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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하시나?
어찌나 오지랍들도 넓으신지!!!
(출장다녀와서 몇 자 덧붙인다)
배울만큼 배웠다는 분들이, 그나마 취약한 정당정치를 왜 또 이렇게 흔들어대나?
온 국민이 정치평론가인 이 사회에서 알량한 학력자본을 토대로 언제까지 이런 어줍잖은 '훈수정치'를 계속하려 하는가?
정치공학, 협박 정치... 정말 지겹다 지겨워.
인기투표를 통해서 후보를 선정한 두 당, 혹은 일 개인을 중심으로 선거 목전에 조직을 결성한 이들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아무리 후진 투표라도 당원 투표를 통해서 후보를 결정한 당에서는 (물론 아직도 어떤 정신나간 인간들은 민중경선제가 부결되서 당의 기반 확대가 어려워졌다는 쓰레기 같은 발언을 일삼고 있다) 후보나 당지도부가 결의한다고 그들이 주문하는 것처럼 쉽게 단일화를 이룰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래서도 안 되고...
다른 사람이야 모르겠고,
실명 언급해서 미안하지만 (개인적으로 친분이 없는 것도 아닌데)
이상이 교수는 복지국가 혁명이라는 책을 내고도, 권력자원론에서 줄창 제기하는 노동자 정당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눈을 감아버리는구나.
그토록 닮고 싶은 북유럽의 복지가, 아무런 계급적/조직적 기반 없이 연구자들이나 훌륭한 정치인들이 고안해낸 훌륭한 제도/사업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텐데 말이다.
소위 노동자 정당이라는게 하도 변변치 못해서 그러신가???
정동영, 문국현, 이인제..... 열우잔당, 아직 현실 미존재당, 민주잔당...
훗. 우습다.
이들과 민주노동당이 한 그룹으로 묶이는구나.
그동안 당이 제대로 활동을 못했기 때문이라 자책하고 싶다.
얼마나 어리버리하고 분명하지 못했으면 이들과 동류로 취급되는 수모를 우리가 겪어야 하냔 말이다....
교수님들....
훈수정치 좀 그만 하셈....
하려거든, 꼼수 가르치지 말고 교과서에 있는 대로 하시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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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親범여 학자그룹 "鄭ㆍ文ㆍ李ㆍ權 단일화 해야" "
정동영 '평화'와 문국현 '경제' 정책연합으로 결합"
2007-10-18 오전 10:28:03
진보개혁 성향의 소장학자 27명이 17일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문국현 후보, 민주노동당을 향해 '진보개혁세력의 후보단일화'를 공식적으로 촉구했다.......
일 보러 서울 올라갔다가 메신저에서 조우한 새벽길님과 영화 감상
원스 (Once, 존 카네이 감독, 2006년 작)
IMDB 를 찾아보니 놀랍게도 일반 개봉은 한국이 세계최초닷!!!
선댄스 영화제 이후 각종 영화제나 행사 등에서만 상영이 되었었구나...
아주 평범하다 못해 노래 부르는 표정 코믹한 저 guy 는 진짜 인디 밴드 가수이고, 그 girl 또한 진짜 체코 출신에 역시 음악을 하는 이라더군. 저 남자 역할이 처음엔 킬리언 머피에게 돌아갈 뻔 했단다. 뭐 그래도 나름 아름다웠겠지만, 그래도 저런 '생활의 맛'은 안 났을껴...
해미처럼 나도 뮤지컬 영화의 오바스러움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어찌나 소박하고 잔잔하면서도 따뜻한지, 보고나서 기분이 정말 상큼해졌다.
음, 성격을 본다면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 인생'과 비교할 수도 있을텐데,
'원스'가 더욱 진지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알싸한 느낌도 있잖아?
저 guy 와 girl 이 애정관계로 맺어졌더라면 오히려 '전형적'이라서 식상했을 텐데 말이지...
꿈을 이루려고 한발한발 소박하게 정진하는 이들의 바지런한 삶은 대개 아름답구나!
고종석 기자(? 아직도 기자라고 불러야 할까? 소설도 냈으니 이제 작가?) 가 한겨레에 몸을 담고 있던 시절, 그의 글을 참 열심히도 읽었더랬다. 하지만 그가 '적'을 옮기고 나서는 가끔 인구에 회자되는 화제성 글 외에는 거의 접하지를 못했었다. 사실, 그 시절 한겨레에는 읽을 거리가 넘쳐났다. 정운영 선생이 있었고, 문학기자로 고종석씨 말고도 최재봉이나 조선희 등이 버티고 있었지 않았나....
블로그 이웃이자 업계 동료인 에셔님의 블로그에 가면 항상 고종석의 글 이야기가 넘쳐난다. 그래서 한번 다시 그를 둘러보게 되었다.
고종석의 한국어 산책 - 말들의 풍경 (개마고원 2007년간)
이 책은, 언어학 전공자이자 문학평론가이면서, 한편으로 그 스스로 (문체미학에 집착하는) 작가이기도 하고, 기자 내지는 논설위원(?)이기도 한 그가, 그야말로 말들의 풍경, 말과 글의 주변을 둘러보면서 한국사회를, 문화를, 문학을, 혹은 인물을 성찰한 작은 소품들의 모음이라 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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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서 기분 좋은 글들 중 하나는, 나의 잘 다듬어지지 않은 생각들을 명료한 표현으로 콕콕 찝어내어 내 대신 이야기해주는 글들... 맞아맞아,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바로 이거였다구.. 하게 만드는 그런 글들을 좋아하는데, 고종석의 글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
이를테면, 이오덕 선생의 노력과 생애를 존경하면서도 '말글' 집착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유지하는 것 (68쪽, 80쪽), 한자어에 대한 애증 (? 153쪽), 리듬에 대한 해석 (171쪽), '국어' 개념에 대한 문제제기 (177쪽) 등이 그것이다. 이건 내공의 깊이에서 오는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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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가 세대니만큼 내가 미처 모르던 해괴한 '전설'도 기록되어 있는데, 박정희 정권이 유신 이후 퍼뜨렸다는 말놀이 - "1 일하시는 대통령, 2 이나라의 지도자, 3 삼일정신 받들어, 4 사랑하는 겨레에, 5 오일륙 일으키시니, 6 육대주에 빛나고, 7 칠십년대 번영은, 8 팔도강산 뻗쳤네, 9 구국영단 내리니, 10 시월유신이로다. " ㅎㅎㅎ
75년 동아일보 광고 사태 때 실렸던 시민 광고 중 하나 "동아 탄압 발상發想 한 자여/ 세세손손이 잘 먹고 잘 살아라"...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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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에 대한 남다른 지식들과 풍부한 어휘... 어흐 부러버...
이를테면, 가르랑말, 으르렁말... 으흠 재밌는 표현이다. 듣기만 해도 척하고 알겠잖아!
그리고, 나는 내가 쓰는 말이 서울내기 사투리라는 걸 몰랐었는데, 그렇다네... ㅡ.ㅡ
'당신'이란 표현도 부부 이외에는 동료/후배를 살갑지 않게 부를 때, 싸움판에서 막말 나오기 직전에 쓰는 표현이라는군. 나는 친구나 후배들한테 엄청 자주 쓰는데... 기분 나빴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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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는 쿨하고 까칠한 비평가!
김윤식 (117쪽), 김현(231쪽), 전혜린(249쪽), 정운영 (251쪽) 등에 대한 비평(?)은 일견 냉정하면서도, 차마 애정을 거둘 수 없는 그 도저함이 자리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김현과 정운영의 글들이 그리워졌다. 김현의 유작(정확한 의미의 유작이라 할 수 있나?)인 '행복한 책읽기'의 삶을 살고 싶었던 그 시절들도 함께... 그 때가 또 정운영 선생의 글들이 책으로 묶여나오던 시점이기도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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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그가 뽑은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열개'는 참 재미나고 애틋하다.
가시내, 서리서리, 그리움, 저절로, 설레다, 짠하다, 아내, 가을, 넋, 술, 그윽하다..
그는 책을 읽는 이들도 한번 꼽아보길 권한다.
글쎄...
놀랍게도 10개가 떠오르질 않는다. ㅜ.ㅜ (은근, 한자어 편향이다. 한자라고는 쥐뿔도 모르면서..)
우쨌든, 억지로 뽑아보며, 글을 마친다. 아직, 우리말 풍경으로 세상을 둘러보기엔 내 어휘가 너무 짧다는 걸 실감하며...
애틋하다 - 그 '애틋'을 어찌 다른 단어로 설명할 수 있을까? worried, anxious, regrettable... 이게 어찌 그 느낌을 표현할 수 있겠어?
노을 - 화면 자동연상. 이건 모국어만의 효과 아니겠쓰?
설렘 - 내가 잘 쓰는 단어 중 하나!
올챙이 - 조카들을 맨날 올챙이라고 불러서 정이 들었나???
소담스럽다 - 딱 그 느낌. 이걸 뭘로 설명해...
그나저나, 최근에 발간된 고종석의 다른 책들도 조만간 한번 살펴봐야겠구나....
* 추가
뭉게뭉게 - 한글의 맛은 다양한 형용사에 있을진데, 아름다운 단어들을 너무 몰라. ㅜ.ㅜ
오솔길 - 입모양 오무리고 '오솔길'이라고 발음할 때의 그 느낌. 그 길과 너무 잘 어울림
맛나다 - '맛있다'와는 또 다른 느낌. 아, 맛나다 ㅎㅎ
몇 가지 기억해둘만한 문장들...
학문의 길을 업으로 선택하면서, 학문하는 자세 혹은 직업윤리(?)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할 기회가 없었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반드시 정규 교과과정에 포함되어 있어야만 '배웠다'고 말할수 있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뒤늦게라도 생각해볼 수 있어서 수 있어서 다행...
On intellectual craftsmanship - C. Wright Mills
... the most admirable thinkers within the scholarly community you have chosen to join do not split their work from heir lives. They seem to take both too seriously to allow such dissociation, and they want to use each for the enrichment of the other.
... To be able to trust yet to be skeptical of your own experience, I have come to believe, is one mark of the mature workman.
... The purpose of empirical inquiry is to settle disagreements and doubts about facts, and thus to make arguments more fruitful by basing all sides more substantively. Facts discipline reason; but reason is the advance guard in any field of learning.
(1) Be a good craftsman: Avoid any rigid set of procedures. Above all, seek to develop and to use the sociological imagination. Avoid the fetishsm of method and technique. Urge the rehabilitation of the unpretentious intellectual craftsman, and try to become such a craftsman yourself. Let every man be his own methodologist; let every man be his own theorist; let theory and method again become part of the practice of a craft. Stand for the primacy of the individual scholar; stand opposed to the ascendancy of research teams of technicians. Be one mind that is on its own confronting the problems of man and socienty.
(2) Avoid the Byzantine oddity of associated and dissociated concepts, the mannerism of verbiage.... Avoid using unintelligibility as a means of evading the making of judgments upun society - and as ameans of escaping your readers' judgments upon your own work
(3) Make any trans-historical constuctions you think your work requires: also delve into sub-historical minutiae....
(4) Do not study merely one small milieu after another; study the social structures in which milieux are organized...
(5) Realize that your aim is a fully comparative understanding of the social structures that have appeared and that do now exist in world history. Realize that to carry it out you must avoid the arbitrary specialization of prevailing academic departments....
(6) Always keep your eyes open to the image of man - the generic notion of his human nature - which by your work you are assuming and implying; and also the the image of history - your notion of how history is being made...
(7) Know that you inherit and are carrying on the tradition of classic social analysis; so try to understand man not as an isolated fragments, not as an intelligible filed or system in and of itself. Try to understand men and women as historical and social actors, and the ways in which the variety of man and women are intricately selected and intricately formed by the variety of human societies...
(8) Do not allow public issues as they are officially formulated, or troubles as they are privately felt, to determin the problems that you take up for study. Above all, do not give up your moral and political autonomy by accepting in somebody else's terms the illiberal practicality of the bureaucratic ethos or the liberal practicality of the moral scatter. Know that many personal troubles cannot be solved merely as troubles, but must be understood in terms of public issues - and in terms of the problems of history-making.....
* Edmund Wilson (the best critic in the English-speaking world)
"As for my experience with articles by experts in anthropology and sociology, it has led me to conclude that the requirement, in my ideal university, of having the papers in every department passed by a professio of English might result in revolutionizing these subjects - if indeed the second of them survived at all."
원래 오늘부터 2박 3일간 타지방으로 출장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어제 밤에 '급' 변경되었다. 가기 싫은 출장 때문에 입이 댓발 나와있다가 갑자기 기분이 완전 상큼해져서 이를 알려준 이에게 감사의 말까지 전해버렸다.
앞으로 10월달에는 주말에 시간 내기가 어려울 듯하여,
밤늦게, 오늘 나들이를 역시 '급' 결정했다.
사실, 이번 학기에는 추석연휴 빼고 한 번도 주말에 못 쉬었다. 사장님(^^)이 개근상이라도 주시려나 은근 기대하면서 주말마다 꼬박꼬박 출근했는데 (사실, 사장님과는 무관한 일이 대부분이었으나), 그러다보니 도대체 요일 감각이 없어져서 아침마다 심한 혼란이 초래되고는 했다.
인터넷으로 기차역에서 가까운 절을 물색해보니, 직지사가 딱 걸렸다. 기차역에서 버스로 겨우 25분이라는군. 시내버스 한 방. 기차도 한 시간밖에 안 걸리고...
원래는 아침 일찍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예의 그 늦잠 땜시 아침 느즈막히 겨우 출발을 할 수 있었고, 심지어는 기차를 놓칠뻔하기까지 했다.
대전역 지하철 역에서 역사까지 심장이 터지도록 뛰어올라가서 겨우겨우 표를 출력해서 뛰어내려갔더니만 기차 문 닫혀버렸다. 쪽팔림 불구, 떠나려고 소리내는 기차 문을 부여잡고 처절한 표정을 짓는 나의 모습을 멀리서 승무원 아자씨가 목격, 문 다시 열어 주심 ㅎㅎㅎ 액션영화도 아니고 멜로도 아니고, 완전 궁상.... 각본대로라면, 귀에 이어폰 꽂고 책 한권과 커피 한 잔 들고, 쿨한 모습으로 기차에 올랐어야했는데... ㅡ.ㅡ
그렇게 생쑈하고 나니 기차에 오른지 30분이 지나도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듯한 갈증이 가시지 않았다. 기다리던 홍익회 아자씨는 나타나지도 않구... 겨우 나타난 아자씨가 가진 물품 중 시원한 거라고는 달고나 스타벅스 병커피. 젠장, 알뜰한 여행 계획하고 5500원짜리 무궁화 탔는데, 3천원짜리 커피가 웬말이야... 문제는, 기차에 내려서도 목구멍 타들어감 증상 지속되어 편의점에서 또 음료수 사먹었음. 흑...
그 뿐이야?
심지어 시내버스 타고 직지사 내리자마자 비 내리기 시작하는 바람에 울면서 우산 구입. 접히는 거는 만원이나 한다는 겨. 한 3천원 받으면 딱 맞겠더만... 아줌마한테 깎아달라고 사정했는데 듣지도 않고 말이지....
내가 스무살 배낭족도 아닌데 왜 이리 지지리 궁상을 떨며 떠돌아야 하는 것일까, 잠시 회의가 들었음 ㅜ.ㅜ
근데, 하여간... 직지사 입구에 들어서서 입이 쩍 벌어짐!
일단 입구에 차들이 백만대나 늘어서 있는데다, 완전 유원지 분위기.
인공폭포와 절벽, 각종 분수대와 조형물들은 그로테스크 그 자체...
나는 마음의 평정심을 찾으러 온 건데... 이건 아니여...
설마 경내도 이렇지는 않겠지, 우려 반 기대반으로 올랐는데 절 바로 입구까지 차량 행렬은 정말 징하게도 .... ㅡ.ㅡ
다행히 경내는 바깥 세상만큼 소란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뭐라그래야 할까? 배치와 동선이 특이해서 그런건지, 영, 안정감을 찾기는 어렵더라는... 무위사나 내소사 같은 포근함(?),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그런 안온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비오는 처마를 바라보며 쉴 수 있는 작은 툇마루 하나, 아님 인적을 피할 돌계단 하나 찾아내기가 어렵더라구... 사찰이 불공드리러 오는 곳이지, 책이나 읽으려고 오는 곳이냐고 반문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서도...
그래도, 경내에 나무들이 많고, 대부분이 단풍인 것이, 가을이 좀더 깊어지면 풍광이 꽤나 아름다워지겠구나 하는 생각은 했다. 지금도 물론 (더구나 비까지 살짝 뿌려서) 풀향기, 나무 향기와 녹음이 수려하기는 했다.
저 나무들이 모두 단풍이란 말이다!!!
일부는 이렇게 변해가고 있었다. (초점이, 초점이.. ㅜ.ㅜ 우산 들고 한손으로 부들부들 올려찍다보니... )
경내에 찻집이 하나 있길래,
가을 기념으로 국화차 한잔 마셔줬다.
비로소, 여행자 느낌이 물씬....
야외에서 처마로 떨어지는 빗방물 보며, 음악과 따뜻한 국화차, 완전 맛난 콩고물떡.. 그리고 고종석의 책... (바다소녀가 선물해준 북다트도 보이는군)
찻집이 약간 높은 위치라 담너머 다른 건물들을 내려다볼 수 있다.
김천역으로 돌아오는 시내버스에서 내다보니, 역이나 시내에서 너무 가깝다는게 새삼 단점으로 생각되더군. 이를테면, 낙안읍성이나 백양사 들어가는 길처럼 구비구비 정겨운 맛이 없는 거여... 입맛 참.... 아무래도 직지사는 나의 선호 사찰 목록에는 들어가기가 어려울 듯 싶다.(그쪽도 별로 바라지는 않겠지만서도 ㅎㅎ)
그래도 이 정도면 이번주 버틸만한 호연지기는 충전하고 온 거잖아?
며칠 전 야심한 시각에 바다소녀의 꾀임에 의해 영화보러 갔음.
영화 보고 나니까 새벽 한 시가 넘었는데, 아, 정말 피곤하더라.
백만년 전, 심야극장에서 영화 세 편 보고 뿌듯한 마음으로 극장을 나와 서늘한 새벽하늘을 바라보며 음하하 호탕하게 웃던 일은 이제 미션 임파서블!!!
영화 [행복]은 허진호 감독 작품
멜로 취향은 그닥 아닌지라, 영화에 몰입하기보다는 팔짱끼고 앉아서 '관찰' 했음 ㅡ.ㅡ
영화 보는 내내, 임수정은 과연 '장기요양전문배우'라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음.
[장화홍련]에서 핏기하나 없는 얼굴로 불쑥불쑥 나타나더니만, [사이보그지만 (밥먹어도) 괜찮아]에서 눈썹도 없는 피골상접 모드로 출연. 이 영화에서는 (결핵은 아니지만) 가장 잘 어울릴만한 질병인 폐병 환자로 출연하여 아주 빛을 발하고 있다. 창백한 '청순가련형' 얼굴에 가녀린 몸매의 그녀가 "죽을 때 내 옆에.." 혹은 (미래에 대해) "나는 그런 거 몰라" 운운 할 때, 이 비극적 멜로의 결말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을만했다.
바다소녀는 황정민의 모습이 이따금씩 (각도에 따라) 다니엘 헤니의 필이 난다면서 좋아라했는데... 나는 자꾸 이대근 아자씨 모습이... ㅜ.ㅜ 아마도 그의 초기 작품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가졌던 첫인상이 강해서인듯하다.
그는 여전히 연기를 잘 했다.
왜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지 않나. '그 사람 알고 보면 착해' 그래, 알고 보면 착하지 않은 사람이 세상에 어딨나? 이랜드 사장도, 전두환 노태우도 집에 돌아가면 인자한 아버지요, 마음 착한 이웃들 아닌가 말이다. 하지만 한발만 떨어져 보면 알 수 있는 모습들, 몰염치와 이기심- 이런 것들을 황정민은 아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은희와의 동거와 사랑은 진심이었고 그는 매우 착하고 성실한 남자였다. 하지만 나중에는 이별하자는 말조차도 은희의 입을 통해서 하게 만드는 파렴치한이었는데, 이런 복합적인 모습을 아주아주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공효진의 역할을 비롯하여 '자연'과 대비되는 '도시'의 삶이 너무나 정형화되어 그려진게 눈에 거슬렸는데, 글쎄... 그런 자연이라는 것이 도시인의 머리 속에만 들어있는 가상의 유토피아는 아닐런지???
감독은 무얼 말하고 싶었을까?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이란 얼마나 찰라적인 거인가,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
아님, 행복이란 별게 아니다??
그리고 이건 직업의식의 발로인지 모르겠으나,
문득 영화가 질병관리본부나 국립암센터 홍보 영상 같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 킥킥대고 웃기까지 했음 ...술 담배 계속하면 어떤 말로를 맞게 되는가, 이런 것들이 얼마나 중독성이 강한가... 뭐 그런....
감독님, 죄송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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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시려워, 발이 시려워, 가을바람 때문에... 정말로요?오늘은 조금 풀어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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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길/ 그러게요. 날이 좀 풀리긴 했어요. 제 사무실이 오후 잠깐만 해가 비치는 동토의 왕국이라 겨울이 무진장 괴롭습니다요. 제 평생 살면서 10월에 난방기 틀어보긴 첨입니다. ㅡ.ㅡ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