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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9/22
    엄마의 역할은 소중하다. 그런데...(2)
    hongsili
  2. 2005/09/16
    미국식 민주주의(3)
    hongsili
  3. 2005/09/15
    이식된 역사(3)
    hongsili
  4. 2005/09/13
    대단한 미국
    hongsili
  5. 2005/09/10
    가을의 입구에서..(8)
    hongsili
  6. 2005/09/05
    죽음이 흔한 세상...
    hongsili
  7. 2005/09/03
    반복되는 역사....(3)
    hongsili
  8. 2005/09/02
    주소를 왜...(5)
    hongsili
  9. 2005/09/01
    떡고물 이론이(1)
    hongsili
  10. 2005/08/31
    생쑈(1)
    hongsili

chocolat

긴급 상황을 하나 해결하고 나니 피곤이 몰려와 빈둥빈둥거리다가 영화를 한 편...

 

Chocolat 은 개봉한지 꽤 된 영화다.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지라 제목을 Chocolate 가 아닌 쇼꼴라 로 한 듯...

 

조니뎁이 마치 주연인것처럼 포스터를 그려놨지만 그건 사기더군.

영화는 나름 아기자기하고 재밌었는데... 

주제를 풀어가는 방식이 Pleasant Ville 과 유사한 것이 눈에 걸렸음

그래도 배우들, 풍광, 음악, 극의 전개... 다 괜찮은 편.

 

줄리엣 비노쉬는 평소의 우아한 자태 그대로였고,

케이트 앤 모스는 트리니티의 인상이 너무 강하게 남아 몰입에 방해가 되었는데 나의 오바일까? 가죽 바지에 기관총 들고 있어야 할 트리니티가 플레어 스커트를 입고 다소곳하게 걸어다니는 모습이라니 원.....

 

허나, 나를 가장 불편하게 했던 것은 조니뎁의 그 느끼함................

그건 당신 전문 분야가 아니잖아.....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왜 그리 평범하고 진부한 거냐구......

 

아무리 봐도 조니뎁과 초콜렛은 윌리웡카 공장에서 더 잘 어울리는 듯.

 

 

 

 

근데, 북풍과 함께 영원히 떠돌 운명을 타고난 비앵이 정주해버리는 것은 웬지 서글프다는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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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호흡.. 그리고 유물론자의 자세..

조승수 의원은 물론 울산 동/북구 구청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거의 뚜껑이 열릴 지경이었다.

 

한국 사회가 미국과 너무 닮아서 정말 소름끼칠 때가 한 두번이 아닌데, 이번 일도 그렇다.

 

"딱 여기까지만!"

 

최대한의 절차적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듯하지만, (물론 겉보기만 그렇지 이것도 영~)

그건 체제의 핵심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선을 넘지 않을 때까지만!

여기서 한 발짝이라도 더 들어오면?

 

싹! 뚝!

 

 

한 가지 당에 바라는 것은....

"형평"을 문제 삼으며 분기탱천하기보다,

"대안"을 고민하고 당원들을 "안내" 했으면 싶다. 

진보정당 잘 크라고 저들이 자리 펴 줄 걸 기대하지는 않았었잖나...

 

 

다른 일 때문에 친구(브라질 출신)한테 메일을 보내면서 넋두리를 늘어놓았더니, 답장에 아래와 같이 보내왔다. 

 

Politics is a complicated matter. Real democracy is not easy either.

 

So, do not expect the struggles to be easy.

 

You may win some victories, then lose some, then win again.

 

We'd better be dialectical and hopefully materialist, not ide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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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설마... 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이야.... 진짜 열받는다. "제가 오늘 의원직을 상실하지만 민주노동당 당원직은 누구도 상실시킬 수 없는 자랑스러운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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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지난 1년 동안 벼르기만 했던 (사실은 그 전부터) 사진 배우기. 마을 교육센터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하는 강좌가 있어 가을 학기 등록을 했다. 보나마나, 아이구 인생 참 한가하다.. 이렇게 말하는 독자(?)들이 있겠지... ㅡ.ㅡ 어제가 첫 강의였는데, 교통이 막혀 좀 늦었더니만 돌아가면서 자신이 가져온 카메라와 자기 본인 소개를 하고 있었다. 내 소개를 하려구 "마이 네임 이즈..??" 갑자기 강사가 화들짝 내 앞으로 다가와 카메라를 낚아채더니 "오우... 잇츠 어 리얼 클래식..... 아이 라이크 잇. 잇츠 클래식, 클래식..." 하면서 방방 뜬다. 오우... 쪽팔려.... 돌아보니, 앞서 소개한 카메라들이 다들 화려하기 그지 없다. 니콘, 이오스, 갖가지 오토매틱 기능과 각종 렌즈들.... 내 꺼는 선배형이 선물(?)로 준 미놀타 700(삼성 제조^^) .... 형이 워낙 깔끔한지라 오래된 거긴 하지만 정말 반짝거리고 새 거 같기는 하다. 다른 사람들한테 일일이 다 보여주면서(ㅡ.ㅡ) 한참을 떠들더니, 다음 주 강의 때 필름을 끼우지 말고 오란다. 필름을 "원래" 어떻게 장착하는지 사람들한테 보여줘야한단다. 아니, 요즘 카메라는 필름 끼우는 법도 다른가? 뭐 하여간, "클래식" 카메라 가지고 한 번 열심히 공부해봐야지...^^ 근데 이 강좌 다 듣고 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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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은 어디에나..

출퇴근길에 들고 다니며 지지부진하게 읽어나가던 하워드 진 할배의 [미국 민중사]를 드뎌 다 읽었다.

한국에서 번역본을 읽었으면 좀더 쉽게 (ㅜ.ㅜ) 끝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마 이러저러한 우선순위들에 밀려 절대로 읽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사실 남의 나라 역사책까지 읽어줄 여유야 없지 않은가 말이다...

 

언젠가 김규항 씨 글에 보니까 요새 대학생들은 "수구꼴통, 조중동"이라는 단어만 알면 의식화가 다 된 것으로 생각한다는데...  한편으로 나 자신도 "미국 나쁜 놈, 원래 그런 애들" 이라는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거 같다. 자본주의 백기 투항자들이라는 그럴싸한 딱지를 붙여놓구 이 사회는 진보 운동이 있기나 한거야 빈정거리면서.... 

 

허나, 어디엔들... 억압과 착취가 있는 곳에 저항과 투쟁이 없으랴.

모름지기 인간이라면...

 

베트남 전 반대시위에 분신한 미국인이 있었다거나, 심지어 90년대 초 걸프전 때도 반전 시위가 격렬하게 일었고 그 당시에도 분신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 충격이었다. 헨리 키신저가 졸업식 축하 연설을 하러 갔을 때 교수들과 학생들이 퇴장해버렸다거나, 걸프전 당시 모두들 애국주의에 들떠 CNN 미사일 쇼나 감상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반전 시위로 수 천명이 체포되었다는 사실도 새롭고.... 

그리고 이러한 대부분의 소식들은 주류 미디어에 전혀 보도되지 않았고,

그리고 주류 미디어를 혐오하면서도 의심없이 그에 근거하여  "미국에 진보 운동이 있기나 한가?" 방약무인한 태도를 보였던 나.... ㅜ.ㅜ 부끄...

 

진 할배는 책의 말미에 따로 한 장을 할애하여 ("The coming revolt of guards") 다른 장과 달리 온전히 본인의 의견을 적었다. 소수의 자본과 권력 계층이 다수의 민중을 가두고 있는 감옥과 같은 미국 사회에서, 이들에게 고용되어 죄수들 (민중들)을 감시하고 갈등을 잠재우며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완충제 혹은 간수의 역할을 중간 계급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힘이 결합되지 않고서는, 그리고 이들이 스스로의 위치 (지배 계층에 포섭되어 그들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는) 를 자각할 때만이 진정 미국 사회의 변혁이 성공할 수 있다고 적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투쟁과 좌절의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그리고 놀랍게도 사회주의를 이야기기하고 있다. 물론 "사회주의"를 사칭한 독재 말고....

 

진 할배, 낙관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낙관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싸워야 된다고 공공연히 선동하고 있다.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거꾸로 읽는 세계사 (유시민 ㅡ.ㅡ) 를 읽으면서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검정교과서는 당근이고) [미국 민중사]에서 느낀 것은 그 투쟁의 역사가 유달리 치열해서만은 아닐게다. 구체적인 사실들이야, 언제나 그렇듯이 시간이 좀만 지나면 또 까먹고 말겠지만 갈피마다 자리한 슬픔과 분노, 저항의 드라마는 어디 잊을 수 있겠나...

  

 

* 사족

아직도 사회주의냐.... 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근데 "진짜" 사회주의는 과연 뭘까?

지난달 Monthly Review 가 사회주의 특집이었는데... 이어서 그거나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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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조... 정운영 선생

종이 한겨레 신문을 열심히 읽던 시절, 그 이유 중 하나였던 정운영 선생이 별세하셨다는 뉴스를 보았다.

경제학이라는 학문 분야에서 그의 업적이 어떠한지야 알 수 없으나, 최소한 신문에 실리고 책으로 묶여 나오는 그의 경제 논평과 소고들은 아주 간명하고 쉽고, 구체적이라 무척 마음에 들었더랬다. 

 

지금에 와서 딱히 구체적으로 기억나는 글은 없지만...

93년? 94년? 인가 열렸던 [이론]지 하계 강좌에는 당시의 내놓라 하는 좌파 이론가들이 모여 포스트 맑시즘 어쩌구 하는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벌였는데....

나는 그들 대부분이 하는 말이 외계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맑스 꼬뮤날레 기사를 봐도 비슷한 생각이 들더구만 ㅜ.ㅜ)  그 중 정운영 선생의 이야기만 제대로 알아들었던 거 같다... 내 무식을 탓해야 하나 의문이 안 드는 것은 아니지만, 꼭 이것만이 이유는 아닌 듯..

 

어쨌든 지식인의 대중적 글쓰기에 관해 일종의 모범을 제시한 분인데....

이제 겨우 향년 61세라 하시던데... 이른 죽음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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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조건

백발이 성성한 노교수가 형형한 눈빛으로 강의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한 마디 한마디 속에 "경륜"으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깊이가 느껴지는 것이 보통.... 근데... 이 양반들은 어떻게 그리 할 수 있을까? 나는 벌써부터 눈이 침침해서 모니터 화면도 오래 못 보겠구, 논문도 잘 못 읽겠는데 말이다... ㅠ.ㅠ 공무원들 표준 폰트 사이즈인 12는 언감생심 꿈도 안 꾸지만, 요즘 논문들의 폰트 사이즈는 10은 커녕 6 정도밖에 안 되는 거 같다. 그 뿐이랴? 웬만한 숫자, 전화번호는 그 자리에서 안 적어두면 훌러덩 까먹는다. 핸드폰 주소록에 저장된 번호를 보구, 사무실 전화기로 전화를 걸라치면 두 세 번은 확인해야 한다. 이래서 어디 공부하겠나? 거 참 큰일이로세.... 머리 속의 지우개 수준이야 아니지만, 입력/저장/출력 과정이 다 예전만 못 한 것은 분명한데, 그나마 연산/판단 과정이 나아지고 있기는 한 걸까? 백발 성성할 때까지 연구를 하겠다는 불타는 야망은 없지만서도 (앗, 지금도 백발은...), 그래도 "학문적 조로"는 하지 말아야 할텐데... 오호... 걱정된다. 총명탕이 효과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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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역할은 소중하다. 그런데...

알엠님의 [타박타박] 에 관련된 글.

알엠님의 글을 읽고 엊그제 읽은 신문 기사가 떠올랐다. 딱히 트랙백을 걸만큼 관련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해괴한 기사였다.

 

요즘 미국 아이비리그 여학생들 중에 전업주부, 혹은 최소한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갈 때까지만이라도 집에서 아이를 돌보겠다는 비율이 부쩍 늘어났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대규모 서베이가 아니라 단정짓기는 뭐하지만, 그에 대한 반응도 분분했다.

 

- 기도 안 찬다. 60-70년대 여성운동의 성과에 대한 퇴행이다.

 

- 지금 세대는 현실적이다. 일도 가정도 잘 꾸려갈 수 있다는 환상을 일찌감치 버렸다.  

 

- 꼭 나쁠 것도 없다. 다음 세대를 잘 키우는 것이 얼마나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일이냐.

 

그러면서 몇몇 여학생들 인터뷰가 실렸다.

 

'내가 어렸을 적, 엄마가 집에 있었고, 나는 자라면서 그 차이를 알게 되었다. 엄마가 집에 있는 애와 없는 애의... 그래서 나는 최소한 아이가 학교 들어갈 때까지는 아이를 돌볼 예정이고, 그 이후에도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면서 아이를 돌볼 것이다.'

 

'나의 결정에 엄마는 기뻐했다. 그녀가 지난 세월 한 일이 바람직한 일이었다는 것을 나의 결정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예일 대학,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졸업생들의 현황도 같이 실렸는데, 40대에 이른 동창들의 경우 남성의 90% 이상이 경제활동에 종사하고 있는데 비해 여성은 1/3이 주부, 1/3은 파트타임, 그 나머지가 정규직 일자리를 가지고 있었다.

 

몇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1. 중산층 출신의 학생들이 명문 아이비리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자식 교육에 목맨 전업 주부 혹은 막강한 경제력으로 이를 커버할 수 있는 엄마가 필요했다. 미국 사회에서 Van Mom, Soccer Mom 은 아주 흔한 표현이다. 명문 대학에 가려면 시험 점수는 기본이요, 화려한 과외활동이 필수... 각종 예체능 활동을 섭렵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이리저리 실어 나를 수 있는 5분 대기조 엄마가 있거나, 이를 전담할 그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공교육이 취약하고 교육기회의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그 뒷감당은 "엄마"들의 차지가 되었으니.. 이렇게 대학에 들어온 아이들이 엄마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해보인다.

 

2. 경제력에 따른 권력 분할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강력한 진실이다. 아무리 미래세대를 키우는 일이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일이라 한들, 유급 노동에 종사하지 않는 이상 가정 내의 권력 관계는 불평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난 시절의 교훈 아니던가... 이러한 중산층 여성들의 "자발적(???) 선택"이 여성의 가정 내, 혹은 이를 넘어서 사회적 권한 약화를 가져올 것이 심히 우려된다.  

 

3. 또다른 문제는.. 이러한 "중산층" 가족 모델이 사회적으로 합리화되면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여성들에게 또다른 부담(죄책감이라는 표현이 적당하겠다)을 줄 수밖에 없다. 엄마라면 최소한 이 정도는 해야지.....  근데 모든 엄마가 다 그렇게 할 수 있나 말이다. 이미 미국 통계는 남성 가구원  1인의 소득만으로는 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홀어머니 가구의 숫자 장난 아닌데 말이다. (이들이 빈곤층의 대부분을 차지). 아이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 아이비리그 졸업장까지 팽개치면서 전업주부로 살 수 있는 이들은 그야말로 선택받은 소수....

 

도대체 이 사회 어디로 가고 있나?

 

아참.. 알엠님....

뭐 통계분석을 해 본건 아니지만.... 제 주변( + 제 자신)을 돌아보면.....

엄마아빠의 삶의 태도가 중요하지.. 집에서 보듬고 있었느냐 아니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거 같애요.  열심히.. 가던 길 그냥 가세요..

(그렇다고 제가 보란 듯이 잘 자랐다는 뜻은 아니니 오해 마시길 ㅡ.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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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민주주의

어제 부시가 아주 침통한 표정으로 "모두 내 탓이오" 발언을 하는 걸 보구  사실 좀 놀랬다.

뭐 어떻게 손써볼 수 없이 악화일로에 있는 여론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게다.

(많은 언론들이, 그래봤자 늦었다고 비아냥 거리는게 지금 대세 ㅡ.ㅡ)

 

하지만, 이런 사과의 발언이 부시 개인의 결정에서 비롯된 것일까?

부시의 대중적 이미지 (특히 마이클 무어 감독에 의해 그 정점에 이른) 는 어리버리... 

한편에서는 그의 정신분석까지 해서 편집증에 공격 성향에, 가정환경이 어쩌구... 말들도 많더라만....

 

하지만 그가 내리는 그 어떤 결정 하나도 부시 본인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절대(!) 생각치 않는다.

 

워터게이트 사건이 터졌을 때, 미국사회를 움직이던 진짜 권력은 들끓는 여론 (반전 운동, 흑인 민권 운동을 비롯하여 60년대 후반과 70년대 초반을 휩쓴 미국의 각종! 운동들)을 잠재우고 빨랑 시스템을 안정화시키길 바랬다고 한다.

닉슨이 대통령직을 사퇴함으로써, 그리고 청문회를 통해 CIA, FBI 의 아픈 과거들을 드러냄으로써 미국 사회는 "이제 정상으로 돌아왔구나. 우리 민주주의 시스템이 건재하구나"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는 것. 대통령이 물러났다는 사실 빼고는 달라진 것이라고는 없었을 뿐더러, 청문회와 특별 조사과정에서도 자본의 이해와 직접 맞닿아 있는 부분은 하나도 건드리지 않거나 하나도 공개하지 않고 넘어갔다.

 

그동안 있어도 없는 듯하며 감추었던 계급 갈등, 인종 갈등의 문제가 실로 30년 만에 다시 표면으로 떠올랐다. "그들(!)"이 정말 못 견뎌 하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이 상황을 가급적 빠르게, 세련되게 수습하려는 돌파구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데, 그조차 쉬울지는 잘 모르겠다. 오늘 신문 1면은 150명이 넘게 사망했다는 이라크 사진들로 도배가 되었다.

 

역사는 나선형으로 발전한다는데, 어째 30년 전을 리바이벌 하는 거 같다. 문제는 나선이 감겨 올라가느냐, 아니면 감겨 내려가느냐... 그걸 모르겠다는 거지...

 

* 사족

미국 문화 참 웃긴게... 카트리나 현장을 취재 보도하던 리포터들의 감정적인 태도가 요즘 최대의 연예뉴스 거리다. 그들의 태도가 일견 이해 되는 것이, 태풍 초반기에 이들도  똑같이 고립되었고 본사(?)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했고, 그러면서 정말로 "현장"을 같이 했었다. 그러다보니 감정이입이 되었던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것 같은데.. 그걸 자꾸 확대재생산 하는 미디어의 선정성이 어처구니 없을 뿐... 가장 어이가 없는 것은, 격정적인 감정 표현으로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던 CNN 리포터 Cooper가 이 일로 인기 급상승하면서 이번 달 에스콰이어(?) 류의 남성지에 모델로 등장하게 되었다는 사실. 하긴, 얼마 전 뉴욕 타임즈에는 마르코스 부사령관의 발언을 실으면서 중간에 "스키마스크가 이렇게 섹시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역사상 최초의 남성" 이라는 친절한 관계대명사절을 끼워넣기도 했었다 ㅡ.ㅡ

정말 웃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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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된 역사

존 스노우와 윌리엄 파 ~ 는 역학의 아버지 어머니 쯤 되는 양반들이다.

존 스노우 할배야 런던 콜레라 사건 당시 보여준 혁혁한 공 때문에 워낙 유명하고, 의대를 졸업한 사람은 물론 보건 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 이름을 알고 있지만, 파~ 할배는 좀 지명도가 떨어진다. 그래도 이 양반이 근대적 생정통계 체계, 질병 분류 체계를 확립하고 역학의 여러 중요한 개념들(이를테면 대조군)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역학 하는 사람들한테는 존 스노우에게 버금가는 중요 인물...

 

잉. 이걸 쓰려는게 아닌데?

 

질병의 원인 개념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재구성되는가, 이런 논문에서 영국 빅토리아 파~ 할배 시대를 살펴보게 되었다. 이야기의 주요 논점은 아니었지만, 거기에 보면 과학으로서의 "의학"이 당대의 사회개혁 (부르조아 혁명)과 어떻게 발을 맞춰 나갔는지, 귀족 의사 (캠브리지, 옥스퍼드 출신. 과학보다는 인문학과 철학, 천문학을 주로 공부했단다)에 맞서 현장 의사 (해부학과 생리학으로 무장했으며, 환자들을 직접 만나는)들이 어떻게 "의학계"를 재구성했는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깨알만한 글씨로 길게 서술되어 있지만, 요약하자면 새로운 전문직으로서의 의사들 또한 봉건 질서에 맞서 "싸우면서" 학문적 입지와 사회적 지위를 획득한 것이라는 것.(전문직이 과학지식에 근거해서만 성립된게 아니라는 점은 오히려  20세기 초 영아 사망률과 관련하여, 산부인과 의사, 소아과 의사, 조산사, 백인 중산층 여성의 모성보호 운동, 흑인 여성 운동 등이 대 논쟁을 벌일 때 더 뚜렷이 드러난다).

이들이 개혁 세력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일단 근대 과학으로 무장했다는 점 + 봉건 사회와 초기 자본주의 사회의 극심한 불평등을 직접 목도했다는 것. 어쩌면, 인텔리겐차로서는 유일하게 사회의 하층 계급과 직접 대면했다는 것이 그들로 하여금 광범위한 공중보건 운동과 사회개혁 운동에 참여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우리 사회는 뭐든지 단시간에 경험했다. 그리고 많은 부분이 내재적 동력보다는 외부로부터의 이식에 의해 이루어졌다. 우리 사회의 자본주의 발전이 과연 내재적이냐 아니냐는 뭐 내가 논할 성질의 것이 아닌 거 같고... 학문 분야는 최소한 그렇다고 나름 확신한다.

그래서 나타난 결과 중 하나는, 사회발전 혹은 이행과 함께 이루어졌어야 할 학문의 진화 과정이 상당 부분 생략되었다는 거다. 말하자면 완성품이 그대로 도착한 셈... 전후 과정은 하나도 모른 채로...

 

한국의 의사들이, 다른 보건의료직들과 치열하게 헤게모니 투쟁을 벌였거나, 질병의 병인론에 관한 논쟁을 벌였거나 (더러운 공기가 문제다, 아니다 수도관이 문제다, 영양실조가 문제다 등등), 아니면 밑바닥에서 정말 어려운 사람들의 고통을 함께 하며 근대화를 위해 투쟁했거나 ....

이런 과정이 모두 생략된 채, 그저 교과서를 외우고 서구 선진국에서 하는 대로 따라 하고 (학교 다닐 때 소아과 시험 문제에, 우리나라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병명이 나와서 정말 어이없던 경험도..) , 처음부터 확립된 독점적 지위를 그냥 누리고...  한 마디로 거저 먹은게 아닐까 싶은...

뭐 이 또한 우리 사회의 고유한 사회발전 양상을 반영하는 거라 할 수 있겠다.

나 또한, 서구 교과서, 논문에 따라서 한국 사회를 재단(!) 하고 있으니까....

미국 연수의 성과라면, (뭐 결론은 이르지만) 근본적인 문제의식으로 돌아가서 우리 사회를 살펴볼 수 있는 자의식이 생겼다는 거다. 이걸 어찌 구체화시키는가는 좀 더 수련이 필요한 대목... ㅜ.ㅜ

 

근데... 이런 면에서.. 참으로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있다.

특정 전문 과를 폄훼하려는 의도야 없지만 말이다.

아무리 편한게 좋아서 **의학을 선택했다고 해도, 그래도 트레이닝을 받다보면 현장에서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의 고통을 직접 본다면 달라지지 않을까?  인지상정인데....

오히려 내가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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