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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7/19
    비디오 블로그!(4)
    ninita
  2. 2005/07/13
    G8 저항 영상 모음
    ninita
  3. 2005/07/11
    우리 앞에 놓인 길(4)
    ninita
  4. 2005/07/05
    길은 우리 앞에 놓여 있다...(2)
    ninita
  5. 2005/07/01
    분노를 가지고.(2)
    ninita
  6. 2005/06/29
    6월 / 해외 미디어 운동 소식.
    ninita
  7. 2005/06/08
    수청동 다녀옴.(4)
    ninita
  8. 2005/05/28
    하이텍알씨디조합원.. 전원 산재 불승인..(5)
    ninita
  9. 2005/05/04
    비디오 액티비즘 :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ninita
  10. 2005/05/02
    서러움이 알고 싶거든 나를 보라(3)
    ninita

비디오 블로그!

비디오 블로깅이 뜨고 있다!

와이어드가 추천하는 비디오 블로그

 

음.

 

demand media도 비디오 블로그.

소스를 공유할 수 있는.

 

일단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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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 저항 영상 모음






(오른쪽 아이콘 누르면 다운로드 가능..)


Auchterader G8 Alternatives March - Scotland G8

July 6th, 2005 (40mb/10'33min)


Faslane Naval Base 'Really Big Blockade' - Scotland G8

July 4th, 2005 (17mb/4'38min)


Cannabis March & Rally, London, UK

May 15th, 2005 (40mb/10'50min)

Kinopoedz (Cinema Train) is a project that transported 6 media activists over 5000km visiting 10 Russian cities to present workshops & screenings on media activism.

December 2004 (18mb/5'30min)


A glimpse into the Hotel Bukowski - an installation by artist Valerie van Leersum & musician Gerco Aerts

September 2004 (5mb/1'18min)

The Robodock Festival is a hectic mixture of robots, metal, fire and music - based in Amsterdam.

September 2004 (10mb/1'30min)


The Peoples Friend perform It's OK at The Falcon in Camden Town, London, UK

November 1998 (10mb/6min)


Reclaim the Streets - Birmingham UK. An organised street party erupts during the G7 summit.

May 1998 (15mb/8min)


Reclaim the Streets - Strike Oil A spontaneous game of football stops traffic in Angel, London.

December, 1997 (20mb/5min)


Reclaim the Streets - Trafalgar Square, London, UK.

April 1997 (20mb/5'28min)


Reclaim the Streets - West London, UK. The M41 is the UK's shortest motorway...

June, 1996 (24mb/6'16min)


A Road to Ruin - documentary about the Newbury Bypass protests in the UK

January 1996 (36mb/21min)


Claremont Road eviction, Leyton, London, UK - No M11 Campaign

November, 1994 (29mb/7'40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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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앞에 놓인 길

지후님의 [길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에 관련된 글.

 

실은 예울림의 '길'을 염두에 두고 지은 제목이었다.

(좋은 음질의 파일을 구하지 못해 결국은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를 쓸 수 밖에 없어서 너무 아쉬웠다..)

 

하이텍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켜보면서

내게 가장 큰 정서적인 울림을 주었던 순간과 노래를 떠올렸을 때,

그것은 단연코 '길'이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 어느 틈엔가 너무 멀리 온 터라 돌아갈 수 없고

앞으로 나아가자니 멀고 험할 뿐이지만, 그래도 가야만 하는, 우리 앞에 놓인 이 길.

 

7월 8일에는 노숙농성장 앞에서 주점이 열렸다.

그리고 이 영상은 그 날 상영될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오로지 하이텍 노동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작업이었던 만큼,

그 분들이 어떻게 보셨는지 무척 궁금하다.

농성장에서 함께 보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 해 무척 아쉬운...

 

오랜만에.. 다음주 집중집회나 문화제는 꼭 가봐야겠다..

 

(이번에도 여러모로 엉성하다.

물리적 환경을 핑계댈 수 있겠지만 뭐, 솔직히, 나한테서는 별로 싹수가 안 보인다.

요만큼의 실력으로도 버틸 수 있는 이 공간에 감사할 뿐. ㅡ.ㅡ

 

요즘은 작업 가지고 절망도 안 한다.

괜히 남들이랑 비교해서 괴로워 하지도 않고.

사는 법을 터득한 거다. 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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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하이텍알씨디코리아 노조원들이 노숙농성에 들어간 지도 벌써 한 달이 되어간다.

농성에 들어가던 6월 9일 열린 집회 때,

박향미씨가 '길'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처음 들어보는 노래였는데,

멜로디와 첫 가사가 도무지 잊혀지지가 않았다.

 

"길은 내 앞에 놓여있다 나는 안다 이 길의 역사를
 길은 내 앞에 놓여있다 여기서 네 할 일을 하라"



예울림 '길' (plsong.com)



길은 내 앞에 놓여 있다.
나는 안다, 이 길을, 이 길의 길이와 길이를
이 길의 역사를 나는 알고 있다.

 

이 길에서 어디쯤 가면 비탈로 바위산이 있다.
이 길 어디쯤 가면 가시로 사나운 총칼이 있다.
이 길 어디쯤 가면

 

여기가 너의 장소 너의 시간이다.
여기서 네 할일을 하라!
 
행동의 결단을 채찍질하는 고독의 검은 섬이 있다.
허나 어쩌랴 길은 가야 하고

 

언젠가는 누군가는 이르러야 할 길
가자, 가고 또 가면 이르지 못할 길이 없나니
가지 이 길을 가고 오지 말자

 

남의 땅 남의 것으로 빼앗겨 죽창 들고 나섰던 이길
제나라 남의 것으로 빼앗겨 화승총 들고 나섰던 이길

 

다시는 제 아니 가고 길만 멀다 하지 말자
다시는 제 아니 가고 길만 험타 하지 말자
주려 학대 받은 자 모든 것의 주인 되는 길

 

오 해방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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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가지고.

오전엔 관악지방노동사무소 앞에 갔었다.

디지털산업단지(구 구로공단) 내 불법파견 문제를 고발하는,

그 시작이 되는 기자회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파견업체를 통하지 않으면 취업이 힘들 정도고,

신규 여성인력의 70%는 불법 파견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 노동부에 진정을 낸 대표적 불법 파견 사업장인 기륭 전자의 경우,

최근 3년간 여성노동자 100%가 불법 파견이랬다.

현 파견법 하에서도 직접생산공정에 파견노동자를 쓰는 것은 불법이다.

그러나 법이 언제 노동자들의 현실 가까이에 있었던가.

법은 법이요, 현실은 현실이었다.

 

짧게는 70시간, 길게는 100시간의 노동.

연월차 휴가니 생리 휴가는 그림의 떡.

최저임금 결정되면 그게 바로 나의 임금.

아파서 쉬면 바로 해고.

라인에 물량이 너무 많다고 해도 해고.

현장 규율 잡기 위해 서너달에 한 번씩 물갈이 해고.

문자메세지로 해고 통보. 나오지 마시라, 한 마디.

 

기자회견 자리에 나온 기륭전자의 한 여성 해고자는,

분노가 있다고 했다.

분노를 가지고 싸워내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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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 해외 미디어 운동 소식.

날아드는 영문메일들을 슬쩍이라도 보자는 차원에서....

미디어 관련 뉴스들 몇 가지..



1.

6월 27일, 브리스톨 인디미디어 서버, 경찰에 압수됐단다. G8 관련 무슨 포스트가 문제가 된 모양인데, 자세한 내용은 찾아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2.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 : Central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이 미의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모양이다. reclaim the media에 따르면 CAFTA는, 미디어 다양성과 민주주의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더욱 위협이 되고 있단다. 기존의 "자유 무역" 협정들과는 달리, CAFTA는 "문화산업 cultural industries"(전자 미디어, 출판, 영화, 음악, 뉴스) 역시 철강이나 바나나 다루듯 하고 있으므로.

 

CAFTA는 국가마다 스스로의 미디어 정책(지역, 공동체 미디어에 대한 지원이나 다양성에 대한 보호 조항을 두는 것 등)을 수립하는 것에 제동을 건다. 상상컨대, 미국의 미디어 합병기업이 중미 정부를 대상으로, 그들의 커뮤니티 미디어에 대한 정책이 자유무역협정에 어긋난다고 소송을 걸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음..

 

www.stopcafta.org

http://www.seattleglobaljustice.org/WeAreWinningCAFTA.htm

 

3.

Non-multiplex cinema goers group http://63.134.194.163/

"헐리우드 메인스트림으로부터 약간 다른 영화를 보고 싶으시다구요?"라는 부제가 달린 사이트다. 가입비는 없고. 정기적으로 영화보기 모임인 것 같다. 영국 아이들. 시네마떼끄의 아이들 비슷하지 않을까?

 

4.

wal mart movie http://www.walmartmovie.com/ 

로버트 그린월드. 올해 인권영화제에서 상영한 바 있는, outfoxed의 감독이다. '부시의 수퍼마켓'이라 불리는 월마트에 관한 다큐를 준비 중인 모양이다. 가을이면 완성되나본데, 제작사 이름이 재밌다. brave new film - 새 영화를 뜻하는 brand new movie를 살짝 응용한 말장난이겠지. 용감한 새 영화.... 폭스 뉴스를 비판하는 outfoxed에서 이제 월마트에 대한 비판이라.. 용감하군. 월마트 안에서는 촬영이 허가되지도 않았을테고, 작업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어찌 했을지 궁금하다.

월마트 블로그가 눈에 띄고, 사진이나 이야기, 동영상 등을 공유하자는... 말하자면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부분이 눈에 띈다. 여유 되면 좀더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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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청동 다녀옴.

경찰이 행한 '진압작전'이라는 이름의 강제철거가 끝나고,

현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는 기자들만 남았을 때.

 

mbc 라디오 방송에서 나온, 앳되어 보이는 한 기자가

카메라 기자들 앞에서 귀엽고 낭랑한 목소리로 자기자랑을 하고 있었다.

 

저, 여기서 다 땄어요!

서장님도 인터뷰 안 해 주려고 하는데 떼써서 했어요!

서장님이 저보고 떼쟁이래요~

 

...

 

역겨웠다.

 

가뜩이나 경찰서장에게 '감사합니다'고 허리 숙여 절하는 주공 관계자를

눈앞에서 목격하고 분개하고 있었는데.

 

30명에 이르는 철거민들이 경찰특공대 진압봉에 두드려 맞고 떠나간 자리,

살 곳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공권력에 의해 힘없이 떨려나간 그 자리에서,

어떻게 하하호호 웃을 수 있단 말인가.

 

최루액 탄 물대포를 맞고, 눈 주변이 시뻘개져 있던 그들의 얼굴을 보기는 했던가.

 

나풀거리는 치맛자락만큼이나 상큼한 미소는,

일요일 오후 놀이공원에서나 행복하게 흘리란 말이다.

 

...

 

발목까지 시큰거려 절뚝이며 현장을 나서는데,

주인 잃은 어린 코카 스패니얼 한 마리가

겁먹은 맑은 눈을 하고서 길목을 배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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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텍알씨디조합원.. 전원 산재 불승인..

2002년 임단협 때부터 본격화되었다는 사측의 탄압.

40여일에 이르는 지회장 단식.

조합원들만 골라서 6개월 여 공격적 직장폐쇄.

(이 기간 동안 조합원들은 회사 안에서 물도, 밥도 먹을 수 없었다.)

설 연휴 앞두고 5명의 조합원 부당해고.

(노조가 있음에도 비조합원과 사측이 노사협의회를 만들고 2개월 밖에 안 된 관리자가 징계위원회를 열어 10년 이상 근무한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세 개의 생산라인 중 가운데에 조합원 라인 꾸리고 양옆에서 감시케 함.

CCTV 설치.

관리자들이 수시로 감시하며 작은 꼬투리만 잡아도 소리 지르고 도발함.

지노위, 중노위에서 복직판정이 났음에도 사측은 불이행.

...

 

4년차에 이르는 고된 투쟁 속에 해고자 5명 포함 13명의 조합원들 모두 '우울증을 동반한 만성 적응장애'라는 정신질환을 앓게 되었다. 지난 5월 10일 "하이텍알씨디코리아 조합원 감시와 차별로 인한 집단정신질환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서를 접수했다.

 

산재신청 처리 기간은 7일.

 

그러나 그 기간을 훨씬 넘긴 27일 저녁,

오전부터 근로복지공단 앞 보도블럭에 자리깔고 땡볕아래 기다린 조합원들에게 돌아온 대답은 '전원 불승인'이었다.

 

 



하이텍알씨디코리아는 서울에서는 꽤나 유명한 장투사업장이다.

참세상 속보에 목요집회를 알리는 글이 꾸준히 올라와 이름은 들은 터였다.

그러다 지난 3월 현장활동가대회에서 김혜진 지회장이 발언하는 것을 들으면서부터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자근자근하지만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말하던 키작은 여성노동자.  

하이텍공대위 기자회견에 굳이 촬영하러 가겠다고 나선 건,

실은 그녀에 대한 호감에서였다.

그 날 두 명의 조합원을 인터뷰했는데,

두 분 다 감시로 인한 고통, 비조합원과의 차별로 인한 고통 등을 눈물로 호소했다.

'왜 노동자가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데 미쳐가면서 해야 하냔 말이예요'

 

조합 사무실에 한 번 찾아가고, 현장조사 때도 쫓아간 데다

조합원이라고 해야 13명 뿐이어서, 금방 얼굴을 틀 수 있었다.

10년 이상씩, 하이텍 노조 역사 18년을 함께 한 노동자들은

동네에서 쉽게 마주칠 법한 유순한 인상의 아주머니들이 대부분이었다.

연민이 생겼다.

이 분들은 4년을 한결같이 싸워왔고, 함께 아파하고 있었다.

 

자문의사협의회는 26일 근로복지공단 관악지사 8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좁은 복도에 옹당옹당 모여앉은 조합원들은

시작도 전에 긴장감을 이기지 못 하고 울기 시작했다. 

한 명씩 불려갔다 올 때면, 조합원들은 자문의사들의 태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디귿자로 둘러앉아 몸은 삐딱하게 하고서 과자 씹으며 '편안하게 말씀하시라'....

'요즘은 어디에나 cctv가 있는데 신경 안 쓰면 되지 않느냐' 하는 무지한 질문.

과거 병력에 대해 집요하게 캐물으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조합원을 더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막판에는 시간이 없다고 두 명, 세 명씩 불러들이고..

 

협의회가 종료되고, 공대위는 공단 측에 자문결과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부족함이 있다면 좀더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혹여나 추후 공단에서 자문결과를 뒤엎을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정보공개요청 절차를 따로 밟았지만

지사장까지 나와서 '나를 죽여도 못 보여준다' 막말을 하며 거부했다.

보상부장이라는 자는 행정처분(결과통보) 이후에 이의제기를 하던 행정소송을 하던 알아서 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6시가 지나면서 연대집회 하러 온 대오도 8층으로 올라와 복도는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꽉 찼다. 그러나 어떠한 정보도 공개되지 않았고, 연대대오는 자문의사들이 불안해 한다고 해서 엘리베이터에서 저만치 물러나야 했다.

아무도 위협하지 않았다. 복도에서는 크게 떠들지도 않았다.

긴장하다 못해 탈진한 조합원들이 있을 뿐이었다.

 

27일 아침, 조합원들은 경찰에 의해 공단 출입을 저지당했다. 공단에서 시설보호요청을 했기 때문이란다. 경찰은, 감시로 인해 정신질환을 겪게된 조합원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어 채증을 했다. 오후에 현장으로 찾아갔을 때, 한바탕 하고 난 조합원들은 이미 녹초가 되어 길바닥에 아무렇게나 누워 있었다.

 

몇 차례의 면담 요청, 10시간 가까운 기다림 끝에 들려온 대답은,

전원 산재 불승인.

 

상황보고를 위해 불려나온 공대위 의장은 말을 잇지 못 하고 금속연맹 산안부장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헌신했던 수습노무사는 결국 눈물을 보였고, 담당노무사의 실망과 좌절은 말할 수 없이 컸다.

 

한 중국집에서의 늦은 저녁 식사.

조합원들은 되려 노무사를 격려했다.

노무사님 화려한 경력에 우리가 누를 끼친 거 아니예요? 농을 치며..

누군 되고 누군 안 되느니 차라리 잘 됐다, 우린 늘 탄압만 당해 왔다 별 기대 안 했다 괜찮다, 위로를 할라치면 놀랄만큼 담담한 반응이 나왔다. 아들이 죽는 꿈을 꿨다며 한없이 눈물을 흘리던 조합원조차 결과를 듣고서는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지회장은 면담 차 올라갔다가 8층에서 뛰어내리려고 했단다.

그런데 아래를 내려다 보니 조합원들 모습이 보여서 정신을 차렸단다.

헤어질 때 서로서로 안아주며 격려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40대 언니 조합원들은 지회장이 혹시 무슨 일이라도 낼까 걱정하고,

지회장은 그런 조합원들이 있어주어 마음을 다잡고..

 

연대올 만한 대오가 죄다 울산에 간 터라

거진 그녀들만의 외로운 투쟁을 하고 결과마저 절망스러운 날이었지만,

그녀들은 그 절망을 안으로 삭힐 뿐 표현하지 않았다.

내일도 출근해서 하하호호 웃어줄 거랜다.

지회장은 케익이라도 사들고 갈까요? 하며 웃는다.

 

어디 마음이야 편켔냐마는, 그렇게라도 웃어주어 고마웠다.

 

하이텍 자본의 노동탄압은 삼성에 버금간다면 서러울 수준이다.

그 끔찍한 과정을 견뎌내며 노조를 지키고 있는 13명의 여성노동자들에게

연대와 격려의 박수를 쳐주고 싶다.

 

산재 불승인은 그녀들의 투쟁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 할 거다.

그만큼 그녀들은 강하니까.

다만 이후에도 계속될 투쟁에 더 많은 동지들이 연대했으면 좋겠고,

그리하여 그녀들의 투쟁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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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액티비즘 :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 suworld님의 [비정규직투쟁과 하이닉스 투쟁] 에 관련된 글.

 

액트 20호에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영상팀의 글이 실렸다.

 

"도둑놈 심보"에 대항하기

비디오 액티비즘 :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어딘가에 자신들의 이야기가 실린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척 기뻐했다는 후문이다.

 

메이데이 때 있었던 일대 전투도, 영상팀이 훌륭하게 담아냈으리라 생각한다.

조만간 정리되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쉬운대로, 지난 4.1 총파업 때 하이닉스 매그나칩 영상팀이 올렸던 속보를 링크해 둠.

 

 

+ 좀전에 올라온 이번 메이데이 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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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움이 알고 싶거든 나를 보라

* 이 글은 민중언론 참세상[서러움이 알고 싶거든 나를 보라] 에 관련된 글입니다.

화장실 지어달라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식당 지어달라고, 휴게실 지어달라고, 세면장 지어달라고,

그들은 고공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세 명은 서울 하늘에,

세 명은 울산 하늘에,

빈 속으로 둥둥 떠 있다.

 

울산플랜트노동자들이 그들이다.

 

이 개같은 세상, 하고

맑은 하늘에 삿대질 해 본다.

 

4.30 문화제에 올해 나이 58세의 늙은 노동자가 기나긴 사연을 읽어내려갔다.

10분에 가까운 낭독을,

전혀 편집하지 않고 통째로 올렸다.

 

그의 음성 하나에라도 손을 대면,

그 울분이 상할까, 그 절박함에 누가 될까 걱정스러워서였다.

 

이 영상은,

음성만 들어보길 권한다.

귀를 열어두고,

눈으로는 글자 하나하나를 따라가다 보면...

 

나는 그래 가슴이 먹먹한 게 고개를 떨구게 되더라...

 



천리길을 달려달려 이렇게 왔습니다
좁은 찻간에 다리도 못 펴고 마른 빵 입에 물고 그렇게 서울로 서울로
눈물을 머금고 왔습니다.

나는 68년, 여수 호남 정유에서 조공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군대에도 가고 월남전에도 참전하여 72년 6월에 제대를 했습니다.
나는 아직도 전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온몸의 살갗이 벗겨집니다.
오늘은 팔에서, 내일은 다리에서 내 몸의 살점이 떨어져 나갑니다.
한여름에도 짧은 팔을 입을 수 없이 살아온 인생이지만
고리 원자력 발전도 울진 원자력 발전도 공사해서 죽어라고 일만 했습니다.
사막의 뜨거운 모래 폭풍이 부는 이라크에서도 일을 했고
일본에도 가고 어디라도 달려가 일을 했습니다.
말그대로 산업 역군이었습니다.

일등 국민이 도대체 누구입니까.
어느 잡지에서 애국 애족 애사라고 합디다.
이 가운데서도 외화를 벌어들이는 사람들을 산업역군이라 합디다.

그런데 나는 무엇입니까.
산업역군은 간데 없고 검사들과 경찰들은 나를 빨갱이라 합니다.
도대체 나는 무엇입니까.
근로기준법을 지키라는 것뿐인데
끌려가고 구속되고 수배되고 도대체 이게 말이나 됩니까.
나라의 윤리가 이렇지 않습니다.
자본이 썩었습니다.
정치가 썩었습니다.
경찰, 검사가 썩었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정치가, 검사들이 이 정도까지 썩었는지 몰랐습니다.
정말로 몰랐습니다.

울산은 지금 전쟁 중입니다.
너무 억울한 전쟁입니다.
제가 참전한 월남전보다도 더 무섭습니다.
이 전쟁에는 젖먹이를 들쳐업고 나온 아주머니들이 태반이요,
얼마나 절박하면, 이 놈들이 얼마나 나쁜 놈들이면 이러겠습니까.
아이들한테, 아저씨들 잡아가는 나쁜 경찰이라고 가르쳐야 합니다.

솔직히 나는 근로기준법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법에만 있는 것이었지 현실은 아닙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초등학생도 이해하고 국민 누구나가 이해하는 것입니다.
먹고 씻고 쉬고 일하는데 가장 기초적인 것 뿐입니다.
밥알보다 모래알을 더 씹어야 하는 점심 도시락도 그나마 비가 오면 빗물에 말아먹는 꼴이 됩니다.
공장 담벼락에 숨어서 도둑놈처럼 작업복을 갈아 입어야 됩니다.
누가 우리들의 이런 짐승같은 생활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돈을 더 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인간답게 생활하고 좀더 인간답게 일하고 싶은 것 뿐입니다.
30년 전에 전태일 열사가 외친 근로기준법을 우리가 외치고 있다는 이 사실을
얼마 전에 나는 알았습니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

살아온 날을 이렇게 이야기하려니 눈물만 납니다.
서러움이 무엇인지 한 번 보고 싶다면 나를 보면 됩니다.
우리 동료들을 보면 됩니다.

파업하며 안 운 날이 없습니다.
울고 또 울어도 눈물이 납니다.
그야말로 피눈물이 납니다.

내 삶이 왜 이렇습니까.
원인이 무엇입니까.
왜 이렇게 된 겁니까.

새벽밥 먹고 현장에 와서 옷 갈아입을 장소가 없어 도로에서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쇳가루 시멘트 가루 날리는 낙장에서 비가 쏟아져도 피할 곳이 없이 허겁지겁 밥을 먹는 이런 현실,
내 돈 주고 먹는 도시락 모랫바람 없이 한 번 먹어보자는 것이 무슨 죄입니까.
화장실 한 번 당당하게 가 보자는 것입니다.
먼지 구덩이 쇳가루라도 털고 퇴근하고 싶은 것입니다.
하루일을 마치고 땀에 흠뻑 쩔어도 손 씻을 세면장, 샤워장 하나 없는 게
건설일용노동자들의 오늘의 현실입니다.

국민 3대 의무가 교육의 의무, 국방의 의무, 납세의 의무라고 합니다.
이 가운데 우리가 안 지킨게 도대체 무엇입니까.
노동자 기본권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 것입니다.
기본권이 원래 그런 겁니까?

성수대교가, 삼풍백화점이 왜 무너졌습니까.
그게 다 부실공사 아닙니까.
다단계 도급제 때문 아닙니까.
다단계 도급이 시공 관행이 되어버린지 오래입니다.
한단계만 없어도 삼풍백화점이 왜 무너지겠습니까.

그런데도 검찰과 경찰들은 우리더러 폭력배라고 합니다.
우리더러 테러리스트라고 합니다.
말이나 됩니까.
우리는 명예가 없습니까.
뻑하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고발하는 사람들만 있지
우린 늘 당하고만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하는 파업은 잘못된 시공 관행을 바로 잡아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일입니다.
지금 우리가 하는 파업은 우리의 목숨이 달린 문제입니다.

내 나이 내일 모레면 60을 보지만
이번만큼은 물러설 수 없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죽음을 생각하지만
앞으로도 공장에서 일하게 될 후배들에게 남길 유산이라고 생각하여 죽을 각오로 싸울 겁니다.

업체는 협상에 코빼기도 안 보이고
검사는 우리더러 사상이 불순하다며 빨갱이 타령에 정신이 없습니다.
경찰은 조합원이 모였다면 곤봉들고 방패들고 여차하면 다 쓸어버리겠다고 폭력배 타령을 합니다.
사장 좋을 짓만 알아서 합니다.
손발이 착착 맞습니다.
생판 듣도보도 못한 법으로 우릴 구속하는데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게,
바로 법대로 하라는 것입니다.

우린 진짜 단순한 사람들입니다.
아무 것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한많은 세월을 살았습니다.
중학교 졸업하고 여태까지 일하며 살아왔습니다.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는 인간이라면 잘잘못을 알 겁니다.
검사들이 못 배워서 우릴 구속 시킵니다.
잘못한 것을 잘못했다고 이야기 하는 게 죄입니까.
나는 자식들한테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말합니다.
없는 사람의 고통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참 나쁜 놈들이 판치는 세상입니다.
좋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제발 좀 말 좀 해 주십시오.
제발 좀 도와주십시오.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하루 여덟시간 노동 준수하고
식당, 휴게실, 세면장 설치하고 주, 월차 수당 지급하고 유급휴일 보장하라.
건설산업법과 산업안전법을 지키고 안전장구를 지급하라.
무리한 잔업 중지하라.
노동조합 탄압 중지하라.
불법 대체인력 파견 마라.
간부조합원 폭력연행 중단하고 구속자 석방하라.
사용자는 단체교섭에 나오고 단체협약을 체결하라.

울산 SK 상경투쟁단 대표 오금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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