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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롬캐시러 지음, 최보문 옮김 [더러운 손의 의사들] 양문 2008
기억해둘 문장... 187쪽. 어떤 의미에서 과거의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이 밀려나가고, 그 자리에 대학병원 의사와 지역사회에서 진료하는 '핵심 오피니언 리더"들이 들어선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일이다. 278쪽. 왜 기자를 위한 지침이 의사의 경우보다 더 엄격해야 하는가? 의사가 사회에 한 서약은 리포트의 윤리보다 의미도 적고 중요하지 않다는 말인가? 자본 침투가 보건의료계만의 특별한 현상은 아니나,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낮은 인식 수준이나, 자본 침투가 가져올 부정적 결과는 다른 분야에 비해 훨씬 심각한 듯 하다. 학생들에게 감상문을 제출하도록 했는데, 과연 어떤 답변들을 가져올지, 살짝 걱정도 된다.
#2. 피터 싱어, 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죽음의 밥상] 산책자 2008
우리가 무언가를 '이상할만큼' 싸게 사먹을 수 있는 것은 경제적 효율성을 통해 생산/유통비용을 절감했기 때문이라기 보다 그 비용을 다른 누군가에게 (대개는 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나 주변의 주민들, 그리고 국가보조금 지급의 원천이 되는 세금을 납부하는 시민들) 전가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완전 동의. 하지만, 그래도 wholefoods 의 식품 가격이 비싸다고 불평하는 이들을 살짝 나무라는 것은 좀 납득하기 어려움.다른 데 쓸 돈은 있고, 지구를 살리기 위해 윤리적 소비를 할 돈은 없냐? 지금 식품값이 지나치게 저평가 되어 있다구.... 이렇게 읽혀짐... 근데, 과연 그럴까? wholefoods 에 안 가는 (혹은 못 가는) 사람들이, 과연 다른 곳에는 낭비적 지출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서, 식품 값에만 그리 인색한 거라고 할 수 있을까? 어째, 그건 아닌거 같다. 예전에 미국 머무르던 시절, 이런 기사와 영상들을 몇 번 보았기에 그닥 새로운 것은 없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여전히 새로운, 당혹스러운 사실들.... 송아지 고기의 선홍빛을 선명하게 만들기 위해 의도적인 빈혈 상태를 만들고, 혹시라도 송아지가 우리의 철봉을 본능적으로 핥을까봐 나무 우리에 가두어둔다거나, 마블링을 선호하는 한국과 일본 소비자를 위해 호주에서도 이들 국가로 수출하는 소들은 특별히 더 가둬두고 '곡물'을 먹여댄다는... ㅡ.ㅡ (운동 안하고, 풀보다 곡물 먹어야 마블링이 더 좋다는군) 윤리적 소비가 무엇인가에 대해 결코 단순하게 답할 수 없는 고민거리를 던져줌. (근데 답이 없쓰... ㅜ.ㅜ) 이를테면, 로컬푸드가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라는 설명에 동의하지만,사회적/개인적 비용을 계산하여 가장 윤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결코 아님.... 물론 이 책이 시스템 속에서 작은 개인들의 저항/변화를 조직하고 이를 통해 시스템을 변화시키려 한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사회'의 책임, 개인들의 '제한된 선택'에 대한 고려가 불충분하다는 생각은 지우기 어려웠음. 특히 '비만의 윤리학'이라는 장에서, 노골적으로 개인의 방만한 식습관으로 야기된 비만이 결국 건강보험 재정에 얼마나 누를 끼치고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지 지적하는 부분은 건강행태에 대한 개인의 책임성만을 강조하는 전형적인 리버럴의 논리와 완전 동일.... 물론 인간이라는 주체가 사회의 영향만으로 움직이는 꼭두각시도 아니지만, 사회적 환경이라는 배경 없이 진공 상태에 존재하는 완전 이성적 존재가 아님을 인정한다면 과도한 논리전개 아닐까? 채식에 대해서 생애 두 번째로 진지한 고민을 하도록 만들었으나... 그저, '가급적'의 자세로 살아야겠다고 다시 결의를 다지는 수준에서 마무리... ㅜ.ㅜ
#3. [페르세폴리스] - 뱅상 파로노, 마르잔 사트라피 감독 2007
무슨 말이 필요하리....... 긍정의 힘!!! 세상은 그렇게 살아간다!
#4. [인디아나 존스 4편] -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2008
튼튼함 부문의 바지 지존이 엑스맨 3편의 울버린 것이었다면, 때 안타기 부문의 바지 지존은 당연 인디 박사의 카고 바지라 할 수 있다. 흙바닥에 뒹굴고 모래무덤에 빠져도, 먼지 한 톨 안 묻어 있다. 나도 갖고 싶었다. 그리고 이제 대세는 하이브리드! 이번 편은 엑스파일 시리즈의 프리퀄 정도 되어 주시겠다! 나중에 멀더 아버지의 회상 장면에 인디 박사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문득, 라라 크로포드와 인디아나 존스 박사가 조우하는 편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예전에 에이리언과 프레데터가 만나는 것을 보고 세상에 못 만날 인물 혹은 괴물은 없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더랬다. (심지어 2편도 나왔으니...) 그리고, 아마 5편에서는 돌아가신 줄 알았던 아버지 (숀 코네리)가 살아나서 인디 박사, 그 아들내미 이렇게 3대가 한번 같이 출동하는 것도 가능하겠다. 죽은 사람 살려내기가 헐리우드 전문이잖아... 참, 소련 출신 과학자로 분한 '케이트 블란쳇'은 반지의 제왕에서 요정의 이미지가 하도 강하게 남아, 사투리 강한 우크라이나식(?) 영어 발음이 요정 언어처럼 들리는 괴이한 현상을 체험했다. 요정을 데려다 저런 나쁜 과학자로 변신시키다니.. 어찌나 섭섭하던지 ㅎㅎㅎ 어쨌든 오랜만에 만난 인디 박사... 반가웠어요.... 연로하신 몸으로 이리저리 고생하는 걸 보니 쪼금 마음이 짠 ~
옴니버스 소품들이라 화장실에 가져다놓았던 책. 1부(벽에 들린 사람들)와 2부 (맛난 만남)의 일부 (이를테면 홍대용, 박지원, 정약용 선생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고, 가슴을 울리는 무엇이 있었음. 그런데... 일 개인들이 시대의 지배적 사고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서도, 누군가의 희생에 기반한 양반네들의 풍류와 멋이 마냥 즐기기엔 불편했다. 이를테면 빗길에 가마를 타고 산행에 나서려면 누군가는 그 가마를 메야 하고, 한밤의 급작스런 음주가무를 즐기려면 누군가는 술상을 차려야 한다. 비가 막 쏟아지기 시작할 무렵, 세검정 정자에서 급류를 즐기려면 누군가는 동동거리며 빗속에 음식상을 옮겨야 한다. 그래서,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아무리, 반상 구조가 지배적 질서라고는 하지만, 이 풍류와 멋을 아는 나름 진보적 양반네들은 마음이 조금도 불편하지 않았을까? 그러려니 하면 다 괜찮은 걸까? (책 내용과는 한참이나 동떨어진 이런 정서 때문에 사실 몰입이 좀 힘들었음 ㅜ.ㅜ)
논쟁을 부정하는 사회에 도발적인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대체로' 바람직하겠지만, "논쟁용" 문제제기가 가진 불편함을 피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이를테면 115쪽, 한국사회의 재벌 편향을 비판하면서 자신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말하자면, 내가 노동자 편이라서 이런 건 아니다)노조도 문제라는 논리를 펴는 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노조가 시장질서에 경직성을 가져오는 일종의 권력? 한국 사회에서? 노조 조직률이 겨우 10%를 넘는 사회에서? 한편, 사람들이 흔히 제기하는 비판에 대한 반비판으로 제기되는 논거들이 조금씩 핵심을 벗어나있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었다. 이를테면 "우리는 모두 그리스인이다"에서 제기한 번역투 문장 비판에 대한 반비판이 그렇다. 어차피 우리(?)의 근대학문이 번역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저자의 논거에는 충분히 동의하지만, 사람들이 '번역투'를 비판하는 건 말같지 않은 외계어스러움 때문 아닌가? 구어체가 아닌 문어체에서 오는 생경함이 일부 더해지긴 했겠지만, 내가 번역투 문장을 싫어하는 경우는 대개 그것이 '이해'가 안 가기 때문이다. 맥락이 다르고, 표현법이 다른 외국어를 완벽하게 1:1로 조응시켜 번역하기란 어차피 불가능한 일... 하지만 번역의 목적이 사람들에게 한국어로 읽히기 위한 것이라면 한국어 사용자들 (더구나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건 기본 아닐까??? 그런데, 이러한 문제의식을 뭉뚱그려 번역투에 대한 비판을 한국어 순결주의로 몰아간 것은 못내 불만이다. 영어 공용화론도 그렇다. 영어를 계속 이렇게 (공용화시키지 않고) 비공식적 영역에 남겨놓았을 때, 소수의 특권층이 전유하게 되어 정보 격차와 결국은 계급 영속화를 낳게 된다는 주장은 참으로(!) 동의하기 어렵다. 솔직하게 이야기해보자. 한국사회에서 영어가, 학문이나 문화를 체득하기 위한 도구이기 때문에 이렇게 뜨거운 감자가 되었나? 영어를 공용화시키고 모든 사람이 영어를 배우게 된다면, 계급/계층 간의 학력 격차, 정보 격차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한국사회에서 영어가 가진 지위재로서의 독특한 위치, 실질적인 실생활 필요도에 대한 구체적 평가, 공교육을 통해서는 도저히 쫓아갈 수 없는 사교육과 해외 체류 경험 등에 대해, 과연 저자는 의식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이 모든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정말 이 부분 읽으면서 속터져 죽는 줄 알았다. ㅜ.ㅜ 그래도 깊이 공감하는 부분들은 있었다. "새로운 모델"에 대한 빈정거림... ㅎㅎ "자신의 주견이 없는 사람들, 책임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일종의 도피처로서, 유예된 결정의 명분으로서 늘상 내세우는 그 '새로운 모델'에 이제 신물이 난다 (신비롭고 모호하기 짝이 없는 그 '새로운 모델'이 언제쯤 나오려나. 그걸 탐색하는 사람들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나와주어야 할텐데. 하긴 그게 안 나와야 이 사람들이 계속 바쁜 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구....)..." 진보의 재구성이니 노동자 정치세력화니, 반대할 일을 없으나,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 두 번이지, 각론 없는 총론 타령에 살짝 어이가 없었는데, 이 부분은 읽자니 내 속이 다 시원해지는 느낌 ㅎㅎ 다른 글에서도 몇 번 제기한 '국어', '국사'에 대한 비판에도 물론 적극 동의한다. 학회 논문 사독을 맡을 때, '우리 나라'라는 표현이 나오면 마음이 불편해진다. 도대체 우리 나라가 어디인가??? 이 한국 사회 거주자들이 아직도 '우리'라는 이름으로 묶을 수 있냐는 말이다.... 고종석은, 자유주의자로서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한 글은 좀 안 쓰면 좋겠다. 정운영 선생과 달리, 자연스런 공감이 아닌 설득에 나서는 순간, 그의 아름다운 필력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드니 말이다. 0.BBC [Planet Earth] KBS 미디어 2007
정말 장대했노라.... 광활한 풍광과 자연의 섭리 앞에서 숙연해짐과 더불어, 도대체... 살아간다는 게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음.. ㅡ.ㅡ 생명체들의, 삶에의 고귀한 투쟁을 폄훼하고픈 마음은 조금도 없으나, 인간도 저렇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열심히 살아남아서 번식하고 새끼를 키우고, 그 새끼는 살아남아 번식하기 위해 살아가고.... 살아 있음으로서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서 사는 것. 혹은 오로지 삶의 목표 (그들의 진정한 내면을 내가 어찌 이해하겠냐만...)란 생존하여 후손을 남기는 것.... 과연 인간이 이렇게 살 필요가 있을까? 자연 법칙을 거스르는 것, 적자생존이라는 진화의 법칙을 거스르는 것이 바로 인간다운 삶이다. 그런데, 한국사회에서, 너무나 솔직하게 자연 다큐가 펼쳐진다. 그것이 내가 이 다큐 시리즈를 보면서 경외와 좌절을 한꺼번에 느꼈던 이유... 0. 모건 스펄록 [Supersize Me] 2007
아, 진짜 이렇게 자막 후진 영화 오랜만에 보았음 ㅡ.ㅡ 학생들 실습 시간에 보여주려고 미리 본 건데... 재미도 있고 교훈적이나 시간은 좀 줄였으면 좋겠다는... 구체적인 타겟을 잡아서 이야기하는 것의 장점은 있으나, 전반적인 경향성에 대한 논의보다 맥도널드라는 '특수'사례에 집중되는 것 같아 아쉬웠다. 아마도 이게 미국식 다큐 제작 방식인 것 같다. 생생하고 발랄하면서 재미있기는 하지만 뭔가 배후의 거대한 질서에 대해서는 눈을 감아버리는? 우쨌든 불과 한 달 만에 사람이 저렇게 변할 수 있다는 거에 나도 나름 충격을 받기는 했다. 하지만... 아까 엘리베이터서 나던 고소한 닭튀김 냄새에 잠시 정신이 어질~ 본능을 거스르긴 어렵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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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갑니다. 안타깝네요.어제 반가웠어요. 시청 모임 합류는 하지 못했네요. 헤어지는 참이라. 그럴줄 알았으면 맥주라도 한잔 할 걸 그랬나요??. ㅎㅎ. 잘 지내시구요. 곧 만나뵙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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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마당/그 늦게 모임참석하러 가시는 열의에 깜딱 놀랐답니다 (^^) 여름이 가기 전에 시원한 맥주 한 잔 사주세요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