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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감상

골병 들어서 하루 종일 방에서 굴러다님 ㅡ.ㅡ

다음 주에는 일정도 많은데 대박이다!

 

하루 종일 집에서 TV를 시청하다보니,

참으로 눈에 거슬리는 삼성 광고들.... 

 

뉴욕 타임스퀘어 핫스팟에 게시된 삼성 전광판을 계속 보여주면서 여러분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는 말을 지껄인다. 

거기 전광판이야 돈 내면 다 내어주는데 아녀? 훌륭한 기업이라고 타임스퀘어에서 상주며 공짜로 전광판 빌려준 것도 아닌데... 어이 없어. 

지 돈 내고 비싼 땅에 광고하고, 그걸 다시 찍어서 우리가 이만큼 했다고 자랑하니 제 정신인가 싶다.

그 광고의 가장 큰 수혜자는 아마도 HSBC... 삼성 전광판 바로 위 전광판을 쓰고 있기 때문에 이 광고 거의 내내 화면에 노출된다. 돈 한 푼 안 들이고 프라임타임에 광고를 할 뿐 아니라, 그곳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삼성과 동급의 자부심도 덩달아 얻게 되었을테니 일석이조다! 

 



아이들을 출연시킨 래미안 아파트 광고도 상당히 어이 없지만, 그래도 이건 용서해주기로 했다. 왜냐하면, 배우 장진영이 출연한 롯데캐슬 광고가 아파트 광고의 지존이라 생각하기 때문. 이 광고에서 장진영은 드레스를 입고 (집에서 드레스 입냐?) 웬 성 (롯데 캐슬)을 뛰어다니며 백인의 금발 어린이 두명이랑 놀고 있다. 내가 보기엔, 백인 영주님 성에 아이들 돌보러 온 아시아 보모 행색이다. ㅡ.ㅡ  캐슬은 개뿔!

 

아이들 출연 광고의 백미라면 역시 지나간 SM5 를 들 수 있겠다. 아빠 SM5 타고 가는 아이를 스쿨버스 탄 아이들이 부러워하고, 이 아이는 잘난척하며 아이들에게 장난감 선물 나눠주는 광고였다. 그게 한창 방송에 나올 때는 TV 를 폭파해버리고 싶었다. 진짜 재수 없는 광고!

 

또하나의 가족 운운하며 훈이네 가족이 등장하는 광고 또한 볼 때마다, 지랄하고 있네 이런 생각이 든다. 화목한 이성애자 중산층 가족 모형 지대로 그리고 있다. 엄마는 설겆이하고 아빠는 거실에서 신문본다. 학원 빠졌다는 전화에 엄마가 발끈하니까, 아빠가 자기한테 맡기라며 부드러운 소리로 훈이를 타이른다. 아이는 개과천선!

재수 없기로 작정하지 않고서야 저런 광고를.....

 

하지만.....

최근 삼성 광고의 진정한 지존은 애니콜의 Anyband ...

그 광고에서 디스토피아로 그려진 그 곳, 대화도 놀이도 사랑도 없는 감시 세상, 그게 바로 삼성이 만들고 있는 세상 아니야?  그런데 어이 없게도 애니밴드가 그러한 세상을 음악으로 구원하는 것처럼 등장하니 아연실색할 밖에...

진짜 오싹했던 것은, 지난 주에 우연히 채널을 돌리던 중 보게 된 Anyband Concert  현장이었다. 진정 애니콜 하나를 위해서 수많은 관객이 모인 가운데, 그 바쁘다는 각기 다른 소속의 가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Talk, play, love 를 노래하고 있었다. 관객들 손에는 talk, play, love 가 쓰인 미니 피켓(?)이 들려 있었고, 무대 가운데에도 물론 커다란 사인보드가.... 한 제품의 광고를 위해 수천명의 청중이 (자발적 참여라고 생각하면서) 동원되고, 그 사람들이 똑같은 목소리로 제품을 연호하는 모습이 과연 디스토피아적 SF 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무섭다 무서워....

사람들의 뇌가 오염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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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자 지도

토끼님 블로그에서 정보 입수!!!

(일하기 싫으니 아주 용틀임을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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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까먹지 말고 예약(?)할 것 - 과연 예약이 필요한 영화인지는 확신 없음

 

 

1) 나는 전설이다 (제목이... ㅡ.ㅡ) 12/15(토) 밤? - CVG or 씨너스

 

2) 수면의 과학 12/30 (일) 11:20 하이퍼텍 나다

 

혹시 같이 가실 분 연락 주삼 (1번 대전, 2번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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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에 걸린 컴퓨터

학교에서 쓰는 데스크탑 메인보드가 맛이 간 듯...

부팅되다가 쓰러지질 않나, 작업 도중 소리소문없이 혼자 죽다 살아나길 몇 회....

혹시 (그럴리는 없겠지만) 연결선들에 문제가 있나 해서 어제 열어봤는데 예상대로 멀쩡...

조립업체에 연락해보니,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전화번호.... ㅡ.ㅡ

 

아, 저거 또 수리하려면 돈과 시간, 시간, 시간... 미치겠구나

요즘 노트북도 나이가 들어 시름시름 앓고 있는데...

노트북 5년차면 경로우대증 받을만한 나이이긴 하다만...

우쨌든 중요한 논문수정 작업 때문에 할 수 없이 노트북 들고 출근했다.

최소한 작업도중 혼자 온-오프 하지는 않으니까....

 

근데, 얘들아.. 왜 그렇게 내 속을 썩이니?

너네가 잘 협조해줘도 요즘 내가 살기 힘들다...

좀 도와다오 흑....

 

 

(그러고보니, '조침문'은 쓰지 못할 망정, 아픈 이들을 나무라다니 좀 너무하단 생각이 드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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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ery

I REALLY don't know what the truth is; Resilience? or Defense mechanism at the unconsciousness level? How is it possible that my mind is so calm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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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1. 최장집, 박찬표, 박상훈 공저. [어떤 민주주의인가] 후마니타스 2007

 

 

책의 발간 즈음해서 한겨레 21에 실린 최장집 교수의 인터뷰를 읽었더랬다.

그는 절차적 민주주의와 실질적 민주주의에 관한 자신의 견해가 세간에 오해되고 있음을 강력하게 역설했다. 읽고보니, 나 또한 그의 전작을 통해 이런 오해를 적지 않게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가지 기억해둘만한 핵심 내용들....

 

 

 



0. 성장하는, 혹은 성숙해가는 연구자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살아 있는 이곳의 현실에 천착하여 문제의식을 꾸준하게 발전시키고 이론을 심화시켜나가는 이들의 모습이 새삼 존경스럽고 부러웠다. 초로의 학자가 젊은 날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고 재해석하며 스스로 인식의 확장과 발견의 기쁨을 확인해가는 모습은, 학계 핏댕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책의 1부가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되어 (학술적 엄밀성을 떨어질지 모르지만) 좀더 자유로운 소통, 학자로서의 최장집이라는 컨텍스트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정치학자로서 현실과의 바람직한 관계 설정에 대한 질문에 그는 답한다. ".. 자신의 학문과 그 업적이 넓게는 사회과학, 좁게는 정치학 발전에 기여하는 바 크다면 그것만으로도 학자의 역할은 충분하다....  우리는 그런 학자의 업적과 이론을 통해 현실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고, 현실 정치를 판단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받는다. 그것은 학문의 중요한 역할이다. 좋은 학자들의 이론에서 도움 받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현실에서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불행하게도 그것은 우리가 보통 세계적인 대가라고 말하는 상대적으로 소수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고, 그런 수준의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행복이다. 그러나 사회과학이나 특히 정치학 영역에서 대가가 되는 일은 학문적 탐구의 결과로서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 사회에 이성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깊이 간여하지 않고서는, 또 깊고 강하게 가치 판단을 하지 않고서는 가능할 것 같지 않다....."

 

0. 절차적 vs. 실질적 민주주의

 

책의 상당량을 이 두가지의  개념적 명료화와 그 불가분성을 설명하는데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세간의 오해 - 절차적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이루었는데 실질적 민주주의가 문제라는 - 를 드러내고,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절차적 민주주의가 주요 과제임을 역설한다. 구구절절 기억해둘 내용이 많지만, 아마도 첫머리의 이 부분이 가장 함축적인 표현이 아닌가 싶다.

"내가 생각하는 절차적 민주주의는 어떤 넓은 통로로 이어지는 열쇠 같은 것, 큰 산에 오르기 위한 등산로의 입구 같은 것이다. 민주주의는 매우 포괄적이고 폭넓은 정치 현상이기 때문에, 그것을 좀 더 넓고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좋은 입구를 발견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바른 입구를 발견하지 못할 때 그 등산객은 넓은 산에서 길을 잃고 얼마나 헤매겠는가?"

 

0. 민주주의의 핵심 기제로서의 정당, 그리고 다원주의적 엘리트 정당 vs. 대중정당

 

읽는 내내, 그래 내가 말하고 싶은게 바로 이거였다구 하면서 맞장구를 쳤다. 머리 속에 들어있던 희미한 문제의식과 단편적인 주장들이 가지런히 정리되는 느낌이랄까... 이런게 책을 읽는 보람이다 (^^) 국내에서 두드러진 특징으로 나타나고 있는 헌정주의에 대한 비판, 소위 정치의 효율성을 주창하는 정책정당/엘리트 정당론에 대한 비판, 이것이 신자유주의의 정치 버전임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매우매우 공감. 

 

0. 궁금증

 

현대 민주주의의 핵심을 대의제와 책임제도라고 했을 때 직접 참여 민주주의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를테면 브라질의 참여예산제나 민중건강평의회 같은 구조는, 저자들이 미국의 주민소환제를 비판했던 것처럼 제도가 정해놓은 한도 내에서나 선택이 가능한 미조직 개인들의 행동 -포퓰리즘으로 전화될 수 있는-으로 보아야 하는 것일까? 아니라고는 답 못하겠으나, 대의제가 아니면서, 그렇다고 개인으로서의 산발적 행동도 아닌, '조직화된 직접 참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그리고 우리 당.... 당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해? ㅠ.ㅠ

 

 

2. 김미정 등. [부서진 미래] 삶이 보이는 창, 2006

 

 

이런 책은, 사실 정서적으로 감당이 안 된다. 감정이입 100%와 걷잡을 수 없는 분노...물론, 내용을 떠나, 서술의 방식이나 분석을 본다면야 부족한 부분이 상당히 많이 눈에 띈다. 지나친 전형성이나 '설명적' 담화양식이 특히 그렇다. 그리고 현상을 설명하고 해석하는 분석적 내러티브의 부족도 그렇고... 하지만, 이것들이 이 아마추어 르뽀 작가들이 해야 할 일은 아니지 않은가? 

 

당연하게도, 부르디외의 [세계의 비참]이 떠올랐다.

 

3부로 편집된 [세계의  비참] 첫 머리에 부르디외는 "독자들에게"라는 서문을 적었다. 거기에서 부르디외는 말했다.

"... '통탄해서도 안 되고, 비웃어도 안 되며, 혐오해서도 안 된다. 오직 이해하는 것만이 필요하다' 이는 스피노자의 말이다. 하지만 이 스피노자식의 규칙을 따를 수 있는 방법도 함께 제시해 주지 못한다면, 우리들 사회학자가 아무리 이 규율을 준수한다 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세계의 비참]을 읽었을 때의 심정은 참으로 복잡했다. 그야말로 세계의 비참에 대한 아픔과 더불어, 문제의 구조적 기원에 대한 이성적인 이해가 화악 열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가장 중요한 연구도구로서, 사회학자 그 자신의 힘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부르디외 같은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아직까지 그 바램은 실현하지 못했고, 당분간은 역시 힘들 거 같다. [부서진 미래]를 보면서 분석하고 고민하기보다 울컥(!)하는 감정이 앞서는 걸로 보아 아직 멀었다. ㅡ.ㅡ

남아 있는 장들은 좀더 차분하게 읽을 수 있음 좋겠다.

 

그리고 이 책 끝나면 상큼한 책에 빠져보고 싶구나.

얼마 전에 보았던 영화 베오울프의 시나리오 작업을 했던 Neil Gaiman, 그의 까칠하고도 은근 상큼한 이야기에 빠져보리다!

American Gods: A No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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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홈

오랜만에 주말을 서울에서 보냈다.

주/지/육/림...

 

피곤해 죽겠구나.

그나마 이 동네 살기 망정이지, 서울로 이사라도 갔다간 완전 폐인되겠다.

 

 

이메일들을 보니 밝아올 새날이 진정 두렵구나. ㅜ.ㅜ

 

숨어있는 귀인들... 나 좀 도와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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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8

작년 이맘 때 확인한 올해의 토정비결 결과

이게 도대체 맞는 거냐? ㅡ.ㅡ

 

음력으로 남은 10, 11, 12월 ....

귀인 찾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이씨, 박씨에게서 도움을.... (이명박, 이회창, 이용대, 이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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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운 @

 

입산수도 본성가견이라.

* 산에 들어가 도를 닦으니, 천성을 가히 보게 된다.

 

* 봉황이 오동나무에 깃드니, 기쁜 일이 이어진다.

* 사람들이 귀인이 되어 나를 도우니, 혼자의 힘으로 불가능한 일까지 모두 이룬다.

* 금년의 신수는 길한 편이며, 특히 혼인을 하면 복락이 내려오므로 더욱 길하다.

* 좋은 인연을 찾아, 혼사를 맺어 봄직한 일이다.

 

* 집에 있으면 길하고 밖으로 나가면 불리한 운세이니, 집안 사람들끼리 화합하여 평안하고 태평한 일을 꾀하는 게 좋으리라.

* 금년에는 하늘에서 복록을 내려 주므로, 무궁하게 길한 운세를 누릴 수 있는 해이다.

* 대체로 풍파가 없는 온화한 운세 속에서 순풍에 돛을 달고 향해하는 격이니, 부는 바람조차 금과 옥인지라 재록이 풍부하다.

* 만사 불여튼튼이라는 말처럼, 삼가고 조신하게 행동하면 길성의 빛이 배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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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운

귀인이 나를 도우니, 생활이 태평을 찾는다.

재물이 풍만한 가운데 사업을 펼치니, 하는 일마다 거두어 들이고 성공을 맛보게 되리라.

고기와 용이 물을 만난 것처럼, 의기양양한 시기로 매사에 길하리라.
 
* 11월운

출행하면 불리한 운세이니, 옛 것을 지키고 안정해야 한다.

만일 이같지 않으면 횡액을 면하기 어려우므로, 경거망동하지 말고 슬기롭게 처신하라.

이 달에는 물이나 불로써, 한 번은 놀랄 일이 생긴다.

여행을 하면, 남북은 불길한 운이 있으니 피하도록 해라.
 
* 12월운

만일 귀인을 만나면 그의 도움을 얻어서, 태평한 시절을 누리게 되리라.

특히 이씨 또는 박씨의 사람이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사람 사귀기에 정성을 다해야 할 것이다.

신수는 길하더라도, 구설로 인한 고생이 보이니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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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5

작년 초에 끄적거려 제출했던 논문이 다음 달에야 출판될 예정이란다. 뻐꾸기 선배와 함께 우리사회 여성노동자의 건강권 관련 이슈를 젠더 관점에 입각해 정리한 것이다. 오늘, 최종 교정본을 보내면서 나름 만감이 교차... 아마도 2001년이었던 거 같다. 여성노동자 건강에 대한 공부를 해보자고 뻐꾸기 선배와 의기투합했던게... 당시 찬물이나 보풀을 비롯한 일군의 여성주의자들과 함께 여성-건강-노동에 대해서 세미나를 진행했었다. 하지만 이듬해 대전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모임에 시들해졌다. 그 즈음, 보건학 업계에서 통통이엄마와 re 를 비롯한 일군의 여성 연구자들이 모여 젠더와 건강이라는 주제로 공부를 했는데, 여기에도 거의 참여할 수가 없었다. 2003년인가? 통통이엄마의 리더쉽 하에 몇몇 연구자들이 모여 여성건강 통계집 발간을 준비하면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동안 일찍이 겪어보지 못했던 수평적 구조의 협업 연구에 대해서 다들 즐거워하기도 했다. 그동안 머슴살이에 신물이 났던지라 ㅎㅎㅎ 세월이 지나 함께 공부했던 이들이 각자의 길로 뿔뿔이 흩여졌다. 얼굴본지 백만년 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나름 크고작은 성과들을 따로, 또 같이 내고 있다는 소식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 이를테면 C 는 한국사회 여성건강문제를 개괄하는 논문을 썼고, re 가 헌신하여 [What makes women sick?]이 조만간 출판될 예정이며, 하마나 뻐꾸기 등은 여성노동자 건강과 관련한 논문을 써왔다. 엊그제 모처럼 J 샘과 통화를 했는데, 한번쯤 모여서, 그동안의 발걸음을 되짚어보는 자리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가졌던 문제의식들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어떤 것이 더 필요한지... 그리고 사람들의 근황은 어떤지 ... 이거 또 행사로 만들면 번거롭기는 한데, 그래도 한 번 조직해볼까나? 원래 이런 건 re 가 전문인디... 한번 꼬셔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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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몇 권

오늘 서울에 강의 겸 세미나 참가 때문에 다녀왔다.

내려오는 기차 타려고 서울역으로 이동하는 지하철에,

웬 취객이 그리도 많냐?

불과 저녁 여덟시밖에 안 되었는데 말이지...

 

보아하니, 학생들은 아닌 거 같은데 직장인들이 낯술 즐겼을리도 만무하고...

도대체 얼마나 강도 높게 마셨으면 불과 그 시간에... ㅡ.ㅡ

미스테리로다!

 

오래전에 읽은 책들이 책상 위에 굴러다니고 있어 잠깐 정리를 해볼까 한다.

사실, 불질할 여유는 없는데...

 

0. 강유원 [책과 세계] 살림 2004

 

 

짧지만 매우 흥미로운 글모음.

 

"이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의 절대 다수가 책을 읽지 않는다. 그들은 평생 동안 살아있는 자연만을 마주하고 살아간다. 퍼덕퍼덕 움직이는 세계가 있으니 죽어있는 글자 따위는 눈에 담지 않는다.....

사자가 위장에 탈이 나면 풀을 먹듯이 병든 인간만이 책을 읽는다."

그렇구나...... ㅡ.ㅡ;;;

 

간결하고 (어찌 보면 껄렁해보이는) 특유의 문체로 책과 세계 사이의 연결고리를 아주 자유분방하게 늘어놓았는데, 특히, 텍스트와 컨텍스트의  관계, 또다른 컨텍스트로서의 매체에 대한 부분이 재미(?) 있었다.

 

매체 이야기를 하면서 '죽간' 을 소개하는데, 문득 친구 J가 드라마 "주몽" 보면서 엄청 흥분했던 게 생각났다. 아직 종이가 발명되기 전이라 죽간에 쓰여진 글을 읽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물론 나는 한 번도 못봤음), 창호지(!) 사이로 비치는 달빛이 아주 휘영청이더란다 ㅎㅎㅎ 뭐 그럴 수도 있지. 그런 거 생각하면 드라마 못 본다~

 

이 글모음은 첫머리에서 '길가메시 서사시'의 쓸쓸한 세계관을 이야기하고, 마지막에 '종의 기원'이 보여준 참혹하고 쓸쓸한 인간세계를 지적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끝을 맺는다.

"먼 옛날의 서사시들은 세계에 대한 과학적 인식 없이도 세계가 쓸쓸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수많은 세월이 지난 다음에도 또다시 같은 것을 알아차리는 건  너무 허망하다. 쓰라린 것이다"

과연 그래?

 

 



0. 고종석 [바리에떼] 개마고원 2007

 

 

버라이어티한 건 좋은데,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었다.

 

1부는 "어스름의 감각"이라는 제목 하에, 그야말로 자신의 취향에 대한 글 4편을 담고 있는데, 그냥 귀엽고 철없는 아저씨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라. 

계급도 인종도 성별도 대화에 장애가 되지 않는데 오로지 세대만은 장애가 된다니, 그게 말이 되나? 얼마나 본인의 사회적 경험이 풍부한지 모르겠으나 부르디외가 보면 피토하겠다. 동시대의 대중문화 (이를테면 유행가) 체험을 통해 계급과 성별을 넘나드는 동질성을 확인하는 건 좋은데, 그건 자신의 경험을 지나치게 일반화시킨 것 아닌가 싶다. 동시대라고 다들 비슷한 (대중)문화를 경험하는 건 분명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백수 예찬도 맘에 안 든다. 이거 뭐냐 싶더라니...지나친 강박일지도 모르겠으나, 일자리가 없어서 아둥바둥하는 시대에, 선택받은 소수로서 자발적 백수가 된 것을 동네방네 떠드는 것은 최소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그동안 주변에서 자발적 백수가 된 인간들에게 그리 좋은 감정을 느낀 적이 없다. 없으면 없는대로 살지라고 흔히들 이야기하지만, 없는대로 사는 것에도 최소한의 마지노선이 있는 법이다. 철들고 나서부터 (최근까지) 경제적 불안에 시달려온 나로서는, 도저히 '체질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 밥벌이의 지겨움 운운하며 위악을 떠는 김훈을 싫어하는 이유 중에 이것도 아마 포함될 듯.

더구나 여자들 이야기는 더 싫었다. 그가 기억하는, 이름이 관련된 여자들을 내가 왜 비싼 돈 주고 산 책에서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건 그냥 본인 일기장에 남겨놓고 추억했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지....

결국, 1부는 내가  싫어하는 신변잡기, 주변사에 대한 자기애적 기술로 온통 채워져있고, 차라리 책에 포함이 안 되었으면 좋았을 뻔했다. 

이건 사실 3부에도 약간 해당하는데, '친구의 초상'이라는 제목 하에 문화예술인 친구들 - 황인숙에서 강금실까지-의 작품이나 생활에 대한 비평/단상들을 적고 있다. 그런데 읽다보면 의문이 든다. 내가 왜 그의 친구들을 알아야 하나? 내 친구들과 속깊은 대화 할 시간도 부족한데 말이다. 이래서 까칠하다는 소리를 듣는지 모르겠으나, 혼자 보는 일기장 아니라면 이런 글을 좀 빼주셨음 하는 소망이 있다.

 

그나마 2부 '정치의 둘레'는 흥미롭게 읽었다. 특히 자유주의자(?) 복거일에 대한 비평/비판이나 한국보수주의에 대한 비판글들이 그러했다. 워낙 문장이 유려하고 분명하니까... 그러나 17대 총선을 앞두고 썼다는 '제안'글이나 '노무현'론은 읽는 내내 맘이 불편했다. 정치공학적 해석과 전략제안은 좀 안 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까지 나서지 않아도 한국사회 정치공학자 차고 넘친다.

 

글을 쓰면서 보니까 온통 불만이다.

그렇다. 문화와 정치에 대한 사려깊고 아름다운 시평을 기대했는데, 일부는 너무 사변적이고 일부는 너무 '거칠게' 공학적이었다.

흠, 좀 실망인걸....

 

 

0. 김동춘 [1997년 이후 한국사회의  성찰] 도서출판 길 2007

 

 

웬만해서는 책을 중도에 포기하는 일이 없는데, 이건 정말 해도 너무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스테리는 도대체 기대하고 있는 독자층이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거다.

나름 이론서적으로서 아카데미아를 대상으로 한다고 보기엔, 너무 엄밀성이 떨어지고 추상적이다. 참고문헌이 거의 인용되지 않은 상태에서, 논리적 타당성이나 근거가 확보되지 않은 언술들이 지나치게 난무한다고나 할까?  (가장 웃긴 거 중 하나는 '진화론'을 언급하며 단선적 역사관을 비판한 경우... 좀 너무하시지 않나?) 

그런데 또 내용을 보면, 일반시민보다는 아카데미아를 대상으로 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학계에 대해 비판적 자성을 촉구하는 듯한...???

그니까, 무슨 토론회 자료집 성격이 물씬....

읽는 내내, 지금 이걸 가지고 날 가르치려 드는겨? 이런 생각이 들더라니... ㅡ.ㅡ

결국 절반만 힘겹게 읽고, 맘편하게 포기했다.

다 읽었다. 라는 자족감 이외에 추가로 얻을 편익이 없을 거 같아서다.

이 분은 왜 이러셨을까나? 

 

0. 강주성 [대한민국 병원사용 설명서] 프레시안 북 2007

 

 

얼마전 프레시안의 K 기자가 서평을 부탁해서, 허겁지겁 읽고 썼다.

우리 학생들 강의 와준거 고마운 마음에 냉큼 수락했는데, 하필 가장 바쁜 때에...

그나마, 주말에 허둥지둥 써줬더니만, 정작 업로드는 일주일 있다가.. ㅜ.ㅜ

 

강주성 대표, 참 훌륭한 분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사람들에게 혼자만 돈 아끼는 법이 아닌, '사회적 책임성'을 환기시킨다는 점 아닐까 싶다.

책이 좀 많이 팔리면 좋겠다. 프레시안도 사정이 엄청 어렵다고 하던데...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3007111614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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