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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4/11/28
    주7일 근무의 연속(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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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4/11/24
    마지막 예비군 훈련(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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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4/11/21
    나도 후기나 한 번(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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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4/11/17
    나의 수육 레시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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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4/11/16
    손님 맞이 상차림 기획안(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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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04/11/16
    차도로 첫발을 내려디디는 의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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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04/11/06
    영광입니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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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04/11/06
    사기 한 건 쳤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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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04/11/03
    부시 재선 기념 유머 하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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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4/11/01
    김훈, 글쓰기, 민중언론(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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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7일 근무의 연속

아 또 난 거리의 주말이었다--;; 아니 오늘은 실내에서 인터뷰 했구나. 주7일 근무의 연속이다ㅠㅠ  피곤하기 짝이 없다. 정신적으로라기 보단 육체적으로...나름대로 에너제틱한 편이라고 자부했지만 힘들다. 그나마 정신적으로 힘들다던가 그러진 않아서 다행인데 몸의 에너지가 확 방전되버린 느낌이다.

 

내일도 아침 일찍 부터 일정 있는데 어쩌나.

 

그래도 참 웃긴 게 밖에 나가면 희한하게 또 몸과 머리가 움직여 진다는 것이다. 이건 사실 '불타는 신심' 보다는 승부욕이나 긴장감  혹은 자존심 따위의 개인적 특성에서 빚진 것이 많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연료가 더 좋은건지 모르겠지만 지금 연료 고를 때가 아니긴 하다. 

 

별 말 없이 그냥 같이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사람이랑 한 이박 삼일 어디론가 갔다 왔음 좋겠다. 그 어디론가 가서는 잠을 많이 자고 재밌는 소설, 영화(극장 가는건 귀찮으니 비디오로) 쌓아놓고 보고 맛있는 것 먹고 온천이라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다. 와 얼마나 좋을까...

 

영화는 본 아이덴티티와 본 슈프리머쉬를 연달아서 보고 에 또 봤으면 하고 생각했던 것이 킹 아더 하여튼 별 생각없이 볼 수 있는 영화들. 소설 또한 성석제 정도면 될 듯. 음식은 복국, 너무 달지 않은 불고기, 과일 많이, 흑맥주 약간, 삼계탕, 추어탕 같은 보양식.

 

허허 참 예전엔 꿈이나마 캐러비안 베이(삼성이 만든데 말고 진짜 캐러비안 베이), 브라질 이런데 가서 놀고 싶다 였는데 이젠 꿈도 많이 쪼그라 들었네...어차피 이박 삼일 어디 가서 온천, 영화, 소설 읽기도 꿈이긴 하지만...

 

 


 

토요일 집회에서 서로 손 맞잡고 있는 학생들을 봤다. 약간 유치한 감이 있었지만 참 이뻐보이더라. 저렇게 맞잡은 손은 참 따뜻할게다. 잡은 손이 얼마나 든든할런지 팍 느낌이 오더라. 동기면 동기라서 선배면 선배라서 후배면 후배라서...

 

손만 안 잡고 있을 뿐이지 집회 나온 사람 다 내 동지다 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찌들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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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예비군 훈련

어제 마지막 예비군 훈련 다녀왔다.  나는 전쟁과 무기에 반대하고 모든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지지 고무한다. 하지만 그와는 또 별개로 해 준 것 없는 국가의 부름을 받아서 입대하는 것에 대해 별로 부정적이지도 않다. 총을 드는 것을 애국이라고 포장할 생각은 없지만 못난 나라의 못남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나가야 하는 운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그리 나쁘다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프고 괴롭지만 그 길이 또 나의 민중됨을 알고 살아내는 길 중의 하나라고 거창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어제 새벽 여섯시 사십분에 눈을 떳다. 순간 몸이 침대에서 떨어지지 않았지만 훈련 소집 통지서에 붉은 글씨로 나와있던 훈련불참시 고발 조치함   문구를 떠올리며 몸을 일으켰다. 세수도 안하고 전투복을 주섬주섬 주워 입었다. 전투복 상의 안에 티셔츠를 받쳐 입어도 불편하지 않을 땐 음 그래도 몸관리가 꽤 됐군 하는 생각에 순간 뿌듯하기도 했지만 한웅큼 잡히는 옆구리 살을 보며 내년엔 한 3-4kg정도 감량해야 되겠다는 맘을 먹었다.

 

세수도 안 하고 쌀쌀한 거리로 나섰다. 등교 길을 걷던 여중고생 몇몇이 힐끗 쳐다보더니 발걸음을 바삐하더라. 그래 뭐 아침부터 야비군 보면 재수가 좋을리가 있겠나 싶어 이해하려 하지만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다. 지하철 역으로 들어서니 여기 저기 예비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괜히 반가워 진다.

그렇다. 우리는 정예 예비군 '호국이'다. 그림을 보라 포돌이 보다는 훨씬 용맹스러워 보인다. 근데 갑자기 '그래 너희에게 외세와 자본이 있고 폭력집단 경찰과 군대있지만~' 이라는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구파발 역에 도착해서 훈련장으로 들어가는 버스를 타려고 기다렸다. 저 멀리서 콩나물 시루처럼 예비군들을 태운 버스가 오는데 정류장에선 속도를 높여 지나쳐버린다. 여기저기서 욕설이 터지고 다람쥐 택시 아저씨가 호객행위에 열을 올린다. 요금이 얼마인지 물어보니 일인당 오천원이란다. 버스 타면 다섯정거장이데....여덟시 삼십분 까지 못 들어가면 귀가 조치 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사천원에 쇼부 쳐서 택시 타고 들어간다.

 

이차대전 당시의 미군의 주력무기였던 칼빈 소총을 지급 받고 입소식 준비를 한다. 광주 시민군들도 주로 칼빈 소총을 들었음을 생각하며 잠깐 담배 한 대를 폈다. 입소식이 끝나고 날이 쌀쌀한데 각개 전투 해야 된다고 일정을 읊어준다.

 

나를 포함한 고참 예비군들 몇몇이 우리는 정신상태가 안 좋기 때문에 정신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한 끝에 통일관이라는 이름의 강당에서 2교시 또한 정신교육을 먼저 받기로 일정 변경을 얻어냈다. 주위 사람들 내게 박수를 친다.

 


정신교육에 나선 대대장은 자기는 육사출신이라고 자랑하더니 국방예산을 증액해야 한다는 소리를 한다. 그래도 북괴의 남침 운운하는 소리는 없다. 주변 4강이 문제란다. 여기 저기 엎드려 자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아예 불을 끄라고 지시 하더니 북한산 슬라이드를 보여주며 북한산에 대해 구수한 설명을 늘어놓는다.(이 훈련장은 북한산 자락에 있다) 대부분은 아는  이야기 였지만 원효대사가 해골물을 마셨던 곳이 바로 북한산이라는 사실은 이 날 처음 알았다. 뿌듯한 마음으로 나도 엎드려 잤다.

 

자다 일어나서 모의 시가지 전투 훈련을 했다. 조교 애들은 Band of Brothers에 나오는 데로 싸우면 된단다. 근데 BoB의 주인공들은 특수부대고 우리는 향방 예비군이다. 또한 우리가 십만 숫자와 무서운 정신력및 전투력을 자랑하는 북 특작부대와 맞서 싸워야 한단다. 모의 시가지는 홍제 지하철역 입구를 본 딴 곳이다. 디지털 조선일보 초청 칼 그로브 인텔 회장 초청강연이라는 간판이 눈에 띈다. 조교놈은 미군 철수하면 자기들 복무기간이 늘어난다고 선배님들은 절대 반미운동 하시면 안된단다. 그래서 나는 예비군 훈련장에서 조교들이 정치선전 했다고 국방부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다고 협박했다. 니 이름도 기억해뒀다고 쐐기를 박았더니 겁먹은 눈치다.

 

시가전 나면 정말 아비규환 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모의 시가지 전투훈련은 끝났다. 이제 점심시간이다. 짬밥 값이 사천원으로 올랐다!! 식당 입구에는 서대문구 방의협의회가 이 식당을 운영하는데 절대 폭리를 취하지 않고 예비군들의 편리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는 거짓말이 적혀있다. 내가 먹어본 사천원짜리 밥 중에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미료 미역국, 싸구려 김 외에 기억나지 않는 반찬 세가지가 딸려 나오는 짬밥이다. 그래도 배가 고파 그런지 술술 잘 넘어간다. 밥 먹고 나니 종이컵에 커피 믹스 담아 놓은 것을 삼백원에 판다. 그것도 사먹었다.

 

양지 바른 곳에서 또 잤다. 자고 일어나니 사격이다. 아마 내 인생의 마지막 사격이 되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사격장 앞에는 총알 한 발에 원가가 백구십몇원이라고 적혀있다.  사격장에 올라가니 그래도 좀 긴장이 된다. 총이란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잘 알기 때문에...

 

격발을 하는 순간 어깨를 때리는 반동이 무겁다. 마음을 비우고 방아쇠를 차례차례 당긴다. 몇 발이나 맞았을까는 역시 궁금하다. 표적지 확인을 하는데 일곱발이다. 역시 나는 신기의 사격술을 지니고 있나 보다.

 

의 포즈를 한 번 불끈 취했다.

 

그런데 가만 보니 옆 사람 표적지에 다섯발이 들어있다. 나한테 한 발 쏘았나 보다. 훈련이 끝났다. 총기반납하고 신분증 받으면 집에 간다. 그래서 예비군들이 이 시간 만은 조교의 통제를 잘 따른다. 말 안듣는 사람 있으면 야단 치기도 한다.

 

부대 밖으로 나오니 관광버스로 나라시 영업을 뛰는 아저씨가 있다. 북가좌동은 이천원이란다. 갈등 안 하고 탔다. 훈련 전날 야상과 전투화를 후배한테 빌렸다. 통닭 사주면 갔다주고 안 사주면 안 갔다준다 그래서 통닭 사주는데 만원 들었다. 아침에 교통비 사천원(지하철값 빼고), 짬밦 사먹는데 사천원, 돌아노는 교통비 이천원. 훈련에 내 돈이 토탈 이만원이 들었다.

 

예비군 대대장이 입에 거품을 물면서 내년 국방예산이 GDP기준3.5% 넘겨야 한다고 떠들던 생각이 난다. 잠깐 마음이 흔들리다가 나는 예비군 훈련이 끝났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는다. 그렇다 국방예산 증액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국민과 함께 일하면서 싸우는 예비군이라는 슬로건을 조금만 바꾸면 된다. '국민과 함께 돈쓰면서 싸우는 예비군' 으로...

 

첨언: 진보 블로그에서 예비군 이야기 쓴건 내가 처음인 것 같다. 눈살 찌푸릴 사람들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컨텐츠 다양화에 복무한다는 생각으로 그냥 냅둘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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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후기나 한 번

금요일 자리는 오랜간만에 참 즐거운 자리였다. 하은과 지지라는, 온라인으로만 알고 있던 두 매력적인 여성들을 만난 탓도 컸다. 게다가 두 여성 모두 나한테 백만불 짜리 미소를 보내줬다 하하하. 슈아님이 애들은 원래 얼굴 큰 사람을 좋아하는 법이라고 매몰차게 말해 약간 기분 상하게 했지만 흥이다 뭐!

 

알엠님께서 힘든 보투를 하신 걸 생각하면 보람을 느끼게 해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게 아쉽다. 바쁜 일상사 때문에 몸만들기도 제대로 못했고 등등.

 

스트레스 해소하느라 , 혹은 정말 별로 먹고 싶지도 않은데 일 때문에 가지는 술자리들이 재미없어진 건 오래다.  그 다음날 하나도 기억 못할께 뻔한 이야기가 고성으로 오가는 그런 술 자리들도 별로긴 마찬가지고...

 

그런 면에서 금요일 술 자리는 참 좋았다. 소싯적에 번개 하던 스릴감^^을 비롯해서 몇 년 만에 다시 만난 사람들도 있었고 얼굴은 알지만 좀 더 친해졌으면 하던 사람하고도 많이 이야기 나눌 수 있었고 처음 만난 분이 알고 보니 한다리 건너 인연의 끈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재미있었고...하여튼 여러모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물론 이차 자리에 가선 처음엔 너무 추웠고(왜 밖에 앉았었지? 자리가 모자라서? ) 머리랑 정신은 너무 말짱한데 속이 안 좋아서 좀 힘들었었다. 그리고 점차 술이 사람을 먹는 것을 관찰하게 되었다--;; 나는 안 취하고 남은 취한 것 보는게 예전엔 재밌기도 했는데 요샌 별로 재미없더라. 차라리 같이 취하는게 낫지.

 

그래도 택시타고 탈출한게  다행이었다^^

 

앗 취재 나가야 되서 나중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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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육 레시피

* 이 글은 홍실이님의 [[필독] 방문 이벤트]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방문 이벤트에 관련된 내용은 아닌데 덧글 숫자 제한에 걸려 트랙백으로--;;

홍실이님도 인삼깍두기 잘 담궈 드시나 보죠. 저희도 인삼깍두기, 영지버섯 조림, 녹용 장아찌 같은 밑반찬 잘 만들어 먹어요. 날씨 으실으실 할땐 민물 철갑상어 맑은 탕 끓여서 인삼 깍두기 척 얹어 먹으면 왔다죠.

 

수육은 쉬워요.고기 구워 먹는 것에 비해 느끼하지도 않고 설겆이도 쉽고...뜨거운 고기 써는게 좀 그렇긴 한데 목장갑 하나 끼고 썰면 됩니다.

 

일단 목삼겹살 부위(비계가 약간 붙은게 좋아요) 덩어리 고기를 사셔서... 그냥 살코기부위 사면 질겨서 맛없음. 홍실이님 정량을 모르겠지만 한근 이면 두분이 드실만할겝니다. 생강과 마늘을 통짜로 넣어서(생강이 없어서 전 보통 마늘만 넣어요. 한근 기준으로는 대여섯개) 물을 끓이죠. 거기에 커피를 밥숫가락으로 반스푼 정도, 된장은 한스푼 가득 넣어서 같이 삶아요.(커피는 잡맛과 잡냄새를 없애주고, 된장도 마찬가지) 그냥 푹푹 삶아주세요. 홍실이님집엔 가스불이 아니라 전기불이라 그랬으니 한 이십분? 너무 오래 삶으면 딱딱해져서 맛없답니다.

 

젓가락으로 찔러 보셔서 들어갈 정도, 잘 모르겠으면 덩어리 고기를 꺼내서 반을 살며시 잘라보세요. 정 가운데 속살이 붉은 색이 아니라 연분홍색 정도 됐을때 드시면 됩니다.

 

쌈장, 새우장 등에 찍어먹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식초 좀 떨어뜨린 간장에 찍어드시길 권합니다. 고기는 간장에 찍고, 야채 등속은 쌈장에 찍어서 좀 신김치도 곁들여서 냠냠 하시면 되요. 어려운 손님 말고 편한 손님 맞을때 같이 냠냠 하시면 편하고 맛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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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맞이 상차림 기획안

내일 미디어참세상은 또 손님 맞이를 한다. 한 이주 전에 한 것 같은데 또 한다.

손님 오고 북적북적하면 재밌긴 한데...내가 일이 많다ㅠㅠ

앞으로 만약 결혼을 했을때 같이 사는 사람이 의논 없이 마음대로 밥손님을 데려오면

용서치 않으리라.

 

하여튼 내일 손님 맞이의 기획안은 다음과 같다.

 

 

기조
1. 좀 풍성하니 있어보여야 한다.
2. 맛도 있어야 한다.
3. 돈이 많이 들면 안 된다.
4. 품도 줄여야 한다.

따라서,
1. 돼지수육+김치
오징어 데친 것을 할까 하다가 너무 없어보인다는 의견에 동감하는 바
2. 오징어와 골뱅이 무침 과 소면
3. 청포묵, 도토리묵 무침
4. 홍합탕


의 네가지로.

참가인원은..미디어참세상 식구들 10. 뉴저 6, 7명 (최대 열명 가까이 되겠죠) 그리고 내일 저녁시간에 사무실에 있을 진보넷 식구들.

참고로 알티비 팀 때는 스물다섯명. 이번엔 한 서른명?



필요한(사야할) 재료들
1에 대하여 돼지고기 4.2킬로그램(작을란가?), 풋고추, 마늘, 새우젓
2에 대하여 오징어 다섯마리(7, 8천원으로 예상) 골뱅이 두통(이것도 8처원정도) 대파(정육점 기계로 채썰어 달라 그래야죠) 큰 한단, 양파 세통, 미나리 한단, 소면 한봉지, 고춧가루(얼마 없더라구요. 우리 집에 있는지 확인해볼께요.), 참기름은 충분히 있음
3에 대하여 청포묵 두모, 도토리묵 두모, 김(이건 제가 가지고 오죠)
4에 대하여 홍합 그냥 좀 사면(1kg 정도) 되겠네요. 홍합은 손질하기 귀찮은데..값은 싸요.


따라서 예산을 대략 잡아볼랍시면 고기 30,000
각종 야채와 양념 등등 대략 10,000
소면 2~3,000 묵 6,000 홍합은 모르겠고...
골뱅이와 오징어 20,000

따라서 6내지 7만원정도? 비싼가 ?

 

이 기획안을 작성한 다음에 슬픈 소식을 들었다. 오기로 확답한 사람이 열명.

올지 말지 반반인 사람이 4명이라고 한다. 올거면서 그냥 말안하고 있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거고...또 내일 할 일 없는데 갑자기 생각나서 오는 사람도 있을게다..

 

흑...잔치다 잔치. 맛이나 있을란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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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로 첫발을 내려디디는 의미

* 이 글은 레니님의 [열 전도체]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사실 '거리의 주말' 이라는 미다시 뽑아 놓고 혼자 뿌듯해 하고 있다가 아무도 좋단 말 안하기에 삐져 있었는데--;; 레니님이  칭찬해주셔서 눈물이 앞을 가린다.

 

거리의 주말 이틀간, 정확히 말하면 금요일 부터 진짜로 거리에서 살았다.  아침 나절에 정부종합청사에서 오랜만에 꽃구경도 하고 노란 은행잎 이쁘게 깔린 국회 앞 농성천막촌을 돌아서 토요일 농민대회, 민중대회, 노동자대회전야제 일요일 노동자대회 금속연맹 사전결의대회, 노동자대회 본대회까지..

 

그 기간에 기사 공장도 차려놓고 라인 쉴틈 없이 돌렸다. 11개 뽑았나 12개 뽑았나...로스가 한 두개 나서 불량 처리했고 로스가 별로 안 크다 싶은 제품들은 그냥 다 출하했다.

 

듣기좋은 꽃노래도  하루 이틀이라고 '비정규 개악안 박살내자'  너무 많이 들어서 감흥도 별로 없다--;;  매너리즘이라 부르겠지 이런걸.

 

그나마 전야제날 이수호 위원장이 한총련 의장 같은 폼으로 "죽창이, 화살이 되어 자본가와 정권, 그 신자유주의의 심장에 꽂히자" 고 말할 땐 가오다시가 좀 났지만 그런 것에 감동먹기엔...

 

노동자 대회 본대회날 광화문엔 6만 정도 모였다. 경찰추산은 4만이고...물론 삼십분 정도 지나서 부턴 대오의 무대 집중도가 확 떨어졌다. 없는 사람들 품앗이 하는 셈인지 주위 노점상들은 신났고 여기 저기에서 술잔이 돌기도 했다.

 

돌이켜 보면 십년전 노동자 대회에 처음 갔을 때는 삼십대 중반의 남성노동자들이 주 구성원이었다. 십년이 지난 지금은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 확 늘었고, 중년 여성 조합원들도 많고 어찌보면 되게 다양해졌다. 학삐리하고 남성 노동자로 대별되는 그 때에 비해선...이 부분에 대해선 좀 더 고민이 필요할 듯하다.

 

여튼 삼일 동안 빨빨 거리고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는 동안 짜증, 피곤, 가끔 신남, 심드렁 등등의 감정이 지배했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꽃은 피는 법. 반짝이는 한 순간을 포착했다. 감사하게도....

 

복잡한 전술을 통해 공무원 노조 조합원들이 삼삼 오오 광화문으로 파고 들어와 작지만 소중한 수백의 대오를 형성하고 행렬 복판에 자리잡았다. 그 상기된 얼굴들, 어색하지만 힘찬 팔뚝질.

가방에서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새 깃발을 꺼내 깃대에 묶는 두 조합원들을 봤다. 어찌나 아름다워 보이던지...


 

여러 선배들이 보면 웃겠지만 나도 옛날 생각이 났다.

 

광화문, 종각에서 보도가 아닌 차도에 내려선다는 것의 의미는 내게 남달랐었다. 떳다비 할 때 긴장감 도 짜릿했지만 대규모 집회도 마찬가지지. 보도에서 거리로 한 발 내려 디딘다는 것은 내가 수동적 국민, 시민이 아니라 . 국외자가 아니라 거창하게 말하면  역사^^의 주체로, 저항의 주인공으로 나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난 아직도 생각한다.

 

보도와 차도의 높이 차이는 삼십센티미터 남짓하지만 그 한 발을 내려서긴 그리 쉽지 않을게다. 내가 처음으로 차도에 내려서던 날의 그 긴장, 짜릿함, 두려움  앞 뒤를 가득 메꾸고 있는 낯선 동지들에 대해 느끼는  든든함 그 복합적 무엇을 깃발 묶는 두 사람에게서 엿봤다.  그리고 그 무엇이 내게 다시 힘을 줬고..

 

공무원 노조 파업이 실질적으로 마무리 지어지고 있다고 한다. 사실 투표날 부터 예견되고 있던 사태인지도 모른다. 취재 다니며 만난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은 낯섬, 두려움, 위축감에 휩싸여 있었다. 대화 해보면 법과 규정에는 빠삭했지만 어떻게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는 부족해보였다.

 

그리고  구속, 해고, 징계 안 봐도 뻔한 비디오가 길게 상영될게다. 하지만 공무원 조합원들은 이제 차도로 첫발을 내려딛었다. 그리고 전야제를 하며 옆 조합원들과 어깨 맞대고 체온을 나눴다. 그거면 된거다. 시작이 반이라는 진부한 속담의 생명력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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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입니다.

* 이 글은 알엠님의 [방문히트 이벤트 메뉴얼]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영광입니다! 민청학련 사건 당시 김병곤은 사형 판결을 받고 판사 앞에서 '영광입니다' 라고 말해 방청객들로 부터는 눈물을, 판검사로 부터는 자괴감을, 동지들로 부터는 의지를 이끌어 냈다고 합니다. 

 

알엠님 포스트들에 덧글 한 번 안 단 저 인데 소발에 쥐잡기로 8338 먹었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좀 미안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합니다. 또한 알엠님께서 실망하신 건 아닐지 싶습니다만 올 해 잡은 최고의 행운을 놓칠 생각은 없습니다. 오늘의 영광을 부시 대통령 각하와 로라 영부인께...........가 아니라  제 앞을 채워준 8337명의 블로거들께 바칩니다. 메롱!

 

저는 월요일 부터 컨디션 조절을 시작해 자유이용권은 최대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몸 만들기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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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한 건 쳤다.

국회에 가면 꼭 국회 앞도 간다. 그냥 읽으면 좀 이상한 문장이지만  사실 그대로를 쓴 거다. 왜냐면 국회 앞, 정확히 말하면 구 한나라당사 앞이나 국민은행 앞은 이런 저런 농성 천막들이 많기 떄문에 국회 갈 일이 있으면 항상 일타쌍피로 농성 천막도 다녀오곤 한단 말인게다.

 

오늘도 마찬가지. 며칠전 강제 철거된 국보법, 장애인 이동권, 사학법 관련 천막들이 보란 듯이 다시 국민은행 앞에 쳐져 있었고 농성자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제 자리들을 지키고 있었다. 나도 혹 아는 얼굴 있나 확인해서 아는 체 하고 그러려니 했지.

 

그. 런. 데 길 건너편 구 한나라당 당사 앞에는 한터 여성들이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고 있었다. '차라리 우리를 이 자리에서 죽여라'는 펼침막 아래서. 덥지도 않은 날씨인데 무에가 그리 답답한지 전부 다 천막 밖으로 나와있더라. 열 남짓한 여성들은 마스크와 선글래스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꼭꼭 얼굴을 싸매고 있었던 건 아니고 서넛 정도는 맨 얼굴로 천막 앞에 잎을 꾹 다문채 앉아 있더라.

 

평소의 나 라면 아니 다른 천막이라면 넉살 좋게 다가가서 이렇게 저렇게 말 붙여 보고 예상 답변들을  두 세수 정도 앞서 계산해서 질문을 던지곤 했을텐데 못 그러겠더라. 왜 였을까?

 

호기심, 증오감, 열패감, 분노, 답답함 등이 뒤섞여 나를 쏘아보던 그녀들의 눈빛이 따가와서였을까?

 

늦은 오후 나절 기자실에서 기사 쓰다가 담배 한 대 피러 나왔는데 비가 꽤 오더라. 걱정 되더라. 아스팔트 바닥이 그리 낯설지 않아 솜씨 좋게 쳐진 국민은행 앞 농성 천막들에 비해 구 한나라당 앞 천막은 너무 허접했었거든.

 

다음 주에도 국회 일정은 없을 것이라는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의 간단하고도 단호한 브리핑을 듣고 일간지 기자의 차에 편승해 국회를 나왔다. '진보매체' 기자인 내게 '개혁적 신문사'의 기자가 성매매 특별법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물론 난 쿨하고도 진보적인 모범 답변을 거리낌 없이 내놓았다. 돌아오는 답변은 '아 그게 그런거군요'

 

오늘 사기 한 건 쳤다.   

 

며칠 후 다시 국회 갈 때 까지 그 천막이 있으면 가서 담배라도 나눠 펴야 겠다. 듣는 것이 먼저 아니겠나? 쓰는 것은 나중일이고.  일단 들어 볼란다.

 

그런데 과연 그 한발을 내디딜수 있을지 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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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재선 기념 유머 하나

전세계 신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제국의 선거 윤곽이 드러났다. 나도 기사를 두 꼭지나 썼네...사람들 한테 욕먹을 까봐 말은 못했지만 솔직히 잘 됐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미디어 참세상의 기사를 읽어보시도록..) 하여튼 밥통과 대머리 콤비가 사년 더 흰집을 지키게 됐다. 상,하원도 공화당 것이 됐고 오히려 예측 가능성이란 측면에선 안정성이 높아지는 느낌이다--;;   온갖 자기 만족적 예언들을 내놓던 미디어 꼴들이 좀 우습게 됐다. 더불어 조그비는 매상이 확 떨어질 전망이다. 내가 민주당 당직자 래도 앞으론 조그비 한테 일 안 맡긴다.

 

부시의 재선을 기념하여 철 지난 유머를 다시 올려본다.  근데 블레어도 재집권 할 수 있을까?

 

 

George W. Bush was depressed because people were saying he was stupid.
조지 부시가 사람들이 그가 바보 같다고 말을 하기 때문에 우울해졌다.

So he calls his good friend Queen Elizabeth, who says, "Now George, what you need to do is to surround yourself with smart people. Let me show you."
그래서 그는 좋은 친구인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전화를 한다. 여왕은 [그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래, 조지. 네가 해야 할 일은 네 주위에 똑똑한 사람을 많이 두는 일이야. [즉 머리는 빌릴 수 있다. ···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서 한 수 배웠나 ?] 내가 보여 주지."

She conference-calls Tony Blair in and asks, "Tony, your parents had a baby. It isn't your sister and it isn't your brother. Who is it ?"
여왕은 토니 블레어와 삼자 대화 전화를 하고 [토니 블레어에게] 묻는다. "토니, 네 부모가 아기를 낳았다. 그 아기는 너의 자매도 아니고 형제도 아니다. 그 아기가 누구지 ?"

Tony Blair replies, "It's me!" and hangs up.
토니 블레어가 "나지 누구요" 하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어버린다.

George Bush then calls Dick Cheney and says,"Dick, your parents had a bay. It isn't your sister and it isn't your brother. Who is it?"
조지 부시가 [그 말을 듣고] 딕 체니에게 전화를 걸어서 말한다. "딕, 당신 부모가 아기를 낳았는데, 그 아기가 당신의 자매도 아니고 형제도 아니다. 그 아기가 누굴까요?"

And Cheney says, "Wow, that's a tough one. Let me get back to you."
체니가 말한다. "와, 어려운 문제네요. 내가 [그 문제에 대해서 알아보고] 다시 전화하지요."

So Cheney calls Collin Powell and says, "Collin, your parents had a bay. It isn't your sister and it isn't your brother. Who is it?"
그래서 체니는 콜린 파월에게 말한다. "콜린, 당신 부모가 아기를 낳았다. 그 아기는 당신의 자매도 아니고 형제도 아니다. 그 아기가 누굴까요 ?"

And Collin Powell says, "It's me."
그리고 콜린 파월이 말한다. "나지."

So Cheney calls Bush and says, "It's Collin Powell."
그래서 체니는 부시에게 [다시] 전화해서 말한다. "그 아기는 콜린 파월이지요."

And Bush says, "No, you idiot! It's Tony Blair."
그리고 부시가 말한다."아니야, 이 바보야 ! 그 아기는 토니 블레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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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글쓰기, 민중언론

'불멸의 이순신' 을 간만에 봤다. 이 드라마가 시작할 땐 막대한 제작비, 원균에 대한 재평가 등으로 이런 저런 주목을 받았다. 나  또한 원작으로 알려진 김훈, 김탁환의 두 소설들을 재밌게 읽었는지라 관심이 꽤 가더라. 거개의 드라마들이 그렇듯 이순신의 청년 시절을 다루는 요즘, 이 드라마에 대한 관심은 덜 한 듯 하다. 오랜만에 본 이 드라마를 보니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안간힘이 느껴지더라. 재미는 없고 그 안간힘만 느껴지는지라 얼마나 안타깝던지^^

 

생각이 줄기를 뻗어 김훈에게 이르렀다. '화장' '현의 노래' 이후 이 사람은 뭐하고 있을라나? 뒤늦게 김훈의 이름이 값나감을 알아챈 이런 저런 출판 상인들이 그의 예전 글들을 이리저리 묶어 잡다하게 내놓고 있다. 깔끔한 장정과 화려한 사진으로 묶여져 나온 그 책들이 보기 훤칠 하긴 하지만 크기가 작은 활판으로 찍혀 나오던 그 글들에 대한 포장으론 너무 번질거린다. 

 

김 훈...보수주의자, 남성우월주의자, 적자생존주의자, 마쵸, 노땅 등등으로 규정할 수 있는 사람이고 그 규정에 틀림은 없을게다. 하지만 세상을 온 몸으로 견뎌내는 자세, 스스로에 대한 엄격함, 자기 글과 말에 대한 책임과 자신감...을 배우고 싶었고 지금도 꽤 그러하다. 한 때는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고 속으로만 부러워하기도 했다. 인생 개판으로 살았던 부르주아지 발자크를 맑스가 상찬한 것에 빗댄다면 좀 어색하겠지만 보수주의자 김훈의 글들은 꽤 자주 이 세상의 핵심들을 날카롭게 찌른다.

 

보통 김훈은 치노바지에 라운드 니트 티 혹은 굵은 체크무늬 남방을 받쳐 입는다. 짧게 쳐올린 희끗한  옆 머리가 보이는 캡을 둘러쓰거나 아니면 손으로 머리를 움키고 있는 모습이 대중이다. 자전거로, 다리로, 연필로 온 몸으로 글을 쓰는 그의 몸은 글 만큼이나 단단해보인다. 예전 김훈이 한겨레에 의탁하고 있을 때 팔자에 없게 김훈의 팀장 노릇을 하던 권태호가 '김훈이 담배를 왼 손가락에 담배를 낀 채 오른 손에 연필을 들고 앉아 기사를 쓰던 단골 까페의 여주인이 반했' 노라 밝혔던가? 

 

이리 저리 꼽아보니 소설, 기행문, 시평(김훈은 시평 안 썼으면 좋겠다. 아마 앞으론 안쓰지 싶다. 늙은이 냄새가 너무 많이 난다. 날렵한 문장으로 세상의  변화에 대한 질투를 드러내거나 황당한 여성관을 드러낼때면 참....그래도 '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 같은 꼭지들은 빛난다. )은 거진 다 읽었지 싶다.

 

그의 기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몇가지 신문을 읽으면서 바이라인을 확인하며 읽은 글들은 얼마 안되지만 김훈의 기사들은 꼭꼭 읽었었다. 이런 스트레이트 기사가 있었다. 

 

18년만에 아들죽음 밝혀낸 아버지

 

"진실규명만 된다면 다 용서하겠다고 했습니다.” 지난 84년 군 복무 도중 숨진 아들 허원근씨의 사망 원인이 타살로 밝혀진 20일, 허씨의 아버지 허영춘(63)씨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기자회견 장소에 직접 참석했다. 18년에 걸친 힘든 진상규명 여정이 성과를 거두는 순간이었다. 전남 진도의 평범한 농부였던 허씨는 아들의 사망 이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의문사 지회장을 맡는 등 생계를 팽개치고 진상규명에 매달렸다. 청와대, 헌병대 등 각계에 청원서를 수십번 넣었지만 결과는 그때마다 동일하게 자살로 결론이 났다. 허씨는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이나 배상보다는 솔직히 진상을 털어 놓을 것을 바라고 있다. 허씨는 규명위의 조사결과가 나온 뒤, 아들에게 맨 처음 총을 쐈던 하사관에게 편지를 보내 “다 용서할테니, 진실만 규명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허씨는 이 사건의 진상이 완전히 밝혀지면,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 납골당에 보관했던 아들의 유해를 정식으로 매장하고 아들을 가슴에 묻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원고지로 따지면 두매 정도 될까? 단문들의 단단함, 그리고 쉼표의 적절한 사용. 요즘 들어 좀 신경을 쓰긴 하지만 한글 97 10포인트 기준으로 두줄을 넘어서기 일쑤이고 잡스런 관계사 안 넣으면 문장 연결이 안 되는 내 글들과는 정말 비교된다ㅠㅠ

 

보수주의자 노땅이 쓴 이런 취재파일도 있다. 함축성과 간접성의 매력을 느껴보시라.

 

철도 노조 위원장의 '눈물'


지난달 27일 오전 10시께, 파업 철도노조원들이 농성중인 건국대 운동장에 김재길 위원장(36·기관사)이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단체협약합의서 내용을 보고하고 직장복귀를 명령했다. 3조2교대는 관철되었지만 `민영화철회'는 합의서에 명시되지 않았다. 일부 노조원들은 `위원장 사퇴'와 `복귀불가'를 외치며 거칠게 항의했다.

김 위원장은 협상과정 중의 `넘을 수 없었던 벽'의 어려움을 설명하면서 거듭 직장복귀를 호소했다. 위원장과 노조원들은 끌어안고 울었다. 먼지 낀 뺨과 덥수룩한 수염 위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들의 눈물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을 우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눈물처럼 보였다.

서울지부 노조원들이 위원장의 앞을 가로막고 땅바닥에 주저앉아 `해산불가'를 주장했다. 위원장은 `미래의 승리'를 절규하며 거듭 직장복귀를 호소했다. 한 조합원이 나서서 “이제 감옥으로 가야 하는 위원장의 길을 열어주자”고 호소했다. 조합원들은 눈물을 닦으며 길을 열어주었다. 5천여 조합원들은 깃발을 앞세우고 대오를 지어 농성장을 빠져나갔다.

27일 오후 6시께 김 위원장은 경찰에 출두했다. 구속영장을 대기하고 있던 위원장은 “작은 것을 발판으로 큰 것을 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조용히 웃고 있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1일 김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국경일인 3·1절이었다

 

나도 취재 수첩이라는 이름으로 칼럼 두 번 써봤다. 기사 쓰기 전엔 항상 힘빼야지, 3자적 시선이 더 신뢰를 주는 법이야 하고 되뇌이지만...쓰다보면 감정 과잉과 감정이입이 어찌 그리 시너지 효과를 잘 일으키는지 나 원 참.

 

물론 종이 신문, 잡지의 글쓰기와 온라인 언론의 글쓰기는 분명히 다르다. 일단 물리적 제약에서 자유롭고 논조도 더 분명하다. 아무 의미없는 정론직필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있진 않다. 게다가  우리는 민중언론임을 자임하고 있다. 그러나 민중언론에 대한 자임과 격문식 글쓰기는 그리 관계가 많지 않음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입장의 분명함과 각종 형용사들의 남발은 무관함도 잘 알고 있다. 기름기 없는 글들의 호소력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예컨데 저들이 환호하는 조선일보 김대중의 칼럼들은 그야 말로 직선이다. 

 

내가 비린내 풀풀 풍기는 글들을 민중언론 이라는 이름으로 유포하면 그것은 죄다. 죄. 갈 길이 멀다. 까마득하기도 하고..  김훈 처럼 자전거는 못 타더라도  나다닐땐 많이 걷도록 애써야 겠다. 두 다리가 좀 더 단단해지면 글도 단단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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