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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최저임금과 관련 된 집회에 다녀왔다.
참석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집회하는 곳을 다녀왔다.
보육노동자들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를
머리로만 생각지 않기 위하여 생각해 낸 첫번째 실천의 방법이
최저임금제도화를 위한 집회에 참석해보자는 것이었다.
8월 2일,
많은 정규직과 또 그럴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떠난
휴가철의 중간에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진행되는 집회에 얼마나 사람이 올 것인가? 의문을 가지고
게으른 몸을 일으켜 오전 7시부터 시작한다는 집회 장소인
최저임금위원회 건물 앞 도로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30분이나 지나있었다. -_-;
실천의 가장 큰 장애물은 자본도 공권력도 아닌
자기 자신의 나태함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도착한 그 자리에는
질서정연한 대오를 이루고 있는 100여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위원회로 들어가는 정문을 사이에 두고
인도 양쪽으로 앉아 있는 집회 참가자들의 결연한 모습에 눌려 대오에 끼어들지 못하고
(지각한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누가 오라 한것은 아니지만..)
뒷쪽에 서서 1시간 30분정도 집회의 진행을 지켜보았다.
최저임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02년 전국보육교사 근무실태조사를 통해
실제 보육교사들도 최저임금수준으로 받고 있는 사람이 상당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보육노동은 육체와 정신을 모두 소모하는 복잡하고 강도 높은 노동이다.
대부분의 보육노동자(보육교사)는 하루 10시간정도 중간 휴식시간도 없이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그런데도 민간시설에서 근무하는 경우 월 60만원정도를 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최근 들어 지방자치단체에서 일부 지원금이 나오는 곳도 있지만
지방의 경우에는 심하게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는 경우조차 있다.
보육노동자 중에는 최저임금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고.
모든 노동이 다 신성하지만
사람을 가르치고 키우는 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대접은
그 노동의 중요성이나 신성함에 비해 너무나 낮은 것이다.
만약 노동자들이 주장하는대로 노동자 평균임금의 50%로 최저임금을 제도화 한다면
보육교사, 아니 보육노동자들 중에서도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집회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자기 노동의 가치는 저렇게 스스로 투쟁하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것인데
보육교사들이 할 수 있을까?
저렇게 더운 여른날 거리에 앉아서 대오를 사수하며 집회를 하고
자기 요구를 목청껏 외칠만큼 절박한가?
그저 아이를 돌보는 것은 사랑과 봉사로 해야 한다는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정작 자신을 끊임없이 소진시키다 말지 않을까?
자기 노동에 대한 자긍심과 그에 따른 정당한 댓가를 얻었을 때
오히려 아이들 앞에서 더 당당하고 책임있는 보육교사가 될 수 있을텐데..
이제 이런 문제를 어떻게 현장 보육교사와 함께 나눌 것인가?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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