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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외할머니랑 한참을 웃으며 통화했다.
- 잘 하셨어, 잘 하셨어.
뭘 잘 하셨나 했더니, 외할머니가 쌍꺼풀 수술을 했단다.
- 얘기 하나 해 줄까?
엄마는 금방이라도 파하하 웃을 듯한, 어쩌면 울 듯한 얼굴로 말을 걸어왔다.
- 뭔데?
왠지 똑바로 쳐다보기 어려운 얼굴,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 건성으로 듣는 척.
- 외할머니, 엄마 진짜 엄마 아니야. 계모야.
엄마는 그렇게 두 번째 비밀을 털어놓았다.
난 아무래도 좋았다.
엄마가 나를 선택하고 내 위아래 형제 혹은 자매를 포기했다거나,
엄마의 엄마가 친엄마가 아니라거나.
난 그냥, 엄마가 좋고, 그거면 됐지.
그래서 장난삼아 물었더니,
- 엄마, 계모 아냐?
- 엄마만큼만 해 봐라.
나도 안다. 울엄마만큼만 해 봐라. 새엄마든 친엄마든 무슨 상관인데.
근데 궁금하긴 해. 엄마한텐 비밀이 얼마나 남아 있을까?
다세대 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앞건물 복도에서 나를 보고 있는 눈빛 하나와 마주친 이후, 간유리문마저도 꽁꽁 닫아두고 잘 열지 않는다. 아침부터 햇빛이 쏟아지는 것 같다. 참으로 오랜만에 자바라 문까지 잡아당겨 열어놓는다. 그리곤 형광등 불을 켜고 이불을 뒤집어 쓴 채로 책을 읽는다.
'자신의 현실을 떠나 있는 것은 모두 판타지다' p.97
지쳐버린 탓인가. 이미 지쳐버린 선배들의 넋두리가 싫으면서도, 저 문장이 눈에 들어와 박히는 것은. 네가 뭘 했다고? 기가 차다는 듯한 웃음 섞인 핀잔이 들리는 것 같다. 내가 너만할 땐.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그렇게 말하고 싶어한다는 느낌은 종종 받는다. 난들.
'한때 우리는 두 육체 사이에 종이 한 장 끼어들 수 없도록 가까웠던 적이 있다. 하지만 그 해후라는 것도 바람 속의 먼지처럼 흔적조차 가뭇가뭇해졌다.' p.200
농담을 주고받는 동안, 이렇게 빨리 끊어버려도 괜찮은 건지 서로가 모른 척 염려하며 머뭇거리는 동안, 나는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가늠하느라 바빴고, 그건 생각보다 기운 빠지는 일이었다. 흔적조차 가뭇한데. 어느 날 바람결에 부음이 실려와도, 놀랍지 않으려나. 차라리 죽으라는 말을 모질게도 여러번을 했더랬다.
'김분녀의 일생'은 유쾌한 단편이었다. 그리곤.. 뭐, 전체적으로 잘 읽히는 편..
읽으면서는 할 말이 많았는데, 역시 컨디션이 중요해.
비관적인 세계관이 편안하달까. 그 정도로만.
곳곳이 아름다웠다.
내가 좋아하는... maengmul.com
1.
압박이 심하다.
매년 무슨 이유든 있었다.
매년 힘들었고 매년 지쳤고 매년 건강은 나빠졌고
나아지지 않는 나를 책하곤 했다.
다시, 자주, 운다.
2.
올해는 집안의 큰 행사가 둘이나 있는 해.
상반기에만 집에 두세 번 다녀올 정도니...
편도 4시간 반의 피로감은 집에 있는 동안 증폭된다.
나의 관심사는 얘기될 수 없고, 혹여 한두 마디 꺼내다가도
가족들의 낮은 한숨에 멈칫거리다 사라진다.
나는 그들의 눈치를, 그들은 나의 눈치를 본다.
그리하여 매번,
피로감이 풀리기도 전, 그 거리를 거슬러 서울로 올라간다.
3.
그 회의에는 남자들 뿐이었다.
그 중 일부는 꽤 친한, 일부는 적당히 알고 좋아하는, 일부는 잘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감이 있는 것도 아닌. 그러나, 어쨌든, 그 회의에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남성임을 안 순간, 나는 불편해졌다. 문제제기를 해야했던 순간 나는 불편했고, 즉각적인 사과에 또 한 번 불편했다. 미안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의 불편함이 부정될 수 있는 건 아니다.
4.
세상은 나처럼 나이브하지 않다.
나도 그것을 알고, 그것은 스트레스가 된다.
사는 내내 그래야 한다면, 나는 별로 사람들 사이에서 살고 싶지 않다.
심각하게, 고민해봐야겠다.
5.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 참 신기하다.
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마냥 피곤할 뿐인데..
괜히...
후훗...
6.
이럴 때 넌 없고.
7.
3일 연속 울었다.
또다시 그런 계절인가 보다.
8.
배종옥의 어투가 짜증나도록 거슬린다.
9.
가난하지도 부유하지도 않은 내 처지도 거슬린다.
10.
자꾸 눈물이 나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
에바 캐시디, 일찍 떠난 사람의 쓸쓸한 목소리.
2003년이었던가.... 팔순의 노구는 놀랍도록 유연했고, 몸짓은 간결하며 아름다웠다.
스팟 조명 하나가 전부인 넓디 넓은 무대엔 얼굴을 하얗게 칠한 그 밖에 없었지만,
공연이 진행되는 두 시간 내내, 쉴새없는 그의 수다에 취해있었던 기억.
그러다 결국엔 펑펑 울고야 말았지. 나도 그처럼, 온몸으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싶었어..
마임축제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어. 5월 29일부터 닷새간이란다.
매년 늦은 봄이면 습관처럼 마임축제 기간을 찾아보고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이런저런 사정에 떠밀려 못 가고 그랬다. 심지어는 마임축제가 끝난 직후에 유진규 씨네 마임의 집에 찾아가 아쉬움을 달래는 뻘짓을 하기도.... 올해는 어찌 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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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rid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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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날 기봉이 보기로 했네여. 기쁘게 해드릴라해도 뭐 할줄아는 게 있어야지..나 잘되면 기쁘다고 하겠지. 돈이라도 드리면 또 몰라. ㅡ,ㅡ부가 정보
지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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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오늘 엄마가 집에 내려가면서 돗나물 찍어먹을 간장 만들어놨다고.. 돈이라도 드리면.. 에효..부가 정보
선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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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빈손으로 갔다가 한손무겁게 하고 돌아옴.왠지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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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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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어머니도 너한테 그토록 잘하시는 이유가 나름 있었구나.한편으론 안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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