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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때 더 살고 싶다. (9/24 수정함)

* 이 글은 미류님의 [평화로 가는게 쉽지 않네이..^^]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선배 하나랑 만날때 마다 하는 농담이 있다.

 

"야~ 너 이제 얼마 안남았어. 어떻게 죽을거야? 약? 칼? 밧줄?"
"형, 어떻게 하면 좀 덜 아프고 예쁘게(!) 성공할 수 있을지 연구좀 해봐~"

 

뭐, 사실 상당히 질 나쁜 농담이란걸 알고는 있다. 아픈 사람들한테는 얼마나 비수를 꽂는 말일까 싶으면서도.. 참 세상이 별로 살고 싶지 않게 돌아간다는 느낌을 확~! 받는 날이면 저 농담이 얼마나 절실해지는지 모른다.

 

 



 

전범민중재판 발기인(기소인) 총회 날이었다.

 

나는, 정말 나와 상관없는 일에 감동받는 사람이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이라크 민중들은 물론 나와 똑같은 사람이지만, 나야 워낙 '측은지심'따위를 키우는 사람이 아닌지라...

 

그런데, 그날 정말 '울컥' 눈물이 쏟아질뻔 해서 너무 당황스러웠다.

 

내가 왜 활동을 지겨워 했는지 알았다고나 할까.

당위성이나 기본윤리, 예의, 정당함만으로 운동을 하는건 스스로의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죄책감만을 가져다줬지만,

정말 즐거워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이라고 하겠다고 결정한다면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스스로를 대견해 하며 살수 있을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흠. 지금 나가봐야 해서 말이 이래저래 꼬인다. 추후 덧붙이기로. ^^*)

 

어쨌든, 그날 내가 기소인 몇몇의 발표에 엄청나게 감동받았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랑 같은 공간에서 숨쉬고 같은 생각으로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는걸 매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는 것도.

 

(여기서부터 수정한 글. 9/24)

 

그날, 그 감동과 행운을 발견하고 나서, 그 희망의 끝이 어딘지 보고 싶어졌다.

그런 일상(?)의 발견이 계속 된다면, 난 아마 계속 살고 싶어질 것 같다.

 

호기심 때문에 살고 싶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살아있다는 것'자체를 숨쉬듯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런 일상의 발견이 더 이상 '발견'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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