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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7/29
    갑자기, 별안간 , 불현듯
    molot
  2. 2005/07/28
    어영부영 또 한 살 먹었네(2)
    molot
  3. 2005/07/24
    더워 환장하겠다(5)
    molot
  4. 2005/07/20
    김훈, '개'(4)
    molot
  5. 2005/07/17
    나원참, 참나원, 원나참(4)
    molot
  6. 2005/07/15
    블로그 대략 좋지는 않다!(3)
    molot
  7. 2005/07/14
    축하합니다. 당첨자께는...(8)
    molot
  8. 2005/07/13
    긴급 이벤트!(6)
    molot
  9. 2005/07/10
    여름 별식, 모밀국수 만들어 먹기(5)
    molot
  10. 2005/07/10
    유명무실 까진 아니지만 명불허전은 결코...(1)
    molot

갑자기, 별안간 , 불현듯

갑자기, 별안간, 불현듯 일하기 싫어 죽겠다. 이런적은 별로 없었는데...오늘 오전에 간만에 혼자 사무실을 지켜서 더 그런가? 두시에 토론회(딴 토론회와 달리 이건 좀 재밌을것 같긴 하다만)가야 되는데 거기 가기 전까지 아무것도 하기 싫다. 같은 노래만 한 시간째 듣고 있다. 우짜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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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영부영 또 한 살 먹었네

쌍놈은 나이가 벼슬이라고 하더니만, 어영부영 또 한 살 먹었다. 한반도에 그나마 평화가 온 정전협정 기념일인데 별로 기념 하는 사람들도 없더라. 하긴 누가 이긴 사람이 있어야 기념하겠지만 이긴 사람이 없는 전쟁이었으니,..

 

하튼 스물 다섯 이후 로는 그닥 내 나이가 실감나지 않는게 사실인데, 이젠 엎어치든 메치든 확실히 서른 줄에 접어 들었다.

 

대학 입학해서 바로 생일이 같은 친구를 만나서, 서로 군대 가 있을 때 빼고는 작년까지 항상 생일을 맞았기에 생일이라고 시니컬해질 틈도 별로 없었는데 ...어제 그제는 뭐 좀 저기했다. 차라리 예년처럼 하하하 떠들석하게 웃으면서 먹고 죽자 했으면 좋았겠다 싶을 정도로.

 

군대 시절 트라우마 때문에 내가 제일 싫어하게된 스타일의 '케익상' 까지 받아 맘은 바닥을 뚫어 지하실까지 가라앉고...그나마 오늘은 비가 내린 탓에 집에 일찍 와 앉아 있어도 더워서 힘들거나 그러지 않은건 다행이네.  

 

꽤나 피곤하다. 닥치는 일은 그럭저럭 하고, 또 일 하다 보면 재밌는건 여전한데 피곤하다. 작년 가을 블로그에 썼던 것 처럼 리프레쉬를 위해 뭔가 좀 해야 하겠다 싶은데 할 게 없다 ㅠㅠ 돌아보면 술 친구들만 있다 정말 무서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그 때 일중독자로 불리는 한 선배가 떠올랐고 그 양반은 일이 그렇게 좋아서 저러고 있는걸까 다른 일이 없어서 회사일에만 매달리는걸까 궁금해하고 내가 그 짝 나는게 아닌가 두려워 했었는데 다시 쳇바퀴다-.-

 

아흥, 우짜 쓰까이. 귀찮고 힘들어서 눈막고 귀막고 살까 싶다가 그게 더 짜증나서 오지랖을 다시 넓혀보고 있는 중인데.....좋지 않다. 무겁다.

 

에, 그래도 날도 더운데 고생한다고 불러내서 비싼 밥 사주는 선배들도 있는데 이래서 되겠나 싶지만....내가 애도 아니잖아 ㅋㅋ

 

낙이 없구나,,,,

 

김현이 말하길 문학이 가치가 있는 것은 그 자체로 무가치하고 아무것에도 복무하지 않기 때문이랬는데(한국문학의 위상 중에서, 기억나는대로 쓰는 것이므로 당연히 원문하고 차이가 만땅) 나도 좀 무가치한 일을 하고 살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근데 무가치 한 일이 뭐지? 술 먹기나 웹서핑 혹은 티비 보기? 그런건 지금도 충분히 많이 하고 있는데 ㅋㅋ 오늘 알티비 녹화 갔다가 고 구본주를 추모하고 삼성화재를 타격하기 위한 퍼포먼스 '이~ 건희보다 못한 오리야'를 봤는데...나도 그런거 하고 싶더라.

 

에구 내일 애들 만나면  전사회적인, 전방위적인 뒷다마나 까볼까 싶다. 그런거 가끔씩 해주면 좀 후련하고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그런것 같더라.

 

아 참, 그래도 어제 간만에 간 노래방은 좋았어. 내가 부른 건 아니고 다른 사람 목소리로 들었지만 리쌍에서  비정규 보컬 뛰던 정인 노래 아주 굿! 더운 여름에 정인 같은 끈적한 목소리 가수 노래 듣는게 또 맛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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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 환장하겠다

더워 죽겠다!! 농담이 아니다. 그제 잠 자기가 힘들다고 느꼈는데 어제는 아예 잘 수 가 없었다. 밤 새도록 샤워를 몇 번 했는지 모르겠다. 눈 뻘개가지고 뒤척뒤척 거렸는데 스트레스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원룸이라는 집 구조에 바람 한 점 안 들어오고, 이건 집 밖보다 집 안이 더 더우니 어째 살라고ㅠㅠ

 

선풍기에선 뜨끈뜨끈한 바람이 나오고, 도대체 침대랑 방바닥은 왜 뜨뜻한 건데? 혹시 모르고 보일러 켜놓은건 아닌지 몇 번이나 확인했다. 홀랑 벗고 팬티만 입고 가만히 누워있어도 샤워 하고 오분만 지나면 땀이 삐질삐질 나오니... 

 

결국 오늘 새벽에 사무실에 나왔다. 가까이 사는 에어컨이 비치된 후배 네 집에 갈려고 했는데 그 넘은 논다고 집에도 안 들어오고..ㅠㅠ

 

오늘 오후에는 걔네 집에 가기로 했는데, 거기서 자야 되겠다. 근데 이 열대야가 과연 언제까지 계속 될라나?  신영복 선생이 말하기를 감옥에서는 겨울이나 여름이나 힘든 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없는 사람 살기에는 겨울이 여름보다 덜 힘들다더니 그 말이 실감난다.

 

어떤 누나 말 마따나, 전셋집만 아니면 밥을 굶고 딸라 이자를 내서라도 중고 에어컨 이라도 하나 들여놓겠건만...

 

근데 유독 올 해가 더 힘들다는 느낌이 드는건 왜 일까? 남들도 다 그렇게 느끼는 걸까 아니면 나만 그런걸까?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알래스카나 뉴질랜드로 피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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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개'

molot님의 [김훈, 글쓰기, 민중언론] 에 관련된 글.

 

김훈이 새 소설을 냈다.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이라는 부제가 붙은 '개'. 9,800원짜리 책이지만 장편 소설이라기엔 뭐하고 삽화도 포함되어 있고 옛날 교과서 만한 크기(이걸 4x6배판이라 그러나 국배판이라 그러나 기억이 안나네)에 231페이지 짜리인 걸 감안하면 좀 긴 중편 정도겠다.

 

이 책의 화자는 숫놈 진돗개다. 이름은 이쁘게도 '보리'..보리밥도 잘 먹는다고 주인 할머니가 붙여준 이름이랜다.  김훈은 이 책의 서문에서 "그 굳은살 속에는 개들이 제 몸의 무게를 이끌고 이 세상을 싸돌아다닌 만큼의 고통과 기쁨과 꿈이 축적되어 있었다"며 개 발바닥의 굳은 살들은 개들의 '삼국유사'이노라 선언한다.

 

에이^^ 근데 개들의 삼국유사라는 표현은 오버다. 단일자로서 한 마리 한 마리 개들에게 바로 자신의 발바닥 굳은살이 자서전이자 역사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삼국유사는 고려 후기 일연이 재구성 하고자 했던 민족구성체의 역사 잖아.

 

따라서 개발바닥 굳은살의 단일성을 삼국유사는 절대 따라가지 못한다. 알만한 사람이 왜 그리 표현했을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무슨 선비의 문집, 일기 이런것에 견주기도 뭐하고 명확한 근대의 산물인 일기에 견주기도 덜 적절했으리라. 아마 삼국유사에서 큰 도움을 받은 자신의 이전 소설 '현의 노래'가 기억났겠지 싶다. 

 

최근 김훈은 '정치적 발언'을 몇 가지 했다. 탄핵을 맞아 하릴 없이 청와대에서 개기던 노무현 대통령이 '칼의 노래'를 읽는 다는 이야기가 그 측근을 통해 흘러나오고, 칼의 노래가 대중적 인기(사실 칼의 노래는 노무현이 읽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전에도 이미 많이 팔렸다)를 얻게 된 소식이 전해졌을 때 그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최근에는 조선일보가 김훈 인터뷰를 했는데 김훈은 이 정권의 중핵에 있는 386들이 '칼의 노래'를 일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감상을 늘어놓는것에 대한 불쾌감을 분명히 드러냈다. 김훈은 12척의 배로 죽을 자리에 뛰어들었던 이순신과  '민주사회'의 리더쉽은 분명히 달라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런데 그걸 조선일보 등은 자기 입맛에 맞게 이용해 먹었고, 데일리 서프 등 친노 언론들은 그 역편향의 극단을 걸었다. 데일리 서프 김훈 기사에 달린 댓글을 읽는 순간, 간만에 애리스토크래티즘이 나를 지배하더라. 하하하.

 

잡설이 길었다. 김훈의 신작 소설 '개'는 김훈이 그간 보였던 한계를 그대로 표출하고 있다. 충성이나 의리 같은 전근대적 가치에 대한 경도, 그리고 지속적으로 드러나는 남녀차별의식. 

 

'소품'이라긴 뭐하지만 이 중편은 '칼의 노래' '현의 노래'보다 확실히 못하고 이상문학상 수상작 '화장'이 드러낸 그 도저한 밀어붙임에 이르지도 못했단는 것이 내 판단이다.

 

하지만 김훈 특유의 체취는 너무나 잘 드러난다. 별 거 없는 내러티브인데도 나 같이 싸늘한 사람의 눈물을 자아낼 정도로 문장들의 핍진성은 극진하다. 화자인 진돗개 보리는 태어나자 마자 “내 몸뚱이를 비벼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개가 사람보다 낫다.

 

그리고 곧  “눈, 코, 귀, 입, 혀, 수염, 발바닥, 주둥이, 꼬리, 머리통을 쉴새없이 굴리고 돌려가면서 냄새 맡고 보고 듣고 노리고 물고 뜯고 씹고 핥고 빨고 헤치고 덮치고 쑤시고 뒹굴고 구르고 달리고 쫓기고 엎어지고 일어나면서 이 세상을 몸으로 받아내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지”라며 구체성을 획득한다.

 

이런 문장은 어떤가? "지나간 날들은 개를 사로잡지 못하고 개는 닥쳐올 날들의 추위와 배고픔을 근심하지 않는다" 이 소설의 한 문장만 더 소개하고 맺을란다. "세상에는 사납고 무례하고 힘센 것과 달려가서 쫓아버려야 할 것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아흐, 어린 시절 처럼 개들과 함께 뒷산을 뛰어다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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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참, 참나원, 원나참

나 원 참, 원 나 참, 참 나  원, 사실 이런 말 장난은 내가 오래전 부터 치던 건데 박민규가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 클럽에서 써 먹어서 다시 쓰긴 저기 하다만 그래도 뭐..니미럴.

 

뭐 알 바 없어, 오늘은 어디 산이라도 가던지 아님 하튼 몸을 쓰고 싶었는데, 혹사 시키고 싶었는데 썅.

 

덥다. 더워서 휴가들도 간다는데 어디로 누구랑 가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아까 우연히 알았는데 삼일전이 음력으론 내 생일이더라. 태양력으로는 좀 남긴 했지만....

 

아까 티비 보는데 제5공화국 하더라, 그랬었지 중학교 때 요상한 소설들 많이 읽을적에 일본에선 유신지사들 료마, 사카모토가 맘에 들었었고 516 세대 중에선 김종필이, 617 세대 중에선 쓰리 허가 괜히 멌있게 보였었지.

 

특히 허화평이, 멋있게 보였더랬다. 개인적 스타일은 허문도 식이지 않냐 싶기도 했지만...

 

제5공화국이라는 드라마를 보면, 혹은 머 옛날 사림달을 만나면...5공화국 들어서자마자 사형선고를 받았던 김대중, 23일 동안 단시했던 김영삼, 머 더 이전엔 사형 선고 받고도 허허 웃었던 김병곤 등등이 가지고 있었던 '역사 앞에서의 자신감'을 내가 가지고 있는지 아주 의심스럽다.

 

쿨하지 못한 증오는 강해지고, 답없는 문자들은 횡행하고 도대체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살아야 되는가 하는 의심에 대한 해답은 아직 없다.

 

애들 처럼, 무슨 해병대 체험 프로그램이라도 들어갈까 싶다. 한 번 해봤던 지리산 종주  이런거라도 가볼까, 혼자 갈만큼 부지런하지도 못하고 같이 가잘만큼 용감하지 못한게 딜레마다.

 

도대체 이런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는 현실을 어떻게 돌파할 수 있단 말인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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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대략 좋지는 않다!

젠장, 블로그에 이런 걸 쓸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나에게선 블로그란 거의 공적인 매체에 다름이 없으므로.

 

힘들다. 몸과 마음이, 아니 뭐 몸은 별로 안 힘들다 솔직히^^

 

따지자면, 일이 힘든건 아니지만 일로 파생되는 이러 저러한 것들이 힘들고. 프라이빗한 문제도 쉽진 않고 아니 쉽지 않다니 그 수준이 아니지 ㅋㅋ

 

게다가 이런걸 블로그에도 쓰기 힘들어하는 현실이 더 왓 더 퍼킹이지!

 

누구 말마따나 혼자 볼라믄 포스트를 쓸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 다 보는 것도  싫고..하여튼 인간의 삶이란 참 간사하다.

 

어째? 확 까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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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 당첨자께는...

뎡야핑님의 [긴급 캡쳐..랄까 후훗] 에 관련된 글.

지난 달 30일 흥미로운 외신 하나가 전해졌습니다. 세계 제2위의 갑부이자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 버크세 헤서웨이 회장이 '워렌 버핏과의 오찬'을 이베이 경매 상품으로 내놓았는데 버핏과의 점심식사가 35만 1100달러에 낙찰 됐다는 거죠. 버핏은 6년째 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낙찰 금액은 전액 글라이드 재단이라는 엔지오에 기부, 무주택자를 돕는데 쓰인다고 하더군요.

 

낙찰자는 그 자신과 그가 초청한 7명과 함께 뉴욕 혹은 내브라스카 오마하에서 버핏과 식사를 하며 투자철학 등에 대해 토론할 기회를 갖게 됩니다.

 

그렇다고 제가 35만 1100달러씩이나 받겠다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35만 1100원을 부담하셔야 되는 것도 아니고 30000번째 방문자인 뎡야핑 님에게는  peyo와 molot의 사인이 함께 들어있는 전신 브로마이드 3종 선물과 함께 'peyo, molot와의 디너'라는 파격적 선물을 드립니다. 식사와 함께 peyo의 저널리즘 철학 그리고 molot의 블로그 철학에 대해 토론할 기회를 갖게 됩니다. 물론 수익금은 전액 참세상 저임 노동자들을 돕는데 쓰입니다. 

 

근데 떡본김에 제사지낸다고 핑곗김에 술이나 먹을까 했는데 덩야핑 님께서 음주를 즐기시는지 전혀 알 수 가 없네요--;; 그래도 뭐...아차상에 해당하는 미류, 데이브레잌님등과 함께 오프를 진행하는 것이 어떨런지? 술 안 드시는 분은 드시지 말고 먹는 사람은 먹고 대신에 맛난 음식은 함께 먹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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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이벤트!

30000번째 방문자. 꼭 흔적 남겨주시기 바람. 앞으로 스무명 남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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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별식, 모밀국수 만들어 먹기

아 내가 이러고 있을때가 아닌데...왜 쓸 글만 많아지면, 혹 마감이 다가오면 딴 짓이 이렇게 하고 싶을까 ㅠㅠ 내가 왜 이러는지 몰라 도대체 왜 이런지 몰라(이 부분은 나훈아의 갈무리 음악에 맞춰 읽도록)

 

여름 되면 입 맛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요즘 이상하게 난 입맛이 좋아져서 약 3kg 정도 쪘다. 오늘 저녁에도 막 입맛이 좋아질려고 그랬는데 최근 부산 갔다가 새로 사온 반바지를 집에서 입고 있는데 다행이 이 옷이 꼭 맞아서 좀만 배가 부르면 불편하다. 그래서 이 바지는 식욕억제의 효과도 가지고 있다. 배불러 옷 작아 불편한것 처럼 짜증나는 일이 세상엔 별로 없잖아..

 

서설이 길었는데 앞서 말했듯 여름이면 입맛이 없어지기 마련이고 그래서 별식을 많이 먹기 마련이다. 원래 겨울 음식이지만 여름에 더 잘팔리는 냉면, 주로 냉방병 걸릴 만큼 빡시게 에어컨 틀어놓은 식당에서 파는 삼계탕등이 그런 예일테다. 팥빙수 등속도 마찬가지고...

 

난 여름엔  건 콩국수, 수제비, 밀면, 칼국수, 모밀국수(메밀국수가 맞는지 모밀국수가 맞는진 잘 모르겠다) 등 밀가루 음식을 즐겨 먹는다. 앗 모밀국수는 메밀가루 음식이로군--;;

 

근데 일단 밀면은 서울에 안파니까 먹을 수가 없다. 해먹기도 쉽지 않은 음식이잖아. 냉소면하고 밀면은 전혀 다른 음식이고..그리고 칼국수, 요즘 칼국수 맞나게 하는 집 찾기 힘들다. 세숫대야만한 그릇에 바지락이랑 끓여서 파는 곳은 많던데 그야말로 옛날식 칼국수를 파는 곳은 찾기 힘들다. 사골국물 칼국수도 여름엔 별로다 너무 묵직한 느낌이 오거든..가벼운 멸치 육수에다 전분이 너무 빠져나오지 않게 끓여 뻑뻑하지 않은데다가 계란 지단, 애호박 채, 홍고추, 풋고추 그리고 양념간장 얹어져서 가벼운 맛으로 먹는 그런 칼국수가 여름에 제격이다.

 

그나마 집에서 해먹기 편한건 수제비랑, 모밀국수인데 둘 중에 뭘 해먹을까 좀 고민했다, 오늘 저녁에. 혼자 밀가루 반죽하기 귀찮다, 귀찮음에도 불구하고 반죽을 할까 생각했지만 1인분만 반죽하기엔 내 노동력이 아깝다는등의 이유로 칼국수는 패스 하고 모밀국수로 메뉴를 정했다.

 

그래서 일단 시장으로 갔지...여러 종류의 메밀면을 살피다가 500g 짜리를 샀다. 값은 2,400원. 더 싼게 있었지만 한 번 먹을건데 비싼게 더 낫다는 생각으로 그냥 샀다. 그리고 무우를 하나 샀고, 가쓰오부시, 표고 버섯등등을 사서 쯔유(간장 비스름하게 생긴 모밀국수 소스를 쯔유라 한다)를 우릴까 하다가......그냥 희석시켜 먹는 가쓰오부시액상 스프를 샀다. 땀 흘리며 다시마, 멸치, 가쓰오부시 우려서 다싯물 낸다 생각하니 우웩.

 

집에 와서 간만에 강판을 찾아보니 쇠 강판이 아니라 프라스틱 강판이라 사과 같은건 갈리지 싶은데 무우 갈긴 좀 무리 더라. 그래서 이 약한 할머니들 숫가락으로 사과 갈아잡숫등 숫가락으로 무우 갈다가 팔이 너무 아프고 그렇다고 박준형 처럼 이빨로 갈 수 도 없고 흑흑 숫가락과 프라스틱 강판으로 무우를 갈았다. 근데 이것도 일인분으로는 넘 양이 많았어...

 

여튼 가쓰오부시 소스를 물에 희석하고 식초 약간을 넣어 쯔유를 만들어 냉동실에 넣었다. 간 무우, 김 부스러뜨린 것, 스몰다이징한 파, 참기름 아주 약간, 깨, 겨자는 따로 준비하고 모밀 국수를 삶아 찬 물에 헹궜다.

 

국수를 다 쓸까 말까 갈등하다가 일단 다썼음. 소면이랑 달라서 보관하기도 힘들고 칼로리도 작은 모밀 국수인데 다 먹을 수 있겠지 하는 마음에..그런데 그런데 삶아 보니 더 양이 많아지는거 아닌가 양 많은 사람 3명 양 작은 사람은 5명도 먹겠더라.

 

그래도 한 참 때는 판모밀 몇 판 씩 먹었던 가락을 생각하며(보통 모밀국수 2판이 일인분이다. )일단 삶아서 찬 물에 헹궜다. 몇 가닥을 집어 먹어 보니 전문점 맛은 아니지만 김밥도 팔고 만두도 파는 그런 집보다 훨 맛나더라.

 

히야시 된 모밀국수 소스를 냉동실에서 꺼내고 간 무우, 김, 스몰다이징한 파등을 넣고 모밀국수를 꺼내 적셔서 얌냠...

 

사실 맛은 있었다. 근데 조금 먹다 보니 맛이 없더라. (그래도 식당 모밀국수 일인분은 먹었을껄) 혼자 먹어서 그런걸까? 배가 불러서 그런걸까? 그리 배부르단 느낌은 없었고 맛도 꽤 괜찮았는데 갑자기 짜증이 나면서 먹기 싫어지더라. 갖가지 재료 사서 쯔유 만들지 않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만 들고..

 

왜 그랬을까? 먹일 사람이 없어서? 심지어 사무실에다가 식사 당번 제도 폐지하고 그냥 내가 맨날 밥 한다고 말해볼까 하는 생각까지 잠깐 했다.

 

요새 안 그래도 귀찮아서 잘 안 해먹고, 배도 고픈데다가 먹고 싶은 것도 있어 신나는 마음으로 만들었는데 막상 먹을라니까 짜증났다. 도대체 왜??? 지금까진 설겆이가 제일 귀찮고 그 다음은 먹고 싶은거 만드는게 귀찮고 먹는건 신났는데 갑자기 내가 만든 음식 먹는게 귀찮아 지다니.  배가 덜 고파서 그런것이란 말인가? 

 

 


 

그릇만 다르다 뿐이지, 거의 이 모양으로 해서 만들어 먹었다. 칠기그릇이랑 모밀판이 없어서 짜증났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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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까진 아니지만 명불허전은 결코...

날짜를 보니 이 카테고리에 글을 쓴게 거의 5개월이 다 되간다! 그간 밥도 먹고 면도 먹고 술도 먹었건만...그 동안 몇 군데 맘에 드는 밥 or 술집도 발굴했건만 전혀 소개도 못했다. 그리고 그간 우리 사무실 식사 정책에도 변화가 있었네.

 

어제는 삼각지 원대구탕 집에 사무실 사람들이랑 갔더랬다. 항상 그랬듯이 사람들로 북적북적 거렸고 번호표까지 받아 기다리다 겨우 자리를 잡고 먹었다. 난 이 집에 세번인가 네번인가 가봤다. 아주 옛날꺼까지 치면 더 늘어날런지 모르겠는데 하여튼, 올 해 들어서 네번 가 본 듯 싶다. 이 집은 티비 음식 프로에도 단골로 나오는 집인데(사실 이 집 예전에 뉴스에  나온 적도 있다. 아주 맛이 좋아서? 그건 아니고 수입 명태 내장을 대구 내장이라고 속여 팔다가 걸려서 뉴스에 나왔지. 머 명태 내장이 대구 내장보다 좀 떨어지긴 하지만 못 먹는 것도 아니고 그닥 큰 이슈는 못 됐던 걸로 안다. 아마 이 식당의 스타일과도 관련이 있을테다. 비싼 고급식당이면 타격이 컸겠지만 당시 오천원, 요새 육천원 하는 식당이니 무슨 공업용 쇠가죽으로 육개장 만든 것도 아니고 명태 내장을 대구로 속여 쓴건데..)

 

그런데 여기서만 그런게 아니라 딴데도 마찬가지지만 이 집, 내 판단엔 그리 뛰어나진 않다. 그렇다고 개 꽝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그냥 꽤 먹을만 한 정도...내가 억지로 거기까지 가서 6천원내고 사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 쪽 동네에 약속이 있다던가 누가 가자고 하면 따라갈 정도는 된다는거. 머 내가 삼각지 께서 일한다면 아마 자주 갈 정도도 될거다.

 

이 집에는 대구탕, 내장탕, 지리 이렇게 판다. 근데 대구탕만 먹어봤다. 내장탕은 같은 육수에 끓일테니 안 먹어봐도 그 맛은 알 수 있는데 지리는 안 먹어봤다. 장점은 제외하고 단점만 이야기 해보자면, 미나리를 다른 야채및 대구하고 같이 끓이니까 너무 빨리 익는다. 끓기 전에 미나리만 먼저 건져 먹을 수도 있긴 하지만 너무 부글부글 끓어서 건져 먹기도 불편하다. 거품도 넘치고.. 예컨데 복국집의 경우, 미나리를 나중에 넣는다. 그러니까 향도 살아있고 살짝 데쳐진 미나리 특유의 맛을 즐길 수 있느데 여기 미나린 너무 익어 쓰다.

 

좀 더 헐뜯어 보자면 양념을 너무 많이 써 맛이 텁텁하다는거, 고춧가루의 질이 떨어진다던가 마늘을 너무 많이 넣은게 틀림없다. 게다가 내 생각엔 조미료도 들어가는것 같다. 이에 비해 서린동  에스케이 본사(요즘 새로 생긴 에스케이텔레콤 사옥 말고) 옆에 있는 대구탕집(여기 이름은 모르겠다. 목조 계단을 통해 올라가는 이층에 있는 식당인데 딱 대구탕만 판다. 점심땐 줄 서야 된다) 집은 지리는 아니지만 맑은 맛을 낸다. 무우, 콩나물, 대구의 맛이 딱 살아있단게지. 고춧가루가 풀려 있지만 맑고 개운한 맛과 고춧가루 맛이 따로 놀지 않으면서도 각각 살아있다.

 

서린동 대구탕집은 거기서 반주 하는 사람도 거의 없으니 그냥 스텐 대접에 담아주고 삼각지 식당은 술 손님도 꽤 많으니 각자 자리에서 가스불로 끓여 먹게 돼있다. 그런데 서린동 스타일이면 서빙이 좀 후져도 상관 없다. 알아서 먹고 알아서 가는거니까 근데 여긴 불도 조절해주고 초벌 끓으면 뒤섞어주기도 하고 밥도 볶아주니 서빙이 아주 친절할 필요는 없지만 세심하긴 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도 아니란 말이지. 하긴 뭐 안 그래도 알아서 장사 잘 되니 뭐 그리 신경쓰겠냐만, 그래도 밥장사는 그런게 아니자나...뭐랄까 장인정신 같은게 아우라로 작용하는게 밥장사란 업종의 특징 아닌가?  좀 더 완벽을 추구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너무 물정 모르는 소리 하는 건가?) 

 

게다가 이 식당에 또 한 가지 웃기는 점은...다른 식당들 처럼 자기네 가게가 나온 방송화면을 캡춰해 식당 벽에 도배를 해놓았는데 이층 안 쪽방 벽은 에스비에스 아침프로에 장면으로 짐작되는데 그 화면 하단에 자막으로 나온 짧은 뉴스들 내용이 아주 웃기다는거 예컨데 이런 식이다. '영국, 또 광우병 환자 발생' '어젯밤에도 보라매 공원에 연쇄 살인, 구멍뚫린 치안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아 참, 난 어제 속이 안 좋아서 대구탕 손도 안댔는데 같이 간 식구들한테 몇가지 갈켜줬다. 나야 어릴적 부터 어패류는 별의 별 것 다 먹어봤고 지금도 좋아하고 꼭 어패류 아니라도 각종 특수부위를 잘 먹는 편이고 신기한게 있으면 먹어보고 궁금증이 많아 그게 뭐지 다시 알아보는 편이라 이런 쪽 지식이 강한 편이기도 하고 난 못먹는데 맛나게 먹는게 약간 배아프기도 하고 해서 ㅋㅋ

 

곤 혹은 고니 좀 더 유식한 말로는 이리 라고 하는건데 (라면 처럼 꼬불꼬불하게 생긴 하얀거, 창자로 알고 먹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이게 뭔지사람들한테 갈켜줬다. 뭐냐 하면 뭐긴 뭐야 '정소'지 정소는 또 뭐냐 난소 정소 할때 바로 그거. 내 옆에 있던 영상활동가가 좀 찝찝해 하길래. '난소나 정소나 그게 그거니 뭐 다를게 있냐, 명란젓은 명태의 난소고 계란도 알고 보면 닭의 난소나 다를바 없지 않냐' 고 말해줬다. 근데 진짜 좀 찝찝한가ㅋㅋ 알고보면 고니는 단백질 덩어린데...앗 그러고 보니 나도 태'곤'이군. 설마 큰 단백질???


원대구탕집의 대구탕 모습, 하얗고 꼬불꼬불한게 '고니' 혹은 '곤' 혹은 '대구 이리'다. 반이 쪼개진 모습의 덩어리는 대구 간. 간 맛은 다른 짐승의 익힌 간 맛이 그렇듯이 씁쓸하고 진한 맛이다. 흔히들 어른의 맛이라 하는 그런 맛. 그래도 육상동물 간 보다  훨씬 부드러운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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