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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서평 [노동자 건강의 정치경제학]

홍실이님의 [] 에 관련된 글.

프레시안 노동 담당 여정민 기자의 책 소개가 실렸다. (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60080422162521 ) 깊은 공감, 그리고 그동안 격전의 현장들을 몸소 뛰었던 기자의, 뭐랄까... 현재의 상황에 대한 다소 날 것의 분노가 느껴지는 글이다. 왜 아니겠나? 이 책을 둘러싼, 아니 노동자 건강권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은 대략 두 개의 단어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도' vs. '여전히' 아직도 '생산'이냐? 아직도 '구조'냐? 아직도 '노동자'냐? 아직도 '마르크스'냐? 아직도 '이념'이냐? 하지만, 여전히 생산이 이루어지고, 여전히 노동자는 일을 하고, 바로 그 일 때문에 여전히 노동자는 다치고 병든다. 모든 움직임은 상대적이지만, 세상이 변했는지, 자신의 위치가 변했는지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책이 '아직도'인게 아니라, 현실이 '여전'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많이 읽히고 토론과 논쟁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으나... 역시, 가장 큰 적은 무/관/심/ 이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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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버린 시냅스

학창 시절에 배우기로는 두뇌활동이 활발하면 시냅스간의 네트워크가 촘촘해지고 확장되면서 더 빠른 정보처리가 가능하다 했다. 근데 요 며칠 간, 내 뇌세포의 시냅스들은 네트워킹은 커녕 과열로 타버린 거 같다. 뜨끈뜨끈한 neurotransmitter 들이 시냅스 공간으로 쏟아지면서 상대편 receptor 로 불이 옮겨붙은 후, myelin sheath 를 빠지직 태우면서 이동! 전기적 신호의 전달 속도를 증진시킨다는 sheath 가 타버리면서 정보처리 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있음. 뿐만 아니라, 일부에서는 axon과 neucleus 자체가 타버린 거 같아 ㅡ.ㅡ 고성능 쿨링팬은 노트북에만 필요한 게 아닌가벼.... defragmentation 이나 disk optimizer 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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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그 전화

남들은 한번씩 다 받아보았다는 그 전화! 드디어 나도 오늘 받았다.


일명 보이스피싱.... "국민건강의료보험 공단에서 알려드립니다. 귀하 어쩌구 ㅈ@#$$%%^^ (무슨 말인지 당최 못 알아듣겠음) ~ 오늘까지 &**&^%% 않으면 (뭔 소리여?) 국고로 환수됩니다 다시 들으시려면 1번, 의문점이 있으시면 9번을 눌러주십시오" 놀/랍/다/ 이 허술한 사기 행각에 그 많은 사람들이 당했다니!!! 국민건강'의료'보험 공단이란 용어부터 틀리기 시작해서, 어눌한 한국어 발음 때문에 도대체 내용을 알아먹기도 힘든데다 (궁금해서, 1번 눌러 다시 들어보았다), 환급금을 오늘 당장 안 찾아가면 환수라니, 대한민국 행정체계가 이리도 스피디할 수 있단 말인가? (혹시 전봇대 뽑는 2MB?) 아냐, 우리 부모님 같은 노친네들께서야... 다시 한 번 확인을 해드려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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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0. 어제 꿈에 주먹도끼가 출연했다. 허거덕. 왜??? 평소와 다름없이, 서로 심드렁하고 썰렁한 인사말을 주고 받았고, 조금 지나자 그녀는 한국말에 한이 맺힌 듯 뭔가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 너 이럴 줄 알았다'고 대꾸해줬다 ㅎㅎㅎ (식당으로 추측되는 장소였는데, 옆에는 토끼님이 늘 그랬다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계셨다. ???) 짐작컨데, 6월 말에 미국 방문하면 발생할 상황에 대한 예지몽? 혹시나 주먹도끼가 이 포스팅을 보고, 내가 무의식 속에서 자기를 그리워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며 좋아라 하진 않겠지? 사실은, 당신이 버선발로 공항에 뛰쳐나오지 못하겠다고 해서, 나 삐쳤다. 각오해라! 0. 수 년간 차지하고 있던 '세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 왕관을 장양에게 물려줘야 할 때가 온 듯하다. 그 동안 바쁜 척한다고 갖은 수모를 다 당했건만, 이 인간 요즘 진짜 쵝오! 이신 듯... 학계와 업계 사이에서 실무자 하려니, 생활이 그렇지 뭐...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대한민국 젊은이, 2MB 와 핫라인 개설해줘야 하는데... 친구야, 미안타. 내가 능력이 없구나... ㅡ.ㅡ 0. 아직 3달도 더 남았지만, 갖고픈 퍼즐이 세일 중이길래 rawfish 를 쪼아 생일 선물을 받아냈다. 최근의 번뇌(!!!)를 이걸로 조금씩 달래고 있다. 누구를 비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내 잘못도 아닌 일을 수습해야 하는 일들이 몇 건 있어서 가련한 내 운명을 원망하고 있던 중이었다. 이건 호연지기 채취(!)를 통해 극복해야 할 일이건만,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아 퍼즐로 대신... 나를 구해준 rawfish 에게 감사를... 0. 구내 전화로 공짜 전화가 가능함을 깨닫고는, 기쁨에 가득찬 목소리로 노신이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왔다. 대학에 수석합격을 해도 그보다 기쁘진 않으리 ㅡ.ㅡ 어찌 지내냐고 물어보니, 매일의 일상이 하도 건조하여 가끔 어제와 오늘이 헷갈릴 지경이란다... ㅎㅎ 얼릉 성수 노동자 건강센터의 일자리를 만들어서 친구의 심심함을 달래주어야겠다. 참, 짧은 통화 중에, 환자에게서 선물로 받았다는 커피도 뺐었다. 얼굴 좀 봐가면서 선물을 주시지... 어딜 봐서 그런 비싼 원두커피를 드신다고... ㅎㅎ 0. 오늘, 미운콩이 귀국했을 것이다. 입이 십리밖까지 나와있을 거다. 얼마나 그로테스크한 출장이었을까... 훗. 궁금해... ㅎㅎㅎ 아... 정말 죽음과 같은 다음 주로구나! 이 일들을 어찌 다 수습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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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가 제일 쉬웠어요!

선거 당일날은 일 하느라 개표 방송을 못 보고 (인터넷에서 최종 득표율만 확인) 어제는 하루 종일 바깥에 나다니느라 뉴스를 못 봤다. 오늘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진짜... 배꼽 잡고 쓰러졌다. http://www.newsnjo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463 뉴스엔조이 2008.4.3 - 한나라 비례대표 1번 강명순 목사 인터뷰 "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를 묻자, 강 목사는 "아이들을 위해서요.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난 뭐든 할 수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강 목사는 "정치에 대해서는 묻지 마요. 난 아무것도 몰라요. 대운하고 뭐고, 북한과의 관계가 어떻든, 한나라당의 정책이 뭔지 난 전혀 몰라요. 정치에 대한 질문은 무조건 노코멘트에요"라고 일축했다. 정치에 대한 얘기만 꺼내면 몇 번을 "몰라요"라고 대답했다. 대선 때는 어떤 후보를 뽑았냐, 평소 한나라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냐는 질문에도 "몰라요"로 답했다. 강 목사는 한나라당으로부터 몇 번에 걸쳐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이화여대를 통해 제의가 들어왔는데 거절했어요. 몇 주 지나서 또 제의가 들어오는 거예요. 그때는 한나라당에서 누가 직접 찾아왔는데, 그 사람이 '하나님이 강 목사님을 찾아가랬어요. 목사님이 십자가를 지시죠'라고 말하며 입당을 권유하더군요." "비례대표가 뭔지 이번에 알았습니다"라며 말하는 강 목사는 공천제의를 놓고 일주일 동안 기도를 하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결과에 따라 순종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이 아닌, 다른 당에서 제의는 없었냐고 묻자 "그 어떤 당에서도 제안을 하지 않았어요. 한나라당에서만 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기도하고 하나님의 뜻대로 결정했습니다"라고 말했다. " 오피스텔 선물, 땅사랑, 귀신 토지거래 사건을 단박에 무너뜨리는 초절정 내공... "개그가 제일 쉬웠어요."


3% 안 넘어서 해산되는 줄 알았는데, 기준선이 2%란다. 기뻤다. 아마 이에 대해서도 걱정하는 분들 꽤 있을 거다. 당이 완전 해체되지 않고, 노/심 중심의 패권주의를 그대로 가져갈까봐... ㅡ.ㅡ 우쨌든 나는 기쁘다. 그리고, 믿고 지지해주신 지인들께 감사드린다. 비바람 뚫고 힘겹게 투표하고 왔는데, 자신이 겨우 대한민국 3% 소수자였다는 걸 알고 나름 충격 받으신 지인들... 너무 놀라지 마셈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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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선거 후기

선거는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런 후기를 적다니 ... (야간 강의 시간까지 애매하게 시간이 남아서....) 일단, 여한은 없다 ㅎㅎ 급하게 총선에 참여하는게 과연 올바른 길일까 고민하기도 했으나, 만일 안 그랬다면 이 시기에 뭘 했을까 싶다. 물론 아쉬움과 부끄러움이야 왜 없겠나? 정책은 이야기도 않은 채 무작정 지지를 호소한 경우도 많았고 (일명 묻지마 투표 ㅡ.ㅡ), 스스로의 고민이 정리되지 않았음에도 무작정 변호를 한 경우들도 있었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주변 사람들과 모처럼 진득한 이야기를 나누고 지지자를 조직하는 일이 과연 선거 아니면 또 언제 가능하랴 싶다. 당원 게시판의 분위기는 2004년 총선 전야와 비슷하다. 사람들이 '진심으로' 자신의 활동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좋겠지만서도, 어쨌든....다들... 여한은 없을 것이다. 백만년 만에 문자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화이팅이라는 답문자를 보내준 선후배, 친구들을 비롯하여, 어렵사리 말을 꺼냈는데 흔쾌히 오케이 사인을 보내주신 선생님들 (심지어 결과가 나빠도 실망하지 말라는 덕담까지), 적지 않은 후원금을 턱 하니 내놓으신 지인들... 모두 고맙고, 한편으로는 어깨가 매우 무겁다. 이 분들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뭔가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은... 그런데 참 미스테리로구나... 내 주변에 이렇게 지지자가 많은디, 지지율은 어째 2%... 내 주변에는 기인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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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코] 감상문 두 편

내 평생, 영화 하나 보고 감상문 두 개 쓰긴 첨일세... ㅡ.ㅡ 미디어 충청 원고 거의 마무리하고 있는 시점에서, 거짓말처럼 보건의료단체연합의 P 부장님이 전화를 하셔서리... 이미 쓰고 있는 중이라는데도 무조건 또 쓰라니... 그 놈의 대의명분이 뭔지 참... ㅜ.ㅜ 두 개를 다 읽어본 독자라면, 내가 해리장애(dissociative disorder)라도 앓고 있는 줄 알게야... 뭐 그래도, 한 사람이라도 더 영화를 보고, 공감을 해 준다면 그냥 감내해야지...ㅡ.ㅡ 0. " 우리, 서로에게 괴물은 되지 말자..." (프레시안 2008. 4. 7) 앞선 필자들의 ‘식코’ 감상문들을 통해 독자들은 미국 보건의료 체계의 문제점을 충분히 이해하셨을 것이다. 오늘은 좀 다른 각도에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물론 돈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와 그 가족들의 모습이 안타까운 것이야 말할 나위없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한 체계 안에서 서로에게 가해자가 되고 있는 선한 사람들의 모습이다. 보험회사의 이윤을 위해 환자의 청구를 부당하게 기각했노라고 고백하는 의사의 얼굴에 드러난 자괴감, 병원비 걱정을 덜었다는 생각에 좋아라하는 환자 가족에게 보험 지급 거절이라는 청천벽력의 메시지를 전해야 했던 전화 상담원의 눈물, 약관 위반을 찾기 위해 저승사자처럼 환자들을 쫓아다니던 자신의 과거를 혐오하는 추심인의 냉소, 세계 최고 부자 나라에서 돈 때문에 환자를 내다버리고는 어쩔 수 없노라고 변명하는 병원 경영진의 피곤한 표정... 한편 90년대의 대대적인 인수합병 전쟁 후 본격적인 ‘영리산업’이 되어버린 보건의료 체계 속에서 고뇌하는 의사들의 모습은 『닥터 솔로몬(Solomon)의 딜레마』(미국 PBS 제작, 2000년)에 잘 그려져 있다. 보스턴의 토박이 솔로몬은 나비넥타이와 깨끗한 흰 가운의 전형적인 의사 ‘선생님’이다. 환자들의 평판도 좋아 지역 100대 명의(名醫) 목록에도 빠지지 않는 그였지만, ‘케어그룹(CareGroup)’에 속하고 나서 곤혹스러운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부인과 암이 발견되어 상급 병원으로 의뢰가 필요했던 그의 환자는 ‘케어그룹’에 속하지 않은 병원으로 가고 싶어 했다. 안 될 일이다. 보험회사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 병원은 안 된다고 솔로몬이 이야기하자, 환자는 정색을 하며 물었다. “그래서, 지금 돈 때문에 저를 그리로 보낼 수 없다는 거죠?” 솔로몬은 “네, 그래요”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고, 14년 된 단골 환자와의 관계는 이렇게 끝나버렸다. 또 다른 의사, 케어그룹의 진료부장인 닥터 사알(Saal)은 동료 의사들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처음에는 의사가 직접 경영진이 되니 든든하다고 좋아하던 동료 의사들이, 이제는 자기를 예전의 보험회사 직원 보듯이 하며 “도대체 그 일을 왜 하고 있냐?”며 비아냥댄다는 것이다.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아픈 이들과 그들 가족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주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돈만 밝히던 보험회사의 행태를 스스로 반복하고 싶은 의사도 없었을 것이다. 이들이 캐나다 혹은 쿠바 사람들에 비해 원래 ‘못된’ 사람들도 아닐 것이다. 누군가의 착한 아들딸이고 존경받는 부모이며 따뜻한 이웃이자 동료인 이들이 왜 나쁜 사람이 되어야 하나? 그저 자신의 맡은 일을 성실히 수행했을 뿐인데... 자, 이제 오늘 한국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자신에게 물어볼 차례다. 내 옆 침대에 누워있던 이웃 환자가 어느 날 병원비 때문에 강제로 쫓겨나는 모습을 보아도 아무렇지도 않을 자신이 있는가? 눈물로 애원하는 환자 가족들에게, 약관이 그러니 나도 어쩔 수 없다며 매몰차게 전화를 끊어버릴 자신이 있는가? 단골 환자의 눈을 마주하면서, 계약 조건 때문에 다른 병원으로 가면 안 된다고 설득할 자신이 있는가? 내 일을 자랑스러워하면서 동료 의사에게 돈! 돈! 돈! 채근할 자신이 있는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과는 관계없는 것처럼 보이는 제도나 체계가, 바로 그 평범한 이들을 괴물로 혹은 천사로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그러한 제도나 체계를 선택하고 만드는 것은 결국 우리들이다. 미국 사회를 엿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서로에게 괴물은 되지 말자. 미래의 어느 날, 인간이었던 스스로의 과거를 돌아보며 괴로워하는 그런 괴물은 되지 말자. 무엇을 위해 우리가 그렇게 변해야 하는가?


수다스러운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식코(sicko)』가 드디어 개봉된다.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간명하다. 미국의 황당한 의료보험 제도 때문에 사람들이 ‘불필요하게’ 죽어가고 있으며, 어마어마한 돈이 ‘불필요하게’ 낭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인류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미국만의 비극이라는 것을 미국인들이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우리 사회의 평범한 시민이라면 이 영화 속 인물들의 경험을 믿기 어려울 것이다. 세계 최고 부자 나라에서 병원비를 이유로 환자를 내다 버리고, 일하다 잘린 손가락 중 어떤 것을 붙여야 할지 가격표에 따라 골라야 한다니 말이다. 나 또한 감독 특유의 선정적인 연출 때문에 ‘허걱!’ 하기는 했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미국 언론에 심심치 않게 등장했던 엄연한 사실임을 부인할 수는 없었다. 물론 영국, 캐나다, 프랑스, 쿠바의 보건의료 체계를 지상천국처럼 그린 것은 매우 못마땅하다. 캐나다의 기나긴 대기자 명단 문제는 캐나다 좌파들도 인정하는 엄연한 ‘사실’이며, 외국인들이 쿠바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돈을 내야한다. 더구나 미국의 오래된 봉쇄정책 때문에 건물과 장비는 낡았고 의약품은 풍족하지 못하다. 지구 상 어디에도 완벽한 보건의료 체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국가마다 나름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있다. 그러나 미국의 문제는 그 중에서도 단연 특별하다. 몇 가지 간단한 통계를 살펴보자. 가난한 쿠바와 비교당하는 것에 미국인들의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으니, 소위 선진국이라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해보려 한다. 미국이 연간 보건의료비에 쓰는 돈은 약 1조 7천억 달러, 국민 1인당 평균 6,037 달러 (약 600만원)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의 15.2%에 이르는 엄청난 금액이다. 그러나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OECD 29개국의 1인당 보건의료비 지출은 평균 2,515 달러에 불과하며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8.7% 밖에 안 된다 (2004년 기준). 이렇게 돈을 쏟아 붓는데 과연 그 성적은 어떨까? 미국에서 의료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사람은 약 4천 6백만 명(전체 국민의 약 16%)으로 대한민국 총 인구와 비슷하다 (미국 보건부 2005). 국가 간 건강 수준 비교에 가장 널리 쓰이는 지표 중 하나인 영아 사망률 (출생아 1천 명 중 만 1세가 되기 전에 사망하는 영아의 수)을 살펴보면, OECD 평균이 6.1명인데 비해 미국은 7.0명으로 30개국 중 25등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뒤에는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멕시코, 터키가 있다 (2002년 기준, OECD Health Data 2007). 도대체 이게 어찌 된 일인가? 물론 건강 수준이 보건의료체계에 의해서만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의 상황이 이 지경에 된 데에는 시장 중심의 보건의료체계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에 많은 연구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가 하늘 아래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라는 소리다. 오히려 참신함과 기발함에서라면 이러한 미국의 상황을 본받아 보건의료 산업을 ‘선진화’시키겠다는 우리네 ‘참여’ 정부와 그 뒤를 이은 ‘섬기는’ 정부가 단연 앞선다. 그나마 취약한 건강보험 제도를 그 좋아하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더욱 튼튼하게 만들지는 못할망정, 어차피 건강보험으로 해결하기 힘드니 사보험으로 이를 보완하자는 그 깜찍한 발상 말이다. 그 분들은 미국의 모습이 선진국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할 표준이라는 신심(信心)을 갖고 계신 게 틀림없다. 눈과 귀를 닫고 오로지 시장과 미국에 대한 믿음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신다. 국민소득이 4만 달러나 되는데도 의료보험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평범한 시민들의 모습이나, 보험료 부담 때문에 국제 경쟁력 떨어진다고 아우성치는 미국 자동차업계의 불만, 그 보수적이라는 미국 의사들조차 과반 수 이상이 전 국민 의료보험 제도를 지지한다는 소식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을 수밖에! 얼마 전에 개봉했던 또 다른 미국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는 추억의 바가지 머리를 한 살인마가 등장한다. 희생자들은 이유 없는 자신들의 죽음 앞에서 살인마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꼭 이렇게 할 필요는 없잖아요 (You don't have to do this!)” 영화 『식코』를 보고 나면 당신도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어질 것이다. “꼭 이렇게 할 필요는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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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단상...

선관위에서 보낸 공보물을 보다가 허거덕.... 0. 정당기호 8번 기독사랑 실천당.... 이 분들의 정강 정책 6번이, '비성경적인 동성연애법, 체세포복제법 반대'란다. 나도 모르는 새, 한국에 '동성연애법'이 생겼단 말인가? 동성애도 아니고, 동성'연애'를 적극 장려하기라도 한다는 말쌈? 아마도 차별 금지법을 지칭하는 듯한데... 참으로 해도 너무 하시는 분들이로구나! 기독당 국회의원 후보의 특징은 1. 신앙심이 투철한 하나님의 사람 2. 각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능력있는 사람 3. 투철한 국가관을 갖춘 애국하는 사람 이란다. 1번이야 그렇다 치고, 도대체 2번 3번은 성경 어디 쯤 나와 있는지 참으로 궁금하도다. 거기다가, 모르고 있었는데 '평화통일 가정당'은 통일교 관련 정당이라는 친절한 설명도 해주고 있다.


0.정당기호 14번 평화통일 가정당 이 분들도 기이하기는 마찬가지. '초종교, 초국가, 초이념, 초인종 평화센터 건립'을 추진한다며 '민족사관 숙지'니 '대한민국이 세계중심국으로 부상하도록...' 운운은 도대체 뭣이다냐??? 괴이하다 괴이해... 0.정당기호 15번 한국 사회당 이 분들.... 당 내 상황이 복잡하다는 뉴스는 보았으나, 기왕 선거에 개입하기로 했다면 최소한 당 홍보물이라도 만들어주셨어야 하는거 아닌가? ㅜ.ㅜ 웬지 안타깝다... 더구나, 우리 지역구에 원래 출마하려 했던 후보마저 당내 사정으로 좌절되었다니 씁쓸하다. 민주노동당 당원이던 시절에도, 우리 후보가 없다보니 이 양반한테라도 표를 주려고 투표하러 가곤 했는데 말이지... 선거 후에는 같이 할 수 있을까? 0. 정당기호 13번 진보신당 인터넷 게시판을 들여다보면 이만한 절대 악이 없다. 한나라당 '이중대'에, '고작' 개량 사민주의 세력일 뿐 아니라, 기껏 연예인들이나 동원하고 명망가 위주의 정치를 펼치는 포퓰리스트 정당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당원이며 지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이유는? 그 이름이 사민주의건 삼민주의건 관계없이 당의 지향점이 보편적 기본권의 보장이기 때문이다. 혁명적 사회주의자들께서 비판하시는 유럽의 사민주의는 알다시피 궁극적 지향이 아니라 계급투쟁의 결과물이었다 (Esping-Anderson 이나 Korpi의 논문 한편쯤은 교양으로 읽어두자!) 사회변혁 운동은 다양한 스펙트럼과 층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게 기본 믿음. 일부는 제도권에서, 일부는 비제도권에서, 또 누군가는 좀더 온건한 방법으로, 또 다른 누구는 아주 단호하고 급진적인 방법으로... 어느 하나가 모든 것은 대표할 수는 없으며, 반드시 어느 한 가지가 그 나머지보다 우월하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따로, 또 함께 궁극의 지향을 향해 함께 가는 것이 민주주의 아녀? 핀란드나 스웨덴의 사민주의가 개량이라고 '에이~' 손사래를 치는 건 한국 현실에서 너무한 처사... 또다른 지지의 이유는, 함께 하는 이들에 대한 믿음! 다른 분야는 잘 모르겠지만서도, 보건의료 부문에 참여하고 있는 샘들이나 활동가들이 매우 훌륭하신지라 이 분들만 봐도 지지할 수 있다는 헛된(^^) 신념이 샘솟는다는... ㅎㅎㅎ 그리고 이전 민주노동당에서와 달리, 좀더 체계적으로 당의 정책과 의제를 만들어나가는데 참여할 수 있다는 것도 한 가지 이유... 반미와 통일 말고는 아무런 관심도 없던 이전 지도부에 대해 우리가 경험했던 좌절과 무기력을 이제 노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으리란 작은 희망을 갖고 있다. 물론 현실은 이와 다를 수 있다. 어차피 정책의 우선순위라는 것도 정치활동의 결과물이라 전문가 몇 명이 이야기한다고 뚝딱 우선순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도 안 되고), 최소한 논의구조를 만들고 조직화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는 거 자체가 희망의 근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아까, 지인들에게 열라 문자를 보냈는디, 반응이 나름 괜찮다.... 이렇게 다들 지지한다는데 2%도 안 되는 지지율은 뭐여.... ㅜ.ㅜ * 뱀발 당내 자유게시판을 보면, 전문 키보드 워리어들의 그 부지런함에 깜딱 놀라곤 한다. 그 분들... 진보누리 시절부터 시작하여 민주노동당, 민지네, 레디앙 게시판 등등에서 꾸준히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던 분들이다. 심지어 민지네 '사과나무'님이 그토록 싫어하던 (문장에 쉼표 없다고 ^^) &&타이거까지 출몰한 거 보고 '이제 다 왔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더랬다. 원래 뭐하는 분들일까??? 이 열정의 근원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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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와의 전쟁!

마치 터미네이터 3 의 부제를 연상시키는 비장함이 묻어나는 포스팅 제목이지만,

현실은 엄청 비루하다...

 

 

1. 어제 밤에 세탁기가 한창 돌아가던 중 죽어버렸다.

나름 침착함을 잃지 않고 고객 서비스 페이지에 들어가 에러메시지를 확인해보니 '전원코드를 뽑고 기사에게 연락'이라고 나온다... 허거덕...

 

얼릉 빨래 뭉치 꺼내서 한 시간 동안 손빨래했다. ㅜ.ㅜ

 

청바지....  가히 죽음이었다.

 

 

2. 오늘은 예전에 쓰던 노트북을 들고와서 엄마한테 셋팅해드렸다.

내 개인 데이터 지우고 엄마 자료 다 옮기고....

 

문제는 Targus port replicator 에 연결한 키보드가 작동을 안 하더라는....

ps/2 커넥터가 불량인지, 정이네 키보드 빌려다 임시로 연결해보니 멀쩡히 되더라구...

울 엄마는 컴이 안 될까봐 노심초사.... 내일 내려가기 전까지 어데서 키보드 구해다 해결해야 할텐데... ㅡ.ㅡ 이 동네 어디서???

 

 

3. 며칠 전, 그 전날까지 멀쩡하던 한 S/W가 요상한 에러메시지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구글 사마에게 여쭈어본 결과, 예전 버전에서 발견된 버그로 제작사에서 핫픽스를 제공할 뿐더러 내가 지금 사용하는 버전에서는 이미 수정되어서 배포되었다는....

근데 왜 안돼?

다른 유저들도 나와 같은 증상으로 아우성인데 아직 hot fix 나 patch 가 올라오지 않고 있다.  혹시나 해서, 서비스팩 설치 --  삭제 후 재 설치까지 했으나 해결 안 됨...

도대체 어쩌라구... ㅜ.ㅜ 

 

 

바쁜데, 왜 기계들이 떼로 몰려다니며 나를 괴롭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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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인생

사람의 앞길이란 참으로 알기 어렵다. 지금 생각하면 좀 (많이) 웃긴데... 대학 1, 2 학년 때 나의 꿈은 전위정당 (소위 VPa - Vanguard Party)의 보건의료 부문 담당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전공도 이 길로 ㅎㅎㅎ 그런데 지금 모하나??? (몇 해 전 내과의사인 친구가, 우리 인생이 이리도 평범할 줄 그 시절 미처 예상치 못했노라 고백했더랬다. 그러게나 말이다... 그래도 아주 쪼금, 먼지만큼 미세하게 비슷한 일들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해줄까?) 최근 몇 년 간, 비교적 예측가능한 생활 속에서 가장 뜻밖의 사건은 성수노동자 건강센터 설립에 관여하게 된게 아닐까 싶다. '난데없이' 프로젝트에 연루되고 얼떨결에 책임을 맡고, 그런데 알고보니 이게 엄청난 일이었더라는... ㅜ.ㅜ 정말... 알 수 없는 인생이로다!!! 노신 선생님이 그랬다며... 길이 원래 있는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지나면 길이 된다고... 경험도 부족하고 아는 것도 없는 나는, 그냥 동지들 믿고 간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위장한 J 같은 이들말이지... ㅎㅎㅎ) 그래그래...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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