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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원리를 깨달으면
일이 쉽습니다.
애들한테 공부하라고 괴롭힐 때에도
원리를 깨달으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 말 자체는 맞는 말입니다.
요리에도 원리가 있습니다.
부엌에 붙어서 5개월을 지내다 보니
그 원리가 눈에 보입니다.
집집마다 요리법이 다르지만
저는 대충 아래 원리에 따라 합니다.
1. 제1원리-주재료 선정
일단 주재료를 고릅니다.
주재료가 음식이름을 결정합니다.
콩나물을 주재료로 쓰면 콩나물 국, 콩나물 무침처럼
재료 이름이 음식 이름이 된다는 겁니다.
"돼지고기 사다 놓은 거 있으니까 기다려, 맛있는 거 해주께"
이래놓고는, "오징어 볶음 다됐어..먹어봐~" 라고 하면
기다리던 사람 마음 상합니다.
써 놓고 나니까 하나마나한 얘기입니다.
2. 제2 원리-마늘, 소금, 파
예전에 주선생님이 아는 후배가
주선생님한테 이런 얘기를 했었습니다.
"장 보러 가서 마늘은 뭐할려고 사는데요?"
이런 경우엔
요리의 '요'자도 모른다는 말 말고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마늘은 삼겹살 사 먹을 때
된장 찍어 먹는 걸로만 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늘, 파, 소금은
한국 요리계의 국어, 영어, 수학입니다.
어디든 절대 안 빠집니다. 소금 대신 간장, 새우젓 같은 걸 넣을 때도 있습니다.
미역국 할 때 파 안 넣는 걸 빼면
국을 끓이든, 나물을 무치든, 볶음 요리를 하든
아니면 조림을 하든 무조건 세가지는 들어갑니다.
3. 제3원리-조리법에 따른 구분
국, 무침, 볶음, 조림 등은
요리의 방법에 따른 구분입니다.
대충 들어가는 건 비슷하고 조리법은 다릅니다.
조리법에 따라
넣어야 하는 재료가 조금 더 첨가됩니다.
국을 할 때는 국물 낼 때 멸치가 첨가 됩니다.
거기다 주재료를 넣고, 마늘 넣습니다.
소금으로 간 하고, 파 넣습니다.
그럼 끝입니다.
콩나물 국은 콩나물 넣고 이 방법대로 하면 되고
감자국도 똑같습니다. 더 복잡한 건 안 하면 됩니다.
무침은 시금치든 콩나물이든 뭐든
뜨거운 물에 데친 다음에
마늘이랑 파 다진 거 넣고, 소금 넣고
손으로 조물조물 무쳐주면 됩니다.
여기선 고추가루, 깨소금, 참기름 같은 게 첨가됩니다.
볶음, 조림도 마찬가지입니다.
호박나물볶음은 후라이팬에다가
마늘 볶고, 호박나물 넣어 볶고, 소금을 넣습니다. 새우젓을 넣으면 고급요리로 변신합니다.
갈치조림은 얇게 썬 무우나 감자가 첨가됩니다.
고기가 들어가는 거니까 맛술을 좀 넣습니다. 고추장, 고춧가루도 넣습니다.
거기다 마늘, 소금, 파, 간장으로 양념장 해서
갈치 위에 얹고 물 자작자작하게 넣은 다음
냅다 끓이면 됩니다.
4. 제4원리-기타 유의점
몇 가지 알아둬야 할 건 이런 것들입니다.
소금으로 간을 하면 짜거나 싱겁거나인데
간장으로 하면 장 고유의 풍미가 납니다.
조선간장은 짜서 조금만 넣어도 되고, 왜간장은 덜 짜서 많이 넣어도 되지만 국색깔이 까맣게 됩니다. 요새는 조선간장을 국간장이라고 해서 팝니다.
고추장이나 고추가루 넣을 때는 설탕이나 싫으면 요리당 같은 걸 넣어야 합니다.
그걸 안 넣으면 요리가 그냥 맵습니다.
넣으면 요리가 맛있게 맵습니다.
볶음 요리나 무침, 조림 같은 건
마지막에 대충 참기름 좀 뿌리고, 깨소금 좀 치면
죽어도 못 먹을 맛에서는 벗어 납니다.
불조절도 음식에 따라 적당히 잘 해야 합니다.
오징어 볶음은 센 불에 잠깐만 볶아야 하고
제육볶음은 중불에 오래 할 수록 맛이 납니다.
재료 고유의 특징이 있는 게 있습니다.
콩나물국은 12분 정도 끓이기 전에 뚜껑을 열면 비린내 납니다.
시금치는 뜨거운 물에 넣다 바로 빼야지 안 그러면 흐물흐물해집니다.
양파를 넣으면 단 맛이 납니다.
고기재료의 경우 냄새 빼는 게 중요합니다.
마늘, 생강, 맛술, 청주는 그래서 사용합니다.
...
오늘 아침엔 새우국을 끓였습니다.
처음 시도하는 건데,
요리의 원리를 깨우친 이상 못할 게 없습니다.
새우, 호박 넣고 고추장 고추가루 풀고
손이 가는 대로 했습니다.
이제 요리는 머리가 아니라 손이 합니다.
실패했습니다.
긴급히 요리의 달인
주선생님이 투입돼서 맛을 바로 잡았습니다.
주선생님은 뭐든지 잘 먹습니다.
새우국도 맛있답니다.
"미루야~엄마가 새우젖 줄까? 조금만 기다려~"
열심히 국 속의 새우를 집어 먹습니다.
다 먹고 나서 바로 젖을 주려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미루는 엄마 젖을 조금 먹고 말았습니다.
새우젖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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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겠군...근데... 살림이 조금 재미있을 때도 있지 않아? 아주 가끔씩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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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제 블로그에 소개하고 싶어요.그래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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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걸기/ 난 살림이 재밌을 때가 정말 전혀 없어..가끔 심혈을 기울여 요리했는데..맛있게 먹어주면 그때 좀 뿌듯하긴 하더만...단정/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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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오해하고 있었지 모야요. 그래서 주선생님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야길 들었어요.ㅋㅋ 포스팅 시간으로 보건대 그 억울함을 다시 상구백님께 호소했고 그래서 나온 포스팅인듯? ㅎㅎㅎ 전 청소랑 설거지는 정말 싫은데 요리는 좋아요. 헤헤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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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음 마자~ 근데 그 전에도 그와 비슷한 말을 많이 들었거든. 그래서 우리 둘다 참 희안하다. 그랬어. ^^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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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goo100은 정말 살림할 성격이 아니군... 체질도 아닌데 고생 많다... 계속 고생하시라... (하다보면 좀 재미 있을 때도 있고 그런데... 거 참...)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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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했습니다.^^감솨!
http://wnetwork.hani.co.kr/bib92/3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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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걸기/ 그점이 바로 상구백이 훌륭한 점이랍니다. 정말 싫어하는데도 하는...근데 대부분의 주부들이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그저 어렸을 때부터 여자일로 알고 하니까 그냥 하는 것이지 하지말라면 다들 너무 좋아할껄요. ^^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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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걸기/ 여자전업주부들 중 상당수가 체질도 아닌디 고생하지 않을까? 사실, 뭐 가사노동처럼 천대받는 일이 체질인 사람이 있을 성 싶지 않어...월급이나 한달에 한 500씩 팍팍 주면 모를까...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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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걸기는 간혹 재미를 느끼며, (아이 키우는 건 빼고) 집안일도 신나고 재밌게 할 수 있겠다 싶은데...집안일이 '천대 받는 일'인 것도 알고 다수의 주부들이 어쩔 수 없이 한다는 것도 알지만 세상 일이라는 게 다 제가각 어떤 이들에게는 '체질'이기도 하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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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걸기/ 그렇긴 하지...^^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