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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화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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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인의 질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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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9/09/27
    일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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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1

청소 끝나고 엄마와 동생은 목욕하러가서 조용한 주말 오전

쓸 글이 하나 있어서 조용한 틈을 타 글 쓰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아니 별 이상할것도 업지 매번 이러는, 기형도의 시가 자꾸 읽고 싶어진다

시 읽다보면 오전 시간 다 날라가버릴텐데...

글 빨리 쓰고 오후에 영화 한 편 보러 가려고 하는데...

과연 어찌될지. 글을 쓸 수 있을지. 영화를 볼 수 있을지.

선택이랄것도 없지만, 오늘 저녁이나 내일 아침에 이 글을 보면서

후회하지는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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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7

언제가 되어야 자네는 다른 사람들의 나약함이나 실수를 더 이상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구실로 삼지 않을 것인가, 문제는 인간이다, 인간으로서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잘못은 다른 사람들의 나약함과 실수가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정당화해준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중에서

 

갓산 카나파니의 마지막 작품 <하이파에 돌아와서>에서 20년 만에 쫓겨났던 고향 팔레스타인 하이파에서 자기들이 살던 집에서 생이별 했던 큰아들-자신은 어디까지나 이스라엘인이라며 20년 동안 울면서 세월을 보냈다며 자신을 낳은 부모를 비난하는 아들에게 사이드 S가 한 말이라고 한다.

고향을 잃는 다는 것의 의미-이산, 토지와 재산의 상실, 박해와 차별, 빈곤과 굴욕, 학살을 실감하게 하면서도 또 다른 생각도 들게 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나약함이나 실수를 방패막이 삼아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정당화해오지는 않았는지. 불필요한 질문이다. 엄청나게 그런 적 많았을 것이다. 타인에게 차라리 아예 무관심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관대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내가 해낼 수 있는 것들을 남들이 해내지 못했을 때, 내가 보인 태도와 행동들은 다른사람들에게 어떤 상처를 주었을지...

 

 

 

"조국이라는 건, 이런 모든 일들이 일어나서는 안되는 곳을 말하는 거야. (......) 칼리드에게 조국이란 미래를 의미하지." 칼리드는 난민 캠프에서 태어나고 자란 둘째아들이다. '조국'은 추억 속이 아니라 미래에,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미래를 향한 투쟁 속에 있는 것이다.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중에서

 

위의 대사 역시 사이드 S의 말. 서경식은 이 말에 깊은 공감을 여러차례 표현하고 있다.

내가 선택하지 않았던 내 조국, 하지만 한 번도 그 때문에 불편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부끄러웠던 적은 있어도) 단 한 번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 성급하게 비판하기만 했었는데, 서경식의 글을 읽으면서 그리고 재일동포들의 글을 읽으면서 깨닫게 된다. 조국과 민족을 내세우는 사람들은 여전히 신뢰하지 않지만 조국과 민족 때문에 차별 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리고 나는 운 좋게도 그런 차별에 놓여있지 않아서 그런 고민을 안하고 살아왔다면, 내가 지금 가져야 하는 생각은 무엇일지. 팔레스타인 디아스포라 갓산 카나파니에게서 그리고 서경식에게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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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

퇴근 30분전, 아니 1시간 전도 마찬가지.

너무 세게 잡아당겼는지 팽팽하던 집중력이 뚝! 소리를 내고 끊어져버리고 나면...ㅠㅠ

아무 글자도 머리에 안들어오고, 그저 눈에서만 맴돌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멍하니 바보처럼 흐리멍텅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있을 뿐이다. 

 

한 번 끊어져버린 집중력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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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끝

연휴끝났다. 내일 아침에 출근하는 거는 딱히 반갑지는 않지만,

연휴 내내 지겨웠음을 생각한다면야...

감옥안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나는 항상 모든 명절이 지겹다.

근데 생각해보면 갈 곳도 없고 오는 친척도 없기때문에

"결혼언제하냐"와 같은 듣기 싫은 이야기 안들어도 되는거 같다.

그래서 지겨운건 그대로지만 명절을 조금 덜 싫어하기로 했다.

 

나름 의미있게 보내려고 날마다 극장가서 영화한편씩 보려고 했는데

결국 이래저래 한 편밖에 못봤다.

그래도 그날 명동성당가서 래군이형 보고 와서 맘이 뿌듯하다.

근데 또 병원에서 나와서 가있는곳이 성당 영안실이라니...

아무래도 용산싸움은 '죽음'과 뗄레야 뗼 수가 없나보다.

 

추석 당일 날은 보름달이 구름사이로 숨었다가 빼곰히 얼굴 내밀었다 하더니

오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화사한 얼굴을 다 내놓았다.

해마다 한가위 보름달님과 정월 대보름달님께 소원을 빌지만

왠지 소원이 이루어진 기억은 없다. 마치 봉숭아 물들이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해마다 치르는 행사지만 달님도 첫눈 내릴때까지 항상 남아있는 봉숭아물님도

내 소원은 별로 관심이 없는 듯 하다. 그럼 뭐 내가 노력하는 수밖에

 

나는 그저 심심한건줄 알았다. 늘 그랬듯이 명절이라서 같이 놀 사람 없어서

그러면서 살짝 외로운건가? 생각도 해봤다. 그냥 생각만 해봤다.

어렸을적부터 명절은 항상 심심했으니까.   TV도 재미없었으니까...

근데 오늘 신혜랑 남식이형이랑 소래포구 갔다오면서 알았다.

심심한게 아니라 외로운 거였구나.(아님 어쩌면 부러움이나 질투였을지도)

가슴 한 가운데 작은 구멍이 생겨서 바람이 구멍을 타고 솔솔 몸속으로 들어온다.

말을 하면 할 수록 구멍은 점점 더 커져간다. 이런 상상을 작년 말에 했는데,

마치 그런 기분이다. 친구들을 만나서 말은 많이 했는데 더 허전해졌고, 더 쓸쓸해졌다.

 

갑자기 어젯밤 꾼 꿈이 생각난다. 모기 때문에 잠 설치면서 꿨던 꿈.

지금은, 혹은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대거 출연했던 꿈.

결국 끝이 많이 안좋았던 꿈. 근데 어차피 이미 현실은 꿈만큼은 안좋으니

딱히 악몽이라 할 수도 없다. 그래도 좀 아쉬웠다.

꿈에서라도 좋은 결말이었으면 좋았으련만...

 

내일부터는 박건웅 작가가 사무실로 와서 같이 작업하기로 했으니 열심히 해봐야겠다.

큰 뜻을 품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는데, 배우다보니 재미있다. 잘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큰 뜻이나 사명감 따위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재미있는 일을 만난 거 같아서

또 한 번, 난 참 운이 좋구나, 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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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명절은 놀 사람 없어서 지겹고 집에만 있으려니 답답하고 회사 안가는거 하나만 좋다

한 시간만에 전 뚝딱 다 부치고 설거지까지 끝내고 바람도 쐴겸 집을 나섰다.

용산에 잠시 들렀다가 명동성당가서 래군이형 오랫만에 보고 나온김에 영화도 한편보고

갈증나서 맥주나 한 잔 하고 싶었는데 같이 마실 사람 찾지 못하고 교보문고엘 갔다.

 

눈길과 손길이 가는 책들이 여러권 있었지만 꾹 참았다.

수습사원 끝나서 도서구입 지원비 나오면 기억하고 있다가 왕창 사야지, 했다.

아니, 사실 취직했다고 겁없이 마구 사서 읽지않고 쌓아놓은 책들이 떠올라

새책을 사는 것이 죄악처럼 느껴졌다.

요새 책 읽는게 재미있다. 예전만큼 시간이 많지 않기때문에 그리 많이 읽지는 못하지만

시간을 틈틈히 내서 책을 읽고 있다. 게다가 예전에는 한 권의 책을 다 읽기 전에는

다른 책을 안읽었는데, 지금은 4권정도의 책을 동시에 읽고 있다. 시간이 내 맘대로 나는 게

아니니까 짧은 자투리 시간에 읽는 책들과 그렇지 않은 책들을 구분해서 읽는다.

딱 한 번 있었다. 이토록 책을 집중적으로 읽었던 기간은.

원래 엉덩이가 무겁지 않아서 혼자서 책읽는 것보다는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수다떠는 것을 좋아했으니.

그래서 친구도 없고 다른 할 일도 없었던 수감시절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이 책을 읽다보니

퍽 재미있어서 꽤 많은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뭐 지금도 친구가 많이 줄어들었고, 다른 일들은 흥미가 없어서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지는 거 같다.

세상에 읽고 싶은 좋은 책이 너무 많아서 큰일이다. 책읽기 좋은 환경에 놓여있어서 참 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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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일찍 노래듣기!

워낙 아침에 잘일어나는 편이라서 지각을 좀처럼 하지 않는다.

어쩌다 지각하는 날도 늦잠자서라기 보다는 일찍 일어나서 딴 짓거리하다가 늦은 날들이다.

암튼 애매한 아침 시간을 집에서 어영부영 보내기도 뭐하고 해서

(사실은 띵까띵까 여유 다 부리고) 일찍 집을 나선다.

출근길은 조금만 늦게 나오면 지하철안에서 인구밀도가 확 높아지기 때문에

일찍 나오는게 조금 고생스럽더라도 차라리 10분 빨리 나오는게실제로는 몸이 덜 고되게 된다.

 

사무실에 일찍 나오면 당연히!!!

일은 출근시간에 맞춰서 시작하고 그 전까지는 전날 야구기사도 훑어보고

벅스 무료이용권이 생겨서 노래도 마음껏 듣곤 한다.

오늘은 특히나 추석연휴 전날이라서 사람들이 별로 없다.

조용한 아침에 노래듣는 기분이 퍽 괜찮다.

 

오늘의 플레이 리스트!!!

 

Across the universe

Knockin' On Heaven's Door

europa

I'm yours

pale blue eyes

더딘하루

화양연화

내게다시

 

유로파의 기타소리가 귓가에 길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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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만남

벌써 9월 마지막 날.

한달만 더 지나면 수습기간도 끝이다

수습기간 끝나면 월급이 늘어나는 것도 기쁘고

계약해지(해고가 아니라고 회사에서는 강조해서 이야기하니ㅋㅋ)도 안당할테니 안심이고 

 

무엇보다도 정직원에게 주어지는 혜택중에 도서구입 지원비 30만원(1년동안)를 

받을 수 있어서 너무나 너무나 좋다. 계산 잘해서 10원도 안남기고 다 써야지ㅋㅋ

 

아직 만나서는 안되는 사람들이 있다. 

서운함인지, 내 자신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미움인지

뭔지 모를 감정에 마음이 퍽 불편해서 몸도 덩달아 불편해지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려고 일부러 과장된 몸짓과 실없는 이야기들만 내뿜게 되고....

그 사람들을 아직은 만나지 않는게 좋겠다. 아직은 만날만한  곳에는 안가는게 좋겠다.

 

아침부터 많이 졸린다. 새 커피 사왔기때문에 내려마시면 정신이야 들겠지만

이래도 되나 싶다. 커피로 억지로 잠 쫓으며 살아도 되는건가...

안그러려면 일안하고 푹 자야하는데 그럴수는 없고,

결국 밤에 일찍자는 수밖에 도리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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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

복에 겨운 이야기지만, 두통이 뭐지 몰랐다.

당연히 국어사전에 나온 설명은 알고 있었지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통증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만성두통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들으면 짜증나겠지만 한번쯤 두통을 경험해보고 싶기도 했다.

두통을 처음 느낀건 2005년 교통사고를 당하고 난 후였다.

후회했다. 한 번도 경험하지 않고 살 수 있다면 그 편이 훨씬 좋은 거였다.

그리 심한 두통이 아니었는데도 자잘한 짜증이 밀려왔다.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어쩌다 그리 심하지 않은 두통만이 나를 찾아왔다.

 

최근 들어 두통이 부쩍 늘었다.

머리깨질정도로 쎈 두통은 아니지만, 미세한 통증이 머리를 떠돌아 다니니

섬세한 짜증들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온다.

쉬엄쉬엄 일해오다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일을 몰아서 하려니까 그런건가?

육체의 운동량이 확 줄어들어서 그런걸까?

 

두통이 찾아오니 괜시리 커피 생각이 난다.

이럴 때 진하게 내려먹으면 머리 아픈게 싹 가시는데...

물론 이게 안좋은 방법이라는거 안다. 언발에 오줌누기인거 안다.

이러다 정말 커피 중독 될 수도 있겠다 싶다.

몸에 좋지도 않은 담배피는 사람들의 심정이 어느정도는 이해간다.

암튼 결론은 커피 다 떨어졌는데, 얼른 커피 사다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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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인의 질문

와우북페스티발 갔다가 2만원어치 이상 사면 사은품을 준다는 상술과 30% 세일에 확 넘어가서 책 몇권을 샀다. 요새 들어 부쩍 책 사는 일이 많다. 안읽고 쌓여가는 책을 보면 괜한 허영심에 나무들만 희생시키는 건 아닌지 부끄러운 마음이 들다가도 언젠가는 읽겠지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만다. 그 때 샀던 책들중에서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을 보고 있다. 서경식이 쓴 49인의 초상이다. 한 권의 책에 49명의 이야기를 담으려니 깊이있게 들어가지는 못한다.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의 경우는 솔직히 재미없고 너무 수박겉핥기같다. 내가 모르는 사람의 경우에는 다만 좋은 자료가 되는 것 같다. 별로 어려운 책은 아닌데 출근시간에만 읽다보니 은근히 오래걸린다. 어렵지는 않지만 많은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다.

 

나는 전쟁의 책임이 위대한 사람들과 정치가, 자본가들에게만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책임은 일반 사람들에게도 있습니다. 정말 전쟁이 싫었다면 너도나도 들고일어나 혁명을 일으켰어야지요.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안네프랑크 편

 

세상의 많은 부조리들이 정치가들과 권력자들만의 책임이 아니라면, 나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떠나지 않는 질문을 안네 프랑크가 나에게 묻고 있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빅토르 하라는 스타디움에 연행된 사람들을 격려하기 위해 기타를 집어들고 인민연합 찬가 <벤세레모스>Venceremos(우리 승리하리라)를 부르기 시작했다. 군인들은 화를 내며 그의 기타를 빼앗았다.

하라는 손뼉을 치며 노래를 계속 이어갔다. 화가 치밀어 오른 군인들은 소총 개머리판으로 그의 두 팔을 짓이겼다. 그래도 하라는 일어서서 노래를 부르려 했다. 그러자 군인들이 그를 향해 총을 쏘았다. 마치 그가 되살아날까 두려워하기라도 하듯, 수십발의 총탄이 그의 몸 곳곳을 파고들었다.

그 때 한 군인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어디 한번 계속 불러봐. 이래도 부를 수 있다면 말이지."(야기 히로요, <금지된 노래>)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빅토르 하라 편

 

저항은 많은 희생을 요구한다. 그런데 그 희생이라는 것은 어찌보면 만들어진 이미지다. 세상의 상식으로보자면 희생인 것들중에 그 상식을 조금이라도 벗어나서 살면 아무렇지 않은 것들도 많다. 그런데 이건 그래도 우리 사회가 '상식'이라는 단어가 어느 정도의 공통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래를 부르는 것만으로 두 손이 박살나는 시대가 아니기때문이다. 내가 그 시대에 살고 있다면 나는 어느 정도의 저항을 할 수 있을까? 아니다. 어느 시대고 끔찍하지 않은 시대는 없었다. 다만, 끔찍한 시대를 온몸으로 겪으며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나누어져 있을 뿐이다. 2009년의 한국은 충분히 끔찍하지만 그래도 나는 큰 부족함없이 살아가고 있다. 시대가 좋아진 것이 아니라 내가 하라보다 더 편하게 살고 있을 뿐이다.

 

결국 49인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묻고 있다. 나는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내가 할 수 있을 만큼의 저항을 계산하는 것은 비겁한 일인가? 나는 무엇으로 움직여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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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순식간에 일주일이 지나갔다

뭐했는지도 모르게 훌쩍...

확실히 낮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니까,

날마다 하는 일이 조금씩은 차이가 있지만 비슷한 패턴이니까,

하루하루가 특별한 기억이 없이 사라져버린다.

그나마 외근을 하면 조금씩 기억나는 정도.

그리고 술마시면 힘들다. 회복이 갈수록 더디고

체력이 떨어지니 집중이 안된다. 책을 봐도 머리에 안들어오고

생각을 하고 싶어도 머리가 안돌아간다. 별 수 없다. 술을 덜 마셔야지.

 

지난주 금요일에 함께 작업하는 작가가 용산취재간다고 같이가자해서오랫만에 용산에 갔다.

미사 끝나고, 인형극 끝나고, 정말 오랫만에 약골의 공연을 들었다.

약골 노래중에 관객들이 팔자구호를 외치는 노래가 있었다.

"용산참사 해결하라!"

나는 팔박자 구호 싫어한다. 뭐 다른 구호들도 목아프다는 핑계로 안외치지만

팔박자 구호는 너무 촌스러워서 정말 싫다. 재미도 없다.

그런데 이날만큼은 왠지 그 촌스러운 구호가 입에 착착 붙었다.

목이 터져라 팔박자 구호를 외치고 나니 속이 후련하면서도

마음 언저리가 시큼한게 하마터면 눈물이 날 뻔 했다.

약골의 공연이 끝나고 앵콜곡으로 아무것도 아닌 일을 신청했다.

 

'아무 것도 아닌 일. 뼈가 아프더라도. 심장이 녹더라도.

괜찮다고 마음쓰지 말고 별 일이라 생각하지 말고 아닌 줄 알고 있어 아무 것도 아닌 일...'

 

노래 참 좋다. 밤, 어둠이 친밀하게 찾아든 용산.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의 하늘.

뭐하고 지나갔는지 기억도 가물거리지만, 이번 일주일도 어쨋든 잘 살아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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