모에도 안좋다던데...

그래도 이제 춥게 다니는 건 싫다. 따뜻한게 좋다.

 

살면서 하나씩 필요한 것이 늘어가는구나.

내 몸뚱이 하나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늘어가는구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기타를 배운다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파주에 들어와 살려면 쬐금은 심심할 거 같아서

그 덕분에 책은 많이 읽을 수 있겠지만, 온종일 책만 읽을 수는 없어서

새로운 취미를 가지기로 마음 먹었다.

 

갑자기 착해져서 자신이 가진것을 사람들과 나누겠다는 정신으로

딱 세 번만 무료강습 해준다는 완형이 형과 구두계약?을 하고

어제부로 기타 배우기 시작했다.

 

기타는 커녕 다른 악기도 다뤄본 적이 없어서 오히려 부담이 없다.

나쁜 습관도 없고 어설픈 지식도 없으니 처음부터 차근 차근 배우면 된다.

 

첫 수업 후 느낌은 왼손이 많이 아프겠구나 였다. 코드를 잡는 왼손에 힘이 너무 부족하다.

기타 줄이 플랫에 닿아야 하는데 힘이 잘 안들어가니 줄을 튕겼을 때

소리가 울려퍼지는 것이 아니라 가야금 처럼 퉁퉁 끊긴다.

있는 힘껏 누르다 보면 밑에 줄을 건드려 바로 그 줄은 소리가 잘나도 다른 줄이 소리가 안난다.

30분정도 연습하고 나니 왼손가락 끝이 얼얼하고 후끈 거린다.

아마도 한 번 쯤 군살이 박히고 사라지는 과정을 거쳐야 할 거 같다.

 

날마다 30분 이상씩 연습하라고 해서 오늘 아침 일찍 사무실에 나왔다.

집에는 기타가 없고 저녁에는 다른 일들이 많으니 아침 일찍 나와서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연습하는 게 제일 좋다. 가을비가 내리니 기분도 차분해지고 더욱 좋다.

비오면 악기들은 안좋아하겠지만.

 

은근히 성질이 급한편이라 배우는 걸 잘 못한다. 처음에는 이해력이 좋은 편이라서 잘 배우지만

어느 정도에 다다랐을 때, 진도가 잘 안나가서 참을성을 가지고 꾸준히 해야할 상황에 가면

늘지 않는 실력을 견디지 못한다.

 

이제는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 세상 어느 것 하나 힘들지 않고 배울 수 있는 건 없다는 걸.

이제는 나도 잘 알고 있다. 악기중에 가장 쉽다는 기타 하나도 왼손가락 군살박혀가는 정도의

고통을 견디지 못하면 익힐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며칠 뚝딱 해서 얻을 수 있는 건 세상에 없다.

 

내년 봄 정도면 간단한 기타연주를 할 수 있기를 바라며

겨우내 열심히 연습해야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내가 만만해?

워낙 쓸데없는 이야기 많이하고 실없는 장난 많이 치고 되도록 진지한 이야기는 안하고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 골려먹을까 깐죽거릴 수 있을까 고민은 안하지만

맨날 그런 생각만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나오고

 

그래서 내가 생각하기에도 나같은 사람 만나면 참 별거 아닌 사람이라 생각이 들 법도 하지만

나를 언제봤다고, 나와 이야기 한 번 제대로 안 해본 사람이

내가 사람들에게 하는거 보고 혹은 나와 친한 사람이 나한테 하는거 보고

나를 만만하게 보고 함부로 대하기도 한다.

 

그럴 때는 참 이게 뭔가 싶다.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이나?

살짝 화가 날 듯 하다가도, 뭐 어차피 내가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사람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러든지 말든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닌 이상 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든지

별 상관도 없고, 그 쪽에 쓸 마음도 신경도 없는 걸 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주영 선생님 글

두근두근 탐험대 5권 추천사를 써줄 사람으로 이주영 선생님 글을 찾아보고 있는 중이다.

이주영 선생님은 글쓰기연구회 여름연수 때 처음 보고, 글쓰기연구회 강좌에서 또 봤다.

근데 이분 좀 장난이 아니다. 나는 왜 이런 선생님 한 번 못만나봤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포스가 표정과 몸가짐에서 마구 풍겨져 나오는 분이다.

사람들 앞에서는 참 점잖고 품위있는 분인데 아이들 앞에서는 마구 망가지고

아이들과 스스럼 없이 함께 장난치고 노는 분이다.

글쓰기연구회 강좌 때 잠깐 들춰진 신비한 과거(밝혀지면 선생님 못할지도 모르는) 덕분에

더욱 궁금하고 재미있는 분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금은 마포초등학교에선가 교감선생님으로 재직중이시다.

승진을 위해서 아이들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

교감 제의가 들어와서 많이 고민하셨다고 한다.

교감이 되고 나니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는 거 같아 너무 아쉽다고 하신다.

 

암튼 이주영 선생님 글을 찾아보는데, 글 참 잘쓰신다. 아이들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입에 딱 달라붙는 글이다. 이오덕, 권정생, 임길택 선생님에 대한 글인데, 글쓴이의 마음이

다소곳하게 잘 들어가 있는 느낌이다. 과장이나 치장 따위는 애시당초 어울리지 않는다.

나는 이런 글이 좋다. 글쓴이의 마음씀씀이가 솔직하게 담겨있는 글.

그래서 물흐르는 듯, 바람이 부는 듯, 아주 자연스럽게 흘러가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글.

이주영 선생님의 글도 너무 좋고, 글에 인용된 이오덕, 권정생, 임길택 선생님의 시도 죄다 좋다.

아침부터 이런 글 한 편 읽으면 하루가 기분이 좋다.

 

이주영 선생님의 좋은 글 읽은 기념으로 인상 깊은 구절 하나 남겨놓자.

살아가면서 자꾸 무뎌지고, 까먹는 것을 다시 일깨워주는 구절이다.

 

"...(전략) 오줌통 때문에 마음 놓고 어디 쏘다니지 못한 권선생님이 저 세상에서는 오줌통 떼어버리고 남녘이고 북녘이고 훌훌 싸돌아다녔으면 좋겠다. 그러다 다시 갑돌이로 태어나 갑순이 하고 사랑도 하고 오순도순 사는 거 보고 싶다.  우리들이 그런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없을까 알 수는 없지만, 그런 세상 만들기는 진작에 글렀다고 혀를 끌끌 차는 사람 많아졌지만, 그런 꿈도 못 꾸나? 죄 될 일도 아닌데."

 

죄 될 일도 아닌데... 자꾸 마음에 남는다. 어느새 너무 쉽게 포기하고 기대하지 않고 사는 법을 익혀가고 있는 건 아닌지. 꿈도 못 꾸나? 죄 될 일도 아닌데.... 갈수록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 지 헤깔리는데, 마음이 맑아지는 참 좋은 글 만나서 기분이 좋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11/11

이제 독한 커피로 정신차리는 일은 그만둬야겠다.

그 전에 밤늦도록 술 들이붓는 일을 그만둬야겠다.

그 전에 혼자 남겨져 쓸쓸한 마음을 애써 반갑게 맞이하는 위선을 그만둬야겠다.

 

소중한 시간을 함께 나눴던 사람들을 내가 미워야할 이유가 하나도 없으니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안개

안개가 자욱하다.

한강이 옆에 흐르고 임진강과 만나는 조강도 멀지 않고

군데 군데 습지와도 비슷한 물웅덩이가 많아서인지

이곳은 안개가 자주 낀다.

어쩔때는 차타고 가면서 길이 안보여서 아주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차를 몰아가는데 사거리를 지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안개가 순식간 확 걷히기도 하는 신비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우리가 조마조마하며 달려왔더 길을 뒤돌아보면

불과 몇 초 전까지도 자욱했던 안개가 사라지고 낮은 건물들이 슬며시 자리잡고 있는 거다

 

오늘은 안개가 유난히 짙으면서 오래간다.

출근시간에 자욱했던 안개는 업무를 시작할 때면 걷히기 마련인데,

오늘은 무엇이 그리 부끄러운지 혹은 누구를 이렇게 포근하게 숨겨주려는지

좀처럼 안개가 걷힐 생각을 하지 않는다.

몽롱한 기분으로 하루 일을 시작한다.

 

불편한 진실을 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지만

가끔씩은 이렇게 안개같은 것이 세상의 두려운것, 추한것, 피하고 싶은것을 가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혹은 아름다운 사람들, 소중한 사람들, 착한 사람들을  안개가 숨겨주는 것도 좋겠다.

명동성당에 날마다 안개가 자욱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갑자기 든다. 

 

안개가 걷히면 왠지 잠에서 깨어나 여운처럼 남겨진 꿈을 그리워할 것처럼 느껴진다.

오늘은 되도록 안개가 걷히지 말고 오래 남아있으면 좋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동창회에서 국민의례?

" 99%가 동창회에 가서도 국민의례를 하는데 노조 개인행사이니 국민의례도 하지 않겠다 하니까 문제입니다. (두영택 뉴라이트전국연합 사무총장) "

 

경향신문에 난 기획기사를 보다가 졸음이 확 달아나버렸다.

두영택이라는 분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알고 싶지도 않지만,

상당한 센스와 남다른 정보를 가지고 있는 분 같다.

 

뭐 동창회 모임에 안가봐서 모르겠지만,

아무리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99%가 동창회에서 국민의례를 한다니...

이건 코메디라고 해야하나, 무시무시한 상상력이라 해야하나, 아님 그냥 거짓말로 치부해야하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월요일 새벽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물론 언제 어디서나 잠 잘자는 것이 내 특기인만큼

지금이라도 누워있으면 언제그랬냐는 듯이 코를 골며 잠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의식은 아주 또렷하게 지금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책을 읽고 있다. 그냥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신기한 일이다. 이 시간에 잠을 자지 않고 책을 읽고 있다니.

서경식의 <소년의 눈물> 남은 부분을 마저 다 읽고,

녹색평론에서 나온 <잔치가 끝나면..>어쩌고 하는 제목의 책을 읽고 있다.

책을 하도 집중해서 읽다보니 머리가 아프다.

이제 좀 술술 넘어가는 책으로 바꿔읽어야겠다.

그래서 골라잡은 책이 보리피리 시리즈중 이호철 선생님이 쓴 <우리소 늙다리>

김승옥의 소설을 하나 읽어볼까하다가 괜히 머리만 더 아플거 같아서

부담없는 걸로 골랐다. 보리피리 시리즈 다른 책들을 재미있게 봐서 이것도 기대된다.

 

이제 몇시간 후면 출근해야하는데,

게다가 월요일. 휴식없이 또 일주일을 내달려야하는데.

이런저런 걱정보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책이나 읽고싶은 마음이 더 간절한 새벽이다.

뭐, 뜬눈으로 밤 지새우면 내일 회사에서 커피 진하게 내려 먹으며 버티면 되겠지.

이런 심정이다. 그래 술먹고 밤새는 것보다는 내일이 고되지는 않을거야. 이런 생각이다.

 

회사가는 게 싫어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장 즐거운 일이 사라졌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그 허전함을 달래려고 무작정 책을 읽는지도 모른다.

그래야 내일 출근해서 졸음에 정신없어서 다른 생각 다른 감정이 떠오르지 않게 하도록.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마음이 안좋으면 몸도 안좋아진다

대체로 그렇다.

마음이 아프거나 안좋은 일이 생기면 덩달아 몸도 안좋아진다.

그냥 몸 혼자 피곤하거나 안좋으면 달달한 초콜렛을 먹거나 푹 쉬면 좋아지지만

마음이 먼저 안좋아지고 몸이 따라서 안좋아진 경우는 백약이 효과가 없다.

 

용산 재판 소식 듣고 나서부터 일이 손에 하나도 안잡힌다.

짜증과 분노만 정신없이 몰아친다.

역시나 갑자기 몸이 으슬으슬하고 기운이 쫙 빠진다.

썅.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